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강의 LIKE A MOVIE]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그녀의 사랑은 괴물이 아니다

수조 갇힌 채 실험 당하는 반인반어

목소리 잃어버린 실험실 女 청소부

불완전한 존재 간의 따뜻한 로맨스

판타지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기괴하지만 동화 같은 영상미 선사

*해시태그 : #아카데미13개부문후보 #판타지 #기예르모 델 토로

*줄거리 : 우주 개발 경쟁이 한창인 1960년대, 미 항공우주연구센터의 비밀 실험실에서 일하는 언어장애를 지닌 청소부 엘라이자(샐리 호킨스) 곁에는 수다스럽지만 믿음직한 동료 젤다(옥타비아 스펜서)와 서로를 보살펴주는 가난한 이웃집 화가 자일스(리차드 젠킨스)가 있었다. 어느 날 실험실에 온몸이 비늘로 덮인 괴생명체가 수조에 갇힌 채 들어오고, 엘라이자는 신비로운 그에게 이끌려 조금씩 다가가게 된다. 음악을 함께 들으며 서로 교감하는 모습을 목격한 호프스테틀러(마이클 스털버그) 박사는 그 생명체에게 지능 및 공감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실험실의 보안책임자인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는 그를 해부하여 우주 개발에 이용하려 하자 엘라이자는 그를 탈출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3월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열린다. 최고 화제작은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13개 부문 후보에 오른 멕시코 출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 전 세계 언론의 극찬 속에 개봉작 예매율 1위를 차지하며 국내 관객들의 이목도 사로잡은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을 미리 살펴본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신작은 어른들을 위한 잔혹 동화다. 언뜻 미녀와 야수를 떠올리게 하는 엘라이자와 괴생명체의 로맨스는 기괴하다. 하지만 괴기스럽기보다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서로 다른 종(種)의 이해와 공감으로 궁극적 사랑을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영상을 넘어서 꿈을 꾸는 듯 오묘한 느낌의 경험을 선사한다.

영화의 배경은 우주개발 경쟁이 한창인 1960년대. 미국 볼티모어 항공우주연구센터 비밀 실험실에서 야간 청소부로 일하는 엘라이자(샐리 호킨스)는 매일 밤 같은 시간에 일어나 도시락을 챙겨 출근한다. 그녀는 어린 시절 버려져 고아로 자라며 목소리를 잃었다. 엘라이자의 유일한 가족은 이웃집에 사는 가난한 화가 자일스(리차드 젠킨스)이며, 친구는 수다스럽지만 믿음직한 직장 동료 젤다(옥타비아 스펜서)다. 어느 날, 실험실에 남미에서 잡힌 괴생명체가 수조에 갇힌 채 들어온다. 괴생명체는 반인반어로 아마존 부족에게 신처럼 숭배받는 존재다. 엘라이자는 신비로운 그의 모습에, 마치 첫눈에 반한 듯 묘한 호감을 느낀다. 두려움도 없이 괴생명체에게 다가가 달걀을 건네고 음악을 들려주며 점점 가까워진다. 말을 못하는 엘라이자는 괴생명체와 교감을 하며 엘라이자의 마음은 어느덧 호기심이 아닌 애정으로 바뀌게 된다. 엘라이자가 괴생명체와 있는 모습을 본 호프스테틀러(마이클 스털버그) 박사는 괴생명체에게 지능과 공감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실험실의 보안책임자인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는 생명체를 해부해 우주 개발에 이용하려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엘라이자는 괴생명체를 구출할 계획을 세운다.

괴생명체는 전지전능한 신처럼 강하지만 인간에게 착취당하는 약자이기도 하다. 미지의 존재이기에 두려움의 대상이며 동시에 숭배의 대상이다. 그는 철저하게 엘라이자에 의해 움직인다. 그가 등장하는 장면에는 대부분 엘라이자가 있다. 엘라이자가 건네주는 음식을 먹고, 엘라이자가 들려주는 음악에 반응한다. 엘라이자가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은 이들의 대화에서 오히려 장점으로 발휘된다. 둘 사이에는 인간의 언어로 소통이 불가하기에 수화가 사용된다. 엘라이자는 간단한 수화를 알려주고, 이를 통해 엘라이자는 상황을 이해하면서 그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인지하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엘라이자와 낯선 세상에 고립된 괴생명체가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교감하게 된 것이다.

반면 엘라이자는 말은 없지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적극적이다. 괴생명체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꽤 과감하게 그려지는데 그녀의 행동에는 어떠한 주저함도 흔들림도 없다. 거두절미하고 단도직입적인 엘라이자의 모습은 집착으로도 느껴진다. 언어 이해와 공감 능력은 있지만 말할 수 없는 그는 어쩌면 엘라이자에게 필요했던 존재였을지도. 엘라이자의 직업 또한 의미심장하다. 그녀는 하루 종일 걸레를 들고 바닥을 닦고 하루의 고단함을 욕조에서 푼다. 반대로 잠시 물 밖에서 지낼 수 있는 반인반어인 괴생명체는 대부분 대형 어항 안에 묶여있는 신세다. 그래서 그들의 감정 교류는 더 애틋하고 절실해진다.

인간 세계에서 수화는 신체적 장애자를 위한 불완전함을 대변한다. 하지만 언어가 소통되지 않는 괴생명체 앞에서 수화는 가장 훌륭한 대화로 탈바꿈한다. 엘라이자는 괴생명체가 자신을 불완전한 존재 대신 있는 그대로 본다고 말한다. 엘라이자는 그 앞에서 만큼은 완전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연장선상에서 보면 '셰이프 오브 워터'는 성소수자와 여성, 흑인, 장애인을 스트릭랜드로 대표되는 사회주류계층과 대립점에 놓으면서 연대 의식을 가진다. 보안책임자 스트릭랜드가 인종 차별, 장애인 차별, 여성 비하 등 발언을 일삼는 인물이기에 이런 점은 더 노골적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런 설정이 빚는 주제 의식보다 시각적 아름다움과 따뜻한 로맨스에 더 집중한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세이프 오브 워터'는 곳곳이 물로 채워져 있다. 첫 장면부터 물 속 장면으로 시작하여 영화는 어두운 블루톤이 지배적이지만 그리 무겁지 않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디테일과 뮤직비디오 같은 주옥같은 OST가 맞물려지며 둘의 사랑은 감미롭게 펼쳐진다. 스토리 역시 따뜻한 로맨스를 그리고 있으며 때로는 웃음을 주는 코믹한 상황도 있다. 샐리 호킨스는 수화와 눈빛으로만 캐릭터를 표현해냈다. 감정은 말보다 진했으며 대사 한마디 없이도 고고하게 빛났다. 잔혹동화 같은 기괴한 영상미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매력. 그게 바로 이 영화를 보는 재미다.

판타지의 거장으로 불리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그 분야의 장인답게 빠져드는 스토리에 매력적인 비주얼의 판타지 로맨스를 완성했다. 감독은 섬세한 교감을 통해 사랑은 다가오고, 사랑의 힘은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심어준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리얼하게 그려낸 반인반어의 괴생명체와 엘라이자 역 샐리 호킨스의 연기력은 영화에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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