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조국백서' 8월 초 발간 "8월 둘째주부터 서점 판매"

'조국백서' 8월 초 발간 "8월 둘째주부터 서점 판매"

조국 전 법무부 장관(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인사청문회 당시를 중심으로 벌어진 일명 '조국 사태'를 바탕으로 하는 출판물인 '조국백서'가 8월 첫째주에 발간될 것으로 알려졌다.조국백서추진위원회는 25일 오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조국백서추진위는 "조국백서는 '검찰개혁과 촛불시민 - 조국사태로 본 정치검찰과 언론'이라는 제목으로 8월 첫째주 인쇄 마감 후 발송 예정이다. 물량이 많아 순차적으로 발송될 예정이며 제주 및 도서 산간 지역은 늦어도 (8월) 둘째주에는 받아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서점 판매 또한 8월 둘째주부터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즉, 조국백서는 책 제작 후원자들이 먼저 접하고, 이어 서점을 통해 대중들에게도 판매된다는 얘기이다.조국백서추진위 홈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조국백서는 원고 작성이 올해 1월 31일까지, 책 제작은 2~3월에, 이어 배송(발간)은 3월 말~4월 초에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내용 보완과 수정 작업 등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면서 8월 초로 출간 시기가 늦어졌다.앞서 조국백서추진위는 조국백서에 대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 지명부터 시작된 검찰과 언론의 '조국 죽이기'에 맞서 대항했던 시민들이 함께 만드는 백서이다. '조국 사태'는 검찰의 불법적인 피의사실 공표와 이를 받아쓰며 단독, 속보 경쟁을 벌인 언론의 합작품"이라며 "전대미문의 '검란'과 '언란', 그에 맞선 시민의 촛불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한편, 조국백서추진위는 조국백서 필자 및 기획자가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김남국 변호사(현 21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고일석 더브리핑 대표, 박지훈 데브퀘스트 대표, 이종원 시사타파TV 대표, 임병도(1인미디어 아이엠피터),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라고 소개한 바 있다.아울러 추진위원회 구성원은 김민웅 경희대 교수(위원장), 최민희 전 국회의원(집행위원장),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후원회장)라고 소개했다.

2020-07-25 20:53:58

[책CHECK] 그 바람은 꽃바람/ 이행우 지음/ 그루 펴냄

[책CHECK] 그 바람은 꽃바람/ 이행우 지음/ 그루 펴냄

이행우 시인의 첫 번째 시집으로 '고향의 강'을 비롯해 '향수', '동창천', '팔순 부모님 곁', '산사의 아침' 등 주로 고향과 자연을 주제로 한 시 64편이 실려있다.이 시인은 시어를 통해 고향에 대한 추억과 향수, 그리고 그리움을 되내이며 되새김질한다. 향수의 공간에는 어린 시절의 봄이 그대로 자리 잡고 있고, 그 풍경은 포근하고 아릿한 빛깔과 향기를 머금은 채 맑고 투명하게 반짝인다. 시인은 또 지난한 현실을 따스했던 그때 그시절로 돌아가 위안을 얻기도 한다.이태수 시인은 "이 시인이 한결같이 천착하는 친자연적 추억과 향수의 공간은 잊혀 가거나 밀려나고 있는 '과거'형들이다. 하지만 그 과거형은 단순히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과거가 아니라, 시인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이데아의 세계이며, 현실 초극과 초월의 소망을 품는 세계이기도 하다"고 평했다.청도가 고향인 이 시인은 1996년 '대구문학' 신인상, 2003년 '문예사조'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128쪽, 1만원.

2020-07-24 14:30:00

[책] 달구벌 유사/ 김영현 지음/ 영남대학교 출판부 펴냄   

[책] 달구벌 유사/ 김영현 지음/ 영남대학교 출판부 펴냄  

주말이나 휴일에 가족이나 연인, 친지들과 함께 좀 더 길게, 좀 더 즐겁고 알차게 걸을 만한 우리 동네의 걷기 길은 없을까? '대구의 걷기 길'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이런 요구에 부응해 걷기에 필요한 인문·지리적 정보와 길에 얽힌 문화적 안목을 곁들여 걷기를 '생활체육'에서 '문화체험'으로 한단계 업 시킨 안내서이다.◆역사·설화를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엮어이 책은 대구의 걷기 길에 얽힌 역사와 설화를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재미있게 구성했다. 대구의 문화에 내재된 다양한 특성을 찾아내 콘텐츠를 만들고 스토리텔링으로 엮었다. 대구의 걷기 길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확장시키는 적당한 그릇은 사기(史記)가 아니라 유사(遺事)라고 생각하고 풀어냈다. 따라서 이 책은 역사학자의 관점에서 사실을 기록하는 '사기'가 아닌 역사책에 기록할 수 없는 설화나 주변의 이야기를 저자의 관점으로 기록한 '유사'이다. 저자가 추천하는 '좋은 걷기 길'은 안전하고,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편리하면서도 길 주변에 얽힌 이야기가 풍부한 길이다. 이 책에는 신천과 금호강 강변길, 낙동강, 팔공산, 앞산, 비슬산, 최정산 들레길을 비롯해 대구의 구석구석을 이어주는 걷기 길이 빠짐없이 소개돼 있다. 또 걷기 길 코스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지도와 사진, 그림들이 곁들여 누구라도 이 책을 길잡이로 자기 동네의 걷기 길부터 시작해 대구 곳곳의 명품 걷기길을 두루 섭렵할 수 있다.◆길을 매개로 대구를 이해하는 인문 교양서'길'에는 건축, 교통, 종교, 자연 등 인간이 만든 다양한 문화와 삶의 양식이 담겨 있다. 그것들이 시간의 흐름을 따라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며 문명의 지층을 이룬다. 이런 점에서 좋은 걷기 길에는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함께 길에 얽힌 역사, 인물, 유적을 비롯한 풍부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이 책은 걷기 길을 매개로 대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인문 교양서이다. 대구의 역사와 문화, 설화, 인물, 자연환경이 길에 어떻게 담겨 있고 역사적 배경은 무엇인지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대구의 역사와 문화,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는 길잡이대구의 정신과 혼이 살아있는 걷기 길을 걸으며 그 길에 담긴 자연과 역사, 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개인의 건강을 지키는 일일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자긍심과 공동체의식 함양, 도시재생사업 활성화 및 마을 공동체를 만들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 책은 걷기 길에 산재되어 있는 역사, 문화, 전통, 유적, 설화, 이야기 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자세한 정보들을 수록하여 대구의 역사와 문화,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도록 구성했다.대구의 걷기 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저자는 명품 걷기 길을 다듬어나가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면서 현재의 걷기길에 대한 비판도 하고 있다.저자는 친일파 박중양에 의해 1906년 허물어진 대구 읍성의 흔적을 따라 대구읍성 둘레길을 조성하고 각 구청마다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민족시인 이상화 기념사업을 통합해야 하며, 말 많은 순종어가길 대신 대구 정신을 올바르게 구현할 문화콘텐츠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280쪽, 1만8천원.▷저자 김영현은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대학 졸업 후 30여년 동안 교직에 몸담았으며 능인중 교장을 역임했다. 1990년대에는 백두대간을 종주했고, 2000년대에는 사찰 여행을 다녔다. (사)한국워킹협회 이사로 전국의 걷기 좋은 길을 걸으며 스토리텔링 작업을 했다. 2013년 동해안의 해파랑길, 2014년 남해안 길, 2015년 서해안 길을 완주했다. 신문에 '김영현의 걷기 여행', '김영현과 함께하는 대구의 걷기 길'을 연재했다. '길에서 길을 묻다'(2014년) 등의 저서가 있다. 2019년 9월 이 책 출간을 앞두고 지병으로 작고했다.

2020-07-24 14:30:00

[책] 김시스터즈에서 BTS까지…한류를 꽃피운 대중문화 공화국

[책] 김시스터즈에서 BTS까지…한류를 꽃피운 대중문화 공화국

한때 유행하던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이라는 관용구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바뀔 필요가 있다. 국내 K-POP 아티스트들이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시대상을 반영하면 "전세계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이라는 표현이 적당하다. 이렇듯 K-POP으로 대표되는 한류 열풍은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가고 있다.세계는 한국을 보며 크게 세 번 놀랐다. '겨울연가'로 대표되는 영상콘텐츠가 아시아에서 인기를 얻으며 한류가 태동했고, 온라인 게임과 아이돌 그룹이 아시아를 넘어 중동, 남미로 진출하며 한류가 확산됐다. 이어 불닭볶음면, 방탄소년단(BTS), 봉준호 등 각 분야의 세계적 히트 콘텐츠(상품)가 등장하며 한류의 세계화를 일궈냈다. 강준만 교수의 신간 '한류의 역사'는 이런 수십년간의 한류의 발자취를 700여 쪽의 방대한 분량으로 총정리했다.◆김시스터즈에서 BTS까지1953년 결성돼 미국 진출에 성공한 '김시스터즈'는 최초의 한류 아이돌이다. 이들은 당시 미국 최고의 버라이어티쇼에 소개되면서 인기를 끌어 25번이나 출연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1990년대는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와 '질투'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는데 '사랑이 뭐길래'는 1997년 중국에 수출되면서 한류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우리가 한류열풍을 실감한 것은 2003년 '겨울연가'가 일본 전역에 방송되면서 욘사마 열풍을 일으켰을 때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배용준이 한국과 일본 사이에 무려 23억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했다고 보도했다. 2010년대에는 소녀시대와 카라 등 한국 걸그룹이 성공적으로 일본에 진출했다. 이때만 해도 한류의 진출지는 일본 등 인접국이었다.한류 콘텐츠가 전세계적 주목을 받은 것은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K-pop 차트 1위에 오르면서다. 특히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말춤'으로 불린 쉽고 재밌는 안무 동작은 밈현상을 일으켰고,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1억 건을 돌파했다.SNS 활동을 통해 글로벌 팬덤 구축에 성공한 BTS는 2018년 5월 정규 3집 앨범 '러브 유어셀프: 티어'로 한국 가수 최초 미국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차지하며 한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들은 같은 해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을 하기도 했다.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2019년 5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올해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마침내 올해 2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등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하며 한류의 품격을 입증했다.◆한류를 꽃피운 대중문화 공화국'한류의 역사'는 1945년 해방 이후부터 2020년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 공화국'의 토양 위에서 꽃피운 한류의 70년사를 기록했다. K-POP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뮤지컬, 게임 등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중문화의 전 분야를 총망라해 '대중문화의 역사'라고 제목을 붙여도 손색이 없다.저자에 따르면 한국이 '대중문화 공화국'이 된 데에는 그럴 만한 역사적 배경이 있었다. 문자 그대로 파란만장한 근현대사를 겪으며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를 내걸고 치열하게 내달려온 한국인을 사로잡은 삶의 문법은 '대박 드라마' 성공 공식에 그대로 녹아있다. 성공에 대한 열망, 고통의 눈물, 가족을 위한 희생, 권선징악의 메시지가 한데 어우러진 드라마를 어찌 우리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저자는 되묻는다. 그렇게 대중문화는 우리 삶 깊숙히 스며 들었다.저자는 한류의 역사를 훑으며 한류를 성공시킨 10가지 키워드를 뽑아낸다. ▷뛰어난 혼종화·융합 역량 ▷근대화 중간 단계의 이점과 후발자의 이익 ▷한과 흥의 문화적 역량 ▷감정 발산 기질과 소용돌이 문화 ▷해외 진출 욕구와 위험을 무릅쓰는 문화 ▷IT 강국의 시너지 효과 ▷강한 성취욕과 평등 의식 ▷치열한 경쟁과 코리안 드림 ▷대중문화 인력의 우수성 ▷군사주의적 스파르타 훈련 등이 그것이다.한류에 드리워진 그림자도 빼놓지 않고 언급한다. 드라마 분야에서 방송사들이 우월적 지위를 차지하면서 하도급 관계에 있는 외주제작사들의 숨통을 쥐고 흔든다. 이에 외주제작사는 간접광고에 더욱 의존하게 되고, 선정적·자극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영화계에서도 스타·매니지먼트사와 제작사·스태프·영화제작가협회 사이에 스타 파워를 두고 갈등이 발생하는데,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결국 가장 약한 고리인 영화 제작 현장의 스태프라고 저자는 고발한다.앞으로의 신(新) 한류는 누가, 무엇이 이끌어갈 것인가.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 한류의 장밋빛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한류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류에 대한 자부심은 가득 채우되 한류 현상의 곳곳에 뿌리 박힌 못된 관행과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고민할 때다. 732쪽, 3만3천원.

