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데스크칼럼] 나타난 청중, 돌아온 청중

[데스크칼럼] 나타난 청중, 돌아온 청중

국내 프로야구 중계를 보노라면 안쓰럽다. 힘차게 던지고, 달리는 억대 연봉의 프로야구 선수들 뒤에 텅 빈 관중석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일본 프로야구는 다음 달 10일을 목표로 관중 입장을 허용하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아마추어 스포츠 경기도 관중 없이 치르는 날이 많아지면 위기라는 말이 나오건만, 하물며 관중이 생명줄이라 할 수 있는 프로경기 스탠드가 비어 있다면 앙꼬 없는 찐빵의 허탈함, 그 이상일 터.프로야구에서도 관중 입장 허용 목소리가 커지고, 공연장·영화관도 거리두기 방역 수칙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빗장이 조금씩 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중·청중·관객의 귀환이다.코로나19로 잠시 사라졌던 이들의 재집결 조짐을 보면 막말·독설에다, 우리 쪽으로 삐라 1천200만 장을 날려 보내 '기분 더러운 꼴을 보여 주겠다'고 핏대를 세우는 북한이 떠오른다. 신문·잡지·라디오·TV는 물론, 유튜브·넷플릭스 등의 신흥 미디어까지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삐라'로 겁을 주겠다니, 그들의 화려한 험담 솜씨를 빌려 본다면 삶은 소대가리도 크게 웃을 노릇이다.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더니, 3대 세습의 수령 체제, 강철대오를 자랑하던 지구상 유일의 무소불위 공포정권도 인민이 배고프면 당할 재간이 없고, 인민의 마음을 되돌려낼 '무언가'를 찾아 나서야 한다는 진리를 우리는 요즘 목격하고 있다. 가설을 넘어 이론으로 이미 정립돼 있는 '청중 비용'(audience cost)이다.우상화를 통해 수령을 신격화한 북한은 청중에게 돌려줄 비용을 전혀 계상하지 않는 청중 비용 0의 나라였다. 수령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 주든, 청중인 인민은 묵언수행하는 존재였고 수령의 헛발질에조차 찬사를 보내야 하는 박수 제조기일 뿐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불러온 국경 봉쇄는 자급자족의 지상낙원 지위를 이미 오래전에 잃어 버린 북한을 극심한 위기 상황으로 밀어넣었고, '이밥에 고깃국의 꿈'을 상실한 인민을 각성시켰다. 바야흐로 북한에도 이제 청중이 나타난(emerging) 것이다.청중에게 돌려줘야 할 비용이 생겼음을 뒤늦게 알아차린 김정은 체제는 24일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매체를 총동원해 우리 쪽으로 계산서를 내미는 중이다. 옥류관 주방장을 보니 이미 오래전에 소화됐을 옥류관 냉면값까지 계산서에 들어갔다. 우리나라를 적으로 돌려세우며 삐라 날리기를 통해 총화단결의 나라로 복귀시키려는 시도는 청중 비용을 0으로 재수렴시키려는 북한의 선전선동 전술이다.문재인 정부 간판이었던 대북 유화 정책의 결과물을 목도(目睹)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이 정부의 대북 유화 정책에 대해 2018년 지방선거 때 '위장 평화 회담'이라고 비판했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대구 수성을)은 "선거 사흘 전 막말을 했다며 이를 사과하라고 해서 부산까지 가서 시민들에게 사과의 큰절을 했다. 모멸감에 치를 떨었다. 국민을 일시적으로 속일 수는 있어도 영구히 속일 수는 없다"고 했다.'촛불'을 앞세워 거칠 것이 없었던 문재인 정부는 집권 3년여 동안 청중 비용 고지서를 생각이나 했던 것일까? 북한 비핵화는 공염불이었음이 드러난 대북 유화 정책에서는 물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명 당시는 마치 무관중 경기를 벌이는 듯했다.북한에 청중이 이제야 나타났다면, 촛불 정부 앞에서 형해화(形骸化)했던 우리나라 청중도 대북 유화 정책의 실체를 보면서 이제 돌아오고 있다. 청중 비용을 정산해야 할 결제의 시간도 다가왔는지 모른다.

2020-06-24 14:50:02

[야고부] 황희석의 입방정

[야고부] 황희석의 입방정

일본 패망 후 천황(天皇)의 권위는 땅에 떨어져 무시, 조소, 조롱당하기 일쑤였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자칭 천황'이 속출했다. 오카야마(岡山)현에서는 '사카모토(坂本) 천황', 가고시마(鹿兒島)현에서는 '나가하마(長浜) 천황', 니가타(新潟)현에서는 '사도(佐渡) 천황', 코지(高知)현에서는 '요코쿠라(橫倉) 천황'이 나왔다. 아이치(愛知)현에서는 '도무라(十村) 천황'과 '미우라(三浦) 천황' 등 둘이나 나왔다. 이런 '자칭 천황'은 한때 17명에 달했다고 한다.이들 중 발군(拔群)은 나고야(名古屋)현에서 잡화상을 하는 구마자와 히로미치(熊澤寬道)였다. 그는 자신이 14세기 무로마치(室町) 막부에게 쫓겨나 남조(南朝)를 연 제96대 고다이고(後醍醐) 천황의 직계 후손으로, '진짜 천황'은 히로히토(裕仁)가 아니라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천황가의 정통성은 히로히토가 속한 북조(北朝)가 아니라 자신이 속한 남조에 있다는 것이었다.그는 그 근거로 '족보'를 내세웠다. 그의 주장이 대중들의 관심을 사면서 그는 전국 순회에 나서는 등 '유명 인사'가 됐다. 그는 미군정 사령관 맥아더에게 히로히토가 퇴위하고 자신이 즉각 천황으로 즉위하는 데 협력해 달라는 요청도 보냈다. 이는 일본 점령 정책의 중추로 천황 권위 약화를 추진하던 미군정 사령부의 관심을 끌어 시사잡지 '라이프'와 미군 신문 '성조지'에 '히로미치 천황이 진짜 천황'이라고 보도되기도 했다.하지만 '진짜 천황'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1951년 히로히토를 상대로 천황 부적격 확인 소송도 제기했으나 각하(却下)됐다. 그가 정말로 고다이고의 직계 후손인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선조라고 했다가 된통 창피를 당했다. 창녕 조씨 족보를 확인해 보지도 않고 조 전 장관을 조식 선생의 후손으로 단정한 탓이다. 가히 '입방정'이라고 하겠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조식 선생의 13대 후손인 조영기 씨가 족보를 확인해 보니 조 전 장관과 조식 선생은 전혀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황 최고위원은 왜 조 전 장관을 조식 선생의 자손으로 만들려 했을까? 조식 선생의 자손이면 평등·공정·정의의 배신도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2020-06-24 06:30:00

[관풍루] 대구시, 코로나 방역 방해했다며 신천지교회와 이만희 총회장 상대 1천억원대 손해배상 소송 제기

○…대구시, 코로나 방역 방해했다며 신천지교회와 이만희 총회장 상대 1천억원대 손해배상 소송 제기. 대규모 집단 감염과 지역 확산 책임 두고 창과 방패의 대결 볼만하겠네.○…북, 대규모 대남 비방 삐라 살포 예고 이어 과거 대표적 대남 심리전 수단이던 확성기 재설치 정황. 삐라를 뿌리든, 확성기를 틀든 정권이 놀랄 일이지 국민이 놀랄 일인가.○…탈원전에 우리 기업 생태계는 무너지고 중국 태양광 생태계는 훨훨. 세계 시장 원전 수주도 중국이 싹쓸이하니 우리는 닭 쫓던 개 신세요, 중국은 꿩 먹고 알 먹고.

