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책] 커맨더 인 치트

[책 CHECK] 커맨더 인 치트

이런 속담이 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려면 내기(도박)를 해보라.' 골프를 치는 사람들은 '골프만큼 그 사람의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없다'고 한다. 미국의 제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골프광'이다.골프 치기를 좋아하는 것은 물론, 골프장을 사고, 만들고, 운영한다. 전 세계에 14개의 골프장을 가지고 있고, 또다른 6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모든 골프장이 지구상에서 최고라고 말한다.베테랑 스포츠 기자인 저자는 프로골퍼, 아마추어골퍼, 골프장 개발업자, 캐디 등 100명이 넘는 인터뷰이들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트럼프와 그의 골프 민낯을 신랄하게 폭로한다.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골프 핸디캡은 3이고, 골프 경기에서 대체로 지는 법이 없으며, 18차례나 클럽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라고 저자는 진실을 밝힌다.올해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거침 없는 재선 행보를 벌이고 있는 트럼프를 향해 저자는 "(우리가 트럼프에 관해 알려면) 아직 멀었다"고 일갈한다. 지난 수십년간 골프 세계가 트럼프에 관해 차근차근 알아온 반면, 나머지 세계는 이제야 점점 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다. 360쪽, 1만8천원.

2020-04-03 14:30:00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

[책]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다소 과격한 주장의 배경은?

구직난에 시달리는 청년과 인구 소멸로 시름하는 지방(책에서 '지방 도시'의 의미로 쓰임)을 동시에 살리는 묘수가 있을까.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라는 다소 과격한 제목의 이 책은 청년 실업과 수도권 과밀 현상 등 위기에 처한 한국 사회에 '베이비부머의 귀향'이라는 단순하고도 과감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도시계획학자인 저자 마강래 교수는 국토 불균형 발전에 따른 지방 쇠퇴 문제 해법을 다룬 '지방도시 살생부'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 등 지방 살리기 시리즈의 연장선에서 이 책을 펴냈다. 세 번째 순서인 이 책은 거대 인구집단인 베이비부머(베이비붐 세대)를 지방 문제의 해결책으로 끌어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책은 총 2부로 나뉘며, 1부에서는 베이비부머 귀향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2부에서는 성공적인 귀향을 위한 필요조건들을 제시한다.저자의 주장을 짧게 요약하면 지방 출신이면서 수도권에 거주하는 베이비부머들이 은퇴 시점을 맞아 지방으로 'U턴'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면,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흘러든 젊은이들의 주거 안정을 돕고, 더불어 지방도시의 쇠락도 막아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루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저자의 이러한 주장은 지방의 청년 중심 인구 유입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재 지방에서는 각종 유인책으로 청년 인구를 끌어들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지만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 상당수가 아직도 수도권에 몰려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분명 한계를 지닌다.하지만 베이비부머들은 다르다. 시간과 경륜이 요구되는 일에 능숙한 그들의 일자리는 도시와 지방을 가리지 않고 존재한다. 특히 베이비부머는 귀향을 통해 지방 중소도시와 시골의 경제를 살릴 힘을 지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두 가지 축은 생산과 소비인데 베이비부머는 생산력과 소비력을 모두 갖춘 경제주체이기 때문이다.저자의 이러한 발상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관문을 넘어야 한다. 첫째, 베이비부머들은 과연 귀향을 원할 것인가. 둘째, 귀향이 성공적인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 첫째 관문은 오롯이 베이비부머의 의지에 달렸지만 둘째 관문은 정부 및 지자체 차원의 도움이 필수적이다.그들의 귀향 의지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2018년 농촌경제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50대의 42%, 60대 이상의 34.3%가 귀향에 관심을 표했다. 다른 조사에서도 이들은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60%까지 귀향 의사를 밝혔다. 2018년 통계청의 인구 이주 자료를 보면 40~60대가 도시지역에서 농촌 지역(군 단위 지역)으로 순유출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베이비부머의 은퇴 러시에 발맞춰 이주에 도움이 되는 여건을 마련해 준다면 이 흐름은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귀향인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저자는 구체적이고 세밀한 귀향 장려 정책을 총망라한 '귀향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방향은 크게 세 가지이다. 가장 우선 제시된 것은 경제 문제에 관한 해법이다. 귀향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5장), 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어떤 제도가 강화되어야 하는지(6장)에 대해 서술한다.둘째는 사회적 관계 조성을 돕는 제안(7장)이다. 귀향인이 지역주민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거주 여건을 조성할 필요성과 지방대학의 역할에 대해 논의한다. 셋째는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고향을 만들기 위한 지방 의료시스템 개선 방향(8장)을 제시한다. 더불어 '귀향 촉진을 위한 지자체의 역량 강화'의 필요성(9장)도 역설한다. 252쪽. 1만4천원.

2020-04-03 14:30:00

1989년 중국 텐안먼 민주화운동 이후 사상 단속을 하던 중국공산당 정부가 취한 방법 중 하나는 '민족'과 '애국'의 재강조였다, 청말·중화민국 시기에 쓰이다 사라진 듯한 '중화민족'이라는 개념을 중국공산당이 다시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사진은 홍콩에서 열린 중국 텐안먼 민주화운동 28주년 기념 집회. 매일신문DB

[책] 중국 내셔널리즘

일대일로(一带一路)를 통한 중국몽(中國夢)이 큰 시련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중국공산당 정권에 대한 신뢰가 국내외에서 추락하고 있고, 미국과의 패권경쟁으로 인한 타격 역시 만만치 않다.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이래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뤄온 중국은 2010년 GDP 세계 2위의 명실상부한 '대국'이 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존재감과 발언권이 커졌다. 이와 함께 영토와 주권, 역사인식, 민족문제 등을 놓고 주변국들과 끊임없는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일본과의 분쟁, 남중국해를 둘러싼 동남아 국가들과의 분쟁, 한국 고대사를 왜곡하는 동북공정, 미국과의 대립 등 중국공산당이 벌이는 온갖 사건들의 이면에는 최근 들어 급격하게 고양되고 있는 '중국의 내셔널리즘(국가주의)'이 자리잡고 있다.중국 내셔널리즘의 기원에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하나는 텐안먼 민주화운동 이후 1990년부터 시작한 애국주의 교육으로 대표되는 중국공산당 정권의 정책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하나는 과거로부터 이어진 중화사상, 덕치와 화이사상, 조공과 책봉 체제 등 중국의 사회구조 및 전통적 사상·문화와 같은 요소를 중시하는 견해이다.저자는 "만약 중국공산당 정권의 애국주의 교육이 효과를 발휘했다라고 한다면 중국사회에서도 그 정책을 받아들일 만한 소지가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면서 "그 같은 소지가 언제 어떻게 해서 형성되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이 책은 서문을 통해 전통중국의 세계관을 언급하면서, 구체적으로 19세기 말부터 21세기 초반인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120년 간의 중국 내셔널리즘 형성과 전개 과정을 살펴본다.중화민족다원일체구조론(페이샤오퉁, 1988)은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주장은 한족을 중심으로 중국 영역 내의 56개 민족이 일체화한 것이 바로 '중화민족'이고, 중화민족은 수천년 전부터 서서히 형성되어 오면서 19세기 이래 열강과 대항하게 되면서 그것을 자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현 국경을 넘어 거주하는 몽골인과 묘족 등을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지 등 실증적 문제를 안고 있는 이같은 주장은 다분히 정치적이다. 전체인구에서 소수민족이 점유하는 비율은 낮은데 비해, 소수민족의 거주지역은 광대하다는 불균형이 항상 중국 소수민족 문제의 발단이 되고 있다. 티베트, 신장위구르, 대만과 홍콩 등의 분리 독립 움직임이 그것이다.원래 공산당정권의 정당성은 공산당만이 진리인 사회주의 사상에 기반하여 '인민'을 이끌어 갈 수 있다고 하는 논리를 통해 담보되었다. 그러나 개혁개방 정책은 경제발전을 가져온 반면에 사회주의체제의 심각한 형해화를 초래했다. 시장경제 도입 이후 공산당은 자신들이 '국민'의 이익을 실질적으로 대표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통치를 정당화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래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중요하다.또한 사회주의식 일당독재의 유지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의 추진이라는 딜레마를 억제하는 수단으로 내셔널리즘이 강조되어 왔다.그렇다면 과연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중국 경제성장률 급락과 경제공황의 도래 속에서 중국의 내셔널리즘과 중국공산당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1911년 신해혁명으로 근대 중국의 내셔널리즘 횟불을 올린 중국 '우한'이 이번에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역사의 전면에 부상한 것은 정말 아이러니컬하다. 312쪽, 2만원.〈키워드〉▶일대일로'(一带一路): 중국이 서부 진출을 위해 제시한 국가급 정책.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서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육해공으로 잇는 인프라·무역·금융·문화 교류의 경제벨트로, 포괄하는 나라만 62개국, 추진 기간은 150년에 달한다.▶중국몽(中國夢, Chinese Dream): 시진핑 체제의 어젠다 중 하나. 시진핑 국가 주석은 이를 구체적으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 정의했다.

2020-03-27 14:30:00

[책] 사회적 가치 비즈니스

[책 CHECK] 사회적 가치 비즈니스

2012년 영국에서 '공공서비스(사회적가치)법'이 통과되었다. 2019년 미국의 재계에서는 전통적인 자본주의의 프레임을 바꾸는 선언이 있었다. 거대 다국적 기업을 포함한 미국 내 181개 대표적 기업 CEO들의 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주주 이익의 최우선 원칙'을 수정했다. 기업은 목적이 고객, 직원, 공급업체, 지역 커뮤니티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게 '헌신' 하는 것에 있다고 선언한 것이다.기업인과 주주의 탐욕을 정당화하던 무자비한 자본주의 프레임은 이제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50주년 기념 주제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였다.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경쟁의 글로벌화, 지나친 시장주의 등으로 홀대 당하는 이해관계자들(소비자이면서 주주, 주권자)은 사회와 공동체의 의미와 가치를 더 찾게 되고 정부와 기업에 사회적 가치를 더 중요하게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이 책은 저자가 리더인 소셜 임팩트 컨설팅 그룹(CGSI)에서 진행한 '사회적 가치 아카데미'의 주요 주제와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사회적 가치와 착한 기업의 시대적 변화와 임팩트를 분석하고 공통분모를 찾아 미래세대가 현실에 적응할 수 있는 실질적 방법을 제시한다. 180쪽, 1만3천800원.

