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혁산의 교훈

나라를 지키는 군대나 인물을 이를 때 흔히 '간성'(干城)이라고 한다. 나라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는 방패와 성이라는 뜻이다. 특히 군대는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다. 군이 외침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허약하거나 내부 기강이 무너져 제 구실을 못하면 나라가 위기에 처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어서다.19세기 중엽, 청나라와 영국 간의 아편전쟁은 간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좋은 역사적 사례다. 1차 아편전쟁이 벌어진 1841년 여름, 청의 도광제는 위내(衛內)대신 혁산(奕山)을 정역장군에 임명해 영국군을 몰아내라고 명령했다. 그에게 무려 7개 성의 대군을 주었고 지급한 군비만도 200만 냥에 달했다.하지만 기록대로 청군은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싸움에서 지자 혁산은 영국과 몰래 협상해 광주성 요새를 돌려받는 조건으로 600만 냥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않겠다는 약속만 받아내고 사태를 무마한 것이다. 그런데 청 조정에서는 혁산을 위시해 554명을 공신으로 포상했다. 패장에게 포상이라니 믿기지 않은 일이었다.혁산이 영국 기선을 공격해 침몰시키고는 함대를 불태웠다며 거짓 보고문을 조정에 보냈고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 도광제와 청 조정이 그의 거짓말에 속은 것이다. 중국인들에게 큰 고통의 기억으로 남아 있는 아편전쟁의 한 단편이다.최근 우리 군이 연일 구설에 오르면서 안보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최근 북한 목선에 경계망이 뚫린 삼척·고성 사건에다 해군 2함대사령부 초병의 기강 해이와 지휘관의 사건 조작이 겹치면서 군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 문제가 커지자 야당은 그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을 냈다. 정 장관의 해임 건의는 올 들어 벌써 두 번째다.정경두 장관은 지난해 9월 제46대 국방부 장관에 취임했다. 그런데 갖가지 불미스러운 일과 말실수로 그동안 열 번을 사과했다. 장관이 한 달에 한 번꼴로 사과했다면 그는 간성이 아니라 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인물이다. 여당이 해임건의안 표결을 막기 위해 국회 본회의 단축 등 꼼수를 부리고 있으나 그렇다고 떨어진 신뢰가 거꾸로 솟지는 않는다. 이쯤 되면 나라를 위해 스스로 거취를 정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서종철 논설위원 kyo425@imaeil.com

2019-07-17 06:30:00

[관풍루] 訪韓 이스라엘 대통령, 文대통령에 "미사일방어망 갖춰 국민 보호하라"며…

○…방한 이스라엘 대통령, 문 대통령에 "미사일방어망 갖춰 국민 보호하라"며 "순진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 잘 받아들이지 못하면 메아리 없는 넋두리일 뿐.○…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법적 공방 11년 만에 소유권이 문화재청으로 왔지만, 소재지는 여전히 오리무중. 국가 기관이 한 사람의 '똥배짱'을 이기지 못하는 세상.○…치킨과 맥주로 '대프리카'의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버릴 '대구 치맥페스티벌' 개막. 정치·경제·외교 모두 꽉 막힌 정부·여당에도 시원한 치맥 한 세트 권합니다!

2019-07-17 06:30:00

이춘수 동부지역본부장

[시각과 전망] 토착왜구(倭寇)와 토착종북(從北)

토착왜구는 한국 사람이면서 일본 편을 들거나 일본에 부역하는 자생적 친일파를 가리킨다.필자도 토착왜구인 것 같다. 한·일 역사 문제는 제쳐두고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촉발과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를 먼저 비판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청와대와 여권 인사들은 일본과 관련해 역사 문제이든, 경제 문제든 정부·여당의 잘못을 비판하면 '토착왜구'로 낙인찍고 일본 총리 아베 편을 들려면 도쿄에서 살라한다.이들의 주장은 정부·여당을 비판하면 '일본을 평균 이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토착왜구'가 되는 셈이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는 청와대와 정부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전문가나 학계 인사, 언론, 야당도 모두 토착왜구다.토착왜구들의 요구는 일본이 잘했다는 게 아니라 국민의 안위를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또 상황을 이렇게까지 끌고 온 집권 여당의 수장으로서 왜 이러한 사태가 터졌는지 최소한의 '되돌아 봄'은 있어야 하지 않는가에 있다.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 때 일본과의 위안부 협상을 파기한 이면에는 무슨 대단한 복안이라도 있는 줄 알았더니 말짱 맹탕이었다. 결과는 일본의 경제 보복이었다. 일본을 두둔하는 게 아니다.그렇다면 토착왜구로 낙인찍는 그들은 누구인가? 21세기 대명천지에 3대 세습 독재를 하는 북한에 대해선 꿀 먹은 벙어리요, 범죄인 인권 보호는 그토록 떠들면서도 수백만 명을 아사시킨 북에 대해선 성명서 한 장 못 내는 비겁한 자들이다. 핵으로 동족을 위협해도 평화가 도래했다며 국민을 기만하고 우리 군인들을 무참히 살육하는데도 북의 소행이 아닐 것이라 우기는 자들이다.국민들은 그들을 토착종북, 주사파라 부른다. 이들은 김일성 주체사상과 북한 정권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부류다.토착종북의 토착왜구 공격은 결코 우연이라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북한 대남모략 선전선동기구 조평통 인터넷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3월 28일 "토착왜구는 한마디로 얼굴은 조선 사람이나 창자는 왜놈인 도깨비 같은 자란 뜻"이라고 정의했다. 토착종북 세력에 정치 투쟁 프레임을 교시한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집권 여당을 비롯한 종북 좌파 진영에서는 내년 총선을 '토착왜구 프레임'으로 치르자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대한민국에, 우리 국민들에게 과연 누가 더 해로운 존재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이런 정부가 과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속에서 우리 기업들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며, 불안하기 짝이 없는 외교·안보 정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과 자유를 지켜줄 능력이 있는가에 대해 원초적인 의문이 든다.국운과 대한민국의 존망이 걸린 국가 과제를 풀어갈 능력이 있다고 믿는 사람은 토착종북 외엔 없을 것이다.일본의 대한 수출규제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12척의 배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을 언급하는 걸 보면 마치 선조 임금이 명량대첩 후 "이순신으로 하여금 열두 척의 배로 일본을 물리치게 한 건 나의 결단력 때문"이라면서 전란을 초래한 근원적인 사태를 외면한 것과 다를 바 없다.12척의 거북선만 남기까지 수많은 거북선과 판옥선이 다 깨부심을 당한 건 선조 자신의 과오이다. 시대를 넘어 지금 12척의 배로 유일하게 분투하고 있는 이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우리 기업인들이다.

2019-07-16 19:03:04

김영진 경북부 기자

[취재현장] 도청 한옥마을 '환매'가 능사 아냐

경상북도개발공사가 경북도청 신도시 내 한옥마을 '환매'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3년 전 일반분양한 전통한옥단지 69개 필지 중 64곳에서 아직 건축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7월 경북개발공사는 '도청 신도시에 명품 한옥마을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1단계 신도시 사업부지 한쪽에 한옥마을 부지 73필지를 만들어 69필지를 민간에 일반분양했다. 당시 78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 속에 3.3㎡당 110만~120만원가량에 모두 분양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하지만 분양된 지 3년이 되도록 73필지 중 견본주택 3채와 민간 5채 등 8채만 들어서 있을 뿐 나머지는 잡초만 무성한 공터로 남았다. 추첨제로 분양한 탓에 투기 목적의 지원자가 많았던 게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한옥 건축비 급등으로 한옥주택 건축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이런 상황에서 경북개발공사는 분양 당시 투기 차단과 조속한 한옥마을 조성을 위해 계약한 시점부터 3년 이내(지난 13일까지)에 착공하지 않으면 필지를 되사올 수 있는 환매 조항을 특약에 넣어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환매특약이 경북개발공사 처지에서는 금전적 손해일 뿐만 아니라 사유재산권 침해 등 법적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 독소 조항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환매를 추진할 때 민법 제590조 제1항에 따라 당초 매매대금은 물론 법정이자(전체 매매대금의 2~3%)까지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환매특약은 사유 재산 침해 요소가 많아 이미 사문화된 지 오래다.최근 경북도가 해당 부지를 환매해 독자적으로 한옥주택을 지어 일괄 분양하겠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마저도 부정적인 시각이 크다.이미 많은 필지가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등기이전까지 완료된 상황에서 당초 매매금액과 이자를 보상하더라도 그 차액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 휩싸일 수 있다. 그러면 그 기간에 개발이 지연되고 소송비용까지 발생해 금전적·시간적 손해가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지만 실현 가능성이 있는 내용은 두 가지 정도로 추려진다.가장 가능성이 큰 방안은 현재 전통한옥만 지을 수 있는 한옥마을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 개량한옥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붕과 담장 등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부분에 대한 건축 기준을 완화해 미관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한도에서 건축비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또 경북도가 지원하는 전통한옥 건축지원금에 대한 기준도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두 번째 방안은 분양자들이 요구해 온 한옥마을단지 내 상업시설 운영이다. 전주 한옥마을처럼 한옥단지 내에 상업시설을 유치해 경제성과 랜드마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이다. 다만 이럴 경우 한옥마을 내에서 운영할 수 있는 사업 종류를 제한할 필요는 있다. 신도시 조성 당시 이미 수요를 분석한 후 적정 상가 필지가 설계됐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가를 운영하면 과공급 현상이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려면 한옥단지 내에서는 지역 내 특산물 판매장이나 각종 체험시설 등 기존 상권과 겹치지 않는 상가만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경북도와 경북개발공사, 분양자들은 서로 한발씩 양보해 지금이라도 빠른 한옥마을 조성으로 '윈-윈'하는 전략을 재수립할 필요가 있다.

