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체제 개편은 新중앙권력 집중" 전문가 7인 열띤 토론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행정체제 개편 릴레이 토론회'가 27일 대구은행 비즈니스룸에서 열렸다 한국지방신문협회와 희망제작소가 공동 주최하는 릴레이 토론회는 10회에 걸쳐 지역별로 진행되며,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중앙의 시각과 지역의 현실을 비교 점검하고 대안을 찾는다. 매일신문사와 한나라당 대구경북 시·도당이 공동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행정체제 개편과 도청이전'외에도 '행정체제 개편이 이어갈 정치개혁의 방향'에 대한 열띤 논의가 펼쳐졌다.

◆지방분권이 행정체제 개편의 전제 조건

토론회에서는 "행정체제 개편에 앞서 지방 정치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행정체제 개편의 전제 조건은 지방 분권이어야 한다"는 이 같은 공감대는 신(新)중앙집중화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

발제자인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1세기 정보화, 세계화, 지방화 시대를 맞아 농업 사회나 산업 사회의 행정체제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행정체제 계층 간소화가 기존 자치권을 국가 광역 행정에 빼앗기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이창용 대구경북지역혁신협의회 사무국장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행정체제 개편의 방식과 속도가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정부와 국회로부터 나오는 행정체제 개편안은 신중앙집중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국장은 "정부와 국회의원들은 행정체제 개편을 통해 잠재적 경쟁자(기초자치단체장)를 제거하고 오히려 중앙 권력을 강화할 소지가 있다"며 "이런 논의는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합의로부터 먼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경구 경북도의회 의원은 "행정체제 개편을 통해 도를 폐지할 게 아니라 오히려 중앙 정부의 권력을 대폭 이양해 도를 살려야 한다"며 "행정체제 개편보다 중앙 정부 예속에서 벗어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오창균 대구경북 연구위원도 "행정 광역화를 추진한다 하더라도 중앙 정부의 권한을 과감히 떼어줘야 한다"며 "다만 위임부터 완전 분권까지 이양의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완전 분권을 위한 지방의회의 혁신이 강조됐다. 정 의원은 "행정체제 개편이 지방 정치 개혁과 맞물려야 한다"며 "특히 지방의회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지방의회가 자치단체장의 독점적 권한을 견제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며 "일례로 청문회 기능을 갖추지 못해 자치단체장이 시·도 산하기관장에 낙하산 인사를 임명한다 하더라도 지방 의회의 반대 목소리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행정부의 지방의회 사무직원 임용권을 지방의회가 행사해야 하고, 지방의회 청문회 및 감사 기능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김성준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의회 내에 별도의 전문기구를 둬 행정 감사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당공천제 폐지도 전제 조건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또 다른 정치개혁 과제로 정당 공천제 폐지도 논의됐다. 김태일 교수는 "17대 국회는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에 이어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이로써 지방정치는 중앙정치에 철저히 예속됐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역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우리나라 정당정치 현실에서 정당이 지방의원을 공천하게 됨으로써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가 같은 정치세력에 의해 지배되는 '정치적 동종교배' 현상이 일어났다"며 "기초자치단체장이나 기초의원들은 정파의 이익이 아니라 주민의 생활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창균 연구위원은 "오늘날 정치 현실을 고려하면 공천제 폐지가 바람직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정당 정치의 위기가 정당뿐 아니라 유권자에게도 있다는 사실 역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선호도가 다양하면 상품 역시 다양하기 마련이지만 현재 유권자들은 '지역주의'라는 단 하나의 상품에 매몰돼 있다"는 시각이다. 오 연구위원은 "유권자가 바뀌지 않으면 정당도 바뀌지 않는다"며 "따라서 공천제가 폐지되더라도 정치 개혁이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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