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인생 2막을 열어젖힌 '유도 스타' 왕기춘

2일 대구 수성구 욱수동의 왕기춘 간지 유도관 제1관에서 만난 왕기춘 총관장. 1관은 그가 은퇴 직후인 2016년 대구에 내려와 처음으로 차린 유도관이다. 김병훈 기자 2일 대구 수성구 욱수동의 왕기춘 간지 유도관 제1관에서 만난 왕기춘 총관장. 1관은 그가 은퇴 직후인 2016년 대구에 내려와 처음으로 차린 유도관이다. 김병훈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도 스타' 왕기춘(30)이 대구에서 제2의 인생을 열어젖히고 있다. 2016년 아무 연고도 없는 대구에 정착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내걸고 시작한 유도관이 만 3년이 안 되어 4관까지 늘었다. "대구가 마냥 좋다"고 말하고 다니는 왕기춘 간지 유도관의 왕기춘 총관장을 2일 오후 대구 수성구 욱수동의 1관에서 만났다.

왕기춘과 대구와의 인연은 "훈련소 동기 한 명이 대구 사람일 뿐"이랄 정도로 특별할 게 없다. 그런데도 왜 은퇴 후 대구행을 결심했을까.

왕기춘은 "어릴 때부터 대구는 유도 인기가 많으면서 동시에 유도를 잘하는 곳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병근 용인대 교수님,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경근 한국마사회 유도단 감독님 등이 다 대구분들이지 않냐"며 "은퇴 후 서울을 떠나고 싶었던 차에 대구에서 유도관을 열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야심 차게 내디딘 지도자의 길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왕기춘은 "개관 이후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내가 경험한)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은 달랐다"며 "가르치는 입장에서 내 방식을 고수하면 관생이 지쳐서 나간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후 관생의 입장에서 기술지도를 하며 운영이 차츰 나아졌다"고 했다.

현재 왕기춘의 정확한 직함은 관장이 아닌 '총관장'이다. 대구 수성구 1관, 충북 청주 2관, 대구 달성군 3관, 대구 북구 4관에 지도관장을 두고 자신은 매주 한 번씩 방문하는 식이다. 그는 "아직 저는 관장치고는 젊은 축에 속한다"며 "유도관을 돌며 관생들과 함께 매트 위에서 직접 기술을 가르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왕기춘은 2017년 개인 유튜브 채널도 개설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본격 유도채널'을 모토로 유도 기술 영상뿐만 아니라 자신의 친근한 일상도 가감 없이 내보이고 있다. 왕기춘은 "사람들에게 잊히는 게 아쉬워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 기술 방송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일상도 올리고 있는데 차후에는 '먹방'도 해보려 한다"고 웃었다.

대구 생활 4년차인 왕기춘은 현재 수성구 중동에 위치한 빌라 전셋집에 거주하며 가끔씩 서울과 본가인 전북 정읍을 오가고 있다. 아직 미혼인 그는 "언젠가 결혼한다면 대구에 집을 마련해 살고 싶다. 아이는 2~3명을 낳고 싶다"고 말했다.

왕기춘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다음 목표는 대구·경북 지역에 유도관을 10개 이상 만드는 것이다. 그는 "아직 만족하진 못하고 있다. 유도로 제 이름을 더 떨치고 싶다"며 "곧 경북 구미에 5관도 개관하는데 사람들이 유도를 쉽고 재밌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당장의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름에 봄 춘(春)이 있어서일까. 도복을 벗고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왕기춘은 봄날의 청춘처럼 여전히 혈기왕성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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