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장애-이유없이 몸 비틀거나 발 동동 '버릇없는 아이' 오해

정확한 발병원인 아직 몰라…뇌의 미세한 기능 이상 '추정'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반복해서 머리를 끄덕이고 몸을 비틀고 코를 찡긋거린다. 갑자기 냄새를 맡거나 펄쩍 뛰기도 하고 발을 구른다. 대화 중에 뜬금없이 코웃음을 치거나 동물 짓는 소리를 낸다. 심한 경우 외설적인 말과 욕설이 튀어나온다. 자칫 버릇없고 무례하다고 오해하기 쉬운 질환 중 하나가 바로 '틱장애'이다.

◆틱장애란?

틱 증상이 운동 틱과 음성 틱 중 하나만 일 년 이하로 있으면 일과성 틱장애라 부르고, 일 년이 넘으면 만성형 틱장애라 한다. 운동 틱과 음성 틱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일 년 이상 진행됐을 때 뚜렛장애라고 한다. 틱 증상이 일 년 이내이면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일 년을 넘기면 대개 수년 이상 지속되며, 뚜렛장애는 더 장기간 지속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흔한 발병 나이는 보통 5~7세로 주로 입학 초기나 학년이 바뀔 때 시작된다. 틱의 유병률은 초등학생의 10~15%이고, 뚜렛장애는 그중 1% 정도에서 발생한다. 최근 연구에서 인구 1만 명당 뚜렛 장애는 56~60명, 틱장애 420명으로 나타났다. 남아가 여아보다 3, 4배 많고, 운동 틱은 만 7세, 음성 틱은 11세쯤 흔히 발병한다.

아쉽게도 틱장애는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을 모른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은 뇌의 신경화학적·기능적 불균형과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뒤섞여 발생한다는 것 정도. 모든 신체 운동은 뇌가 관장하기 때문에 뇌의 미세한 기능 이상으로 추정할 뿐이다.

흔히 스트레스에 따라 증상의 강도가 변화되는 것을 보고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오해한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증상의 변화를 주는 요소일 뿐 근본 원인은 아니다. 원인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완치법도 없다. 다만 완치라는 개념보다는 성인병처럼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적절하게 관리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가족의 틱장애 특성 이해가 중요

틱 증상은 날씨 변화처럼 증상의 강도가 끊임없이 바뀌고, 증상의 위치도 바뀐다. 그 때문에 환자나 가족이 이런 특성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 변화에 섣부르게 반응하지 말고, 틱장애가 사라질 때까지 환자를 격려해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쁜 버릇이라거나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거나 또는 공부하기 싫어 일부러 그런다는 등의 '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가지지 않아야 한다. 주변 사람들이 틱 증상을 모른 척 넘어가 주기만 해도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또 대부분의 틱·1장애는 사춘기를 지나며 완화되고 성인기에는 대부분 사라진다. 지나친 걱정과 지적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도움이다.

대부분의 일과성 틱은 더 심한 틱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처음 심하지 않는 틱이 발견됐을 때, 틱에 대해 무관심한 듯하면서 유발요인을 찾아서 해결해 주는 방향이 좋다. 만약 아동이 틱 증상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가령 학원을 중단하거나 게임기를 사주는 등)을 얻었다면, 다른 욕구를 채우기 위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뚜렛장애의 경우 치료하지 않으면, 호전과 악화의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며 거의 일생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 후기 청소년기 또는 초기 성인기에 이르면 증상이 점차 호전되는 경향이 있지만 성인까지 지속될 수도 있다.

◆약물치료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의 틱 증상이 있다면 약물 치료를 통해 강도를 줄여주는 것이 1차 치료다. 틱 증상의 강도를 약화시켜 아이가 단체생활에서 받을 수 있는 심리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 약물 치료는 개인에 따라 반응 정도가 다르고 부작용 또한 차이가 많다. 대다수의 아이들은 약물 치료로 큰 도움이 되지만, 모든 환자가 다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발달 중이기 때문에 약물 치료 반응이 저조한 아이라 하더라도 일 년 뒤에 다시 투여하면 반응이 좋은 경우가 있어 치료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약물의 흔한 부작용은 졸음과 체중 증가. 사용할 수 있는 약물 종류가 여러 가지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 맞는 약물을 선택하는 과정이 초기에 필요하다. 흔히 부모들은 '약물에 중독되지 않는가?', '성장에 대한 부작용은 없는가?', '완치되지 않는데 약을 사용할 필요가 있는가?', '언제까지 약을 사용해야 하는가?', '약물을 사용하다가 중단해도 되는가?' 등에 대한 걱정을 한다.

약물의 중독성과 성장에 대한 부작용은 없으며, 아이의 2차적인 심리적 상처를 예방해 건강한 발달을 도와주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약물치료의 이점이 많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틱장애의 대부분은 사춘기를 거치면서 없어지거나 완화되기 때문에 약물의 효과가 있다면 어느 정도 완화될 시기까지 지속하기를 의사들은 권한다.

현재 틱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해소하고, 질병에 대한 가족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뚜렛병협회(http://cafe.daum.net/KoTSA)가 있으며, 홈페이지에서 부모·교사 안내서를 신청할 수 있고, 환자와 보호자 모임도 운영하고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정신과 정철호 교수, 경북대병원 정신과 정성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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