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당뇨합병증으로 투병중인 하용기 씨

신장 기능 떨어져 팔다리 조직 괴사…매달 600만원 중환자실 치료비 감당 안돼

 

 

당뇨합병증으로 중환자실에서 투병 중인 하용기(가명·68) 씨를 아내 김명숙(가명·65) 씨가 면회하고 있다. 20년 전 사업실패 이후 영구임대아파트에 사는 형편에, 노령연금 40만원이 소득의 전부인 부부는 매달 600만원에 달하는 의료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당뇨합병증으로 중환자실에서 투병 중인 하용기(가명·68) 씨를 아내 김명숙(가명·65) 씨가 면회하고 있다. 20년 전 사업실패 이후 영구임대아파트에 사는 형편에, 노령연금 40만원이 소득의 전부인 부부는 매달 600만원에 달하는 의료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아빠, 딸 왔어. 나 보이면 눈 깜빡여봐."

당뇨합병증으로 중환자실에서 투병 중인 하용기(가명·68) 씨의 딸 선영(가명·41) 씨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아버지를 살폈다. 병상에 누운 하 씨가 이내 눈을 깜빡였다. 통증 탓인지 잔뜩 얼굴을 찌푸린 하 씨의 입술이 달싹거렸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하 씨는 가쁜 숨을 내쉬다가 다시 눈을 감았다.

◆당뇨합병증에 신장 기능 저하 겹쳐…팔다리 조직 괴사

당뇨병은 30년째 하 씨를 괴롭히고 있다. 그 동안 외식은 입에도 대지 않을 정도로 건강 관리를 했지만, 지속적인 증세 악화를 막진 못했다. 10년 전에는 다리 혈관이 망가져 거동이 불편해졌고, 지난해 4월부터는 신장 기능이 크게 떨어지면서 매주 2차례씩 투석치료를 받았다.

간신히 지탱하던 건강은 지난 6월 급격히 악화됐다. 아내 김명숙(가명·65) 씨는 "여느 때처럼 병원에서 4시간 동안 혈액투석을 받고 돌아온 남편이 숟가락도 들지 못 할 정도로 기운을 차리지 못했다. 부랴부랴 찾은 병원에서 10년 전 받았던 두 다리의 동맥 수술 영향으로 염증수치가 크게 높아졌고, 패혈증까지 왔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의료진은 24시간 혈액투석을 지속하는 등 치료를 시작했다. 하 씨는 한 때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정도로 상태가 위중했지만, 지난달부터는 스스로 호흡하기 시작했고 이달 초에는 중환자실에 일반 병실로 옮길 정도로 완연한 회복세도 보였다.

하지만 안도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일반 병실로 옮긴 후부터 다시 미열이 나더니 다음날 최고혈압(수축기혈압)이 60㎜Hg 까지 떨어지는 등 저혈압 쇼크로 중환자실로 되돌아왔다.

이후 하 씨의 상태는 더 나빠졌다. 양쪽 팔다리 조직이 괴사하면서 붕대를 칭칭 감았고, 양쪽 발뒤꿈치 주변은 손상이 심해 두꺼운 외상패드를 붙였다. 하 씨가 기운을 차리더라도 감염을 막고자 괴사된 조직을 긁어내는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이다.

선영 씨는 "3주 전까지만 해도 집에 가자고 말하던 아버지인데 지금은 어디 아픈지 말도 못하는 상황이 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눈물을 훔쳤다.

◆ 매달 600만원씩 쌓이는 치료비 감당 어려워

무섭게 불어나는 치료비는 가족들의 걱정거리다. 작은 섬유공장을 운영하던 하 씨는 IMF외환위기 당시 사업체 부도로 전 재산을 날렸고, 현재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그 동안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있는 아내 김 씨가 남편을 돌보며 50만원 정도를 받았지만, 입원 생활이 시작되면서 부부의 수입은 기초노령연금 40만원이 전부인 상황이다.

하 씨는 국가로부터 의료비를 지원받는 의료급여대상자지만 중환자실 입원 치료비 중 상당부분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항목이라 매달 치료비만 600만원이나 된다. 이미 1천500만원 넘게 누적된 치료비는 얼마나 더 불어날 지 가늠조차 어렵다. 각종 의료용품과 기저귀 교체비용 등으로 매달 들어가는 20만원도 부담스러운 형편이다.

아들 둘에 딸 하나를 둔 하 씨지만 자식들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큰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딸 선영 씨는 "아버지가 유복자로 태어나 할머니와 단둘이 살았기 때문인지 가족들에게 많은 애정을 쏟았다. 자주 통화하던 조카도 할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를 정도"라며 "아버지가 하루 빨리 회복해 가족들 곁으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했다.

관련기사

AD

사회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