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행복북구문화재단 대현·태전도서관 ‘상반기 문화강좌 수강생 모집’

행복북구문화재단 대현·태전도서관 ‘상반기 문화강좌 수강생 모집’

행복북구문화재단(상임이사 이태현) 대현·태전도서관에서 '2021년 상반기 문화강좌' 수강생을 16일부터 모집한다. 도서관별로 진행되는 이번 강좌는 지역주민들의 여가 선용과 평생학습을 위하여 3월 2일부터 6월 2일까지 12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2개 도서관에서 다양한 역량개발을 위해 대상별 연령에 맞춰 성인, 초·중등, 유아 강좌당 10~15명, 총 26개 강좌 319명을 모집한다. 대현도서관은 성인 대상으로 '문학 치료를 활용한 포토 에세이 쓰기' '책 속의 감성적인 글귀를 담는 붓펜 캘리그라피' 등을 개설한다. 또한 초등 강좌로는 '씨앗동화' '주제가 있는 창의적 극놀이' 등을, 유아 강좌는 '동화 속 놀이터로 팡팡' '콩닥콩닥 신나는 책놀이' 등 모두 12개 강좌 147명을 모집한다. 한편 태전도서관에서는 성인강좌 '우리아이에게 멀티동화 들려주기' '생활자수-바늘 꽃 그리다' 등과 초등강좌 '생강빵 그림책 논술' '영어그림책 놀이터' 등을 개설한다. 또한 유아강좌 '영어그림책 spot과 함께하는 흔한 일상 회화' 등 총 14개 강좌 172명을 모집한다. 참가 희망자는 16일부터 각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 신청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공지사항을 참고하거나 각 도서관(대현 053-320-5173, 태전 053-320-5182)으로 문의하면 된다. 도서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생활방역 체계를 준수해 최대한 안전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민들의 여가 활용 및 평생학습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2021-02-14 16:03:15

2021년 한국시인협회상 이태수 시인 수상

2021년 한국시인협회상 이태수 시인 수상

한국시인협회(회장 나태주)가 이태수 시인의 시집 '유리창 이쪽'을 수상작으로 정하고 이태수 시인을 2021년 한국시인협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태수 시인은 지난해 시집 '내가 나에게'로 제35회 상화시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근에는 열일곱 번째 시집 '꿈꾸는 나라로'와 다섯번째 평론집 '현실과 초월'을 써냈다. 시상식은 다음달 27일(토) 오후 4시 '문학의 집·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2021-02-09 13:46:26

대구시인협회 30년사 '대구의 詩, 시공을 관통하는 화살' 발간

대구시인협회 30년사 '대구의 詩, 시공을 관통하는 화살' 발간

대구시인협회가 30년사 '대구의 詩, 시공을 관통하는 화살'을 발간했다. 대구시인협회는 1991년 창립, 현재 240명의 회원을 가진 문학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0년사에는 사진으로 본 대구시인협회 30년을 비롯해 특집 좌담 '대구시협 30년 역할과 책무, 그리고 전망' 등이 실렸다.윤일현 대구시인협회 회장은 발간사에서 "대구 시단은 인적 자원이 풍부하고 생산된 작품의 스펙트럼 또한 매우 넓다. 다가올 30년을 내다보며 시인의 사명과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30년사가 시단을 이끌어 갈 젊은 시인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한편 시협은 30년사 발간과 함께 연간작품집 '대구의 시' 30호도 펴냈다.

2021-02-08 11:57:33

'대구의 기업, 대구은행과 대구백화점' 연구서 발간

'대구의 기업, 대구은행과 대구백화점' 연구서 발간

대구의 대표기업으로 꼽히는 대구은행과 대구백화점의 역사를 통해 대구의 현실을 짚어보는 연구서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교육시민단체인 대구교육누리가 최근 '대구의 기업, 대구은행과 대구백화점'라는 제목의 단행본을 낸 것이다. 부제가 '기업으로 본 대구 정체성'이다.대구교육누리는 발간사에서 "대구에 소재하는 업종별 대표 기업들을 개괄하여 살펴본 다음 그 중에서 특히 대구를 대표하는 기업인 대구은행과 대구백화점을 특정해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봄으로써 대구의 정체성과 연계시키는 작업을 시도했다"고 밝혔다.이들은 책을 통해 대구의 경제 지표 일부에서 우려되는 점이 있지만, 대구시민들이 어려울 때마다 시대의 전환점을 만들고 추진동력을 제공했듯, 대구의 미래를 보다 슬기롭게 설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71쪽. 비매품. 053)803-2827

2021-02-08 11:57:13

[문득 동네책방]강북지역 문화사랑방 노리는 ‘치우친 취향’

[문득 동네책방]<6>강북지역 문화사랑방 노리는 ‘치우친 취향’

'치우친 취향'이라는 이름에서 짐작은 했다. 책방지기의 취향이 한껏 반영된 책방일 것이라고. 펼친 책 크기의 간판을 가까이에서 보자 확신으로 바뀌었다. '치'가 지나치게 치우쳐 왼쪽으로 90도 누워있다. 대구 북구 학정동에서 강북지역 문화사랑방을 노리는 동네책방, '치우친 취향'이다.동네책방이니까, 십분 양보해도 좁긴 좁다. 덕분인지 책방 내부 향기가 밀도 높다. 커피를 마시러 마스크를 내리자 부유하던 책 향기와 커피향이 결합해 콧속으로 치닫듯 훅 들어온다.광고홍보를 전공한 책방지기 정예림(29) 씨는 지난해 5월 이곳의 문을 열었다. 회사 생활을 하며 번 돈을 모조리 여기에 투자했다. 자신의 미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나이가 더 어릴 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책방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나면 또 하고 싶은 일들이 줄줄이 생길 것 같았다"며 "취향을 존중해주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회사 생활은 함께 하는 것인데 혼자가 편했다. 그게 내 취향이었다. 혼밥을 좋아함에도 혼밥을 할 수 없는 상황들이 불편했다"고 했다.개인적인 욕망도 거들었다. 책을 읽다가 흥미를 느꼈고 동네책방과 독립출판을 알게 됐고, 날 것 그대로의 생동감을 느꼈다고 했다. 연쇄적 욕망의 분출, 그리고 실현이었다.그는 동네책방을 열기 전에 철저한 벤치마킹에 나섰다고 했다. 다른 지역에 놀러가면 무조건 동네책방에 들렀다는 것이다. 강릉 '한낮의 바다'라든가, 제주 '라바북스', 대구 '더폴락' 같은 곳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이곳에도 제주도에서 발행되는 잡지 'iiin'이 보인다. 정 씨는 "제주도에 대한 로망이 강했는데 책방에서 제주도 느낌 나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해서 가져다 놓은 거"라고 했다.독립출판물들이 유독 많다. 특이한 소재와 주제의 책들이 고개를 내민다. '신춘문예 낙선집'에 눈길이 간다. 수년간 신춘문예에 도전했으나 낙방한 작품만 모아 펴낸 책이다. 엄연히 소설책 코너에 꽂혀 있다. 봉춤을 다룬 책, 도박을 소재로 한 책도 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여러 필명으로, 이러저러한 소재로, 특이하고도 발랄한 아이디어로 책을 만들고 있었다.책방지기의 취향은 계란으로 표출된다. 시그니처 코너인 '계란존(zone)'이다. 계란처럼 생긴 판형의 책이라든지, 계란을 재료로 빵과 과자를 만드는 레시피가 담긴 책 등 계란과 관계된 거라면 뭐든이다. 어엿하게 상석을 차지하고 있다.누런 봉투 안에 책을 넣어 책이 뭔지 숨바꼭질하듯 내놓은 블라인드북, 편지봉투에 책이 담긴 편지 같은 책도 있다. 치우친 취향의 집합소답다. 책방지기 정 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손님들과 교류, 지역의 사랑방 역할"이라고 했다. 자주 하진 못했지만, 어수선한 코로나 시국이 야속했지만, 지난해에도 작가 초대 강연과 독서모임 등을 진행했다고 한다.

