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유한국당, 벌써부터 시끄러워서야 공정한 경선이 될까

자유한국당의 자치단체장'지방의원 공천 신청이 11일 마감되면서 치열한 당내 경쟁이 펼쳐지게 됐다. 대구경북에서는 선거구별로 3, 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고 하니 예년과 같이 '공천=당선' 등식이 성립되는 듯한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당이 국회의원 주도의 전략공천을 확대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민심을 왜곡하는, 불합리한 선거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한국당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공천에는 각각 4명씩 신청해 4파전으로 치러진다. 여론조사 1위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데다, 다른 당에서도 뚜렷한 대항마가 등장하지 않은 상태여서 '한국당 경선이 곧 본선'이 될 수밖에 없다, 특정 정당만 경쟁 없이 자리를 독점하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현상이 재연될 것이 뻔해 보인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지역에서 2, 3곳을 제외하고는 한국당이 싹쓸이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선거에서도 '다양화'개방화를 통한 정치 발전과 세대 교체'라는 구호를 끄집어내기조차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한국당의 아성은 높고 단단하다.

싹쓸이뿐만 아니라 지역 국회의원들의 탐욕도 우려스럽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전략공천의 칼날을 마구 휘둘러 분란을 일으킨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정국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이유로 자기 사람 심기와 줄 세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공천 과정에 인물보다는 충성도를 앞세우기 때문에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자질이 의심스러운 경우가 적지 않다. 지역마다 동네마다 국회의원이 누구를 지목했다거나, 누구를 주저앉히고, 혹은 공천 약속을 어겼다는 이야기로 시끄럽기 짝이 없다.

경선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렇게 시끌벅적하고 불만이 쏟아지는 것은 드문 일이다. 기초단체장'지방의원의 전략공천 확대는 한국당에는 큰 악재다. 이번 선거는 그냥 넘길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한국당이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나 다름없다. 국회의원 맘대로가 아니라, 공정하고 합리적인 잣대를 통해 후보를 공천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대구경북마저 잃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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