2020-03-27 14:30:00

[반갑다 새책]마음의 불을/정회일 지음/열아홉 펴냄

'겸손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서는 많은 고통의 시간을 지나야 합니다. 고통이 너무 괴로워 피하고 싶다는 것은 인생의 아이러니입니다. 고통의 시간은 인생에서 겸손을 배울 수 있는 순간이기에 감사해야 합니다.'(책 43쪽)'기부는 내 돈을 누구에게 주는 게 아니라, 내게 맡겨진 돈을 필요한 곳에 보내는 것일 뿐입니다. 감사히 남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거죠.'(책 122쪽)책은 지은이가 삶과 죽음의 길목에서 9년 동안 써온 생존 기록이다. 7년 동안 약의 부작용으로 망가진 몸을 살려내기 위해 과감히 약을 끊기로 결단한 후 지은이는 매일 다시 살아나는 데에 온 에너지를 집중하면서 처절하게 싸우며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지은이는 평생의 멘토인 이지성 작가를 만났고 그가 제안한 1년 365일 독서 실천을 통해 완전히 다른 삶의 지평을 열게 됐다.영어 비전공에 왕초보, 비연수에서 6개월 독학 후 서울 강남에 영어 학원을 차려 사람들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몇 년 만에 억대 연봉의 스타 강사가 됐다. 이어 해외 빈민촌에 우물 파기와 학교 짓기를 비롯해 탈북자 구출 등에 1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하기도 했다.'마음에 불을'은 이렇게 고통 속에서 성공을 위해 노력을 거듭하며 9년간 써온 사색과 깨달음이 내면에서 익어 생생한 글로 드러난 자기계발 아포리즘(Aphorism)이다.'정말로 인생을 성장시키는 일이 귀찮습니까?'(책 79쪽)산다는 것이 죽어가는 것이라면 오늘 하루를 얼마나 소중한 것에 바칠 것인가를 고민하는 지은이의 내면은 아름답다. '나는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로 남을 기쁘게 하는 일을 한다'는 그의 깨달음은 독자들에게 오히려 겸손함으로 다가가며 꿈을 찾는 여정으로 가는 기쁨을 선사한다. 이러한 겸손함은 지은이가 꿈을 찾는 과정에서 덤으로 얻은 자산이다. 가슴 뛰도록 다시 일으켜 준 '책 읽기'라는 선물이 지은이의 삶을 완전히 바꿔버린 것이다.이 책을 읽노라면 현재 삶에 변화를 주고 싶은 사람이라면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고르라고 권하고 싶다. 혹시 모르지 않는가? 그 책에서 변화할 삶의 등대를 찾을지 말이다. 272쪽, 1만5천원.

2020-03-27 14:30:00

[책] 설득의 논리학

[책 CHECK] 설득의 논리학

지난 14년 동안 50쇄를 돌파하며 10만 부가 판매된 논리학 분야의 베스트셀러 '설득의 논리학'이 개정 증보판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의 예증법부터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 베이컨의 귀납법, 셜록 홈즈를 명탐정으로 만들어준 가추법, 쇼펜하우어의 영악한 토론술 등 위대한 지성과 고전에서 발굴한 10가지 논리 도구들을 소개한다.이번 개정 증보판에서는 그동안 독자들의 의견을 반영, 열거법, 도치법, 대구법, 설의법 등 실생활에서 흔하게 접하는 문예적 수사법의 쓰임을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최신 용례들로 바꾸었다. 또한 초판본의 내용 중 정확하지 않거나 모호한 부분을 세심하게 손질했으며, 도식과 표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재정비했다.이 책은 논리적인 말과 글을 통해 내 편을 만들어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 내는 방법을 알려준다. 때문에 일반 독자뿐만 아니라, 교사와 로스쿨 준비생, 논술과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열띤 호응을 받았다.각 장의 말미에는 별면 부록 '논리학 길잡이'가 있다. 본문에서 다룬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주면서 논리학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들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360쪽, 1만6천원.

2020-03-27 14:30:00

19일 오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교대 근무를 위해 방호복을 입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있는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책] 역사를 바꾼 전염병, 인류는 항상 이겨냈다

최근 잇따라 출간된 인류 역사 속 전염병을 훑은 책들이 코로나19 사태 한 가운데에 놓인 독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저마다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가 그 주인공이다.페스트, 콜레라 등 전염병이 인류 역사의 주요 무대에 등장해 역사의 흐름을 바꾸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다시금 전염병을 다루는 신간을 펼쳐 드는 이유는 현재 '팬데믹'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지혜를 얻기 위함이며, 전염병 이후 어떤 미래가 펼쳐질 지 전망해보기 위해서다.그런 우리에게 이 책들이 주는 교훈은 간단하다. 인간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온 전염병의 창궐은 반복돼왔고 앞으로도 그럴테지만, 중요한 것은 인류는 매번 이를 극복해왔다는 점이다. 코로나19와의 지난한 전투에 지쳐있는 우리에게 이 메시지는 한 뼘의 위로와 응원을 건넨다.◆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소아마비에 걸리지 않았다면 역경을 극복해낸 지도자의 이미지로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을까?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원정 중 사망하지 않았다면 유럽의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역사에 가정과 상상을 덧붙인 이 질문들은 무엇을 시사하고 있을까. 질병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에 나아가 역사 속 중요 인물들의 건강과 목숨을 좌우하며 역사의 흐름을 뒤집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페스트, 천연두, 독감 등 한 시대를 주름잡은 질병뿐만 아니라 각종 질병으로 시름한 권력자의 사례를 모두 담고 있다.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류사는 질병과의 싸움으로 점철됐다는 것이다. 페스트와 천연두, 콜레라와 같은 끔찍한 전염병도 결국은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약이 개발됐지만, 우리는 항상 또 다른 새로운 전염병의 위협 앞에 다시 놓이곤 했다.전염병 발생과 확산의 전 과정 역시 새로운 전염병이 생겨날 때마다 과거와 닮은 꼴로 진행됐다. 유행병이 퍼질 때마다 각국은 국경을 봉쇄하여 전파를 막으려 하지만 질병은 결국 방역망을 뚫고 들어와 전 인류를 위협하며 백신과 치료약이 개발될 때까지 역사의 운전대를 제맘대로 조정했다. 현재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이 데자뷔처럼 반복되는 전염병은 현 인류가 직면한 전염병에 대한 과제는 결국 과거와 동일하다는 점을 말해준다.전염병이라는 비극 끝에 예상치 못한 새로운 국면을 맞기도 한다. "흑사병은 분명 엄청난 인명피해를 불러왔지만, 살아남은 자들은 사회적, 경제적 상황이 호전되는 이점을 누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여 모든 분야에서 노동력이 부족해졌던 것이다. 이에 따라 살아남은 수공업자나 농부들은 그 이전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유리한 위치에서 거래처나 지주들과 협상할 수 있게 되었다."(p.53) 368쪽. 1만7천원.◆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이 책은 과거 인류를 공격한 13가지 전염병이 악명을 떨쳤던 당시의 상황과 함께 인류, 특히 지도자가 어떻게 그 전염병들을 극복해왔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대 로마에서 창궐했던 안토니누스역병을 비롯해 가래톳페스트(흑사병), 두창(천연두), 매독, 결핵, 콜레라, 나병, 장티푸스, 스페인독감, 소아마비, 에이즈 등 익숙한 역병뿐 아니라 무도광이나 기면성뇌염, 전두엽절제술 등 낯선 질병이나 수술 기법까지 다룬다.저자는 치료법이나 백신보다는 전염병의 발병과 이로 인해 고통받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묘사하고, 그 속에서 어떻게 위기를 헤쳐 나가며 어떤 희생들을 치러 고귀한 성취를 이루어냈는지를 그려낸다. 이를 통해 지도자의 리더십, 정부의 대처, 언론의 역할에 더불어 평범한 시민의 의식과 행동력이 전염병과의 전쟁을 이겨낼 원동력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한달 간의 코로나19와의 사투를 이어가며 지역 감염의 확산세를 막아낸 대구 시민의 모습에서도 증명된다.미지의 전염병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과거와 달리 의학이 발달한 현대에는 상당수의 전염병이 치료제와 백신을 통해 정복됐다. 그러나 현대에는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항공 산업의 발달로 전염병 확산의 위험성은 더욱 증대됐으며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미지 병원체의 접촉 위험 또한 높아진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천명했듯 바야흐로 '전염병의 시대'다.그럴수록 이 책은 무엇보다 과거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전염병을 겪은 선조들을 그저 역사 속 인물로 치부하기보다는 기꺼이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친구로 바라보길 희망하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내가 질병 연구에 시간을 쏟는 이유는 과거에 질병과 어떻게 싸웠는지 알면 미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384쪽. 2만원.

2020-03-20 14:30:00

민주당의 대선 경선 유력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020 미국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뉴햄프셔 주에서 실시된 날 맨체스터의 한 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 도착,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미국 좌파·진보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저자는 세계화를 통해 적나라해진 자본주의와 무력해진 민주주의의 비뚤어진 관계를 바로 잡기 위한 집요한 탐구를 시작했다. 연합뉴스