2020-06-24 06:30:00

[취재현장] K-방역의 뚫린 구멍

[취재현장] K-방역의 뚫린 구멍

"지금 아프면 정말 큰일인데."대구에서만 하루 확진자가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명씩 생기던 지난 2월과 3월 대구경북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해본 걱정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병상과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 '확진자가 발생해 상급병원 응급실이 폐쇄됐다'는 보도들이 쏟아지던 때였다.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의료 공백'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더러 나왔지만 중요하게 다뤄지진 않았다. 대부분은 혼란한 시기에 아프지 않았다는 '행운'에 안도할 따름이었다.3월에 들린 고(故) 정유엽 군의 사망 소식은 우리가 그저 안도하고 지나쳤던 의료 공백 문제를 눈앞에 드러내 보였다. 유족들에 따르면 3월 10일 갑작스러운 고열 증세에 시달리던 정 군은 사흘 뒤 인근의 경산중앙병원을 찾았지만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다음 날 오전 다시 병원을 찾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의료 공백 속에서 정 군의 병세는 점차 악화됐고 결국 같은 달 18일 세상을 떠났다. 그 사이 정 군이 10여 차례 받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왔다. 모두 '음성'이었다.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정 군과 비슷한 일을 겪은 사례는 더러 있었다. 2월 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대구 남구에 사는 46세 남성 A씨의 글이 올라왔다. 기침과 미열 증세를 보이던 A씨는 보건소에 상황을 설명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신천지 교인도 아니고 해외여행도 다녀오지 않았으니 자가격리하라"는 것이었다.사흘 뒤 열이 더 오르는 등 증세가 심해진 A씨는 보건소에 선별진료소 방문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보건소는 "체온이 38℃가 넘어야 선별진료소에 갈 수 있다"며 재차 자가격리를 권했다고 한다. 이틀 뒤 A씨는 39도의 고열로 쓰러졌고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폐렴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A씨의 코로나19 검사 결과도 '음성'이었다.한밤중에 맹장염 증세가 나타나 응급실을 찾았지만 체온이 38도까지 올라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할 뻔한 경산의 대학생 이야기도 있다. 지난 3월 그는 자신을 받아주는 병원을 전전하고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는 걸 기다리느라 수술을 받기까지 14시간을 통증 속에 허비해야 했다. 국가의 지침을 잘 준수한 이들이 이처럼 각자도생의 길로 내몰렸던 것이다.지난 2월과 3월은 비감염병 환자도 위태로운 시기였다. 동시에 이들 모두를 잘 치료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이 우리에겐 없음을 알려준 시기였다. 특히 고 정유엽 군의 사례는 우리에게 국가의 역할이 단순한 치료와 방역 등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보건소와 병원이 명확한 운영 방식과 기능 등을 정립하고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것 역시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고 정유엽 군 유족들이 지난 3개월간 주장한 바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기자는 이달 16일 정 군의 부모와 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가 청와대로 기자회견을 하러 가는 것을 동행취재했었다. 버스에서 유족과 나눈 대화 중에서 가장 가슴을 후벼팠던 건 "아들의 죽음이 개인의 불행으로 취급당할 때가 가장 힘들다"는 정 군 아버지의 말이었다.이들이 계속 싸우는 건 피해자의 위치에서 동정받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의료 공백의 문제를 드러내고 개선할 수 있다면 "임종조차 지켜주지 못한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덜 미안할 것 같기 때문"이었다. 많은 이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K-방역은 이런 의료 공백 문제까지 돌아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되지 않을까.

2020-06-24 06:30:00

[시각과 전망] 야당은 없다

[시각과 전망] 야당은 없다

집값 상승은 전 정부 탓, 박살 난 경제는 코로나19 탓, 일자리 감소는 기업 탓,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은 우파 정부 교육 탓, 북한 문제 실패는 탈북민 전단 탓, 조국 사태는 검찰 탓, 윤미향 사태는 언론 탓, 비판 여론은 가짜뉴스 탓….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남 탓'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오죽하면 '탓재인 정부'라고 부르는 사람들까지 있을까. 하지만 이처럼 '남 탓' 하기 좋아하는 문 정부도 웬만해서 야당 탓은 안 한다. 딱히 원망할 게 없기 때문이다. '탓'은커녕 문 정부가 야당 복은 타고났다고들 한다.더불어민주당은 '의회 독재'라는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국회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꿰찼다. 총선 승리에다 법사위까지 차지함으로써,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관련된 대선 여론 조작 사건 등 정권 관련 범죄는 모조리 축소되거나 뭉개질 가능성이 높아졌다.여당이 말로는 검찰 개혁을 한다면서 실제로는 임기가 보장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대놓고 사퇴를 종용함으로써, 검찰 개혁의 핵심인 사법 독립을 무참히 훼손해도 야당은 눈만 끔뻑거릴 뿐이다. 이제 공수처까지 출범하면 정권에 불리한 수사나 재판을 진행하는 검사나 판사를 겁박하는 건 일도 아니다. 정권 관련 수사 건을 공수처가 아예 빼앗아가 뭉개버릴 수도 있다.이 지경이 되도록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속수무책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하고, 사법 근간을 송두리째 흔들고,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어도 야당은 싸우려 들지 않는다.야당의 이 무기력함이 겉보기에는 총선 패배 때문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소명 의식,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의지, 전투력이 없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패했기 때문에 무기력한 것이 아니라 정부 여당의 독재와 부정을 막을 의지와 전투력이 없기 때문에 '총선 패배'라는 결과를 떠안은 것이다.제21대 국회의원선거와 관련해 숱한 부정 의혹이 쏟아졌다.선거 부정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속이는 범죄이며, 국헌 문란이다. 지금처럼 많은 의혹에도 선관위는 보여주기식 개표 시현으로 '문제없다'고 하고, 사법 당국은 제대로 된 수사는커녕 증거 보전 범위를 줄이려고 한다. 선관위, 법원, 검찰, 경찰, 감사원 등 어느 누구도 의혹을 밝히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정권 눈치를 살피는 사법 당국, 일말의 양심도 정의감도 없는 어용 언론은 그렇다 치자. 정권을 잡겠다는 정치집단이자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쏟아지는 의혹 앞에 팔짱을 끼는 것은 해괴한 일이다. 평범한 국민들, 과학자들, 통계학자들이 찾아낸 정황증거와 의문에 대해 '검증'할 의지조차 없다.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고, 단독으로 법사위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자, 미래통합당은 '모든 상임위원장을 여당에 주고 국회에 복귀해 죽기살기로 싸우겠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내 머리가 터지더라도 국민에게 경종을 울리겠다'고 했다. 어이가 없다. 정부 여당의 막가파식 독재와 부정에 눈감은 정당이 다른 무슨 싸움을 한다는 말인가? 국민이 머리 터지게 경종을 울리는데도 귀를 닫고 있는 야당이 국민을 향해 무슨 경종을 울린다는 말인가?현 정권도 결국 권력을 내놓게 된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이 제1 야당으로 수권 정당을 추구하는 한, 현 정부 여당이 권력을 잃을 일은 없을 것 같다. 명색 제1 야당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소명 의식도 통찰력도 전투력도 없이, 오직 일신의 안위(安危)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2020-06-23 16:53:02

[세풍] 권영진의 상상력

[세풍] 권영진의 상상력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참사 사고가 어느 정도 수습이 되어갈 무렵, 시청을 출입하던 기자는 조해녕 대구시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연임 도전 하십니까?" 조 전 시장이 사고 수습에 매진하느라 점심을 배달음식으로 몇달째 해결하다가 대외활동을 막 재개하던 시점이었다. 그런데 답변이 뜻밖이었다. "4년도 너무 기네요."실제로 나중에 조 전 시장은 지하철 참사 책임을 지겠다며 재선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2002년 시장에 당선됐을 때 그는 의욕에 차 있었다. 추진력이 대단했다. 그러나 취임 반년 만에 터진 지하철 참사는 그의 연임 의지를 완전히 꺾어놨다. 선출직 공직자에게 대형 참사 후유증은 이렇게 크다.요즘 권영진 대구시장을 보면 2003년 조 전 시장과 비슷한 심경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하철 방화참사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는 지역사회의 감당 범위를 훌쩍 넘어서는 규모의 재난이다. 사태를 수습하느라 공직사회가 천신만고인데 평가는 우호적이지 않다. 안 그래도 '고담 대구'라고 불리는 판국에 신천지 교인 집단감염으로 지역 이미지가 더 나빠졌다.권 시장은 전전임 시장이 배달음식을 시켜 먹던 그 공간에서 한달 이상 야전침대 생활을 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수습에 몰두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한계 상황을 맞았고 시의원과 설전 끝에 쓰러졌는데 '실신쇼' 비아냥마저 들었다. 권 시장으로서는 '노이무공(勞而無功·애썼는데 보람이 없음)' 고사성어가 절로 떠오를 법한 상황이다.국가물산업클러스터 유치에 성공했고 난제 중의 난제이던 대구시청사 이전지도 정했지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과 취수원 이전 같은 백년대계는 지지부진의 늪에 빠졌다. 코로나19사태를 모범적으로 극복했건만 정작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는 부산에 밀렸다. 공직사회의 매너리즘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난국 속에서 최근 권 시장이 깜짝 '협치 카드'를 내들었다.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전 국회의원에게 경제부시장 직을 제안한 것이다.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전국 꼴찌 수준인 대구에서 민주당 재선 의원을 경제사령탑으로 쓰겠다는 발상인데, 두 사람 모두에게 적지않은 리스크일 터이다.사실, 이념이 판이한 다른 당 소속 정치인에게 같이 일하자고 손을 내미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새누리당)가 2014년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를 신설해 이기우 전 통합민주당 의원을 임명하고, 그 뒤에 경기도 연정부지사로 바꿔 강득구 전 경기도의회 의장을 임명한 사례가 거의 유일하다.권 시장의 '홍의락 삼고초려'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홍 전 의원은 국회의원 시절 산자위 간사 자격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정기적 독대 자리를 가지면서 현 정부와 대구경북간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서울로 출장온 대구경북 공무원에게 국회내 자기 사무실을 사랑방처럼 쓰도록 편의를 제공할 정도로 지역 사랑도 돈독하다. 권 시장은 지난 총선 결과로 생긴 대구의 정치적 고립을 보완하는 데 홍 전 의원이 적임자라고 보는 듯하다.제안에 대한 홍 전 의원의 첫 반응은 "권 시장의 상상력이 놀랍다"이다. 사실, 보수적 기질 탓인지 대구경북 정치권의 상상력은 척박한 편이다. 선택은 개인몫이지만 홍 전 의원은 권 시장의 상상력에 화답하기를 희망한다. 리스크를 떠안지 않고서는 정치적으로 도약할 수 없다. 더구나 지역 발전은 소속 정당 및 이념보다 아래에 있지않은 가치다. '보수의 심장' 대구에 민주당 경제사령탑이라! 멋진 상상 아닌가.

