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1일 전구간 운행...안전은 제자리

'안전철은 2007년쯤에야…'.

대구 지하철이 참사 이후 8개월여만인 21일 전구간 운행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그동안 문을 닫았던 명덕.반월당.중앙로.대구.칠성.신천 6개 역사 중 중앙로역을 뺀 5개 역사는 이날부터 정상 업무를 시작한다.

그러나 20일 미리 둘러본 지하철은 참사 이전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전동차 내장재의 방재 처리와 비상탈출구, 재난을 대비한 종합안전체제 구축 등 어느 것 하나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내장재 교체와 소방시설 확보에 적어도 400여억원이 들어갑니다.

그러나 예산과 인력문제 때문에 '선운행 후보완'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하철공사의 한 간부는 "솔직히 운행이 재개돼도 안전 대응책을 자신있게 말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사고 이후 지금까지 진행된 전동차량의 안전 대책은 전동차 204량의 객실의자 시트에 방염제를 뿌린 것이 전부. 공사는 지난 3월 낸 '종합안전개선대책'에서 바닥, 의자, 내장판, 단열재, 차량 통로연결 주름막 등 5가지 시설의 불연재 교체안을 밝혔지만 '의자'를 빼고는 아직 이루어진 것이 없는 셈이다.

이승발 검수정비팀장은 "불연재 교체 비용 260억원이 연차적으로 내려오는 데다 작업도 전동차를 운행하면서 진행해야 하는 탓에 1량씩 교체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며 "2005년이 되어야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게다가 화재 때 불쏘시개란 지적을 받았던 객차 내 광고판은 아무런 대책이 없으며 재난시 생명구 역할을 하는 비상탈출구와 소방 시설 개선은 임시방편용 보완공사를 끝냈을 뿐이다.

기능 상실로 인명피해를 키웠던 피난구 유도등은 여전히 역사 전원이 완전히 끊어져야만 불을 밝힐 수 있으며 승강장 바닥의 축광용 유도타일은 중앙로역에만 공사가 진행 중일 뿐 다른 곳은 언제 설치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소방시설이라고는 전체 역사에 소화기 250개를 추가 설치한 것이 전부.

김세배 설비팀장은 "제연설비, 역무실 자동화재감지기, 제연경계벽 등 역사소방시설 개선.보완에 필요한 예산이 100억원 이상이어서 재정이 허락되는 선에서 해나가야 한다"며 "현재 계획은 2007년까지 작업을 끝내는 것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종합사령팀도 안전사고 대비를 위한 모니터 감시요원 3명을 증원하기로 했으나 빨라도 연말쯤이나 배치될 예정이며 안전요원은 별도의 전문 인력 보강 없이 승강장에 공익요원 2, 3명을 배치한 것이 전부다.

20일 오전 전동차에서 만난 안선영(28.여.대구 용산동)씨는 "지하철을 다시 이용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은 마찬가지"라며 "주위를 둘러봐도 뭐가 달라진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8개월 만에 지하철이 시민의 발로 되돌아왔지만 '대구 지하철'은 여전히 불안을 안고 달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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