[책] 민주주의는 글로벌 자본주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

이 책 '민주주의는 글로벌 자본주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의 저자 로버트 커트너는 미국의 진보·좌파 저널리스트이면서 작가이다. 그가 민주주의 국가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본주의를 제약하는 능력에 세계화(역자는 '지구화'로 변역했지만 일반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좀 더 대중적인 '세계화'로 표현함)가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이다.이런 저런 이유로 계속 밀리던 이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천착하게 된 계기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다. 글로벌 자본주의의 과잉이 점점 더 극우 민족주의적 반발을 일으키고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하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명백한 증거가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생'인 셈이다.세계화의 가장 큰 피해자인 노동계급에게 극단적인 민족주의 감정을 조장함으로써 분노를 표출할 대상을 만들어준 트럼프의 전략은 매우 주효했다. 오늘날 미국과 유럽 서구 자유민주주의 선진국의 노동계급은 진보정치를 지지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트럼프식 구호와 민족주의 성향의 우파 포퓰리즘 정당에 환호한다. 저자는 이 같은 현상을 20세기 파시즘을 연상시킨다고 말한다.'불만과 치유책 간의 단절에는 믿기 힘든 혼란상태가 자리하고 있다. 화가 난 사람들은 외견상 포퓰리스트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투표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의 정책과 지명자들을 통해 경제를 매우 부유한 사람들에게 더욱 유리하게 만들 독재자를 얻는다. 트럼프의 포퓰리즘은 앙심, 기분전환, 맹목적 애국주의의 혼합물이고, 실제 정책은 기업과의 동맹임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약탈에 반대하는 정부 정책이 부재하는 상황에서 트럼프주의가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66쪽〉'자본주의가 무소불위의 힘을 얻고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치게 된 역사적 배경은 1970년대 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이 적극 도입한 신자유주의 정책과 가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각국이 합의한 사회적 약속을 해체시키는 추동력이 되었고, (글로벌) 금융은 경제의 하인에서 주인의 자리를 차지하고 말았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더욱이 빌 클린턴, 토니 블레어, 게르하르트 슈뢰더 등 소위 진보적이라는 중도좌파 정부는 하인이 아니라 주인 노릇하는 글로벌 금융을 저지하기는 커녕, 이 물결에 편승해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 함으로써 전 세계를 불평등과 양극화로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 빠져들게 했다. 더 큰 문제는 돈이 시민권 보다 강력해진 상황에 분노한 사람들이 분노의 원천을 파악해 누구에게 화를 내야 하는지 분명하게 자각하지 못하고 우파 포퓰리스트에게 매료되고 있다는 것이다.저자는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는 대안을 2차 세계대전 이후 루스벨트가 뉴딜정책을 통해 구축했던 '혼합경제체제'에서 찾는다. 자본주의의 황금기였던 그 당시에는 '자본주의 엔진'과 '민주주의 이상' 간에 건전한 균형이 이루어졌고, 현재의 세계화와는 달리 민주주의에 의해 관리되는 글로벌리즘 체계가 작동했던 것이다. 이처럼 혼합경제체제에서 '자본주의를 이용해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기적'을 이루었고 그 결과 30년 간의 호황을 누렸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따라서 저자는 단순하고 효율적인 금융체계로 되돌아가 금융이 경제의 주인이 아니라 하인이 된다면, 또 2차 세계대전 규모의 사회투자 프로그램을 실행한다면, 그리고 전제정치와 과두정치를 종식시킨다면 우리는 다시 관리되는 자본주의로 돌아갈 수 있다고 확언한다.미국과 서구 유럽의 정치와 경제·사회를 예리하게 분석한 이 책은 4·15총선과 대선을 앞둔 한국사회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러나 우파 포퓰리즘의 포로가 된 미국, 서구 유럽과 달리 한국은 오히려 좌파 포퓰리즘에 빠져 있다. 우파 포퓰리즘의 서구가 파시즘적 경향성을 갖는다면, 좌파 포퓰리즘의 한국은 사회주의적 좌파독재의 길에 접어든 느낌이다.아이러니컬 하게도 한국의 좌파정권과 그 핵심 인물들은 저자가 글로벌 자본주의의 가장 대표적 병폐로 예시한 '사모펀드'와 얽혀 있다. 조국펀드가 그렇고, 이철의 VIK(밸류 인베스트먼트 코리아)가 그렇고, 라임사태가 그렇고, 최근 코로나19로 초래된 마스크 대란 중 독과점적 공급권을 정부로부터 얻은 지오영이 그렇다. '지오영'은 중국계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지분의 7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어쩌면 저자 로버트 커트너의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좌파정권은 진짜 '진보' '좌파'가 아닐 뿐 아니라, 진보·좌파의 탈을 쓰고 파시즘적 포퓰리즘적 정책을 구사하는 '좌파 변종 바이러스' 일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진보·좌파 정권의 핵심 인물들이 약탈적 자본주의의 대표격인 사모펀드와 이해관계로 얽히고, 파시즘의 상징인 극우 민족주의와 비견되는 '반일 종족주의'로 국민의 분노 대상을 왜곡시킬까.전 세계 곳곳에서 '독재자들은 민주주의의 형식을 이용하여 민주주의의 내용을 파괴하고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울림이 크다. 544쪽, 4만2천원.

2020-03-20 14:30:00

[책] 미세먼지 제로 프로젝트

[책 CHECK] 미세먼지 제로 프로젝트

매일 아침이면 하루의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하며 일상을 시작한다. 해마다 봄철이면 우리를 괴롭히던 황사가 이제는 계절을 구분하지 않고 일 년 내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우리 일상과 건강을 위협하며 괴롭히고 있다. 초미세먼지 오염이 가장 심각한 OECD 회원국 100개 도시 중 우리나라 도시가 무려 61개를 차지하고 있다.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발생원인이 다르다. 주로 물체 간의 마찰이나 물체를 태울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제조공장에서 물건을 자르거나 가공하는 과정에서, 나무를 태울 때, 주행 중 자동차 타이어가 마모하면서 발생한다. 반면에 초미세먼지는 물리적인 마찰보다는 고압·고열에서 태우거나 화학적 반응으로 발생한다. 자동차엔진은 수백 도가 넘는 고온과 함께 대기압의 수십 배에 달하는 고압으로 휘발유와 경유를 태우기 때문에 초미세먼지를 만드는 주범이다.미세먼지는 기후변화와 날씨, 산업과 교통, 전력발전 등 다양한 분야와 연결고리를 가진 전 지구적 환경문제이자 사회적 재난이다. 이 책은 ▷1장: 미세먼지는 무엇인가 ▷2장: 미세먼지와 건강 ▷3장: 국가기후환경회의는 희망이다 ▷4장: 어떻게 미세먼지를 줄일까 ▷5장: 국제협력과 날씨예보, 그리고 건강 ▷6장: 미래를 바꿀 중장기 정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344쪽, 2만2천원.

2020-03-20 14:30:00

비평가이면서 학자, 언론인, 소설가, 시인, 행정가, 문화 기획자 등 다채롭고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자 우리시대의 대표적 지성으로 불리는 이어령 선생이 무려 10년의 산고 끝에 '한국인 이야기'를 출판했다. 사진은 새로운 한국인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이들. 매일신문 DB

[책] 한국인 이야기 '탄생' - 너 어디에서 왔니

비평가이면서 학자, 언론인, 소설가, 시인, 행정가, 문화 기획자 등 다채롭고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자 우리시대의 대표적 지성으로 불리는 이어령 선생이 무려 10년의 산고 끝에 '한국인 이야기'를 출판했다.저자는 희수(喜壽, 77세)이던 2009년 시작해 올해 미수(米壽, 88세)를 맞아 마침내 한국인 이야기를 완성하면서, 그 모든 화려한 직함과 수사를 뒤로 하고 스스로 '이야기꾼'으로 남고자 했다. 그동안 무리한 집필로 머리 수술을 받았고, 암 선고를 받아 또 두 차례 큰 수술을 감당해야 했다. 어쩌면 생의 말년에 이르러 모든 역량을 이 책의 저술에 쏟아부은 셈이다.저자가 이야기꾼이 되고 이야기꾼으로 남고자 하는 것은 이야기야말로 천년만년 이어온 생명줄처럼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을 지배하는 비밀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역사도 이론도 아니며, 우리의 생명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계승되어온 '문화 유전자'라고 할 수 있다.한국인은 정말 독특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겨우 70년 만에 새로 태어난 신생국 중에서 유일하게 세계경제 10위권에 진입하며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다. 한류 열풍이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더니 마침내 방탄소년단(BTS)은 비틀즈와 어깨를 겨룰 정도로 글로벌 팬덤을 이끌고, 영화 '기생충'은 넘사벽으로 여겨졌던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다. 문화야말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흐른다'고 하지 않았던가. 저자는 채집형 한국 문화가 한류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한류의 원천을 수렵채집의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 것이다.사실이다. 지난 70년 간 한국인의 변화는 수십만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누이가 나물캐러 다니던 채집 시대의 아이가 농경, 산업, 지식정보 시대를 거쳐 우리 손으로 개를 복제하는 바이오 시대의 전 문명 과정을 보고 겪었다. 그 뿐이 아니다. 큰 전쟁을 두 번씩이나 겪고 혁명을 서너 번 치르며 블랙홀 같은 소용돌이를 횡단한 사람들의 '집단기억' 이야기를 어디에서 들어볼 수 있을까.또한 이 거대한 블랙홀의 소용돌이는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나라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중국 우한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전 세계가 감탄하는 성과를 이루고도 이를 스스로 부정하고 파괴하는 한국인, 그러면서도 위기를 맞으면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한국인, 그들은 대체 누구일까?중국 우한발 코로나19의 걷잡을 수 없는 확산으로 공포와 공황 상태에 빠져든 이탈리아와 달리, 무려 5천 명이 넘는 확진자가 한 도시에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악물고 차분하고 단단하게 대처하고 있는 대구시민의 모습을 비교해 볼 때, 한국인의 정체에 대해 또 다시 질문을 하게 된다.어쩌면 우리는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한국인으로 되어가는 것이며, 한국인은 완성된 고정관념이 아니라 생성해가는 어쩌면 영원히 완결될 수 없는 개념일지도 모른다. '한국'이라는 호칭이 1897년 12월 2일자 독립신문에 처음 등장하고, 1923년 춘원 이광수의 동아일보 연재 소설 '선도자'에 잠시 '한국사람'이 등장할 뿐, '한국사람'이라는 명칭은 '대한민국'이라는 신생국이 성립한 1949년부터 본격 사용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인은 100년도 안된 한국인 그러면서도 선사시대 이전의 수백만년 전 채집인으로서의 한국인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는 셈이다.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인의 '탄생' 이야기를 꼬부랑 할머니의 열두 고개 구조로 펼쳐놓는다. ▷태명 고개: 생명의 문을 여는 암호 ▷배내 고개: 어머니의 몸 안에 바다가 있었네 ▷출산 고개: 이 황홀한 고통 ▷삼신 고개: 생명의 손도장을 찍은 여신 ▷기저귀 고개: 하나의 천이 만들어 낸 두 문명 ▷어부바 고개: 업고 업히는 세상 이야기 ▷옹알이 고개: 배냇말을 하는 우주인 ▷돌잡이 고개: 돌잡이는 꿈잡이 ▷세 살 고개: 공자님의 삼 년 이야기 ▷나들이 고개: 집을 나가야 크는 아이 ▷호미 고개: 호미냐 도끼냐, 어디로 가나▷이야기 고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등. 한 고개 한 고개를 넘을 때마다 채집시대부터 이어져온 한국인의 문화 유전자 속에 담겨 있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생명 기억과 그 무한한 시원의 에너지를 만날 수 있다.이사벨라 비숍(1831~1904)은 한국을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 있을 때 나는 한국인들이 이 세계에서 가장 열등한 민족이 아닌가 의심했다. 그리고 그들의 상황을 가망 없는 것으로 여기기도 했다.… (러시아 자치구 프리모르스키 이주 한국인을 본 뒤) 같은 한국인인데도 정부의 간섭을 떠나 자치적으로 마을을 운영해가는 그 곳 이주민들은 달랐다. 의심과 게으름과 쓸데없는 자부심, 그리고 자기보다 나은 사람에 대한 노예 근성은 어느새 주체성과 독립심으로 바뀌었고…고국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도 정직한 정부 밑에서 그들의 생계를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면 참된 시민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현대 한국인의 관점에서 볼 때도 예리한 분석이 아닐 수 없다. 남과 북의 차이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인의 성장과 발전은 '어떤 지도자' '어떤 정부'를 갖느냐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먼저 이 책을 통해 한국인 우리 스스로를 제대로 알고 난 뒤, 한국인의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풀어낼 지도자를 선택하는 지혜를 키워야 할 것 같다. 432쪽, 1만9천원.