2021-02-08 11:56:54

[책] 힐링의, 전원의 시골 말고 진짜 시골… '성공한 사람'

[책] 힐링의, 전원의 시골 말고 진짜 시골… '성공한 사람'

21세기 농촌의 사관이고 싶었다는 김종광 작가의 소설집이 '성공한 사람'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다.열한 편의 단편소설이 실렸다. 책을 많이 읽는 중학생이 책을 많이 읽으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게 맞는지 전수조사에 나선다는 내용의 원제 '독서실태조사'를 개제한 '성공한 사람, 훌륭한 사람'이 표제작이다. 하지만 입소문을 제법 탄 작품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당산뜸 이웃사촌'은 신동엽 50주기를 기념해 2019년 나온 신작소설집에서, 장면 하나하나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채록한 듯한 '보일러' 역시 2019년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존재감을 알린 작품이다.'보일러'는 르포문학이라 불려도 무리가 없을 수작이다. 순우리말을 많이 쓴 작품으로도 분류된다. 근자에 나온 김연수 작가의 '일곱 해의 마지막'에 버금간다. '에멜무지로, 종애 곯리다, 사분대다, 가뭇없다, 생게망게하다, 으르딱딱대다, 무르춤하다, 겉볼안, 아퀴…''일곱 해의 마지막'은 작중 배경이 이북인데다 1950년대라 검색하기 바빴다지만, '보일러'를 보노라면 보일러 A/S 기사가 보일러 부품을 하나씩 살피듯 해야 한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이 새로운 단어들로 채워지며 검색의 수고가 늘수록 읽는 풍미는 깊어진다. 아귀가 착착 맞아 들어가는 작가의 필력 덕에 중도포기도 쉽잖다.줄곧 충청도 사투리로 짜인 소설 속 인물들의 대화는 외려 이해하기 쉽다. 가끔 충청도 개그코드도 툭툭 튀어나온다."회장님댁이 엎어지면 코 닿을 데지만 구십 늙은이가 되니께 지우 부엌 옆 화장실 갈 때 걷는 것도 죽기 살기로 걸어야 되는디 은행(은행나무 열매를 지칭, 편집자 註)을 워칙히 날라유. 차라리 무덤 들어가라고 하셔유.('당산뜸 이웃사촌' 中)"나 "한 게 왜 없어? 엄청 놀러 다녔잖아. 글케 지성으로 관광에 참석하는 이장들은 첨 봤어. 대동여지도를 만들라고 그랬나.(여성 이장 탄생기 中)" 같은 기습이다. 사전을 '솔찬히' 뒤적여야 하는, 전라도 사투리 중심의 조정래 작가 대하소설급 고난도는 아니다.단편소설 모음집이지만 열한 편의 소설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모두 안녕시 육경면 역경리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앞서 본 작품의 주연이나 조연이 나머지 작품에서 역할이 바뀌고 카메오로 등장한다. 정세랑 작가의 '피프티피플'과 언뜻 비슷하다.소설 전체를 일관되게 끌고 가는 힘은 작가의 적극적 참견에서 나온다. 천명관 작가의 '고래'에서 본 기시감이다. 판소리 속 아니리에 비유하면 알맞다. 다만 '고래' 속 작가의 개입에 비하면 짧은 길이다. 초단타 개입이다.이를테면 "역경리 최고 부자로 통하는 큰면장의 막내딸 팔방미가 상고(정보과학고로 바뀐 지가 어언 십수 년이건만 여전히 상고 소리를 들었다) 아니면 고등학교에 안 가고 검정고시 치르겠다고 나대는 것은…(성공한 사람, 훌륭한 사람 中)"에서처럼 괄호 속 부연설명을 넣는다든지, "더 복잡한 얘기 해봐야 직구, 커브, 슬라이더 모르는 이가 프로야구중계 듣는 거나 마찬가지일 터, 결론만 전하자면 한 달 후 이장 선거를 하기로 했다.(여성 이장 탄생기 中)"와 같은 중재자적 정리에 나서는 식이다. 흥미로운 서술 방식이기도 하지만 농촌의 사관 역에 충실하려 했던 작가의 의도로 읽힌다.작가는 충청도 사투리가 진한 보령 출신으로 '텔레비전에 비친 힐링의, 치유의, 전원의, 체험의, 먹방의, 자연의 농촌과 다른 시골의 현재를 직시하는 시골소설'을 실록처럼 적어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 235개 시군에 없는 게 지극히 당연한 안녕시는 충남 보령의 익명이라 풀이하면 되겠다. 350쪽, 1만4천500원

2021-02-06 06:30:00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수능엄경(首楞嚴經)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수능엄경(首楞嚴經)

경북대 도서관 5층에 가면 고서실이 있다. 여기에는 고서 6만4천388권과 다량의 고문서가 보관되어 있는데, 전통시대 우리 선조들의 지식들이 어둠 속에 갇혀 있다. 시대가 많이 바뀌어 이미 박제된 것도 있지만, 여전히 삶의 지혜가 번뜩이는 것들도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거의 볼 수가 없으므로 이것은 하나의 전시물에 불과하다. 안타까운 마음을 지니고 고서의 새로운 가치를 생각하면서 나는 고서실 계단을 오른다.고서실에는 읽기도 힘이 드는 '백지은니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白紙銀泥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 권10이 있다. 도합 10권 가운데 마지막 권이다. 이 책은 1963년 1월 21일 대한민국 보물 제271호로 지정되었으니, 이른 시기부터 경북대 도서관은 보물을 품게 되었다. 병풍처럼 펼쳐볼 수 있도록 제작된 이 책은 이방한(李邦翰)이 1365년(고려 공민왕 14)에 베껴 쓴 것이다. 돌아가신 어머니 이 씨의 명복을 빌기 위함이었다.저 긴 제목의 책이름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 '백지은니'에서 백지는 사실 마지(麻紙)인데 삼베로 된 종이에 은가루를 아교에 개어 썼다는 말이다. '대불정'은 위대하여 위가 없는 불법의 세계요, '여래밀인'은 부처의 은밀한 가르침이며, '수증요의'는 닦아서 깨달음을 성취한 궁극의 참뜻이다. 그리고, '제보살만행'은 여러 보살들의 수많은 이타행(利他行)이고, '수능엄'은 최상의 견고한 불성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슈람가마(śūraṃ-gama)'를 음역한 것이다.경전의 제목이 너무 길어 '대불정수능엄경', '수능엄경', '능엄경' 등으로 줄여서 부르기도 한다. 위대한 부처의 은밀한 가르침을 닦으며 깨달음을 성취하는 갖가지의 이타행을 보여서 우리의 본래 모습인 불성을 완전히 드러낸 경전이 바로 '수능엄경'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불교 강원에서는 불제자들이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경전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모든 승려는 보살을 거쳐 부처가 되기를 염원하면서 이 경전을 읽었던 것이다.나는 특별히 '제보살만행'이라는 다섯 글자를 주목한다. 만행은 만 가지의 수행으로 고행이나 참회, 희사나 기도 등 불교도나 수행자들이 지켜야 하는 여러 가지 행동이다. 이 세상의 수많은 일 가운데 수행 아닌 것이 없기 때문이다.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 하였던가. 깨달음으로 들어가는 데는 일정한 문이 없다. 참선을 하거나 경전을 공부하는 것만이 그 길이 아니고, 걷기나 운동하기, 설거지나 마당 쓸기 등도 모두 수행에 해당한다.경북대 도서관의 '수능엄경', 이것을 쓴 고려사람 이방한을 다시 생각한다. 그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은을 갈아 이 경전을 베껴 썼다고 했다. 어머니가 극락에서 왕생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말이다. 그 마음이 바로 불성이며 보물이다. 이로 볼 때 도서관에만 보물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가 보물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 보물을 불교식으로 불성이라 해도 좋고, 유교식으로 천리라 해도 좋다. 그것은 찾으면 빛나고 찾지 않으면 사라진다. 87세 노모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은니로 불경이라도 베껴볼 일이다.정우락 경북대 교수·도서관장

