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겨냥한 中수출관리법…갈등 격화 전망

제재대상 기업 연루시 '세컨더리 제재'…한국도 가능성

중국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이나 개인을 제재할 수 있는 근거 법안인 '수출관리법'을 통과시킨 것은 그간 중국 기업을 제재해온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를 제재하고, 틱톡과 위챗을 미국 시장에서 퇴출하겠다며 중국을 압박해 왔다.

중국 외교당국은 미국의 제재가 추가될 때마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중국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의 수출관리법 통과는 '필요한 조치'를 하기 위한 근거 마련의 포석으로 보인다.

수출관리법 제12조에서 규정한 제재 대상은 ▲국가 안보 위협 ▲대규모 살상무기 및 운반 도구 설계·개발·생산 관련 기술 ▲핵무기·생화학무기 등 테러 용도 관련 기술이다.

이 세 가지 규정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첫 번째 언급된 '국가 안보 위협'이다.

관련 규정을 보면 군사와 관련된 기술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국가 안보 위협이라는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조건을 추가해 첨단 기술 대부분을 제재 대상에 올릴 수 있게 했다.

특히 실질적인 법안 내용이 시작되는 제2조에 군·민 양용 제품 등 국가 안보 및 국제의무 준수와 관련된 제품, 기술, 서비스를 수출통제품목으로 지정하도록 명시해 놨다.

제품뿐 아니라 기술과 서비스가 포함된 것은 미국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틱톡과 위챗을 제재했듯이 중국 역시 미국 기업이나 개인을 같은 방식으로 얼마든지 제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제재 대상에 대한 심사 역시 수출관리법 제5조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과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맡는다.

이는 중국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미국 기업을 제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화웨이의 경쟁 기업인 미국 시스코가 제재 대상에 오르면 시스코는 중국 시장에 물건을 팔 수도 반대로 중국 부품을 살 수도 없게 된다.

수출관리법이 미국 기업을 겨냥하고 있지만, 제3국 기업들도 '세컨더리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수출관리법은 제재 대상의 제품을 수입해 재가공해 제3국에 수출하는 경우에도 수출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제재 대상에 오른 미국 기업의 부품을 수입해 재가공한 뒤 수출할 경우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베이징 소식통은 "아직 법 적용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봐야 하지만, 법 조항만 살펴보면 미국 기업 외에도 중국이 진출한 기업은 모두 법의 적용 범위에 들어 있다"면서 "중국의 수출관리법 통과로 미중 갈등이 한층 더 격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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