2020-03-13 14:30:00

[반갑다 새책1]교장선생님이 수업을 한다고/김영호 지음/북랩 펴냄

지은이가 2019년 3월 1일부터 대구교동초등학교에서 제일머슴(교장)으로 1년간 근무하면서 보고, 듣고, 직접 실천한 이야기를 모았다. 각 글의 주어도 제일머슴, 필자, 영호를 혼용하고 있다. 지은이는 이야기의 내용이나 문맥을 고려해서 혼용했다고 밝혔다.책은 모두 세 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김 교장이 수업을 한다고'편으로 수업을 안 해도 되는 교장이 직접 수업하는 이유로 수업에 대한 이해, 학생 이해, 선생님 이해를 꼽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는 '김 교장이 수업만 한다고'편으로 후배 교사들과 수업에 관한 고민, 학부모 상담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세 번째 이야기는 '김 교장이 생각하는 수업은'편으로 수업중심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해 교사 등과 나눈 이야기를 엮고 있다. 290쪽, 1만5천원.

2020-03-13 14:30:00

[반갑다 새책 2]행복한 삶 여유로운 삶/전상준 수필선집/소소담담 펴냄

잘 쓴 수필 한 편은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든다. 대구 수필 문학의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은이는 중등교사로 퇴직한 후 대구수필문예대학에서 수필 공부를 했고 '문예한국' 신인상으로 등단했다.책은 지은이가 그간 출간한 3권의 수필집에서 선별한 것들이며 지혜, 여유, 아름다움, 즐거움 등을 열쇠어로 해서 모두 40편을 모아 4부로 꾸며져 있다.'말은 우리의 의식에 큰 영향을 끼치므로 가능한 긍정적인 말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주어진 일이나 겪는 일을 하나의 자연이나 자연의 현상처럼 가만히 두고 관조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이렇게 그리워하는 친구를 갖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면서 보고 싶은 얼굴마저 마음 놓고 실컷 보지 못하고 사는 현실이 안타깝다' 등의 본문 내용은 팍팍하게 살아온 우리네 삶을 곱씹는 계기가 된다. 206쪽, 1만3천원.

2020-03-13 06:30:00

문무학 시인

문무학 시인, 한글자모시집 '가나다라마바사' 출간

문무학(사진· 전 대구예총회장) 시인이 우리 한글의 자모 55자로 쓴 시집 '가나다라마바사(학이사 펴냄)'를 최근 출간했다.문 시인이 한글에 대한 고마움과 한글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한글과 관련된 여러 가지 시를 쓸 요량을 하게 된 것은 21세기가 오기 전부터였다. 오로지 한글 아는 그것만으로 평생을 먹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이 한글이 너무 고마워서 한글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2009년 세상에 내놓은 '낱말(동학사)'은 낱말을 새로 읽고 문장부호와 품사를 시로 쓰는 작업이었고, 2013년 시와반시의 기획시선 '시로 쓰는 자서전 ㄱ'은 시인의 시살이를 담았지만 한글에 경의를 표하고자 한글 닿소리의 첫소리 'ㄱ'을 시집의 제목으로 삼았다. 2016년엔 우리말의 '홑' 글자 108개를 시조 종장에 담아 '홑 시'라 부르며 '홑(학이사)'이란 시집으로 묶었다.이번에 출간한 '가나다라마바사'는 이런 연장 선상에서 한글 닿소리 14자, 홀소리 10자, 사라진 자모 4자, 겹닿소리·겹홀소리 16자, 겹받침 글자 11자 등 모두 55자를 시로 써 내려갔다.문무학 시인은 "세상에 시가 되지 않을 것이 없지만, 시로 쓰지 않으면 안 될 것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다. 한글 자모가 후자에 속한다. 한글 자모는 패션과 디자인, 그림과 무용,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지만, 정작 문학에서는 우리말 자모를 시로 쓴 사람을 보지 못했다. 나는 한글 자모 시를 읽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썼다"고 말했다. 104쪽, 1만1천원.

2020-03-11 15:37:49

[책] 언락(unlock)

[책] 언락(UNLOCK)

설레는 마음으로 초등학교 입학을 기다리던 수많은 어린이들이 중국 우한발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한 집안에 갖혀 실망하고 있다. 그러나 들뜬 마음으로 학교 문턱을 넘어선 어린이 중 상당수가 자신이 남 다르게 똑똑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그 때부터 공부를 두려워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성인이라고 다르지 않다. 자기가 충분히 잘하지 못하고, 남들만큼 똑똑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결국 가려던 길을 포기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일터에 나간다. 이 책의 저자 조 볼러 교수는 "우리의 능력을 갉아먹는 이런 해로운 생각은 다름 아닌 우리 내면에서 비롯한다"고 강조한다.아이들은 어른들에게 "넌 수학 머리가 없어" "넌 문학적 감성이 부족해" "넌 예술적인 감각이 떨어져"와 같은 말을 들으며 자란다. 재능이 없다면서 수학을 포기하면 수학과 관련된 모든 과목, 즉 과학, 의학, 공학을 포기하고, 도저히 작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인문학 과목 전체를 포기하며, 자신이 미술과 거리가 멀다고 판단하면 회화나 조각 같은 미술의 다른 분야에서도 관심을 돌리기 일쑤다.만약 이런 생각들이 잘못된 믿음이고, 사실은 누구나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얼마든지 전문분야를 바꿀 수 있고, 새로운 방향으로 역량을 개발할 수 있으며, 여러 분야에서 평생 동안 두각을 드러내며 삶을 이어갈 수 있다면 인생은 어떻게 바뀔까?교육학자인 저자는 수 십년간 뇌 과학자들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인간 성장과 학습에 관한 비밀을 빍히며 '타고난 재능'의 신화를 부수었다. 뇌과학자들은 뇌가 고정되어 있고 우리의 인생을 유전자가 결정한다는 믿음이 거짓임을 증명했다. 우리의 뇌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적응력이 높고, 어떤 것을 배울 때마다 새롭게 조직된다(신경가소성). '태어날 때부터 00를 잘 못하는 사람'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재능과 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것이 그 사람의 잠재력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수학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숫자와 마주하면서 마치 뱀이나 거미를 봤을 때처럼 뇌에서 공포를 느낀다. 공포를 느끼는 뇌의 영역이 활성화 하면 반대로 문제 해결을 담당하는 뇌 영역의 활동이 감소한다. 수학 때문에 걱정하는 그 순간부터 뇌가 훼손되는 것이다. 자신의 실제 실력보다 수학성적이 낮을 수밖에 없게 된다.그럼, 어떤 평범한 사람은 '상당히 더 잘하는 것'에 머물고, 또 어떤 평범한 사람은 '비범한 수준'으로까지 성장하는가? 여기에는 '의식적인 연습(deliberate practice)'이라는 개념이 작용한다. 누구나 노력과 연습·훈련으로 성장하다가 더 이상의 발전이 멈추는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이 때 기존의 방법에 머무는 사람은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지만, 한계에 부딪칠 때마다 그 한계를 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는 사람은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저자는 뇌과학이 밝혀낸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인간이 변화하고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법칙을 ▷타고난 재능을 믿지 마라 ▷실패를 사랑하라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어라 ▷다양한 방법의 솔루션을 찾아라 ▷문제 해결을 서두르지 마라 ▷내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연결하라 등 6가지 법칙으로 정리했다.조 볼러 교수는 "한 가지 방법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때 신경회로가 최적화 되고, 뇌의 속도가 아니라 유연성이 인간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여러 사람과 협력할수록 뇌가 더 유연해지고 성장이 빨라진다"면서 "특히 뇌가 성장하는 최고의 순간이 바로 실수하고 실패한 때라는 점을 깨닫게 되면 우리는 '실패'와 '틀리는 것'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292쪽, 1만6천원.〈키워드〉그릿(grit) Vs. 한계제로의 마인드 셋(limitless mind set)=그릿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심리학과 교수 엔젤라 더크워스가 창안한 개념. '끈기 있는 열정'으로 번역되며, 특정한 방향으로 어떤 생각을 단호하고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특성을 말한다.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을 역설한다.반면에 한계제로의 마인드 셋은 자유로운 정신과 육체,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창의성과 유연성을 가지고 인생을 접근하는 방법이다.한계제로의 관점에서 인생을 접근하는 사람들도 끈기 있고 단호하다. 그러나 그릿과는 달리 하나의 경로에만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자유와 창의성이 그릿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그릿이 자유나 창의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조 볼러 교수(미국 스탠포드대 교육대학원)의 설명이다.▶저자 조 볼러 교수는마인드셋 연구로 기존의 학습이론을 180도 뒤집은 미국 스탠포드대 교육대학원 교수. 교육학계의 마리 퀴리로 불리며, BBC가 발표한 '교육계를 뒤흔든 교육자 8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영국교육연구협회로부터 최고 박사에게 주어지는 상을 받았고, 미국국립과학재단의 대통령상과 미국수학장학사협의회에서 수여하는 케이 길리랜드 평등상을 수상했다.