2020-06-23 06:30:00

[관풍루] 경북 영양군 수비 마을 주민들, 40여 개 태양광 패널로 빙 둘러싸일 지경 되자 ‘도와달라’ 청와대에 민원

○…경북 영양군 수비 마을 주민들, 40여 개 태양광 패널로 빙 둘러싸일 지경 되자 '도와달라' 청와대에 민원. '태양광이 먼저' 아닌 '사람이 먼저'가 대통령님 말씀 아니었남.○…통합당, 기부금 유용 의혹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민주당 윤미향 의원을 겨냥한 '윤미향 방지법'등 법 개정안 10건 무더기 발의. 못 먹을 감 찔러나 보자는 식은 아니길.○…올해 출생아 수 26만 명으로 1970년생 100만 명에 비해 4분의 1토막. 연금으로 사는 노인 늘고 세금 낼 청년은 줄어드니 악어가 입 쩍 벌리는 공포의 그래프 머잖다는 비보.

2020-06-23 06:30:00

[야고부] 혼수모어(混水摸魚)

[야고부] 혼수모어(混水摸魚)

물고기를 잡을 때 흙탕물을 일으켜 놀래면 잡기가 쉽다. 혼탁한 물에서는 고기가 방향을 잘 분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혼수모어'(混水摸魚)라고 표현하는데 흐린 물에서 고기를 더듬어 찾는다는 뜻이다. 군사를 위장시켜 원소의 군량 창고를 기습한 조조(曹操)의 계략에서 비롯한 한자성어로 상대를 혼란에 빠뜨려 이익을 취할 때 쓰는 말이다.북측의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계기로 한반도 주변 국제 정세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흙탕물로 바뀌고 있다. 2018년 4~5월, 9월 등 세 차례 열린 남북 정상회담과 싱가포르·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으로 조금씩 호전되던 분위기가 급변한 것이다. 최근 앞뒤 분간하지 못하는 북측의 난폭한 행동의 근본 배경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북한의 경제적 압박 등 내부 불만이 커지자 초점을 밖으로 돌려 풀어보려는 우회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최근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온 북측은 연일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응징 보복"을 외치고 있다. 예고한 대로 1천200만 장 규모의 대남 전단 살포 계획을 조만간 실행할 것이라는 게 국내 언론의 보도다. 대북 전단과 달리 대남 전단 살포의 효과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공연히 우리에게 쓰레기만 안기는 짓이다.그럼에도 북측이 큰 비용을 들여 전단을 뿌리려는 것은 안으로 내부 결집의 목적에다 어려운 경제 사정의 원인을 한국 정부에 돌리고 분풀이를 하는 정치 공세라고 할 수 있다. 언론을 통해 드러난 전단 인쇄물 내용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 사진 위에 담배꽁초를 던져 놓는 등 한마디로 유치하기 이를 데 없다.미국과 일본 정부의 최근 움직임도 달갑지 않은 일이다. 코로나19 부실 대응으로 궁지에 몰린 일본 아베 정권은 한반도 긴장 상황을 빌미 삼아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와 불순한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독일 주둔 미군 9천500명 감축 발표에 이어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을 계속 고집하는 것도 전형적인 '혼수모어'다. 상대를 흔들어 제 이익을 챙기는 것은 말릴 수 없는 일이지만 그 의도가 뻔히 드러날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더 크다. 본디 빈 깡통이 요란하고, 겁먹은 개가 시끄럽게 짖는 법이기 때문이다.

2020-06-22 18:58:37

[매일칼럼] 평화 타령만 하다 북 비핵화 물 건너갔다

[매일칼럼] 평화 타령만 하다 북 비핵화 물 건너갔다

우리 '국방백서'가 북한을 '주적'(主敵)이라 명기했던 적이 있었다. '1994 국방백서'다. 이전 우리 정부의 어떤 공식 문서에도 이 표현은 없었다. 1972년 말 정부가 국방목표를 설정할 때도 '주적'은커녕 '적'이란 말도 쓰지 않았다. 1988년 국방백서를 처음 발간하면서 국방목표를 "적의 무력 침공으로부터 국가를 보위한다"고 규정한 것이 고작이었다. 북한을 직접 거론하지도 않았다. 그렇던 북한이 국방백서에 '주적'이 된 것은 오롯이 '핵'과 '막말' 때문이었다.1993년 한반도는 이미 북핵 문제로 시끄러웠다. 북은 돌연 핵확산방지조약(NPT)을 탈퇴하더니 이듬해엔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박차고 나갔다. 핵무기 개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북한의 핵 개발 프로젝트 저지를 위해 한·미가 기민하게 움직였다. 남·북은 판문점에서 8차례 실무접촉을 가졌다. 이때 북측 대표였던 박영수 입에서 '서울 불바다' 발언이 나왔다. "여기서 서울이 멀지 않다"며 "전쟁이 나면 서울이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 막말이 공개되며 국민감정을 뒤집어 놓았다. 북핵에 대한 우려와 '서울 불바다'에 대한 공포가 어우러져 북한은 공식적인 우리의 '주적'이 됐다.이후 26년이 흘렀다. 그동안 북은 변하지 않았다. 한 번도 핵 개발 의지를 꺾은 적이 없다. 벼랑 끝 전술로 몇 번 실리를 챙기고, 때론 평화를 위장하며 시간을 벌더니 급기야 2018년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이제는 "비핵화라는 개소리는 집어치우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포기하려면 왜 (핵무기를) 만들었겠는가"라는 말이 선언 끄트머리에 '한반도 비핵화'를 집어넣은 판문점선언이 몽상이었음을 웅변한다.북의 위장 전술에 놀아나 북핵을 고착화한 잘못은 우리 정부에 있다. 이는 국방백서 변화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북은 우리 정권 성향에 따라 '주적'이 되기도, '위협'이 되기도 했다. 다시 '적'으로 돌아가더니 이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됐다. 참여정부는 2004 국방백서에서 주적을 빼고 '위협'이란 말로 대체했다. 그러다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이 터지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으로 부활했다. 이 또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2018 국방백서에서는 사라졌다. 북은 일관됐고 백서는 정권 입맛에 따라 갈팡질팡했다. 하기야 남북 정상이 얼싸안고 포옹을 하는 마당에 북을 적이라 칭하는 것은 마뜩잖을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라고 쓰고선 북 비핵화가 실현된 듯 포장한 것도 그랬다. 그렇게 위장된 평화공세에 놀아난 정부가 오판의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다.뒷마당에 핵폭탄을 잔뜩 쟁여 둔 북은 이제 해묵은 벼랑 끝 전술을 동원해 경제까지 챙기려 든다. 뒷배가 든든하니 언사는 거칠다. 우리를 '적'으로 간주하겠다면서 온갖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옥류관 주방장까지 나서 "국수 처먹을 때는 요사를 떨더니"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을 모욕한다. 우리 군을 향해서는 "찍소리 말고 제 소굴에 박혀 있지 않으면 큰 경을 치를 것"이라고 위협한다.그래도 정부는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우리 국민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여전히 북과의 '대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북이 싫어하는 비핵화라는 말은 꺼내지도 않는다. 온갖 막말을 들으면서도 이렇다 할 대책도 없는 정부를 보며 국민들은 모욕감에 치를 떤다."확전을 억제하려면 적보다 나은 의지와 용기,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20세기 최고의 미래학자로 꼽히는 허만 칸이 던진 명제다. 그 명제가 새삼 그리운 요즘이다.

2020-06-22 06:30:00

[야고부] 차면 기운다는데…

[야고부] 차면 기운다는데…

나눠 먹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동물의 세계는 더욱 그래서 먹이사슬의 서열이 생겼으며 세월의 흐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현상이다. 동물보다 좀 낫다는 인간의 삶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더할 수도 있음을 역사의 기록은 증언하며 뒷사람을 경계하고 있다.특히 재산을 갖고 다툰 사례는 인간이 먹이를 갖고 으르렁거리는 동물의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통감하게 한다. 그런 다툼의 기록에 이름을 올리는 이는 대통령 아들에서부터 재벌 남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내세우는 이유는 달라도 더 많이 갖겠다고 싸우는 꼴은 마찬가지다.그래서 보통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른, 그런 부류의 사람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한 삶을 산 인물에 더 가슴을 열고 그들이 남긴 글과 자취를 더듬게 된다. 나라의 지난 역사에서 가장 힘들고 고달팠던 일제 식민 암흑 시기에 말과 행동이 어울린, 그런 삶을 산 인물이 있다.비록 35세로 삶을 마쳤지만 당시로서는 무척 앞선 생각과 행동을 실천한 젊은이 강택진(1892~1926)은 요즘 한세상 만난 것처럼 시대를 주름잡겠노라며, 진보를 입에 올리는 부류는 도저히 따를 수 없는 사회주의 활동가였다. 독립운동은 두고라도 민중과 함께하고자 한 삶이 그렇다.자신이 땅을 가진 지주로서, 땅 한 평(3.3㎡) 없는 핍박받는 민중과 소작인을 위해 지주를 상대로 소작운동을 벌인다는 게 모순이기에 먼저 자신의 땅(논) 9천 평(2만9천700㎡)을 '그저 세상에 버렸'으니 말이다. 고향 경북 영주 풍기에서 1923년 4월에 있었던 일이다.세상 일이 그렇듯 시대와 세대가 바뀌고 뒷사람은 그를 잊었지만 그의 말과 행적의 일치된 모습은, 그렇지 않은 쪽으로 '진보라는 옷'을 입은 활동가가 넘치고, 진보 부류가 득세한 요즘 더욱 돋보인다. 100년 뒤, 지금 진보 가치를 외치는 사람은 되레 더 갖겠다는 아우성이다.요즘의 진보 무리는 그들이 위안부 할머니를, 아니면 국민을, 또는 북한 김씨 일가 등 누구를 앞세웠든 간에 말과 행동이 다른 점이 두드러진다. 겉으로 내세운 말과 기치는 그럴듯하고, 때로는 환상적이지만 그 뒤에 감춰진 진짜 모습은 실망스럽다. 민의와 통합을 외치면서도 힘으로 여의도 자리를 독점하겠다는 여당의 국회 욕심도 그렇다. 달도 차면 기운다는데, 권력은 어떨지.

