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시키신 분∼" 언제나 오토바이부대 부르릉

배달 음식 전쟁…달서구 치킨점만 432곳, 공원 주문하면 돗자리 덤

대구지역 배달가게 전쟁이 시작됐다. 25일 오후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치킨가게 배달원들이 돗자리 선물을 들고 주문 손님들을 찾아다니며 영업을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대구지역 배달가게 전쟁이 시작됐다. 25일 오후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치킨가게 배달원들이 돗자리 선물을 들고 주문 손님들을 찾아다니며 영업을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새벽 2시에 출출한데 냉장고에 먹을거리가 없다면? 주방 한쪽에 챙겨둔 배달 전단책자를 뒤적이거나 스마트폰에 깔아둔 배달 식당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찾아본다. 전화 한 통이면 족발을 든 배달원이 수십 분 내에 집으로 온다.

늦은 밤에 치킨을 배달시켜 먹는 모습이 우리에게는 무척 익숙하다. 우리나라 음식 배달시장 규모는 10조원. 그만큼 배달 음식점들도 넘쳐난다. 치킨, 중국음식, 족발 등 비슷비슷한 메뉴를 내놓고 다른 가게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직접 나가 주문을 받고, 화려한 배달전단과 수수료를 내는 배달 앱으로 홍보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이 등장하고 있다.

◆치킨배달, 공원을 잡아라!

배달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음식은 치킨. 2012년 기준 전국 치킨가게는 3만1천139개, 대구에는 1천756개가 있다. 치맥페스티벌이 열리는 치킨의 본고장답게 전국 시'군'구 중 치킨가게가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지역도 대구 달서구(432개)다.

달서구에서도 가장 많은 치킨집이 밀집해 있는 곳은 바로 두류공원 주변. 10여 년 전부터 나들이객이 잔디밭에 앉아 치킨을 시켜먹으면서 두류공원은 치킨배달의 명소가 됐다. 공원 주변으로 20~30개의 치킨가게가 모여 있다. 국내 웬만한 치킨 가맹점은 다 있다.

초여름 날씨를 보이는 요즘 주말 저녁 무렵이면 넓은 잔디밭이 있는 두류공원 야외음악당 주변에 열댓 명의 치킨집 배달원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해가 지고 사람들이 많아지면 배달원들은 곳곳을 다니며 배달 명함이나 전단지를 돌리며 가게를 홍보한다. 치킨을 배달하는 한모(43) 씨는 "손님들이 배달원이 돌아다니는 걸 보고 현장에서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 많이 다니는 만큼 주문을 받을 수 있다. 전화로 주문해도 가로등에 적혀 있는 번호를 알려주면 위치를 알 수 있어 금방 찾아간다"고 했다.

수많은 치킨 배달점이 경쟁을 하다 보니 두류공원만의 특별한 마케팅도 생겨났다. 공원에 오면서 돗자리를 가져오지 않는 시민들을 위해 돗자리를 주는 마케팅이다. 야외음악당을 자주 찾는다는 서희원(23) 씨는 "친구들과 계획 없이 공원을 찾을 때는 치킨을 시키면서 돗자리를 꼭 부탁한다"며 "외국인 친구를 데려왔었는데 공원에서 치킨을 시키면 돗자리까지 가져다주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신기해하더라"고 했다.

◆배달 '찌라시' vs 배달 '앱'

요즘은 며칠만 집을 비우고 돌아오면 현관문이 광고 전단 및 책자로 도배돼 있다. 전단 홍수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배달음식점들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한 동네에 2, 3종류 이상의 전단 책자가 제작되고 있는데 같은 음식점이 여러 전단 책자에 광고를 싣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홍보 방법이다. 족발 배달점을 운영하는 심모(51) 씨는 "전단 하나에 광고를 싣는데 보통 월 20만~30만 원을 쓴다. 고객이 어느 책자를 볼지 몰라 2곳의 책자에 광고를 내고 있다"고 했다.

전단 책자를 통한 광고 경쟁에 '이중플레이'의 꼼수를 쓰는 업체들도 등장했다. 광고전단에는 다른 음식점처럼 따로 광고를 내지만 알고 보면 한 가게에 전화를 2대 이상 두고 영업을 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한 전단 책자에 '○○찜닭'의 광고를 보고 전화를 했는데 같은 책자에 광고를 낸 '△△찜닭' 상호가 적힌 음식이 배달오는 것이다. 한 배달 음식 업체 대표는 "2개의 전단 책자에 광고를 따로 내는 것보다 같은 전단에 다른 상호로 광고를 내는 편이 효과적"이라며 "메뉴를 정하고 전단 책자를 살피는 경우 같은 메뉴를 파는 가게 중 선택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2010년 이후에는 전단 책자를 스마트폰으로 옮겨놓은 배달 앱이 등장했다. 현재 배달 음식 앱은 100여 개가 넘고, 누적 내려받기가 가장 많은 앱의 경우 800만 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배달 음식 업체들 입장에서는 자꾸만 늘어나는 광고매체 때문에 홍보비용 부담이 늘고 있다. 배달 앱 이용률이 높다고 해도 전단 책자 광고를 무시할 수 없다. 배달 음식업체들은 "광고를 튀게 제작하거나 추가비용을 내고 배달 앱 위쪽에 노출되는 광고를 게재하는 등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각종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마케팅 비용이 과다지출되면서 문을 닫는 업체들도 수두룩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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