2021-02-06 06:30:00

[내가 읽은 책] 스스로에게 주는 위로

[내가 읽은 책] 스스로에게 주는 위로

라틴어 수업(한동일 글/ 흐름출판 /2018)당신이 잘 계신다면, 잘되었네요. 나는 잘 지냅니다.Si vales bene est, ego valeo.라틴어인 이 문장은 로마인들이 편지를 쓸 때 애용한 첫 인사말이라고 한다. 코로나19로 사람을 만나기가 힘들어진 이 때 전하고 싶은 인사이기도 하다.이 책의 저자는 한국인 최초이고 동아시아 최초라는,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 변호사이다. 서강대에서 라틴어 강의를 진행했었는데 매우 인기가 좋아 다른 학교 학생들뿐 아니라 일반 청강생까지 늘 만원이었다고 한다. 한 신문에 소개돼 책으로도 출판되었는데 100쇄가 넘었다고 하니 그 내용이 무척 궁금했다.지금은 잘 쓰이지도 않고 공부하기도 힘들다는 라틴어에 왜 그렇게 관심이 많을까?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단순히 라틴어만 가르친 게 아니라는 것을. 라틴어를 모어로 가진 많은 나라의 역사, 문화, 종교, 철학을 함께 다루며 무엇보다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수업이었던 것이다."사실 언어 공부를 비롯해 대학에서 학문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양적으로 늘리는 것이 아니라 '틀을 만드는 작업' 입니다. 학문을 하는 틀이자 인간과 세상을 보는 틀을 세우는 것이죠. 쉽게 말하면, 향후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알고, 그것을 빼서 쓸 수 있도록 지식을 분류해 꽂을 책장을 만드는 것입니다."(28쪽)라틴어 공부가 어려운 만큼 공부에 관해서도 상당 부분 써놓았다. 로마 유학 중에 겪었던 어려움이나 좌절, 또 자신과의 소통을 경험하며 이겨낸 과정 등을 적고 공부를 해야 하는 본질적인 목적에 대해서도 잊지 않고 일깨워 준다."학문을 한다는 것은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앎의 창으로 인간과 삶을 바라보며 좀 더 나은 관점과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 점이 바로 '우리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배운다'라는 말에 부합하는 공부의 길이 될 겁니다."(56쪽)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하는데,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이 글들은 필요하다.책 마지막 부분에 제자들의 편지가 실려 있다. 라틴어만 배웠던 것이 아니라 인생을 되돌아보고 삶이 소중하고 가치 있다는 것을 배운 기회였다고 진심을 담아 감사함을 전했다.이 또한 지나가리라!(혹 쿠오퀘 트란시비트!) 사람들이 특히 힘들 때 많이 떠올리는 문구의 라틴어 발음이다. 세상에 지나가지 않는 것이 무엇이고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냐고 물으며 사람은 유구한 시간 속에 잠시 머물다 갈 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라틴어 명구 중에는 희망과 관련된 것도 많다.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숨 쉬는 동안 나는 희망한다' 등.로마법에 젊은이를 가리키는 나이대가 만 20세부터 만 45세까지라는데, 그 나이가 지났다 할지라도 배움과 희망은 여전히 추구해야 할 일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과 함께. 이 책은 스스로를 따듯하게 바라보도록 해준다.신복순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2021-02-06 06:30:00

[책]쌀 재난 국가

[책]쌀 재난 국가

쌀 재난 국가/ 이철승 지음 / 문학과 지성사 펴냄 '한국인은 어떻게 불평등해졌는가'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쌀', '재난', '국가'가 서로 조응하며 만들어낸 벼농사 체제의 유산들이 어떤 제도들을 통해 현대를 사는 우리 삶에서 발현되고 우리 자신을 규정하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한 저서다.불평등 구조의 진화 과정을 한반도에서 고대국가가 형성되는 시기부터 현재의 코로나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훑어 내려오며 '벼농사 체제'라는 동아시아 쌀 경작 문화권에서 발전한 제도들이 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그 제도들이 오늘날 한국 사회의 위계와 불평등 구조를 어떻게 형성했는지를 수많은 자료 수집과 데이터 분석에 근거하여 흥미진진하게 써내려간다. 저자는 특유의 통찰과 독창적인 분석 틀로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 차별, 학벌주의, 연공서열과 여성 배제의 구조, 부동산 문제 등 현대 한국 사회에 심각한 분열과 구조적 위기를 일으키는 많은 문제들이 벼농사 체제의 유산들과 긴밀하게 맞닿아 있음을 밝혀낸다.이 책은 프롤로그를 비롯해 총 6장으로 구성돼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벼농사 체제의 긍정적·부정적 유산들을 일곱 가지로 정리했다. 1장 '동아시아 국가의 기원'에서는 한반도의 고대 및 전 근대 국가 2천 년 동안 벼농사 체제하에서 재난 극복 및 구휼 시스템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통계자료를 통해 분석했다. 2장 '벼농사 생산체제와 협업-관계 자본의 탄생'에서는 벼농사 체제의 협업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로 인해 어떤 심리 구조가 탄생하는지를 다룬다.3장 '코로나 팬데믹과 벼농사 체제'에서는 재난 시기 이 협업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해 재난을 극복하는지에 관한 사례 연구로, 현재 우리가 통과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국가별 대응 시스템을 분석했다. 이어 4장 '벼농사 체제와 불평등의 정치심리학'에서는 벼농사와 밀농사 체제에서 불평등은 어떻게 형성되고, 불평등에 대한 인식 구조는 어떻게 다른지, 그에 따른 불평등의 결과가 서로 어떤 차이를 빚어내는지를 비교·분석했다.5장 '연공제와 공정성의 위기'에서는 벼농사 체제의 가장 중요한 제도적 유산인 '연공제'를 분석하되 그것이 어떻게 '세대 네트워크' 및 '인구구조'와 섞이고 조응해 오늘날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 차별, 여성 배제의 구조를 초래하는지를 이야기한다.6장 '벼농사 체제의 극복'에서는 연공제를 통해 청년 일자리 위기와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기에 대한 진단과 함께 대안을 제시한다. 384쪽, 1만7천원

