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면서 즐기는 답사여행] 전남 순천

홍매화 유명세 선암사에 상춘객'사진작가 인산인해

송광사 우화각 앞 전경. 송광사는 우리나라 조계종 3대 사찰, 8대 총림에 속하는 큰 절이다. 송광사 우화각 앞 전경. 송광사는 우리나라 조계종 3대 사찰, 8대 총림에 속하는 큰 절이다.
승선교 아래 계곡으로 내려가서 물속에 비치는 강선루를 촬영하면 달력 표지로 사용해도 될 만큼 멋진 그림이 나온다. 승선교 아래 계곡으로 내려가서 물속에 비치는 강선루를 촬영하면 달력 표지로 사용해도 될 만큼 멋진 그림이 나온다.

길고 추운 겨울 동안 기다린 봄이다. 추위를 견디며 맑은 향기와 붉은 자태를 자랑하는 아치고절(雅致高節우아한 풍치와 고상한 절개)의 꽃, 매화를 찾으러 전남 순천으로 봄 여행을 떠난다.

순천은 전남의 동남쪽 조계산과 금전산을 중심으로 산과 바다와 주암호 상사호 등 호수가 어우러진 넓고 풍요로운 고장이다. 순천은 예부터 남녘 땅의 교육, 산업, 문화의 중심지였다.

'여수 가서 돈 자랑하지 말고, 순천 가서 인물 자랑하지 마라'는 말이 전해 온다. 번화한 항구이자 공업도시인 여수는 돈에 여유가 있었으며, 산수가 뛰어난 순천은 임경업 장군, 송광사 16국사 등 많은 인물이 배출되었다.

순천 지역은 고인돌공원, 순천만 갈대밭, 순천만 국가정원, 드라마 촬영장 등 많은 볼거리가 있다. 오늘은 그중 태고총림 선암사, 낙안읍성, 송광사로 안내한다.

◆홍매화가 반기는 선암사

선암사(전남 순천시 승주읍 죽학리)는 우람하면서도 부드러운 산세를 간직한 조계산(해발 884m)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서쪽에 자리하고 있는 송광사가 조계종 3대 사찰인 승보사찰이라면, 선암사는 태고종의 총본산이다. '선암사 중수비' '육창건기' 등에 의하면 신라 법흥왕(514~540) 시절 아도화상이 청량산 해천사를 창건하고 신라 말 도선국사가 이곳에 대가람을 일으켜 선암사라 하였다. 구산선문 중 동리산문의 선풍을 크게 일으켰다고 한다. 광양 백계산 운암사, 영암 월출산 용암사와 함께 호남을 비호하는 3대 사찰 즉 3암의 한 곳이기도 하다.

선암사 가는 길은 청량하고 정감이 가는 길이다. 계곡의 맑은 물소리와 우거진 숲, 포장되지 않은 흙길이 세속의 모든 먼지를 정화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약 15m 정도 지나면 익살맞은 장승이 반기며 곧 돌로 만든 무지개 모양의 교량이 나온다. 작은 무지개다리(虹霓홍예)를 지나면 큰 무지개다리가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승선교(昇仙橋보물 제400호)다. 길이 14m, 높이 7m, 너비 3.5m이며 길게 다듬은 장대석 30여 개로 양쪽 흙길에 연결하였다.

숙종 24년(1698) 호암대사는 관음보살 뵙기를 기원하며 백일기도를 하였다. 하지만 그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낙심한 나머지 벼랑에 몸을 던지려 하였다. 이때 한 여인이 나타나 대사를 구하고 사라졌다. 대사는 홀연 자신을 구해준 여인이 관음보살임을 깨닫고 원통전을 세워 관음보살을 모시는 한편 절 입구에 무지개다리를 세웠다. 계곡으로 내려가서 물 위에 비치는 강선루를 촬영하면 달력 표지로 사용해도 될 만큼 멋지다.

대웅전 우측 운수암 가는 길 담벼락 밑에는 천연기념물 제488호로 지정된 홍매화 30여 그루가 요염한 자태로 우리를 반긴다. 매화나무는 약 600여 년 전 천불전 앞 와송과 함께 심었다고 하니 선암사의 역사와 함께 긴 세월을 견디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이 선암매는 꽃과 열매가 작지만 일반 매화에 비해 향이 진하고 색상이 선명하다. '얼음같이 맑고 깨끗한 살결과 옥같이 아름답다'는 빙자옥질(氷姿玉質)이란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매화의 유명세에 전국에서 모여든 관광객과 사진작가들로 인산인해다. 전통야생차체험관(061-749-4500)에서는 차만들기 체험과 한옥 숙박도 가능하다. 주차장은 넓고 여유가 있으며 입장료는 성인 2천원이다.

◆서민들이 살아온 낙안읍성

낙안읍성 전통마을(사적 제302호)은 서민들이 어우러져 살아오고 있는 마을이다. 하회마을, 양동마을, 외암리민속마을 등 특정 성씨의 동성 부락인 전통마을과 차별화된다.

1960년대 근대화란 명목으로 초가집이 슬레이트나 양기와로 교체되었지만 이 마을은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 끈기 있게 초가집을 계승해 왔다. 이 마을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민속촌이 아니라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실제 마을이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백제시대에는 낙안읍성을 파지성이라 했으며, 고려 태조 때에 이르러 낙안(樂安)이라 이름 지었다. 조선시대에는 여러 고을을 관장하는 행정 중심이자 남해안을 지키는 군사적 요충지였다. 1910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낙안은 순천에 편입되었다.

