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주목할 신기술] 3D 프린팅…조그만 장남감부터 총·거대한 집까지 '인쇄'

산업분야 외 패션·의료·예술로까지…치아·인공관절·의수 등 맞춤형 제작

3D 프린터로 제작한 매일신문사 로고와 사명. 이채근 기자. 제작:경북대학교 3D융합기술지원센터 3D 프린터로 제작한 매일신문사 로고와 사명. 이채근 기자. 제작:경북대학교 3D융합기술지원센터
3D 프린터를 이용한 작품 제작 과정=대구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이수경 미술가의 작품을 구현하는 과정이다. 이수경 미술가의 디자인 파일을 받아 3D 프린터로 출력하기 적합한 설계도를 만들고, 파우더 기반 3D 컬러젯프린팅(CJP) 기술을 통해 출력했다. 플레이트 위에 얇게 뿌려진 파우더를 층층이 쌓아 올리면서 접착제로 파우더를 굳히는 과정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크리에이티브팩토리 제공 3D 프린터를 이용한 작품 제작 과정=대구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이수경 미술가의 작품을 구현하는 과정이다. 이수경 미술가의 디자인 파일을 받아 3D 프린터로 출력하기 적합한 설계도를 만들고, 파우더 기반 3D 컬러젯프린팅(CJP) 기술을 통해 출력했다. 플레이트 위에 얇게 뿌려진 파우더를 층층이 쌓아 올리면서 접착제로 파우더를 굳히는 과정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크리에이티브팩토리 제공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지는 '2014년 최고의 발명품 25가지' 중 하나로 3D 프린터를 선정했다. 피규어와 권총 등 사물에서 거대한 집, 웨딩드레스 그리고 연골까지 3D프린터로 만들지 못하는 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D 프린터를 '3차 산업혁명의 주인공'이라고 평한 바 있을 정도이다.

2015년 '뜰' 신기술로 3D 프린터에 주목하자. 3D 프린터가 대구경북의 앞날을 책임질 새로운 먹거리가 될지도 모른다.

3D 프린터는 이미 전부터 존재하던 기술이고 장비였기에 이제 와서 신기술이라기엔 애매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3D 프린팅 기술은 기술 발전단계로 봤을 때 아직 초기단계이며, 관련 비즈니스 생태계가 이제 겨우 만들어지고 있다. 3D 프린터의 요소 분야 중 소재나 소프트웨어 분야는 아직 갈 길이 구만 리이다.

◆3D 프린터는 어떤 기술?

3D 프린터는 지난 1980년대 초 미국에서 개발됐다. 처음에는 산업 분야에서 시제품을 제작할 때 쓰려고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패션, 의료,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3D 프린터의 작동원리를 살펴보면, 우선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스캐너를 활용해 프린팅할 사물의 3차원 도면을 작성한다. 그리고 가루, 액체, 플라스틱 실 등의 재료를 프린터에 넣고 아주 얇은 두께(0.1㎜ 이하)의 층을 접착제를 이용해 아래에서부터 쌓아간다. 원 사물의 모습대로 층을 쌓는 과정을 수천, 수만 차례 반복하면 어느새 진품과 똑같은 모양의 프린트물이 완성된다. 이처럼 층을 쌓아 프린트하는 방식 외에도 레이저를 쬐면 고체로 변하는 액체를 활용해 사물을 프린트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공 속에 또 다른 공'처럼 구현하기 어려운 형태나 디자인도 만들 수 있다.

김현덕 경북대 3D융합기술지원센터장은 "3D 프린터라는 이름 때문에 잉크젯이나 레이저 프린터랑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적층제조기'라는 말이 더 적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D 프린터는 대구경북의 미래 성장 동력

전문가들은 3D 프린터 기술 활용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로 의료와 자동차부품산업을 꼽는다.

3D 프린터가 의료 분야에 적용되는 예는 다양하다.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할 때 입 안을 스캔하고서 3D 프린터로 새 치아를 정밀하게 찍어낼 수 있다. 정형외과 분야에선 인공 관절을 만들 수 있고, 성형외과에선 3D 프린터를 이용해 환자의 뼈를 그대로 출력하고 뼈 모형에 맞는 보형물을 만들어 재건 수술에 이용할 수 있다. 또 걸음이 불편한 당뇨병 환자를 위해 맞춤형 신발 깔창을 만들어 재활을 도울 수도 있다. 최근 국내에서 프레스 작업 중 손목이 절단된 이에게 3D 프린팅 전자 의수가 전달된 일도 있다.

정부는 지난 2009년 8월 10일 대구 동구 신서동 혁신도시 내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대구시 역시 '메디시티 대구'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의 기술력을 결합하면 대구를 의료용 3D 프린터 산업 중심지로 만들 수 있는 셈이다.

흔히 대구를 '섬유도시'로 생각하지만, 자동차부품산업은 대구의 대표적인 주력산업이다. 또 지난해 자동차부품제조업을 비롯한 대구경북의 1차 금속 제조업, 전기 장비 제조업 등 자동차부품 관련 업종의 연간 매출 규모는 28조원에 달했다.

김 센터장은 "만약 3D 프린터를 활용한다면 자동차부품의 금형 설계비가 절감돼 개발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아직 3D 프린터가 대량 생산 측면에서는 경제성이 떨어지지만, 맞춤형으로 제작해야 하는 부품 개발 단계에서는 충분히 개발비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금형으로 부품을 생산하는 데 60일이 걸렸던 것을 3D 프린터로 45일 만에 해냈던 사례를 보면 개발 시간 단축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3D 프린터로 생산한 부품을 차량 제작이나 설계 검증에 활용할 수 있다.

◆3D 프린팅 기술, 대구경북의 현주소는?

3D 프린터 관련 산업이 대구경북의 미래 성장동력이 되려면 꾸준한 노력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직 관련 기술에서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올해 있었던 한 조사에서 미국과 비교해 우리 기술력은 전문형이 약 60%, 보급형은 80% 수준에 그쳤다. 또 국내 3D 프린터 제작업체 중 보급형 기기를 만드는 곳이 30여 개가 있지만, 전문형 기기를 생산하는 곳은 5개 업체가 고작이며 미국과 중국 업체 기기를 쓰는 곳이 많다"고 했다.

그렇다면 대구경북은 3D 프린팅 기술의 어느 분야에 주력해야 할까? 대구는 소프트웨어 분야가 가장 전망이 밝다.

3D 프린팅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술과 게임에 들어가는 기술에 유사한 부분이 많다. 현재 대구에 게임제작 업체가 100여 곳 있는데, 이 인프라를 활용하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 또한 3D 프린터 장비와 함께 3D 프린팅의 핵심 요소로 평가되는 3D 소프트웨어는 미국조차도 북유럽에 밀려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의료용 소프트웨어는 선진국에서도 미지의 세계이다. 그만큼 대구가 뛰어들 만한 매력이 있는 영역이다.

마침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가 실시한 'ICT 기반의 의료용 3D프린팅 응용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공모 사업에 지역 13개 산'학'연 기관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컨소시엄은 지난해 8월 1일부터 1차 사업에 들어갔으며 2018년까지 총 20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게 된다. 컨소시엄은 치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성형외과용 3D 프린팅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해 사업화까지 이끌어내는 게 목표다.

대구시 첨단산업과 관계자는 "대구가 3D 프린팅 소프트웨어 중 가장 어려운 의료분야 특화에 성공한다면 지역에 큰 부가가치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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