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G20서 '자유무역' 외치더니 한국에 이율배반적 경제보복

과거사 갈등에 무역문제 결부…'자유무역' 강조하다 '수출 규제'
니혼게이자이 "韓기업 脫일본 부작용 커"
선거 앞 '韓 때리기' 관측도

일본 정부가 1일 한국에 대해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을 규제하기로 해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에 사실상의 경제보복을 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스스로 자유무역을 강조한 기존 입장을 저버렸으며 타국과의 갈등 국면에서 통상규칙을 자의적으로 사용한 것이라는 점에서 일본 국내외에서 반대 목소리에 직면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를 발표하면서 "(양국 간) 신뢰 관계가 현저히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임을 드러냈다.

세 품목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는 감광제인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로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이들 품목의 한국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는 우대 조치를 취해왔으나 한국을 우대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오는 4일부터 수출규제를 가할 방침이다.

우대 대상에서 제외되면 수출 계약별로 90일가량 걸리는 일본 정부 당국의 승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본 정부는 기본적으로 징용 배상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한국에 대한 수출을 허가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의 금수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징용 피해에 대한 보복 조치가 아니며 군사 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는 품목에 대한 우대 조치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일본 관방부 부장관은 이날 이번 조치가 "한국과 관련된 수출관리에서 부적절한 사안이 발생해 한층 엄격하게 제도를 운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마침 지난달 말 자국에서 개최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의장국으로서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어 불과 며칠 만에 스스로 말을 뒤집는 이율배반적인 조처를 한 셈이다.

일본 내에서는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중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이 안정적으로 반도체 재료 등을 조달하지 못하면 '탈(脫)일본'을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중국 매체들도 미·중 무역 전쟁을 상기시키면서 일본이 미국에서 배워 무역 제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으로는 일본 정부가 이번 조처를 한 시점을 둘러싸고 오는 4일 고시해 21일 실시되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아베 정권과 자민당이 극우 유권자층의 결집을 노리려 한 것이라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참의원 선거에 '한국 때리기'를 통해 극우층을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관련기사

AD

국제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