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원시인 조형물 철거" 달서구 3200여명 집단 청원

주민 "심의 안하고 반쪽 공청회" 구청 "관광객 몰리면 반사이익"

대구 달서구가 진천동 선사시대로에 설치한 초대형 원시인 조형물을 둘러싼 논란(본지 3월 13일 자 2면 보도)이 숙지지 않고 있다.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철거 요구 집단 민원과 집회 등에 나섰다. 달서구가 조형물 설치 과정에서 심의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대로 심의하지 않았다" 반발 일어

달서구와 달서구의회에는 조형물 철거를 요구하는 3천200여 명의 주민청원이 접수됐다. 중복 서명을 제외하면 2천197명이다. 일부 상인과 주민들은 조형물 설치 과정에서 구청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달서구가 지난해 12월 진천동 통'반장을 대상으로 주민공청회를 열었지만, 조형물 주변 상인과 아파트 주민들을 초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인근 주민들을 찾아온 구청 관계자는 도면도 없이 "그 자리에 원래 있던 나무 크기"라는 식으로 설명했다는 것이다.

달서구가 임의로 심의 절차를 생략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조례상 공공조형물을 설치할 경우 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하지만 공청회로 대신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달서구 관계자는 "해당 조례는 외부인이 조형물을 설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설치할 경우에는 공공입찰 관련 조례의 심사 절차를 밟으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권익위는 "표준안에 지자체도 심의를 받아야 하는 주체라고 명확히 표현하지 않아 달서구가 스스로를 심의 대상에서 뺄 수 있는 허점이 있어 개정을 권한다"고 달서구청에 밝혔다.

◆원시인이 '조상 숭배'? 종교 개입 논란도

조형물 철거 갈등에 인근 개신교 신도들도 가세했다. 집단 서명을 주도한 한 음식점 업주는 "전체 서명 3천200여 건(중복 포함) 가운데 1천200건은 인근 교회를 비롯해 대구경북 일부 교회 목사들이 신도들에게서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2일 구청에 처음 제출한 집단민원 서명 607건도 대부분 최근 서대구권 노회에 참석했던 목사들이 신도들에게서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상 숭배'와 연결짓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일부 목사들 사이에서 "원시인을 조형물로 만드는 건 제사를 모시는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이 나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사회적 문제에 종교계 지도자가 목소리를 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내부 지적이 나오면서 다소 잦아들었다. 해당 교회 원로목사는 "'우상 숭배 반대' 주장은 일부 목사의 의견일 뿐이다. 콘크리트, 철골 구조로 만든 조형물이 친환경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달서구 관계자는 "예술 작품이자 이색적인 볼거리 덕분에 관광객이 몰리면 주변 상권도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다"며 "조명과 벽화로 조형물을 꾸미기도 한 만큼 시간이 지나면 논란이 잦아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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