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 CEO가 말하는 참된 리더의 자격

[책] 초격차-리더의 질문/ 권오현 지음/ 샘앤파커스 펴냄

삼성전자가 만든 신규 QLED8K 텔레비전 광고 연출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만든 신규 QLED8K 텔레비전 광고 연출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스마트 공장의 내부.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스마트 공장의 내부. 삼성전자 제공

 

"좋은 리더는 도전, 창조, 협력의 정신이 기업 문화에 녹아들도록 조직과 구성원들을 이끌면서 지속 가능한 혁신에 이르는 길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관리자는 자기가 없으면 업무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우물 안 개구리라면, 진정한 경영자는 본인이 없더라도 업무가 돌아가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권한 위임을 과감하게 해야 합니다."

지은이는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원으로 입사, 최고 경영자까지 오른 권오현 전 회장이다. 2018년 그의 33년 경영전략을 담은 '초격차'가 출간되자 국내와 해외 리더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올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 임기를 마치고 후속편으로 신간 '초격차-리더의 질문'을 펴냈다.

책의 전체적인 화두는 '위기 극복'으로 실제 경영현장에서 나온 32가지 고민과 질문을 '리더' '혁신' '문화' 3개 장으로 나눠 지은이가 직접 대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혁신을 실패 없이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란 질문에 대해서 그는 "목표를 정할 때는 양보다 질에 집중해야 하며 양적 목표는 시간과 돈이 해결할 수 있으나 질적 목표는 실력이 없으면 성취할 수 없다"면서 "우선순위는 혁신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빨리 나타나는 순서로 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우리 조직에 적합한 인재인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습니까?"란 질의에 대해서는 "부하 직원들과 간담회나 점심식사를 하며 그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방법을 취한다"고 밝혔다. 기업의 리더들에게 직원들로부터 옥석을 가려내는 일은 조직문화의 소통과 성과에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이어 그는 "대화를 통해 그 사람이 평소 자신의 업무에 어떤 고민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팀장과 팀원을 함께 불렀을 때 팀원이 자신의 의견을 밝히려는 데 팀장이 "그게 아니잖아. 가만 있어봐"라고 한다면 그 팀장은 부하의 언로를 막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추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명한 리더는 또한 질문도 리더답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올해 매출 목표가 얼마지?" "어제 몇 개나 생산해지?"라고 묻는다면 기억력 좋은 누군가는 대답하겠지만 다른 누군가는 대답하지 못할 수도 있고, 자연히 그는 창피를 당할 수도 있다. 이런 게 되풀이되면 다른 직원들은 다음부터 숫자 외우는데만 몰두하게 된다.

반면 좋은 질문이란 대답하는 사람이 자신만의 논리를 갖고 있지 않으면 대답할 수 없는 것들이다. 가령 "앞으로 무엇을 개발해야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까" "내년 시장 동향은 어떻게 변할까" 같은 것처럼 상대방의 생각을 끌어내는 질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자연에서 '우연에 의한 변이'는 기업에서 '계획에 의한 혁신'이 되며 자연에서 '유전을 통한 번성'은 기업에서 '문화를 통한 성장이 된다"는 웅변은 책의 전체 내용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이다. 이는 마치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라 우월한 유전자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져 번성한다는 진화론의 원리와 맞닿아 있다.

책의 속살로 들어가면 1장 '리더-혁신과 문화의 선도자'에서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리더는 생각하는 시간을 확보해서 "모든 판단 기준을 미래에 맞추어 있어야 한다"고 밝히면서 리더의 지식과 능력, 지혜와 그릇에 대한 지은이의 관점은 오늘날 리더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알려준다.

2장 '혁신-성장과 생존의 조건"에서는 리더는 분명 혁신을 이끌어가는 장본인이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수행할 수는 없으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와 좋은 인재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일례로 이병철, 이건희 회장의 통찰이 빛났던 삼성의 결정적 순간에 관한 에피소드는 혁신의 본질을 깊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3장 '문화-초격차 달성의 기반'에서는 초격차 조직을 이루는 3요소를 적시하고 있다. 첫째 도전하는 문화를 만들려면 구성원이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고, 결과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과 둘째 창조하는 문화를 만들려면 호기심 있는 인재를 선발, 육성해야 하며 명령과 복종이라는 획일적 문화에서 벗어난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

셋째 협력하는 문화를 만들려면 피드백 루프가 잘 이루어지도록 소통 방식을 바꾸고 공통의 목표를 향한 구성원 간 신뢰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위기의 시대일수록 기회를 잡아내는 참된 리더의 출현이 절실하다. 296쪽, 1만8천원.

 

관련기사

AD

문화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