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중증 당뇨 앓는 송소연 씨

방광기능 잃고 시력 떨어져 외출 생각도 못해

중증 당뇨를 앓고 있는 송소연(가명'24'오른쪽) 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일찍 철이 들어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평일 6시간, 주말 12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했다. 당뇨와 고혈압, 관절염 등으로 몸 가누기도 힘든 할머니 조영옥(가명'82) 씨는 어렵게 키워 온 손녀의 건강 걱정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중증 당뇨를 앓고 있는 송소연(가명'24'오른쪽) 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일찍 철이 들어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평일 6시간, 주말 12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했다. 당뇨와 고혈압, 관절염 등으로 몸 가누기도 힘든 할머니 조영옥(가명'82) 씨는 어렵게 키워 온 손녀의 건강 걱정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송소연(가명'24) 씨는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내원했다. 중증 당뇨로 인해 2개월에 한 번 대학병원을 찾는다. 2개월간 먹을 약과 인슐린 주사제가 본인 몸집의 절반은 돼 보였다. 당뇨로 제 기능을 못하는 방광에 삽입할 도뇨관 300개 박스는 너무 커 택배로 부쳤다. 꾸미기 좋아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보낼 20대 초반의 평범한 일상은 그 짐의 크기만큼 멀어져 갔다.

◆중증 당뇨에 방광기능 상실

송 씨에게 당뇨가 찾아온 것은 5년 전 겨울이었다. 입이 마르는 느낌이 가시지 않아 주위사람이 이상하게 생각할 만큼 자주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할머니의 걱정에 병원을 찾았고 당뇨 진단을 받았다. 송 씨는 "그땐 당뇨가 뭔지도 잘 몰랐어요. 약은 먹고 음식도 조절했지만 무서운 마음과 주변 시선 때문에 주사 맞는 걸 꺼렸죠"라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 사이 당뇨가 악화됐다. 먼저 소화기관이 말을 듣지 않았다. 늘 속이 안 좋았고 설사가 하루에도 많을 땐 20여 회 지속돼 외출은 생각도 못하게 됐다. 기립성 저혈압과 시력 저하가 찾아왔다. 양안 시력 1.2로 잘 보이던 눈이 0.1 수준으로 떨어졌고 백내장 초기 증상을 보였다. 지난겨울 무렵에는 병이 오기 전 63㎏이었던 체중이 36㎏까지 급감했다. 그 사이 방광은 기능을 완전히 상실해 요도에 도뇨관을 삽입해 소변을 해결하게 됐다. 1년 이상 식단 관리나 약물치료 등을 철저히 하고 있지만 치료 경과가 안 좋은 편이다. 지난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수치를 파악할 수 있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8점 후반에서 9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6점 이하를 정상으로 보는데 송 씨의 수치는 당뇨환자 중에서도 높은 편이다.

당뇨가 찾아오기 전까지 송 씨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조손가정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일찍 철이 들었기 때문이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평일엔 6시간, 주말엔 12시간 전단이나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송 씨는 "매달 70만원 정도를 벌어 할머니를 드렸어요"라며 "주말에도 일했기에 유니폼을 빨 시간이 없어 새벽에 빨래를 해 학교 창문에 걸어서 말리곤 했죠"라고 말했다. 송 씨는 졸업 후에도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기 전까지 휴대폰 판매점에서 일했다. 지금도 소변 문제만 아니면 일을 하고 싶지만 병원에서는 개선 가능성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손녀 건강만 걱정하는 할머니

할머니 조영옥(가명'82) 씨는 어렵게 키워 온 손녀의 건강 걱정에 연신 눈물을 훔쳤다. 아들은 혼외자로 태어난 딸을 조 씨에게 맡겼고 1년에 한두 번 연락도 없이 찾아왔다. 아들은 도움은커녕 돈을 달라고 하며 행패를 부려 이웃집에서 돈을 빌리곤 했다. 10여 년 전부터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

조 씨 스스로도 당뇨와 고혈압, 관절염 등으로 시달리면서도 비료 포대를 정리하는 부업으로 간신히 생계를 꾸렸다. 7년 전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8만원짜리 임대 빌라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사글세 방을 전전했다. 조 씨는 잠을 설칠 정도로 심한 요통에 시달린다. 왼쪽 무릎은 퇴행성 관절염으로 휘어져 지팡이를 짚어야 걸을 수 있다. 글을 읽을 수 없어 사소한 부분이라도 손녀딸의 도움이 필요하다. 기립성 저혈압이나 저혈당으로 자주 쓰러지는 손녀딸과는 서로 없으면 안 되는 사이다.

매월 생활비는 70만원정도의 의료급여가 전부다. 상당 부분은 정부 지원을 받지만 매달 발생하는 의료비는 여전히 큰 부담이다. 2개월에 한 번 병원을 찾을 때마다 30만원 정도를 쓴다. 매일 5개를 소모하는 도뇨관 비용이 제일 크다. 감염 위험이 있지만 2천500원짜리 고급형 대신 가장 저렴한 500원짜리를 택하는 이유다. 병세가 악화돼 입원치료를 받을 때면 사보험이 없어 한 달에 200만원가량을 쓴다. 할머니도 병원을 자주 찾기에 생활비는 늘 부족하다. 할머니가 친척 보증을 잘못 서 떠안은 빚도 수천만원이다. 갚을 엄두가 안나 얼마인지 정확히 확인해보지도 못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할머니와 손녀는 서로를 생각할 뿐이었다. 조 씨는 "손녀가 건강하길 바랄 뿐입니다. 어지러워 겨우 움직이면서 할머니 식사 챙기는 효녀예요. 소변이라도 제대로 볼 수 있었으면 좋을 텐데…"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송 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몸이 나아지면 커피를 정식으로 배워 일을 해보고 싶어요. 기차여행을 좋아하는 할머니를 모시고 여행도 가고 싶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만큼이나마 살 수 있었던 만큼 저도 돌려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웃사랑 계좌는 '069-05-024143-008(대구은행). 700039-02-532604(우체국) ㈜매일신문사'입니다. 이웃사랑 기부금 영수증 관련 문의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053-756-9799)에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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