2021-02-06 06:30:00

[책]장자와 탈현대

[책]장자와 탈현대

장자와 탈현대/ 이승연·정재걸·홍승표·이현지·백진호 지음/ 살림터 펴냄 부와 명예, 권력, 미모, 건강 등은 현대인들이 외견상 가장 바라는 삶의 욕망들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어느 한 순간 '훅'하고 사라질 수 있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어떤 구속에도 얽매지 않는 절대자유의 경지는 뭘까? 장자는 이에 대해 소요유(逍遙遊)란 참나를 만나는 삶의 기본을 탄탄히 할 때 누릴 수 있다고 충고한다.고전이 고전일 수 있는 까닭은 현재의 삶이 녹록치 않을 때 지침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많은 우화와 촌철살인의 말로 삶의 헛된 의식의 맹점을 바늘로 콕하고 찌르듯 지적해온 장자를 통해 현대인들의 모순과 허위의식을 지적하고, 참된 삶의 지혜를 드러내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현대는 분명 인간 이성에 대한 믿음과 과학기술의 발달이 만들어낸 풍요로운 시대이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유토피아적 생각보다 어두운 먹구름이 먼저 다가오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인공지능에 대한 인류의 몰락이 회자되는가 하면, 당장 눈앞에 펼쳐지는 기후변화나 대구오염 등 자연재해와 지구촌 부의 극심한 양극화,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19의 창궐 등은 미래를 생각할수록 혼란스럽기만 하다. 따라서 '현대'가 파국으로 내달리면 현대적 방법으로는 '현대'를 극복할 수 없다. 새로운 희망적 세계는 '탈현대'로부터 답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저자들은 그 '탈현대'의 이정표로 장자의 사고를 통해 온갖 대립이나 분열을 이겨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른바 도(道)에 대한 통찰, 즉 이 마음을 '다 타 버린 재처럼, 또 죽은 고목처럼 다스려 '나'에 뿌리를 둔 저 욕망을 잠재우는 것이야말로 차안을 넘어 피안에 있는 절대 경지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어떤 불행이 닥쳤을 때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원망하는 까닭은 사람들이 하늘 길을 피하고 자연스러운 감정을 등지며 하늘로부터 받은 본성을 도피하였기 때문이다. 하늘이 내린 벌을 장자는 하늘에 묶여 매달림(帝之縣)이라고 불렀고, 벌에서 벗어남을 하늘의 묶임에서 풀려남(帝之縣解)라고 하였다.'(본문 53쪽)어떤 상황이나 불행이 있어도 그 무엇에 매달려 원망하기보다 스스로 그러함을 드러내어 하늘의 묶임에서 풀려날 수 있다면 누가 그에게 눈곱만큼의 상처라도 줄 수 있을 것인가? 이제부터라도 겉모습을 꾸미기 위해 삶을 더 이상 허비해선 안 되겠다. 420쪽, 2만1천원

2021-02-06 06:30:00

[책CHECK ] 레스큐

[책CHECK ] 레스큐

레스큐 / 김강윤 지음 / 리더북스 펴냄 타인의 위험을 자신의 위험으로 돌려세우고 오로지 자신과 동료의 숨소리에만 의지한 채 자칫 돌아올 수 없는 죽음의 현장으로 걸어들어가는 이들이 있다. 바로 '소방관'이다.이 책은 '살려야 했고, 살아야 했던' 14년 차 현직 119 구조대원의 기억 속에 각인된 처절한 삶의 현장 이야기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소방관이라는 직업과 구조현장의 이야기 38편이 소개되고 있다. 현대인들이 스스로 보호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위험을 온전히 무릅쓰고 일을 해야 하는 소방관들의 심정도 세심하게 표현했다.저자는 "죽음이라는 고통은 누군가에게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며 "매년 10명 이상 순직하는 소방관의 삶을 부디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336쪽. 1만6천원

2021-02-06 06:30:00

[책CHECK] 사물에 말 건네기

[책CHECK] 사물에 말 건네기

경북대 교수인 박현수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다. 옷걸이, 안경, 스마트폰, 빨래집게, 내비게이션, 신용카드 등 어디에나 있지만 쉽게 느끼지 못하고 보지 못한 사물들의 세계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여러 모습을 시로 형상화하고 있다.상품으로 구체화된 사물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삶의 중요한 구성 요소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흔하디흔한 사물들과 이래저래 관계 맺고 있다. 그렇기에 사물들은 우리의 삶을 보여 주는 매개체일 수 있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이해하는 한 방편일 수 있다.사물로부터 사랑의 힘을 발견하고 이 힘에 정동되면서 까르르 웃는 일은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가 세계를 다시 사랑하면서 관계 맺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시인의 사물 시가 지향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101쪽. 8천원

2021-02-06 06:30:00

[책CHECK]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

[책CHECK]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

초판 한정 보랏빛 시집 커버가 유려하다. 북데코레이션에도 제법 잘 어울릴 책이다. 겉만 화려한 게 아니다. 담긴 시들도 속칭 '갬성'을 한껏 자극한다.가수이자 시인인 정현우가 펴낸 첫 번째 창작 시집이다. 동주문학상 수상작인 '슬픔을 들키면 슬픔이 아니듯이'를 비롯해 시 68편을 실었다. 등단 6년 만에 펴내는 첫 시집에서 시인은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과 존재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되묻는다.정 시인은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2019년 제4회 동주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가수로서도 지난해 '아름답고 쓸모없기를'이라는 앨범을 내놓기도 했다.그는 첫 시집을 엮으며 "호명받지 못하고 소외받는 존재들을 대신해 말해주고 싶었다. 무엇보다 가난에 편을 들어주고 싶었던 마음이 강했다"고 했다. 153쪽. 9천원

2021-02-06 06:30:00

[책CHECK] 백초당 아이

[책CHECK] 백초당 아이

201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정순희 동화작가가 장편동화 '백초당 아이'를 냈다. 일제강점기 대구 약령시의 한약방 백초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한의학을 배우는 13세 소년의 이야기가 150쪽 분량의 장편동화로 펼쳐진다. 백초당 한약방은 실제로 약전골목에 있는 약방의 이름이다.약령시를 배경으로 한 동화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독립을 위해 힘쓰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 약령시는 독립운동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고 연락책을 맡았다 폐쇄된 역사를 갖고 있기도 하다. 그렇기에 동화 '백초당 아이'에는 역사동화에 가깝다.작가는 머리말에서 "이 글을 읽는 친구들도 자랑스러운 역사의 현장에 주인공이 되어 주면 좋겠다. 그래서 또 다른 '백초당 아이'가 나타난다면 기쁠 것 같다"고 적었다. 151쪽. 1만2천원

