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비판 확산 가능성에 촉각…"다자무대서 거론 말라"

교도 "일본 수출규제 문제 공론화 가능성 견제 의도"

일본 정부가 대한(對韓) 수출 규제 강화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국제 사회로 확산할까 봐 촉각을 세우며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경산상)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 관련 각료급 회의를 앞두고 이 회의에서 한국이 한일 양자 문제를 거론하지 말아야 한다고 3일 주장했다. 그는 이날 각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RCEP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7월 초 시작된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국제 외교무대에서 기회 있을 때마다 비판하고 있는 한국을 겨냥해 "양국 간 문제를 다자외교 무대에서 발언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일관계 악화가 RCEP 협상 진전에 영향을 미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RCEP는 한국, 중국, 일본, 호주, 인도, 뉴질랜드와 동남아국가연합(ASEAN) 10개국 등 모두 16개국이 연내 타결을 목표로 논의 중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자유무역협정이다.

교도통신은 세코 경산상의 이날 발언에 대해 이번 방콕 회의에서 한국 대표가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를 공론화할 가능성을 견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RCEP 장관회의와 같은 달 24∼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RCEP 추가회의 때도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등 다자외교 무대에서 일본 측을 상대로 수출규제 철회를 계속 요구했다. 이에 일본은 "수출관리 제도의 재검토"라는 판에 박힌 답변을 되풀이해왔다.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와 관련한 국제 여론의 변화에 민감한 상태라는 것은 현지 언론 보도에서도 엿보인다. 산케이(産經)신문은 지난달 29∼30일(현지시간) 칠레에서 열린 제3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고위관리회의(SOM)에서 한국 정부 대표가 일본의 무역 규제를 비판한 것에 관해 의장인 칠레 외무부 다국간경제관계국장이 'APEC에 양국 문제를 끌어들이지 말라'는 취지로 제지했다고 익명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3일 전했다.

당시 회의는 '무역투자 자유화'를 의제로 논의하는 자리였고 일본의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한국 정부가 지적했고 일본이 이에 대해 반론했는데 의장국이 한국을 타박한 것 같은 인상을 주는 보도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의를 주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라, 한·일 양국이 협의를 통해 동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를 희망하는 차원의 언급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칠레 측 발언을 풀이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한국에 주의를 준 것이라고 본 일본 측의 해석에는 자국에 대한 비판이 타국으로 확산할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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