2020-07-24 14:30:00

[유홍준의 시와 함께] 벽시계가 떠난 자리

[유홍준의 시와 함께] 벽시계가 떠난 자리

제목: 벽시계가 떠난 자리 박현수(1966~ ) 벽시계를벽에서 떼어놓았는데도눈이 자꾸 벽으로 간다 벽시계가풀어놓았던 째깍거림의 위치만여기 어디쯤이란 듯 시간은그을음만 남기고못 자리는주삿바늘 자국처럼 남아 있다 벽은 한동안환상통을 앓는다 벽시계에서시계를 떼어내어도눈은 아픈 데로 가는 것이다 「시계가 걸렸던 자리」가 아니라 「벽시계가 떠난 자리」이다. '걸렸던'과 '떠난'…! 구효서 소설과 박현수 시가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다만. 시인의 고향 봉화 어디쯤이 생각난다. 그때 나는 진종일 무거운 통나무를 어깨에 메고 나르던 산판 상차꾼이었다. 분천역이 멀지 않은 곳이었다. 옥수수가 익어가던 무렵이었다. 우리 일행은 산중 외딴집 방 한 칸을 빌려 숙식을 해결했었다. '시간은/ 그을음만 남기고' 사라지는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잊혀 있다가도 어떤 기억은 그때보다 더 선명히 떠오를 때가 있다.지금 그 집은 어떻게 됐을까. 이 디지털 시대에, 아서라 아서 '구름도 울고 넘는 울고 넘는 저 산 아래' 고향무정 이야기는 하지 말자. '벽시계에서/ 시계를 떼어내'면 '벽'만 남는데 이때의 벽이란 계층 간의, 이념 간의, 성별 간의 그런 벽이 아니라 한 인간이 견뎌낸, 한 인간이 상실한 시간들에 대한 벽. 조금 오버를 하자면 남녀(부부) 간의 벽이라 하는 것이 옳겠다. 세대 간의 벽이라 하는 것이 옳겠다.누구나 다 혼자다. 마음의 벽이 생기면, 환상통이 아니라 우리는 실제로 통증을 느낀다. 너와 내가 공유했던 시간은 사라지고 덩그러니 시계처럼 아픔만 남아 있다. 시인 유홍준:1998년 『시와반시』로 등단. 시집 『喪家에 모인 구두들』 『나는, 웃는다』 『저녁의 슬하』 『북천-까마귀』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이 있다. 시작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20-07-22 16:30:00

[책] 시민은 소외된 개헌 논의…그에 우리 목소리를 담기 위한 준비

[책] 시민은 소외된 개헌 논의…그에 우리 목소리를 담기 위한 준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대한민국 헌법 1조)이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뇌리에 깊이 박힌 대한민국 헌법 조문이다. 2018년 헌법재판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헌법조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이 조문 외에 우리는 헌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헌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이따금 언론을 통해 등장하지만 국민적 합의는 요원하다. 일단 헌법이 어떤 가치를 지니며, 어떤 연유로 어떻게 제정됐는지 알아야 비로소 헌법 개정을 논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간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는 일반 독자를 위한 헌법 기본서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이 책은 '인간의 권리를 위한 투쟁의 역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부제처럼 이 책은 헌법이 제정되기까지의 과정을 짚어보며 헌법이 담은 가치를 말한다. 헌법 제정 역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의 헌법이 제정된 현장을 차례대로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헌법 제정과 개정에 관한 역사를 다룬다. 이 과정에서 왜 그토록 많은 이들이 헌법을 위해 싸웠는지, '법에 의한 지배'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헌법 제정이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전한다.저자는 고대 그리스 시대 민주시민을 위한 공연에서 영감을 얻어 처음부터 끝까지 한 편의 연극을 진행하듯 헌법 제정의 현장을 펼쳐보이는 서술 방식을 택했다. 아울러 소설 '로빈 후드의 모험' '레 미제라블', 영화 '1987' 등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헌법을 녹여내 헌법이라는 딱딱한 주제에 대한 거부감을 풀어주었다. 독자들이 궁금할 만한 지점을 질문하고 그에 답하는 형식을 취해 술술 읽힌다는 것도 장점이다.헌법은 왜 탄생했을까. 국가의 통치조직의 기본원리를 규정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헌법이 존재하기 전에는 어떤 모습이었던걸까. 불과 200년 전 동·서양을 망라한 모든 국가의 기본 통치 체제는 전제군주제였다. 군주인 왕은 국가의 모든 통치권을 장악하고 입법, 사법, 행정 등 모든 권한을 단독으로 행사하는 존재였다.우리는 20세기 초까지 전제군주제를 유지했지만 유럽과 아메리카에서는 왕의 권력을 헌법으로 제한하거나 왕을 축출하고 공화정을 세우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영국의 존 왕에 맞서 싸운 귀족들은 왕 대신 법의 지배를 주장하며 대헌장에 서명을 요구했다. 프랑스의 다수의 민중은 루이 16세에게 구체제의 모순을 개선하라고 요구했고 프랑스 혁명을 통해 인권선언을 만들었다. 대영제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의 식민지인들은 '대표 없는 곳에 과세 없다'고 주장하며 영국의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정부를 세워 독립했다. 사람이 아니라 법이 국가를 통치하는 시대가 도래했고, 이는 민주주의로 발전됐다.그러나 우리 헌법은 본연의 역할을 하기보다 독재 정권과 권력자에 의해 국민을 억압하고 옥죄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에 1987년 제정된 헌법 제10호는 그와 같은 불행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 헌법 개정안에 '국민투표'라는 조항을 추가로 달아 두었다. 그러나 이는 국민에게 헌법이 어렵고 엘리트만이 다룰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겨지는 역효과를 낳았다. 헌법은 그렇게 평범한 시민과 멀어졌다.2000년대 중반 이후 현행 헌법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 속에 개헌 논의가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개헌에 대한 적극적 행동도 있었으나, 아직 어떤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대한민국 헌법 개정은 표류 중이다. 만약 현시점에서 헌법 개정이 이루어진다면 헌법은 또다시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지 못한 채 학자와 정치가의 생각대로 결정될지 모른다.저자 김영란은 대한민국에 개헌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지키고 담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함께 탐구하자고 독자에게 손을 내민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모두는 개헌에 책임이 있고 헌법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은 독자는 스스로에 묻게 된다. 앞으로 우리 헌법이 담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헌법 개정에 내가 참여할 방법은 무엇인가. 256쪽, 1만6천원.▷저자 김영란은1956년 부산 출생.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81년부터 판사로 일했다. 2004년 국내 최초 여성 대법관이 되었고, 6년간 대법관으로 재직하며 '소수자의 대법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면서 '김영란법'으로 알려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입안했다.

2020-07-17 14:30:00

[책] 지금, 차이나/ 서명수 지음/ 서고 펴냄…코로나시대의 중국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책

[책] 지금, 차이나/ 서명수 지음/ 서고 펴냄…코로나시대의 중국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책

중국인들은 지금의 중국을 '신중국'이라고 부른다. 1949년 마오쩌둥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을 선포한 때와는 다르다는 뜻이다. 개혁·개방으로 변화를 꾀하는 한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자신감으로 '중화(中華)의 부활'을 선언한 중국은 미국과 경쟁하는 강대국의 꿈 '중국몽'(中國夢·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초강대국 미국과 각을 세우고 부딪치면서 무역전쟁도 피하지 않고 있다. 그런 중국이 코로나19로 감춰진 민낯을 드러내면서 위대한 중국의 시대 '중화(中華)제국'을 부활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실현하기도 전에 '중국악몽'이 연출되고 있다.저자는 말한다 "우리 눈에 보이는, 우리가 아는, 중국이 중국의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코로나시대의 중국을 잘 모르고 있다. 몸집이 미국보다 더 커져버린 중국의 실체를 단번에 파악하는 방법은 없어 다시 중국 속으로 들어가기로 했다"면서 "신중국의 꿈과 현실, 그들을 사로잡고 있는 중국공산당이라는 시스템을 하나하나 찾아나섰다. 이 책을 펴낸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중화제국의 부활 '중국몽'의 실상은?중국의 꿈은 이미 실현된 것과 마찬가지다. 헐벗고 굶주렸던 마오쩌둥의 시대는 중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제 알리바바와 화웨이, 샤오미가 중국을 대표한다. 짝퉁과 모방은 중국을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엔진으로 탈바꿈시켰다. '공유경제'는 중국에서 활짝 꽃을 피웠고 자동차산업의 종주국들은 모두 중국으로 옮겨왔고 볼보와 벤츠는 중국기업이 되었다.신용카드나 현금이 없이도 일상생활을 가능하도록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는 모든 화폐를 흡수했다. 중국 부자는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고, 중국 1등 브랜드는 월드클래스로 인증받고 있다.어둠 속에서 힘을 기르던 중국은 WTO 가입을 통해 세계경제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강 미국과 각을 세우고 무역전쟁을 벌이는 등 대결과 충돌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그러나 코로나19는 중국의 감춰진 속살을 여지없이 까발려지고 있다. 중국의 감염정보 통제와 은폐가 전 세계를 최악의 전염병 유행, 즉 '코로나 팬데믹'으로 몰아넣었다.개미새끼 한 마리도 잡아내는 '빅브라더' CCTV는 감시와 통제로 쓰였지, 정작 바이러스 같은 보이지 않는 적의 공격에는 속수무책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저자는 "통제는 불신을 낳고 중국공산당 일당독재는 새로운 권력집중과 부패를 양산할 수 밖에 없다. 공평과 공정, 정의는 공산당의 당헌과 당장, 그리고 헌법에 박제돼 있다"고 분석했다.◆ 신중국사용설명서'신중국사용설명서'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3부로 구성돼 있다. 저자 역시 "이 책은 중국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서가 아니다. 중국을 이해하는 데 단서가 될만한 '사소한' 키워드이거나 소책자 같은 것"이라고 했다.제1부는 중국몽의 세상으로 안내한다. 그들이 꾸는 꿈이, 실용에 바탕을 둔 세대를 뛰어넘는 것이라는 점과 IT와 모바일을 통해 세계에서 최고로 편리한 모바일 공유세상을 구축한 중국의 달라진 현재의 모습을 보여준다.제2부는 중국인, 그들이 사는 세상을 보여준다. 그들의 공중도덕, 그들의 관심사 혹은 신중국을 만드는 데 일조한 농민공의 세계, 벼락부자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또 빅브라더가 구축하는 통제사회의 실상 등을 까발린다.제3부는 중국공산당이 이끄는 시스템을 분석했다. 파워엘리트라는 태자당과 공청단, 그리고 상하이방의 역학관계, 최고지도자들간의 관계,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중국공산당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을 파헤쳤다. 저자는 "책 읽는 순서는 없다. 그냥 읽고 싶고, 손에 잡히는대로 읽으면 된다"고 말했다. 230쪽, 1만5천원.▷저자 서명수는저자는 25년간 기자로 일하다 현재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로 있다. 기자 재직 중 중국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 고급진수생으로 중국을 다녀온 뒤 '인민복을 벗은 라오바이싱'(2007)를 시작으로 '허난, 우리는 요괴가 아니다'(2009), '산시, 석탄국수'(2014), '후난,마오로드'(2015), '제국의 초상,닝샤'(2018) 등 '중국'을 화두로 중국대장정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의 성, 시, 자치구를 어우르는 저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BS세계테마기행 중국편(산시성, 후난성, 닝샤회족자치구, 대협곡기행)을 4회 진행했다.

