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새책] 전영백의 발상의 전환/ 전영백 지음/ 열림원 펴냄

지은이에 따르면 미술 창작은 기존에 있던 생각을 바꾸는 일에서 비롯된다. 매번 수많은 작가가 수도 없이 많은 작품을 제작해내지만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도처에 흩어져 있는 작품들 중 특히 반짝이는 별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눈이 필요하다.

이 책은 현대미술의 스타들 중 '발상의 전환'이라는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들 32명과 그들의 작품들을 뽑아 배경과 작품성을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발상의 전환 문제에서도 개인, 미학, 문화, 도시, 사회·공공이라는 5개의 범주에 따라 발상의 전환이 어떻게 이루어졌고 또한 어떻게 작품화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책의 첫 시작은 지극히 비밀스럽고 개인적인 것의 공유로 38세에 에이즈로 요절한 작가의 사랑과 죽음을 지극히 체험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는데 그 작품이라는 게 막 자고 일어난 흔적이 뚜렷한 두 동성연인의 베개와 침대 사진을 공공의 장소에서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서 지은이는 이 사진이 대중들에게 은밀한 위안이 되고 사회적 편견을 벗겨내는 데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체 없이 기억으로만 남는 작품도 소개한다. 통념상 미술작품이란 형태를 지니기 마련인데 작가 스스로가 퍼포머가 되어 한 번의 실행으로 끝나는 것도 있는데, 이 때 작품 대부분은 비디오로 기록되면서 그 내용의 저작권이 보장된다는 말이다.

현대 예술에 종사하는 작가들은 왜 낯설고 이상하고 불편한 작업에 천착하는 걸까? 관람객의 입장에서는 고정관념을 깨부수어야 비로소 그 작품성이 보이는 게 현대미술의 한 단면이다.

이 때문에 책을 관통하는 주제인 '발상의 전환'은 예술성의 원천일 수밖에 없으며, 무한경쟁의 예술세계에서 세인의 주목을 받고 동시에 작품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기존의 통념을 뛰어넘는 창작성이 돋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

일상의 익숙함 뒤에 숨어있는 진실한 삶에 대한 사유를 보려면 어렵지만 현대미술의 세계로 한번쯤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320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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