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협상5-트럼프·김정은·문재인의 협상 삼국지/ 권신일 지음/ 시간의물레 펴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두손을 맞잡고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두손을 맞잡고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북핵 협상'을 다루는 책이다. 지은이가 하버드 로스쿨 협상연구소(PON)에서 협상 원칙들을 직접 배우고 커뮤니케이션 업무현장에서 느꼈던 점을 토대로 선정한 준비-기준(근거)-노딜-라포-대안 등 5가지 툴로 북핵 협상을 설명하고 있다.

◆北 비밀 핵무기 개발, 중국서 배우다

모택동과 김일성은 한국전쟁 직후 나란히 핵무기 개발에 비밀스럽게 모든 국력을 기울였다. 중국은 초기 소련이 핵무기 개발에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가 거부한 1959년을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596공정'이라는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964년 10월 16일 공식 핵실험 성공을 선언했다. 전세계 5번째 핵보유국이 된 셈이다. 북한도 이후 50년 이상을 비밀스럽게 핵실험을 해오다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 성공을 선언하게 된다. 이후에도 2017년 9월까지 10년 넘게 국제사회에 핵무기 포기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11년간 비밀스럽게 준비해온 과정을 6차례나 핵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가 2017년 9월 전세계를 상대로 한 최종 핵실험 성공발표였다. 북한은 중국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무기를 보유하는 비밀 과정을 철저히 답습했다. 중국이 소련의 반대에도 몰래 성공하는 사례처럼 중국의 반대와 비난에도 몰래 핵보유국 지위를 달성해왔다.

◆중재자-촉진자보다 조정자 역할 필요

원활한 협상을 위해 제3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1993년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중재자로 나선 이스라엘 라빈 총리와 팔레스타인 아라파트 의장의 평화협상도 그중 하나다. 클린턴 대통령이 중간에서 팔을 벌리고 서있고, 두 나라 대표가 악수하는 그 장면이다. 우리도 북미 핵 협상에 중재자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북핵 협상에서 우리 정부는 클린턴처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나라를 압박하는 카드를 찾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 가운데 최근 우리 정부는 '촉진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촉진자 의미는 스스로 낮추는 기능적인 표현에 가깝다. 그래서 우리는 창의적인 대안을 내는 조정자 역할이 필요하다. 북미도 강제로 따를 필요는 없기에 더 열린 마음을 갖게 될 수 있다. 조정자로서의 자세는 민감한 시기에는 오해를 사지 안도록 침묵하고 인권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서는 양보하지 말아야 한다.

◆노딜이 오히려 딜을 불러 올 수 있다

북한의 상대 무시 전술은 악명 높다. 태영호 전 공사의 책 '3층 서기실의 암호'를 보면 북한 담당자들은 협상장뿐만 아니라 평소 언행까지 일일이 감시되고 있는 처지라 한다. 무조건 자신들 입장만 큰소리 치는 벼랑 끝 전술을 쓸 수밖에 없다고 한다. 렉스 교수도 북한이 자신이 원하는 것에만 집중을 하는, 즉 협상 본연의 목적과는 거리가 멀어 "세계에서 협상을 가장 잘 못하는 나라"라고 평한 바 있다. 최근 싱가포르 1차 북미 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김계관 외교상과 김선희 부상이 막말을 했다. 그러자 트럼프가 회담을 취소하고 "당신들 핵무기보다 우리 것이 강력하고 나는 이를 사용하지 않게 되기를 신에게 기도한다"라고 경고했다. 그 이후 상황은 잘 알려진 대로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적인 직접 사과편지였다. 지금 협상에서 가장 아쉬운 사람은 북한이다. 협상당국자들은 모든 패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지 말고, 상대의 전술을 이용하는 적극적 태도가 필요하다.

협상5 협상5

 

◆북핵 협상에 北 달래기는 차선이다

상대가 감당할 수 없는 나의 대안은 협상력을 더 크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반면에 상대가 힘으로 나올 때 내가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모습은 상대에게 오판의 빌미를 줄 수 있다. 협상에서도 대안은 반드시 필요하다. 상대보다 나은 옵션(수단)을 갖고 벌이는 협상이 상책이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대안으로 상대를 이끌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6자회담처럼 상대에게 시간과 핵무기만 챙기게 해주는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 북핵은 늘 한국 정부보다 미국 등 전세계를 겨냥하고 있다. 남한의 운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북한 비핵화가 미국과 북한에 달려 있는 것은 부끄럽기도 하다. 미국도 남한을 위한 북핵 협상을 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따라서 북핵 협상에서 북한을 달래는 것보다는 미국의 이익과 우리의 이익이 잘 맞는 논리와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미국과 한국의 이익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대안이 없이, 북한과 직접 협상을 늘려간다면 남한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240쪽 1만2천원.

※지은이 권신일=글로벌커뮤니케이션 마케팅 회사의 갈등관리연구소를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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