조선시대 성곽은 도성, 읍성, 산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조선시대 179개의 읍성이 기록되어 있다. 그중 낙안읍성이 보존 상태가 가장 좋다. 이 읍성은 태조 6년(1397)에 흙으로 축성되었다. 이후 1424년부터 여러 해에 걸쳐 돌로 쌓았다. 성 둘레는 약 1.4㎞이며 면적은 약 13만㎡이다. 동내리, 남내리, 서내리 3개 마을 85가구 300여 명이 100여 채의 초가집에 살고 있다. 이 마을은 풍수적으로 행주형국에 해당되므로 깊은 우물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마을 중앙에 1m 정도의 낮은 천연 샘이 있어 식수 걱정은 없었다. 풍수에서 깊은 우물을 파는 것은 금지했지만 천연 우물은 적극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는 배 안에 고인 물로 인식하여 물을 퍼내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다.

동문(낙풍루)을 지나 임경업 장군 비각, 객사, 동헌, 서문 위 성곽을 따라 남문(쌍청루), 옥사, 연지를 둘러보는 동선이 효율적이다. 성곽 남서 지점 높은 곳이 포토존이다. 읍성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 노란 초가지붕과 사립문, 돌담과 골목길이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짚풀공예, 천연염색, 대장간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초가 민박집(서문안민박061-754-3023)도 여러 곳 있다. 주차 공간은 넉넉하며 입장료는 성인 4천원이다.

◆조계종 3대 사찰8대 총림 송광사

송광면 신평리 조계산 서쪽에 위치한 송광사는 우리나라 조계종 3대 사찰, 8대 총림에 속하는 큰 절이다. 불교 교단을 이루는 세 가지 요소인 불(佛), 법(法), 승(僧) 가운데 승, 즉 훌륭한 스님 16국사를 배출한 승보사찰이다. 3대 사찰에는 대웅전 뒤편에 불탑, 법탑, 승탑이 있다. 답사할 때는 꼭 확인하길 바란다.

송광사는 신라 말 혜린선사에 의해 창건될 당시에는 길상사란 조그마한 절이었다. 이후 보조국사가 정혜결사의 중심지로 삼고 송광사라 불렀다 한다. 송광사는 지금도 50여 동의 적지 않은 규모이지만 고려 명종 때는 80여 동을 갖춘 대가람이었다. 비가 와도 비를 맞지 않고 자유롭게 경내를 오갈 수 있어 고려시대 2대 사찰로 불렸다.

일주문을 지나 첫 번째 만나는 우화각은 이 절에서 가장 풍광이 뛰어난 곳이다. 맑은 물과 돌무지개다리 아래 계류는 폭포를 이루고 있다. 우화각 앞에 깃대처럼 쭉 뻗은 높이 약 15m의 고사목은 보조국사가 꽂은 향나무 지팡이라고 전해진다.

송광사 3대 명물(비사리구시, 능견난사, 쌍향수)을 찾으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넓은 경내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비사리구시는 대웅전 서쪽 승보전 처마 밑에 있다. 지름이 거의 2m 정도나 되는 엄청난 크기에 압도당했다. 속설에 따르면 비사리구시는 1724년 남원에서 태풍으로 쓰러진 싸리나무를 옮겨와 만들었다 한다. 쓰임새는 제사를 지낼 때 대중의 밥을 담아 두는 곳으로 쌀 7가마(4천 명분)의 밥이 들어간다고 한다. 이 절이 얼마나 큰지 짐작해 볼 수 있다.

능견난사(能見難思)는 성보박물관에 있다. '눈으로 볼 수는 있지만 만들기는 어렵다'란 의미를 가진 청동제 둥근 접시다. 위로 포개도 아래로 맞추어도 딱 들어맞는 수제품으로 고려시대 원나라에서 가지고 온 공양 바리 그릇이다.

쌍향수 찾아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승용차로 주암호를 지나 벌교 방향으로 가면 천자암 이정표가 보인다. 약 2㎞의 산길은 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가파른 시멘트 길이다. 천자암 아래쪽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길은 거의 코가 땅에 닿을 만큼 가파르다.

천자암 오른쪽에 늘어진 용수철처럼 꼬인 두 줄기 나무가 조계산 천자암 곱향나무 쌍향수이다. 천연기념물 제88호이며 높이 12.5m 수령 800년인 신기한 나무다. '14세기 보조국사 지눌이 금나라 장종 왕비의 불치병을 치료해 준 것이 인연이 되어 왕자 담당을 제자로 삼아 데리고 귀국한 뒤, 짚고 온 지팡이를 꽂아둔 것이 자란 것'이라는 전설이 전해온다. 이 나무에 손을 대면 극락에 갈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예부터 향나무는 영혼을 위로하는 신성한 나무로 숭배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송광사 입장료는 성인 3천원이며 천자암 입장료는 없다.

Tip

가는 길: 대구→광주대구고속도로→남원→순천완주고속도→승주IC→선암사(소요시간 약 2시간 40분)

벌교식당(061-755-2305): 송광사 주차장 옆에 있다. 산나물로 요리한 산채정식은 20가지가 넘는 반찬에 진한 향과 깔끔함이 자랑이다. 산채정식 1인분 1만5천원.

순천그림책도서관(061-749-8892): 대한민국 제1호 그림책도서관이다. 국내외 유명 작가의 그림 작품 전시회와 각종 체험, 그림책 인형극이 연중 펼쳐진다. 국내 및 해외 수상 그림책도 만날 수 있다.

순천만드라마 촬영장(061-749-4003):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시대별로 3개 마을, 집 200여 채가 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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