2020-07-17 14:30:00

[유홍준의 시와 함께] 벙어리 햇볕들이 지나가고

[유홍준의 시와 함께] 벙어리 햇볕들이 지나가고

◇벙어리 햇볕들이 지나가고◇ 전동균(1962~ ) 아프니까 내가 남 같다도로를 무단 횡단하는 취객 같다 숨소리에 휘발유 냄새가 나는 이 봄날프록시마b 행성의 친구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그이들도 혼밥을 하고휴일엔 개그콘서트나 보며 마음 달래고 있을까 돌에겐 돌의 무늬가 있고숨어서 우는 새가 아름답다고 배웠으나그건 모두 거짓말 두어차례 비가 오면 여름이 오겠지자전거들은 휘파람을 불며 강변을 달리고밤하늘 구름들의 눈빛도 반짝이겠지그러나 삶은 환해지지 않을 거야여전히 나는 꿈속에서 비누를 빨아 먹을 거야 나무는 그냥 서 있는 게 아니고물고기도 그냥 헤엄치는 게 아니라지만내가 지구에 사람으로 온 건 하찮은 우연, 불의의 사고였어 그걸 나는 몰랐어 으으, 으 으으입 벌린 벙어리 햇볕들이 지나가고취생몽사의 꽃들이 마당을 습격한다 미안하다 나여, 너는 짝퉁이다 ▶해설: 별일 없이 잘 지내는가. 동갑내기 친구여. '아프니까 내가 남 같다'는 너의 말을 곱씹는다. 아프니까 나는 진짜로 내가 나 같다. 네가 '지구에 사람으로 온 건 우연'이 아니라 필연. 너도 알고 있고 나도 알고 있다. '안 태어나도 될 걸 태어난 사람'이라고 나도 나를 자책하였다만 태어난 이상 우리는 열심히 사람을 살고 세상을 살아야 한다.혼밥을 하고 홀로 개그콘서트를 보지만 여전히 세상은 살 만한 것. 우리가 사는 곳은 '프록시마b 행성'이 아니다. '미안하다 나여, 너는 짝퉁'이라는 너의 자조와 술회는 틀렸다. 이 깊은 연민의 언술은, 네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지를 잘 보여준다.언제 성당에 가거든 내 묵주 하나를 좀 사다오. 시인 유홍준: 1998년 『시와반시』로 등단. 시집 『喪家에 모인 구두들』 『나는, 웃는다』 『저녁의 슬하』 『북천-까마귀』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이 있다. 시작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20-07-15 16:30:00

[책] 코로나19 극복 지혜, 의학사에서 찾는다

[책] 코로나19 극복 지혜, 의학사에서 찾는다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31일, 중국 후베이 성 우한에서 처음 보고됐다. 이 '치료법 없는 전염병'은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유행(pandemic)하고 있다. 큰 희생을 치른 후 집단 면역이 형성되는 것이 먼저일지, 아니면 백신 개발이 먼저일지 인류의 집단 지성이 시험대에 오른 '코로나19' 시대. 이를 극복할 열쇠는 결국 의학의 역사에 있다. 중세 유럽의 봉건제를 무너뜨린 흑사병, 17세기 남아메리카 원주민을 몰살시켰던 천연두, 1918년 스페인 독감 유행처럼 문명사적 전환을 불러온 전염병에 대응했던 과거의 의학을 알아야 내일의 의학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를 추리할 수 있다.'무서운 의학사', '위대한 의학사', '이상한 의학사' 등 3권의 책은 저자가 20년 동안 각종 매체에 연재했던 글 217편을 '무서운', '위대한', '이상한'이라는 3개의 키워드로 집대성해 의학의 역사에 입체적으로 접근한 에피소드 의학사이다. 2, 3쪽 분량의 짧은 에피소드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구성돼 부담 없이 시간 날 때마다 손 가는 대로 펼쳐 보기만 해도 의학이 무수한 희생자를 만들어 내던 시대로부터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정립되었나를 알게 된다.◆피와 약 냄새가 생생히 풍겨나는 '무서운 의학사'(1권)=이 책의 주제는 역사를 바꾼 치명적인 전염병과 생명을 바치며 여기에 응전했던 의사, 또한 의학사에서 자의로든 타의로든 일어났던 등골 서늘해지는 사건 사고들이다. 3년 동안 2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 가며 인간의 죄에 내리는 신벌이라고 체념해야만 했던 중세 유럽의 페스트, 수술받고 죽으나 그냥 병으로 죽으나 별반 차이가 없었던 18세기 유럽의 병원 풍경, 제1차 세계대전보다 더 많은 희생자를 낳은 1918년 스페인 독감, 얼음 송곳으로 뇌를 후벼 파 사람을 반송장 상태로 만든 의사에게 노벨상까지 안겨 준 20세기의 정신 의학까지 71편의 에피소드가 각각 무서운 '병', 무서운 '사람들', 무서운 '의사', 무서운 '의료'로 분류돼 담겨 있다.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잔인한 이 이야기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수많은 의사와 환자의 희생 위에 현대 의학이 존재하고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324쪽, 2만2천원.◆불굴의 의지로 질병을 극복한 '위대한 의학사'(2권)=이 책에서는 의학사에 빛나는 이름을 남긴 이들과 그들이 이룩한 성취를 위대한 약·사람들·의사·의료의 4부 구성, 74편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냈다. 600번의 실패 끝에 찾아낸 매독 치료제, 낮은 자를 위한 사랑으로 영국 의료 체계를 바꾼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이론적 기반보다 몸으로 부딪치며 실험과 검증으로 무균 수술법을 확립한 조지프 리스터, 한 나라 전체의 힘을 모아 만들어 낸 소아마비 백신, 20년 동안의 집념으로 이뤄낸 최초의 시험관 아기 시술까지 수많은 역경과 좌절, 시행착오를 이겨 내며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는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는 기적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356쪽, 2만2천원.◆소름 끼치고 기상천외한 사건 이야기 '이상한 의학사'(3권)=이 책의 주인공은 지금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지만 수백 년 전에는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했던 질병, 미신과 마법, 무지가 낳은 기상천외한 약과 의료 행위, 자신만의 신념을 지켰던 괴짜 의사들이다. 워털루 전투와 유럽 대륙의 운명을 결정했던 황제의 치질, 종교 개혁가 마르틴 루터를 죽음의 지경까지 몰고 갔던 요로 결석, 어린아이도 헤로인과 모르핀을 감기약으로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었던 19세기 유럽의 풍조가 맞은 결말, 염소 고환을 이식하면 젊음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 비타민 C가 암을 고친다고 선전했던 노벨상 수상자 등, 웃기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72편의 에피소드가 이상한 병·약·의사·의료라는 4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 수록돼 있다. 332쪽, 2만2천원.▷저자 이재담은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오사카 시립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과학사학 교실 방문 교수와 울산대 의과대학 생화학 교실 및 인문사회의학 교실 교수, 울산대 의과대 학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번역서로 '근세 서양 의학사', '의료 윤리 I, II'가 있으며, '의학의 역사', '간추린 의학의 역사' 등의 저서가 있다.

2020-07-10 15:30:00

[책] 해외여행을 못 간다면…한 권의 책으로 떠나는 도시 역사 여행

[책] 해외여행을 못 간다면…한 권의 책으로 떠나는 도시 역사 여행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우리는 늘 그랬듯 답을 찾았다. 한 권의 책으로 떠나는 도시 역사 여행. 도시를 단순히 공간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도시가 품은 역사를 엮어낸 신간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이번 여행에서는 뉴욕, 런던, 빈, 베네치아, 모스크바, 시드니, 싱가포르, 상하이, 두바이 등 세계적인 관광 도시뿐만 아니라 바빌론, 테오티우아칸 등 역사 속으로 사라진 도시까지 만나볼 수 있다.◆뉴욕, 빈, 두바이가 품은 역사인구 860만의 세계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 미국 뉴욕은 과거에는 현재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는 인구 10만의 소도시였다. 뉴욕을 메가시티로 성장시키는 데에 발판을 마련한 이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뉴요커'로 칭송받는 드위트 클린턴 전 뉴욕시장이다. 그는 장차 뉴욕 인구가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뉴욕 맨해튼에 바둑판 구획, 즉 12개의 애비뉴와 155개의 스트리트를 만들었고, 그 결과 1835년 뉴욕은 필라델피아를 제치고 미국 최대의 도시가 된다.오스트리아 빈은 18세기 이후 많은 음악가, 예술가, 학자를 배출한 요람과도 같은 도시다. 빈은 13세기 합스부르크가의 본거지가 된 후로 신성로마제국의 수도가 된다. 황도의 지위를 얻은 빈은 중세 후기 로마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가톨릭문화권의 중심이 되었다.1740년 마리아 테레지아가 합스부르크의 수장이 되자 그는 빈의 귀족의 지지를 얻기 위해 문화 예술 융성에 힘을 쏟았고 출판물 검열도 완화하면서 문화인이 빈으로 몰려 든다. 19세기 말 20세기 초는 음악가 말러, 화가 클림트, 소설가 호프만 등에 의해 '세기말 빈'이라 불리는 문화조류를 만들어내기도 했다.미래도시와 가장 근접한 모습을 갖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도시국가 두바이는 불과 수십년 사이 초고층 빌딩이 빽빽하게 들어선 최첨단 도시로 탈바꿈했다. 두바이는 2008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아부다비의 지원에 힘입어 발전을 거듭해왔다.두바이의 상징이자 세계 최고 높이의 건축물 버즈 칼리파(828m)에 이어 두바이는 현재 1000m, 즉 1km 높이의 빌딩 건설을 계획 중이다. 아울러 세계지도를 본떠 만든 세계 최대의 인공섬 '더월드'는 전세계 자산가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도시개발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은 동남아시아나 중동 국가에서 유입된 노동자들이라는 점은 수면 위로 잘 드러나지 않는 진실이다.◆30개국 여행하듯 배우는 세계사세계사를 다룬 책은 수없이 많다. 그 많은 책들 가운데 돋보이기 위해서는 보통의 방식과는 다르게 세계사를 풀어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간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는 역사를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며 서술하는 고리타분한 방식에서 벗어난 책이다.이 책은 기원전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의 방대한 세계사를 총 30개 도시를 통해 접근한다. '도시는 역사가 만든 작품이다'라는 말이 있듯 세계 주요 도시들이 어떤 역사를 거쳐 지금 모습에 이르렀는지 살펴보는 것은 세계사를 다루는 새롭고도 효율적인 방법이다. 특히 세계사는 도시 문명을 중심으로 형성돼왔으므로 이런 접근은 세계사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된다.이 책은 한 도시에서 벌어진 각 세력들의 흥망성쇠를 비롯해 주요 인물의 행적, 문화유산의 설립 배경, 주요 고고학 지식까지 담고 있다. 30개 도시를 다룬 각 장의 머릿말에서 해당 도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나 궁금할 만한 지점을 짚어줘 기대감을 자아낸다. 또한 이해를 돕기 위해 실린 다양한 사진과 이미지, 지도들은 역사 지식에 생생함을 더해준다.이 책은 목차에 따라 차례대로 읽을 필요가 없다. 각자 흥미를 끄는 도시를 골라 책을 펼치면 마치 그 도시를 여행하듯 세계사 여행으로 끌려 들어가게 된다. 하루에 한 도시씩, 도장깨기를 하듯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세계사의 흐름까지 보일 것이다.세계사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 세계사에 대한 기초부터 교양을 쌓고 싶은 사람,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 모두에게 적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역사서다운(?) 딱딱하고 단조로운 설명투의 서술이 약간의 아쉬움을 자아낸다. 357쪽, 1만6천800원.