2019-07-16 15:22:26

[관풍루] 일본의 경제보복에 청와대가 '이순신 12척' '동학 죽창가' '국채보상운동' 운운하며…

○…일본의 경제 보복에 청와대가 '이순신 12척' '동학 죽창가' '국채보상운동' 운운하며 연일 반일 감정 선동. 일은 정부가 저질렀지만, 해결은 국민이 해달라는 뜻?○…민노총, 이제는 협력업체 사장 감금·폭행에 가족 살상 협박까지.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아무것도 거리낄 게 없으니 바야흐로 '민노총공화국' 시대를 과시한 듯!○…김재원 국회 예결위원장, "정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대구경북이 소외되거나 불이익 당하지 않도록 잘 챙기겠다"고. 진작 그런 결기와 열정을 가졌더라면….

2019-07-16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세풍] 비일(非日), 이대로 하면

7월 1일부터 시작된 일본의 무역 보복으로 촉발된 나라 안 반응이 나날이 다른 꼴을 보이고 있다. 민간 차원에서는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일어나 번지는 듯하고, 정부 쪽에서는 조금씩 국민 정서의 자극을 겨냥한 듯한 비일(非日) 발언과 행동이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의 인물에는 대통령부터 청와대 참모,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물꼬는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국회의원의 지난 7일 경제 보복에 대해 '의병을 일으켜야 할 일'이란 발언이 튼 것 같다. 12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순신 장군과 12척의 배' 발언이 있었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일본 총리를 편드는 듯한 사람을 겨냥해 '동경(도쿄)으로 이사 가라'는 말로 거들었다. 13일에는 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죽창가' 동영상으로 화답했다.이런 흐름을 훑어보면 대략 공통점이 있다. 대통령을 빼더라도, 모두 지금 정부나 여당 또는 그 외곽 조직에서 나름 안정된 자리에 현실적인 힘까지 갖추고 그런대로 추종 세력도 만만찮게 가진 사람들인 듯하다. 말하자면 끼리끼리 밀고 당겨줄 그런 지지자가 있는 사람들인 셈이다. 앞선 이런 발언과 행동은 바로 그런 쪽 입맛에 맞을 것이므로 앞으로 비슷한 일도 이어질 법하다.그러나 흔히 이런 일은 좋은 열매를 거두지 못하기 마련이다. 시대와 상황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서다. 무엇보다 지금은 맨손이나 죽창을 든 의병이 일어나 12척의 이순신 장군을 도와 마음에 들지 않은 이 나라 사람들을 몰아내 바다 건너 일본 땅 동경으로 추방할 수 있는 시대도, 분위기도 아닌 탓이다. 그럼에도 만약 굳이 그러길 바란다면 다음 문제부터 풀길 바란다.먼저 국민의 '흥미'를 끌 일을 없애는 문제다. 조정래 작가가 지난 2017년 11월 대구은행에서 강의할 때의 이야기다. 일본 작가가 한국 작가를 부러워한다고 해서 그 까닭을 물으니 "한국엔 '흥미로운 일'이 넘친다"는 대답이었다고 했다. 자고 나고 눈만 뜨면 정치 싸움부터 온갖 '재미'가 매일 넘실대는데, 문재인 정부가 과연 이를 깔끔하게 없게 하고 국민을 비일의 대열에 합류시켜 끝까지 이끌 수 있을까.다음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손꼽히는 국민의 '낙천성'이다. 분명 시간이 흐를수록 잊는 사람이 늘어날 텐데 지금 분위기가 이어질까. 지난해 12월 대구의 한 국제학술 토론회에서 나가노 신이치로라는 일본의 한 대학 명예교수는 갈등 속 한·일 방문객 교류를 이야기하면서, "한국인들은 시간이 지나면 그냥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으나 일본인들은 주시한다"고 지적한 까닭도 이와 같은 맥락이리라.또 먹고사는 문제도 있다. 앞선 발언과 행동의 주인공처럼 걱정없이 풍족한 삶을 누리는 쪽도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으로 쪼들린 삶에 아우성인 사람도 상당하다.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는 '조선은 왜 망하였나'라는 책에서 '빈곤이 조선과 북한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했다'고 지적한 사례도 있었지만 지금은 힘든 삶이 반대의 효과를 내는 그런 시절이다. 마치 촛불 민심처럼.우리는 지금 나라 안팎에 버겁게 맞아야 할 상대가 널렸다. 똑똑한 머리에 입만 앞세우고 몸은 빠지는 그런 사람들로 비좁은 나라에서 몇몇 앞장선 사람이 의병이 되어 죽창을 들거나 이순신 장군의 12척 배에 올라타라고 하는 행동은 삼갈 일이다. 우물 속에서 대롱으로 하늘을 보는 필부도 이런 느낌인데 해마다 일본을 찾아 구석구석을 살피는 700만 명(2018년 한국 방문 일본인은 294만 명) 넘는 국민(2018년 753만 명)은 어떤 생각인지 궁금하다. 우리에게 소리없는 비일은 꿈속의 일인가.

2019-07-16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일본 때리기' 왜?

장면1. 2017년 9월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 업무 오찬에서 "미국은 우리의 동맹이지만 일본은 동맹이 아니다"고 했다. 일본이 요구하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지만 면전에서 이 말을 들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떤 마음을 먹었을지 짐작이 간다.장면2. 지난해 5월 일본 도쿄 총리공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오찬에서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로부터 한글로 '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년 축하드립니다'라고 적힌 케이크를 받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가 안 좋아 단것을 잘 못 먹는다"고 사양했고 한국 측 참모들이 케이크를 나눠 먹었다. 문 대통령이 케이크를 먹지 않자 아베 총리와 참모들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도화선은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 배상 판결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노골화한 '일본 때리기'가 지금의 사태를 가져온 근본 원인이란 분석도 나온다. 왜 집권 세력은 일본 때리기에 혈안이 됐을까.포털사이트 댓글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드루킹'의 항소심 최후 진술에서 답을 유추할 수 있다. 드루킹은 "문 대통령 측근에게 일본과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그들은 일본이라는 말만 나오면 질색했다"며 "선악 이분법으로 일본과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또 "관제 민족주의로 온 정권이 똘똘 뭉쳐 반일 외치다 나라가 망국으로 가는 게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말도 했다. 선악 이분법에서 일본에 대한 집권 세력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관제 민족주의에서는 정권 실정에 대한 국민 비판 희석은 물론 내년 총선에 활용하려는 집권 세력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한·일 간 수출 규제 갈등이 확산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 요청에도 미국이 중재에 나서지 않고 있다. 오랜 기간 경제 보복을 준비한 아베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사전에 의논했을 가능성이 크다. "형님! 한국을 손 좀 볼 테니 모른 척하고 계세요"라고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일본의 경제 보복은 한국이 고립무원(孤立無援) 신세임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북한처럼 '우리 민족끼리'로 가려는 집권 세력의 행태 탓에 나라가 흔들리고 있다.

