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유방암 재발, 아빠는 운전사고 '다시 서야하는데 막막하기만 해'

한달 약값만 240만원 이상, 당장 생활비 없어 앞이 깜깜

유방암 수술 후유증으로 노현정(49·가명) 씨의 오른손은 항상 잘 부어오른다. 풍선처럼 부은 손으로 노 씨는 두 아들 뒷바라지와 남편 병간호, 집안일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주형 기자. 유방암 수술 후유증으로 노현정(49·가명) 씨의 오른손은 항상 잘 부어오른다. 풍선처럼 부은 손으로 노 씨는 두 아들 뒷바라지와 남편 병간호, 집안일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주형 기자.

노현정(49·가명)씨는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손으로 하염없이 내리는 눈물을 닦아내기 바빴다. 마트 계산대 직원으로 일하던 그가 유방암 재발로 더는 일 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남편 박주용(49·가명) 씨마저 큰 사고가 나 몸져누워버린 것.

현재로선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인 두 아들의 생계를 책임질 사람이 아무도 없다. 노 씨는 "그 동안 아무리 힘들어도 어떻게든 살아날 구멍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남편마저 심하게 다쳐버리니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유방암 재발, 한달 약값만 240만원 남짓 들어

노 씨는 지난 2017년 5월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고 우측 유방과 림프절(임파선)을 모두 잘라내야했다. 평소 가슴 쪽이 결리고 콕콕 쑤셨지만 워낙 팔을 많이 쓰는 일을 해 근육통이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이다.

노 씨는 수술 후 11차까지 이어진 항암치료를 받았다. 부작용은 무서웠다. 머리카락과 손·발톱이 빠지는 것은 물론 구토와 함께 참기 어려운 두통이 이어졌다. 특히 잘라낸 임파선으로 인해 오른팔이 툭하면 부어올라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심하다.

설상가상으로 남편 박주용(49·가명) 씨마저 지난해 12월 교통사고를 당해 심한 부상을 입었다. 노 씨는 항암치료도 중단하고 남편의 병간호를 도맡았다.

이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 때문이었을까. 노 씨는 지난 1월 검진을 통해 유방암이 재발했고 늑막으로 전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때문에 지난 6월부터 새로운 치료제를 사용을 시작했지만 문제는 터무니없이 비싼 약값이다. 그는 "이전과는 달리 부작용도 덜하고 징후도 좋아지고 있지만, 재발로 인한 통원치료라 보험사와 병원으로부터 보험 처리가 안된다고 들었다" 며 "당장 생활비도 한푼 없는데 한달 약값만 240만원이 넘는다"고 흐느꼈다.

◆ 부부가 모두 근로못해, 두 아들 어떻게 키우나

노 씨는 막내아들 민혁(12·가명)이가 유치원에 갈 무렵부터 시작해 6년 이상 마트에서 일해왔다. 일 뿐만 아니라 두 아들 양육과 집안살림도 모두 노 씨가 도맡아 해 하루 5시간 이상을 자본적이 없을 정도로 과로를 달고 살았다.

그러던 중 노 씨가 암으로 몸져눕자 남편 박 씨는 다른 일을 해보려고 파산신청을 결심하게 됐다. 택시운전을 하면서 월평균 130만원 정도를 버는 박 씨의 급여로 네가족 생활과 노 씨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탓이다.

그는 IMF 외환위기 당시 사업이 망하면서 최근까지 신용불량자로 지냈다. 그나마 택시운수업은 신용불량 상태에서도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직업이었다.

하지만 박 씨는 지난해 12월 오토바이를 타다 움푹 패인 도로에 걸려 넘어져 갈비뼈 8개와 쇄골뼈가 다 부서져버렸다. 4개월 동안 중환자실에 입원했지만 부러진 갈비뼈가 폐를 찔러버린 탓에 지금도 정상적인 호흡과 활동이 불가능하다.

노 씨는 "남편은 파산신청을 하고 좀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을 찾으려 했다. 그날도 밤중에 지인에게 신청 서류를 받으러 가다가 사고가 났다"며 "참 책임감 강한 사람이 갑자기 드러누워만 있으니 황망하기만하다"고 했다.

이들 가족은 지금까지는 노 씨가 들어놨던 보험회사 암 진단금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해왔지만 이마저 바닥 나 앞이 막막할 뿐이다.

노 씨는 "암투병을 하면서도 아픈 남편과 애들을 동시에 챙기려다 보니 한계치에 이른 것 같다" 며 "남편도 나도 절대 실패에 좌절하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이제는 당장 내일 아침 눈을 뜨는 것이 무섭다"고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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