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학습지 교사·캐디…특수고용직 고용보험 의무화 '동상이몽'

대구경북 1만1,490명 추산…실적 낮은 보험설계사 찬성, 방문 학습지 교사는 반대

정부가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경기보조원 등 특수형태근로 종사자(특수고용직)의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직종별로 업무 환경과 수입 등이 천차만별인데다 특수고용직 종사자 사이에서도 직종과 조건에 따라 입장이 크게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중 고용보험위원회를 열고 특수고용직 종사자들의 고용보험 가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특수고용직은 법적으로는 자영업자(개인사업자)이지만, 일반 근로자의 성격이 강한 직종을 말한다.

사업주와 계약을 맺고 일하며 정해진 보수보다는 실적과 연동해 수당이나 보수를 받는 업종이 많다. 골프장 경기보조원과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인터넷 설치기사, 화물차 운전자, 택배·퀵서비스 기사, 대리운전 기사 등이 대표적이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특수고용직은 모두 1만1천490명으로 추산된다. 세부적으로는 ▷보험설계사 4천547명 ▷골프장 경기보조원 3천297명 ▷택배기사 1천310명 ▷학습지 교사 1천43명 ▷콘크리트믹서트럭운전자 904명 ▷전속퀵서비스기사 305명 ▷대출모집인 84명 등이다.

사업주들은 특수고용직 종사자들의 고용보험 가입을 두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같은 업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끼리도 업무 시간과 소득이 달라 일괄 가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구 한 골프장 관계자는 "소속 경기보조원 120여 명의 업무시간과 봉사료, 소득이 제각기 달라 개별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난감해했다.

고용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구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가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으면서 자영업자 같은 근로 행태가 계속되면 전속설계사 수를 줄이거나 지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수고용직 종사자 사이에서도 직종과 조건에 따라 반대 목소리가 제기된다. 가장 숫자가 많은 보험설계사들은 영업실적이 높을수록 반발하는 분위기다.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소득의 3.3%만 사업소득세로 내면 되지만, 근로자로 인정되면 소득 수준에 따라 6~40%의 근로소득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학습지교사 등 자발적 퇴사가 많은 직종은 실제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고용보험에 가입해도 구조조정·부당해고 등 비자발적 퇴사인 경우에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문 학습지 교사로 일하는 김모(37·여) 씨는 "학습지 교사 중에는 주부들이 많아 육아 등 개인사정으로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업급여도 못받는데 고용보험료를 내는 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특수고용직 종사자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직종 특수성을 고려해 단계적 적용을 검토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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