2020-03-06 14:30:00

[책] 보수의 시작 퇴계, 진보의 시작 율곡

[책 CHECK] 보수의 시작 퇴계, 진보의 시작 율곡

4·15총선을 앞두고 보수와 진수의 대결과 갈등이 뜨겁다. 가짜 보수의 탄생과 몰락을 지켜봤던 양비론자(중도파)들은 우리사회의 보수 개념이 서구의 보수(conservative)에서 더 멀어지고 있으며, 또한 비상식적인 가짜 진보의 자기 파괴적 역사를 속절없이 바라보면서 진보의 개념 역시 서구의 진보(progressive)와 더 틈새가 벌어졌다고 비판한다.저자가 오래 전 역사의 뒤안길로 되돌아가 퇴계와 율곡을 다시 불러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이 책은 '합쳐보기, 퇴계와 율곡' '나눠보기, 퇴계와 율곡' '그 뒤, 퇴계와 율곡'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퇴계가 한사코 하늘의 이상을 지향하고 '지키는 가치'를 우선했다면, 율곡은 오로지 땅의 현실을 직시하며 '바꾸는 가치'를 추구했다. 그렇다하더라도 하늘과 땅은, 이상과 현실은, 내면과 외면은, 서로 동떨어진 것 같지만 인간의 삶에 있어서 서로 한 순간도 결코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라는 걸 퇴계와 율곡은 알았다.개인의 이익에 집착하는 보수, 몰현실적 친중 사대주의와 종북사상에 매몰된 진보는 '이념의 가면'을 쓴 부패기득권 세력일뿐 보수·진보의 가치와는 진정 무관한 것 같다. 336쪽, 1만7천원.

2020-03-06 14:30:00

[책] 바이러스 쇼크

[신간] 바이러스 쇼크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대구경북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코리아 포비아'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코로나19(우한폐렴)가 전 세계인을 더욱 공포로 몰아가는 이유 중 하나는 아직까지 바이러스의 정체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으로 어떤 상황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지 그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래서 공포는 더욱더 확대 재생산된다.문재인 정부의 안일하고 무능하며 무책임한 대응 또한 '코리아 포비아'의 원흉이다. 2003년 중국 사스, 2015년 메르스, 2016년 지카 바이러스 때 경험했듯이,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예측하지 못한 경로를 통해 나타난 새로운 병원체에 의해 엄청난 재앙을 초래한다. 중국 우한발 코로나19도 마찬가지였다. 초기에 감염원(중국)을 신속히 원천 차단하지 못한 것이 전 세계적인 '코리아 포비아'라는 비극을 불러왔다는 비판은 설득력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중국과 우리(대한민국)는 운명 공동체"라는 말은 현실이 되어 버렸다. 대구경북은 중국의 우한·후베이처럼 되어 버렸고, 대한민국은 중국처럼 전 세계의 기피 대상으로 전락했다.이 책에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에 닥친 우한 바이러스 쇼크를 이겨낼 해법이 담겨 있어 주목을 끈다. '인류 재앙의 실체, 알아야 살아남는다'는 부제에 담긴 의미가 남다르다.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는 이기는 것은 없다. '(개개인이) 살아 남는 것'이 핵심이다.무엇보다 막연한 공포에서 벗어나 단단한 '경각심'을 갖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류사는 어쩌면 바이러스와의 투쟁이었다. 중세 흑사병을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5천만 명을 죽게 한 스페인 독감(1918년), 100만~20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시아 독감, 3천600만 명의 사망자를 낸 홍콩독감(1968년)에 이어 에이즈(1981년), 중국사스(2003년), 메르스(2012년), 에볼라(2014년), 지카(2016년), 그리고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코로나19(2019년)에 이르기까지 치명적 바이러스의 습격은 계속되었다.저자는 우한폐렴 발생 소식을 처음 접하면서 '그 바이러스는 분명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바이러스이고, 그 바이러스는 박쥐 바이러스일 것이다'고 예측했다. 공개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는 그의 예측 그대로였다. 재앙은 이미 예고 되었던 셈이다.이 책의 장점은 바이러스에 대한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줌으로써 어떻게 바이러스와 싸워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지혜를 준다는 것이다. '적을 알아야 패배하지 않는다'는 손자병법은 불변의 진리이다. '앎'이야말로 코로나19의 도전과 공포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바이러스의 정체와 미생물의 역사, 신종 바이러스의 탄생 계기, 인류와 공생해 온 바이러스의 역사, 그리고 어떻게 인류에게 위협을 가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문적이면서 이해하기 쉽도록 전개하고 있다.저자는 오늘날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출현한다 하더라도 인체 치명률은 1세기 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과거와는 다른 청결한 위생환경 덕분이다. 청결한 위생환경은 세균 감염을 줄여주고, 2차 세균 폐렴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을 낮춰준다.코로나19를 예방하고 대처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사스·메르스·코로나19 같은 호흡기 질병의 확산을 막는 데는 마스크 착용이 큰 도움이 된다. 병원균이 감염자의 기침이나 가래 등을 통해 다량으로 배출되는 탓이다. 또 비누나 손 세정제로 자주 손을 깨끗이 씻으면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바이러스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을 쌓고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응해야 하는 만큼, 평소 확진자의 동선 등에 관심을 갖고 많은 정보들을 축적하는 것이 필요하다.신장질환, 페질환, 당뇨 등 세균 폐렴에 취약한 기저질환자나 노약자들의 경우 미리 폐렴구균 백신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바이러스에 걸리더라도 폐렴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결론은 희망적이다. 깨끗한 위생환경, 폐렴 합병증 치료, 항바이러스제 투여, 한층 강화된 보건 개입 등 인류가 개발한 비장의 무기들은 과거에는 치명적일 수도 있었던 바이러스를 점차 무력화 시키는 방향으로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를 박멸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은 시민이 승리한 것이다. 우리 모두 승리자가 되자! 368쪽, 1만5천원.저자 최강석은?= 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동물전염병 국제전문가이자 수의바이러스 학자이다. 현재 세계동물보건기구 전염병 전문가로서 동물바이러스 전염병의 국제적인 확산 방지를 위해 다양한 국제협력 기술지원 활동을 하고 있으며, 동물과 사람의 전염병 관련 100여 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2020-02-28 14:30:00

[반갑다 새책]Where the Light Stays

대구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인 지은이가 방학이나 연구 안식년을 이용해 여행하면서 지구촌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 렌즈에 담은 94장의 사진첩이다. 외국인들에게도 보여주기 위해 책의 제목과 사진의 출처를 영어로 적어두었다.이 책은 지은이의 여행 사진첩 1권 '카리브해의 흑진주'와 2권 '눈빛' 발간에 이어 세 번째로 일반인들이 쉽게 가기 힘든 지구촌 구석구석의 이색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특히 노르웨이에서 비행기로 3시간을 가서 다시 배를 타고 북위 82°지점의 북극에서 찍은 유빙과 북극곰, 바다사자 등의 모습은 이국적 정취(Exoticism)를 물씬 풍기고 있다."쉽게 갈 수 없는 곳의 사진들을 소개함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국적 풍경의 정취를 나누고 싶었던 것이 사진첩을 발간하게 된 까닭입니다."1993년부터 카메라와 인연을 맺은 지은이는 세 번째 사진첩의 특징을 '특이한 나라의 특이한 사람과 풍경'이라고 말했다.북극 이외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대초원에서 유유자적 쉬고 있는 사자들과 그 밖의 동물들은 바로 눈앞에서 구경하는 듯 생생할 뿐 아니라, 중남미 지역에서 찍은 오랜 시간의 풍화를 견뎌낸 자연의 조각품들은 당장이라도 가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이외에도 나미비아 사막풍경, 인도의 수확 장면, 포르투갈 파티마의 성십자가 모습, 쿠바의 해안가, 프랑스 니스의 몽돌해변에 거의 전라의 모습으로 누워 햇살을 만끽하고 있는 여인은 쉽사리 눈을 뗄 수가 없다.현재 지은이는 대구사진작가협회와 정수사진회의 초대작가이며 지금까지 100여개국을 여행하며 이색 풍경과 지구촌 사람들을 렌즈에 담아왔다. 110쪽, 2만8천원.

2020-02-28 14:30:00

신간회의 민족운동

[책 CHECK] 신판 신간회의 민족운동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대한민국학술원 회원)가 '신간회의 모든 것'을 밝히는 역작 '신판 신간회의 민족운동'을 출간했다. 신간회(新幹會) 성립부터 해소까지 모든 것을 '구조사'의 입장에서 집중 조명한 것이 특징이다.신간회는 일제에 굴복하여 '내정자치'에 안주하는 세력의 대두로 민족운동이 분열될 즈음, 민족주의 독립운동 세력과 사회주의 세력이 '완전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1927년 창립한 민족협동전선단체이다(제1장). 일본이 단일화된 조직이 감시하기 편하다고 판단한 때를 틈타 애매모호한 강령을 채택함으로써 신간회는 그 이념을 숨기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국내 모든 정파를 망라한 합법단체로서 획기적으로 성립될 수 있었다(제2장).저자는 이러한 창립 비화 뿐만 아니라, 그동안 신간회 연구에서 미진했던 '활동'을 중앙본부와 지방지회로 나누어 상세하게 밝혔다. 먼저 신간회 중앙조직의 시기별 구성을 1단계에서부터 4단계로 나누어 서술하여(제4장) 조직의 변동 상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했다. 또한 지방지회를 국내의 군별 지방지회와 도별 연합회, 해외의 지방지회로 나누어 각각 짚어줌으로써(제5장) 신간회의 총체적 활동상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2020-02-28 14:30:00

[책] 대한민국철학사

[책 CHECK] 대한민국철학사 '철학은 슬픔 속에서 생명을 가진다'

[대한민국철학사]유대칠 지음/ 이상북스 펴냄유대칠은 스스로 철학노동자로 부르며, 현재 '홀로 있음'과 '더불어 있음'을 화두로 잡고 '뜻' 있는 한국철학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철학은 지독한 고난 가운데 스스로 돌아보며 스스로의 부재를 자각하며 그 부재를 채울 충만을 향해 달리는 '고난의 주체' 에게 주어진다"고 주장한다.때문에 이 책은 '이 땅에서 우리말 우리글로 역사의 주체인 우리가 우리 삶과 고난에 대해 고민하고 사유한 결과물이 바로 한국철학'이라고 정의한다. 한국철학은 '한국'이란 이름으로 서술되는 모든 민중의 아픔, 그 보편적 아픔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몸부림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중국의 변방에서 중국을 그리워하며 한자로 철학한 고려와 조선 시대 양반의 철학은 그에게 철학이 아닌 셈이다.따라서 한국철학은 민중이 자신의 성스럽고 고귀한 존재를 깨달은 서학(천주교)과 동학에 의해 비로소 회임했고 출산했다. 윤동주, 함석헌, 류영모, 문익환, 장일순, 권정생의 한국철학이 담겨 있다. 600쪽, 3만2천원.

