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매일칼럼] 미스터트롯과 TK 정치

[매일칼럼] 미스터트롯과 TK 정치

평소 관심을 두지 않던 한 종편 채널을 요즘엔 종종 찾는다. '내일은 미스터트롯' 때문이다. 우승자를 가린 뒤 결승 진출자들로 꾸린 후속 프로그램도 인기다. 코로나로 찌든 일상을 잠시나마 씻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트로트 열풍은 미스트롯에서 시동을 걸어 미스터트롯을 통해 쾌속 운항을 이어가고 있다. 특정 연령층에 머물던 장르가 세대를 아우르며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비결이 뭘까.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유독 여기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삼성SDI는 최근 미스터트롯의 성공 비결을 5가지로 꼽고 벤치마킹에 나섰다. ▷숨은 인재의 재발견 ▷관성에서 벗어난 변화 추구 ▷창조적 복제 ▷기본과 본질 ▷실패의 경험과 실패 후의 기회를 잡기 위한 노력 등이다. 모두 그럴듯하다.하지만 미스터트롯이 필자를 끌어당긴 것은 무엇보다 '흥미와 감동'이다.흥미는 경연의 다양성과 공정성에서 비롯됐다. 출연자들은 지역, 연령, 분야 모든 면에서 다채로웠다. 출신 지역, 나이, 전공이나 직업이 경연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련한 꺾기 기술, 춤과 끼, 구수하거나 청아한 목소리, 성악이나 판소리 자질 등 저마다 뚜렷한 개성으로 재미를 더했다. 이들이 팀을 꾸려 만들어낸 퍼포먼스나 일대일 미션 등도 눈길을 모았다. 출연자도, 경연 방식도 다양했다. 이로써 우승자 임영웅과 대구경북 출신 이찬원, 영탁뿐 아니라 김희재, 정동원, 김호중 등 대다수가 짧은 시간에 상당한 팬덤층을 형성했다.공정한 평가 방식도 흥미 유발에 한몫했다.몇몇 전문가(?)의 독단적인 평가나, 관객의 인기투표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았다. 기성 가수, 관객, 시청자 의견을 적절하게 반영함으로써 경연의 한계와 허점을 보완했다. 공정한 과정은 누구나 수긍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이를 통해 숨은 인재가 발탁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다른 오디션에서의 실패, 무명의 설움을 딛고 선 패자의 부활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미스터트롯의 경연과 달리 지난달 막을 내린 대구경북(TK) 21대 총선은 흥미도 감동도 없는 경연이었다. 미래통합당은 막장 공천으로, 상당수 지역민들은 '묻지마 투표'로 외딴섬을 자초했다.TK 총선은 다양성도, 공정성도 담보하지 못했다. 흥미와 감동은커녕 명분과 실리도 챙기지 못했다.통합당의 공천 과정은 불공정의 정점을 찍었다.황교안 전 대표와 공천관리위원회는 TK에서 내 사람 심기, 내리꽂기, 돌려막기, 유력 인사 경선 배제 등 온갖 불공정을 자행했다.전국적으로는 탈북민 2명을 각각 통합당 지역구,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내세워 의구심을 자아냈다. 이들은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으로 북한 김정은의 건재함이 드러나기 하루 전까지 "스스로 못 일어나"거나 "99% 사망"이라는 웃지 못 할 허언을 고집하면서 유포시켰다.공정하지 못한 공천 과정이 유권자들의 흥미를 끌 리 없다. 더욱이 그런 과정을 통해 숨은 인재나 신선한 인물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감 홍시가 입안으로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과 매한가지일 뿐이다.상당수 유권자들이 이처럼 흥미를 잃은 선거판에서 묻지마 정당투표로 일관하면서 김부겸·홍의락으로 대변되는 지역의 정치적 다양성의 싹도 무참히 짓밟아버렸다.TK 정치 토양에서 선거가 다양성과 공정성을 통해 흥미와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엔 여전히 시기상조인 것 같다.