2020-07-10 15:30:00

◇ 교보문고 7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1. 김미경의 리부트 (김미경·웅진지식하우스)2. 흔한 남매 5 (흔한남매·아이세움)3. 더 해빙 (이서윤, 홍주연·수오서재)4. 돈의 속성 (김승호·스노우폭스북스)5.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김수현·놀)6.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14 (설민석·아이휴먼)7. 기억 (베르나르 베르베르·열린책들)8. 보통의 언어들 (김이나·위즈덤하우스)9. 코로나 이후의 세계 (제이슨 솅커·미디어숲)10. 해커스 토익 기출 보카 (데이비드 조·해커스어학연구소)

2020-07-10 13:47:25

[유홍준의 시와 함께] 개망초꽃 여러 억만 송이

[유홍준의 시와 함께] 개망초꽃 여러 억만 송이

개망초꽃 여러 억만 송이 김선굉(1952~ ) 낙동강 긴 언덕을 따라 개망초꽃 여러 억만 송이푸르게 흐르는 강물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다.고 작은 꽃들이 키를 다투며 마구 피어나서바람에 몸 흔들며 푸른 하늘을 받들고 있다.白衣의 억조창생이 한 데 모여 사는 것 같다.한 채의 장엄한 은하가 흐르는 것 같기도 하고,흰 구름이 내려와 앉은 것 같기도 하다.모여서 아름다운 것 가운데 이만한 것 잘 없으리라.이따금 강바람 솟구쳐 언덕을 불어갈 때마다,꽃들은 소스라치듯 세차게 몸 흔들며 아우성쳤다.바람은 낱낱이 꽃의 이름을 불러주었으며,호명된 꽃들은 저요, 저요, 환호하는 것이었다.저 지천의 개망초꽃들에게 낱낱이 이름이 있었던가.바람은 거듭 꽃들의 이름을 부르며 불어가고꽃들은 자지러지며 하얗게 아우성치는 것이었다.그 놀라운 광경에 넋을 빼앗긴 내 입에서무슨 넋두리처럼 이런 탄식이 흘러나왔다.-詩人은 좆도 아니여! 북천 산골짜기 서너 해 농사를 걸러버린 묵정밭에 개망초꽃이 하얗게 피어 있는 걸 바라본 적이 있다. 그야말로 '한 채의 장엄한 은하'가 피어 있는 광경. 그 흰빛은, 저 평창 달밤의 그것을 훨씬 능가하는 것이었다. 나는 누군가를 불러 북천의 그 황홀한 광경을 보여주고 싶었다.오래전 누군가의 생일날, 안개꽃 대신 망초꽃 한 아름 꺾어 꽃다발을 만들어 본 적이 있다. 야생화 꽃다발을 받아 든 그의 환한 웃음을 바라본 적이 있다. 야생화 꽃다발을 바치면 결국 그 사람과 결별하고 만다는 이상한 속설을 알고 있었지만.꽃은 한곳에 모이면 아름답고 사람은 한곳에 모이면 아름답지 않다. 꽃들에게도 생존을 위한 처절한 경쟁이 있지만 그 생존 전략은 비겁하지 않고 비열하지 않고 정당하다. 사람들이 한곳에 모이는 이유는 대체로 불온하고 불손하다. 관형사 '여러'는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으로 느껴진다. 여러 생각, 여러 마음, 여러 집단, 여러 도시, 여러 관계…. 그런데 이 시의 제목에 쓰인 '여러'는 그렇지가 않다. 「개망초꽃 여러 억만 송이」가 아니고 「개망초꽃 억만 송이」였다면 아마도 이 시는 꽝이었을 것이다.경상북도 영양군 청기면, 시인의 고향에 가 보고 싶다. 시인 유홍준:1998년 『시와반시』로 등단. 시집 『喪家에 모인 구두들』 『나는, 웃는다』 『저녁의 슬하』 『북천-까마귀』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이 있다. 시작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20-07-08 16:30:00

제17회 이육사시문학상에 이재무 시인 선정

제17회 이육사시문학상에 이재무 시인 선정

TBC는 제17회 이육사시문학상 수상자로 시집 '데스밸리에서 죽다'의 이재무 시인을 선정했다.이재무 시인은 1983년 '삶의 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시집 '온다던 사람은 오지 않고' '슬픔에게 무릎을 꿇다' '슬픔은 어깨로 운다' '데스밸리에서 죽다', 산문집 '쉼표처럼 살고 싶다'를 펴냈다.최종 심사는 오세영·권달웅·조용미 시인과 구모룡·오민석 평론가가 맡았다. 심사위원회는 "이재무 시인은 '데스밸리에서 죽다'를 통해 세상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도 솔직하게 드러내 놓으면서 그것을 새로운 표현에 담아내는 능숙한 솜씨를 보여줬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며 "작품이 우수할 뿐더러 이육사정신에 부합한다고 보아 제17회 이육사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상금은 2천만원이며, 시상식은 오는 8월 8일 오후 2시 안동 이육사문학관에서 열리는 이육사문학축전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이육사시문학상은 민족시인 이육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숭고한 생애와 문학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TBC가 2004년 제정했다.

2020-07-07 16:30:00

[책] 가명에 숨어야 했던 성폭력 생존자가 다시 이름을 되찾기까지

[책] 가명에 숨어야 했던 성폭력 생존자가 다시 이름을 되찾기까지

홀린 듯 집어들었지만 어쩐지 책장이 무겁게 넘어가는 책이 있다. '에밀리 도'라는 가명의 얄팍한 보호막을 쓴 채 성폭행과 그것이 야기한 부수적 유무형의 아픔과 맞서야 했던 '2015년 스탠퍼드대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기록, '디어 마이 네임'이 그렇다. 오랜 고통의 시간을 홀로 통과하며 어렵사리 자신의 이름(정체성)을 되찾은 성폭력 생존자, 그의 이름은 샤넬 밀러다.이 책에는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행복한 결말이 없다. 게다가 우리는 책을 통해 그의 삶은 읽을 수 있을지언정 그에게 어떤 위로도 건넬 수 없다. 그렇다면 독자는 무엇을 기대하며 이 책을 읽어야 할까. 책을 손에 쥔 순간부터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까지 독자가 느끼는 모든 감정, 그것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한 권의 책에 담긴 고통의 시간'2015년 스탠퍼드대 성폭력 사건'. 전 세계 모든 이들이 한 문단으로 요약된 기사로 접했을 이 끔찍한 사건은 성폭력 생존자 당사자에게는 한 권의 책으로 표현하기에도 모자랄 일이었다.2015년 1월 17일, 스탠퍼드대 파티에서 만취해 필름이 끊긴 밀러를 쓰레기통 뒤편에서 성폭행한 이는 '브록 터너'였다. 목격자들이 있었고, 터너는 도주하다 붙잡혔으며, 현장에는 증거가 널려 있었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모른 채 깨어난 밀러는 장시간 성폭력 증거 확보를 위한 일련의 절차를 거치며 서서히 다가오는 '진실'의 공포를 애써 외면해야 했다.강간 키트 검사를 마친 후 건네받은 책자에는 그가 앞으로 겪게 될 지옥 같은 시간이 적혀 있었고, 믿고 싶지 않았지만 책자의 예언은 적중했다.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눈물, 집 안에서도 엄습하는 공포, 딸의 피해 사실을 전해 듣는 부모님의 표정, 슬퍼하는 동생과 애인에게 괜찮다고 말하는 심정, 불규칙한 재판 일정으로 무너져가는 일상과 경제 상황. 가장 끔찍한 고통은 자신에 대해 모멸감을 갖게 된다는 점이었다.목격자도 증거도 충분했던 성범죄였음에도 밀러는 재판에서 끝없이 자신이 피해자임을 증명해야 했다. "남자친구와 독점적 관계인지", "바람을 피워본 적 있는지", "파티광인지" 같은 온갖 모욕적인 질문들에 대답하면서도 밀러는 무너질 수 없었다. 자신의 신체부위를 찍은 사진이 증거품으로 공개되는 동안 화장실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보이기 위해 옷 매무새를 다듬어야 했다. 그러고도 브록 터너는 고작 6개월 형을 선고받고도 3개월이 감형됐다.지난한 전쟁 끝에 얻어낸 승리 앞에서 그는 허무함을 느꼈다. 그는 "정의는 이런 모습인지 모른다고, 녹아서 뚝뚝 떨어지는 요거트를 들고 진이 빠져 앉아 있는 것인지 모른다"고 말한다. 가해자 보호 관행과 2차 피해를 감내해야 하는 사법 시스템은 무너진 피해자의 삶을 재건하는 데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한다는 것을 그는 깨닫는다. '문제는 피해자의 노력 부족이 아니라, 피해자가 안전과 정의와 회복에 이르지 못하도록 하는 시스템에 있다'는 밀러의 신랄한 고발에 어느 누가 반박할 수 있을까.◆피해자라는 역할에서 벗어나기까지그녀를 향한 악성 댓글, 억측, 불순한 시선. 성폭력 피해 후 그녀는 사회로부터 내몰려 들어서게 된 가시밭길을 걸으며 피를 흘려야 했고, 상처가 낫기도 전에 다시 상처입었지만 묵묵히 뚜벅뚜벅 걸었다.이처럼 밀러는 사건 이후 피해자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치유가 실제로는 어떻게 가능한지,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자로만 정의되는 것을 넘어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되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고백한다.이 책에는 미국 사회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던 '에밀리 도의 피해자 의견 진술서'가 수록되어 있다. 가해자 터너의 진술들을 인용한 뒤 하나씩 논리정연하게 반박해나가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진술서는 피해자에게는 가혹하면서 가해자에겐 너그러운 사회를 향한 그의 최후 비명이었다."유죄라고 선고한 뒤에도 그가 인정한 것은 알코올 섭취뿐이다. 자신의 행동을 전적으로 책임질 수 없는 사람은 감형받을 자격이 없다. '문란함'이라는 말로 강간을 물타기 하려는 시도는 대단히 모욕적이다. 강간의 정의는 문란함의 부재가 아니라, 동의의 부재다."(피해자 의견 진술서 중에서)피해자의 치유에 대해 말할 때 이 책은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 우리는 치유가 흔히 미래를 향해 똑바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믿지만 밀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다른 이들이 위로 성장한다면 피해자는 상처의 장소를 돌면서 성장한다. 상처를 돌면서 강해지고, 나이가 들면서 옹골차질 수는 있어도, 취약한 핵심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밀러는 피해자라는 신분이 자신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피해자라는 역할에서 벗어날 때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고백한다. 그런 밀러는 현재의 자신을 돌아봤을 때 그에게 상처를 준 이들은 다 사라지고 온전히 자신만이 서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5페이지에 걸쳐 나열된 고마운 이들도 그의 곁에 흔적을 남겼다. 그렇게 밀러는 자신의 이름을 되찾았다. 544쪽, 1만9천800원.

