[야고부] 최 부자의 갑(甲)들 충고

'박근혜는 절대 임기를 채울 역량이 못 되네…조만간 헤어나기 힘든 실정을 저지르고 쫓겨날 것이 분명해. 그때를 기다려서 책을 냅시다.' '갑질 논란은 거의 전방위에서 드러나고 있다…도를 넘어서다 못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는 지경에 이르렀다…조금만 높은 자리에 있거나 조금이라도 힘이 생기면 그 자리와 힘을 이용해 자신의 배만 불리고 자기 편할 대로만 하려는 행태이다. 더 심각한 일은 그런 풍조가 공직사회나 기업에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12대(代) 400년 부자였던 경주 최 부잣집 맏손자인 최염 경주 최씨 중앙종친회 명예회장이 최근 집안의 재산 불리기 등 내밀한 이야기를 세상에 드러냈다. '숨겨져 있던 놀라운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더 큰 바보-경주최부자'란 책에서다. 그는 박정희·근혜 부녀에 얽힌 이야기에서부터 세상의 갑(甲)들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4년 준비 끝에 내놓았다. 세계적으로 놀랄 400년 부의 대물림 비법을 따를 수는 없어도 이해는 할 만했다.

비록 소에게 풀을 먹이던 차림의 조카였지만 지혜로운 후계 선발 방법을 통해 그에게 부를 물려준 조상 사례도 있다. 아예 대를 이어 이웃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도록 처신법과 가훈을 제도화한 전통도 소개했다. 토지가 권력이던 시절, 땅으로 소작인들에게 갑질 못하게 주인과 소작인 간의 소출을 반씩 가르는 파격적 '단갈림'의 소득 분배 이야기도 있다. 지금도 따르기 쉽지 않은 가치이다.

지금 온나라가 시끄럽다. 한진의 창업자 조중훈 맏아들 조양호와 부인 이명희, 자녀인 조현아·원태·현민 세 남매 집안일 탓이다. 이들의 추잡한 여러 갑질 논란도 모자라 숱한 불법과 탈세, 밀수 혐의 보도를 보면 최 부잣집 이야기는 마치 외계의 일 같다.

조씨 집안의 대물림 부는 1945년 창업 이후 일이니 3대 70년에 불과한데도 이리도 추악하다. 부에도 주인이 있는가. 최 부자의 청부(淸富)가 아닌 탁부(濁富)인 까닭인가. 바보처럼 스스로 낮춘 최 부자와 달리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스스로 너무 높여서인가. 세상의 갑과 부자여, 부를 누리려면 최 부자의 충고에라도 귀를 기울일지어다.

관련기사

AD

최신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