2020-05-03 19:38:37

[야고부] UFO

[야고부] UFO

1976년 10월 14일 오후 6시쯤 청와대 상공에서는 반원형 대열을 갖춘 채 일정 속도로 남하하는 10여 개의 불빛이 포착됐다. 당시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DJ 이수만은 청취자 제보를 받고 이를 전국에 알렸다. 괴비행체는 북한 전투기 편대로 의심받았다. 수도방위사령부 방공여단 대공포가 괴비행체를 향해 불을 뿜었다. 그러나 집중 포격을 받고도 괴비행체는 격추되지 않았고 회피 움직임조차 없었다. 괴비행체는 1, 2시간가량 서울 상공에 떠있다가 북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유유히 사라졌다.대공포 사격은 엉뚱한 피해를 낳았다. 발사된 포탄이 낙하하면서 시민 1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친 것이다. 다음 날 정부는 노스웨스트 항공의 보잉707 화물 전세기 한 대가 청와대 상공 비행금지구역으로 들어와서 위협 사격을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의 미스터리한 현상을 납득시키기엔 거리가 한참 먼 설명이었다. UFO 목격담 가운데 98~99%는 착각 또는 오해, 조작의 산물이며 과학 지식으로 설명되지 않는 사례는 극소수다. '청와대 상공 UFO 사건'은 그런 점에서 많은 논란을 빚은 사례다.미 해군이 2004년과 2015년에 촬영해 민간에 퍼진 것으로 알려진 UFO 동영상 3개가 조작이 아니라 미 해군의 실제 촬영물이라고 최근 미국 국방부가 공식 인정해 화제다. UFO는 규명되지 않은 비행체를 일컫는 용어일 뿐 외계인 비행체와 동의어가 아니다. 미 국방부도 이 점을 분명히 했다. 미 국방부는 "유포된 영상에 대한 대중의 오해를 풀기 위해 동영상을 공개한다"고 부연 설명을 했다.의문은 꼬리를 문다. 영화 '올드보이'에서는 유지태가 최민식에게 "여기서 중요한 건 왜 15년 동안 가둬둔 것이 아니라 왜 풀어줬냐죠"라고 하는 대사가 나온다. 미 국방부가 뜬금없이 친절을 베푸는 진짜 이유는 뭘까. 혹시 일종의 간보기는 아닐까. 물리학자 칼 세이건은 "이 우주에 우리뿐이라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라고 했다. UFO도 그렇고,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그렇고 인류는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

2020-05-02 06:3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 코로나19 극복 현장 간담회서 “정부는 하나의 일자리도 반드시 지키겠다” 다짐

○…문재인 대통령 코로나19 극복 현장 간담회서 "정부는 하나의 일자리도 반드시 지키겠다" 다짐. 일자리 정부의 목표가 언제 일자리 창출이 아닌 일자리 지키기로 바뀌었나.○…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 출범 두고 갑론을박 통합당, 결국 새 원내지도부 꾸리는 8일 이후로 비대위 출범 여부 미루기로. 구멍 뚫린 배에서 너도나도 사공 노릇 하려다 보니.○…김정은 신변 이상설 속 국회입법조사처, 김여정이 후계자 될 것이란 분석보고서 내놔. 정부는 '특이 동향 없다' 선 긋는데 36살 멀쩡한 지도자 두고 후계자가 웬 말.

2020-05-01 06:30:00

[야고부] 김병기의 가벼운 입

[야고부] 김병기의 가벼운 입

나는 자유를 선택했다'. 미국 워싱턴 주재 소련 물자구매위원회 소속으로 1944년 미국으로 망명한 빅토르 크라프첸코가 1946년 펴낸 자서전 제목이다. "스탈린 체제가 사회주의와 인륜을 배신했다"고 통렬히 고발한 이 책은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같은 해 5월 프랑스에서도 같은 제목으로 출간됐다.우리나라에서도 1948, 1951년 두 번이나 출간됐다. 특히 1948년에 나온 책은 초판 3천 부가 일주일 만에 매진됐으며, 그해에만 3판을 찍을 정도로 독서인(讀書人)들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좌파가 장악하고 있던 프랑스 지식계(知識界)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크라프첸코의 책은 미국 정보부가 조작한 거짓말로 가득한 소련 비방이라는 것이었다.이런 역(逆) 비방은 프랑스 공산당의 잡지 '레 레트르 프랑세즈'가 주도했다. 이에 크라프첸코는 이 잡지를 통해 자신을 비방한 좌파 지식인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렇게 시작된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크라프첸코의 주장에 내포된 의미는 설령 진실이라 해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변했다.이념의 주박(呪縛)이 인간의 정신을 어디까지 타락시킬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었다. 그들은 크라프첸코가 전하는 소련의 진실을 듣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재판부도 크라프첸코가 요구한 손해배상금 5만프랑을 단돈 3프랑(1달러)으로 깎는 모욕적 승소 판결로 사실상 피고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도 좌파 지식인과 한통속이었던 셈이다.국정원 인사처장 출신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북한 김정은 신변 이상설과 관련해 나름의 의견을 밝힌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을 "스파이"라며 "몇 년 전까지 우리의 적을 위해 헌신했던 사실을 잊지 마시고 더욱 겸손하고 언행에 신중하라"고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정은에 대해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말라는 소리다.1940년대 크라프첸코에 대한 프랑스 좌파들의 태도를 빼다박았다. '북한 출신' 태 당선인의 말은 '닥치고' 듣기 싫다는 속내가 그대로 읽힌다. 언행에 신중하지 못하기로는 김 의원이 더 하다. 그는 김정은의 건강 이상 가능성은 0.0001% 이하일 것이라고 했다. 근거는 없다. 태 당선인을 나무라기 전에 자신의 입단속부터 해야 한다.