2019-07-16 06:30:00

박병선 논설위원

[야고부]  군(軍)에 대한 단상

한국 남자들은 대부분 군대 경험이 있다. 군 복무는 전체 인생에서 보면 얼마 되지 않은 기간이지만, 그때 습득한 습관·버릇은 평생을 따라다닌다.필자는 밥을 빨리 먹는 습관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채 절반도 먹지 않았는데, 벌써 숟가락을 식탁에 놓는 경우가 많다. 훈련소 시절 빠른 시간 내에 식사를 하지 않으면 더는 못 먹게 했기에 그때의 습관이 몸에 배어버렸다.또 다른 습관은 집사람이 깨울 때 벌떡 일어나는 것이다. 침대에 누워 눈을 뜨는 것이 아니라 벌떡 일어나면서 눈을 뜬다. 보초 교대 때나 기상 시간에 맞춰 후다닥 일어나는 습관이 무의식 속에 남아 있기 때문인지, 생활 속 긴장감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고칠 수 없는 습관이 됐다.군대에서 얻은 지울수 없는 흔적이 몸에도 남아 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바로 무좀이다. 당시에는 소대원 중 막내가 양말을 공동 관리했다. 피곤하고 잠 부족한 막내가 양말을 제대로 빨 리 없으니 불결하고 비위생적이었다. 큰 대야에 양말 수십 켤레를 넣고 세제를 풀어 대충 흔들고 털어 끝내는 식이었다. 소대원 전체가 무좀을 달고 살았고, 제대 후에도 한참을 고생했다.당시 군대는 전체적으로 폭력적·강압적·비이성적이었지만, 현재 군대와 차별적인 것은 상급자의 자세였다. '고참 중에 고문관(꼴통 병사)이 없다'는 말이 있듯, 하급자를 부리고 갈구려면 상급자가 모범을 보여야 했다. 평소에는 으스대고 탐욕스러운 상급자였지만, 문제가 생기면 앞장서 해결하고 책임지는 분위기였다. 군대 특유의 계급 문화, 체면 문화는 상급자의 솔선수범이 없으면 성립되지 않았다.30년이 지난 옛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요즘 군 지휘부의 책임 회피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북한 목선 사건에는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이 사건 은폐에 책임이 있으면서 예하 부대만 처벌했고 해군 2함대는 책임 추궁이 두려워 사병을 허위 자수시켰다. 지휘자가 책임지지 않는 군대는 오합지졸이다. '나는 양 한 마리가 지휘하는 사자 백 마리의 군대보다 사자 한 마리가 지휘하는 양 백 마리의 군대를 더 두려워 한다.'(탈레랑 페리고르) 현재 군 지휘부에 국가 안보를 맡겨두고 안심할 수 있는 국민이 있을까.

2019-07-15 06:30:00

[관풍루] 경제 위기론 속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9% 오른 8천590원으로 결정하며 일단 속도조절 모드

○…경제 위기론 속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9% 오른 8천590원으로 결정하며 일단 속도 조절 모드. 그동안 과속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말씀!○…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징검다리포럼 대구창립식에서 "대구가 지금 소리도 못 내고 울고 있다"고. 원래 속울음이 통곡보다도 더 무서운 법.○…한 정신과 의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주장에 검·경과 법원이 잇따라 '무혐의' 처분. 혹여 정신과 의사가 정신적인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은?

2019-07-15 06:30:00

편집국 편집국부국장

[매일칼럼] 오늘의 그들이 어제의 우리였다

지난주 대법원은 이혼한 이주여성이 억울하게 추방되는 것을 막는 판결을 내놨다. 이혼 책임이 한국인 배우자에게 더 많다는 사실만 증명되면, 이주여성의 체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다. '한국인 배우자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을 때만 체류 연장이 가능하다'고 봤던 기존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재판부는 "(이주여성이) 정상적인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어 이혼에 이르게 된 것이 오로지 한국인 배우자의 귀책사유 탓인 경우에만 체류 자격을 연장해 준다면, 외국인 배우자로서는 혼인 관계를 적법하게 해소할 권리를 행사하는 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한국인 배우자가 이를 악용해 외국인 배우자를 부당하게 대우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이 판결은 '베트남 아내 폭행 동영상'으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우리 사회에는 결혼이주여성에게 차별적인 제도와 인식이 있다. 이주여성이 부당한 대우를 받아 이혼을 하려면 추방을 각오해야 한다. 이주여성의 체류권이 남편에게 전적으로 의존되는 독소 조항 때문이다. 이주여성이 비자 연장이나 영주권 신청을 할 때는 남편의 신원보증이 꼭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이주여성들이 가정폭력에 피눈물 흘리면서도 이혼을 꺼린다.가정폭력에는 나쁜 인식이 똬리를 틀고 있다. 가부장주의와 성차별이다.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의 경우 언어·문화적 갈등과 차별·멸시가 추가된다. 가난한 나라에서 온 여성일수록 그 정도는 심하다.2017년 국가인권위원회가 결혼이주여성(920명)을 조사한 결과는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10명 중 4명(42.1%)이 가정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가정폭력 유형은 ▷심한 욕설(81.1%) ▷한국 생활 방식 강요(41.3%) ▷폭력 위협(38%) ▷생활비 미지급(33.3%) ▷성행위 강요(27.9%) ▷부모·모국 모욕(26.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국제결혼 과정이 이런 결과의 원인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결혼은 '인연'보다는 '거래'에 가깝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베트남 여성, 절대 도망가지 않습니다." 2007년 미국 국무부의 인신매매보고서에 증거물로 공개된 한국 길거리의 현수막 문구다. 보고서는 브로커를 통한 한국의 국제결혼을 인신매매로 규정하며 "동남아 저개발국 여성들을 상품처럼 다룬다"고 지적했다.지금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베트남 여성은 순종적이다. 생활력이 강하다. 부모님을 극진히 모신다' 등의 표현을 쓰고 있다. 또 업체들은 여성의 국적에 따라 권장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국제결혼업체 홈페이지에 소개된 '베트남 결혼 일정표'는 놀라울 따름이다. 현지에서 7박 8일간 일사천리로 결혼까지 이뤄진다. 몇 번의 맞선을 거쳐 3일 차에 '최종 결혼 승낙', 4일 차에 결혼식과 웨딩 촬영을 한다. 이후 혼인 접수와 데이트로 '결혼 원정기'는 마무리 된다.한국에서 국제결혼은 전체 혼인의 10%에 이른다. 저출산 고령화로 이주노동자가 늘고, 결혼이주여성도 증가할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37만 명이다. 10년 뒤엔 한국 인구의 10%(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우리나라는 이제 외국인들과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됐다. 이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하루빨리 없어져야 한다. 세심한 인권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는 문명국가의 기본이다. 대한민국이 가난할 때, 우리도 설움을 겪었다. 오늘의 그들이 어제의 우리였다.

2019-07-14 14:45:39

박병선 논설위원

[야고부] 일본 맥주의 퇴장

20여 년 전만 해도 주당들은 한국 맥주를 마시면서 '말 오줌 같다'고 투덜댔다. 물을 많이 섞은 듯 싱겁고 밍밍한 맛이 난다는 불평이었다. '말 오줌'은 영어 'horse piss'에서 나왔는데, 맛없는 싸구려 맥주를 뜻하는 속어다. 어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제 말 오줌 맛이 이럴 것이라고 짐작만 할 뿐이다.주당들은 한국 맥주를 '폭탄주 전용'이라고들 한다. 미국 유학생들이 폭탄주를 마시면 멀리 있는 한국 상점을 찾아 비싼 한국 맥주를 산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미국 맥주로 폭탄주를 만들면 강한 맥주 맛 때문에 폭탄주 본래의 맛이 구현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아마 외국 생활을 하면서 '익숙하고 정겨운 맛'을 찾으려는 욕구 때문에 나온 얘기일 것이다. 어쨌든 주당들은 지금도 폭탄주를 제조할 때는 한국 맥주를 쓰지, 수입 맥주는 절대 사절이다.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2013년 "한국 요리는 맛있지만, 한국 맥주는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고 했고, 일부 언론은 2015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국 맥주는 정말 맛없다. 맥주는 확실히 우리 것이 더 맛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한국 맥주는 이래저래 혹평을 받고 있지만,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TV·신문 등에서 진행하는 테스트에는 한국 맥주는 외국 맥주에 비해 맛과 향, 색, 목 넘김에서 그리 손색이 없다. 한국 맥주 회사들은 맛 못지않게 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하는 소비 패턴 때문에 한국 맥주가 저평가돼 있다고 해명한다.이런 소비 패턴 때문인지 편의점·슈퍼마켓에서는 지난해부터 수입 맥주 판매가 한국 맥주를 앞질렀다. 수입 맥주 중 아사히 맥주가 부동의 1위를, 기린, 삿포로는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일본 맥주가 강세다. 일본 맥주의 인기는 한국 맥주와 맛은 비슷하지만, 좀 더 농도가 강한 느낌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아베 정부의 수입 규제에 맞서 편의점·슈퍼마켓 등에서 일본 맥주를 팔지 않는 곳이 늘고 있다. 매출도 소폭 줄었다. 맥주 불매로 '반일'이 될까 의심스럽긴 하지만, 대세가 그렇다면 안 마실 수밖에.