2021-02-06 06:30:00

[책] 톨스토이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

[책] 톨스토이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

톨스토이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 톨스토이 지음/ 최재목 (역주) 옮김/ 21세기문화원 펴냄 국가에 법과 법령이 많이 있을 때 범죄자가 늘어난다.여기에서 성자가 다음과 같이 가르친다."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백성들은 더 좋아진다.""내가 조용하면, 백성들은 공정해진다.""나에게 어떤 욕망도 없으면, 백성들은 단순해질 것이다."(제57장 232쪽)톨스토이·고니시 공역의 러시아어판 '노자 도덕경ЛAO-CИ TAŎ-TE-KИHГЪ'(레닌도서관 소장)을 처음 한글로 번역하고 주해한 책이다. 1913년 모스크바 피차트노에젤라출판사에서 발간된 러시아 최초의 '노자 도덕경' 완역본을 국내 처음으로 번역·해설했다.동양인이 아니라 유럽인의 관점에서 본 '노자 도덕경'은 좀 다른 면모를 갖는다. 더욱이 톨스토이는 자신의 비폭력 평화주의라는 관점에서 '노자 도덕경'의 본문과 달리 과감하게 윤문하거나 생략하기도 했다. 생소하거나 의아해할 대목이기도 하지만 톨스토이·고니시 공역의 러시아어판이 갖는 매력이거나 특징이기도 하다. 톨스토이는 번역을 통해 그의 사상을 전개해 나가며 확인하고 있었던 셈이다. 노자의 무위無爲 사상은 톨스토이의 '비폭력 무저항주의'에 큰 영향을 미친 만큼, 러시아 완역본 '노자 도덕경'에 톨스토이의 숨결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이런 장점과 매력을 보다 생생하게 대조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애초 톨스토이·고니시가 '노자 도덕경'을 번역할 때 저본으로 삼았을 81장 체제 왕필본(王弼本) '노자 도덕경'을 대비시켜 번역한 것도 특징이다. 왼쪽엔 톨스토이·고니시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의 한글 번역을, 오른쪽에는 81장 체제 왕필본 '노자 도덕경'의 한글 번역을 대비시켰다.아울러 원문의 미주 '세르게이 니콜라예비치 두릴린С.Н. ДУРЫЛИНЪ의 각 장 해설'도 번역해 붙였다. 또 부록으로 포포프·톨스토이가 선역한 '노자 도덕경'의 서문(톨스토이 씀)과 본문을 완역해 실기도 했다.영남대 철학과 교수인 옮긴이 최재목은 일본 츠쿠바筑波대학원에서 문학석사·박사학위를 받았고, 도쿄대·하버드대·베이징대·라이덴대 등에서 연구했다. 옮긴 책으로는 '노자'(초간본) 등이 있고, 저서로는 '동아시아 양명학의 전개'(일본어판, 대만·중국어판, 한국어판), '상상의 불교학' 등이 있다. 456쪽. 3만7천원

2021-02-06 06:30:00

[책]우리 시누이야

[책]우리 시누이야

상희구 시인이 아홉 번째 대구달성시지(大邱達城詩誌) '애조글재조글 잔소리만 해쌓는 우리 시누이야'(이하 '우리 시누이야')를 냈다. 2010년부터 시작해 총 10집을 목표로 삼은 시인은 이 책을 내면서 구부능선을 넘은 셈이다.시인의 글이니 시집이라 짐작하겠지만 통상의 시집 두께도 아닐뿐더러 시인의 자작시로 보이는 건 30편 정도다. 300쪽이 넘는 두툼한 책에는 대구달성의 민요가 절반을 차지해 구술채록자나 언어학자의 기록으로 보인다. 시인은 각 민요에 해설을 달아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우리지역 사투리 관용어를 시의 형식으로 쓴 것도 제법 된다. 예컨대 '희득서거리하다'는 시를 보면, 그냥 할매할배들 사투리를 그대로 갈아넣은 듯하다."참 오랜만에 / 아들네미 집에 나들이 온 / 시에미 얼굴이 / 우째 시주구리하다 / 아들 녀석 낯짝을 보이 / 희득서거리항 기이 / 에비빠져가아 / 매린도 없어 뷔능 기라"시인은 주석으로 희득서거리하다=얼굴이 다소 축이 나거나 여위거나 해서 부스스한 모습. 시주구리하다=못마땅하거나 불만이 쌓인 모습. 매린도 없다=몹시 여위거나 몰골이 초라할 때 쓰는 말이라고 해설을 달아뒀다.우리지역 앞산, 함지산, 와룡산 등을 소재로 삼은 시 30편이 300쪽이 넘는 인문지리서를 마무리한다. 314쪽. 1만2천원

2021-02-05 11:58:50

2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교보문고)

1.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염승환·메이트북스)2.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팩토리나인)3. 2030 축의 전환 (마우로 기옌·리더스북)4.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와이즈베리)5.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윤재수·길벗)6. 돈의 시나리오 (김종봉·다산북스)7. 해커스 토익 기출 보카 (데이비드 조·해커스어학연구소)8. 트렌드 코리아 2021 (김난도·미래의창)9. 아몬드 (손원평·창비)10.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박완서·세계사)

2021-02-05 11:35:16

국내 첫 대학생 SF소설 공모전… 서울대 박경만 씨 '식(蝕)' 당선

국내 첫 대학생 SF소설 공모전… 서울대 박경만 씨 '식(蝕)' 당선

국내 최초로 열린 대학생 SF소설 공모전, '포스텍 SF 어워드'에서 경북대 물리학과 2학년 이하진(필명) 씨가 '어떤 사람의 연속성'으로 단편소설 부문 대상을 받았다. 미니픽션 부문에는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2학년 박경만 씨가 '식(蝕)' 외 1편으로 수상작에 선정됐다. 단편소설 당선자는 500만원, 미니픽션 당선자는 3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이공계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첫 SF소설 공모전이었기에 시작부터 이목을 끌었다. 특히 2019년 포스텍 출신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촉발한 SF소설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도 한몫했다.이번 공모전을 주최한 '포스텍 소통과 공론 연구소'는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작품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단편소설 부문에 85편, 미니픽션 부문에 98편의 작품이 도착했다. 김민정 포스텍 소통과 공론 연구소장은 "더 많은 이공계 전공자들이 한국 SF의 미래를 함께 일구자는 목표로 시작한 공모전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했다.포스텍 출신이기도 한 김초엽 작가는 이번 공모전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박상준 한국SF협회장, 정보라 작가 등 3명의 심사위원이 예심과 본심을 통합해 작품들을 평가했다.심사를 맡은 김초엽 작가는 포스텍 소통과 공론 연구소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이공계 전공 출신이 과학소설을 쓸 때 가질 수 있는 강점이라고 한다면 과학이나 기술 묘사에서의 디테일이지만 동시에 과학지식 때문에 상상력에 제약을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단편소설 부문 가작에는 카이스트 전산학부 석사과정 황수진 씨의 '구멍'이, 미니픽션 부문 가작에는 서울과학기술대 전자공학과 석사과정 이한나 씨의 '기술이 사람을 만든다' 외 1편이 선정됐다.포스텍 SF 어워드 수상작들은 동아시아 출판 허블에서 소설집 형태로 올해 출간될 예정이다. 포스텍 소통과 공론 연구소는 올해 하반기에도 포스텍 SF 공모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2021-02-04 02:12:09

[책]나는 암으로 죽지 않았다

[책]나는 암으로 죽지 않았다

"암(癌)인데요."암은 죽음의 공포다. 염라대왕의 소환 알림장이다. 암이 아니라고 부정도 해 보지만 눈으로 암을 확인하는 순간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한다. 다시 한 번 생명의 기회를 달라고 하늘에 떼도 써 본다. 이때부터 마음은 재탄생하고 심장은 생명의 싹을 다시 틔운다.한의사 이재준이 암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쓴 책이다. 속칭 멘붕에서 벗어나야한다는 메시지다. 마음과 육체는 둘이 아니라 하나다. 마음과 육체를 훼손하는 것은 존재에 대한 모욕으로 生이 아니라 滅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마음의 고통은 육체가 무너지는 소리라고 말한다.그러면서 마음과 육체가 어긋나면서 생긴 불순물이 암이라고 꼬집는다. 암은 죽음의 공포가 아니라 神이 심장에 보내는 경고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환기시킨다.