2020-04-30 21:08:07

[야고부] 군자표변

[야고부] 군자표변

뉴질랜드가 27일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우리는 전쟁에서 승리했다"면서 이동 제한을 완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2월 18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70일 만에 직장과 학교 문이 다시 열렸다. 누적 확진자 1천474명, 사망자 19명의 뉴질랜드가 이처럼 빨리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39세 여성 총리의 부드럽고 합리적인 리더십이 그 배경이라는 평가다.'코로나의 활화산'으로 통하는 유럽에서는 독일이 돋보인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그제 점진적인 봉쇄 해제 방침을 재확인하고 경계심을 늦추지 말 것을 주문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메르켈 총리의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대국민 소통 방식이다. 물리학 박사인 메르켈은 직접 '기초감염재생산지수'(R0)를 언급하며 지금 독일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R0는 감염자 1명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환자의 수다. 이 수치가 1 이하일 경우 감염 건수는 줄어들고 1이면 현상 유지를 의미한다. 메르켈은 "현재 독일의 R0는 1이지만 이것이 1.1만 되어도 독일 의료시설은 10월 중 포화 상태에 이르고 1.2가 되면 7월에, 1.3이 되면 6월에 한계 상황에 이른다"며 국민에게 선택지를 던졌다. 섣부른 봉쇄 해제의 위험성을 환기시킨 것이다. 확진자 약 16만 명, 사망자 6천314명인 독일이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사정이 나은 까닭은 메르켈 총리의 빈틈 없고 남다른 리더십의 결과다.반면 트럼프나 아베 등 소위 '마초' 지도자들은 거의 사면초가다. 트럼프는 '소독제 처방' 발언 등 비과학적이고 감정적 대응으로 행정부와 미국민을 혼란에 빠뜨렸다. 3개월의 시간을 허비한 아베의 리더십은 완전히 파탄났다. 최근 아사히신문 여론조사를 보면 일본 유권자 66%가 아베의 네 번째 총리 연임을 반대할 정도다.요즘 일본 정가에서는 '군자표변'(君子豹變)이라는 말이 화제다. 풀이하면 '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는 말인데 가을에 털갈이하는 표범처럼 군자(아베)가 허물을 벗고 곧 바른길로 나아갈 것이라는 희망을 담은 성어이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사람의 진면목은 위기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평소 파악하기 힘든 각국 지도자의 능력과 철학을 코로나19가 입증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2020-04-30 06:30:00

[관풍루] 미 국방부가 UFO의 존재 공식 인정하자 일본 고노 타로 방위성 장관 “UFO 만나면 자위대로 대응” 공언

○…미 국방부가 UFO의 존재 공식 인정하자 일본 고노 타로 방위성 장관 "UFO 만나면 자위대로 대응" 공언. 마징가Z·건담 출동해도 될까 말까일 텐데, 참으로 한가한 말씀.○…홍준표 "뇌물 브로커 전력 있는 80 넘은 사람에게 매달리는 (통합당) 모습이 부끄럽고 창피하고 안타깝다" 일갈. '뼈 때리는' 입담이 가히 촌철살인급.○…대구 고층 아파트 51층에서 투신한 여중생, 에어매트 덕분에 무사. 귀한 목숨 기적적으로 건졌으니 부디 맺힌 마음 풀고 제2의 삶 소중히 살기를….

2020-04-30 06:30:00

[데스크 칼럼] 천수답(天水畓)으로 부농(富農)의 꿈을?

[데스크 칼럼] 천수답(天水畓)으로 부농(富農)의 꿈을?