2020-06-22 06:30:00

[관풍루] 방역당국 “실외에서 마스크 벗어도 되고 실내에서는 꼭 착용해야 하는데 거꾸로 하는 경우 많다” 주의 환기

○…방역 당국 "실외에서 마스크 벗어도 되고 실내에서는 꼭 착용해야 하는데 거꾸로 하는 경우 많다" 주의 환기. 한마디로 밖에서는 맨발로 돌아다니다 집 안에서 신발 신는 꼴.○…민노총, 내년도 '최저임금 25% 인상' 카드 내겠다는 입장 밝히자 경영계와 일부 노동계도 반발. 콩 한쪽도 나눠 먹을 때 있지만 지금은 누울 자리 보고 다리 뻗을 때.○…섬유업계 "최저가 입찰 탓에 연간 5천억원 규모 국군 전투복·방한복 등 모든 원단 중국·동남아산이 장악". 예산 절감도 좋지만 원자재 등 기본 전략물자는 신토불이.

2020-06-22 06:30:00

[야고부] 文, 불면의 밤

[야고부] 文, 불면의 밤

옛 전남도청 건물 앞에서 열린 5·18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아랫입술이 하얗게 부르튼 것이 화제가 됐다. 친문(親文) 누리꾼들은 "코로나 사태로 대통령 과로가 너무 심한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청와대 대변인은 "왜 입술이 부르텄는지는 당신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며 "(대통령이) 불철주야 국난 극복에 매진하는 건 맞지만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건강하게 계신다"고 했다.집권 4년 차인 문 대통령은 전임자들과 달리 '아직도' 권력 기반이 공고하다. 대통령 지지율은 60% 안팎을 오가며 고공 행진 중이고,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에서 '믿기 어려운' 압승을 거뒀다. 청와대 출신들이 대거 국회에 진출해 대통령과 정권을 지키는 방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역대 최초로 레임덕 없이 임기를 마치는 대통령이 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문 대통령의 권력 기반이 탄탄한 것과는 별개로 지난 3년 동안 국정에서 거둔 성적표를 보면 문 대통령의 고민·스트레스 지수는 치솟을 수밖에 없다.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웠지만 경제는 추락하고 있고, 청와대에 상황판까지 만들었던 일자리 문제도 악화 일로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 대한 국민 반발은 여전하다. 코로나 방역은 수도권 집단 감염이 확산하면서 더 이상 자랑하기가 부끄러워졌다. 심혈을 쏟았던 대북 문제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불면(不眠)의 밤이 계속됐을 것이고, 입술이 부르텄을 것이다.2018년 4월 판문점 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겠다는 뜻이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집권 3년 동안 잘한 일이 하나라도 있나"란 국민 질책에 그나마 버팀목이 됐던 게 남북 평화 쇼였다. 그러나 2년여 만에 실패로 드러났다.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은 도발 우려로 문 대통령의 잠 못 이루는 밤은 더 늘어날 것이다. 대통령 입술이 얼마나 더 부르틀지 걱정이다.

2020-06-19 18:44:04

[야고부] 종이 쪼가리

[야고부] 종이 쪼가리

조약이든 합의든 국가 간의 약속은 지킬 뜻이 없거나 강제하려는 의지가 뒤따르지 않으면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 1차 대전 종전 체제를 마련한 1919년 베르사유 조약과 영국 역사가 폴 존슨이 '깡패들의 협약'이라고 한 1939년 독소 불가침 조약은 이를 잘 보여준다.베르사유 조약의 목표는 독일이 또다시 침략할 경우를 대비한 안보 제공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치명적인 한계를 품고 있었다. 독일 군비의 철폐든, 전쟁 배상금 지불이든 독일의 실행 의지가 있어야 존속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독일이 거부하면 연합국은 전쟁 재개 위협, 독일 영토 점령이나 봉쇄 등 실력 행사를 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조약을 준수하겠다는 독일 정부의 서명뿐이었다. 독일은 지킬 수도 있고 이전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더욱이 연합국은 파멸적인 전쟁을 방금 끝낸 마당에 다시 전쟁을 할 생각이 없었다. 독일은 지키는 시늉만 했다.불가침 조약을 맺은 스탈린과 히틀러의 꿍꿍이는 서로 달랐다. 독일과의 국경에 배치된 병력을 극동으로 이동 배치해 일본의 공격에 대비하는 한편 자본주의 진영의 피 튀기는 싸움을 느긋하게 구경하면서 피폐해진 자본주의 진영을 손쉽게 삼킨다는 게 스탈린의 구상이었다. 그 싸움의 최종 승자가 독일이든 영국이든 상관하지 않을 터였다. 반면 히틀러의 속셈은 서유럽을 정복할 때까지 독일 동쪽을 안전지대로 만들고, 그 뒤 소련을 쳐서 독일 식민지로 만든다는 것이었다. 히틀러와 스탈린 모두 애초부터 '조약'을 지킬 의사가 없었던 것이다.그런 점에서 1941년 독일의 소련 침략은 조금 빨랐을 뿐 예정된 것이었다. 히틀러가 스탈린의 생각대로 서유럽을 정복한 만신창이가 됐다면 스탈린이 '선방'을 날렸을 것이다.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함으로써 '판문점 선언'도 박살 났다. 고래(古來)로 지킬 의지가 없는 조약이나 합의는 언제든 종이 쪼가리가 된다는 진실을 외면해서 초래한 처참한 결과다. 문재인 정권은 이 '선언'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왔다고 거짓 선전을 했다. 국민에게 사죄하고 정치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인내하겠다"고 한다. 정말로 '구제 불능'이다.

2020-06-19 06:30:00

[관풍루] 북 김여정, ‘역스럽다’며 문대통령 6·15 발언 비판하자 청와대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 맞받아

○…북 김여정, '역스럽다'며 문 대통령 6·15 발언 비판하자 청와대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 맞받아. 금과옥조로 여기던 판문점 선언도 결국 일장춘몽.○…정부, 갭투자 잡는다며 3억원 초과 아파트 구입 시 전세 대출 막자 전세 끼고 내 집 마련하려던 2030세대 부글부글. 현금 없는 것도 서러운데 왜 꿈도 못 꾸냐는 아우성.○…법세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정부 지원금 누가 빼돌렸는지 검찰에 수사 의뢰. 할머니들 30년 앵벌이 시켰다는 말 왜 나왔는지 제발 좀 밝히자고.

2020-06-19 06:30:00

[청라언덕] ‘말인따나’

[청라언덕] ‘말인따나’

'말인따나'.외국 말이 아니다. 대구경북에서 자주 쓰는 표현이다. 표준말로는 '내키지 않겠지만 말이라도 성의 있게' 정도가 되겠다. 보통은 따뜻하고 점잖은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사용한다. 또 서운함을 토로할 때 상대방을 책망하면서 말의 머리에 앞세우기도 한다.예를 들면 '말인따나, 고생했다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형태로 활용한다. 최근 '여의도'에서 이 말을 자주 하고 듣는다. 우리 정치인의 말본새에서 지도자의 품격이 느껴지지 않아서다. 정치인에게 무기는 말과 글인데 그동안 너무 실망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였다.지난해 3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 대변인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발언하자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태극기 부대가 써준 연설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응수했다. 심지어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숫제 일본 아베 총리의 수석 대변인 나베로의 빙의였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오죽하면 조원씨앤아이가 지난달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29.3%가 제20대 국회가 가장 잘못한 일로 '막말 논란 등 수준 낮은 국회의원 처신 문제'를 꼽았을까!제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도 여야는 거친 설전을 벌이고 있고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는 주변 지인들의 입에서는 '말인따나'라는 탄식이 이어진다.아울러 '말인따나'가 요즘 여의도에서 많이 회자됐다는 건 최근 정치권에서 대구경북이 섭섭함을 토로하면서 어떤 상대를 성토할 일이 많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미래통합당이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공천 과정에서 '텃밭'에 대한 오만함과 무례가 도를 넘었을 때, 4·15 총선 참패 후 당의 위기 수습 방안을 논의하면서 영남 2선 후퇴 주장이 나왔을 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수' 언급마저 금지하며 당의 노선을 급격하게 왼쪽으로 옮길 때는 공사석에서 '말인따나'를 입에 달고 다니면서 열을 올렸다.김형오 전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보수의 본류인 대구경북에 미리 간곡한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공천 과정에서 다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보수당을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혜량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지역민의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총선 참패 후 수도권 통합당 당선인들은 "쫄딱 망할 위기에서 건져 주신 대구경북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만 당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중도층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에 내키지 않더라도 당분간은 저희에게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부탁을 했어야 했다.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성공적인 조국 근대화로 보수당이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경제적 토대를 마련해 주신 대구경북을 존경합니다. 든든한 버팀목인 여러분을 믿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텐데, 다소 낯선 상황이 생기더라도 저를 믿고 함께해 주십시오"라고 정중하게 예의를 갖췄어야 했다.나랏일이고 명분에 동의하면 격식을 갖춘 말 한마디에도 자신의 곳간을 열어 주는 이들이 대구경북 사람들이다. 그런 마음으로 독립운동의 선두에 섰고 한국전쟁 때도 목숨을 나라에 바쳤다.대구경북이 대통령선거(2017년)-전국동시지방선거(2018년)-국회의원선거(2020년)에서 모두 참패해 위상이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든 통합당에 뭐 그리 대단한 걸 바랄까!'그저 말인따나….'

