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면서 즐기는 답사여행] 경남 남해

조금 이른 봄바다 역사의 향기 듬뿍

금산 보리암은 남해의 최고 관광지로 깎아지른 절벽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 건물의 배치가 신기하다. 경남 남해군 제공 금산 보리암은 남해의 최고 관광지로 깎아지른 절벽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 건물의 배치가 신기하다. 경남 남해군 제공
이락사 전경. 경남 남해군 제공 이락사 전경. 경남 남해군 제공

韓 불교 3대 기도도량 보리암

절벽과 조화 이룬 건물 배치

관음보살상 주변 절경 펼쳐져

임진왜란 마지막 전장 '노량'

이순신 장군 기리는 유적 가득

첨망대 가면 당시 전장 한눈에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은 추운 날이 이어지고 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추운 요즘에는 따스한 남녘 남해도 여행이 제격이다.

남해도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이다. 남해군은 남해도와 창선도 외 크고 작은 섬 68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해있다. 유자, 치자, 비자 즉 '남해 3자'가 남해의 특산물이며 시금치, 마늘, 석화, 고사리, 죽방렴멸치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

남해는 푸른 바다와 산, 역사유적, 독일마을, 미국마을 등 이색적인 관광지가 다양하게 어우러진 섬이다. 남해의 상징적인 대표 관광지 금산 보리암과 충무공 이순신 관련 유적 충렬사, 이락사, 물건방조어부림으로 이른 봄 여행을 떠난다.

◆금산 보리암

누가 뭐래도 남해 최고의 관광지는 금산과 보리암이다. 금산은 해발 701m로 크게 높지 않은 산이지만, 신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기기묘묘한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예부터 '소금강산'이라 불린다.

이 산의 이름은 원래 보광산이었다. 조선 태조 이성계는 천운의 뜻을 품고 백두산을 비롯한 우리나라 유명한 산의 산신에게 기도했으나 뜻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성계는 보광산에 들어가 백일기도를 올린 후 비로소 왕조 창업의 뜻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한다. 왕이 된 이성계는 보광산에 은혜를 갚기 위해 산 전체를 비단으로 감싸려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광산 이름을 금산(錦山)으로 바꾸어 은혜를 갚았다고 전한다.

금산 정상 부근에는 보리암이라는 사찰이 있다. 보리암 가는 길은 상주해수욕장 방면과 복곡저수지 방향에서 오를 수 있으며, 복곡저수지에서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쉽게 오를 수 있다. 마을버스 승차료는 왕복 2천원이다. 이용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30분(상행)이다. 마을버스에서 하차 후 10여 분 산길을 오르면 보리암에 닿는다. 이 암자는 신라 고승 원효가 창건했을 당시에는 보광사였다. 원종 원년(1660)에 왕실의 원당으로 삼고 보리암이라 했다고 한다.

보리암은 깎아지른 절벽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 건물 배치가 신기하다. 절 앞마당에서 보이는 풍광은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아스라이 보이는 수많은 크고 작은 섬들의 군무는 신선의 섬이라 부를 만큼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하게 한다.

금산 보리암은 양양 낙산사 홍련암, 강화도 보문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기도 도량이자 여수 향일암과 더불어 우리나라 4대 해수관음성지이다.

대웅전 왼편 돌계단으로 내려가면 크지 않은 삼층석탑과 해수관음보살상이 있다. 가야시대 김수로왕의 부인 허황옥이 인도 아유타국에서 가져온 불사리를 원효대사가 모셔와 이를 봉안하기 위해 세웠다는 전설이 내려오지만 삼층석탑은 실은 고려 초기의 탑이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74호로 지정되었으며 단층기단 위에 3층의 탑신과 우주가 새겨져 있다. 이 탑에 나침반을 올려 놓으면 나침반이 제대로 방향을 찾지 못하는 신기한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바로 옆에는 1970년에 만든 해수관음보살상이 바다를 향하여 우뚝 솟아 있다. 이곳은 사진 촬영 포인트로 금산 방향으로 기암괴석, 반대 방향으론 수많은 섬과 상주해수욕장이 지척에 보인다.

