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국의 단군 사묘/ 윤한주 지음/ 덕주 펴냄

국학박사 윤한주가 전국 46개 단군사묘 일일이 찾아 소개, 건립 배경과 역사 등 쉽게 풀어 써

윤한주 저 '한국의 단군 사묘' 윤한주 저 '한국의 단군 사묘'

오늘날 한민족이 남북으로 갈라져 있으나, 국민 누구나 그 뿌리가 하나라는 믿음을 지니고 있다. 이런 믿음은 환인과 환웅, 곰과 호랑이로 묘사되는 단군신화(고조선 건국신화)를 기반으로 한다.

한반도 내, 심지어 북한에도 단군 영정이나 위패 등을 모신 전각, '단군 사묘'가 있다. 임진·정유재란으로 일본에 끌려간 조선 도공들도 큐슈 가고시마현에 단군을 모신 옥산궁을 지었다.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가, 독립군도 국내외에서 민족 뿌리와 민족정신을 되새기는 매개체로 단군을 기렸다.

책은 전국 46개 단군사묘를 답사하고 그 내력을 소개해 민족 뿌리를 되새기게끔 했다.

◆일본신사 바꿔 지은 대구 단군성전

대구 수성구에 있는 단군성전(용학로 116-34)은 광복 후 1946년 정운일과 최항묵 등 지역 유지들이 모여 당시 달성공원에 있던 일본신사를 단군전으로 바꾸자고 결의한 데서 유래했다. 이들은 당시 대구시장에게 단군전 건립을 건의했고, 기금 조달을 위해 모금 운동도 벌였다.

한국전쟁이 끝난 1955년 계획이 다시 추진됐다. 새로이 조직한 단군성조봉성회가 150만원을 모아 신사 건물을 개수하고 이듬해 9월 단군을 모시는 '천진 봉안식'을 거행했다. 그러나 봉성회가 확보한 건물에 대종교 경북도본사가 자리잡자 개신교·천주교계는 단군전 건립을 일종의 종교단체 포교로 보고 철폐를 주장했다.

봉성회 측에 단군전 이전을 권하던 대구시는 1966년 달성공원 공원화 계획을 들어 강제 철거에 나섰고, 이후 수성못 뒤편 법이산에 이전터를 마련해 줘 1968년 7월 지금의 단군성전이 자리잡았다.

성전 양 기둥엔 원방각기와 태극기가 펄럭이고, 매년 어천절(음력 3월 15일)과 개천절에 제례를 올리고 있다. 여러 사람 손을 거쳐 관리되던 이곳은 2014년 이후 김숙자 씨가 시봉을 맡았으며 단군성전 후원회인 숭모회 등이 개인 차원에서 이곳을 꾸려가고 있다.

대구 단군성전 대구 단군성전

◆독립운동가 조용승 주도로 건립, 칠곡 국조전

경북 칠곡군청 앞 삼거리 '국조전'이라 쓴 도로 안내판을 따라 자고산에 오르면 국조전(석전로15길 20)에 이를 수 있다.

경북 김천 출신 독립운동가 조용승은 단군성조를 숭배해 민족정신 통일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지리산 기슭에 제단을 만들어 단군에 대한 기도수련을 한 뒤 국조 단군 숭배를 중심으로 하는 '수국회'를 발기했고, 칠곡을 중심으로 경북 여러 지역에서 동지를 모아 '단민회'를 조직했다.

관의 협력으로 국조전건립기성회를 조직한 뒤 군민 성금을 걷어 1957년 왜관읍 석전동에 국조전 본관과 정문을 준공했으며, 1989년 주변에 민가가 많이 들어섰고 건물도 협소하고 낡자 도비와 군비, 성금을 모아 1993년 현재 자리로 이전 건립했다.

국조전 수호비문에는 독립운동가 조용승의 뜻이 담겨 있다. 그의 딸인 조윤남은 1988년 74세 나이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관 용신봉사상을 받았다.

칠곡 국조전 칠곡 국조전

◆국학박사가 발로 뛰어 찾은 전국 46개 단군사묘

저자인 윤한주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박사 연구에 따르면 국내 단군 사묘는 모두 46곳에 건립됐다. 1909년부터 광복 이전까지 6곳, 이후 1999년까지 31곳이다. 2000년 이후에도 더 건립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 칠곡을 비롯한 경상도 7곳, 강원도 2곳, 대전·충청도 14곳, 광주·전라도 16곳, 서울 4곳, 경기도 3곳 등이 있다.

전라도민은 국조를 모시는 것이 사대주의 배격이자 민족 주체성 확립이라 여겼고, 충청도에선 독립운동가가 일제 탄압에 맞서 단군전을 지키며 독립을 염원했다. 경기도는 전국 유일하게 박물관 내 단군사묘가 있다.

윤 박사는 앞서 이강오 전북대 교수가 유일하게 1980년까지 30여 사묘를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관련자 인터뷰, 새로운 자료 발굴 등을 통해 내용을 바로잡아 이번 성과를 내놨다.

윤 박사는 "유서깊은 사찰, 향교에 대한 책은 많지만 단군사묘를 다룬 것은 안내서조차 찾기 힘들다"며 "책을 계기로 지역민들이 한 번쯤 우리 고장의 소중한 문화재 단군 사묘를 찾아 선조의 뜻을 기렸으면 한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336쪽, 3만5천원.

 

▷윤한주는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1학년 담임교사 덕분에 글쓰기 적성을 발견하고 경성대학교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출판, 홍보 업무를 거쳐 신문기자로 일했고, 기자 시절 '최초의 국가, 고조선을 찾아서' 등을 보도했다. 우리나라 고유 역사이자 철학인 국학을 연구해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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