2020-06-18 15:02:00

[야고부] 매란없는 말본새

[야고부] 매란없는 말본새

요즘에는 거의 쓰이지 않지만 가끔 연세 지긋한 이들에게서 듣게 되는 말 중 하나가 '매란없다'는 표현이다. '볼품없다' '형편없다' '모양새가 엉망이다'라는 의미인데 경북 북부 지방이나 제천·단양 등 충북 지방, 강원도에서 종종 접할 수 있는 사투리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나오지 않고 방언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말이다.대구 등 경북 남부 토박이들은 '매란없다'는 말이 생소하다. 대화 가운데 이 말이 불쑥 나오면 말뜻을 정확히 이해하는 이가 드물다. 그렇지만 화자의 표정이나 듣는 이가 느끼는 어감상 좋은 느낌이나 긍정적인 상황에서 쓰는 표현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긴장감이 계속 높아지는 가운데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이 줄을 이으면서 국민들의 속이 아주 불편하다. 요 며칠 북측이 담화나 매체를 동원해 우리 정부에 보란 듯 험한 말을 쏟아낸 것도 모자라 엊그제 개성지구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쇼'를 벌이자 국민 감정이 매우 격앙돼 있다. 애초 '북한'이라는 집단에 거는 기대가 크지 않고 데면데면한 태도로 지켜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갑자기 멀쩡한 건물을 무너뜨리는 포악성을 드러내고 우리를 향해 적대적 표현을 쏟아내며 표변하자 실망감을 넘어 분노가 치솟는 형국이다.특히 북측의 말본새는 저급하다 못해 욕을 먹어도 쌀 정도로 천박하다. 2018년 5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우리 일행이 찾았던 평양 옥류관의 주방장이 썼다는 기고는 매란없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에 오수봉이라는 이름으로 실린 이 기고에는 '우리의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라는 대목이 나온다. 동원한 단어 하나하나에서 스스로 구제 불능임을 자인하는 말본새다.북측의 거친 입과 망동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전히 제 버릇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우리 국격과 국민에 대한 무시다. 연락사무소에 들어간 178억원의 예산이야 형편없이 비싼 평양냉면 먹은 값이라고 치더라도 5천만 국민과 대한민국을 모욕하는 언사는 용납할 수 없다. 그들이 또다시 도발을 해올 경우 무자비하게 되돌려주어야 한다. 국민과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2020-06-18 06:30:00

[관풍루] 연락사무소 폭파한 북한, 서해상 훈련 재개 등 추가 도발 강력 시사

○…통합신공항 무산 시 유치 희망하는 도내 지자체 있다고. 출구 없는 군위·의성 갈등으로 4년 공든 탑 무너지는 일 없게 합의 도출하라는 고강도 압박 카드 등장.○…연락사무소 폭파한 북한, 서해상 훈련 재개 등 추가 도발 강력 시사. 작정하고 막 나가는 북한과 문재인 정부의 미지근한 대응으로 국민들 열불 나는 올여름 시즌 확정.○…영국 천체물리학자들 "우리 은하계에 최소 36개 외계 문명 존재하지만 너무 멀어 소통 불가". 없는 셈 치자는 소리로 들리는데 SETI 관계자가 아주 싫어할 소리.

2020-06-18 06:30:00

[데스크칼럼] ‘초록이’ 치매

[데스크칼럼] ‘초록이’ 치매

돌아가신 외할머니는 늘 이렇게 기도하셨다. "주여, 이대로 잠자리에 들어 아침에 눈을 뜨지 않게 하소서." 외할머니는 결국 그 소원을 이루셨다. 저녁 식사를 잘 마치고 잠자리에 드신 후 조용히 소천하셨다. 친할머니는 그러지 못하셨다. 치매에 걸려 몇 년간이나 어머니를 힘들게 하다 떠나셨다. 친할머니도 당신이 건강할 땐 입버릇처럼 되뇌셨다. "자는 결에 살모~시 가야 할 낀데…."요즘 어르신들은 이렇게 소원한다고 한다. "치매에 걸리느니 차라리 암을 주시어 저를 데려가소서." 그동안 가장 무서운 질병 중의 하나는 암이었다. 암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몸을 덮치고 마지막에는 참을 수 없는 고통과 함께 생명을 빼앗아 간다. 그런데 이 암보다 치매가 더 무섭다고 한다.누구에게나 한 번은 마지막이 있지만, 인간으로서 존엄을 잃지 않고 그 순간을 맞을 수 있다면 그 또한 복이 아닐 수 없다. 오복의 마지막 고종명(考終命)이 그것이다. 요즘 말로는 '구구팔팔이삼사'라 할까.사람들이 치매를 두려워하는 것도 '곱고 깨끗하게 죽고 싶은' 소망 때문이리라. 주위에서 치매 환자를 겪었거나 목격한 사람이라면 "정말 이것만은…"이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치매에 걸리면 나 자신을 잃어버릴 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도 기억에서 사라진다. 수년간 이어지는 간병에 가족들도 지쳐 버린다. 승자와 패자가 이미 정해져 있는 싸움인데 언제 끝날지는 모른다. 그런 죽음이 어르신들은 가장 싫고 무섭다고 한다.노년 세대에 치매 예방이 화두가 된 지 오래다. 노인복지관이나 도서관에서 치매 강좌가 열리면 만원을 이룬다고 한다. 유료 강좌도 여기저기 풍년이다. 관련 기관이나 단체도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그런 곳에 어르신들이 모인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체조를 하고 운동을 한다.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치매는 예방이 현재로서는 최선이기 때문이다.우리 정부는 2017년부터 치매국가책임제를 도입했다. 전국 지자체마다 치매안심센터를 개설해 조기 진단과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60세 이상이 되면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 검진을 받을 수 있다.문제는 치매가 반드시 노인들에게만 오는 건 아니라는 거다.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초로기 치매 환자도 약 7만 명으로 전체의 10%나 된다고 한다. 40, 50대 젊은 나이에도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초로기 치매는 환자 비중이 10%지만 사회적 손실이나 부담은 노년 치매에 못지않다. 사회적 활동이 가장 왕성할 시기에 덮치는 재앙이기 때문이다. 자녀들은 아직 어리고, 열심히 일할 나이의 배우자는 환자 간병을 하기 위해 삶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간병 대책이나 사회적 안전망 자체가 노년층에 비해서는 부족하다.이 연령층은 예방을 위한 활동에서도 살짝 비껴나 있다. 우리나라도 치매 예방 활동의 타깃 연령대를 낮춰야 한다. 무료 검진 연령을 50세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해 봤으면 한다. 이들에 대한 홍보도 강화하고 관련 지원도 늘려야 한다.치매 공부를 하고 있는 한 지인은 이 초로기 치매를 '초록이 치매'라고 스스로 작명했다고 한다. 한창 푸르름을 자랑해야 할 '초록'의 계절에 찾아온 치매라는 뜻이란다. 40, 50대 젊은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을 보면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

