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자들이 직접 본 북극 모습…『'아틱 노트'(알래스카에서 그린란드까지)』

북극의 마스코트 '북극곰'. 매일신문DB 북극의 마스코트 '북극곰'. 매일신문DB

'아틱 노트'(알래스카에서 그린란드까지)/ 이유경 외 24인 지음/ 지오북 펴냄

'아틱'(Arctic)은 남극을 제외한 북극만을 지칭하는 단어다. '북극' 하면 코카콜라 광고에 나오는 북극곰 또는 하얗게 펼쳐진 빙원 위를 어슬렁거리는 북극곰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때로는 아름다운 빛의 커튼 오로라, 이글루와 *이누이트 등 북극 원주민과 밤하늘의 우주쇼를 연상케 한다.

일반인들은 막연하게 아름다운 북극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북극 연구자들에게는 결코 낭만적인 곳이 아니다. 끊임없이 불어대는 폭풍(블리자드)으로 현장탐사는커녕 텐트 속에 갇혀 있거나, 슬러시처럼 변한 눈밭에 푹푹 빠지며 한없이 헤매야 하는 생존의 위협이 도사리는 곳이다.

이 춥고 위험한 북극해와 북극권의 그린란드, 스발바르제도, 시베리아의 땅과 바다 그리고 하늘에 이르는 연구현장을 이유경을 비롯한 25명의 과학자가 함께 이 책을 펴냈다.

25명의 공동저자는 한국인 과학자 최초로 북극점을 탐사하고, 북위 80도에 기후관측 타워를 설치하고, 빙하시추를 통해 토양 및 화석연구까지 했다. 북극 카라-바렌츠해(해빙의 변화가 가장 크게 나타난 지역)의 해빙에 대한 연구는 김성중'김백민 박사가 이 책 228쪽부터 풀어놓았다. 두 박사는 우리나라의 한파 뒤에는 카라-바렌츠해의 얼음 면적이 감소함에 따른 대기순환의 변화라고 보고 있다. 따뜻한 북극해와 북극의 대기가 시베리아 찬 공기의 유입을 더 쉽게 한다는 설명이다.

북극해의 한복판에 위치한 북극점에 간 남승일 박사는 북극해에 있는 영구 결빙지역의 해저 퇴적물 연구를 썼다. 북극해의 해저에 쌓여 있는 퇴적물은 북극해의 진화를 알려주는 단서가 들어 있다. 북극점 주변의 로모노소프 해령에서 시추한 퇴적물을 분석한 결과, 북극해는 에오세 때에 북극해 표층 수온이 약 20~25℃ 이상이었던 사실과 담수가 담긴 지구 상에서 가장 거대한 호수 중 하나였던 사실도 밝혀졌다.

미래 기후변화를 예측하는 빙하코어의 시추현장에는 국내 유일의 빙하시추 전문가 정지웅 기술원이 투입됐다. '드래곤 코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정지웅 기술원은 북극과 그린란드에서 빙하를 시추하며 생긴 에피소드, 그리고 흥미진진한 사진들을 소개하고 있다. 알래스카에는 툰드라 동토코어 전문가 남성진 기술원이 있다. 그는 6차례나 현장에 가서 40~50㎝의 표층을 지나 시멘트만큼 단단하게 굳은 동토층을 뚫는 기술을 연마했다.

북그린란드의 유명한 화석산지인 시리우스 파셋에서 동물생태 연구를 한 이원영 박사는 사향소와 북극 토끼, 여우, 꼬까도요, 흰갈매기의 행동을 연구했다. 이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50여 개체밖에 남지 않은 희귀한 그린란드 늑대를 3번이나 만난 행운도 소개했다.

2013년 우리나라는 북극 이사회의 정식 옵서버로 승격했다. 북극 이사회는 북극 개발과 보호를 위해 1996년 설립된 기구로 북극에 인접한 8개국(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덴마크'아이슬란드'캐나다'미국'러시아)이 회원국이며, 이들은 북극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다.

이 책은 북극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시대에 해양'대기'기후'지질'토양'지구물리'해양생물'동물행동'탄소순환'원격탐사'위성해양'우주 등 북극으로 간 과학자들과 기술원들의 생생한 기록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북극에 대한 좀 더 상세하고, 구체적인 지식을 더해줄 것이다. 304쪽, 2만원.

※용어설명

이누이트(Innuit)=그린란드'알래스카'시베리아 등 북극해 연안에 주로 사는 어로'수렵 인종. 캐나다에서 부르는 에스키모족의 공식 호칭이다. '에스키모'라고 하는데 이 명칭은 캐나다 인디언이 '날고기를 먹는 인간'이라는 뜻으로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들 스스로가 부르는 '이누이트'(인간)가 정확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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