2019-07-13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대구부산, 본디 이랬지

대구(경북)와 부산(경남)은 본디 경상도의 한 울타리였다. 1392년 조선이 들어서고 경계가 정해지고 그렇게 482년(1413~1895)을 같은 공간에서 부대꼈다. 그래선지 민족이 가장 힘들던 약 35년간의 일제강점기 즈음 역사에 길이 빛날 의기투합의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482년의 세월보다 35년의 짧은 시기 벌인 경상도 사람의 값진 활동이 지금껏 조명되는 까닭이다.먼저, 부산이 구상하고 대구가 전국으로 불을 댕긴 1907년 국채보상운동이다. 특히 일제에 맞서는 만큼 보안이 생명인 비밀결사 내 경상도 사람의 활동은 더욱 돋보인다. 1909년 대동청년단(서울), 1913년 대한광복단(경북 풍기), 1915년 조선국권회복단과 대한광복회(대구), 1919년 의열단(중국)에 이르기까지 경상도 사람은 지휘자로서, 대원으로서 활약이 뚜렷했다.경상도 사람은 나라 찾는 일이라면 사상과 이념의 좌우를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는 개방성을 보였다. 이는 경상도의 진보성(손호철 서강대 교수)으로 나타났고, 광복 이후 해방 정국에서도 이런 높은 진보 지표는 이어졌다. 이 같은 유산은 뒷날 독재 정권에 맞서는 2·28 대구 학생민주화운동과 부산경남의 민주화 활동과도 맥이 닿는다. 한 울타리 경상도 사람의 의로운 발자취이다.1895년 이후 한 울타리를 벗고 경북(대구)과 경남(부산)으로 나뉜 경상도는 이제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5개 시·도로 갈렸다. 분가에다 지방자치제로 경상도는 지금 어느 때보다 힘든 날들이다. 부산의 지도자가 앞서고 이웃 울산과 경남이 가세, 5개 시·도지사의 합의를 무시하고 국가 정책을 뒤집고, 반대하는 국토교통부까지 압박해 항복을 받아내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의 막무가내 재추진 탓이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전국 시·도당 위원장들이 지난 9일 모였을 때 대구경북 시·도당 위원장들이 어려운 지역 사정을 꺼내며 부울경의 행동 자제를 호소하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제라도 부울경은 자신들 이익만 앞세우지 말고 큰 틀에서 경상도는 물론, 나라 남부지역을 고루 배려하는 마음을 보여야 한다. 본디 울타리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때' 그랬던 흔적만이라도 되새기면 해법은 그리 멀리 있지만은 않을 듯하다.

2019-07-12 06:3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은 더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은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 아베 일본 총리가 "막다른 길로 계속 가면 어쩔건데…?"라고 되물으면 어쩌나.○…TK 정치권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김해신공항 재검증' 결정에 연일 강도 높은 공세 지속. 그게 바로 사후약방문이요, 사또 떠난 뒤에 나팔 부는 격…!○…음식업계, 대구시가 '따로국밥'을 '대구육개장'으로 표기한 데 대해 정체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발끈. '밥 따로 국 따로'라고 다 '따로국밥'이 아니라는 말씀?

2019-07-12 06:30:00

권성훈 디지털국 디지털뉴스부장

[청라언덕] '양념 반 프라이드 반'의 마음으로

전 국민을 경악게 한 잔인한 살인(전 남편) 사건의 피의자 고유정. 뉴스에 나올 때마다, 그 사실에 약간의 상상력만 더해도 정서가 메마르고 피폐해진다. 참혹하고, 비정하고, 살벌하고, 악마 같다는 생각마저 스친다.베트남 아내를 2살 아이 앞에서 무차별 폭행한 남편. 폭행 사유는 황당 그 자체. '맛도 없는 베트남 음식 하지 말라고 했는데 했다', '말귀를 못 알아 먹는다' 등 어이없는(?) 말을 늘어놓았다. 반성의 기미라곤 찾아볼 수 없다.두 가지 사건뿐 아니라 하루가 멀다하고 신문 또는 방송에 등장하는 사건 사고(고액의 보험금 타려고 가족 계획 살해 등)는 무섭기도 하고, 황당무계하다. 이런 사건을 접할 때마다, 국민 정서도 이를 데 없이 황폐해진다.'이전투구' 정치판도 한 번 돌아보자. 여야의 싸움, 끝이 없다. 오로지 소모적 정쟁만이 계속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더 심해진 것은 권력 실세나 고위 공직자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뻔뻔해졌다는 점이다. '야당(자유한국당)의 텃밭'이라는 이유로 특정지역(대구경북)의 핍박·홀대도 심해졌다. 고령의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은 건강이 악화되어도, 여전히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달을 가리키면, 손가락을 쳐다본다'는 말이 떠오른다. 현 집권 세력은 수많은 악재(드루킹, 김태우 전 수사관과 신재민 전 사무관의 폭로, 손혜원의 목포 투기 의혹,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 일본과의 외교 마찰 등)가 터질 때마다, 사건의 본질이나 진실에 접근하기보다 메신저(폭로한 장본인)를 공격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현재 진행 중인 '윤석열 정국'(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아마도 국회 인사청문회 청문보고서 채택은 불발되고,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의 극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할 태세다. 타협이나 양보는 현 정치권에서 기대하기 힘든가 보다.우리 사회의 끔찍하고 황당한 사건 사고, 정치권의 아수라판 정쟁 등을 보면서 '참 해도 해도 너무한다. 양념 반 프라이드 반의 마인드가 필요한데….' 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스친다.요즘 "아~~~ 절마. 진짜 지밖에 모르네!"(경상도 사투리). 타인은 안중에도 없다는 뜻이다. 마음속에는 자신만이 가득 차 있다. 99% 아니 100% 자신의 감정과 욕심, 악한 이기심만이 가득하다고 하는 편이 맞다. 그런 마음속에 국민이 있을 리가 없다. 그런 마음속에 국익은 언제나 후순위로 밀릴 뿐이다.청와대를 비롯한 현 집권 세력, 그리고 제1 야당도 마찬가지다. 국정 운영과 견제·대안 제시를 위해 '집단 지성'을 이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타협이나 배려, 양해, 양보 등의 단어는 잊은 지 오래다. 이익단체 같은 느낌마저 든다."마음속에 딱 절반, 50%만 자신으로 채우고 살자." 이것이 '양념 반 프라이드 반'의 마음이다. 그래야 가족, 친구, 지인 그리고 타인이 내 속에 비집고 들어와 놀 수 있는 여유를 줄 수 있다. 80% 이상 자신만이 가득 차 있어도, 삶의 넉넉함이 없다. 누가 살짝만 건드려도, 분노 조절 장애를 드러내기 십상이다.대통령부터 50%만 자신(집권 세력과 그 지지층)을 위하고, 50%는 국민과 야당을 생각해주길 바란다.

2019-07-11 14:26:05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착한 고무신

1960년대, 대구와 같은 대도시에도 고무신을 신고 다니는 아이들이 태반이었다. 어머니를 따라 시장에 간 아이들 시선은 온통 운동화에 쏠렸지만 막상 아이의 발을 차지한 것은 열에 예닐곱이 검정 고무신이거나 조금 더 깔끔해 보이는 흰 고무신이었다. 여름철, 고무신을 벗어 들고 학교 복도에 발을 내디디면서 햇볕에 그을린 발등과 묘한 대조를 이루던 발가락을 물끄러미 지켜본 기억이 생생하다.이런 결핍의 기억은 이내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유년기의 맨발이 맞닥뜨렸던 따가운 햇볕과 땀으로 미끌거리던 발의 감각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값싸고 질기며 간편했고, 때로는 반으로 접어 끼운 모래판의 장난감이 되기도 했던 고무신은 1960, 70년대라는 시대를 되짚어보는 기억의 연결고리라는 점에서 삶의 소중한 한 대목이다.요즘은 우리 주변에서 고무신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여전히 공장에서는 고무신을 만들어내고 수요가 있기는 하지만 도시에서 고무신을 구경하기는 힘들다. 이따금 여행 중 찾는 사찰의 댓돌 위에 가지런히 놓인 흰 고무신 정도가 전부다.이런 고무신이 맨발의 아이들을 찾아 해외로 나간다는 보도다. 대구의 한 사회복지법인이 최근 고무신 1천여 켤레와 교육용품을 동티모르에 실어 보냈다는 뉴스다. 고무신만 덜렁 보낸 게 아니라 초중고 학생들이 직접 손으로 울긋불긋하게 장식한 고무신을 멀리 동남아 섬나라의 산골마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름하여 '착한 고무신'이다.이는 맨발로 2~4시간 험한 산길을 걸어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을 돕자는 캠페인의 결과다. 비록 한 켤레의 고무신에 불과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과 정성이 담겼다는 점에서 소중한 우호의 선물인 동시에 대구와 동티모르를 연결하고 정서적 교감을 가능하게 하는 접점 중 하나다.고무신을 계기로 독지가의 도움을 받아 현지에 초등학교를 짓고 교육개발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맨발로 커피콩을 줍는 아이들에게 고무신은 내일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이라는 점에서 간단하면서도 결코 간단하지 않다. '내일을 위한 신발'이라는 뜻을 가진 블레이크 마이코스키의 탐스(TOMS) 스토리와 착한 고무신은 좋은 짝이다.