2020-06-17 18:09:40

[시각과 전망] 북한에 쩔쩔매는 한심한 정부 여당

[시각과 전망] 북한에 쩔쩔매는 한심한 정부 여당

기자 생활 10년 차 때였던 2000년 이맘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 통치권자로는 처음으로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6월 13일. 평양 순안공항에 내릴 때까지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접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였지만 공항에 첫발을 딛고서 감개가 무량하다는 듯 하늘을 올려다보는 김 대통령의 모습.이어서 깜짝 등장한 김 위원장과의 감격적인 포옹. 이틀 뒤 한반도 평화를 보장할 것처럼 보인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 편집국에서 TV를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내심 이날을 국가 기념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순진하게도 통일이 바로 다가오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이로부터 7년 뒤 노무현 대통령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걸어서 넘어 방북(2007년 10월 2일)할 때나,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2018년 4월 27일, 5월 26일)과 평양(2018년 9월 17~19일)에서 연쇄 정상회담을 할 때는 20년 전만큼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6‧15 선언 이후 북한의 행태들이 고맙게도 북한의 정체를 알게 해준 계기가 됐다.6‧15 선언 20주년을 전후해 북한의 대남 공세가 거세다. 김여정과 당 간부들이 잇따라 대북 전단 문제를 갖고 나서더니 이제는 옥류관 주방장까지 등장했다. 주방장이야 어차피 북한 권부가 시켜서 나선 인물이겠지만 듣는 우리 국민 입장에선 너무 기분 나쁘다. 60%에 육박하는 국민이 지지하는 대통령에게 '처먹는다'는 표현을 쓰다니.우리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적극 막겠다며 행동에 나선 것을 모르지 않는 저들이 이렇게 나선 이유는 자명하다. 미국에서 냉대받고 온갖 화풀이는 우리에게 해대는 것.여기에 대한 우리 정부와 집권 여당의 대응은 오히려 대다수 국민들의 화를 돋우고 있다. 의석 177석의 집권 여당 원내대표는 종전 촉구 결의안을 앞장서서 내겠다고 한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도 조속히 가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단다.이를 깔아뭉개기라도 하듯 북한은 어제(16일) "남북 합의로 군부대를 철수시켰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에 다시 요새를 짓겠다"고 발표하더니 급기야 이날 오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전격 폭파해 버렸다. 중단했던 대남 삐라도 정권 차원에서 적극 개입하겠다며 재개를 공언했다.주권국가로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향해 쌍욕을 해대는데도 청와대 참모들, 정부 각료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아니 오히려 달래기에 급급하다. 심지어 북한의 저따위 막말과 행동에 쫄아서 혈맹인 미국에 화풀이를 하려는 여당 지도부도 있다. 북한의 급변이 미국의 대북 제재 유지로 인한 것이니 미국이 책임지라는 것이다.일본이 이랬으면 벌써 범국가적 궐기대회가 벌어졌을 것이다. 경제가 엉망이 되건 말건 일본과 사생결단이 일어났을 터이다.국민들은 자존심을 먹고 산다. 오죽하면 미래통합당 의원이 나서서 북한에 대해 "대한민국 대통령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므로 세계적 세습 독재자들의 후예들이 폄훼할 자리가 아니다"라고 일갈했겠는가.한반도 평화는 절대 선(善)이다. 남북 합의는 준수되고 이행해야 하지만 국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면서 일방적으로 양보만 하면 곤란하다.가진 것 없으니 잃을 것도 없고, 오로지 깡다구만 있는 상대에게 만만하게 보이면 그날부터 괴롭힘은 배가 된다. 매번 호주머니 털리고 비위 맞추기 급급하다가 결국은 골병들고 조롱거리가 된다는 것은 익히 습득한 바가 아니던가.

2020-06-17 06:30:00

[관풍루] 김여정, “남북연락사무소 형체도 없이 무너질 것” 경고 사흘만에 북, 남북연락사무소 속전속결 폭파

○…김여정, "남북연락사무소 형체도 없이 무너질 것" 경고 사흘 만에 북, 남북연락사무소 속전속결 폭파. 언제라도 다시 지어 달라면 지어 줄 남조선 '소대가리'들 많은데 뭘 망설여.○…여당, 대남 협박 일삼는 북한에는 '함께 돌파구 찾자' 구애하고, 잘해 보자는 야당엔 매몰찬 '상임위원장 싹쓸이'. 이러니 북한은 상전이요, 야당은 하인이란 말 나오는 것.○…감사원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한 근거가 된 '경제성 없다'는 판단에 대한 감사 나서자 산자부와 한수원, 서로 상대 탓 책임 미루기. 그래도 청와대 탓은 않네.

2020-06-17 06:30:00

[야고부] 헌법 무시 전통

[야고부] 헌법 무시 전통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두 번이나 헌법을 무시했다. 먼저 17대 총선을 앞둔 2004년 3월 3일 "국민이 압도적으로 열린우리당을 지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가 중앙선관위의 '공직선거법 위반' 결정을 받았고 이어 국회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탄핵됐다.이후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기각으로 기사회생했으나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다. 2007년 6월 2일 '참여정부평가포럼'에서 "그놈의 헌법" 운운하며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비난했다. 이에 중앙선관위는 다시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 결정을 내렸다. 노 전 대통령은 이에 불복해 개인 자격으로 헌법소원을 내는 트릭까지 부렸으나 기각됐다.문재인 대통령도 다르지 않다. 새정치연합 대표로 있던 2015년 2월 13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을 여론조사로 하자고 했다. 여론의 반응은 '황당하네'였다.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헌법에 나와 있는데도 천연덕스럽게 여론조사로 뽑자고 했으니 당연했다.그 배경은 여론의 흐름이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지명한 직후 총리로서의 적합 의견은 39%, 부적합은 20%였으나 이후 여러 문제가 드러나면서 부적합 의견이 41%로 2주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 헌법을 대놓고 뭉갠 것이다.이런 헌법 무시 버릇은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올라간다. 2000년 6월 15일 북한 김정일과의 '남북공동선언'은 명백한 위헌이다. 그 2항은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 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 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라고 돼 있다.그러나 헌법 제4조는 통일 정책의 전제를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로 규정하고 있다. 즉 통일은 '자유민주주의 통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동선언' 2항은 이와 배치된다.여당이 이런 전통을 이어 가려 한다. 2008년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선언'은 국가 간의 조약이 아니어서 처음부터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 될 수 없는데도 말이다. 북한은 헌법상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 헌법은 진보 좌파들에 의해 수시로 뭉개지고 있다.

2020-06-16 20:12:19

[취재현장] 온실 속에 갇힌 대구시

[취재현장] 온실 속에 갇힌 대구시

8년을 이어온 대구치맥페스티벌의 올해 개최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지난달 초에 관련 기사를 준비하면서 대구시 직원들과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눴다.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인 만큼 다들 아쉬워하는 분위기였다.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이 이 축제로 새롭게 도약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앞섰다. 이런 차원에서 대구시가 개최 여부를 고심하고 있고, 방역 상황에 따라 달라질 거란 기사를 보도했다.기사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온통 비판 일색이었다. 시민들은 방역 상황에 따라 개최 여부를 결정할 거란 대구시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한다면 지금 당장 전면 취소해야 한다는 말을 시민들은 기대했다. 대구시와 일반 시민들과의 온도 차를 새삼 느꼈던 계기가 됐다.대구시 긴급생계자금을 둘러싼 공무원들의 '부정 수급' 논란은 그 온도 차를 한 번 더 실감하게 했다.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대구시가 처음 내놓은 반응은 부정 수급자가 나올 수 있다고 사전에 공지했다는 자기방어와 앞으로 철저히 환수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시민들은 관련자 징계를 원하는데 대구시는 내부 논리를 다지는 데 급급했다.물론 타 시도와 비교해 보면 부정 수급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정이 많이 있었지만, 대구시가 나서서 논란을 초래한 공무원들을 조사해 보고 사안에 따라 징계를 고려한다고 밝혔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대구시가 이달 처음 선보인 지역사랑상품권(대구행복페이)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그동안 대구시는 역외 수입이 많은 대구는 지역사랑상품권과 맞지 않는다며 출시를 미뤄 왔다. 하지만 막상 출시하자 일주일 만에 발행 금액이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반응은 상당했다. 자기방어와 내부 논리에 갇혀 버린 대구시에 변화와 혁신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운 면이 돼 버렸다.대구시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권영진 대구시장에 대한 지지율로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 3월 권 시장의 지지도는 전달보다 4.9%포인트(p) 오른 58.2%로 17개 시도지사 가운데 5위였다. 하지만 4~5월 동안 18.8%p가 빠지면서 39.4%로 주저앉았다. 당시 긴급생계자금 지급 시기와 방법을 두고 곤욕을 치른 권 시장은 시의회에서 쓰러진 뒤 한동안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전국 시도지사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게 됐다.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전국 시도지사 지지도 조사에서 전달보다 2.7%p 오른 70.3%를 기록하면서 또다시 자신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도지사의 지지도는 모든 경기도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3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재난기본소득에 반대하는 시군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화끈한 발언으로도 주목받았다.관료 출신이 아닌 권 시장도 한때는 기존 논리에서 벗어난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신천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셀 때면 직접 현장 조사에 나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과감함이 과거 그 언젠가 대구시에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최근에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없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권 시장은 최근 모든 시민에게 골고루 나눠 주는 방식의 2차 긴급생계자금 지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긴급생계자금과 관련해 공무원 부정 수급 등 각종 논란이 끊이질 않자 시 간부들과는 전혀 교감이 없는 상태에서 지원 계획부터 밝혔다고 한다. 무리수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의 과감한 발언에 이은 향후 행보를 기대해 본다.

2020-06-16 16:28:18

[야고부] 구글신(神)과 세금

[야고부] 구글신(神)과 세금

현대인들은 늘 스마트 기기와 대화한다. 친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은밀한 속내마저도 스마트폰 또는 PC 검색창에 입력한다. 이 '디지털 친구'는 입이 무거울 것 같지만 그건 착각이다. 디지털 기기에 입력된 정보는 서비스 제공 사업체 서버에 남김없이 저장된다. 사람들이 열심히 데이터를 갖다 바치다 보니 포털 서비스는 이제 세상사를 다 아는 경지에 이른 듯하다. 오죽했으면 '구글은 모든 것을 안다'는 의미로 '구글신(神)'이라는 말마저 생겼을까.검색 서비스사들은 당신보다 당신을 더 잘 알 수도 있다. 믿기지 않는다면 자신의 구글 계정에 들어가 확인해보라. 놀랍게도 구글은 당신의 연령대와 성별, 관심사, 취미, 소득 수준, 기혼 여부 등 민감한 내용까지 알고 있다. 그런데 당신은 구글에 이런 정보를 제공한 기억이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정보들은 구글의 인공지능이 당신의 신상을 추정한 결과물이다. 당신이 평소 했던 검색, 광고 클릭, 유튜브 시청, 구매 기록, 매장 방문, 위치 이동 등 행위를 구글이 맞춤 광고 서비스를 하기 위해 분석해 놓은 것이다.구글은 유저들이 쌓은 데이터를 토대로 광고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수익을 챙긴다. 야후,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톡 등 대부분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의 수익 모델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세계 굴지의 ICT 기업들이 내는 세금은 쥐 눈곱 수준이다. 세계를 상대로 돈을 벌면서 본사가 위치한 나라에 세금을 내는 방법으로 조세를 회피한다. 8조3천억원 규모인 국내 앱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은 지난해에 각각 5조9천억원, 2조3천억원을 벌었지만 서버가 국내에 없다는 이유로 앱 매출 관련 세금을 내지 않았다.이런 조세 불공평을 해소해야 한다며 세계 각국에서 디지털세(稅) 도입 목소리가 높다.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과 같이 국경을 초월해 사업하는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기업에 합당한 세금을 물리자는 요구다. 코로나19사태 여파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복지 재원 확보 차원에서도 디지털세는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대세다. ICT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원천 중 거의 대부분은 유저들이 제공한 데이터들이다. 대동강 물 파는 격일진대 소득이 있는 곳이라면 세금을 매기는 것이 옳다.

