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안고 익사한 아빠와 아기…멕시코 국경비극 담은 사진 '충격'

엘살바도르 이민자 부녀, 리오그란데강 헤엄쳐 건너다 익사
극도로 비위생적인 불법이민자 아동 수용시설도 도마에...미국 정부에 대한 비난 이어져

25일(현지시간) AP통신은 리오그란데 강을 헤엄쳐 미국으로 건너가려다 함께 익사한 엘살바도르 출신의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25)와 그의 23개월된 딸 발레리아의 시신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AP통신은 리오그란데 강을 헤엄쳐 미국으로 건너가려다 함께 익사한 엘살바도르 출신의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25)와 그의 23개월된 딸 발레리아의 시신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멕시코의 마타모로스에서 엘살바도르 출신의 타니아 바네사 아발로스(오른쪽)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멕시코 당국자에게 남편과 2살난 딸이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정황을 설명하고 있다. 강을 건너 미국으로 가려던 이들의 시신은 이튿날 아침 휩쓸려간 곳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딸이 아빠의 셔츠에 몸을 넣고 팔로 아빠의 목을 감싼 모습으로 발견됐다. 연합뉴스 멕시코의 마타모로스에서 엘살바도르 출신의 타니아 바네사 아발로스(오른쪽)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멕시코 당국자에게 남편과 2살난 딸이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정황을 설명하고 있다. 강을 건너 미국으로 가려던 이들의 시신은 이튿날 아침 휩쓸려간 곳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딸이 아빠의 셔츠에 몸을 넣고 팔로 아빠의 목을 감싼 모습으로 발견됐다. 연합뉴스

 

멕시코 국가방위군 군인이 25일(현지시간) 시우다드후아레스에서 미 텍사스주 엘파소를 향해 불법으로 국경을 넘기 위해 달려가는 이주자들을 주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멕시코 국가방위군 군인이 25일(현지시간) 시우다드후아레스에서 미 텍사스주 엘파소를 향해 불법으로 국경을 넘기 위해 달려가는 이주자들을 주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불법 이민을 강력히 규제하는 가운데 20대 아버지와 어린 딸이 미국 국경을 건너다 익사하는 비극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또 불법 이민자의 아동들은 극도로 비위생적이고 열악한 수용시설에 구금된 것으로 드러나 미국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은 강을 헤엄쳐 미국으로 건너가려다 함께 익사한 엘살바도르 출신의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25)와 그의 23개월된 딸 발레리아의 시신을 공개했다. 마르티네스와 발레리아는 강가에서 머리를 땅에 묻고 나란히 엎드려 있으며 아기는 아빠의 가슴까지 말려 올라간 검은 티셔츠에 함께 몸을 넣고 한쪽 팔로 아빠의 목을 감싼 채였다. 이 사진은 멕시코 일간 라호르나다의 사진 기자 훌리아 레두크가 찍은 사진이다.

라호르나다에 따르면 아빠 마르티네스는 먼저 딸 발레리아를 안고 리오그란데 강을 건넌 후 딸을 강둑에 앉혀놓고 건너편에 있는 아내를 데리러 다시 헤엄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멀어지는 아빠를 본 딸이 다시 강으로 뛰어들었다. 아빠는 얼른 돌아와 가까스로 딸을 붙들고 자신의 티셔츠 안에 넣어 단단히 고정했지만, 급물살에 함께 휩쓸려가고 말았다.

맞은편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아내 타니아 바네사 아발로스(21)는 눈물과 비명 속에 경찰에 이 장면을 진술했다고 사진기자 레두크가 AP에 전했다. 부녀의 시신은 이튿날 아침 휩쓸려간 곳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멕시코 마타모로스의 강가에서 발견됐다. 전날엔 리오그란데강 인근에서 영아 2명과 유아 1명, 젊은 여성 등 일가족으로 보이는 이민자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폭염 등이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됐다.

또 미국 국경을 넘어왔다가 부모와 격리된 불법 이민자 아동들이 몇 주간 씻지 못한 채 몸서리쳐지도록 극도로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AP통신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주 미 텍사스주 클린트와 맥컬렌에 있는 아동 구금시설을 돌아본 변호사들은 "말을 걸어본 아이들 대부분은 국경을 넘어온 이후로 한 번도 샤워하지 못했다고 했다"면서 "3주간 씻지 못한 아이들도 수두룩했다"라고 전했다. 클린트 캠프에는 치약·비누는 물론 씻을 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땟국이 줄줄 흐르는 옷을 입은 채 콘크리트 바닥에 방치돼 있고, 오물에 오염된 옷을 몇 주째 입고 있는 아이들도 봤다고 했다. 7~8세 아이들이 한 두살 젖먹이들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며 자신들도 돌봄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영아들을 안고 있다고 전했다.

비판이 잇따르자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클린트 수용시설에 있던 아동 300여 명을 좀 더 나은 시설로 이송했으나 침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100여 명은 다시 클린트의 비위생적인 구금시설로 되돌아왔다. 실태가 알려지자 미국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나 해적보다도 더 비인간적으로 이민자를 다루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관련기사

AD

국제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