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해녀 가장 많은 제주 하도리…해녀의 삶 따라가보세요

초교 5학년 이상이면 물질체험 가능
잠수복에 테왁 붙잡고 해산물 채취
4.4km 숨비소리길·박물관 필수 코스

하도리 해녀체험마을에서 관광객들이 해녀 체험을 하고 있다. 하도리 해녀체험마을에서 관광객들이 해녀 체험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를 연결하던 항공망이 거의 멈추다시피 하면서 이제 해외여행은 꿈꾸기 어려운 먼 일이 되버렸다. 그나마 비행기를 타고 싶다면 가장 편하게 찾을만한 곳이 바로 제주도다.

그렇다하더라도 코로나19 시대의 여행은 그 이전과는 많이 달라져야 한다. 사람들이 붐빌수 있는 곳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서로를 위하는 방법이다.

예전에는 유명 관광지와 해안가, 예쁜 숙소, 카페 등만을 답습하며 사진찍기에 열심이었다면 이제는 제주의 숨은 이야기들에 눈과 귀를 기울여보자. 제주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기존 제주여행에서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묘미를 찾을 수 있다. 아프고도 찬란한 이야기들이 살아숨쉬는 한적한 제주 마을로 떠나보자.

왜적의 침입을 막기위해 쌓은 '별방진'. 별방진은 하도리의 옛 지명인 별방에서 이름을 딴 것으로 높이 3.5m 높이의 총길이는 1천m의 담이 하도리 마을을 포근히 감싸고 있다. 왜적의 침입을 막기위해 쌓은 '별방진'. 별방진은 하도리의 옛 지명인 별방에서 이름을 딴 것으로 높이 3.5m 높이의 총길이는 1천m의 담이 하도리 마을을 포근히 감싸고 있다.

 

◆해녀들의 마을, 하도리

본래 '삼다도'(三多島)라고 해서 바람, 여자, 돌이 많기로 유명한 제주도지만 그 중에서도 제주 섬의 북동쪽 마을은 유달리 해녀가 많고, 바람이 거세며, 겹겹이 층을 이룬 돌담길로 유명하다. 중국 대륙에서 제주로 들이닥치는 북동풍의 영향을 그대로 받아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제주의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마을이기도 하다.

제주 해녀들의 삶을 온전히 돌아볼 수 있는 곳 중 으뜸이 구좌읍에 있는 '숨비소리길'이다.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물질을 할 때 재빨리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과정에서 '호오이호오이'하는 마치 휘파람 같은 소리를 일컫는다.

세화리와 하도리 일대에 만들어진 숨비소리길은 제주 해녀박물관에서 시작해 밭길을 걸어 별방진성까지 간 후 다시 해안길로 해녀박물관으로 오는 4.4km 코스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숨비소리길의 출발점인 해녀박물관은 제주 여행 필수 코스다. 제주 해녀의 역사·생활풍습·세시풍속·무속신앙·해녀 공동체 등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돼 있다.

넓은 제주 땅 중에서도 해녀박물관이 이곳에 위치하게 된 것은 북동쪽 마을에 유독 해녀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도리와 제주 향도 역사를 10년 넘게 연구하면서 문화재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고영봉(71)씨는 "해녀는 고려 시대 기록에도 남아있으며 고고학적으로 살펴볼 때는 그 역사가 기원을 전후한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면서 "특히 하도리는 제주에서도 현직 해녀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마을이자 제주 해녀 항일운동의 중심지였던 마을로 해녀박물관 마당에는 항일운동비가 마련돼 있다"고 했다.

해녀들의 사랑방 역할을 한 '불턱'. 바람을 막고 노출을 차단한 해녀들의 노천 탈의장으로 한가운데 불을 피울 수 있도록 돼 있다. 해녀들의 사랑방 역할을 한 '불턱'. 바람을 막고 노출을 차단한 해녀들의 노천 탈의장으로 한가운데 불을 피울 수 있도록 돼 있다.