2020-07-03 15:30:00

[책CHECK] 운동과 건강: 의과학적 이해/ 김예영, 김종근, 박민혁, 최동성 지음/ 바른숲 펴냄

[책CHECK] 운동과 건강: 의과학적 이해/ 김예영, 김종근, 박민혁, 최동성 지음/ 바른숲 펴냄

체육 전공생들이 체육학의 기초 지식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 이론서 '운동과 건강: 의과학적 이해'가 출간됐다. 운동과 대사질환, 스포츠의학, 건강체력평가, 운동생리학, 운동역학 등 체육학의 각 분야를 총망라했다.대구경북에서 교수·연구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예영, 김종근, 박민혁, 최동성 등 4명의 저자는 학창 시절 체육학을 전공하며 맞닥뜨린 어려움 등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보다 쉽게 체육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내용을 서술하는 데 중점을 뒀다.특히 운동과 대사질환을 다룬 장은 비만, 당뇨병, 심혈관 질환, 퇴행성 질환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관리 지침·운동 전략을 담고 있어 유병자들이 읽으면 도움될 만하다.저자들은 "체육학 전공생이 전공에 대한 고민을 풀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체육학을 전공한 학생은 물론 생활스포츠 지도사 자격증을 준비하는 이들도 읽어보면 좋을 전문 서적이다. 187쪽, 18,000원.

2020-07-03 15:30:00

[책] 사악하고 야비한 검은 돈의 흐름 파헤쳐

[책] 사악하고 야비한 검은 돈의 흐름 파헤쳐

저자 올리버 벌로는 2016년 '런던도둑정치관광단'이라는 단체에서 독특한 투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벌로는 2016년 5월 런던에서 반부패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을 때, 구소련 및 제3세계 도둑 정치가들 소유의 부동산을 둘러보는 관광 코스의 가이드로 나섰다. 그는 모집한 관광객을 이끌고 국제적 규모로 자행되는 은밀한 돈세탁의 실체를 눈앞에서 확인시켜 주는 한편, 해외로부터의 자본 유입이 런던의 경제를 어떻게 왜곡시키는지 낱낱이 폭로했다. 이 책은 '런던도둑정치관광단'의 전 세계 버전이다. '머니랜드'란 명칭은 슈퍼리치들이 부정하게 얻은 부를 조세 당국 및 공무원의 감시에서 차단하기 위해 은닉해 두는 가상의 나라란 뜻으로 저자가 붙였다.◆역외 비밀주의의 마법은 어떻게 가능한가?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머니랜드가 단순한 음모론이 아니라는 점이다. 저자의 분석에 의하면 머니랜드는 하나의 시스템이며, 각국의 제도상 허점과 사법관할구역 간의 차이를 교묘하게 악용함으로써 나타난다. 이를테면 영국 본토보다 영국령 저지섬의 세율이 낮다는 점은 머니랜드를 육성하는 커다란 유인이 된다. 영국 본토에 있는 자산을 저지섬으로 옮김으로써 조세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사법관할구역의 규제 및 제도는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틈새가 존재한다. 세법상의 맹점, 조세 조약의 허점 등 그 틈새를 비집고 검은 돈은 법인세나 소득세가 낮은 곳, 본국의 금융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곳 등을 찾아 역외로 몰려든다.역외는 국외와 다른 개념이다. 물리적으로는 사법관할구역 안(국내)에 현존하면서도 법적으로 사법관할구역 밖(국외)에서 경제적 실체가 존재할 경우를 일컫는 말로, 이 개념이 없으면 애초에 머니랜드도 존재할 수 없었다. 저자의 말대로 "사람들이 역내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하도록 허락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 바로 역외이다. 1960년대 런던의 금융가인 시티에서 '발명'된 유로달러화가 최초의 역외 거래인데, 미국 금융 당국의 규제가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에 힘입어 유로달러화는 덩치를 불려 나갈 수 있었다. 이 책은 규제 당국이 역외를 쉽사리 건드릴 수 없는 것은 "돈이 자유롭게 오가는 반면에 법률이 자유롭게 오가지 못하는" 불일치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돈세탁은 어떻게?머니랜드를 굴러가게 하는 핵심 산업은 '자산 숨기기'로, 가장 흔하게 이용되는 방법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 회사를 통해 소유권을 흐리는 것이다. 이를테면 런던의 할리 스트리트에 명목상의 회사를 두고, 그 회사를 다시 리히텐슈타인, 맨섬, 미국 델라웨어주 케이맨제도, 라이베리아 등 역외 사법관할구역 소유로 등록하는 것이다. 이렇게 법인 구조물을 연쇄적으로 겹싸기한 뒤, 금융 비밀주의의 중심지로 정평이 난 스위스 은행의 비밀 계좌를 덧붙이면 자산의 기원과 그 소유권 모두를 숨기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그 밖에 신탁이라는 법적 구조물을 이용해 재산을 양도할 수도 있는데, 신탁에 맡긴 자산은 소유권과 수익권이 분리되어 운영되기 때문에 증여세나 상속세를 회피할 때 유용하다. 회사나 자본이 아니라, 아예 '자기 자신'이나 '자녀'의 사법관할구역을 옮겨 가는 전략도 있다. 세인트키츠네비스 같은 나라에서 시민권을 구입하거나 아프리카의 후진국에 거액의 돈을 주고 외교관 신분증을 발급받아, 이중국적으로 조세 회피를 하는 것이다.저자는 점점 더 교묘해지는 조세 회피, 탈세, 돈세탁 수법을 일컬어 "과세 당국 대 부유한 사람들 사이"에 벌어진 "진화론적 군비 경쟁"의 결과라고 말한다.◆약탈의 잔치를 어떻게 멈출 것인가?저자는 비난의 화살을 그들에게만 돌리지 않는다. 후진국의 도둑 정치가들이 자국에서 훔친 돈을 안전한 국가에 투자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선진국의 최상급 은행가, 변호사, 회계사, 홍보 전문가, 로비스트 등이 조력한 것도 큰 문제라는 것이다. 머니랜드를 움직이는 부정 이득의 톱니바퀴를 멈춰 세우기 힘든 이유는, 서구의 조력자들이 부정 이득을 묵인하는 한편 그 톱니바퀴에 편승해 이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저자는 머니랜드에는 막대한 대가가 따른다고 지적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피폐하게 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키며, 민주주의를 잠식한다. 억만장자와 부패한 정치인들이 유능한 금융인과 법률인을 동원해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니며 막대한 자산에 방패를 치고 다니는 사이, 서민들만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있지 않은가. 국경을 초월한 자산 보호 산업이 성행하는 현실에서 과세의 공평성은 무너지고, 역진 과세가 될 우려마저 있다. 저자는 세계를 다시 바로 세울 방법을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 "그 (더러운) 돈이 우리가 서 있는 곳을 빨아들이면, 결국 땅이 무너진다"고. 448쪽, 1만9천800원.

2020-07-03 15:30:00

[유홍준의 시와 함께]휴식

[유홍준의 시와 함께]휴식

휴식 /옥타비오 빠스(1914~1998) 작 새 몇 마리가찾아온다.그리고 검은 생각 하나.나무들이 수런댄다.기차소리, 자동차소리.이 순간은 오는 걸까 가는 걸까? 태양의 침묵은웃음과 신음소리를 지나돌들 사이 돌이 돌의 절규를 터뜨릴 때까지깊이 창을 꽂는다. 태양심장, 맥박이 뛰는 돌,과일로 익어가는 피가 도는 돌;상처는 터지지만 아프지는 않다,나의 삶이 삶의 참모습으로 흐를 때. 시를 쓰는 일은 완벽한 휴식이다. 좋은 시를 읽는 일 또한 그렇다. 그것은 황홀이고 해방감이다. 시를 읽는 순간은 현실의 내가 아닌 또 다른 나와 만나는 일이다. 시의 황홀은 비논리적인 의식과 언어의 해방에 있다. 에즈라 파운드는 "커다란 책을 많이 쓰는 것보다 하나의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이 낫다"라고 말했다. 산문에서의 언어는 많은 의미의 가능태들을 희생시키고 그중 하나만을 원하지만 시는 그렇지가 않다. 시의 언어는 변형되면서 광휘를 얻는다.시를 쓰거나 읽는 일은 갑자기 '새 몇 마리가/ 찾아'오는 일이며 '나무들이 수런대'는 걸 느끼는 일이다. 그것은 '오는 걸까 가는 걸까?' 잘 알 수가 없다. 시를 쓰는 것도, 시를 읽는 것도 '돌이 돌의 절규를 터뜨릴 때까지' 마침내 '맥박이 뛰는 돌'을 만날 때까지' (무)의식의 소용돌이에 '깊이 창을 꽂는' 일.시는 잃어버린 우리를 되찾게 해준다. 시는 우리를 각성하게 해준다. 찰나이지만, 시는 사물과 현상의 본래 모습을 보여준다. 시는 '나의 삶이 삶의 참모습으로 흐를 때'를 보여준다. 우리에게 인간은 두 부류로 나누어진다. 시를 읽는 인간과 안 읽는 인간! 시인 유홍준:1998년 『시와반시』로 등단. 시집 『喪家에 모인 구두들』 『나는, 웃는다』 『저녁의 슬하』 『북천-까마귀』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이 있다. 시작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20-07-01 16:30:00

[책CHECK] 1950(한국전쟁 70주년 사진집)/ 존 리치 사진·글/ 서울셀렉션 펴냄

[책CHECK] 1950(한국전쟁 70주년 사진집)/ 존 리치 사진·글/ 서울셀렉션 펴냄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그동안 흑백 이미지로만 인식 되어온 당시 모습을 컬러사진으로 생생하게 재현해 낸 사진집이 출간됐다.6·25전쟁을 곁에서 지켜본 종군기자 존 리치가 6·25전쟁 컬러사진집 '1950'를 세상에 내놓았다. 개전부터 휴전까지 무명의 참전용사들, 유엔군 장병들, 그리고 참혹한 전쟁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을 살아낸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남대문, 수원성, 서울역, 서울시청 앞, 지금은 사라진 중앙청 같은 낯익은 거리 풍경을 배경으로 물건을 나르거나 대화하며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오늘날 우리 이웃들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사진집은 아픔의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전쟁을 단순히 과거의 역사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참혹한 전쟁의 길고 캄캄한 터널을 헤어나온 사람들의 희생과 아픔, 강인한 삶의 의지를 생생하게 느끼고 공감하게 한다. 320쪽, 1만8천원.

