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모야모야병 투병하며 세 아이 키우는 송현미 씨

뇌혈관 좁아지는 희귀병… 두통에 우울증, 몸은 늘 천근만근
남편 사업실패에 빚더미… 고생하는 세 아이 생각하면 마음 아파

 

송현미(가명·38) 씨는 뇌혈관이 좁아지며 뇌졸중을 일으키는 희귀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다. 사업실패로 막대한 빚을 진 남편이 자리를 비운 사이, 막내딸 희진(가명·3)양 등 3남매를 홀로 보살피는 일에 힘이 부친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송현미(가명·38) 씨는 뇌혈관이 좁아지며 뇌졸중을 일으키는 희귀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다. 사업실패로 막대한 빚을 진 남편이 자리를 비운 사이, 막내딸 희진(가명·3)양 등 3남매를 홀로 보살피는 일에 힘이 부친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까르르 웃으며 엄마 품에 안기는 막내딸 희진(가명·3) 양의 애교에도 송현미(가명·38) 씨는 좀처럼 웃지 못했다. 몸이 아프고 걱정도 많은 송 씨로서는 아이를 제대로 챙길 기운도 ,마음의 여유도 없는 탓이다. "나중에 제가 더 아프면 세 아이는 어떡하나 싶은 생각에 밤에 잠이 오질 않습니다." 송 씨가 낮게 잠긴 목소리로 힘없이 말했다.

◆ 뇌혈관 좁아지는 모야모야병에 시름

송 씨는 3년 전부터 모야모야병으로 투병하고 있다. 뇌혈관이 자꾸 좁아져 뇌졸중을 일으키는 희귀난치성질환이다. 처음 진단을 받은 2016년에는 왼쪽 팔과 다리가 마비돼 오른쪽 뇌혈류량을 확보하는 수술을 받았다.

여전히 왼쪽 팔과 다리에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지만 후유증이 심각할 수 있는 까다로운 수술인 점을 감안하면 다행히 수술 경과는 좋은 편이다. 다만,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라 지속적인 약물치료와 주기적인 검사를 받으며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한다.

송 씨가 삼켜야하는 약물은 모야모야병 뿐만이 아니다. 우울증에 두통과 고혈압까지 겹쳐 늘 몸은 천근만근이다. 또렷하게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시간도 길지 않다. 최근 들어 유독 심해진 두통과 급격하게 떨어진 시력이 건강 악화를 뜻하는 적신호가 아닐까 걱정도 많다. 송 씨는 "좋았던 왼쪽 눈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다음 달 검사가 예정돼 있는데 마음이 복잡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송 씨에겐 초등학교 4학년, 1학년 두 아들과 세 살배기 막내딸이 있다. 하지마 지난 9월 남편이 수감된 이후 아픈 송 씨 홀로 세 아이를 돌보고 있다. 행여나 송 씨가 다시 수술대에 오르면 아이들을 맡길 곳조차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 남편 사업 실패로 수감, 극심한 생활고

송 씨가 아이들을 홀로 키우게 된 건 석달 전부터다. 20년 넘게 농산물 도매상 분야에서 일하던 남편은 2015년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지만, 극심한 농산물 가격변동에 납품계약을 제때 지키지 못해 지난해 10월 폐업했다. 이후 재기를 위해 발버둥쳤지만 2억원이 넘는 빚을 갚지 못했고, 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송 씨는 "아이들은 아버지가 외국에서 일하고 있는 줄로 안다. 막내 딸은 요즘도 매일 아빠를 찾는다"고 했다.

군 복무 시절 무릎을 크게 다쳐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은 남편이 수감되면서 가족들의 의료급여 혜택도 중단됐다. 송 씨는 "남편의 의료급여 덕에 그나마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지금은 감기나 폐렴이 잦은 아이들의 병치레가 겁나는 상황"이라고 했다.

채권자들의 빚독촉에도 늘 신경이 곤두서 있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거나 전화가 오면 채권자일까 두렵고, 채무 이행을 독촉하는 우편물도 수시로 날아든다.

이런 상황에도 송 씨 가족은 아직 기초생활수급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채권자가 압류한 남편의 화물차를 처분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그나마 매달 구청에서 130여만원씩 지급하던 긴급 생계비 지원마저 지난달에 끊겼다.

어려운 형편 탓에 고생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철이 일찍 들어버린 초등학교 5학년 아이는 운동화가 작아서 못 신을 정도가 돼도 새신발을 사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막내딸의 어린이집 간식비도 매달 7~8만원이 들어가는데 1년째 밀려 있어요. 애들은 잘 키워야 하는데 제가 아프니까 자꾸 자신감이 사라지네요" 송 씨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관련기사

AD

사회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