 

◆곳곳에 숨어있는 제주의 역사

마을마다 해안선을 따라 서너개씩 있는 '불턱'은 해녀 공동체를 형성하는 사랑방 역할을 했다. 그 중에서도 서동 불턱, 보시코지 불턱, 모진다리 불턱, 생이덕 불턱 등이 과거 형태가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

고 씨는 "불턱은 둥그렇게 돌담을 쌓아 바람을 막고 노출을 차단한 해녀들의 노천 탈의장으로 한가운데 불을 피울 수 있도록 돼 있다"며 "고무형태의 잠수복이 나오기 전까지 하얀 적삼을 입고 물질을 했는데 추위에 몸을 데우고 물질기술을 전수하고 해녀회의를 하거나 동네 소식을 전하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도리·세화리·월정리의 밭담 역시 그 길이가 길기로 유명하다. 해안선에서 마을 쪽으로 올려다보면 마치 수십마리 검은 용들이 늘어선 듯 돌담이 겹겹이 물결친다. 워낙 거센 바람을 맞는 위치인 까닭에 바닷가 짠물과 바람의 피해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밭담이 유독 많은 것이다.

고 씨는 "제주 밭담의 길이만 3만6천㎞에 달해 '흑룡만리'라는 별칭이 붙어있기도 하다"면서 "특히 구좌읍에 밭담이 밀집해 있다보니 가을 월정리에서 '제주 밭담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이 왜적의 침입을 막기위해 쌓은 '별방진'도 찾아볼 수 있다. 별방진은 하도리의 옛 지명인 별방에서 이름을 딴 것으로 높이 3.5m 높이의 총길이는 1천m의 담이 하도리 마을을 포근히 감싸고 있다.

여름철 핑크빛부터 짙푸른색까지 다양한 색감의 소담스런 수국을 원없이 즐길수 있는 종달리 수국길. 여름철 핑크빛부터 짙푸른색까지 다양한 색감의 소담스런 수국을 원없이 즐길수 있는 종달리 수국길.

 

◆직접 체험해보는 제주 역사

하도리에서는 제주의 역사를 체험을 통해 직접 경험해볼수도 있다. 특히 '하도리 '로 유명해 전국 곳곳의 지자체에서 견학을 올 정도다.

해녀물질체험(1인 3만5천원)은 해녀들의 안내에 따라 바다로 들어가 실제 뿔소라와 성게, 전복, 문어 등을 채취해볼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용지 하도리 어촌체험휴양마을 사무장은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이면 체험 가능하다"면서 "수영을 못한다 하더라도 물에 떠야하는 수영과 물 속으로 가라앉는 잠수는 접근 개념이 다른데다, 주황색 테왁(해녀들이 해산물을 채취할 때 사용하는 부력(浮力) 도구)를 붙잡고 다른 체험객들과 같이 어울려 놀 수 있도록 스태프들이 돌와준다"고 설명했다.

문주란 자생지인 토끼섬. 문주란 자생지인 토끼섬.

까만 고무 잠수복에 수경을 쓰고 주황색 테왁에 망사리까지 들고 포즈 한번 취하는 것만으로도 제주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데다, 체험을 통해 잡은 해산물은 한데 모아 즉석에서 삶아먹는 즐거움까지 있다. 현 사무장은 "경험이 풍부한 해녀들이 함께 해산물을 잡이에 나서기 때문에 물질에 서툰 체험객들도 다 같이 싱싱한 제주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이곳에서는 대나무구멍낚시도 체험해볼 수 있다. 미끼까지 포함한 1인당 체험비용이 1만원이다. 낚시줄을 길고 가느다란 대나무 구멍 사이에 넣어 찌를 매달아 물고기를 낚는 옛날 방식을 체험해볼 수 있다. 보말이나 거북손, 게 등을 채취해보는 바릇('반찬거리'를 일컫는 제주방언)잡이 체험도 가능하다.

낚시와 바릇잡이는 모두 원담에서 이뤄진다. 원담은 제주 해안 지형을 활용해 쌓은 돌담을 일컫는 것으로 뭍에서는 '독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연못처럼 가둬두는 제주 고유의 공동 어로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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