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핵시설 5곳 중 1, 2곳만 없애려 했다"

폭스뉴스 인터뷰, 하노이담판 결렬 뒷얘기 전하며 '5곳' 숫자 첫 언급
"실험 없었다"…최근 두차례 발사 언급 안한채 대화 문 열어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외부 행사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와 사우스론(남쪽 뜰)을 걸어가며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통해 발표한 포고문에서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25% 고율 관세' 부과 결정을 최장 6개월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무역협상에 들어간 유럽연합(EU) 및 일본을 압박하는 '협상용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외부 행사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와 사우스론(남쪽 뜰)을 걸어가며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통해 발표한 포고문에서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25% 고율 관세' 부과 결정을 최장 6개월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무역협상에 들어간 유럽연합(EU) 및 일본을 압박하는 '협상용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지난 2월 27∼28일 제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내 핵시설 5곳 중 1∼2곳만 폐기하려 했으나 미국 측은 나머지에 대해서도 추가 폐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핵담판'에서 영변에 더해 '+α'를 북한측에 요구했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으나 구체적으로 '5곳'이라는 숫자를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 보유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사례를 언급하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이란 핵문제와 관련, "나는 전쟁으로 가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전쟁은 경제를 해치고 무엇보다 사람을 죽게 한다"고 말한 뒤 북한 이야기를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 "줄곧 핵실험이 있었고 줄곧 미사일이 발사됐다.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과거 상황을 언급한 후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뒷얘기를 소개했다.

그는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을 떠날 때 김 위원장에게 '당신은 합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왜냐하면 그는 (핵시설) 1∼2곳(site)을 없애길 원했다. 그렇지만 그는 5곳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난 '나머지 3곳은 어쩔 것이냐'고 했다. '그건 좋지 않다. 합의를 하려면 진짜 합의를 하자'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러나 그들은 지난 2년 동안 어떤 실험도 하지 않았다"며 "차트를 보면 실험 24건, 22건, 18건, 그리고 내가 취임하고 나서 잠깐은 꽤 거친 말을 주고받는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나서는 실험이 없었다(no test)"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자"고 발언을 맺으며 다시 이란 문제를 언급했다.

앞서 지난 2월 북미 정상의 하노이 핵 담판이 결렬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이외의 북한 핵 시설 존재와 제재해제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를 결렬 이유로 언급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영변보다 플러스알파를 원했나'라는 질문에 "더 필요했다"며 "나오지 않은 것 중에 저희가 발견한 것들도 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 있었다"라고 공개한 바 있다.

이어 '제2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 거기에 포함되나'라는 질문에는 "맞다. 우리는 많은 사실을 꺼냈고 우리가 알고 있다는 데 대해 그들이 놀랐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영변 핵 시설 외에도 규모가 굉장히 큰 핵 시설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5곳'을 불쑥 언급한 것은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간 교착국면 장기화 속에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북한에 대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목표로 한 '빅딜' 원칙을 재확인하며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북한을 거듭 압박한 차원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연말 시한'을 제시하며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서도 이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어 보인다.

앞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최근 북미협상 재개의 관건은 미국의 '선(先) 핵포기 기조 철회'라고 주장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언급한 5곳이 미국 정부가 파악한 정확한 수치인지, 또 북한 내 어떤 시설을 가리키는지 등은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다. 워싱턴 외교가 안팎에서는 '강선'으로 알려진 우라늄 농축 시설과 '제3의 시설'을 거론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5곳'이라는 숫자를 새롭게 언급하면서도 최근 두차례 있었던 북한의 발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실험이 없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동안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대표적 외교 치적으로 꼽아온 상황에서 북한의 발사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 북한 본토에 위협이 되는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에서 언급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북한에 대한 자극적 공격은 자제함으로써 북한을 압박하면서도 톱다운 대화의 문을 여전히 열어놓은 강온 병행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사례를 들어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싸우길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란과 같은 상황이 있다면 그들의 핵보유를 용납할 수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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