2020-02-21 14:30:00

[반갑다 새책]전주류씨 수곡파 460년의 역사/류일곤 편저/도서출판 채운재 펴냄

요즘 세상에서 자기 혈족의 근본인 가계도는 물론 심지어 할아버지, 할머니 이름도 모르는 세대가 적지 않다. 하물며 조상의 세거지나 촌수관계나 외가, 진외가가 어디냐는 더더욱 관심 밖에 있기 일쑤이다.옛날 우리 조상들은 각자 자기에게 피를 이어준 여덟 명의 조상을 찾아 '팔고조도'(八高祖圖)를 기록해 놓았다. 팔고조는 나에게 피를 내려준 4대까지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누구이며 무슨 병으로 사망했는지 알 수 있으면 그 병에 대해 어릴 때부터 조심하고 평소 관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요새 말로 가족력을 제대로 알 수 있었던 기록이었으며 혼인을 정할 때도 참고로 했다.'전주류씨 수곡파 460년 역사'는 수백년 살았던 고향은 수몰돼 없어지고 후손들은 타향에서 성장해 조상에 대한 관심도 없고, 또 알려고 하지 않는 세태 속에서 조상에 대한 이야기를 후손에 전해줄 의무를 갖고 편찬됐다.책은 ▷전주류씨 상계도를 시작으로 ▷수곡파 분파도 ▷세거지를 중심으로 한 각 동네 소개 ▷문화재 및 고가(古家) ▷현조(顯祖) 소개 ▷항렬 ▷무실 자손들의 가훈 ▷수곡파 인물록 순으로 편찬됐다.특히 스스로를 활자 중독증이라는 편저자는 60여년 책과 신문에서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조상에 관한 내용을 추렸고, 전주류씨 각 동네별로 대표를 모아 책 편찬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각 집안의 자료 협조를 통해 한권의 책으로 묶어 세상에 빛을 보게 한 것이다.편집 후기에서 편저자는 시조(始祖) 이후 700여년을 내려오면서 산소 한 곳 실전되지 않았고 임진왜란 때는 전 가족이 의병에 참여하기도 했고, 일제 강점기 때는 80명이 넘게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전주류씨 집안에 자손으로 태어난 것에 대한 고마움과 긍지를 가지고, 법고창신의 자세로 조상의 정신을 자손만대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을 적고 있다. 723쪽, 3만5천원.

2020-02-21 14:30:00

BTS, 방탄소년단이 부족(Tribes)을 만들고 글로벌 스타로 성장한 전략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마케팅 개념으로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책의 저자 세스 고딘의 주장이다. 사진은 방탄소년단의 공연 모습. 매일신문 DB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전 세계를 장악했나…「트라이브즈」

[책] 트라이브즈세스 고딘 지음/ 유하늘 옮김/ 시목 펴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마케팅 구루 중 한 명이면서 베스트셀러 작가인 세스 고딘이 '부족(Tribes)'이라는 개념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무언가를 해낸 사람들은 대개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출발했거나 매우 운이 좋은 사람들이었다. 이 때 사용된 성공의 지렛대는 현금과 조직적 헌신이었다. 빌 게이츠나 잭 웰치나 린든 존슨이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낸다면 훨씬 쉽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수행하기 힘들었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그랬다.아이디어가 생겨나고 전파되고 실현되는 방법이 달라지는 변곡점에 다다른 현재, 더 이상 대량생산과 매스미디어가 통하지 않는 시대를 맞아 새로운 수단과 대안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마치 단비와도 같다.BTS, 방탄소년단을 되돌아보자. 2013년 방탄소년단이 처음 데뷔했을 때, 기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단 한 번도 남자 아이돌을 키워낸 적이 없다. 아이돌 산업은 SM·JYP·YG 3대 기획사 중심으로 공고한 체제가 잡혀 있었고, 지상파와 케이블 음악방송, 앨범판매, 예능 프로그램 출연, 수 개월간 지속되는 해외투어라는 규범을 따랐다.방탄소년단의 전략은 달랐다. 자체 콘텐츠를 제작했다. '달려라방탄'과 같은 자체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공연장 백스테이지 영상과 연습실 영상, 숙소 영상 등을 계속 만들어 공개했다. 기존 아이돌의 신비주의 전략을 타파하고 팬카페와 SNS에서 채팅과 댓글을 통해 그 어떤 아이돌보다 활발하게 팬들과 소통하며 자신들의 메시지를 꾸준히 알렸다.이들은 누가 볼지도 모르는 영상콘텐츠에 제작비를 들이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다는 비웃음과 그 시간에 유명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낫다는 비판을 극복하고 과감한 이단자이자 리더가 되어갔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다. 사람들은 리더를 따라갔고,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를 아우르는 자신들만의 거대한 글로벌 팬덤을 만들었다.많은 사람들은 SNS와 유튜브 등의 활용을 방탄소년단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이것은 지엽적인 분석에 불과하다. SNS와 유튜브는 단지 수단에 불과할 뿐, 보다 근본적인 해답은 방탄소년단이 그들의 '부족(Tribes)'를 만들었다는 것이다.부족을 찾고 그곳에 들어가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내재된 가장 원초적인 본능이다. 누구나 기회가 생기면 부족에 들어가고 싶어한다. 그렇게 뭉친 부족은 아이디어와 믿음을 바탕으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입소문을 내고 행동을 조직화하고 규모를 키워나가는 운동을 전개한다. 일단 부족이 만들어지면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부족원들은 일반적인 노동자나 고객, 대중과 달리 자발적으로 부족을 강력하게 만들고 규모를 키우기 때문이다.BTS, 방탄소년단의 부족원(아미)은 소규모였을 때도 강력했을 뿐만 아니라, 부족원들이 자발적으로 다른 부족원을 모집하고 끌어들임으로써 전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다.부족의 힘은 아이돌 세계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세상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환경을 바꾸길 원한다면, 그리고 이윤과 가치를 창출하기를 바란다면 '부족'이 답이라고 세스 고딘은 강조한다. 조직의 밑바닥에 위치한 이단자가 조직 내에서 부족을 꾸려 조직을 바닥에서부터 확 뒤집고, 작은 부족이 공룡 기업을 쓰러뜨리고, 보잘것없었던 사회운동을 커다란 물결로 만들어 새로운 법규를 만들기도 한다. '모두를 위한 지렛대'의 길이가 길어진 탓이다. '적당한 지렛대만 주어진다면 지구를 들어올리겠다'고 아르키메데스가 말하지 않았던가. 현재 이 말은 비유가 아니라 사실이 되었다.세스 고딘은 이 책에서 페이스북, 밋업, 유튜브 등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부족으로 만들고 리더가 되도록 돕는 수많은 도구(지렛대)를 소개하면서 구체적인 사용법과 사례까지 알려준다. '긴 지렛대'를 이용하면 누구나 부족을 만들고 리더가 될 수 있다.저자의 요지는 이렇다. '사람들은 리더가 나타나 부족을 만들어주길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행동하지 않는다. 그러니 당신이 결심하고 나서야 한다.' 또한 리더를 위해 ▷공통의 관심사를 제대로 포착하라 ▷부족의 크기에 집착하지 마라 ▷일방적으로 말하지 말고 부족원들과 활발히 소통하라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켜라 ▷명예에 집착하지 말고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라 등의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부족을 만들고 이끌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비전'과 '믿음'이라고 강조한다. 244쪽, 1만5천원.〈키워드〉트라이브즈(Tribes)란?= 생각을 공유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운동을 전개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부족(Tribes)'라고 부른다. 회사 동료, 고객, 투자자, 신앙인, 취미 동호회원, 독자 등 하나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규합된 사람들을 칭하는 주요 개념이다.

2020-02-21 14:30:00

신간 '윈드벨, 기억의 문을 열면'

[책] 매일신문 신춘문예 출신 작가들에 주목…'윈드벨, 기억의 문을 열면' '꿈에 보는 폭설'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두 작가의 소설집과 시집이 나란히 출간돼 눈길을 끈다. 작가 문형렬의 시집 '꿈에 보는 폭설'은 출간 30년만에 재출간됐으며, 작가 김신우는 등단 19년만에 첫 소설집 '윈드벨, 기억의 문을 열면'을 펴냈다.◆시집 '꿈에 보는 폭설'이번에 새단장한 문형렬의 시집 '꿈에 보는 폭설'은 1990년 출간돼 독자들을 만난 바 있다. 이번 개정판은 오탈자를 바로잡고 개정된 맞춤법을 따랐으며 시 수록 순서를 바꿨다.시집은 총 3부로 나뉘어져 있으며 69편의 시가 수록됐다.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자 시집과 동명의 시도 수록됐다."...눈이 내린다, 불꽃 속으로 창자를 긁어내는 오늘 밤의 눈보라는/ 꿈꾸는 속눈썹에 방울방울 쉼 없이 솟아오른다 / 젖어라 나무들이여, 딱정벌레 몸뚱이여 / 천지사방(天地四方) 우리는 외로워서 온몸에 불꽃을 달고 / 그 불꽃 갈피 없이 눈보라 속으로 흩날리어, / 어딘가, 그리운 넋들의 사랑은..." '꿈에 보는 폭설(暴雪)' 中작가의 시는 이처럼 불안과 비애의 내음을 짙게 깔고 있다. 삶에 대한 실존적 비애로부터 젊음의 방황으로 인한 고뇌, 시인이 겪는 육체적 고통 등 폭넓은 감정을 담고 있다. 다만 고통과 허무를 노래하되 그에 침잠하지 않으며 사랑과 꿈을 노래하되 그것의 찰나성과 무기력함을 외면하지 않는다.중요한 것은 비애의 내용이나 무게가 아니라 작가가 그 비애를 어떻게 견뎌내느냐 하는 점이다. 진형준 문학평론가는 "이 시집에서 방향은 두 갈래다. 삶의 비애 한 가운데 속 깊은 그리움과 희망을 감추거나 세우고 사는 길이 하나요, 다른 하나는 그 희망을 간직했다는 은밀한 자부심으로 지탱되던 자아를 허물고 비애 자체를 사는 길"이라고 해석했다.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당선,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며 등단한 작가 문형렬은 지금까지 소설과 시 창작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126쪽. 9천원.◆소설집 '윈드벨, 기억의 문을 열면'2001년 매일신문에 단편소설 '면역기'로 등단한 작가 김신우가 19년만에 첫번째 소설집 '윈드벨, 기억의 문을 열면'을 세상에 내놓았다.작가는 책에서 인간관계의 딜레마와 딜레마를 넘어서는 관계의 윤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더불어 무엇이 사람의 사이를 훼손시키는가에 대해 탐구한다.인간(人間)이라는 단어에는 '사람과 사람의 사이(間)'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작가는 이 사이 영역은 어떤 권력 관계에 의해 기울어지거나 경직되기 쉽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소설집의 소설들은 그 순간들을 일상어를 현미경 삼아 들여다본다. 작품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우리가 늘상 마주하게 되는 일방적으로 한쪽으로만 기울어지거나 한쪽만 상처받는 인간 사이의 문제를 뼈아프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신춘문예 등단 당시 습작기를 많이 거치지 못했기에 슬럼프가 꽤 길었다고 고백하는 작가는 손에서 글을 놓지 않고자 육아를 하면서도 조금씩이나마 글을 써내려갔다. 자신감을 갖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에서 주먹을 휘둘러 간신히 통과한 시간(작가의 말)'을 거쳐 첫 소설집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318쪽. 1만4천원.

