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유엔 인권이사국 선출…"암흑의 날·경쟁 필요" 반발

러·쿠바는 '무혈 입성'…사우디만 경쟁서 탈락
"방화범들을 소방대원으로 배치한 격" 비판도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선출되자 국제 인권단체들은 인권침해 당사자들이 인권 문제의 심판을 맡게 된 격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유엔 총회는 13일(현지시간) 중국과 러시아, 쿠바 등 15개국을 유엔 인권이사회의 새 이사국으로 선출했다. 인권이사회 이사국은 총 47개국으로 3년 임기다. 인권이사회는 대륙별로 이사국 숫자를 배분하는데, 공석을 메우는 이번 선출과정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만이 공석 수보다 도전한 나라 수가 많았다. 러시아와 쿠바의 경우 아무런 저항 없이 이사국에 무혈입성했다.

공석 4개를 놓고 5개국이 각축을 벌인 아태 지역에서는 인권단체들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또 다른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만이 탈락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과 러시아 등의 인권 상황을 비판하는 문서를 유엔에 보내 이날 결과에 불만을 표시했다. 스위스 제네바 소재 인권단체 '유엔워치'의 힐렐 노이어 대표는 "오늘은 인권에 관한 한 암흑의 날"이라며 "이들 독재국가를 유엔의 인권 심판자로 선출한 것은 마치 방화범 무리를 소방대에 배치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맹비난했다.

유엔워치는 미국 휴먼라이츠 재단, 라울 발렌버그 인권센터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 사우디, 파키스탄, 쿠바, 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이 이사국으로 부적격하다는 의견서를 유엔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영국과 프랑스에만 "적격" 등급을 줬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특히 중국의 이사국 선출에 우려를 표했다. 중국은 홍콩과 티베트, 신장위구르 등지에서 인권을 억압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시민단체·언론인·변호사를 탄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러시아는 정부를 비판하는 야당 지도자를 살해하려고 했고,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에서 무차별적으로 민간인과 병원 등 시설을 공격하는 등 국제 인도주의법을 위반한 국가"라고 지적했다.

중국 출신 인권운동가 양 지엔리는 "중국은 홍콩시민들에 대한 정치적 자유 억압에 깊이 관여하는 등 유엔 인권이사회가 세운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며 "유엔이 인권침해국을 뽑는 것이라야 중국이 선출되는 게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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