2020-06-16 06:30:00

[관풍루] 북 옥류관 주방장, 문재인 대통령 겨냥해 “평양에 와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요사 떨더니” 막말에도 청와대는 유구무언

○…북 옥류관 주방장, 문재인 대통령 겨냥해 "평양에 와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요사 떨더니" 막말에도 청와대는 유구무언. 꿀(국수) 먹은 벙어리라 냉가슴만 앓고 있나(?).○…대구경북 재선 이상 국회의원들 재산, 지난 4년간 평균 8억6천만원씩 증가. 재선하고 나면 임기 중 자기 돈 한 푼도 안 쓰고, 재산 증식까지 할 수 있으니 과연 신의 직장.○…경북 지역 신용카드 소비액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기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 회복. 세금 풀어 회복한 민생경제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인지 두 달 지나면 들통날 일.

2020-06-16 06:30:00

[세풍] 또 6월을 맞고 보내며

[세풍] 또 6월을 맞고 보내며

한국 고전소설 '춘향전'에는 기생 춘향을 괴롭히며 술판을 벌이는 수령 변 사또를 준엄히 꾸짖는 암행어사 이 도령의 '어사시'가 나온다. 널리 알려진 '금잔의 좋은 술은 온 백성의 피요'로 시작해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높구나'로 끝을 맺는 네 구절에 각 일곱 글자로 된 7언(言) 한시이다.조선 옛 소설 속에 나온 뒤 상대의 아픈 곳을 비판하고 나무랄 때 자주 인용된다. 문재인 정권을 겨냥해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 김성원 원내대변인도 '적폐 인사 임명하고 버티는 것은 문 정권의 오만이요'로 바꿔 '서해는 천대하면서 북한에 아첨하니 근심 소리 높구나'로 끝낸 개사도 그 사례다.이 흘러간 시가 한국전쟁이 한창인 1951년 7월 5일 대구의 한 초교 강당의 군사 법정에서도 울려 퍼졌다. 북한의 남침에 맞서 아수라장이 된 싸움터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것만으로도 힘겹게 여길 때, 낯선 군사재판의 임시 법정에서 웬 술타령을 엄히 꾸짖는 검찰관(김태청)의 논고문까지 등장했을까.'금잔에 담긴 좋은 술은 방위군 장정들의 피요(金樽美酒民兵血)/ 옥으로 만든 상 위에 차려진 음식과 안주는 장정들에게서 짜낸 기름이라(玉盤佳肴壯丁膏)/ 물 쓰듯 항목 바꾼 예산 탕진에 장정들의 눈물이 흐르는구나(項目流時兵淚流)/ 웃음소리 높은 뒤꼍에는 울음소리 높은 줄 알아라(笑聲高處哭聲高).'논고를 들은 죄인은 우리 국방사에 길이(?) 남을 부정부패 사례인 이른바 '국민방위군사건' 관련자 16명. 이들은 후방 군병력 확보를 위해 1950년 12월부터 모은 수십만 젊은이에게 줄 돈과 쌀, 옷 등을 빼돌려 5만 명을 굶겨 병들고 얼어 죽게 만들고 술판 등에 50억원 넘는 돈을 흥청망청 쓴 혐의다.어찌 그들만의 잘못이랴. 그들이 전쟁의 한가운데 겁 없이, 매일 죽어가는 젊은 예비 군인들의 뻔한 사정을 알면서도 빼돌려 헛되이 쓴 일이 저들만의 소행일까. 오죽했으면 어느 누가 '옛일을 말해버릴까'라고 했다가 '덮고 가자'며 달래는 상사의 호소(?)에 억울한 마음을 가누지 못했다고 하지 않는가.공범이 누구였든, 또 다른 윗선이 누구였든, 이들 가운데 5명은 사형선고를 받은 뒤 그해 8월 13일 대구 달성군 화원면 앞산 자락, 오늘날 달서구 송현동의 한 골짜기에서 총살로 한 삶을 마쳐야만 했다. 매일신문은 당시 8월 14일 자에서 '세인(世人)의 이목(耳目)을 끌던 국민방위군 의옥사건'의 끝을 전하며 '영화(榮華)의 주인공들 이슬로 사라지다'라는 제목을 달았다.한국전쟁 기간(1950. 6. 25~1953. 7. 27) 가운데 34일(1950. 7. 16~8. 18), 잠깐 한국 수도였던 대구는 이런 슬픈 한국전쟁사 일부를 품고, 낙동강 방어선의 최후 보루였기에 군대와 전쟁에 남다를 수 있다. 잇따른 군의 부정부패나, 최근 불거진 지휘자의 갑질과 같은 꼴불견의 여러 일탈은 더욱 그렇다.최근 청와대에 한 기업인 아들이 군 복무 중 멋대로 휴가를 가고 홀로 생활관을 쓰거나, 부사관을 심부름꾼처럼 부린 일 등 '황제 군 복무'의 일탈을 고발한 글이 올랐다. 공군은 15일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고, 원인철 공군 참모총장은 "대국민 신뢰가 이렇게 무너진 적은 거의 없었을 정도"라고 고백했다.군기 문란의 극치로 국민 심기가 불편하고 어수선한데, 북한은 군사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위협으로 연일 험한 말을 내뱉지만 문 정부는 말이 없다. 여기에 범여권 국회의원 173명은 북핵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종전선언' 몰이에 나설 모양이다. 뭔가 불안이 나라를 휘감는다.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자녀를 군에 보낸 힘없는 부모들 속앓이가 산하를 울리는 요즘이다.

2020-06-15 20:03:48

[기자노트] 대구 문화기관장 선임, '그들만의 진흙탕 리그'가 되지 않으려면

[기자노트] 대구 문화기관장 선임, '그들만의 진흙탕 리그'가 되지 않으려면

대구 5대 문화기관 중 2곳(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콘서트하우스)이 올해 수장을 새로 선임했고, 1곳(대구문화재단)이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대구 문화기관장 자리를 두고 회전문 인사, 돌려막기 인사를 한다는 말은 수없이 나온 얘기다. 대구 문화예술계의 한정적인 인력풀을 생각하면, 백번 양보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치자. '했던 사람이 또 한다'는 결과를 넘어 선임 과정을 들여다보면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문화기관장을 뽑을 때마다 공모 절차를 둘러싼 잡음은 재방송처럼 반복된다. 시 산하 문화기관장을 뽑을 때 1차 공모에서 '적임자 없음' 결론이 났음에도 1차 공모에서 탈락했던 지원자 중 몇몇이 재공모에 다시 지원했고, 그 중 한 사람이 최종 낙점됐다. 이를 두고 재공모에서 심사위원이 바뀌면서 결과가 뒤집힌 것이라며 심사의 공정성과 적격성을 문제 삼은 진정서가 최근 대구시에 제출됐다.현재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인 대구문화재단의 경우 '내정설'과 함께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 명단이 사전에 노출됐다는 말들이 파다했다. 지원자들이 만약 추천위원 명단을 알고 있다면, 추천위원에게 얼굴 도장 한 번 제대로 찍어야 겠다는 유혹이 일지 않을까? 심지어 추천위원 중 몇 명이 어느 지원자와 가까운 사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이게 사실이라면 추천위원이 지원자를 어떻게 평가할 지 오롯이 그의 양심에 맡기면 되는 일인가?두 사례는 자리를 둘러싼 과열경쟁과 제도의 허점이 더해져 빚어낸 촌극이다. 문화계 인사들은 한 자리 차지하기 위해 온갖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이 과정에서 공정 선발을 위해 만들어놓은 절차는 요식행위로 전락해버렸다. 그런데도 시민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다. 한마디로 그들만의 진흙탕 리그다.이에 대해 대구시와 관계기관은 "공모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다"고 말한다. 절차상의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공정한 선발이 보장되지 못한다면 아무리 절차를 철저히 지킨들 무슨 소용일까.잡음이 끊이지 않다보니 대구문화재단 대표 자리에 관한 한 전문경영인 혹은 행정전문가가 맡아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이제라도 문화기관장 선임 과정에 있어 공정성을 해칠 만한 요소를 디테일하게 점검해 제도적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 수많은 문화기관을 설립할 당시 그렸던 청사진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고 현 시점에서 어떤 리더가 필요한지 고민해 적임자를 뽑아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지원자들은 자리 욕심보다는 해당 기관을 잘 이끌기 위한 원대한 포부와 구체적인 실현 계획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은 감시의 눈을 거두어선 안 된다.문화기관장 선임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버린다면 결국 그 피해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문화예술 창달의 꿈을 싹 틔우고 있는 지역 예술인과 문화예술을 향유할 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2020-06-15 15:25:36

