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곳곳서 타오르는 대형산불…"기후변화·탐욕이 재앙 불러"

NYT "온난화로 화재 취약해진 숲들 잇따라 불타…기후변화 가속화"
아마존과 동남아선 '더 많은 농경지' 욕망이 원시림 파괴 부추겨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부터 아프리카 중남부, 시베리아 등 극지방까지 세계 곳곳에서 농경지 확대를 위한 숲 파괴와 지구 온난화 영향 등으로 대형 산불의 빈도와 규모가 커지면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기후변화가 산불 발생 위험을 악화시킨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여름 시베리아와 그린란드, 알래스카 등 극지방 일대 삼림을 휩쓴 산불이 대표적 사례다. 시베리아에선 지난 7월 이후 한국 면적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600만 에이커(2만4천㎢)의 삼림이 불탔다. 알래스카의 툰드라 지역에서도 250만 에이커(1만㎢)의 숲이 타 식생이 영구적으로 바뀔 것이란 전망을 낳았다.

미국 아이다호 대학의 존 아뱃조글로 교수는 "극지방의 기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숲 바닥을 덮은 이탄(泥炭)을 말라붙게 해 산불에 취약하게 하고 산불의 원인이 되는 낙뢰도 더욱 잦아진다"며 온난화가 지속하면 "통제 불가능한 대형 화재 위험성이 전 세계적으로 커진다"고 말했다.

더 많은 경작지를 확보하려는 사람들의 욕망 때문에 산불이 끊이지 않는 지역도 있다. 동남아시아 수마트라섬과 보르네오섬, 말레이반도의 열대우림은 1990∼2015년 사이에 71%가 훼손됐다. 팜오일과 고무 등을 생산하려는 업자들이 숲과 이탄 습지를 불태우고 농장을 세웠기 때문이다.

2015년에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연무(煙霧)가 동남아 일대를 뒤덮는 환경 재난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이로 인해 약 10만명이 조기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현재 9천500㎢ 규모로 번진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도 '인재'(人災) 성격이 짙다. 올해 초 취임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아마존 유역의 상업적 개발을 허용하겠다며 관련 규제를 완화해 왔다.

NYT는 이런 움직임에는 미·중 무역갈등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전했다. 경제발전으로 육류 소비가 급증한 중국이 가축 사료로 쓰이는 미국산 대두(콩) 수입원을 다각화하면서 브라질 농산물 수출업자들이 농경지를 늘릴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미국 서부와 아프리카 중남부 등에서는 산불이 나야만 번식이 가능한 침엽수가 자라는 등 산불이 생태계의 일부로 작동해 왔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산불 발생 빈도와 규모가 위험 수준으로 커졌다. 올해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선 기후변화로 인해 정상 수준의 5배에 이르는 산불이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대형 산불은 자체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할 뿐 아니라 대기중 탄소를 흡수하는 초목을 망가뜨리고, 극지방에선 검댕을 흩뿌려 빙하를 녹임으로써 지구 온난화가 더욱 빨라지는 악순환을 부른다고 NYT는 지적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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