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영토, 헌법에는 없는 주권 이야기…『하늘에서 본 울릉도와 독도의 해양영토』

해양과학기술원 바다과학 기획물, 청동기·우산국 건국 등 역사 정리

울릉도와 독도의 역사, 생태는 물론 해양영토, 주권의식까지 통찰한 울릉'독도 인문서 '하늘에서 본 울릉도와 독도의 해양영토'가 출간 됐다. 독도 전경, 울릉도 도동, 독도 영해기점 표지석. 지성사 제공 울릉도와 독도의 역사, 생태는 물론 해양영토, 주권의식까지 통찰한 울릉'독도 인문서 '하늘에서 본 울릉도와 독도의 해양영토'가 출간 됐다. 독도 전경, 울릉도 도동, 독도 영해기점 표지석. 지성사 제공

하늘에서 본 울릉도와 독도의 해양영토/ 김윤배'김성수 지음/ 지성사 펴냄

세계 10대 해양관광섬(론리 플래닛 선정), 한국 10대 생태관광지, 동해안 최초 해양보호구역, 국내 최초 국가지질공원…. 현재 울릉도와 독도를 지칭하는 타이틀이자 수식어들이다.

연간 울릉도 방문객은 30만~40만 명, 이 중에 15만~20만 명이 독도를 방문한다. 본토에서 울릉도까지 왕복 6, 7시간, 그리고 울릉도에서 다시 독도까지 3시간 반, 총 10시간이 소요된다. 배멀미를 참아가며 힘든 여행에 나서지만 그들이 담아가는 건 긴 뱃길의 고통스러운 기억과 몇 장의 사진뿐.

"울릉'독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두 섬의 역사 문화적 가치와 정체성을 제대로 알려보자." 이 책은 해양과학기술원의 김윤배'김성수 씨가 동해 오지 섬에서 탐사한 국토 사랑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울릉도 역사'마을 기원'생태 이야기 정리=해양과학기술원에서 기획한 이 책은 '과학 바다 시리즈' 중 일부. 전체 구성을 3장으로 나누어 울릉도 이야기, 울릉도의 마을과 항구, 독도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먼저 '울릉도 이야기'에서는 이 지역의 청동기 역사, 우산국 건국 스토리, 신라(지증왕 13년'512년) 영토로 편입 후 한반도 본토와의 교류가 시작되는 역사를 담고 있다. 이 외 날씨, 바람과 파도, 해수 순환과 수온의 변화, 울릉도의 생성과 주변의 해저 지형, 그리고 해양보호구역 등에 관해 두루 살펴본다.

'울릉도의 마을과 항구'에서는 동해안 어업 전진기지 저동항, 행정 중심지 도동항, 새로운 관문으로 떠오르는 사동항을 비롯하여 통구미, 남양, 학포, 태하, 현포, 추산, 천부항, 나리분지, 석포, 관음도, 죽도 등을 소개한다. 지역마다, 항구마다 역사적 배경 및 생태적 특징을 살피고,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사진을 나란히 배치해 기록성을 살렸다.

'독도 이야기'에서는 동도에 세워진 접안시설, 독도 등대, 독대경비대 숙소, 통신탑, 위성 안테나,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와 기후변화감시소 등 해양영토를 수호하기 위한 시설물을 소개한다. 또 문무대왕의 유훈을 간직한 독도 접안시설 준공비, 1947년 9월 18일 미군의 폭격 사건으로 희생당한 어민을 기리는 독도조난어민위령비와 대한민국 국가기준점 표식, 대한민국 영해기점 표식도 볼 수 있다. 주민들의 숙소와 독도의 샘터 물골이 있는 서도, 그리고 크고 작은 바위에 얽힌 이야기와 약 250여 종의 바닷말류, 약 110여 종의 어류 등 독도바다 생물 이야기도 곁들인다.

◆해양 영토적 관점에서 본 독도=이 책은 역사와 문화, 주민들의 삶의 모습 외 울릉도'독도의 숨겨진 가치를 좀 더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자 기획됐다. 특히 그동안 학술적, 정치적 틀 속에 갇혀 박제된 울릉도'독도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가꾸고 지켜야 할 우리의 영토라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그런데 왜 해양영토일까? 그 이유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흔히 울릉군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군(郡)이라고 한다. 수면 위에 드러난 육지만 고려한다면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는 해양영토가 빠져 있다. 대한민국 헌법에조차 '해양'이란 단어가 없는 것이 해양영토에 대한 인식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 책은 울릉도와 독도의 해양영토를 지켜온 사람들과 그 해양영토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담고자 하였다."

우리가 해양영토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할 때 울릉군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군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자치단체로 다가온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해양영토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곧 동해의 거친 바다를 터전으로 살고 있는 울릉도'독도 주민들, 그리고 그 척박한 환경에서 일궈온 바다와 땅의 가치를 깨닫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울릉도'독도 비경 드론으로 촬영=비행기 여행을 할 때 느끼는 작은 이벤트 하나가 이착륙 시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경관이다. 아직 활주로를 갖추지 못한 울릉도에서 항공 뷰(View)는 그림의 떡이었다. 최근 드론의 등장으로 이런 일이 현실로 다가오게 됐다.

이 책을 기획한 해양과학기술원은 드론을 띄워 울릉도와 독도 연안생태계의 과학적 이해뿐만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로 울릉도와 독도의 수려한 경관을 잡아냈다. 울릉도와 독도의 사계를 담은 총 150여 장의 컬러 사진은 그 자체로 지상 중계요, 화보다.

해양과학기술원은 2015년부터 드론을 도입하여 울릉도와 독도의 연안 생태계 연구에 활용해 왔다. 동해의 연안 해역은 투명도가 뛰어나 10m 내외의 바닷속 해조류 군락의 변화까지 관찰할 수 있다. 또한 파고 10m가 넘는 해일 속에서도 독도의 해안선이 변화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파악할 수 있었다.

화보 같은 사진에 몰입하다 보면 자칫 문화'학술 콘텐츠와 해양영토가 의미하는 애국심 코드를 놓칠 수 있다. 사진 너머에 있는 울릉도의 역사적, 생태적 가치와 독도의 영토적, 주권적 가치까지 통찰해야 이 책을 제대로 읽는 것이다.

지금도 해발 104m에 있는 독도 등대는 10초에 한 번 불빛을 깜빡이며 76㎞(41해리)를 밝게 비추고 있다. 안개 낀 날이면 경적을 울려 우리 어선과 국민들을 위험으로부터 지켜준다.

저자는 말미에 이렇게 적고 있다. "독도에 들르면 정상부 동쪽 끝단에 영해기점 표식을 돌아보자. 독도의 가치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다. 비록 18만㎡에 지나지 않는 작은 섬이지만 독도가 품고 있는 해양영토의 가치는 몇만 배나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132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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