2021-02-02 11:57:19

[문득 동네책방] 고양이의 마중 '심플레이스'

[문득 동네책방] <5>고양이의 마중 '심플레이스'

최근 들어 카페골목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대구 신세계백화점 남쪽 주택가 초입에 '심플레이스'라는 동네책방이 있다. 대로변에서 가깝지만 입구가 눈에 금방 뜨이진 않는다. 무언가를 파는 공간으로는 악조건이다. 지하 1층인데다 입구는 성인 남성 1명이 들어가면 알맞을 폭이다. 'book store'라 쓰인 작은 형광등을 보고 입구를 찾는다.계단을 조금씩 내려갈수록 쿵짝, 쿵짝 2박자 비트 시티팝이 흘러 들어왔다 빠져나간다. 청각이 먼저 반응하는 안정감이다. 이내 확 트인 지하 1층 서점 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꼬리를 세운 고양이 두 마리가 손님을 맞는다.지난해 9월 문을 열었다. '심플레이스'는 한자 '心'와 영어 'place'의 합성어다. '마음 놓는 곳'이라 풀이해도 제법 어울린다. 줄여서 '심플책방'이라고도 부른다. 단순한, 가벼운, 홀가분한… 어떤 뜻으로 풀이해도 입에 붙는다.책방지기 구연일(26) 씨는 '힐링'을 콘셉트로 삼았다고 했다. 구 씨는 칵테일과 가벼운 음료를 판다. 커피는 없다. 주변에 유명 카페가 많아 도저히 커피로는 승부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대구가톨릭대 도서관학과 학생이다. 2017년 군 제대 후 앞날에 대해 한걱정을 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북성로의 한 책방, 동네책방의 시조새라 불리는 '더 폴락'에 들렀다가 문득 힐링이 되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귀에 착착 감기던 멜로디를 유심히 들으니 일본어다. 바다를 좋아했던 당신, 이라는 노랫말이 일본어로 흘러나온다. 'Summer Whisper'라는 1980년대 일본 시티팝 장르 노래다. 군데군데 일본어가 적힌 포스터가 벽에 붙었다. 우리지역 작가인 강기탁 씨가 제작한 LP 레코드 포스터였다. 그의 작품 일부는 다른 동네서점 등에서 팔지만 그의 작품 모두를 다루는 곳은 이곳뿐이라고 구 씨는 강조했다.그는 그러면서 일본어는 하나도 모른다고 했다. 시티팝의 음색과 가벼운 리듬감이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한참 들으니 1980년대 가요도 섞여 나온다. 손님의 마음을 편하게 하겠다는 의도에 맞게 잔잔한 힐링을 소재로 한 에세이집이 많다. 구 씨는 "위로가 되는 책들을 고른다. 또 표지가 예뻐야 한다. 책은 제품이 아닌 작품이다. 책이 있으면 인테리어가 따로 필요없다"고 했다.입구에서 손님을 맞던 고양이 두 마리는 개업 초기부터 함께 했다. 손님들은 책을 사러 왔다기보다 칵테일 한 잔 마시고 '레몬'과 '라임'이라는 두 수컷 고양이와 노는 데 시간을 더 쏟는다. 마음을 내려놓고 머무는 곳이라는 네이밍에 무리가 없어 보였다.

2021-02-01 11:38:44

[책]더 똑똑한 결정을 위한 넛지

[책]더 똑똑한 결정을 위한 넛지

더 똑똑한 결정을 위한 넛지/ 랠프 L.키니 지음/ 조미현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당신이 S자 커브가 연달아 이어져 있는 경치 좋은 해안가를 낀 도로를 달린다고 치자. 문제는 커브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운전자들이 감속 경고 표시를 보지 못해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는 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당국은 커브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운전자로 하여금 감속 경고 표시를 보게 하고, 곧 이어 도로 위에 그려진 하얀 선들을 마주하게 한다. 그런데 이 하얀 선들은 처음엔 간격이 고르지만 가장 위험한 커브 구간부터는 선들의 간격이 좁아짐에 따라 속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자연히 운전자는 브레이크에 발을 올리게 되고, 커브의 정점에서 감속함에 따라 사고의 위험도 줄게 된다. 이런 경우 당신은 '넛지'(Nudge)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쿡 찌르기'란 뜻을 가진 '넛지'는 2008년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이 낸 책 이름이기도 하다. 인간의 사고방식과 사회의 작동원리에 대한 고찰과 함께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에 대한 서술로 독서계의 인기를 끌었다.이 책은 저자는 다르지만 '넛지'의 확장판이다. 사람들은 당장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선택들, 즉 어렵고 빈도가 낮으며 적절한 피드백이 제공되지 않고, 선택과 경험 간 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선택들을 마주치게 될 때 적절한 '넛지'를 필요로 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자기 통제 없이 무심하게 어떤 선택이 이뤄졌을 때 일련의 나쁜 결과들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존에 소개된 '넛지' 개념이 정부 기관이나 단체 등 권력기관이 다른 의사 결정자가 선택해야 할 대안을 제시하는 책임을 지는 결정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책의 '넛지' 개념은 자신의 결정에 어떻게 활용할지 알려준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리도록 자신에게 '넛지'하라"가 이 책의 주제다.결정 혹은 선택은 당신이 원하는 삶을 추구하는데 중요하다. 우리는 근본적인 의사결정기술을 학습하기보다 각자의 시행착오에 의해 의사결정방식을 배워왔다. 이에 저자는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저자는 '가치를 파악하고 이해하라' '대안을 창출하라' '결정기회를 파악하라' 등 결정 노하우를 알려주면서 실질적 아이디어와 절차를 제시하고 있다.저자는 현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학원 명예교수이며 의사결정학, 위험분석 등이 전문 분야이다. 368쪽, 1만9천500원

2021-01-30 06:30:00

[임종대의 우리나라 고사성어] 우혁좌초(右革左草)

[임종대의 우리나라 고사성어] 우혁좌초(右革左草)