2020-06-26 15:30:00

[책CHECK] 독도의 푸른 밤/ 이동순 지음/ 실천문학사 펴냄

[책CHECK] 독도의 푸른 밤/ 이동순 지음/ 실천문학사 펴냄

삶과 자연을 노래하며 생태적 자연주의를 추구해 온 이동순 시인이 자신의 일생을 거는 심정으로 오로지 독도를 위한, 독도를 향한 헌시로 꾸려진 시집 '독도의 푸른 밤'을 펴냈다.독도를 가슴에 품고 산 시인은 그간 독도에 대한 방대한 자료 수집과 연구에 몰두하며 시로써 독도를 형상화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시집 '독도의 푸른 밤'은 명실공히 우리 땅 '독도'의 역사적·환경적·생태적 의미를 시로써 형상화해낸 문학 아카이브라고 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시인은 날바다 새벽이면 절로 잠에서 깨어 큰 굿을 앞둔 무당처럼 독도의 혼령을 불러 모셨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독도는 수천 개의 다른 얼굴이 되어 다가왔다. 어느 때는 한과 눈물에 젖은 얼굴이고, 어느 때는 어린아이처럼 해맑은 얼굴인가 하면 어느 날은 풍상우로를 다 겪은 노인의 표정이었다. 그 수천 개의 독도를 껴안고 함께 울고 웃으며 시인 자신이 마치 독도가 된 심정으로 시를 써내려 갔다. 164쪽, 1만원.

2020-06-26 15:30:00

[책] 박새로이 곁 '조이서'처럼…소시오패스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책] 박새로이 곁 '조이서'처럼…소시오패스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최근 많은 시청자들을 안방 1열에 집합시켰던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백미는 단연 조이서였다. '막강 캐릭터'라는 수식이 어울리는 그는 권력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정의를 끝까지 관철시키며, 짝사랑으로 시작해 결국 박새로이를 '내 남자'로 만드는 당찬 매력으로 대중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그런 그가 어쩌면 소시오패스라는 설이 나오며 대중은 또 한번 놀랐다. 소시오패스는 악랄한 범죄자에게나 붙는 형용사가 아니었던가?지금껏 우리는 흔히 소시오패스·사이코패스를 범죄에 연관시키곤 했다. 그러나 하버드 의과대 정신과 교수 마사 스타우트 박사는 "범죄와 관련된 소시오패스는 고작 20%뿐"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신간 '이토록 치밀한 배신자'에서 소시오패스는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으며,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 심리적 폭행을 가하고 있음을 강조한다.◆현실 속 소시오패스는 어떤 사람일까소시오패스란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일종으로 특성은 여러가지로 묘사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성공 등 목표 달성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행동하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않으며, 매우 계산적이다. 자신의 본심과 감정을 숨긴 채 순진한 사람으로 위장하면서 남을 이용하는 데 능하다. 이 모든 특성을 아우르는 가장 중요한 특성은 한 마디로 '양심이 없다'는 것이다.저자는 트라우마 생존자들을 상담하면서 소시오패스에게 심리·정신적 폭행을 당해 트라우마의 늪에 빠지는 사람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소시오패스들은 범죄자가 아니라 가족, 동료, 이웃의 모습으로 지척에 존재한다. 통계적으로 따지면 전세계 인구의 100명 중 4명 꼴로 소시오패스라고 한다. 박사는 임상 경험을 토대로 터득한 사례를 제시하며 이들로부터 우리가 상처받지 않도록 철저히 보호하는 것이 절실한 문제라고 강조한다.이 책은 현실 속 소시오패스 유형을 다섯 사례를 중심으로 소설처럼 풀어나간다. 잘생기고 똑똑한 '스킵'은 뭐든지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고 죄책감 없이 남에게 피해를 주며, 무자비한 성격으로 사회에서 성공을 거머쥐었다. '도린'은 동료의 미모, 지성, 성공 등 빼앗을 수 없는 것을 빼앗고 싶어한다. 그저 동료의 경력에 한 줄 스크래치를 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루크'는 부인인 시드니에게 기생해 안락한 삶만을 추구하면서도 한치의 부끄러움조차 갖지 않는다. '한나의 아버지'는 부인과 딸을 트로피처럼 여기며 자랑할 거리가 있을 때만 신경 쓴다. 작은 갈등을 격렬한 말다툼으로 키우는 '틸리'는 모든 갈등의 시초가 되고 모든 이웃으로부터 미움을 받는다.이런 이들이 대표적인 현실 속 소시오패스다. 더구나 소시오패스는 사회가 발달할수록 더욱 발현되기 쉽다. 타인에 대한 배려를 기반으로 한 전통 사회와 달리 현대 사회는 개인적인 성취를 높이 평가하며 타인을 밟고서라도 우뚝 일어서라고 부추긴다. 어쩌면 현대 사회는 소시오패스들이 더욱 기승을 부릴 최적의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소시오패스와 양심은 동전의 양면소시오패스와 양심 문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이 책은 여러 사례를 통해 소시오패스에 대해 친절히 설명하면서 양심의 문제까지 심도 깊게 다룬다. 도덕, 철학, 종교, 심리학적 관점에서 인간 양심의 기원과 발전, 효과, 필요 이유 등을 총망라해 짚어준다. 이론을 적절한 사례와 함께 소개해 읽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게 다루고 있다.그렇다면 왜 어떤 사람은 양심을 갖고 있지 않을까? 즉 소시오패스의 원인은 무엇일까? 소시오패스는 타고난 본성이기도 하며 양육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저자는 밝힌다. 여러 연구를 종합해보면 소시오패스는 대뇌피질 수준에서 감정적인 자극을 처리하는 기능에 변형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유전적인 신경 발달의 차이 때문일 가능성이 크고, 신경 발달의 차이는 양육환경과 문화적인 요소에 의해 보완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유년기 학대나 애착장애로 소시오패스의 환경적 원인을 설명하기에는 살짝 부족하며, 소시오패스를 만드는 결정적인 환경 요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수수께끼로 남아있다.저자는 친절하게도 소시오패스를 알아보는 방법도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소시오패스를 알아보는 최고의 단서는 바로 '동정 연극'이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동정을 받으려고 연기한다면 그는 소시오패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예컨대 소시오패스 남편은 아내를 마구 때린 뒤 오히려 자기 머리를 감싸 쥔 채 괴로워하며 "순간의 화를 참지 못했다. 이런 자신을 용서해달라"는 식으로 군다. 이런 동정 연극은 소시오패스가 양심 없이 자기 멋대로 굴면서도, 상대방과의 사회적 관계를 본인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수법이다.'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피해자들에게 심리 상담 효과를, 아직 당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예방할 수 있는 효과를 보장한다. 저자는 머릿말에서 "책에 나온 내용들은 실제 개인의 신상 정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비밀 보장은 심리치료의 절대 원칙이며 상담을 받은 모든 사람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도록 엄격하게 조치했다"고 언급한다. 356쪽, 1만6천800원.

2020-06-26 15:30:00

[반갑다 새책] 피는 물보다 빨갛다/ 박기성 작품집/ 도서출판 미루나무 펴냄

[반갑다 새책] 피는 물보다 빨갛다/ 박기성 작품집/ 도서출판 미루나무 펴냄

살면서 인생의 변곡점 한두 개 없는 사람이 있을까? 심하면 롤러코스터를 타고, 평탄하다고 치더라고 계곡을 잇는 출렁다리를 건너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지은이도 미국 캐나다 이민생활 중 40대를 앞두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면서도 10대 시절부터 병처럼 앓아온 텍스트 중독증은 자신의 소소한 일상과 체험을 토대로 소통을 위한 글쓰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평소 습작하던 글을 쇼셜 커뮤니티에 올려 다른 사람들과 소통했고 월간지에 정기적인 기고도 했다. 책은 그간 모아둔 1천여 편의 글 중 선별해서 이번 작품집으로 묶었다.소설, 콩트, 수필, 여행기를 이 한 권에 모두 담아 뷔페식으로 차린 것이다. 장르마다 감칠맛나는 글은 소재의 다양성과 시점, 기교가 뛰어나다. 하나의 장르에 도전하기도 쉽지 않거늘 지은이는 4장르의 글을 썼고 완성도도 상당하다.대구 출생으로 베이비부머 세대로 대표되며 14년간 캐나다 이민을 거쳐 다시 한국으로 역이민 온 특별한 인생 이력이 말해주듯, 글이란 상당할 정도의 고통과 삶에 대한 성찰이 없이는 떡가래 빼듯 나오는 게 아니다. 느지막이 닥친 삶의 굴곡이 그에게 패배감과 함께 쓰라린 삶의 이력서, 즉 글을 쓰게 한 원동력이 된 것이다.그는 텍스트 중독증에 걸렸고 증상은 고3 무렵 더욱 심해져 집안에서 운영하던 사우나 수부실에서 상당 금액 편취해 책값으로 썼노라고 고백했다. 그때 얻은 자산이 막장 같은 내리막 인생에서 '글'이라는 탈출구를 찾게 된 것이다.이제 한국으로 돌아온 지 8년째. 대구에서 제법 규모 있는 카페를 운영하는 지은이는 현재 10가지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그것을 실천하는 소소한 행복을 누려가는 중이다. 책내기는 그의 세 번째 줄에 적혀있었다.특히 소설편에 있는 '천상일기'는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천상에서 지상의 자녀들에게 자신의 일생을 추억하며 들려주는 이야기 형식이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의 격동기를 살아온 여성으로 지은이의 어머니가 모티브가 됐다. 섬세하고 리얼한 묘사가 도드라진다. 396쪽, 1만8천원.

2020-06-26 15:30:00

[책] 우리는 통일을 안 하는 것일까, 못 하는 것일까?

[책] 우리는 통일을 안 하는 것일까, 못 하는 것일까?

신간 '천사 미국 악마 북한'은 서글픈 한반도의 자화상에서 출발한다. 무려 70년 이상 허리가 잘려나간 채 섬이 아닌 섬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냉전이 끝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한반도는 또 다른 전쟁의 한복판으로 내몰리고 있다. 남북문제, 한미문제의 소용돌이 속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한미군사훈련은 지칠 줄 모르고, 천문학적인 군사비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한편에선 분단 이후의 시대 속에서 만들어진 질서를 통해 부와 권력과 명예를 축적한 세력이 장막 속에 가리워진 채 웃고 있다. 그들은 공안세력, 군부, 보수 정치권과 개신교 집단, 극우 성향의 지식인과 함께 또는 그들을 이끌면서 여론을 왜곡하고 가짜뉴스를 퍼뜨린다. 평화와 통일 노력에 '종북'과 '빨갱이'라는 낙인을 찍으면서, 미국의 어깨 너머로 본 세상만 강요한다. '천사 미국, 악마 북한'이라는 왜곡된 프레임을 퍼뜨린 장본인은 바로 '언론 복합체'라고 이 책은 고발한다.김성해 대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와 강국진 서울신문 기자가 쓴 '천사 미국와 악마 북한: 언론복합체의 대한민국 요리법'은 이 책에서 언론복합체로 정의되는 분단기득권이 어떤 방식으로 대한민국의 여론과 정서를 조작하고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물이다.책은 총 7장으로 구성돼있다. 머릿글 격인 1장을 지나 2장에서는 '언론복합체'가 등장한 배경에 대해 설명한다. 3장은 언론복합체의 실체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으며, 4·5장은 복합체의 작동 방식을 찾기 위한 사전 탐사 순서다. 6장은 복합체의 작동 방식을 파헤치며 7장에서는 대안시스템을 제시한다.책의 압권은 방대한 규모로 정리된 언론복합체의 실체다. 보수언론, 국정원과 공안검사를 중심으로 하는 공안세력, 전시작전권과 한미동맹을 수호천사로 여기는 군부엘리트, 정치권과 관료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핵심 엘리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특히 언론은 복합체 내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을뿐더러 복합체가 '언론'을 통해 일조의 '담론전쟁'을 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담았다.책은 미국 정부와 군산복합체가 한국 사회를 일상적으로 관통하고 있다는 분석도 다루며 국내와 국제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복합체의 네트워크도 소개된다. 국내의 보수적인 대형교회, 미국의 교포사회, 미국의 파워엘리트 등을 잇는 연결고리에 대한 설명 역시 들어있다. 복합체의 배후에 미국의 냄새가 짙게 배어있다는 얘기다.필자들은 한국사회에서 '내전'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선언한다. 담론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전쟁터에서 한 편에는 수호천사로 대변되는 이승만, 주한미군, 한미동맹 등이 있고, 반대편 악마로 대변되는 북한, 중국, 포퓰리즘 등이 맞서고 있다는 관점이다. 이 과정에서 언론복합체는 한편으로는 자신들이 원하는 프레임만 동원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들을 대신해 말해 줄 수 있는 다른 구성원을 활용한다고 주장한다.지금껏 우리는 분단이 지속하는 이유를 외부에서 찾아왔다. 미국, 중국, 일본이 통일된 한반도를 원하지 않으며, 분단 지속의 모든 책임은 도움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염치도 없는 북한에 있다고도 말한다. 이 책은 이런 시선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질문을 해본다. 우리는 통일을 못 하는 것일까, 안 하는 것일까. 502쪽, 1만7천원.

