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대구

대구 청년의 목소리 '청년on'

청년on에서 활동하는 최석민(왼쪽), 사공영미 씨. 최석민 씨는 '청년on' 소통 분과 소속원으로 활동 중이고, 안전 분과 소속원인 사공영미 씨는 대구를 떠나 공부하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지역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청년on에서 활동하는 최석민(왼쪽), 사공영미 씨. 최석민 씨는 '청년on' 소통 분과 소속원으로 활동 중이고, 안전 분과 소속원인 사공영미 씨는 대구를 떠나 공부하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지역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예술인 꿈꾸는 후배 돕는 최석민 씨

대학에서 돈되는 학과만 지원

예술학과 통폐합시켜 위기감

문화공연 접할 기회 확대 제안

서울서 대구로 유턴한 사공영미 씨

도전 기회 많은 대구 알릴 것

청년요금제 대구에 정착시켜

문화시설 이용 때 할인 혜택

'대구'와 '청년'이란 단어의 공통점은 뭘까? 아쉽게도 최근 이 단어들은 부정적인 수식어를 먼저 떠올리게 한다. 컬러풀함을 내세우는 대구의 대외적인 모습은 무더운 여름이나 충성도 높기로 유명한 민심 또는 잊을 만하면 터지는 대형 참사가 먼저 떠오른다. 청년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가. 찝찝한 신조어들이 청년의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구직난, 열정(페이), 헬조선 세대.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대구'나 '청년' 모두에는 긍정이 가득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는 가구별 자산 전국 2위의 부자도시이며, 다수의 대통령을 배출한 정치도시, 대한민국 어느 대도시든지 2시간 내로 갈 수 있는 교통 요충지다. 청년 또한 긍정 넘치는 축복받은 나이의 주인공이다. 청년에게는 '젊을 때는 사서 고생한다'는 말장난을 들을 만큼 도전할 시간과 기회가 많다. 쇠도 씹어 먹을 나이라는 얘기는 나이 많은 어른들이 정력 넘치고 건강한 청년들을 질투해 비꼰 말이 아닐까 싶다.

'대구'와 '청년'이란 두 단어가 합쳐졌다. 대구 청년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을까? 그들은 어떤 대구를 꿈꾸고 있을까? 대구 청년들이 주말을 반납하고 목소리를 내기 위해 '청년on'에 모였다. 청년들이 직접 정책을 만들어 대구시에 제안하는 '청년on'에는 어떤 사람들이 모였을까?

◆'청년on'에 모인 대구 청년들

최석민(36) 청년위원은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현재 대학 강사로 재직 중이며 문화예술 기획자로도 일하고 있다. 최 씨는 예술인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청년on'에 참가했다. 그는 언젠가부터 대학들이 기초학문이나 교양을 쌓는 교육기관이 아닌 일명 취업양성소로 역할이 바뀌어가는 현실을 목격했다. 최 씨가 학교에 다닐 때도 예술인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위기감이 들 정도로 대학이 예술 교육을 경시한다고 느꼈다. 실제로 충청'호남지역을 비롯한 타 지역 대학들이 정원 미달로 무용학과를 통폐합시켰다. 부산경남의 경우 서울'수도권보다 지역 한국무용인의 인지도나 영향력이 월등했지만 최근 통폐합 홍역을 치르며 지역 예술계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최 씨는 대구경북 예술인들도 비슷한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고 전했다.

최 씨는 예술인들이 사회에서 느끼는 벽은 더욱 높다고 전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유명 예술인이 탄생하면 잠시 조명할 뿐 그들이 실력을 갈고닦을 기회를 주지 않는다"며 "정책적으로 돈 되는 학과만 지원하니까 많은 예술 관련 학과들이 통폐합되고 있다"고 했다. 그가 다닌 대학도 당장 신입생 7명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학과는 사라지고 지역에서 명맥을 잇고 있는 예술인 양성도 불가능해진다.

최 씨는 '청년on' 활동을 통해 지역 청년들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정책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문화예술인들이 후배 양성이나 직업적 명맥을 잇기 위해서는 일반인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는 일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청년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 공연을 접할 수 있는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문화예술 전공자가 아니지만 관심 있는 예술 분야의 전문가와 만나서 직접 배우는 공간도 만들고 싶다. 최 씨는 청년 예술인 옴부즈맨 역할도 자처했다. "일반인들도 잘 아시겠지만 예술인들은 직업의 폭이 넓지 않습니다. 예술계에 종사하는 청년들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을 만들어 꼭 힘이 되고 싶습니다."

◆대구 청년들! 정치(政治) 아닌 정치(情治)합시다!

사공영미(37) 씨는 청년 나이의 끝자락(?)에서 마지막으로 또래와 소통할 기회를 갖고자 '청년on'에 참여했다. 그는 지역대학을 졸업한 후 큰 꿈을 가지고 서울에 있는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했다.

"서울이 넓고 기회도 많은 것 같지만 저는 대구가 편해서 좋아요. 일단 제가 태어나고 20년 넘게 살아온 곳이니까 잘 알잖아요. 제 경우에는 대구를 떠난 후에 애향심이 생겼고 가장 친숙한 공간으로 돌아와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선배 청년으로서 대구 청년들이 지역에 애착을 가지고 사회인으로서 상생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고 싶다. 특히 서울로 올라갔다 다시 대구로 유턴해 사회생활을 하며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을 공유하면서 대구가 '도전할 기회가 많은 도시'라는 것을 알릴 계획이다. "사회생활을 하는데 자기 지역에 대해 잘 안다는 것과 인적 유대감은 무시 못 하죠. 큰누나(?)로서 정(情)으로 젊은 친구들과 소통하고 더 나은 대구를 만들 방안을 연구하겠습니다."

그는 대구시에 '청년 요금제'를 건의할 계획이다. 직장인이 아닌 청년은 사실상 청소년과 비교해도 경제 상황이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이런 청년들이 문화 여가시설을 이용할 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청년 요금제'를 대구에 정착시키는 것이 그녀의 첫 번째 목표다.

◆대구는 대구 청년 하기 나름

여태껏 청년은 행동은 자유롭지만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생활했다. 언론 매체도 함께 고민하거나 궁극적인 대안 없이 청년을 '88만원 세대'나 '헬조선' 속에 가둬 놓았다.

대구에서 한 해 8천여 명의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고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청년on'은 청년들 스스로가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시 예산이 반영되는 정책을 청년들이 직접 고민하고 만드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청년on'은 언젠가 또 다른 기성세대가 될 현재 청년들이 진짜 어른이 되는 준비 과정이다. '청년on'에 모인 대구 청년들은 적어도 대구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였다. 그렇기 때문에 대구 청년들이 만드는 미래의 대구 모습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대구는 대구 청년 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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