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운의 영화 속 음식이야기] 엘리제궁의 요리사

 

영화 '엘리제 궁의 요리사'에서 주인공 라보라와 대통령. 영화 '엘리제 궁의 요리사'에서 주인공 라보라와 대통령.

◆프랑스 왕궁 '엘리제궁' 첫발

택시의 창밖으로 파리의 화려한 거리가 비춰진다. 여자 주인공 라보라는 주변 지인들의 추천으로 프랑스 왕가가 머무는 프랑스 왕궁 '엘리제궁'에 첫발을 디디게 된다. 물론 라보라는 엘리제궁으로 오는 동안 자신이 왜 그곳으로 가는지에 대해 아주 간략한 이야기만 들을 뿐 다른 이야기를 듣지는 못한 상태이다.

궁에서는 지켜야 하는 것들이 아주 많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공손하게 인사를 해야 하고 길은 정해진 곳을 통해서만 다녀야 한다. 식사 준비는 몇 시에 오더를 받아 몇 시까지 끝내야 하고 그 전에 식사 테이블보는 구김이 가면 안 되니 탁자에 올려놓고 더려야 한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수개미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주방에 멀뚱히 서 있는 라보라 수개미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주방에 멀뚱히 서 있는 라보라

◆남자 요리사들뿐인 궁전 주방

마침내 라보라는 이야기를 한다. '전 이곳에 대통령을 위한 요리를 하러 온 사람이지 이러한 규칙들을 배우러 온 사람이 아니예요. 제가 나침반을 가지고 다녀야 할까요? 대통령께서 평소 좋아하는 음식이나 특별히 싫어하시는 음식 등 그의 식성을 나에게 이야기 해 주세요'라고 말이다.

이런 그녀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은 여기저기에 숨기지 않고 드러난다. 가장 먼저 그녀가 주방에 도착했을 때 마치 수컷 일개미들로만 채워진 듯 한 궁전 메인주방의 수석 요리사와 나머지 요리사들이 가장 먼저 그러한 시선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예를 들어 높은 기온의 어느 날 갑자기 굴 요리를 먹고 싶다는 대통령의 말에 라보라는 최선을 다해 최고의 재료를 골라 준비를 하지만 웨이팅 시간이 길어지면서 해산물, 그것도 생물로 먹어야 하는 굴의 선도는 당연히 곤두박질을 치게 된다. 보다 못한 라보라는 메인 주방의 냉장고를 빌리려 했으나 그곳의 텃새로 이것마저 무산,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그 요리는 왕에게 전달되지도 못했다.

그렇게 사람들을 사이에 두고 대통령과 라보라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던 중, 딱딱하기 그지없던 궁은 내각이 개편되면서 딱딱함을 넘어선 삭막함이 감도는 궁이 되었다. 그렇게 변해버린 어느 날엔가 바뀌어 버린 문화부 장관은 대통령의 건강을 핑계로 라보라의 모든 것에 꼬투리를 잡으려 한다. 친척이 하는 농장에서 가져오는 식재료비가 너무 비싸다며 부당지출에 대한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좋은 재료를 구하기 위해 출장을 다녀온 기차 티켓까지 문제로 지적한다. 그러다 나중에는 담당 주치의와 식품영양사쯤 되어 보이는 이로부터 '앞으로 대통령의 요리에는 지방, 육류, 유제품 등을 제외'시킬 것을 주문받는다.

◆주인공 라보라와 대통령의 조우

라보라는 할머니, 어머니로부터 배운 프랑스 가정식 요리를 한다. 하지만 최상의 재료를 고를 줄 알고 그것의 쓰임을 안다. 그래서 그 재료들의 조합으로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그녀의 음식을 먹어 본 사람들은 입을 모아 그녀를 칭찬한다. 대통령 역시 그러했다. 하루는 힘이 빠져 왕궁의 메인 주방 옆에 있는 라보라의 작은 주방으로 대통령이 직접 발걸음을 했다. 그는 프랑스 역사상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1988년부터 1990년까지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을 모델로 한 것이다.

대통령을 위한 첫 번째 요리, 채수에 삶아낸 연어 양배추 찜 대통령을 위한 첫 번째 요리, 채수에 삶아낸 연어 양배추 찜

어쨌든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적지 않게 놀란 라보라는 얼른 일어나 대통령을 맞이한다. 그녀는 대통령이 송로 버섯을 좋아 하는 것을 기억해 내고 얼마 전에 수확한 최상급의 송로 버섯을 내 보인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대통령만을 위한 송로버섯 크림을 바른 송로버섯 빵 한 조각을 만들어 낸다. 함께했을 때 더욱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레드 와안 한 잔을 서빙 한다.

둘은 잠깐 격식 없는 이야기를 나누다, 대통령은 라보라의 주방으로 오기 위해 내려 왔던 계단을 올 때와는 달리 힘겹게 한 발 한 발 디디며 올라 사라진다.

