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칠성동 롯데마트 허가해야"…'예고된 패소' 북구청 책임론

3일 대구 북구 칠성동 롯데마트.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3일 대구 북구 칠성동 롯데마트.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북구 칠성동 대형마트 개점을 두고 벌어진 북구청과 시행사인 스탠다드퍼시픽홀딩스(이하 SPH) 간의 소송에서 시행사가 승소했다.

북구청이 항소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당초 대구시 반대에도 대형마트 허가를 내준 구청 측의 책임 문제와 함께 개점 연기에 대한 시행사 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여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법원 판결, 북구청 주장은 부당

대구지방법원은 3일 '대규모 점포 개설 변경등록 신청 반려처분 취소' 소송에서 SPH가 롯데쇼핑으로 사업자를 변경하도록 허가해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SPH가 허가를 받은 대형마트를 임대한 롯데쇼핑이 사업자 변경 승인을 요청했지만, 구청 측이 ▷인근 전통시장과 상생 협력 방안 합의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애초 사업계획서와 다르게 업종이 구성됐다는 이유로 승인을 반려하면서 시작됐다.

재판부는 상생 협력 합의서 미제출과 관련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점포 소재지 변경, 매장 면적 10% 이상 증가 등의 경우 협력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어 추가로 제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업종 구성 변경과 관련해서는 "대형마트로 등록한 이상 식품'가전 및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업종을 구성 판매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 판결에 대해 북구청은 "롯데쇼핑으로의 사업자변경은 사업계획서의 내용을 대대적으로 변경한 것으로 새로운 대규모 점포 개설등록인 셈이며 전통시장을 위협하는 대형마트의 입점을 막기 위한 구청의 조치는 정당한 만큼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4차순환선 내 대형마트 허가 불가라는 대구시의 방침을 어기며 허가를 내 준 북구청이 행정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원천적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관계자는 "법적으로 구청이 질 것이라는 것은 명백했다"며 "판결이 나기 전에 등록을 취소해 원점에서 다시 하도록 했어야 했지만 이제는 늦었다. 이번 건은 아무래도 장기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준공 앞둔 대형마트 건물, 흉물로 방치될 듯

행정소송에서 시행사인 SPH가 승소했지만 대형마트 개점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북구청의 사업자변경 불허로 지난 4월부터 내부 공사가 중단된 상황에서 구청 측이 항소하면 공사 재개가 어려운 때문이다.

시행사인 SPH와 공사비를 부담하는 코람코자산신탁은 준공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면 건물을 공매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SPH 관계자는 "건물을 준공하지 못하면 자금을 빌려온 사모펀드 측에 패널티는 물론 각종 이자를 내야 하기 때문에 건물을 공매해야 할 것"이라며 "건물 규모가 커 새로운 주인을 찾기도 쉽지 않겠지만 건물을 준공해 다시 사업자승인을 받고 개점하기까지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규모는 지하 2층, 지상 6층에 연면적이 3만5천㎡에 이른다.

이 때문에 SPH는 그동안 공사 중단과 대형마트 개점 연기로 인해 입은 손실에 대해 구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PH 측은 "지금까지 손해만 계산해도 100억원에 가깝다"며 "구청이 항소한다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구청의 항소와 시행사의 손해배상청구가 이어지면 준공을 앞둔 대형마트 건물은 장기간 방치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개점 분쟁의 또 다른 주체인 롯데쇼핑 측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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