2020-06-26 15:30:00

"지인들과 책 함께 읽고 다독상 도전해요"…2020 수성人문학제

"지인들과 책 함께 읽고 다독상 도전해요"…2020 수성人문학제

지역민에게 올해 선정된 '수성북'을 지원하고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수성구 인문학 프로그램 '2020 수성人문학제'(이하 문학제)가 12월까지 수성구립도서관(범어·용학·고산)에서 열린다.올해 수성북 선정 도서는 '페스트'(더스토리),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김영사), '알로하, 나의 엄마들'(창비), '푸른 개 장발'(이마주) 등 총 10권이다. 문학제는 수성북을 활용한 ▷독서 릴레이 ▷릴레이 우수사례 공모 ▷다독자 공모 ▷작가 초청 강연회 ▷인문학페스티벌 등의 프로그램으로 꾸려진다.일반, 청소년, 어린이 등 신청한 지역민에게는 수성북을 10월 31일까지 빌려줘 지인(단체)들과 함께 릴레이 형식으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2일부터 수성구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선착순(800권)으로 신청 가능하며 우수 사례를 공모해 12월 문화상품권 등 소정의 상품도 제공한다.다독을 독려하고자 다독자 공모전도 실시한다. 참여를 원하는 이들은 수성북을 포함한 책의 서평을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인스타그램(@suseong_lib)에서 온라인으로 참여 가능하며 수성구립도서관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독서노트를 이용하여 작성해도 된다. 수상자에게는 태블릿 PC, 무선이어폰 등 상품을 준다.이밖에도 유명 작가를 초청하여 수성북에 대한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자리와 각종 독서문화프로그램의 '인문학페스티벌'도 마련될 예정이다. 문의 053-668-1600(범어도서관), 1700(용학도서관), 1900(고산도서관).

2020-06-26 11:14:47

제6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응모작 예심 종료

제6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응모작 예심 종료

제6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예심을 마친 가운데 심사위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의 분위기가 장기간 긴장 상태임에도 매일시니어문학상은 건재함을 보여주었다. 응모자의 분포에서 국내·해외를 총망라하며, 작품의 완성도에 있어서도 여느 대회에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특히 작품들 속에는 인고의 시간을 겪어온 삶의 애환이 서려 있으나 한편으론 새로운 시간에 대한 기대와 희망, 마음의 건강을 겨냥하는 성숙함이 함께 비쳤다.심사위원들은 "평범한 일상을 예사롭지 않게, 사사로운 이야기를 위대한 이야기로 만들어낸 작품이 많았다"며 "지나간 시간에 대한 회고나 좌절이 사라지고 현실적 대상에 대한 깊은 관찰과 진단이 예리하게 전개되는 등 작품에서는 소위 '시니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건강하고 젊은 정신성을 만날 수 있었다"고 평했다.한편 이달 5일 매일시니어문학상 응모작 접수를 마감한 결과 3개 부문에 총 897편이 접수됐다. 부문별로는 논픽션 26편, 시(시조 포함) 537편, 수필 334편이었다.매일시니어문학상에는 매년 전국 각지뿐만 아니라 미국·독일 등 해외에서도 응모하고 있다. 응모자들은 작품을 제본해 제출하거나 신문사를 직접 찾아 작품을 담당자 두 손에 꼭 쥐어주는 등 작품 제출에도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었다.두 부문 이상 중복 응모한 경우도 많았으며 세 부문 모두 작품을 응시한 이도 있었다. 논픽션 부문에 응모한 한 작품은 원고지 1천100장 분량으로 장편 소설 한 권 분량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시 부문에서는 한 응모자가 13편의 시를 응모했다.컴퓨터 활용에 서툰 이들은 가족이나 이웃에게 부탁해 원고를 작성하기도 했다. 한 응모자는 실수로 휴대전화 번호 기재를 빠뜨리거나 틀리게 적어 신문사로 직접 전화를 걸어 수정을 부탁하기도 했다.매일신문 창간기념호(2020년 7월 7일 자)에 제6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당선작과 당선인 명단을 발표한다. 시상식은 7월 20일(월) 오전 11시 대구은행본점(대구시 수성구 달구벌대로 2310) 강당에서 열린다. 당선인들에게는 사전에 개인 통보한다.

2020-06-24 14:33:48

존 볼턴 회고록 어디서 주문해야 빨리 받나?

존 볼턴 회고록 어디서 주문해야 빨리 받나?

지난 주부터 관심이 급증한 존 볼턴 회고록, 즉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쓴 'The Room Where It Happened: A White House Memoir'(더 룸 웨어 잇 해픈드 어 화이트 하우스 메모어, White House는 백악관을, Memoir는 회고록을 뜻한다.)이 이번 주 들어서는 미국은 물론 한국 언론의 핫 이슈로도 떠올랐다.▶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폭로하는 성격의 이 회고록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까지 아우르는 남북미 간 얘기들도 전한다. 그 대략적 내용이 먼저 공개된 발췌록을 통해, 그리고 이를 입수한 언론들을 통해 전해졌다.이에 이 책을 직접 읽고 내용을 확인하려는 국민도 많아지고 있고, 국내 대형서점들의 출간 일정도 잇따라 소개되고 있다.이 책은 미국 시간으로 내일인 23일 발간된다.▶그렇다면 한국엔 언제 발간될까? 미국에서 한국으로 '바다 건너' 책을 직수입해 오는 방식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판매될 예정이다.현재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국내 대형서점 웹사이트들은 모두 똑같이 7월 8일에 출고하겠다며 주문 예약을 받고 있다.3개 업체 모두 책 가격을 3만1천650원(정가 4만2천200원 표기)으로 동일하게 정했다.▶그런데 미국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도 '프리 오더' 즉 주문 예약을 받고 있다. 현재 19.42미국달러(정가 32.50달러 표기)의 가격으로 주문 예약을 받고 있다.이 주문을 통해 한국으로 그대로 배송을 받는 것, 즉 '직구'도 가능한데 배송 기간 옵션에 따라 배송료를 차등해 내야 한다.배송일 9~12영업일 옵션은 11.98달러, 5~10영업일 옵션은 19.89달러, 2~5영업일 옵션은 30.98달러이다.영업일은 휴일을 제외한, 말 그대로 배송 업무가 진행되는 날을 가리킨다. 1주일 중 주말 및 국경일 등 휴일을 제외한 날을 주로 가리킨다.이에 따라 책 가격에 배송비를 더하면, 최소 31.40달러로, 최대 50.4달러로 이 책을 한국까지 받아볼 수 있다.22일 오후 4시 15분 기준 원달러 환율(1달러=1,214.90원)로 계산하면 최소 비용(31.40달러)은 3만8천147.86원, 최대 비용(50.4달러)은 6만1천246.08원이 된다. 물론 여기에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등 부가비용이 더해질 수 있다.▶그럼 한번 따져보자.국내 대형서점들의 존 볼턴 회고록 국내 출고일인 7월 8일은 미국 출간일인 6월 23일로부터 딱 2주 뒤이다.따라서 3개 배송 옵션 가운데 가장 비싼 2~5영업일이 책을 국내 대형서점들을 통해서보다 빠르게 받아볼 수 있는 선택지로 분석된다.5~10영업일 옵션의 경우 국내 출고보다 빠르거나 비슷하게, 9~12영업일의 경우 국내 출고보다 빠르거나 비슷하거나 늦을 수도 있는 선택지로 풀이된다.3개 배송 옵션 모두 국내 대형서점들의 7월 8일 출고 조건 판매가보다 비싸게 책을 구하는 선택지이기도 하다.다만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해외 배송이 다소 지연되기도 하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옵션마다 표기된 배송일 역시 반드시 지켜진다곤 할 수 없다.물론 전자책인 킨들 이북(Kindle eBook) 형식으로 책을 구입할 경우 이 같은 배송 조건들을 따질 필요가 없기는 하다.아울러 오디오 CD 형식으로는 알라딘에서 6월 29일 출고 조건으로 5만9천940원에 구입할 수 있다. 교보문고에서는 오디오북 버전으로 5만8천630원에 구입할 수 있는데 현재 '7일 이내 출고 예정'이라는 출고 조건을 확인할 수 있다.

2020-06-22 16:55:38

[책] 코로나 쇼크 이후, 세계 경제가 가야 할 길을 찾다

[책] 코로나 쇼크 이후, 세계 경제가 가야 할 길을 찾다

전 세계의 항공, 정유 등 기간산업은 무너졌고 실업률은 전례없이 치솟은 반면, 언택트 산업은 위기를 기회로 날개를 활짝 펼치며 도약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조차 손절을 선언하며 주식을 팔아치웠지만, 외국인 팔자로 1500선이 무너진 코스피에는 오히려 한탕을 노린 '동학개미'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몰렸다. 이는 코로나19 쇼크로 양면성이 더욱 짙어진 세계 경제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세계 경제는 일견 갈 길을 잃은 듯 보인다. 앞으로의 경제 상황은 예측은 할 수 있어도 감히 확신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늪에 빠졌고 세계적인 석학의 경제 전망조차 엇갈린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며, 세계 경제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이 펼쳐질 것이란 사실이며 우리는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Before Corona 그리고 After Corona코로나19가 지구촌을 점령한 채 세계 경제를 바짝 움켜쥐고 있다. 미증유의 코로나19 상황은 온 세상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태에 빠뜨렸다. 모든 것을 멈추게 하고 인간의 움직임도 최소화시키면서 경제활동은 크게 위축됐다.독일의 경제학자 다니엘 슈텔터는 "코로나19 충격은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고, 상당 시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며 "침체를 향해 가던 허약한 경제에 직격탄을 날린 코로나19로 새로운 경제정책의 시대가 열렸다"고 말한다. 그는 이 경제정책을 '코로노믹스(Coronomics)'라는 신조어로 부른다.코로노믹스는 코로나19의 '코로나(Corona)'와 '경제(economics)'를 합해 만든 용어다. 이 코로노믹스가 향후 10년간의 경제정책 모습을 결정지으며 세계를 완전히 변화시킬 것이라고 저자는 내다본다. 인플레이션이 돌아올 가능성이 크고, 국가는 최근 그 어느 때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경제에 개입하게 되리라는 거다.슈텔터 박사는 신간 '코로노믹스'를 통해 코로나 위기 이전의 경제·금융 시스템과 상황을 되짚어본다. 그리고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과 충격이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해 설명해준다. 이와 함께 반(反)세계화, 새로운 인플레이션의 도래,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방향, 폭발적 부채의 문제, 급변하는 노동시장의 전망, 기후 변화와 기업의 생존 해법 등 코로나19 위기 이후에 개인과 기업, 국가가 직면할 변화와 실현 가능한 해결책도 제시한다.이 책은 세계의 큰 그림을 보여준다는 게 강점이다. 특히 유럽 재정 위기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해온 저자는 서구의 현 상황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한다. 코로나 이후 세상은 크게 달라져 새로운 경제와 재정·금융의 질서가 시작되리라는 것이다.◆경제, 새로운 패러다임에 직면하다코로나19 상황 이전에 우리가 추종하다시피 한 중심은 미국과 유럽이었다. 따라서 선진국으로 일컬어져 온 이들이 맞닥뜨릴 미래 상황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저자는 "한국의 상황만 아는 것은 더 이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코로나19는 앞으로 세상을 이끌 힘이 아시아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서구 세계가 과거의 지도력을 크게 잃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다. 한국은 서구 국가에서 나타나는 반세계화 움직임을 생각해 지금까지와 다른 접근법으로 경제 정책을 세워야 한다. 앞으로는 아시아 지역 내 수출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슈텔터 박사는 "세계가 한국을 엄청난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처럼 코로나19를 효과적, 효율적으로 관리한 나라는 없었다"고 찬사를 보내면서 "코로나19에 맞서는 방법을 세계에 알린 본보기가 된 것처럼,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 펼쳐질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는 방법도 세계에 알리는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한다.그는 코로나19 위기에 맞서 국가와 기업, 개인에게 해결책들을 제시하는데, 여기서 언급되는 문제들 역시 지금 한국의 정책 상황과 맞닿아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안은 노동력 성장과 생산성(고용인구당 GDP) 향상 정책, 중소기업 중심의 부양책 등이다."우리가 바라든 바라지 않든, 코로노믹스는 다가오고 있다. 책에서 묘사한 모든 상황은 불가피하게 발생할 일이며, 국가와 시업과 개인적 차원에서 그런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준비가 돼 있어야만 앞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268쪽. 1만5천원.