2019-07-11 06:3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 경제계 주요 인사 초청 간담회에서 대외 의존도 낮출 주요 기업 간 공동 기술개발

○…문재인 대통령, 경제계 주요 인사 초청 간담회에서 대외 의존도 낮출 주요 기업 간 공동 기술개발 등 당부. 먼저 발등에 붙은 불부터 끄고 나서 할 이야기.○…여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뒤 적격성 두고 상반된 입장. 검경, 종일 거짓말해도 검찰총장 되면 향후 범법자들도 따라서 거짓말하면 어쩌나.○…일본 치벤학원 학생 58명, 한일 갈등 속 올해 45년째 '속죄'의 한국 수학여행. 대구경북인, 부디 예부터 나눈 이웃 정(情) 깨쳐 두 나라 평화 잇는 오작교 되기를!

2019-07-11 06:30:00

모현철 정치부장

[데스크칼럼] '비주류' 김부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대구 수성갑)은 최근 매일신문이 실시한 '대구경북(TK)을 이끌어갈 대표 정치지도자' 여론조사에서 1위로 꼽혔다. 민주당 소속인 김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TK 정치인으로 시도민에게 각인된 듯하다.김 의원의 대구 입성은 입지전적이었다. 김 의원은 경기 군포에서 내리 3선을 한 뒤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며 2012년 19대 총선 때 수성갑으로 왔다. 김 의원이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이곳에 출마한 것은 불가능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19대 총선에서 패했고, 2014년 대구시장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2016년 3선 의원과 경기지사를 역임한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와 맞붙어 승리를 거뒀다.'험지'에서 승리하면서 그의 정치적 위상은 높아졌다. 김 의원은 대구경북에서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선 인물로 첫손에 꼽혔다. 문재인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발탁돼 무난하게 잘 마무리했고, 여권의 대권주자 반열에도 올랐다.하지만 김 의원의 지역구에서 평가는 엇갈린다. 행안부 장관을 지내는 동안 지역구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데다 문 정부에 대한 지역 정서가 좋지 않은 탓이다. 문 정부의 'TK 패싱'이 가장 큰 원인이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놓고 PK·TK 간 10여 년 갈등 끝에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놓고 타당성 조사를 하다가 기존의 김해공항을 확충하기로 5개 단체장 간에 합의가 이뤄졌는데도 김해신공항 재검토 결정이 나자,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이미 예산 삭감으로 위기감을 느낀 시도민은 김해신공항 재검토로 인해 '이제는 정말 올 게 왔구나' 하는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당연히 시도민의 원망 대상은 대구경북 민주당 국회의원들이다. 특히 영향력이 가장 큰 김 의원이 타깃이 됐다. 지역에서는 김 의원이 행안부 장관으로 재직 시 제기된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가덕도 신공항 주장에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같은 지역의 불만이 김 의원으로 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당신도 내년(총선)에 어렵지' 하는 질문을 받는다"고 썼다. TK 민심이 흉흉한 상황에서 정부의 김해신공항 재검토로 인해 김 의원의 정치적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대선주자인 그는 이제 내년 총선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김 의원은 대구시민에 의해 큰 정치인으로 성장했지만, 많은 시도민이 김 의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왜 신공항 이슈에 대해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일까?' '왜 명성에 걸맞게 정부·여당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일까?'라고 말이다. '4선 국회의원인 데다 행안부 장관까지 했으면 어느 누구보다 현 정부의 이 같은 흐름을 미리 알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지적도 나온다.김 의원을 보면서 결국 정치적인 힘은 다선이라는 경륜, 행안부 장관이라는 행정 경험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정치인은 권력의 주류가 아니면 무기력하기 때문이다. 주류 또는 실세가 아니면 화려한 경력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자조도 나온다.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히 '주류 정치'에 의존하는 걸 보면 정권은 바뀌어도 정치는 바뀌지 않는 것 같다. 지금 대구에서는 걸출한 비주류 정치인보다 여권 실세 인사 한 명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여당 4선인 김 의원은 '비주류'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면 자신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 아니라, 이제 정치적 생명을 걸고서라도 대구경북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2019-07-10 17:40:11

최정암 서울지사장

[시각과 전망] 서울 언론과 중앙 관료에 비친 지방

최근 서울에서 중견 언론인들과의 모임이 있었다. 화제가 5월 있었던 송철호 울산시장의 삭발식으로 옮겨갔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한국조선해양이란 중간지주회사를 만들고, 본사 기능을 서울에 두는 것에 반대해 송 시장이 삭발 투쟁에 들어갔던 사건이다.갈등을 해결해야 할 광역자치단체장이 앞장서서 삭발을 한 것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현대중공업은 그대로 울산에 남고 새로 만드는 지주회사만 경영 효율을 위해 서울에 두는 것인데 지역 경제 피폐를 말하는 것은 지나친 지역이기주의란 주장이었다. 지역 언론인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한 기자가 말문을 열었다. "시장의 삭발이란 행위엔 나도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서울 사람들의 이해가 필요하다." 그동안 거대 기업 현대중공업이 울산에 기여한 건 상상을 초월한다. 본사가 울산에 있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령탑이 울산에 있어서다. 울산시장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현대중공업 수뇌부와 만날 수 있었다. 지주회사가 생기면 얘기는 달라진다. 현대중공업 사장이 개발과 생산에 관해선 결정권이 있겠지만 이제부터 지역 상생에 관한 결정은 '서울의 지주'가 한다. 울산이 걱정하는 건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도 참석자들의 분위기는 냉랭했다.조금 더 덧붙였다. 포스코의 본사는 포항에 있다. 그러나 포스코그룹의 모든 결정권은 서울사무소가 행사한다. 회장이 서울에 머물기 때문이다. 최근 이강덕 포항시장이 포스코의 대(對)포항 투자 확대 요청을 위해 서울에 왔다. 짧은 면담에서 성과가 있을 리 만무했다. 게다가 포항제철소장은 포항의 문제를 제철소 차원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높으신 회장님'을 일개 기초지방자치단체장과 만나게 했다고 상당한 질책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본사가 지방에 있어도 이럴진대 지주회사가 서울에 있다면 아무리 특정 지역에 주력 기업이 있다고 해도 그 기업은 서울 기업이 된다. 자회사가 독립법인일지언정 사실상 생산공장화 되는 것이다. 지방에 있는 생산공장의 대표가 해당 지자체와의 협력체계를 이끌어내기는 불가능하다.조금 더 나갔다. 중앙 부처 관료들은 우리나라가 서울공화국이라는데 동의해도 서울 집중의 부작용에 대해선 무감각하다. 대부분 '그게 뭐 어때서?'이다. 사람과 돈이 모이는 서울과 수도권에 정부의 투자와 SOC가 집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도 경영 여건이 좋은 곳에 자리해야 우수 인력을 확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이로 인해 수도권이 비대해지면 재원을 또 투입, 불편을 없애면 된다는 것이 이들의 사고다. 객관적일 것 같은 서울 언론인들도 관료들과 다르지 않다. 지방분권, 균형 발전에 대한 시각은 경직돼 있다. 서울 언론에서 분권과 균형 발전이란 단어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방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예타면제를 통해 지역 SOC를 확충하는 것도 이들에겐 불만이다. 필요도 없는 곳에 왜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냐는 것이다. 지난 4월 정부가 지자체의 건의를 받아 수도권을 제외한 광역시도별 예타면제 사업을 발표하자 서울 언론 대부분은 '내년 총선용 선심행정'이라고 비판했던 것도 이런 맥락이다.지방이 몰락하면 결국 국가의 재앙으로 이어지는데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지주회사가 어디 있건, 대기업 본사가 어디에 있건 관심 밖이다. 이들에겐 자기주장만을 내세우는 지역민들이 갈등 유발 인자처럼 보일 뿐이다. 눈치 없이 열변을 토해 봤지만 분위기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지방은 서울 사람들에게 떼쓰는 존재임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2019-07-10 06:30:00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표류

