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된 이상 마트로 간다/김경욱 지음/왓어북 펴냄

'이렇게 된 이상 마트로 간다'의 지은이 김경욱이 운영하는 군산 '우리들마트'. 지은이는 이곳에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경영과 함께 각종 이벤트와 감성적 접근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우리들마트 블로그 제공 '이렇게 된 이상 마트로 간다'의 지은이 김경욱이 운영하는 군산 '우리들마트'. 지은이는 이곳에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경영과 함께 각종 이벤트와 감성적 접근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우리들마트 블로그 제공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 속에 사표를 간직하고 산다. 하지만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 까닭은 '회사 안이 전쟁터라면 밖은 지옥'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상황에도 퇴사 행렬은 이어진다. 개인의 성장과 가치 실현을 더 중요시하는 직원들은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 기대와 다른 현실을 겪은 후 회사 밖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마트로 간다'는 대기업을 퇴사한 청년이 마트를 창업하고 고군분투하며 자리 잡는 과정을 담고 있다.

◆대기업 다니다 군산으로 내려간 청년

해수욕장, 새만금 방조제, 100년 된 빵집 이성당으로 유명한 전북 군산. 군산은 빼어난 자연 경관과 맛집을 갖춘 관광 도시일 뿐 아니라 한국GM 군산공장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있어 경제적으로도 활기찬 지역이었다. 하지만 2017년 7월 조선소 가동이 중단되고, 2018년 5월에는 한국GM 공장마저 폐쇄되면서 수많은 직원들이 실업자가 되고, 군산을 떠나갔다. 한국GM 공장의 매각으로 재가동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군산의 경제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곳에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근무한 것 외엔 장사 한번 해본 적 없는 청년이 동네 마트를 열었다. 그는 무슨 생각으로 군산에 마트를 연 것일까?

주변의 걱정을 뒤로 하고 이 청년이 연 마트는 3년 만에 하루 평균 손님 800명, 평균 영업이익률 7%를 달성하며 지역 거점 마트로 자리잡았다.

책을 쓴 김경욱 씨는 처음 창업을 고려할 때는 스타트업에 염두해뒀다. 하지만 미래의 큰 수익을 노리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적자를 견디는 일이 자신에게 맞지 않다는 판단에 꾸준히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전통적인 자영업을 선택하게 됐다. 그중에서도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고 전략을 실행했을 때 성과가 바로 보이는 마트업이 가장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책은 이렇듯 창업의 핵심이 '무엇을 하느냐'가 아닌 '어떻게 하느냐'에 있다고 말한다. 지은이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마트의 입지를 고려했을 때 군산이 서울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주저없이 군산으로 떠났고, 남들이 말하는 전망 좋은 업종이 아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 또 온전히 스스로 결정했기 때문에 창업과 운영이 아무리 힘들어도 버텨낼 수 있는 동력을 갖출 수 있었다.

 

◆데이터 기반 운영과 감성적 접근

이 책은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걸 보여주는 만능 창업 지침서가 아니다. 안정적인 트랙을 열심히 따라가다가 이탈한 청년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하나씩 실행해나간 창업 분투기에 가깝다. 그가 하루하루 전쟁 같은 일과를 끝내고 틈틈이 출판 플랫폼 '브런치'에 연재한 글은 누적 조회수 116만을 돌파하며 브런치북 프로젝트 6회 대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지은이는 퇴사를 권하지도, 창업을 부추기지도 않는다. 쉬운 길은 아니지만 나답게 살면서 내 방식대로 돈을 버는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줄 뿐이다. 이 책에는 '진짜 내 일'을 찾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실용적인 팁이 풍부하다.

창업 전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중소형 마트 12곳의 재무제표를 검색해 각각의 매출, 매출원가, 판매관리비, 영업이익 등을 산출했다. 마트를 시작한 후에는 현장에서 얻은 데이터에 기반해 운영 방향을 정했다. 향후 매출을 예측하기 위해서 단순히 하루 매출이나 객수보다는 고객들의 평균 구매주기, 신규 고객 수, 이탈 고객 수를 중점적으로 파악해 마트 이용 고객이 꾸준히 느는지, 각 고객의 재방문 횟수가 높아지는지 확인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전략을 실행했다.
상시적인 가격 할인 행사를 유지해 신규 고객을 계속해서 유치하고, 적은 금액을 쓰더라도 사은품을 제공해 고객에게 재방문 요인을 제공했다. 광고 알림 문자 말미에 따뜻한 글귀를 곁들이고 계산대에 싱싱한 꽃을 꽂아 놓는 감성적인 접근까지 더해 그의 마트는 오픈 4개월 만에 월간활성고객수(MAU)가 매월 평균 24%씩 가파르게 증가했다.

책은 마트를 운영하면서 겪은 일과 장사를 해본 후 비로소 깨달은 점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고객을 돈으로 보지 않으려는 마음, 손님의 폭언에 상처 입어도 다시 한번 웃어보이는 노력,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이 악물고 버티는 자세, 장사의 고단함과 동네 사람들과 교감하며 즐거운 일상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276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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