[야고부] 옥류관 냉면

[야고부] 옥류관 냉면

"평양에 와서 우리의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쳐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도 없는 주제에 오늘은 또 우리의 심장에 대못을 박았으니 이를 어찌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북한 대남 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이 내보낸 북한 평양 옥류관 주방장의 발언이다. 주방장은 또 "이제 당장이라도 달려나가 그 더러운 똥개 무리들(탈북민 단체)과 그것들의 망나니짓을 묵인하며 한 짝이 되어 돌아친 자들을 몽땅 잡아다가 우리 주방의 구이로에 쳐넣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옥류관은 2018년 9월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오찬을 했던 곳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평양냉면을 먹은 후 '맛의 극대치'라고 칭찬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북한을 방문한 대한민국 대통령 모두가 옥류관에서 점심을 먹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곳에서 오찬을 했다.문 대통령을 적시하지 않았지만 수위를 한참이나 넘은 옥류관 주방장 발언에 우리 국민은 모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을 직격한 듯한 원색적 비난에 국민 자존심은 크게 금이 갔다.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수행해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던 재계 총수들에게 당시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며 면박을 준 것보다 훨씬 모욕감을 안겨준 조롱이다. 옥류관 주방장한테마저 찍소리 못하는 청와대, 정부, 여당, 친문 진영 탓에 국민은 더욱 자존심이 상한다.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핵무기 완성을 위한 북한의 시간 벌기용 위장 평화 공세에 동원된 옥류관 냉면도 공짜가 아니었다. 북한은 옥류관 주방장을 앞세워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에 대놓고 옥류관에서 먹은 냉면값 청구서를 들이민 것이다.오늘로 6·15 남북 정상회담을 한 지 20년이 됐고,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이 만난 지 2년이 넘었다. 남북 정상은 세 차례나 회담을 했다. 그러나 북한 비핵화는 물 건너갔고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으로부터 '선임자들보다 더하다'는 혹평까지 받았다. 문 정권이 최대 치적으로 자랑하던 '한반도 평화'가 통째 무너져 내리고 있다.

2020-06-15 06:30:00

[관풍루] 법사위원장 자리 놓고 여야 계속된 대립에 국회 원구성 15일로 결국 연기

○…법사위원장 자리 놓고 여야 계속된 대립에 국회 원 구성 15일로 결국 연기. 끝까지 서로 양보하기 싫다면 위원장 자리 비워두거나 두 명 뽑아 교대로 돌리는 방법은 없나?○…보건복지부, 수도권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세 이어지자 방역 강화 무기한 연장 선언. 첫 고비 넘기고 방심하다 맞은 두 번째 위기, 더 독한 각오로 맞서는 게 해법.○…북한 외무상, 싱가포르 정상회담 2주년 담화에서 "대가 없이 트럼프에게 치적 선전 보따리 안 주겠다" 엄포. 국제적 조명에다 싱가포르 구경 실컷 하고는 이제 와서 딴소리.

2020-06-15 06:30:00

[매일칼럼] 마스크는 공공재여야 한다

[매일칼럼] 마스크는 공공재여야 한다

공공재(公共財)는 정부 재정으로 공급된 재화나 서비스로 개인 모두가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다. 교육·국방·치안·도로 등이 대표적인 공공재다. 이런 것들이 공공재가 된 핵심 이유는 외부효과(外部效果)가 크기 때문이다. 외부효과(긍정적 외부효과)는 한 사람의 행위가 제3자의 경제적 후생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이뤄지지 않는 현상이다. 코로나 팬데믹(pandemic) 시대에 마스크는 공기만큼 소중하다. 정부는 마스크 착용을 감염 예방의 제1 수칙으로 강조한다. 마스크의 검열을 거치지 않은 호흡은 불온한 셈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시내버스나 지하철을 탈 수도 없다. 마스크는 자신은 물론 이웃을 보호한다. 개인이 낀 마스크가 국가 전체에 엄청난 외부효과를 낳고 있다.그래서 마스크는 공공재가 돼야 한다. 물론 마스크가 공공재의 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란 위중한 현실, 방역 기여도, 개인의 과도한 부담, 마스크 착용률 제고 등을 고려하면, '마스크 공공재 정책'은 긴요하다.정부는 최근 공적 마스크 제도 개선 조치를 발표했다. 6월 1일부터 요일별 구매 5부제를 폐지했다. 원하는 날에 직접·대리 구매를 가능케 한 것이다. 주당 구매 수량은 1인당 3개를 유지하면서 18세 이하는 5개로 확대했다. 또 더위에 대비해 수술용(덴탈) 마스크 생산량을 2배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다. 마스크 수급 상황이 개선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하지만 정책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공급이 원활한데도 공적 마스크 가격은 그대로다. 시중 마스크 가격도 아직 비싸다. 찜통더위에 마스크 쓰기는 고역이다. 덴탈 마스크를 비롯한 '여름용 마스크'는 보기 드물다. 정부는 여름에 대비해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인증 항목으로 추가했다. 이 마스크는 일반 KF 마스크보다 얇고 통풍이 잘된다. 그러나 비말 차단용 마스크 구입은 쉽지 않다. 최근 한 업체가 이 마스크를 처음으로 온라인 판매 했는데, 아수라장이 됐다. 공급 물량은 20만 장. 780만 명이 이를 사려고 몰려드는 바람에 서버가 다운됐다. 이 마스크는 현재 온라인 사이트에서 웃돈 거래되고 있다. 2차 마스크 대란이 우려된다. 마스크 정책은 여름날 마스크 쓰기만큼 답답하다.코로나 사태는 언제 종식될까. 마스크에서 해방되는 날이 오기는 할까. 예방백신이 개발된다고 해도, 그때는 또 다른 바이러스가 나타날 것이다. 황사와 미세먼지도 우리의 숨통을 죄고 있다.'마스크 기근'은 사회적 재난이다. 마스크 한 장 값은 부자에겐 '껌값'이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에겐 생존을 위협하는 금액이다. 가난한 이들의 주거·노동 환경은 마스크를 많이 쓸 수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폐지를 주워 하루 몇천원을 버는 노인이 1천500원짜리 마스크에 쉽게 손을 내밀 수 있을까. 4인 가족이 매일 공적 마스크 한 장씩을 사용할 경우 비용은 월 18만원. 이는 4인 가족 최저생계비(월 185만원)의 10%다.재난은 가난에 더 가혹하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존 C. 머터 교수는 저서 '재난불평등'에서 "부자는 재난으로부터 멀리 피할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은 빈곤의 덫에 갇히거나 덫 안쪽으로 더욱 깊숙이 미끄러져 들어간다"고 했다.정부와 국회는 '마스크는 공공재'란 인식을 갖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가 무상제공하거나 국민건강보험 적용 방안(대한약사회가 정부에 건의한 상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상제공은 무상급식과 같은 개념이다. 건강보험 적용의 경우 최소한의 본인부담금만 받고 가입자 1명당 매월 5~10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은 생각의 대전환에서 시작된다.

2020-06-14 15:00:00

[야고부] 격하운동

[야고부] 격하운동

1953년, 스탈린이 죽자 그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시작됐다. 30년 넘게 이어진 폭압 통치와 정상을 벗어난 스탈린의 행적이 낱낱이 고발된 것이다. 이른바 '스탈린 격하운동' '탈스탈린화'로 불리는 이 움직임은 1956년 소련 공산당 제20차 전당대회 당시 니키타 흐루쇼프의 스탈린 비판 연설로 정점에 달했다.이후 소련은 스탈린주의를 기치로한 국가 정책뿐 아니라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묵은 때를 벗기 시작했다. 방부처리돼 레닌묘에 나란히 안치된 스탈린의 시신은 1961년 크렘린궁 뜰로 옮겨졌고 그의 조각상과 기념물도 모두 철거됐는데 소련권 공산국가 전체에 적용된 의무 사항이었다.소련과 동유럽, 중앙아시아 여러 공산국가가 채택한 '스탈린' 관련 지명이 거의 사라진 것도 탈스탈린화의 단면이다. 대표적으로 러시아의 스탈린그라드는 볼고그라드, 우크라이나의 스탈리노는 도네츠크로 바뀌었다. 타지키스탄의 수도 스탈리나바드는 32년 만에 옛 이름인 두샨베로 되돌아갔다.얼마 전 미국 미네소타주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인종주의자에 대한 격하운동으로 확대되고 있다. 흑인 차별의 불씨를 지핀 미국과 유럽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격하운동이 함께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노예제를 찬성한 미국 남부연합의 로버트 리 장군을 위시해 아메리카 대륙 발견자이자 약탈자로 평가되는 콜럼버스의 동상이 분노한 시위대의 밧줄에 걸려 넘어졌다. 또 '콩고의 학살자'로 불리는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 영국령 남아프리카 제국의 창설자인 정치가 세실 로즈 총독, 처칠 영국 총리의 동상도 표적이다. 인종차별 영화로 지목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격하운동에서 예외가 아니다.이런 격하운동은 과거 인물들이 남긴 역사적 유산을 사실에 기반해 재평가함으로써 그 책임을 되묻는다는 점에서 지체된 정의에 대한 반성의 의미가 강하다. 청산하지 않은 과거사는 늘 대립과 갈등의 불씨가 된다. 재평가를 통한 엄격한 해석과 사회적 합의가 급한 이유다.

2020-06-12 18: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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