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당뇨 합병증 앓는 고정민 씨

우울증에 온몸 상처 투성이…병간호 엄마 '유일한 버팀목'

고정민 씨 어머니는 아픈 아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게 너무 가슴 아프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고정민 씨 어머니는 아픈 아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게 너무 가슴 아프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고정민(가명'34) 씨는 지금까지 집보다 병원에서 생활한 시간이 더 길다. 지적장애 3급으로 태어난 정민 씨는 어린 시절부터 몸이 약했다. 폐렴, 당뇨,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등 각종 병을 달고 살아 입'퇴원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폐렴, 당뇨 합병증세가 심해 얼마 못 넘길지도 모른다는 병원 의사의 말에 온 가족이 마음을 졸인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정민 씨 곁을 홀로 지키는 어머니의 유일한 바람은 아들보다 하루라도 더 오래 사는 것이다. "제가 잘못한 게 많아 아들이 약한 몸을 갖고 태어난 것 같아 늘 죄책감을 갖고 살았어요. 내세울 것 없는 엄마지만 눈을 감는 날까지 아들을 지켜 줄 거예요."

◆가장이 쓰러지면서 기운 가정

어린 시절 정민 씨의 가정은 여느 집과 다름 없이 웃음이 넘쳤다. 정민 씨의 부모는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이 태어났지만 단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 아들은 배우는 속도가 조금 늦을 뿐이지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기 때문이다.

정민 씨의 부모는 온종일 자녀 교육에만 신경 썼다. 병원, 학교, 학원 등 밤낮없이 아들에게 매달렸다. 주위 사람들은 가망도 없는 아이에게 왜 그렇게 열심이냐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정민이의 재능을 발굴하고 싶어 운동, 공부, 예체능 등 안 시켜본 분야가 없어요. 남편의 수입 대부분을 아들의 교육에 쏟아부을 정도였지요. 한 분야에 성공한 사람으로 키우진 못했지만, 학교생활과 간단한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정도로 커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외환위기 후 정민 씨 아버지의 사업이 연이어 실패하면서 집안이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다. 특히 가족의 생계를 짊어져야 한다는 스트레스로 쓰러진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남은 가족의 삶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때 정민 씨는 불과 20대 초반이었다.

◆꿈이 있었지만 좌절한 아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며 남긴 재산은 어머니와 아들의 생활비, 치료비로 얼마 안 가 바닥났다.

정민 씨의 건강이 악화되면서부터는 빚까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불었다. 이에 고등학교 졸업 후 철이 든 정민 씨도 어머니를 도와 생계를 위해 취업에 나섰다. 정민 씨는 어머니의 지인을 통해 택배기사로 취직했고 어렵게 구한 직장인 만큼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똑같이 일해도 같은 조건의 직원들보다 임금이 적었고, 승진도 늦었다. 직원들은 어수룩한 정민 씨를 얕잡아 보고 폭언,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 그때부터 생긴 우울증은 지금까지 정민 씨의 몸을 해치고 있다. 우울증이 심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수차례 손목에 칼을 댔고, 병원에서는 격리병동 입원을 권할 정도였다.

"바깥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 아들 나름대로는 온 힘을 다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상처가 컸어요. 제가 없는 사이 아들이 나쁜 선택을 해 잘못되기라도 할까 봐 늘 곁에 붙어 있어야 해요."

◆막막한 치료비와 생활비

우울증이 생긴 뒤 정민 씨는 어린 시절부터 앓아오던 당뇨, 폐렴 증세가 더 심해졌다.

당뇨를 앓고 있는 데도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지금 정민 씨의 몸은 성한 곳이 없다. 발가락에 난 상처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발꿈치와 발가락이 괴사했고 눈에는 녹내장이 생겼다. 심장 부정맥과 폐렴까지 악화돼 조금만 걸어도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상황이다.

정민 씨와 어머니에게 나오는 기초생활급여는 한 달에 80만원 남짓. 의료급여 혜택이 되는 검사와 치료로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생활비와 치료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 달에 100만원 가까운 치료비로 매달 빚이 늘어가고 있다. 치아, 발가락, 눈 등 다른 치료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제가 사는 날까지 아들의 몸만 건강하다면 더는 소원이 없어요. 어디서라도 돈을 구해 아픈 곳을 하나하나 치료해주고 싶은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너무나 힘들어요."

※이웃사랑 계좌는 '069-05-024143-008(대구은행). 700039-02-532604(우체국) (주)매일신문사 입니다. 이웃사랑 기부금 영수증 관련 문의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구지부(053-756-9799)에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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