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큰 변화의 과정…변화 주시하며 통일 초석 놓아야

국회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한 긴급 토론회'

"북한의 새 지도부가 살상무기를 포기하고 개혁개방의 길로 나갈 수 있도록 주변국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23일 오전 여야 국회의원들과 대북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한 긴급 토론회'에서 '격변기에 있는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몽준 의원실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과 최강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한기범 전 국정원 3차장 등 대북문제 전문가들이 나섰다. 또 고흥길, 권택기, 조전혁, 황진하, 안효대, 정양석, 송영선, 김소남, 정해걸, 이은재, 홍일표, 신낙균, 정두언, 이범관, 김장수, 한기호, 조해진, 안경률, 이사철, 전여옥, 최영희, 김충환, 안형환, 김기현, 강명순, 김무성, 정갑윤, 추미애, 임해규 등 여야 국회의원과 대북 전문가들이 대거 참가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중국은 발빠르게 움직이며 북한의 새 지도부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하는 한편 북한과의 특수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다"며 김정일 사후 한반도 정세가 중국 주도로 흘러가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정 전 대표는 또 "북한은 큰 변화의 과정 속에 있다. 변화를 주시하며 통일로 가는 초석을 놓을 때다. 경직된 사고를 버리고, 열린마음으로 통일을 향한 길을 열어갈 때"라고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기범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전 국정원 제3차장)=북한정세

김정은이 군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장악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반면 당과 국가기관에 대해 김정일로부터 한꺼번에 많은 권력을 받았을 리가 없다. 당이나 국가관리 역량은 아직 취약한 것으로 판단된다. 김정은 리더십 가운데 경제관, 남북관을 군사적 방법이 아닌 대화와 협상을 통해 발현할 가능성이 있는지 이런 부분에 대한 리더십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부분 우려에 대해 침착한 대응이 필요하다. 다만, 북한체제라는 게 대안세력도 없고 이미 후계자를 기정사실화했다. 준비기간이 짧았지만 후계자를 이미 내정했다는 게 의미가 있다. 후계체제 초기인 만큼 북한 주민에 대한 감시장치 마련에 주력할 것이다. 북한 사람들이 체제에 대한 수긍심이 있고 현실적으로 김정은 이외의 대안이 없다. 또 주변 강대국인 중국이 김정은을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인 만큼 뭔가 새로운 상황이 생길 가능성은 없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중국정세

북한의 내부 변화와 관련해서 핵심은 김정일 사망 이후 북 군부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다. 대외적 변수로는 주변국 대응. 그 중에서도 중국의 지지와 지원이 제일 중요하다. 언론들이 북한 돌아가는 상황을 상세하고 밀접하게 보도하고 있다. 진위 여부는 시간이 지나야 알겠지만. 북한의 변화을 바라보는 시각은 '숲과 나무'를 동시에 봐야 하는데 언론'방송에 집착하면 나무에 집착하게 된다. 중국이 북한이란 나라를 대하는데 있어서 어떤 정책기조로 대하는지를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한다.

미국은 단기적으로 미'중 경쟁보다는 협력할 것이다. 최소 내년 4월 15일 '태양절'로 부르는 김일성의 100번째 생일까지는 관망으로 갈 가능성이 높고 그 이후 적극적으로 개입할지 말지 고민할 것이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에서 대선레이스가 시작됨에 따라 북한에 대한 대외정책에 집중할 여력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 남북상황을 안정화시킬 시간이 많지 않다. 한반도 안정화를 위해서는 대북관계를 보다 장기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

◆최강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미국정세

한'중'미 3자 관계가 그동안 단기적으로 이뤄진 측면이 많다. 이번 기회에 한'미'중 간의 가장 바람직한 한반도 상황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 그간 핵문제에 묻혀있다 보니 서로 이견이 발생했는데도 큰 그림을 가지고 합일점을 만들어 나가지 못했는데 이번에 그럴 기회가 왔다. 우리 정부가 너무 단기적인 대응만 했는데 좀 장기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다양한 도전의 발생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는 중요한 계기다. 불안정한 상황, 경제문제, 개혁개방 등 이런 포괄적 문제를 담을 수 있는 틀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 입장을 주변국에게 확고하게 설명하고 주장해야 한다.

통일 이후 한미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해봐야 하고 그런 와중에 중국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이냐도 고민해야 한다. 우선 갈등'협력'경쟁 등 세 가지 상황을 놓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

◆토론

▷한기범=김일성을 영원한 주석으로 하기 위해 김정일이 국방위원장을 맡았다는데 김정은도 김정일을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하기 위해 그런다는 견해도 있다. 일단 당 총비서하고 나중에 국방위원장을 받지 않을까 한다.

▷박병광=북한은 연령에 따른 상호간 상하관계가 강하다. 20대 약관 김정은이, 이영호라는 사람이 있지만 이런 서열 파괴하고 일순 장악했다고 볼 수 있는지 재고해보는 게 합리적이지 않겠나.

▷최강=외교적인 시험 무대다. 수세적으로 대응하는 쪽으로 가면 문제 있다. 가장 큰 당사국은 역시 한국이므로 한국이 어떤 입장을 가져가느냐가 중요한데 우리가 너무 주춤하면서 기다리는 게 아니냐.

▷김충환=지금 이 시점에서는 남북관계 과감히 가지 않으면 결국 한국은 주변 영향력 면에서 3자적 입장으로 남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 남북관계 어정쩡하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가야하는 게 아니냐.

▷박병광=중국이 김정남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김정은 체제가 흔들릴 경우 그 가능성이 부각될 것이다. 사태가 어떻게 될지 모르므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를 경우 김정남 카드 활용 가능성 살아있다. 또 김정은이 개혁개방으로 갈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 김정은은 후계기간 짧았고 군부나 당 기반 김정일보다 약하므로 지도자는 새롭지만 정책은 과거정책 반복될 것이다.

▷신낙균=중국을 설득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북이 직접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 사태 생기면서 중국은 그 기회를 더 신속히 적극적으로 잡은 거 같고 한국은 주저하는 것 같다.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지 않나. 남한이 적극적으로 북에 대해서 신뢰 회복하고 그들이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그런 게 필요하지 않겠나.

▷김장수=카리스마는 좀 약하지만 결국 김정은 체제로 가지 않겠나. 정부에서 천안함, 연평도 사태 전향적으로 해서 남북관계 개선하겠다는데 공감은 한다. 하지만 아무리 조의를 표하고 조문을 간다고 해도 김정일이 살아생전에 한 만행에 대해 용서하고 면죄부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국민에게 각인시키고 조의조문을 하든 해야지 그것도 없이 정부에서 한다면 이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리=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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