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시각 Campus Now!] 익숙함 속의 새로움, 그 찰나

대학 생활을 하면서 4번의 사계절이 지나갔다. 기말고사가 끝난 후로 학교행 버스를 탈 일이 없어졌고, 대신 학원으로 가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 길에 버스를 더 많이 이용하게 됐다. 늘 내 몸을 실어주었던 학교 가는 버스는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갔다. 문득 떠오르는 것이라곤 '이번 정류장은'으로 시작하는 버스 안내방송이었다.

얼마 전 갑자기 학교에 갈 일이 생겨 그 버스를 다시 탔다. 취업 문제로 며칠 밤을 설쳤던 나는 무표정으로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창문으로 쉴 사이 없이 들어오는 햇살, 창밖의 익숙한 풍경과 창문의 덜컹거림이 새롭게 다가왔다. 익숙한 라디오 방송까지 흘러나오자 무엇인가 가슴에서 사르르 녹았다.

늘 다니는 길을 걷다가, 버스를 타다가,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오는 카페에서 문득,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어떤 것들을 떠올리곤 한다. 같은 공간을 지나고 무언가와 마주치면서 내가 존중하지 못하고 떠나보냈던 감정 기분, 함께했던 사람 혹은 대화, 날씨와 같은 것들이다.

가끔 떠오르는 것들이기는 하지만 당시의 감정이나 기분이, 혹은 공기의 가벼움이나 무거움이 생생하게 코끝을 번뜩이며 스칠 때 나는 깜짝 놀라곤 한다. 찰나의 순간이다. 그래서 너무 빨리 지나가버린다. 그러나 그 추억이 내 마음을 크게 두드릴 땐 그날 하루 중에 꽤 오랜 시간을 들여서 되새겨본다. 그렇게 하면 현실에서 마주하고 있는 문제나 어려움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그 아련함은 마치 '엔도르핀'과 같아서 힘들고 지칠 때 반짝 하고 나타난다. 내가 가진 추억은 타인이 생각하기에는 별것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만 알고 있는 비밀 이야기이며, 혼자 몰래 간직할 수 있는 보물이다. 공감대를 얻는 추억은 이야기가 되기도 하지만,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추억은 나만이 기억하고 있으며, 깊게 들어가 볼 수 있다. 그래서 혼자 버스를 타다가 울컥 눈물이 나오기도 하고, 길을 걷다가 실없이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이제 나는 대학 문을 나서 사회 초년생이 되었다. 앞으로 나는 내 자리에서 묵묵히 할 일을 하며 하고 싶은 일에 대해 확신과 용기를 가지는 사회인으로서 성장해나갈 것이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힘들 때마다, 내가 가는 길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 때마다 그런 추억을 하나씩 꺼내 스스로에게 들려주어야겠다. 그리고 너무 힘이 들면 시간을 내서 예전의 추억을 찾아보려고 한다. 익숙함 속 새로움의 찰나를 느끼기 위해서다.

관련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