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서 일하다 흉기에 찔린 장애 여성…방 한 칸 마련이 '소원'

권미순(가명·53) 씨는 살인미수 피해를 당한 뒤 보름간 병원신세를 지게 됐다. 달셋방에서도 쫒겨나 세간살림을 들고 지인의 빈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 아직 상처도 다 아물지 않아 일을 할 수 도 없어 새 거처를 구하는 것은 꿈도 못 꿀 지경이다. 이주형 기자. 권미순(가명·53) 씨는 살인미수 피해를 당한 뒤 보름간 병원신세를 지게 됐다. 달셋방에서도 쫒겨나 세간살림을 들고 지인의 빈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 아직 상처도 다 아물지 않아 일을 할 수 도 없어 새 거처를 구하는 것은 꿈도 못 꿀 지경이다. 이주형 기자.

중증 지적장애를 앓는 권미순(가명·53) 씨는 지난 10월부터 식당일을 하다 한 손님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 계속해서 성관계를 요구하던 손님은 권 씨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흉기를 들고 그를 수차례 찔렀다.

오갈 곳 없는 권 씨는 아직 다 아물지도 않은 몸으로 지인 소유의 빈집에서 추위를 견디고 있다. 당장 머물곳을 구해야하지만 그에게 남은 것이라곤 주름처럼 깊게 배인 몸과 마음의 상처뿐이다.

◆ 장애여성에게 성추행, 끝에는 칼부림

권 씨는 읽고 쓸 수조차 없을 만큼 지능이 떨어져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다. 가난한 집안의 육 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20살에 떠넘겨지듯 결혼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시댁식구 8명 살림을 도맡으면서도 채소 도매상을 하는 전 남편을 따라 매일 시장 바닥에서 악착같이 일했다.

그러나 전 남편이 무리한 투자로 인해 사업이 부도나면서 지난 2010년 이혼을 하고 갈라서야 했다. 그는 위자료도 없이 결혼패물과 조금씩 모아뒀던 비상금을 들고 맨몸으로 집을 나왔지만, 이마저도 지인에게 사기를 당해 모조리 떼였다. 권 씨는 그 후 월세방을 전전하면서 식당 일일 노동으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았다.

이번에도 지인의 소개를 받아 대구 서구의 한 식당에서 심부름 등 잡일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 손님 A씨는 매일같이 찾아와 식당 여직원을 대상으로 가슴과 엉덩이 등 신체부위를 주무르고 노골적인 추파를 던졌다. 한 달여 간 추행을 일삼던 그는 권 씨에게 화장품을 사준 것을 빌미로 성관계를 강요했다.

어수룩하고 세상물정에 어두운 권 씨는 식당 사장의 허락을 받은 후 화장품을 받았지만 이것이 미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권 씨는 "화장품을 돌려주겠다해도 소용이 없어 결국 '경찰을 부르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 말에 격분한 A씨는 지난 10월 31일 권 씨를 찾아와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하다 도망가다 쓰러진 권 씨를 쫓아와 식당에서 사용하는 흉기로 어깨와 옆구리 등을 수차례 찔렀다. 선물까지 사줬는데 동침을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병원에 실려간 권 씨는 보름간 입원 후 퇴원했지만 현재 신경안정제를 먹어도 잠을 못 잘 정도로 큰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길을 가다가 A씨와 비슷한 남자를 보기만 해도 소리를 지르거나 오금이 저린다.

◆ 외톨이 신세, 아들 딸에게까지 부담될 순 없어

권 씨에게는 도움을 받을 가족, 친척이 아무도 없다. 대부분 형편이 안좋은데다 오래전부터 왕래가 끊긴 탓이다. 아들(32)과 딸 영주(가명·31) 씨가 있지만 고등학교도 간신히 졸업한 이들도 막노동과 공장에서 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기 빠듯한 수준이다.

권 씨는 사고가 났을 때도 2년전 시집간 딸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 뒤늦게 사고 소식을 들은 영주 씨는 "어머니가 비록 배운 것도 없고 어리숙하지만 평생을 뼈 빠지게 일하면서 자식을 키워왔다. 지적장애에 살아보겠다고 나간 일터에서 흉악 범죄 피해까지 당하고도 주위에서는 부도덕한 여자라는 손가락질을 당하는 것에 가슴이 미어진다"는 손편지를 대구 서부경찰서에 보내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일을 할수도 없는 권 씨는 현재 매달 받는 장애인연금 27만원이 유일한 수입이다. 희망을 품고 신청했던 공공임대주택 입주도 최근 또 순번이 밀려나 언제 입주할 수 있을지 가늠할수 없다.

권 씨는 "작은 방이라도 얻어 아들과 딸을 불러 한데 둘러앉아 보는게 소원이다"며 "나도 떳떳하게 살 수 있는걸 보여주려고 돈을 벌러 나간건데…"라며 눈물을 쏟았다.

 

※ 이웃사랑 성금 보내실 곳

대구은행 069-05-024143-008 / 우체국 700039-02-532604
예금주 : (주)매일신문사(이웃사랑)

기부금 영수증 문의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053-756-9799)로 하시면 됩니다.

 

 

DGB대구은행 IM샵 DGB대구은행 IM샵

 

관련기사

AD

사회기사

제21대 국회의원선거
D-5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