'우혁(右革)'은 오른발에 가죽신이고, '좌초(左草)'는 왼발엔 짚신이란 뜻이다. 임제(林悌1549~1587)는 대문장가로 동인(東人)과 서인(西人)의 붕당 폐해를 신발로 풍자했다. 임제의 본관은 나주(羅州)요 호는 백호(白湖)로, 교속(敎束)에 매임이 없다고 '연암집(燕巖集)'에 전한다. 병마절도사(兵馬節度使) 진(晉)의 아들로 조부(祖父) 붕(鵬)은 승지부윤(承旨府尹)을 지냈으며, 중부(仲父) 복(復)은 선초에 박사(博士)로 백호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백호는 1577년 어머니가 그토록 바라던 과거에 급제하여 제주목사 아버지를 찾아뵈었다.예조정랑(禮曺正郞)과 지제교(知製敎)를 거쳐 31세에 평안도사(平安都事)로 임명됐다가 임기를 마치고 병증으로 객사에 머물렀다. 문인들이 모여 시회(詩會)를 열었는데 '부벽루상영록'이다. 기록에는 사대부가 황진이 묘 앞에서 시를 읊어 벼슬을 거두었다고 나오는데 사실과 다르다. 백호는 호방한 성격에 '스스로 바르지 못한 마음은 자신을 해친다면서, 쇠의 녹이 쇠에서 생긴 것이지만 쇠를 먹듯 나쁜 생각은 스스로를 해친다' 했다. 임찬일은 '임제 소설'에서 바람이 그냥 스쳐가는 것 같지만 산야의 생명을 길러 내고, 물은 땅위의 많은 생명을 성장시켜 놓는다. '하늘이 나를 불러 세상에 보낼 적에 몇날 며칠만 다녀와라. 몸 받아 살 때 사랑부터 하라. 미움까지도 사랑으로 접어 살라. 삶을 꽃으로 피워 살고, 죽은 뒤엔 향기로 남으라. 눈꺼풀이 내려지면 이승에서 깨달을 수 없는 잠을 까치가 입에 물고 하늘로 오르리라' 하였다.당시 '소중화(小中華)' 사상에 휩싸여 '천자는 신성한 존재'로 여겼다. 백호는 '중국 상고에 태어났다면 그까짓 돌림천자(輪番天子) 쯤은 몇 번도 했다'면서 오호(五胡)와 북적(北狄), 남만(南蠻), 서융(西戎)이 각각 황제라 칭하는데, 우리 조선(朝鮮;東夷)만 못했다. 반도에서 옹졸하게 살 바에야 산들 무엇하며 죽은들 무슨 한이 있겠느냐? '내가 죽은 뒤에 곡을 하지 말라' 사후불곡(死後不哭)을 당부했다.백호는 보수철학에 갇혀 기득권이 신음하는 백성들을 못 본체 하자, 작품을 통하여 검은 구름사이로 쏟아내는 햇살처럼 붕당의 빗장을 걷어내라고 외쳤다. 막 입문한 유생들까지 붕당에 뛰어들자 정으로 바위를 쪼개듯 '수성지'와 시문을 통해 피맺히게 호소했다.어느 날 백호가 말을 타고 외출을 하는데 오른발에는 가죽신을 신고, 왼발엔 짚신을 신는 것이었다. 마부가 이를 보고 깜짝 놀라서 말했다."신발이 제짝이 아닙니다."그러자 백호가 조용히 말했다."모르는 소리 마라. 오른쪽에서 본 사람은 내가 가죽신을 신었다고 할 것이고, 왼쪽에서 본 사람은 짚신을 신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니 누가 짝이 맞지 않는 신을 신었다고 하겠느냐? 사람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 생각하는데 그것이 크게 잘못된 것임을 깨우쳐 주기 위한 것이다."가죽신은 동(東)인, 짚신은 배고픈 서(西)인이다. 짚신은 오합혜(五合鞋)와 촘촘하게 삼은 십합혜(十合鞋)가 있다. 십합혜는 큰길을 걷고 오합혜는 느슨하여 산길을 걸을 때 벌레가 밟혀 상하지 않게 하려는 배려의 마음이었다. 그런데 기득권자들의 마음은 하층민에 대한 배려가 그림의 떡이었다.(사)효창원7위선열기념사업회 이사

2021-01-30 06:30:00

[책 CHECK ] 달의 물방울

[책 CHECK ] 달의 물방울

'異邦人의 강'(1990), '용지봉 뻐꾸기'(2004) 출간 이후 16년 만에 펴낸 이유환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시집에는 만남과 그리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민 등 서정성과 깊은 울림이 있는 65편의 시가 실려 있다. 김상환 문학평론가는 "이 시인의 시는 시상이 억지스럽지 않고 담연하면서도 감동의 진폭이 크다"고 평했다.시집 말미에는 용지봉(대구시 수성구 범물동)을 예찬한 산문 '용지봉 연가'가 눈길을 끈다. 이 시인은 "작은 것에, 사소한 것에, 소외된 것을 사랑하며 일상세계를 벗어나 낯선 경험, 싱싱한 감각, 자유와 구원, 생명, 치유, 서정을 회복하기 위해 시를 쓴다"고 썼다.이 시인은 1984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화원고·동문고 교장,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116쪽, 1만원

2021-01-30 06:30:00

[책CHECK] 슬픈 연대

[책CHECK] 슬픈 연대

강해림 시인이 네 번째 시집 '슬픈 연대'를 냈다. 시집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첫 시('그토록')부터 진득하게 시선을 잡는다. 임종을 앞두고 끝내 말문을 닫은 엄마의 눈빛에서 그의 살아온 세월과 불효를 읽는다. 엄마의 통점과 자식의 통점이 서로 만난다. 서글픈 감각의 연대, 슬픈 연대다.시인은 시집에서 삶의 본질을 체득해 나가는 과정에 침잠한다. 일상이라는 개별성에 주목하지만 단순한 감상 묘파에 그치지 않는다.시대와 호흡하는 시인의 태생적 의무에도 주저함이 없다. 코로나19라는 역병에 대처하는 현 시국의 자신과 공동체 안의 우리를 보며 인간 군상과 존재를 소묘처럼 그려낸다.시집을 내며 '아궁이에서 막 긁어낸 재를 짚수세미에 묻혀 손톱 밑이 까매지도록 닦고 닦았다'는 시인의 말이 무색하지 않다. 144쪽. 1만원

2021-01-30 06:30:00

[책CHECK] 처세의 인문학

[책CHECK] 처세의 인문학

'발전, 성장, 승부, 역전…'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 하는 데 이견이 없듯 바닥을 치고 오뚝이처럼 일어난 인생에도 대본은 없었다. 역경을 극복하고 벼랑 끝에서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진, 세칭 '성공한 이들의 무용담'이 책으로 나왔다.27년간 삼성화재에서 근무했던 이동신 씨가 재직하며 만난, 성공한 이들에 대한 기록이다. '전무후무한 칩거의 시대, 언택트 시대의 성장과 성공, 역전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며 호기롭게 나왔다.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역전과 성장을 이루고 성공하려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을 찾아 나서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오솔길과 같은 법칙이 있고, 교과서 같은 이치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24쪽. 1만3천원

2021-01-30 06:30:00

[내가 읽은 책] 난설헌(최문희 글/ 다산책방/ 2011)

[내가 읽은 책] 난설헌(최문희 글/ 다산책방/ 2011)

