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판'까지 깨진 않을 듯…남북 고위급회담 돌연 취소

北 "핵포기만 강요하려 들면 북미 수뇌회담 수용 재고려"…더 챙기려는 밀당 본색 무게

북한이 16일로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전격 취소하고 세기의 담판이 될 북미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한반도에 불던 평화 무드에 다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 이후 순조롭게 진행되던 비핵화 논의 등 남북관계 개선 작업에 처음으로 균열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이날 북한의 행동이 판을 깨는 '액션'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북한의 특기인 밀고 당기기 전법이 이제야 나온 셈이다. 우리 정부와 미국도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대응책을 세우고 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긴급하게 열지 않은 것도 현재 상황을 바라보는 청와대의 판단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17일 오전 7시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열어 북한의 남북 고위급회담 연기 통보에 따른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16일 새벽 남북 고위급회담을 전격적으로 무기 연기한다는 통보를 일방적으로 해왔다. 곧이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강한 어조로 대남'대미 경고를 쏟아냈다. 그는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이 회담 무기 연기의 표면적 이유로 내세운 것은 한미 연합 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 der) 훈련이었다. 북한은 미국을 향해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 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북미) 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모든 것을 양보할 것 같던 북한이 16일 갑작스럽게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은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일방적인 핵폐기, 일방적인 '항복'으로 몰아가는 듯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내 분위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정부'외무성 등의 담화가 아닌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담화 주체로 내세운 것은 최근 미국 쪽에서 존 볼턴 보좌관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압박하는 형태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과 격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 행정부가 북핵폐기의 보상 차원으로 '번영' 등을 거론하며 민간투자나 지원 등 경제문제 차원에서만 이야기할 뿐 북미관계 개선이나 북미 수교 등 북한이 가장 절실히 원하는 체제 보장과 관련된 핵심 사안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데 대한 불편함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날 쏟아낸 대미 비난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치열한 기 싸움의 하나로 경고 성격이 강할 뿐 실제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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