라보라의 주방을 찾은 대통령에게 송로버섯크림과 얇게 저민 송로버섯을 올린 빵 한 조각 라보라의 주방을 찾은 대통령에게 송로버섯크림과 얇게 저민 송로버섯을 올린 빵 한 조각

◆대통령궁을 떠나는 라보라

대통령궁을 라보라에게 요구되어지는 것은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그 올가미 속에서 라보라는 자신이 더 이상 대통령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느꼈고 자신의 요리를 사랑해 준 단 한 명, 대통령에게 경애와 진심을 담은 편지를 남기고 그 즉시 그 왕궁의 주방을 떠난다. 대통령은 그녀의 열렬한 팬이 되지만 그녀를 지켜주지는 못했고 그녀 또한 그러한 대통령을 좋아하지만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트레이드 마크처럼 목에 걸고 있는 매듭진 진주 목걸이는 그녀의 여성성과 함께 이러한 그녀의 결연한 의지를 함께 보여 주는 듯하다.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와서 누군가를 위해 요리하며 기뻐하다 사람이란 장벽에 가로 막혀 더 이상 자신의 요리를 내어 줄 대상이 사라진 요리사로서 느끼는 기분은 얼마나 참담할까. 올 때는 이유도 모른 채 왔지만 떠날 때는 확실한 이유를 가지고 떠나는 라보라,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은 서글픔이 아니라 아름다움이다.

물론 그녀가 떠난 수컷 일개미들의 소굴인 메인 주방은 자신들의 의미 없는 승리를 자축하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으니 말이다. 무엇이 진정한 '요리사'인가를 생각해 볼 때 그들은 이 개미 외엔 그 아무것도 아닌, 누구나 만들 수 있고 거기에 약간의 기교를 더하기만 한 '익명의 디져트'나 만드는 거기서거기인 우물 안의 개미, 수개미들인 것이다.

◆남극으로 간 라보라,그리고 행복

여기는 남극이다. 그야말로 라보라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험한 남성들로 가득한 곳이다.그리고 그녀는 '25세의 학생급식정도의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남성 요리사'를 구하는 남극의 요리사로 지원, 1년 동안 자신이 원하는 그곳 남극에서 보낸다. 그리고 왕국에서의 생활로 지친 심신을 스스로 치유하고 또 다른 이들을 통해 치유 받는다. 그렇게 자신을 치유해 준 동료를 떠날 때는 그녀가 요리사로 지원했을 때와는 반대로 열렬한 환송회 공연까지 헌사 받는다. 여기에서 라보라는 자신이 진짜 요리사임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요리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훌륭한 일인지 또한 느꼈으리라.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나는 요리는 궁전 주방에서의 첫번째 디저트였던 카라멜 시럽을 입힌 슈케트 크림 타르트이다. 설레인 첫 요리를 마무리할 달콤하고 부드러운 디져트로 화려한 기교로 치장하기보다는 자신의 색깔을 드러낸, 그래서 화려한 기교는 없지만 먹는 이로 하여금 옛날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맛을 기억하며 식탁을 마무리 할 수 있게 하는 디저트이다.

개편된 내각의 주치의 검열을 통과하지 못한 라보라의 자몽 미니 타르트 개편된 내각의 주치의 검열을 통과하지 못한 라보라의 자몽 미니 타르트

 

◆라보라의 자몽 미니 타르트 만들기

그리고 그것은 남극에서의 마지막 타르트 케잌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은 '자몽 미니 타르트'를 만들어 볼 까 한다. 이것이 라보라가 자몽 타르트의 레시피인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아닐것 이다. 겉모습만 흉내 낸 껍데기에 불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 역시 도전을 멈추고 싶지 않는 파티쉐이기에 나만의 방식으로 라보라의 자몽 미니 타르트를 만들어 보려 한다.

레몬 자몽과 레드 자몽의 속껍질까지 모두 벗겨 손질 한 다음 미리 구워 놓은 타르트 틀에 바닐라 향 가득한 크렘 파티시에를 바른 뒤, '상큼한' 자몽을 색에 맞춰 이쁘게 올려 묽게 만든 시럽을 그 위에 발라 신맛과 대비되는 그만의 단맛은 물론 속껍질가지 벗은 자몽들의 표면도 코팅해 주는 역할을 한다. 보통 우리 주변의 제과점에서는 나파주, 또는 살구잼을 물과 일정한 비율로 희석시켜 많이들 사용하곤 한다.

베이킹 스튜디오 <쿠키공장by준서맘> 원장

 

 

 

 

 

 

◆ 자몽 타르트 만들기 과정

 

1.패스트리 바닥 만들기

- 프렌치 방법보다는 가벼운 아메리칸 스타일의 뭉치기 방법으로 반죽

계란 노른자 2개, 설탕 12g, 박력분 304g, 냉장 버터 160g, 소금 2g, 생크림 120g

2. 크렘 파티시에 만들기

노른자 90g+설탕 90g+박려분 30g 볼에 섞어 두기 -> 냄비에 우유 300g, 버터 9g, 바닐라빈 1/2개를 넣고 끓기 직전까지 데우기 -> 고운 체에 걸러 노른자 볼에 조금씩 섞으면서 잘 저어 주기 -> 다시 불에 올려 밀가루가 완전히 유화 될 때까지 주걱 또는 거품기로 잘 섞어주기 -> 완성된 크렘 파티시에는 공기와 닫지 않게 랩으로 표면을 잘 마무리 한 다음 냉장 보관하기

3. 패스트리 굽기

170도에서 위에 누름 판을 올린 후 20분 내외로 굽기

4. 손질한 자몽 이쁘게 돌려놓기

(패스트리 시트->크렘 파티시에->손질한 자몽->옅은 시럽 발라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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