조선 성종 때 깜짝 놀랄만한 표류 사건이 일어났다. 도망간 노비를 찾아 체포하는 추쇄경차관으로 제주도에 부임했던 최부(崔溥)라는 관원이 이듬해 부친상을 당하자 배를 타고 급히 육지로 향하다 풍랑을 만나면서 중국 저장성(浙江省) 연안까지 표류한 것이다. 수십 명의 일행과 함께 14일간이나 해류에 몸을 맡긴 채 천신만고 끝에 상륙한 곳이 중국 닝보(寧波) 해안이었다.해적을 만나고 왜구로 몰려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관직을 가진 조선의 선비임을 당당히 밝힌 그는 기어이 명나라 관원의 호송을 받게 되었다. 사오싱(紹興), 항저우(杭州), 양저우(揚州) 등 연안과 내륙의 주요 도시를 지나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황제까지 만났다. 조선인이 중국의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를 두루 여행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산해관과 요동을 지나 압록강을 건너 6개월 만에 한양으로 돌아왔는데, 그 기나긴 여정의 기록이 바로 표해록(漂海錄)이다.1987년 정초를 떠들썩하게 했던 북한 김만철 씨 일가의 탈북 사건도 목숨을 건 표류를 통해 이루어졌다. 북한의 청진의과대학 병원에서 의사로 일하던 그가 처가 식구까지 포함한 일가 11명을 50t급 청진호에 태우고 북한을 탈출해 일본과 대만을 거쳐 25일 만에 남한으로 귀순한 사건이다. 청진항을 출발한 다음 날 엔진 고장으로 표류하다가 닷새 만에 도착한 곳이 일본 후쿠이(福井) 외항이었다.김만철 일가는 불법 입국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따뜻한 남쪽 나라'를 귀착지로 밝혀 은연중 한국행 의사를 표명했으나, 문제가 복잡해졌다. 우리 정부가 공식 인도 요청을 했지만, 일본 조총련의 협박과 북한의 송환 요구에 입장이 곤란해진 일본 정부가 공해상 추방 방침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이들은 제3국인 대만을 경유해 남한에 도착하게 되었다.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을 두고 정부가 합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왼고개를 치는 국민이 숱하다. 애초에 북한 목선이 '표류'한 것처럼 브리핑한 것부터가 의문이다. 그리고 '삼척항 인근'이라고 한 표현과 '깨끗한 오징어 배'의 모습, '칼주름 인민복' 등 납득할 수 없는 의문점이 적잖다. 정부의 오락가락 대응에 이제는 민심이 표류할 판이다.

2019-07-10 06:30:00

[관풍루]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9일 병역면제 사유인 부동시(不同視) 진단서 발급받아…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9일 병역면제 사유인 부동시(不同視) 진단서 발급받아 국회에 뒤늦게 제출. 1982년 병역면제 기록은 삶아 먹었나 구워 먹었나.○…이낙연 국무총리,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북한 목선 감시하지 못하고 제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답변. 국방부 장관 책임 묻지 않은 것은 더 부끄러운 일.○…김현미 장관 "민간택지 아파트도 분양가 상한제 검토" 발언에 후분양 등 상한제 피해가는 꼼수 꿈틀. 미꾸라지 잡는데 망태기 하나로는 어림도 없다는 말씀.

2019-07-10 06:30:00

홍준표 서울정경부 기자

[취재현장] 결기에 걸맞은 행동을 기대합니다

여기 두 장면이 있다. 하나는 알려진, 다른 하나는 처음 소개하는 이야기이다.#1.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지역 국회의원-대구시 예산정책협의회'는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포문은 정태옥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대구 북갑)이 열었다. 정 의원은 "11일에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의를 신청했다. 총리실에 김해신공항에 대해 물을 생각이다"고 밝혔다. 뒤이어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대구 동을)이 "최근에 영남권 신공항 관련해서 한 가지만 당부 말씀드리겠다"며 "과정부터 예산까지 정말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에 하나라도 공정하지 않게 김해신공항 계획이 취소되고 원점에서 새로 시작하는 움직임이 있다면 이것은 총리실, 기획재정부, 청와대에 당당하게 절차부터 예산까지 지적해야 한다. 불공정한 일이 있다면 납득할 수 없다"고 장단을 맞췄다. 그러자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대구 달서병)도 "이 정권이 공항 문제를 이렇게 부도덕하고 불공정하게 하면 불복종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 잘못된 건 잘못된 것이다"며 "가만히 있으면 대구시민, 경북도민이 피해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2. 지난달 24일 기자는 서울 언론사 기자 몇몇과 서울 종로구에 있는 통인시장 인근에서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대구경북(TK)과 부울경이 갈등을 빚는 공항 문제에 대한 김 전 위원장의 생각을 묻는 말이 나왔다. 영남권 신공항은 참여정부 시절 처음 언급됐고, 김 전 위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을 때 정책실장이었던 터라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그는 "부울경이 대단히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년이면 총선 공천도 끝나 여당 의원들이 더는 청와대 눈치를 보지 않고 차기 유력 대권 주자에게 줄 설 것이다. 공직자들도 집권 3년 차 인사가 끝나고 남은 인사도 없어 정권을 의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김해신공항 재검증은 하세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분권 차원에서 시작한 논의인데 최악에는 영남권 전체가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세월만 보낼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이처럼 TK 정치인들이 공항 문제를 두고 저마다 위치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이들 외에도 지역 의원들이 이번 임시국회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김해신공항 확장안 재검증 논란'을 따질 계획이다.'웰빙 정치인의 전형'이라는 말을 듣는 지역 정치권이 오래간만에 결기를 세운 모습이다.그럼에도 마음 한편에서 불안감이 사그라지지 않는다.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이 '김해신공항 검증'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그다음 달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덕도 신공항 적극 지원' 카드를 꺼냈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부울경 단체장들이 2016년 영남권 5개 시·도지사 합의마저 깨고 국토교통부와 김해신공항 재검증 문제를 국무총리실로 이관하기로 합의했다. 우연인지 모르겠으나 청와대와 여권, 부울경이 한 팀이라도 된 양 김해신공항 백지화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차근차근 진행하는 모습이 심상찮아서다.그래서인지 TK 정치권이 이번만큼은 대구경북 시도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치밀한 전략과 치열한 행동, 뚝심을 보여달라는 주문이 곳곳에서 나온다. 지역 정치권이 "김해신공항 재검토 수용불가"라는 결기 어린 외침보다는 열정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민심이 적잖음을 헤아리길 바라본다.

2019-07-09 17:02:56

이대현 논설위원

[세풍] 잘못된 이념이 경제를 말아먹는 이상한 나라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가 힘들여 불린 재산을 탕진한 자손이 집안마다 한 명씩은 있다. 노름이나 술, 여자에 빠져 아니면 보증을 잘못 섰거나 투기로 살림을 통째 말아먹은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재산이 있는 집안의 자손으로서 집안 재산을 몽땅 털어먹은 난봉꾼을 이르는 '파락호'(破落戶)란 단어가 오죽하면 국어사전에 나오겠나.집안에 부침의 역사가 있듯이 국가 역시 흥망성쇠가 있기 마련이다.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와 집권 세력이라면 물려받은 국부(國富)를 잃어버리거나 탕진하지 말고 잘 지켜 후대에 물려줘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제조에 쓰이는 핵심 소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한국 경제가 위기에 봉착했다. 재고가 남아 있어 피해가 현실화하지 않았지만 금수(禁輸)조치가 떨어지면 반도체 생산 중단 등 가늠할 수 없는 피해가 닥쳐올 게 분명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급하게 일본으로 달려간 데서 사태의 심각성을 잘 알 수 있다. 일본의 보복 조치에 발목이 잡힌 반도체·디스플레이 두 부문의 지난해 수출액만 따져도 176조원이나 된다. 수십 년에 걸쳐 공들여 쌓은 한국의 주력산업이 뿌리째 흔들릴까 걱정이다.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엔 일본 정부에 무거운 책임이 있다. '자유무역의 챔피언'을 자처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을 대상으로 경제 보복에 나선 것은 매우 잘못됐다. 자유무역 질서를 위반한 것은 물론 수십 년간 다져온 한·일 양국 신뢰를 깬 부당하고도 치졸한 조치인 만큼 하루빨리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우리 정부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베 총리는 "그들(한국 정부)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정부가 한·일 간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고 대법원이 강제징용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한 게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대법원 판결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노골화한 '일본 때리기' 범주 안에 있다. '토착 왜구' '친일파' 등 일본 때리기에 대일 외교는 실종됐고 일본을 더욱 격분시켰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 정부가) 감상적 민족주의, 닫힌 민족주의에만 젖어 감정 외교, 갈등 외교로 한·일 관계를 파탄 냈다"고 한 것은 적확한 지적이다.수십 년에 걸쳐 쌓은 원자력산업도 원전에 대한 막연하고도 근거 없는 불안·비난에서 비롯한 문 정부의 탈원전으로 좌초하고 있다. 500조∼600조원에 이르는 원전 건설 시장이 활짝 열렸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원전 기술력을 갖췄으면서도 탈원전으로 원전 수출 날개가 꺾였다. 100년 넘게 나라를 먹여 살릴 세계 일류의 원전 산업이 5년 임기 정권에 의해 붕괴하고 있다.시행 2년 만에 경제·고용지표를 망가뜨리면서 사망 선고를 받은 소득주도성장 역시 그릇된 이념과 비뚤어진 현실 인식이 결합해서 나온 잘못된 처방이다. 성장과 분배 모두에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탓에 국민 상당수가 고통을 당하는데도 이 정부는 정책 폐기는커녕 듣는 시늉조차 않고 있다.잘못된 이념에 경도돼 나라를 망가뜨린 대표적 인사가 조선 인조다. 명·청 교체기 실리 외교로 위기를 헤쳐나간 광해군을 쫓아내고 집권한 인조는 성리학에 사로잡혀 현실을 도외시한 사대주의 외교로 병자호란을 자초했다. 인조 자신은 삼전도에 나가 청 태종에게 무릎을 꿇고 임금 자리를 지켰지만 호란으로 말미암은 참극은 백성이 모두 짊어졌다. 역사에서 배우고 깨닫지 않으면 비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2019-07-09 06:30:00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싸구려 민족주의