2020-02-21 14:30:00

중학생 때부터 고교 국어 시험 대비, 천재교육 '비문학 독해 DNA 깨우기' 호평

최근 수능 국어 문제에 길고 어려운 지문이 늘어 독해 능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천재교육이 지난해 출간한 '비문학 독해 DNA 깨우기'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비문학 독해 DNA 깨우기'는 중고등학교의 국어 비문학 영역의 전문가들이 집필에 참여해 중학교 국어 교육과정 읽기 영역의 내용을 포함, 고등 모의고사 국어 영역 비문학 독해까지 적용할 수 있게 단계화해 눈길을 끈다.모든 과목의 기초 학습 능력인 독해력은 초·중등 시기에 기초를 다져 놓는 것이 중요한데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등을 다루는 비문학 글에 대한 독해력은 수능 국어 영역의 등급을 좌우한다.'비문학 독해 DNA 깨우기'는 ▷권1(독해 원리), ▷권2(독해 기술), ▷권3(기출 유형)으로 구성되며 권1은 중학교 국어 과정의 읽기 영역에 제시된 기본 '독해 원리'가, 권2는 독해를 빠르고 정확하게 해 주는 '독해 기술'이, 권3에는 고등 학력평가와 모의고사 기출 유형별로 문제 해결 비법이 제시되어 있다.특히 권1,2 실전편에 수록된 지문과 문제는 중학교 국어 과목뿐 아니라 수학, 과학, 사회, 기술, 예술 등 모든 교과를 연계한 제재를 엄선 수록해 지문만 읽어도 필독서를 접한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중학교 교과 학습의 배경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구성돼 있다. 권3은 고1 학력평가 기출 지문과 이와 유사한 난이도 지문을 대등한 비율로 제시, 고등 국어 영역의 비문학 시험에도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학부모 A씨는 "독해 원리가 잘 정리되어 있어 비문학을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각 권의 특징에 맞게 이론과 지문, 문제의 구성이 잘 되어 있는 책"이라며 이 책을 추천한다고 전했다.또 학원강사 B씨는 "검토본을 보고 강의에 사용하고 싶었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독해서 중에서 난이도가 가장 적절하고 문제 유형이 정말 좋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2020-02-18 08:00:00

신간 '환경을 해치는 25가지 미신'

[책] 환경을 해치는 25가지 미신/ 대니얼 B. 보트킨 지음/ 박경선 옮김/ 개마고원 펴냄

'환경보호'는 전 세계적으로 금과옥조로 여겨지는 가치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비과학적인 믿음, 즉 미신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환경과 관련된 믿음 가운데 일부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진실로 여겨지며 일종의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환경과 생태에 관해 45년간 연구해온 저자 대니얼 B. 보트킨은 이런 미신들이 우리의 사고는 물론 환경 관련 정책과 법 제도의 근간을 이루면서 환경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 도리어 방해가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지구의 자연적 변화, 재해로 여기는 인간'자연은 균형적이나 인간이 균형을 깨뜨리고 있다' '인간의 개입이 없다면 지구의 기후는 안정적일 것이다' '기후변화가 수많은 멸종을 야기할 것이다'. 이 명제들 가운데 진실인 것은 놀랍게도 단 하나도 없다. 지구는 언제나 변화해왔고 인간을 비롯한 생물은 그에 적응해왔다는 것이 진실이다. 그러나 지구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재해'로 여기는 인간의 시선이 미신을 만들고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이런 잘못된 시선은 지구의 환경이 역동적으로 변화한다는 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하고, 자연의 실제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데도 방해가 된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과해지면서 환경을 지나치게 연약한 것으로 간주하고, 환경 파괴에 대한 반성이 커지면서 모든 자연재해를 인간 탓으로 돌리는 근거 없는 죄의식까지 생겨난다. 이는 나아가 우리의 사고는 물론 환경 관련 정책과 법 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생태학자인 저자는 기후변화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 오늘날 오히려 기후변화에 대한 과민반응을 경계하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자연보호'라는 미명 아래 자연과 환경, 생태에 대한 미신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현실에 경고를 보내기 위해 용기있는 목소리를 냈다.◆"기후변화≠재앙"…생태학자의 관점 비틀기책은 잘못된 관점에서 비롯된 자연에 대한 25가지 미신을 차례로 깨부순다. 그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것은 '기후변화의 영향이 그렇게 파멸적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최근 많은 이들이 지구 기온의 상승이 엄청난 재앙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하며 기후변화가 수많은 멸종을 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이에 대한 근거는 사실 매우 빈약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중세 온난기와 소빙하기 등 기후변화에도 생물종은 거의 멸종하지 않았으며 마지막 빙하기 동안 북미에서는 식물 1종만이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물종의 존속을 위협하는 것은 기후변화가 아니라 외래종의 침입과 서식지 파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자연의 균형은 모든 생명에게 유일무이한 최선의 조건이다'라는 명제도 대표적 미신으로 꼽힌다. 불가피한 자연 현상인 태풍, 해일, 자연 산불, 지진, 산사태, 화산 폭발, 유행병, 빙하기와 같은 자연적인 요인으로 인해 생태계는 수없이 교란되는데, 이런 교란은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생물종의 진화를 이끌어 궁극적으로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킨다.'멸종은 부자연스럽고 나쁜 것이지만 쉽게 일어난다'는 믿음도 타파돼야 할 미신이다. 환경주의 담론은 곧잘 멸종에 대한 책임을 인간에게 묻지만 저자는 멸종 문제에 대해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생물종을 ▷어쩔 도리 없이 절멸할 종 ▷환경과 인간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든 존속할 종 ▷인간의 도움이 있어야만 존속할 수 있는 종으로 나눠 인간의 도움이 필요하고 유효한 종의 존속에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이 책을 접한 독자들은 저자를 두고 얼핏 반환경주의자로 의심할지도 모르지만 저자는 적극적으로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다만 우리가 기후변화 문제에만 매몰될 게 아니라 에너지, 서식지 파괴, 침입종, 멸종 위기종, 독성 오염물질 등 다른 시급한 환경문제에도 눈길을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환경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등 이데올로기로 삼을 것이 아니라 과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제대로 접근하고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464쪽. 3만원

2020-02-14 14:30:00

[반갑다 새책]수좌 적명/봉암사 수좌 적명 유고집/불광출판사 펴냄

지난 해 연말 봉암사 수좌 적명(寂明) 스님의 갑작스런 입적 소식은 다소 들떠 있던 세간을 적잖게 놀라게 만들었다. 출가 60년 동안 오로지 선(禪) 수행에 몰두했고 어떤 절간 지위도 마다한 채 애오라지 수좌로 살다 떠났기에 적명 스님의 입적은 한 가닥 마음을 절간에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애석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청산은 말없이 높고 맑은 호수의 물은 홀로 깊은 법이다. '영원한 수좌'를 자처한 적명 스님은 생전에 법문도 책도 당신이 꺼려했다. 그나마 다행인 게 입적 후 스님의 일기와 법문 몇 편이 남아 그의 치열한 구도 여정을 엿볼 수 있게 됐다.'수좌 적명'은 스님의 첫 책이자 유고집이다.'어느 한 여인도 사랑하지 않으나 여인에 대한 욕망은 한이 없다. 잠깐이라도 마음 창문 열리면 욕락(欲樂)은 잘도 쏟아져 흐른다. 아, 하늘에 달은 밝고 바람은 찬데 마음 속 열기 언제 다하려나….'사족이 필요 없을 만큼 간결한 문장은 평소 스님의 인품을 짐작케 한다. 책의 1장은 스님의 30여년간 남긴 일기 가운데 70편을 엄선해 엮었고, 2장은 선방에서 수행자들에게 종종 했던 짧은 법문을 모았으며, 3장은 월간 '해인'지에 소개된 인터뷰와 추모 글을 수록했다.'있는 것 어느 하나 허상 아님이 있던가? 조그만 들꽃에 팔려 벼랑을 구를까 두렵노라'스님의 일기는 세사를 초월한 경계에 선 도인 대신 현재를 끊임없이 고뇌하는 인간 적명을 보는 듯하다.또 행자들에게 말한 법문은 '보살의 길'을 강조하고 있다.'깨달음은 일체가 자기 아님이 없음을 보는 것이니, 남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여기는 사람이 깨달은 자이다.'적명 스님은 자기 자신에게도 참 엄격했다. '수좌의 마음속에 안이함이 자리해서는 안 된다. 이만하면 잘하고 있다는 자긍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수좌의 가슴은 천 개의 칼이요, 만 장의 얼음이어야 한다.'한 평생 한 조각 서늘한 얼음덩이를 가슴 속에 간직하고 살았던 수좌 적명은 없지만 그가 남긴 글은 성(聖)과 속(俗)을 떠나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웅변하고 있다. 232쪽, 1만4천원.

2020-02-14 14:30:00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뇌과학

[책 CHECK]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뇌과학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뇌과학]테오 컴퍼놀 지음/ 하연희 옮김/ 생각의 길 펴냄이 책은 저자의 베스트셀러 '브레인체인: 초연결 시대에 당신의 뇌 기능을 발견하고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하는 법'(국내 미출간, 2016)의 핵심 내용을 절반가량으로 간추려 또 다른 버전으로 출간한 것이다. 네덜란드와 미국에서 '브레인체인'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는데, 정작 이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너무 바빠서 그 두꺼운 책을 다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저자는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유럽행정개발센터(CEDEP) 조교수이다. 그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스마트폰 등 첨단기기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두뇌 활동을 증진시킬 수도 있고 반대로 사람을 멍청하게 만들 수도 있다면서 두뇌 활동을 증진시키는 올바른 사용법을 뇌과학을 통해 설명한다. 따라서 이 책에는 최신 뇌연구 결과들이 담겨 있다.정보는 어디에나 존재하고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것이 현대사회이다. 그러나 정보가 곧 지식은 아니다. 뇌의 강점과 약점을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지식과 통찰력, 창의성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은 제시한다. 244쪽, 1만5천원.

