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금개편' 총파업…마크롱 최대 정치위기 직면

'노란조끼' 1년여만에 시험대…'개혁' 표방 마크롱 헤쳐갈지 주목
연금개혁 휘발성 강해 1995년 시라크 정부 '좌초'…이후 정부 못 건드려

프랑스 정부의 연금 개편에 반대하는 전국 단위 총파업 하루 전인 4일(현지시간) 파리 몽파르나스 기차역에서 이용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프랑스 정부의 연금 개편에 반대하는 전국 단위 총파업 하루 전인 4일(현지시간) 파리 몽파르나스 기차역에서 이용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41) 프랑스 대통령이 이전 정부가 성공하지 못했던 연금개편을 25년 만에 다시 시도하면서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5일(현지시간) 총파업에 나선 노조를 비롯한 각계의 대규모 반발 시위가 예고된 가운데 1년여 전 유류세 인상 반발로 촉발된 '노란 조끼' 시위 사태 이후 마크롱 대통령은 가장 큰 시련에 직면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더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고속철과 지하철 대부분이 멈춰서고 항공 관제사도 동참하는 이번 총파업으로 프랑스가 최소 며칠 동안 마비될 수 있는 가운데 교사, 학생, 병원 직원, 경찰, 미화원, 트럭 운전사 등이 동참할 뿐 아니라 좌우 야당들도 가세한 형국이다. 이번 총파업은 따로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노조 전국 행진에 노란조끼 세력이 합류하는 이번 주 토요일(7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리들은 연금개편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전에 나섰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연금 개혁은 국민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1995년 당시 자크 시라크 정부가 비슷한 연금개혁에 나섰다가 거센 반발에 직면해 심각한 레임덕에 빠진 이후 후임 정부들은 휘발성이 강한 이 문제를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 하지만 '개혁'을 표방해 중도 좌·우파를 아우르며 집권한 마크롱 대통령은 24년 만에 연금 개편에 다시 정면으로 부닥쳤다.

오를레앙 대학의 정치역사학자인 장 가리그는 이번 총파업과 관련, 프랑스 사회가 언제든 다시 폭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연금개혁을 둘러싸고) 미래에 대한 심각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프랑스 연금체제는 직종별로 42종에 달할 정도로 복잡다기한 데다 불공정 논란도 있어 개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사례를 보면 국영 철도 노동자의 경우 52세에 은퇴한 후 급료의 70%에 해당하는 연금을 받는 반면 민간업체는 공식 정년인 62세까지 일한 후에야 연금을 받고 액수도 그에 비해 절반이 채 안 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향후 190억 달러(약 22조6천억원) 적자가 예상되는 복잡한 연금체제와 관련, 15년 내 민간과 공공을 통합해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보편적인 '포인트제'로 운영하겠다는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총파업에 나선 노조와 특정 직군에서는 자신들의 연금이 깎일 것을 우려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체로 합리주의 성향인 프랑스인들이 이번 개혁안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세계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한 이 시대에, 거리로 뛰쳐나가 항의하고 변화를 거부하는 국민성을 보이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만약 이번 저항이 흐지부지될 경우 마크롱 대통령의 2022년 재선 가도가 탄탄히 열리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긴 '겨울 투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더타임스는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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