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문기 LA 한인회장, 고향 의성 방문

300달러로 출발 아메리칸 드림 '성공신화'

"마음을 비우니까 잘 풀리더군요. 호랑이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풀을 먹지 않는 것처럼 철저한 자기관리와 신념으로 살아왔습니다."

단돈 300달러로 도미, 빌딩 청소부로 시작해 연매출 30억달러 규모의 성공신화를 이뤄낸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 남문기(55)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장이 지난 1일 대구와 고향 의성을 찾았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귀국한 남 회장은 한국 투자처도 물색하고 있다.

미국 내 한인사회에서 부동산 재벌(뉴스타 부동산그룹)로 통하는 남 회장의 인생역정은 파란만장했다.

경북 의성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남 회장은 건국대를 졸업한 뒤 주택은행(현 국민은행)에 입사하지만 2년 만에 그만두고 갓 결혼한 부인과 함께 미국 이민을 떠난다.

"일률적인 삶이 싫었고 공부를 하고 싶어 미국으로 떠났는데 미국사회를 보니까 학문은 개인의 영광에 그칠 수 있지만 경제적 '부(富)'는 일자리도 창출하고 가문의 영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호기롭게 시작한 미국생활이지만 생활고에 직면한 남 회장은 아르바이트로 빌딩 청소부 일을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그에게 한 중년의 신사가 "내 일을 도와줄 수 있느냐"고 묻기에 무작정 따라나섰다고 한다.

그 사람은 맥아더 장군의 전속부관 출신인 빌딩 청소회사 CNP 메인테넌스의 사장 톰 파머였다. 남다른 친화력과 부지런함, 기존 업체들이 못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빌딩청소를 짧은 시간에 해내자 빌딩관리인들이 앞다퉈 남 회장을 찾았다. 5년 만에 직원 3명의 회사를 60명으로 늘리며 LA지역 최고의 청소 회사로 성장시켰다.

그는 빌딩 청소부로 모은 사업 종자돈 4만달러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미국경제는 부동산업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1988년 LA 인근 가든그로브에서 직원 3명을 둔 뉴스타부동산을 설립, 아메리칸 드림의 기초를 마련했다. 그의 예견은 적중했고 뉴스타부동산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남가주를 시작으로 캐나다와 미국 전역에 51개 체인점을 거느리는 기업이 됐다. 한국에도 20개의 뉴스타 체인점이 활동 중이다.

뉴스타부동산그룹에는 2천여명의 에이전트가 소속돼 있고 2006년 매출액은 30억달러를 넘어섰다. 개인재산도 수천만달러 규모로 불어나 백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급하고 거짓말 못하는 성격이 오히려 강점이 됐습니다. 에이전트가 급하면 고객도 덩달아 급해져 빠른 결정을 하거든요. 물론 그 바탕에는 확실한 정보를 제공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겠지요."

남 회장은 자신의 성공요인으로 신뢰와 자기관리, 부지런함을 꼽았다. 남 회장은 직원들로부터 '교주(敎主)'라는 소리를 듣는다. 복장부터 철저히 챙기기 때문.

또 다른 성공요인은 광고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다. 그는 창업 당시 자본금이었던 4만달러를 대부분 광고에 투자했다. 불과 3개월 만에 지역 주민들이 시장 이름은 몰라도 자신의 이름은 기억할 정도로 떴고 일감이 쏟아졌다.

남 회장은 한국의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부동산은 누구나 살 수 있는 것이고 위험도 따르는데 부동산 투자자를 무조건 나쁜 사람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불법을 저지르는 것이 문제지요. 미국 부동산 시스템은 믿음과 신뢰, 전문화가 바탕입니다."

미국은 대가에 대한 지불(커미션)을 당연히 여기고 결과를 수용하는 문화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한다. 반면 한국은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규제 일변도여서 세금규제를 조속히 풀어 작은 정부를 만들고, 부동산을 시장경제 원리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해외 부동산을 찾는 한국인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민들에게 해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적극 권한다. 여기에는 의도가 있다. 남 회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민족 1천만명을 미국으로 이주시켜 살도록 하는 것. 130만명의 교민이 모여 사는 LA한인회장이 된 것도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포석이다.

남 회장은 국토가 좁은 한국이 성공하려면 해외에서 각 분야별로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한국인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한국의 영토를 세계로 넓히는 의미가 있다는 것.

고향 투자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이번 방문 기간 동안 지역 기업들을 찾아보고 경제계 인사들과 다양한 만남을 통해 상호 교류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달 중순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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