2020-02-14 14:30:00

아동용 도서 '아이 엠 봉준호'. YES24

'기생충' 봉준호 생애 다룬 전기만화 '아이엠 봉준호' 출간

아카데미 영화제 4관왕 수상의 역사를 쓴 봉준호 영화감독 일대기를 다룬 아동용 만화가 출간됐다.13일 출판 업계에 따르면 주니어RHK는 최근 직업 탐구 만화 'I AM 아이엠 봉준호'를 출간했다.봉 감독의 지난 생애와 활동을 비추어 영화감독의 세계를 알려 주는 내용이다.어릴 때부터 영화를 즐기던 봉 감독이 밤새워 수많은 영화를 보고 친구들과 그 내용을 얘기하던 모습 등 그의 초등학생 시절부터 한국영화아카데미에 다니며 영화 제작에 골몰하던 모습, 첫 상업 영화를 만들던 순간 등을 재구성해 담았다.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 봉 감독이 그간 내놓은 작품들 소개 등도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영화 제작 과정에서 봉 감독 특유의 섬세함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아이엠 시리즈는 앞서 방탄소년단(BTS), 이국종 외상외과의 등을 다루며 아동들에게 국내 유명 인물과 그의 직업 세계를 소개한 바 있다.184쪽. 1만2천800원.

2020-02-13 11:25:43

[강따라 세월따라] 이민영 지음/ 은광 펴냄

[시집] '강따라 세월따라' '열정과 행복' 출간

대구 원로시인 영산 이민영(93) 옹과 이정도(79) 경북대 명예교수(경영학과)가 각각 새 시집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시를 향한 열정이 남다르게 느껴진다.[강따라 세월따라]이민영 지음/ 은광 펴냄영산 이민영 옹의 시집 '강따라 세월따라(은광 펴냄)'는 등단 60주년을 맞아 그동안 쓴 시 중에서 골라 꼽아 모았다. 이 옹은 대구 원화여·중고 교사 시절이었던 1959년 3월 첫 시집 '잃어버린 체온'을 출간했다. 그리고 그해 7월 청마 유치환 선생의 추천으로 교양지 사상계에 '알'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발을 정식으로 내딛었다.작품 '알'은 시집 '강따라 세월따라'의 2부 '꽃과 메아리' 첫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어머니 뱃속 같은 시간을 베고/ 모록모록 속으로 크는/ 알이고 싶다//시원(始原) 이전의 목숨을 덮고/ 새록이 날개 접은/ 한 개의 알//바깥은 저리 비가 내리고/ 찢기운 시간으로 무너지는데……〈이하 중략〉이 옹의 60년 시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첫 시집 '잃어버린 체온' 출판기념회이다. 당시 교장선생님이자 시인이신 창주 이응창 선생이 대구 시내 다방에서 각별히 준비해준 특별한 행사였다. 교통이 불편했던 시절, 비마저 지척지척 내리는 날씨 탓에 썰렁한 행사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귀인이 비에 흠뻑 젖은 채 나타났다. 한솔 이효상 선생(당시경북대 물리대 학장, 훗날 국회의장을 지냄)이었다. 학연, 지연은 물론 아무런 연결이 없는 한솔 선생의 출현으로 분위기는 활기를 띠었고, 주위의 권유로 한솔 선생의 격려사가 이어졌다."이 책을 받은 것이 어제입니다/ 이 책도 그렇고 그런 것이러니/ 한 장 넘겼습니다/ 밤이 점점 깊어갑니다/ 아침이 왔습니다/ 오늘은 비가 몹시 옵니다/ 나는 오는 비를 다 맞았습니다/ 나는 여기 와서 말을 하고 있습니다/ 내 마음 아주 기쁨니다" 〈요약된 말씀〉165쪽, 비매품(200부 한정판). 033)264-4035.[열정과 행복]이정도 지음/ 문화예술사 펴냄이정도 경북대 명예교수(경영학과)는 첫 번째 시집 '코뿔소의 열정'과 두 번째 시집 '바람과 노을'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시집 '열정과 행복'을 선보였다. 이 교수는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그 속에서 느낀 것을 글로 표현하고, 어떤 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열정과 지혜를 집중하는 과정을 시로 나타내려고 했다"고 말했다.'열정과 행복'에 담긴 작품들은 현대시의 병폐 중 하나로 지적되는 모호한 표현이나 난해한 시구가 없어 굳이 해설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이일기(문학예술 발행인) 시인의 평가이다. 이 교수는 "자신이 희망하는 것을 이루기 위하여 열정과 지혜 그리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과정이 행복으로 향하는 길이다"라고 강조한다.오랜 세월 흘러가도/ 꿈적도 않고 자기자리 지키며/ 말없이 자라는 나무/ 변함없는 바위/ 그 모습을 닮고 싶다/ 〈시 '목석같이'의 일부〉 165쪽, 1만2천원.

2020-02-07 06:30:00

꽃밥 :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

[책CHECK] 꽃밥/ 정연숙 지음/김동성 그림 / 논장 펴냄

'꽃밥'은 일기장에 담긴 할머니의 삶을 통해 우리가 매일 먹는 밥의 의미, 밥을 만드는 농업의 소중함을 담은 그림책이다.김순희 할머니가 5, 6학년쯤 되는 손녀 나이일 때부터 써내려간 일기가 책의 줄거리를 이룬다. 일기 속에 담긴 혼분식 실천 운동, 통일벼 생산, 수입 농축산물, WTO 체제, 쌀 수입 같은 시대적 사건들은 농부로 살아온 할머니의 일생에 자연스레 녹아있다. 이를 다루는 담백하고도 꾸밈없는 서술은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안타까움으로 깊은 울림을 남긴다.'쌀'을 현대사와 접목시킴으로써 우리 근현대의 경제 성장과 생활 변화가 초래한 농촌과 농업의 몰락에 대한 안타까움, 할머니 세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따뜻하게 담아냈다.저자는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은 점점 편리해지는 기술의 발전도, 물질적 풍요도 아닌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생명을 지키는 일이며 그것을 스스로의 주체적 힘으로 지켜 내는 일이라고 말한다. 40쪽, 1만3천원.

2020-02-07 06:30:00

신간 '뷰티풀 큐어'

[책] 뷰티풀 큐어/ 대니얼 M. 데이비스 지음/ 오수원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가 온 지구를 뒤덮고 있다. 우리는 새롭게 출연한 이 바이러스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치료제와 백신도 없는 만큼 미지의 전염병에 대한 공포는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완치자가 속속 나오면서 치료에 대한 희망도 생긴다. 특히 보조 치료제의 도움만으로 질병과 싸우고 스스로를 치유하는 몸의 능력은 위대한 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경험하게 한다.세계적 면역학자인 대니얼 M. 데이비스 교수는 신간 '뷰티풀 큐어'에서 면역계가 어떻게 인간 건강의 혁명을 이끌어 냈는지 보여준다. 왜 어떤 사람은 암에 걸리고, 어떤 사람은 면역계가 암과 싸우는가? 백신은 어떻게 작용하며, 자가면역질환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노화 과정에서 감염에 대항하는 방어력이 점점 약해지는 것은 왜일까? 이 책은 면역계를 둘러싼 이같은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을 준다.◆신종 바이러스 출현…면역력은 희망현대 의학의 발전에 따라 질병에 대한 두려움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국가적 재앙이 되었던 메르스나 사스와 현재 창궐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등 전염성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출현하며 인류를 위협한다. 다행인 점은 건강한 면역력을 가진 사람은 이 런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몸에 내재된 치료제인 면역계는 그 어떤 약물보다 강력하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면역계는 암 치료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면역치료는 암 치료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로 최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모든 암세포를 박멸할 가능성이 있는 면역체계가 발견되었다. 아직 임상 실험이 진행되지 않은 초기 단계라 모든 종류의 암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긴 이르나, 이 연구 결과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암을 예방하거나 이겨내는 최고의 비결"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셈이다.긴 세월 동안의 끈질긴 연구를 통해 우리 몸의 면역계는 여태껏 발명된 그 어떤 약보다 더 강력하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입증됐다. 천연 면역 방어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약물과 면역요법이 개발되었고, 이를 통해 오늘날 인류는 암, 당뇨병, 관절염 등 수많은 노화 관련 질환과 싸우고 있다. 더불어 우리는 마음 챙김 같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활동이 신체의 회복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을 깨달았다.21세기 과학사에 있어 최고의 발견은 우리 몸이 자연적으로 병균에 대항할 면역력이 있고, 노력을 통해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면역반응이란 몇 가지 유형의 면역세포가 연루된 단순 회로가 아니라, 서로 맞물린 하위 체계들의 다층적이고 역동적인 격자 체계다. 많은 사람들이 면역력을 몸에 병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그에 맞서 싸우는 정도로 알고 있지만, 실제 면역체계는 훨씬 더 복잡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진화한다.◆과학 통해 '진정한 내 모습' 찾아야저자는 면역계에 대한 단순한 사실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면역 과학 연구의 역사를 탐정물을 방불케 하는 모험과 발견의 극적인 이야기로 풀어냈다. 바로 이 지점이 면역력과 관련된 수많은 책들과 이 책의 차별점이다. 과학 지식의 이면에는 과학적 발견에 이르기까지 과학자들이 겪는 고군분투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는 면역체계에 대한 연구가 인류 건강의 역사에 왜 이토록 중요한 문제인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이 책에는 면역계의 비밀을 풀어낸 퍼즐과 남아 있는 미스터리에 얽힌 사연, 그리고 희생된 생명과 구해낸 생명에 관한 아름다운 사례들이 가득 담겨있다. 건강에 관심 있는 일반인은 물론,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의학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책이 될 것이다.저자는 가까운 미래에는 몇가지 정밀한 측정으로 건강에 대해 예측할 수 있으며 감염과 암, 자가면역질환을 퇴치할 신약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과학이 인간의 몸을 완벽하게 만들려는 욕망을 실현해선 안 된다고 강력히 말한다. 우리는 과학을 통해 완벽한 몸을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마지막 당부다. 375쪽. 1만8천원.

2020-02-07 06:30:00

제21대 국회의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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