2차 대전 종전 후 나치의 홀로코스트 생존자는 약 10만 명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자신이 홀로코스트 생존자'라고 밝힌 이가 100만 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독일 정부가 책정한 600억달러의 배상금을 겨냥해 '뻥튀기'했기 때문이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아들인 노르만 핀켈슈타인이 저서 '홀로코스트 산업'에서 제기한 주장이다.유대인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그럴듯한 명분을 만들어 독일에 추가 배상을 압박했다. 대표적인 것이 '50년간 빈곤한 홀로코스트 희생자'라는 카드다. 나치 치하에서 강제 노동을 한 유대인 생존자들이 여전히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논리다. 유대인 단체는 그런 생존자가 25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신빙성이 의심스러웠지만 독일 정부는 요구를 들어줬다. 하지만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1904년부터 4년간 7만5천 명을 학살한 범죄에 대해서는 전혀 달랐다. 100년 넘게 침묵하다 2016년에야 사과를 했고, 1990년부터 나미비아에 상당한 공적 원조를 해왔다는 점을 들어 경제적 배상도 거부하고 있다.그 이유는 간단하다. 유대인은 여론을 움직일 힘이 있기 때문이다. 유대인은 서구 특히 미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유대인은 미국 인구의 2%에 불과하지만, 대학교수의 20%, 주요 로펌 변호사의 50%, 영화산업 관계자의 50%를 차지하며 주요 미디어도 상당수가 유대인 소유다. 할리우드에서 '쉰들러 리스트'처럼 유대인 학살을 조명한 영화는 끊임없이 만들어지지만, 나치의 유럽 집시 학살을 다룬 영화는 없는 이유다. 독일이 유대인들의 뻥튀기 배상 요구에 굴복한 것은 바로 이런 힘 때문이었다. 나미비아인은 이런 힘이 없다. 슬프지만 우리도 마찬가지다.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움직임이 고개를 들고 국내 연예계에서 활동 중인 일본 연예인을 퇴출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급기야 여당 의원 입에서 "의병을 일으켜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왔다. '싸구려 민족주의'일 뿐이다. 이런다고 움찔할 일본이 아니다. 이젠 이런 싸구려 민족주의는 버리고 일본을 움직일 힘을 어떻게 기를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2019-07-09 06:30:00

[관풍루] 일본 경제 보복에 비상 걸린 청와대, 그동안 소원했던 대기업 총수들까지 불러 간담회…

○…일본 경제 보복에 비상 걸린 청와대, 그동안 소원했던 대기업 총수들까지 불러 간담회 가질 예정. 저지른 건 정부지만 책임은 기업이 알아서 지라는 뜻?○…민노총이 집회 현장 취재하던 기자들을 감금협박하는데도 경찰은 팔짱 낀 채 강 건너 불구경하는 태도로 일관. 동병상련의 처지인데 너무한 거 아닌가!○…대구 중구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각광받던 '김광석 길', 콘텐츠 부실로 지난해보다 관광객이 20여만 명이나 줄었다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었던 모양.

2019-07-09 06:30:00

정창룡 논설주간

[매일칼럼] 다시 끄집어 낸 영남권신공항 용역 보고서

2016년 6월 나온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 보고서'는 방대하다. 분량만 3권 787쪽에 이른다. 보고서는 국토교통부와 영남권 5개 시도지사 합의로 국제 입찰을 통해 프랑스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이 만들었다.앞서 영남권시장도지사협의회는 2014년 10월 2일과 2015년 1월 19일 두 차례 한자리에 모였다. 영남권 신공항 갈등이 10년 가까이 계속되며 지역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던 때였다. 진화가 필요했다. 5개 시·도 단체장은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은 정부가 외국의 전문기관에 의뢰해 결정하도록 일임"하고, "정부의 입지 선정 결과 수용"에 극적으로 합의했다.그 결과 ADPi가 2015년 5월 용역기관으로 최종 낙찰됐다. ADPi는 베이징신공항을 비롯해 두바이, 상하이 푸둥공항 등 100여 개 공항 설계 공정에 참여하고 공항 관련 프로젝트 수주만 700개를 넘긴 세계적인 업체로 평가된다. 세계 어느 나라도 그 전문성과 권위에 토를 달지 않았다. 게다가 이 용역엔 5개 시도가 추천한 전문가들도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용역 결과에 대한 공정성 시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장치를 더한 셈이다.정부는 용역비로 물경 20억원을 썼다. 잠시 거액 용역 논란이 일었지만 세계적 전문기관에 용역을 맡겨 갈등을 그만 끝내자는 염원이 컸다. 결과에 대한 수긍과 갈등의 해소를 위해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식으로 조사를 해야 했고, 독립된 해외 컨설턴트를 고용하는 것이 제격이었다.ADPi는 기대에 걸맞은 보고서를 냈다. 분석 결과는 객관적이고 전문적이었다. 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모든 전문적·보편적 지식을 이 한 편의 보고서에 쏟아부었다. 보고서를 받아 든 국토부 관계자들이 그 정교함과 전문성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가덕도 유치에 시장직까지 걸었던 서병수 당시 부산시장도 결국 승복했다.입지 평가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미국연방항공청(FAA),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정한 국제 가이드라인에 맞췄다. 일본 간사이공항 등 이전 공항 입지 선정 사례들을 무수히 벤치마킹했다. 항공기 운항의 안전성과 효율,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가를 따진 입지의 잠재성, 소음·문화유산 등 사회적 비용과 경제 환경에 대한 영향, 비용과 리스크 등 세부 항목을 일일이 찾아 계량화했다.그 결과로 나온 것이 김해신공항안이었다. 기존 2본 활주로에 1본을 추가하는 확장안이 805점을 얻었다. 압도적 1위였다. 2위가 밀양(활주로 2본 687점, 1본 686점), 가덕도(1본 619점, 2본 574점)는 꼴찌였다.이렇듯 어렵게 결정된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재검증 논란이 나오는 것부터가 소모적이다. 김해공항도 부산 강서구에 있고, 가덕도도 부산 강서구에 있다. 가덕도로 공항을 옮기면 대다수 부산 시민들에게 접근성은 떨어진다. 모든 울산 시민들도 더 불편해진다. 경남도 역시 다수인 북부에서의 접근성이 현저히 나빠진다. 보고서는 이 역시 잘 지적하고 있다.논란을 부를 때는 심사숙고해야 하고 논란만큼의 이익이 따라야 한다. '총리실 재검증' 운을 떼 논란에 불을 붙인 문재인 대통령이 이 보고서를 읽어 보았는지 의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일독을 권한다. 김해신공항은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 내놓은 최선안이다. 이보다 더 공정하고 전문적인 검증단을 꾸리고 결과를 뒤집을 자신이 없다면 욕심은 버리는 것이 옳다. 입지의 타당성을 무시하고 정치적 이유로 지은 공항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

