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다소 과격한 주장의 배경은?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 마강래 지음/ 개마고원 펴냄

귀농 준비생인 한 부부가 경남 거창군 마리면 서편마을에서 농사를 짓기 위한 기초 교육을 받고 있다. 매일신문 DB 귀농 준비생인 한 부부가 경남 거창군 마리면 서편마을에서 농사를 짓기 위한 기초 교육을 받고 있다. 매일신문 DB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

구직난에 시달리는 청년과 인구 소멸로 시름하는 지방(책에서 '지방 도시'의 의미로 쓰임)을 동시에 살리는 묘수가 있을까.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라는 다소 과격한 제목의 이 책은 청년 실업과 수도권 과밀 현상 등 위기에 처한 한국 사회에 '베이비부머의 귀향'이라는 단순하고도 과감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도시계획학자인 저자 마강래 교수는 국토 불균형 발전에 따른 지방 쇠퇴 문제 해법을 다룬 '지방도시 살생부'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 등 지방 살리기 시리즈의 연장선에서 이 책을 펴냈다. 세 번째 순서인 이 책은 거대 인구집단인 베이비부머(베이비붐 세대)를 지방 문제의 해결책으로 끌어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책은 총 2부로 나뉘며, 1부에서는 베이비부머 귀향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2부에서는 성공적인 귀향을 위한 필요조건들을 제시한다.

저자의 주장을 짧게 요약하면 지방 출신이면서 수도권에 거주하는 베이비부머들이 은퇴 시점을 맞아 지방으로 'U턴'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면,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흘러든 젊은이들의 주거 안정을 돕고, 더불어 지방도시의 쇠락도 막아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루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이러한 주장은 지방의 청년 중심 인구 유입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재 지방에서는 각종 유인책으로 청년 인구를 끌어들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지만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 상당수가 아직도 수도권에 몰려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분명 한계를 지닌다.

하지만 베이비부머들은 다르다. 시간과 경륜이 요구되는 일에 능숙한 그들의 일자리는 도시와 지방을 가리지 않고 존재한다. 특히 베이비부머는 귀향을 통해 지방 중소도시와 시골의 경제를 살릴 힘을 지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두 가지 축은 생산과 소비인데 베이비부머는 생산력과 소비력을 모두 갖춘 경제주체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이러한 발상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관문을 넘어야 한다. 첫째, 베이비부머들은 과연 귀향을 원할 것인가. 둘째, 귀향이 성공적인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 첫째 관문은 오롯이 베이비부머의 의지에 달렸지만 둘째 관문은 정부 및 지자체 차원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그들의 귀향 의지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2018년 농촌경제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50대의 42%, 60대 이상의 34.3%가 귀향에 관심을 표했다. 다른 조사에서도 이들은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60%까지 귀향 의사를 밝혔다. 2018년 통계청의 인구 이주 자료를 보면 40~60대가 도시지역에서 농촌 지역(군 단위 지역)으로 순유출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베이비부머의 은퇴 러시에 발맞춰 이주에 도움이 되는 여건을 마련해 준다면 이 흐름은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

귀향인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저자는 구체적이고 세밀한 귀향 장려 정책을 총망라한 '귀향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방향은 크게 세 가지이다. 가장 우선 제시된 것은 경제 문제에 관한 해법이다. 귀향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5장), 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어떤 제도가 강화되어야 하는지(6장)에 대해 서술한다.

둘째는 사회적 관계 조성을 돕는 제안(7장)이다. 귀향인이 지역주민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거주 여건을 조성할 필요성과 지방대학의 역할에 대해 논의한다. 셋째는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고향을 만들기 위한 지방 의료시스템 개선 방향(8장)을 제시한다. 더불어 '귀향 촉진을 위한 지자체의 역량 강화'의 필요성(9장)도 역설한다. 252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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