시간의 여유가 있어 보리암 뒷길을 따라 금산 정상에 가기로 했다. 바위와 대숲을 지나 10여 분을 걷자 금산 정상에 도착했다. 엄청 큰 바위와 망대라 불리우는 봉수대가 있다. 봉수대는 낮에는 연기, 밤에는 불빛으로 신호하여 변방의 적이 침입했음을 중앙에 알리는 군사통산시설이다. 이곳 또한 검푸른 망망대해와 금산 38경을 위에서 조망할 수 있는 두 번째 포토존이다. 봉수대 아래 유난히 큰 바위에 '유홍문상금산'(由虹門上錦山·홍문이 있으므로 금산에 오르다)이라는 주세붕의 글씨가 눈길을 끈다. 이 바위가 문장암이다. 조금 더 머무르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충렬사(忠烈祠)와 이락사(李落祠)

남해도는 풍광뿐 아니라 문화유적지로도 유명하다. 남해대교를 건너면 왼쪽에 노량(露梁)마을이 있다. 특이하게도 남해대교 양쪽 마을이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두 마을이 모두 노량리이다. 그 옛날 남해도에 유배되었던 사람들은 이슬다리로 육지에 가고픈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노량'이라는 지명을 사용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천면 노량마을 바닷가 언덕에는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는 사당, 충렬사(사적 제233호)가 있다. 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병으로 죽자 왜군들은 철수를 시작한다. 왜군은 명나라 해군제독 진린에게 뇌물을 주어 일본으로 돌아갈 바닷길을 열어줄 것을 부탁했다. 진린이 왜병을 고이 보내줄 것을 요구했으나 충무공은 이에 응하지 않고 1598년(선조 31년) 시마즈 요시히로 부대와 노량 앞바다에서 싸움을 벌였다. 이 전투가 노량해전이다. 이 전투에서 충무공은 적의 유탄을 맞아 숨을 거두었다. 그의 나이 54세였으며 그 현장이 이곳 관음포 앞바다이다. 이 전투로 7년 동안의 기나긴 임진왜란도 끝이 났다.

그의 시신을 고향 아산으로 옮기기 전까지 6개월 동안 임시로 매장되었던 곳에 세운 사당이 충렬사다. 내삼문 안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보천욕일'(補天浴日) 편액과 '유명조선국 삼도수군 통제사 증익 이공묘비'란 비석이 있다. 사당 뒤편에는 충무공의 가분묘(假墳墓시신을 예에 의하여 묻기 전에 임시로 만든 무덤)도 있다. 사당에서 바라보이는 하동 금오산과 남해대교, 광양화력발전소 전경도 일품이다.

충렬사에서 남해읍 방향으로 3.2㎞에는 이락사가 있다. 이락사는 충무공의 목숨이 이곳에서 떨어졌다는 뜻으로, 이곳에 세운 사당이다. 이락사 입구 오른쪽 큰 자연석에 '전방급 진물 언아사'(戰方急 愼勿 言我死싸움이 급하니 나의 죽음을 말하지 말라)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죽음 직전에도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에 경외감이 든다. 비각 안의 유허비는 충무공이 죽은 뒤 243년 후 순조 32년에 세워졌다.

여기서 바닷가 쪽으로 뻗어있는 언덕 끝 첨망대까지는 산책 코스로 그만이다. 솔숲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상쾌함과 청량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첨망대에서는 노량해전의 전장이 한눈에 보이며 멀리 여수국가산업단지까지 보인다. 현재 이곳은 '남해 관음포 이충무공유적' '이순신 순국 공원'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넓은 부지에 영상관, 리더십체험관, 호국광장, 관음포광장 등이 조성되어 있다. 입장료는 어른 3천원, 영상 관람료는 어른 3천원이다.

◆물건방조어부림

독일마을 아래 바닷가,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에는 물건방조어부림이 있다. 남해도에서 볼 수 있는 바닷가 숲 중에서 가장 넓고 울창하다. 숲은 옛날 어촌 사람들이 파도와 바람을 막고 물고기를 끌어들일 뿐만 아니라 씨름, 그네타기, 윷놀이 등을 즐기던 휴식공간이었다.

천연기념물 제150호로 지정된 숲(1.5㎞)에는 푸조나무, 이팝나무, 모감주나무 등 1만여 그루가 타원형으로 형성되어 있다. 현재는 숲 가운데 로드데크가 조성되어 산책하기에 편리하다.

가는 길: 대구→중부내륙고속도→남해안고속도→진교IC→1002번 지방도→충렬사(소요시간 약 2시간 30분)

남해유배문학관: 국내 최대 문학관으로 유배문학을 연구하고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2010년 11월에 개관됐다. '유배'라는 절망적인 삶 속에서도 문학과 예술을 꽃피웠던 선조들의 혼을 기리고자 건립되었다. 유배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이다. 입장료 성인 2천원. 055)860-8888.

단골식당(055-867-4673): 창선교 입구 삼동면 지족리에 있다. 남해도의 대표음식인 멸치쌈밥 전문집으로 인근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멸치로 요리를 한다. 멸치 살이 부드럽고 고소하며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 멸치쌈밥 1인분 9천원, 멸치회(무침) 대(大) 3만원이다.

leesh06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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