2019-07-08 06:30:00

박병선 논설위원

[야고부] 한국과 일본의 전쟁

베스트셀러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1993년)에는 흥미롭지만 진부한 장면이 나온다. 일본이 독도를 점령하자, 한국 공군 조종사들이 자신의 비행기를 몰고 적함을 향해 돌진하는 장면이다.'명령을 따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뜨거운 남자의 가슴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차례차례 동해상에 불꽃이 피어났다.' 한국 조종사의 자살 공격은 가미카제 특공대를 닮은 듯해 숭고함보다는 오히려 웃음이 나는 장면이다.대부분 가상 전쟁 소설을 보면 한국은 '정신력'과 '애국심', 일본은 '무기의 우월함' '기술력'을 앞세워 맞붙지만, 결국에는 정신력의 한국이 이긴다는 줄거리다. 이런 사상의 원류는 황당하게도 일본 제국주의 시대다. 태평양전쟁 당시 최강국 미국과 맞선 일본이 '정신력'만으로 전쟁에 이길 것처럼 광분했지만, 결과는 아는 바와 같다.'한일 간 군사력 비교'나 '한일 간 전쟁 시나리오'는 밀리터리 사이트의 단골 소재지만, 몇몇 애국심에 불타는 네티즌을 제외하고 한국의 손을 들어주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해·공군력의 열세는 물론이고 첨단 무기는 아예 비교 대상이 아니다. 이지스함만 해도 한국 3척, 일본 8척이고, 주력 전투기인 한국의 F15K는 40대, 동일 기종인 일본의 F15J는 200여 대다. 차세대 F35 스텔스 전투기는 한국은 40대를 가질 예정이지만, 일본은 32대를 운용 중이고 5년 안에 147대를 보유할 예정이다.김경민 한양대 교수는 책 '일본 자위대 그 막강한 군사력'에서 "일본 군사력은 중국과 비교해도 한 단계 앞선 첨단 무기들의 집합체"라고 했다. '일본은 스텔스 전투기까지 포착하는 세계 최고의 레이더 FCS-5, 중국 잠수함의 천적인 대잠초계기 P-1,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소류급 잠수함, 북한 김정은 위원장까지 살필 수 있는 10기의 첩보 위성 등을 갖고 있다.' 더구나 군사력의 기반이 되는 경제력은 한국이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다.요즘 일본의 무역 제재와 관련해 반일 강경론이 대두하고 있다. 소수지만, 전쟁 같은 위험천만한 얘기까지 나온다. 감정적인 대응은 '가미카제식' 자살 공격일 뿐이다. 반일은 '입'으로 할 것이 아니라 이를 악물고 실력을 키우는 것뿐이다.

2019-07-08 06:30:00

[관풍루] 자유한국당, 국회 예결위원장·국토교통위원장 자리 놓고 "내가 하겠다" "6개월 더 하겠다" 다투며 내분

○…자유한국당, 국회 예결위원장·국토교통위원장 자리 놓고 "내가 하겠다" "6개월 더 하겠다" 다투며 내분. 정당 지지율 20%로 여당의 절반에 그친 제1야당의 현주소.○…대한항공, 적자 이유로 10월부터 대구공항 등 지방 공항 화물 운송 중단 발표하자 지역 업계 비상. 온갖 갑질로 미운털 박히더니 이제는 양지만 골라 밟겠다?○…중국·동남아국가 폐플라스틱 수입 금지하자 OECD 배출 폐플라스틱 한국 반입 급증. 재활용 후 90%가 쓰레기로 남는데 이제 전국 곳곳에 '쓰레기 산' 생기겠네.

2019-07-08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부산 정치, 정글인가

어느 지역 사람들의 특징을 흔히 기질(氣質)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장단점이 녹아 있는 그런 기질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사는 곳의 숱한 환경과 요소가 버무려져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질에 대한 연구조사는 지역민들의 자긍심 앙양이나 정체성 확립과 같은 목적에 쓰이거나 다른 곳과 차별화하는 잣대로 삼기도 한다.그런 면에서 과거 부산 토박이 65명과 부산 거주 외지인 65명 등 대졸 이상 중산층 부산인 130명 대상의 조사에서 나타난 부산인 특징(응답자 112명)은 흥미롭다. 특히 이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해 울산과 경남도 정치인까지 동원한 부산의 정치 지도자의 행태와 비교하면 부산인의 특징과는 너무 어긋나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물론 이들 조사에서는 단점도 있지만, 부산 고유의 좋은 성격이라 할 만한 특성은 돋보이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손꼽은 반응은 '정이 많고, 의리가 있고, 뒤끝이 없고, 화끈하다'는 데로 모였다. 부산 사람과의 교류나 친교 기회를 가진 경험자는 이런 응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을 듯하다.하지만 부산의 행정, 정치 지도자의 최근 행동은 부산인 기질로 봐도 손색없을 좋은 특성과는 아예 먼 거리다. 정부의 김해 신공항 결정과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3년 전 뜻을 모은 합의문조차 휴지 조각으로 만들 만큼 상도(常道)에서 벗어난 뻔뻔함을 서슴지 않는 일이 그렇다. 부산인의 좋은 기질 어디에도 없던 모습이다.김정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부울경 동남권 신공항 관문공항 검증단장)의 주장은 더욱 가관이다. 대구경북이 합의 위반을 지적하자 "남의 밥상에 배 놔라 감 놔라 훈수질"이란 막말까지 했다. 또 언론에 "대구경북의 반발은 명분이 없다"거나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지원을 더 받기 위한 꼼수, 예산을 더 따내려는 의도"로 폄훼했다.문재인 대통령의 현재 권력을 믿고 설치는 부산의 정치 지도자 모습은 힘을 앞세워 약자를 먹이로 삼는 정글을 보는 듯해 씁쓸하다. 이들이 휘젓는 지금의 부산은 여러 좋은 특징적인 기질이 사라진 정글인가. 정녕 그런가.

2019-07-06 06:30:00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양산과 반바지

2018-2019년 시즌이 끝난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축구경기장에서 며칠 전 메이저리그 야구 경기가 열렸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 메인 스타디움이자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을 임시 개조해 이틀간 메이저리그(MLB) 정규 시즌 경기를 치른 것이다. 야구 관심도가 낮은 유럽에서 MLB 공식 경기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른바 이 '런던 시리즈'에는 미국 동부지역의 최대 라이벌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맞붙었다. 이 두 팀은 MLB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구단답게 팀 색깔은 물론 선수들 개성 또한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한 예로 양키스는 매일 수염을 깨끗이 깎고 경기에 나서는 것이 불문율이다. 또 경기에 나서면서 치렁치렁한 목걸이 차림이나 유니폼 단추 하나라도 풀어헤치는 것은 금기 사항이다. 1973년 양키스를 인수한 조지 스타인브레너의 성향을 반영한 팀 전통이다. 2010년 그가 타계한 후 아들 할 스타인브레너도 이런 전통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반면 레드삭스는 선수 옷차림에서부터 덕아웃 분위기 등 모든 것이 양키스와 대비된다. 레드삭스 홈경기장의 상징이자 기형적으로 높은 좌측 외야 펜스의 별칭인 '그린 몬스터'처럼 선수들 행동거지나 스타일이 자유분방하고 유별나다. MLB 전체 30개 구단 25인 선수 명단 중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른 선수가 가장 많은 팀이 바로 레드삭스다.마른장마 탓에 30℃를 넘는 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자 폭염 대비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삼성, LG, SK 등 많은 기업들이 반바지에 샌들 차림의 출퇴근을 허용하는가 하면 대구시는 남성도 양산을 쓸 것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이 같은 시도는 통념상 좀체 시도하기 힘든 일들이라는 점에서 눈에 띄는 변화다.개성을 떠나 규칙을 충분히 지킬 수 있는 환경에서는 비록 싫더라도 전통을 따르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환경과 여건이 안 될 경우 상황에 맞게 변신하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다. 양키스의 예처럼 전통을 지키는 것도 미덕이지만 현실에 맞는 새로운 시도나 변신도 필요한 법이다. 양산 쓰기나 반바지는 더위에 대한 인간의 대응이라는 점에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가 됐다. 부채는 되는데 양산은 안 될 이유는 없다.

2019-07-05 06:30:00

[관풍루] 문 대통령,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들과 오찬에서 "사회 통합에 기독교계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

○…문재인 대통령,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들과 오찬에서 "사회 통합에 기독교계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 그런 부탁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것.○…정의당,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국회 연설을 "피해 의식과 망상으로 가득한 말폭탄"이라고 비판. 민주당 2중대라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었군.○…홍남기 경제부총리,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일본의 일방적 수출 규제 조치에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큰소리. 지금까지 한 걸로 봐서 잘도 하겠다.

2019-07-0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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