재작년 11월, 강릉에서 군 생활을 하던 아들의 부대개방 행사가 있었다. 가기 전에 검색을 통해 아들과 좋은 추억을 쌓을 몇몇 곳을 알아보고 갔는데 그 중 한 곳이 허난설헌의 생가였다. 강릉에 가면 꼭 한 번 가봐야지 마음먹은 곳인데 아들 면회 핑계로 가 보게 되었다. 아마도 소설 '난설헌'이 이끈 게 아닌가 싶다.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 솔밭을 걸으니 400여 년도 오래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요즘 말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허난설헌은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유년과는 반대로 험난하기만 한 결혼 생활을 했다. "여자로 태어난 것과 조선에 태어난 것, 성립의 아내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말을 했을 정도다. 스승 이달에게서 시를 배워 천재라는 소리까지 들었지만, 김성립과의 원만하지 못한 결혼 생활과 시어머니 송씨와의 고부갈등 등으로 그의 천재성은 결혼 생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소헌이도 나와 같은 삶을 이어 받겠구나…' 차별받아야 하는 여자의 운명을 걸머쥐고 나온 소헌이 그미는 한없이 가여웠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늘의 벽이, 어둠의 벽이, 남편의 벽이, 법도의 벽이 그미를 향해 점점 좁혀 들어오는 것만 같다.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려 젖을 빨고 있는 소헌의 이마에 툭 떨어진다."(201쪽)남성 중심의 제도권 안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온몸으로 경험하고 있기에 딸인 소헌을 안고 눈물을 흘린다. 조선은 똑똑한 며느리를 원하는 시대는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똑똑하면 남편의 앞길을 막는다고 생각하던 시대였다. 내세울 것도 잘난 것도 없는 김성립이 시대를 잘 만난 덕분에 그나마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렸단 걸 400여 년 전에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백일홍은 맨살이다. 그래서 꽃 색깔이 저다지 진분홍인가. 있는 그대로 발가벗고 서 있는 나무… 그미의 눈가에 눈물이 핑그르르 어린다. 겹겹이 감추고, 숨기고, 억압하고, 그것만으로도 부족해서 순수한 본성까지도 작은 틀 속에 가두려는 제도와 인습이 문득 진저리쳐진다. 내 어찌 이 땅에 아녀자로 태어나 이 작은 틀 속에 갇힌 신세가 되었던고, 죽어 다시 태어나면 저 너른 중원천지를 말 타고 달리는 남정네로 태어나리라."(245쪽)이 책에서는 여러 대목에 걸쳐서 난설헌이 조선 땅에 아녀자로 태어난 것을 후회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 남정네로 태어났더라면 동생 허균과 더불어 문장가로 이름을 날렸을 것이고 더 많은 작품이 전해졌을 것이다. 박지원의 열하일기에도 중국에서 조선의 허난설헌 시를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다. 요즘으로 치면 작가와 작품을 해외에서 알아준다는 것이고 번역본까지 나온 경우가 아닌가.지구촌 곳곳에는 아직 남녀차별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 곳이 많다. 사우디에서는 최근에야 여성에게 운전면허를 허가해 주었고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등의 나라도 아직은 여성이 살아가기에 척박한 환경이 많다.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타고난 재능을 꽃피워 보지도 못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 시대를 잘못 타고 났다는 이야기를 대화 중에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떻게 보면 행복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남긴 작품보다는 생애 위주로 된 이 소설은 난설헌을 더 깊이 알고 싶은 사람이 읽어보면 좋겠다.손인선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2021-01-30 06:30:00

[책] 세상의 골목

[책] 세상의 골목

세상의 골목 / 세계테마기행 지음 / EBS BOOKS 펴냄2008년 2월 25일 첫 방송 이래 1천500여회에 걸쳐 세계 곳곳의 이야기를 소개해온 현지 체험 여행기이자 교양 다큐멘터리 EBS '세계테마기행'을 책으로 만난다. 그 첫 번째 이야기로 세상 곳곳의 골목길을 들여다본다. '세상의 골목'은 세계테마기행에서 그동안 다룬 여행지들 중 골목 이야기를 모아 소개하는 사진집이다.이 책엔 그동안 둘러본 각 도시 골목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포르투갈의 몬샌토 마을은 거대한 화강암 때문에 큰 길을 낼 수 없어 아예 그 돌에 기대어 집을 짓고 길을 냈다. 그래서 이곳의 집들은 실제로 돌 옆에 붙어 있다. 중국 광시좡족자치구의 소수민족 마을은 고지대에 위치해 계단식 다랑논을 만들었고 그 사이로 좁은 골목이 생겼다. 이란의 마술레 지역은 좁고 높은 곳에 마을이 생기면서 집 위로 길이 나는 구조가 되었다. 마술레에서 골목을 걷는다는 건 누군가의 집 지붕 위를 걷는다는 뜻이기도 하다.독특한 모습으로 관광객과 현지인 모두에게 눈길을 끄는 골목에는 각자의 역사가 담겨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낭만을 얘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보카 지구는 사실 가난한 항구 노동자들이 이주해 살면서 배에 칠하고 남은 페인트로 집도 칠하면서 지금의 다채로운 색감을 지닌 골목으로 변모했다. 탄자니아의 잔지바르의 구도심은 오랜 기간 포르투갈, 오만, 영국의 지배를 받다 독립했던 영향이 남아 있어 골목길을 걷다 보면 아랍과 인도, 유럽의 혼재된 건축양식을 두루 볼 수 있다. 그렇게 각자의 한계를 극복하고 역사를 담은 골목들은 한 가지씩 교훈을 가지게 되었다.세상의 많은 골목들이 침략과 핍박을 피해 생긴 공간이기도 하다. 이란의 아비아네 사람들은 조로아스터의 믿음과 전통을 지키기 위해 이슬람의 박해를 피해 이곳에 모여 자신들만의 작은 낙원을 만들어 1,000년의 세월을 보냈다. 이란의 사르아카세이드 역시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 사이에서 안전한 곳을 찾아 첩첩 산골로 찾아들어 그곳에 좁고 복잡한 골목을 만들었다. 몽골군의 침략을 피하고 싶었던 이란의 칸도반 사람들은 화산 폭발로 원뿔 바위가 생긴 지역에 굴을 파 마을을 만들었다. 이들은 땅 한 뼘도 아껴가며 산비탈에 집을 짓고 길을 냈다. 그 골목에서 아이들은 놀고, 어른들은 일을 한다. 그래서 골목은 통로인 동시에 삶의 터전이다. 176쪽. 1만4천500원

2021-01-30 06:30:00

[반갑다 새책]쫓기지 않는 50대를 사는 법/이목원 지음/델피노 펴냄

[반갑다 새책]쫓기지 않는 50대를 사는 법/이목원 지음/델피노 펴냄

인생 반환점을 갓 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지면의 코너 명칭인 '반갑다 새책'처럼 이 책은 정말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까닭인 즉, 살면서 한 두 번의 큰 굴곡을 겪은 50대 이상이라면 무한 공감대가 생기기 때문이다. 달랑 책 한권에서 뭐 그리 커다란 인생 이치와 깨달음을 거둘 수 있겠느냐만은 그래도 책을 읽는 동안 느끼는 공감과 무릎을 '딱' 하고 치게 하는 동병상련의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온다.인생 50을 넘으면 앞으로의 삶이 무척 당황스럽다. 한평생 매달린 직장에서는 불통의 아이콘에 꼰대소리를 듣고, 명예퇴직을 권고 받는다. 가정에서는 등을 돌린 배우자와 사춘기를 넘나드느라 엇나가고 무시하는 자녀로 인해 속앓이를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로하신 부모는 반대로 떼쟁이 어린아이로 변해 매 순간 힘들게 한다. 만일 이런 사례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50대 금수저 인생'을 자부해도 좋다.게다가 "철저한 준비 없이 50대를 맞이하면 지루하고 심심하고 불행한 인생 2막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경고는 지친 심신에 찬물 끼얹듯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뿐만 아니라 각 장의 소제목만 대충 훑어도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인생 후반기 살던 대로 살면 죽도 밥도 안 된다'부터 시작해서 '나만의 방식을 찾는 자만이 50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품 안의 자식을 놓아야 나도 성장한다' '가을서리의 마음으로 나를 엄격히 다스리자'에 이어 '몸을 편하게 하는 것은 몸을 망치는 지름길' '당분간 쉼이라는 불청객은 쫓아버려라' '말은 1분, 경청은 2분, 공감은 3번' 등등 구구절절 옳다.대구시청에 근무하는 저자는 또 "인생 후반기에 접어들면 심리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고독과 외로움이다"고 충고한다. 고독과 외로움은 인간 내면의 가장 밑바닥에 위치하고 있는 데 대개의 사람들은 이를 모른다. 이 둘의 감정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틀림없이 꼰대와 불통의 아이콘에 사로잡히게 된다. 오호 통재라!자! 이제는 선택의 시간이다. 당신은 고집스런 50대로 '살아있음'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유연하면서 주변과 어울리는 겸손한 50대로 '살아갈 것'을 택할 것인가? 288쪽, 1만5천500원

2021-01-3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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