2020-06-19 15:30:00

[책] 우리집 고양이가 양돈장 돼지보다 도덕적 지위가 높다고?

[책] 우리집 고양이가 양돈장 돼지보다 도덕적 지위가 높다고?

"동네 고양이 싫다고 내쫓지 마세요. 지구가 인간 소유라는 오만한 생각을 아직도 하시나요?" (최근 한 SNS에 올라온 글). 쓰레기봉투를 헤집는다거나 시끄럽게 운다는 등 갖은 이유로 동네 고양이를 핍박하는 이들을 향한 서늘한 일갈은 우리를 반성하게 한다.그럼에도 여전히 이런 의문이 남는다. 존중받아야 할 동물이란 어디까지인가? 인간과 매우 가까이 교감하는 동물만이 존중받을 수 있는가. 모든 생명체는 마땅히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하는가. 사람들은 개와 고양이는 감싸고 돌면서도 육류 소비로 도살당하는 닭, 돼지, 소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 가지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제기될 만한 도덕적 논란을 해결할 방법은 존재할까.◆동물은 인간과 동등한 도덕적 지위를 가지나?지구는 인간의 소유가 아니다. 다시 말해 어떤 동물이든 지구에서 저마다의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고, 그런 권리를 박탈할 자격이 인간에겐 없다. 더 나아가 윤리적 동물인 인간만이 오직 동물을 윤리적 틀안에서 존중받아야 할 존재로 여길 수 있다. 다시 말해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길이다.베스트셀러 '죽음이란 무엇인가'의 작가 셸리 케이건 교수가 동물 윤리로 인간의 삶의 가치를 조명한 신작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를 독자 앞에 내놓았다. 이 책은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잘 사는 윤리적 공존을 모색함과 동시에 지구상 가장 월등한 존재로 군림하는 인간이 추구해야 할 참된 가치를 제시한다.동물 윤리를 둘러싼 논의에서 우리는 어느 단계쯤 와있을까. 저자가 머리글에서 지적했듯, 동물을 헤아리는 중요한 문제에 있어 현재 우리가 얼마나 부족하며, 그와 관련된 도덕 이론을 갖추는 게 얼마나 절실한 지 깨닫는 단계에 와있을 뿐이다.저자는 동물 윤리에 관해 발전 가능한 논의를 시작하려면 '계층적 관점(계층주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계층적 관점이란 사람의 도덕적 지위는 동물보다 월등히 높으며 동물들끼리도 도덕적 지위가 각각 다르다는 관점을 말한다. 이 관점은 동물 윤리의 주류적 관점이자 사람과 동물이 동등하다는 견해를 따르는 '단일주의'와 정면으로 맞선다.단일주의는 언뜻 그럴듯해 보이나 현실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괴상한 논리로 발전하거나 오히려 논의를 교착상태에 빠트리고 혹은 분열만 야기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예컨대 개나 고양이는 '가족'과 같은 헤아림을 받는 반면 소나 돼지는 '고기'로 식탁에 오르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단일주의 관점에서는 그저 '옳지 못한' 행위일 뿐이며 더 이상 논의할 여지를 제시하지 못한다. 이런 관점에서 인간은 육식을 하는 야만적이고 잔혹한 동물학대자나 채식만을 고집하는 영양불균형자 사이에서 양자택일 할 수밖에 없다.◆무엇이 도덕적 지위에서의 격차를 만드나?이 책 전반에서 케이건 교수는 단일주의를 논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일주의를 거부해야 하는 이유에 관한 논증은 그 자체로 훌륭한 논리 수업이며 무척 설득력있고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저자의 주장에 따라 계층주의를 채택한다면 이런 질문이 따라온다. 무엇이 도덕적 지위에서의 격차를 만들까? 저자는 다름 아닌 '정신적 능력'에서의 차이가 도덕적 지위를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정신 능력은 '행동 능력'으로 이어진다. 사람이 동물보다 높은 도덕적 지위를 갖는 것도, 개와 고양이가 물고기나 곤충보다 도덕적 지위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나아가 같은 종의 동물들끼리도 그 능력에 따라 도덕적 지위가 달라진다. 모든 돼지가 아닌, 돼지 개체마다 확보한 능력이 도덕적 지위의 차이를 초래한다는 '개체주의' 시각이다. 저자는 심지어 사람들 사이에서도 도덕적 지위가 다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심각한 뇌 손상을 입어 정신적 능력이 결여된 인간은 통상적인 사람들보다 도덕적 지위가 낮다. 이는 자칫 윤리적 논쟁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지만, 저자는 '잠재적' 지위와 '양식적' 지위라는 대안 개념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계층적 관점을 지킨다.저자는 계층적 관점에 대해 제기될 수 있는 네 가지 우려를 제시하며 하나씩 반박한다. 계층주의가 '엘리트주의'라는 비판, 사람보다 도덕적 지위가 높은 '우월한 존재'가 실재한다면 윤리적으로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의 문제, 심각한 정신 장애를 가진 이른바 '가장자리 상황'에 처한 존재의 도덕적 지위를 설명하는 방식, 일반적인 사람들 사이에서도 능력 차이로 인한 도덕적 지위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정상적 편차' 등 계층주의가 안고 있는 우려를 어떻게 차례로 해결하는지도 이 책의 흥미로운 지점이다.저자는 이 모든 문제를 하나씩 노련하게 각개격파 해내면서 현대 철학 논리 전개의 정수를 펼쳐보인다. 512쪽, 1만9천800원.

2020-06-19 15:30:00

대구 화가 남춘모 화집 '제54회 獨 북 디자인 어워드' 수상

대구 화가 남춘모 화집 '제54회 獨 북 디자인 어워드' 수상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국제적인 인지도를 쌓아온 대구의 화가 남춘모 작가의 화집이 이달 1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54회 독일 북 디자인 어워드'(Preis der Stiftung Buchkunst)에서 시각예술 분야 어워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남춘모는 지난 2019년 독일 코블렌츠 루드비히 미술관에서 해외 첫 미술관 개인전을 가지게 되면서 유럽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이번 시상식에서 독일 심사위원 대표는 "남춘모 작가의 작품집은 입체적 회화 작품이 서적 편집 디자인 면에서 완벽하게 표현되었으며 종이의 선택과 책 제본이 작품의 콘셉트와 가장 잘 어울렸다"고 말했다.이어 작품집 기획을 맡은 베를린 안도파인아트 대표는 "이번 작품집이 남 작가의 초기 작품부터 루드비히 미술관 전시작을 대거 포함하고 있어 더욱 수상이 특별하다"고 밝혔다.독일 북 디자인 어워드 측은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도 모두 15명의 심사위원이 3차례 총 8일간에 걸쳐 700여권의 책 중 순수 문학, 학문 서적, 입문 및 실용 서적, 미술 사진 및 전시 카탈로그, 아동 도서 중 모두 5개 분야에서 25권의 도서를 선정했고, 이 가운데서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1차 심사를 통과해 남춘모 작가의 화집이 시각예술 분야 어워드를 수상했다.이번 수상으로 남 작가의 화집은 25권의 북 디자인 어워드 선정 도서들과 함께 특별 전시될 예정이며 또 프랑크푸르트 북 페어에 맞춰 오는 9월 프랑크푸르트 문헌박물관에서 특별행사와 함께 1년간 특별전시가 이루어진다. 선정된 도서 25권은 독일 북 디자인 재단에서 발행된 2020 북 디자인 어워드 금박 마트가 부착되어 유통되며, 국내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 책방에서 판매되고 있다.

2020-06-16 17:44:34

[베스트셀러] 6월 둘째주

1.룬의 아이들 데모닉 세트 전민희 엘렉시르2.더 해빙 이서윤·홍주연 수오서재3.통찰과 역설 천공 마음서재4.코로나 이후의 세계 제이슨 솅커 미디어숲5.돈의 속성 김승호 스노우폭스북스6.보통의 언어들 김이나 위즈덤하우스7.나는 누구인가 최서원 하이비전8.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14 (출간 예정) 설민석·스토리박스 아이휴먼9.기억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10.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김수현 놀

2020-06-13 06:30:00

[책] 미스 트롯,  미스터 트롯 히트곡 모은 악보집 출간

[책] 미스 트롯, 미스터 트롯 히트곡 모은 악보집 출간

바야흐로 트롯 전성시대이다.'미스 트롯', '미스터 트롯'의 연이은 흥행성공으로 트롯 열풍에 힘입어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트롯을 세대를 불문하고 같이 좋아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 트롯을 직접 부르거나 여러 악기로 연주를 하고자 하는 팬들을 위한 제목의 악보집이 출간되었다.건반연주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장소라는 악보집을 작성하는 동안 세가지 사항에 중점을 뒀다고 한다.첫째는 노래하고 연주하기 쉽고 편안한 키로 채보, 둘째는 보기 편한 넓은 단 간격과 큰 글씨, 그리고 마지막으로 각 곡의 리듬박스를 통한 이해가 쉬운 템포 설정이다. 이를 통해 노래 뿐 아니라 독주, 반주악기(피아노, 기타, 색소폰, 바이올린, 아코디언 등)로도 폭넓게 연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이 악보집에는 미스 트롯과 미스터 트롯에서 방영된 인기곡과 우승자 송가인, 임영웅의 최신곡까지 엄선되었다. 총 62곡의 악보가 수록되어 있다.- 미스트롯 25곡- 미스터트롯 32곡- 우승자신곡 5곡- 송가인 : 가인이어라, 엄마 아리랑, 서울의 달, 이별의 버스정류장(with유산슬)- 임영웅 : 이제 나만 믿어요

2020-06-12 21: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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