두 해 전 만났던 경주 최씨 중앙종친회 최염 명예회장은 "경주 최부잣집 300여 년 부(富)의 원천은 혁명적 농업기술 덕분"이라고 했다.그의 11대 조인 국선 할아버지 때부터 큰 부를 일궜는데 모내기를 통해 쌀농사를 짓는 새로운 영농 기법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냇가에다 나무를 이용해 차단막을 설치한 뒤 물을 확보, 무논에 직파를 하는 방법이 아닌 모내기 기법을 통해 쌀농사를 지었는데 수확량이 직파 때보다 5, 6배나 늘어났다. 물을 다스리는 농업기술혁명이었다.순식간에 국선 할아버지는 부농이 됐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대표적 부자 집안이자 경영학 책에도 등장하는 경주 최부잣집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모든 성취 결과에는 의지, 그리고 능력이 합산돼 있다. 천수답(天水畓)으로는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으니 이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부터 최 부자 마음속에서 활활 타올랐다. 물을 다스려 논으로 공급하는 기술적 능력도 여러 차례 시행착오 끝에 완성됐다. 그 결과, 수백 년 전 최 부자는 황무지를 옥토로 바꿔 알곡을 수확해냈다.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을 보면 천수답이 떠오른다.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 농부처럼 통합당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부가 헛발질하기만 기다렸다. 국가든, 개인이든, 그 역량을 의지와 능력이라는 두 가지 잣대로 판단한다면 통합당은 의지도, 능력도, 모두 천수답 농부 수준이었던 것이다.문재인 정부가 헛발질만 한 번 크게 하면 '게임 끝'이라는 피동적이기 그지 없는 통합당의 의지 수준은 선거전이나 그 후나 달라진 게 없다. 야당의 개헌 저지선을 지켜주며 가까스로 여야 권력 균형을 맞춰낸 것은 대구경북(TK)을 비롯한 영남권의 전폭적 지지 덕분이었지만 선거가 끝나자 낯빛이 달라졌다. "앞으로는 영남을 탈피해 수도권으로 가야 한다"며 지지층에 대한 헌신 의무조차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빈약한 의지력은 지지층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든다.열렬한 지지를 보내준 광주전남과 전북에 대해 큰 고마움을 표시하며 취임 직후 가장 먼저 호남으로 달려갔던 문재인 대통령은 전북을 방문, "여러분 덕분에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는 감사의 말을 용기있게 내놨다. 지지 기반에 대한 감사 언급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표현적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지지 기반에 대한 애착은 지지층 결집을 통해 수도권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여당은 전국 단위 선거 4연승의 금자탑을 이뤄냈다.제1야당의 독자적 그림 그리기 능력을 보여주기보다 문재인 정부의 그림이 틀렸다고 딴지만 걸면 될 것이라는 제1야당의 능력 부재 현상은 또 어떠했나? 문재인 정부는 보수의 전유물이라 불렸던 애국심이라는 가치를 과감히 국정에 반영, 보훈처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하는 등 보훈 강화 정책을 폈다.문 대통령은 미국통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최장수 핵심 참모로 두면서 이달 18일 기준으로 9번의 양자회담, 무려 24번의 정상 통화를 갖는 등 역대 어느 정부보다 미국과의 접촉점을 늘리면서 북한 편만 들고 한미동맹을 무시한다는 통합당의 공세를 돌려세웠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선임을 둘러싸고 통합당이 그나마 남은 살림마저 모두 부수는 소리를 내며 또다시 집안싸움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 한 방에 보낸다"는 호기로움은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고쳐지지 않았다. 의지도, 능력도 없는 천수답 농부가 나무 그늘에 앉아 부농의 꿈을 키우고 있다. 식구들 배곯는 소리가 농부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2020-04-29 15:37:02

[야고부] 대구 두 의료인 후배들

[야고부] 대구 두 의료인 후배들

대구는 약(藥)과의 인연이 깊은 고을이다. 약은 생명을 다루는 옛 사람에게 질병을 다스리고 치료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처방이었다. 400년 역사를 지닌, 동양에 알려진 국제적인 약재 거래시장이었던 대구 약령시(藥令市)가 바로 그 증거이다. 오늘날 의약(醫藥) 가운데 한 축인 약재의 국내외 주요 공급처 역할을 했던 곳이 대구였던 셈이다.이런 대구에 서양 의술은 1899년 선교사가 현재 약전골목 옛 제일교회에 제중원(濟衆院) 간판을 내걸며 시작됐는데, 현 동산병원의 출발이다. 우리 고유의 한의에 양의가 더해지면서 대구에도 동서(東西) 두 축의 의술 진료 모양새를 갖추고 대구의 새로운 의료 역사는 펼쳐졌다.이후 대구에도 의료인이 양성되었지만, 대구 사람으로 서울의 의료인 양성소에 들어가 의료인의 길을 걷는 인물이 배출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서울에 진출한 대구 의료인 가운데 나라를 구하려 했던 의료인도 나타났다. 널리 알려진 제약 담당 이갑성과 잊힌 의사 김문진이다.이들은 1919년 3·1운동 당시 각각 세브란스병원 제약 주임과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 3학년생으로 뛰었다. 1889년 태어나 먼저 서울로 간 이갑성은 세브란스의학교 약학과 졸업 뒤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 3학년을 중퇴, 세브란스병원에서 일하며 고향 후배 김문진(1892~1925)을 대구에 보내는 등 대구 만세운동을 권하며 함께 힘을 보탰다.1981년 삶을 마치고 1962년 독립유공자가 된 이갑성과 달리 김문진은 대구에서 개업 뒤 함경북도 성진 제동의원 내과 근무 중 병으로 대구에서 요양하다 34세로 요절해 잊힌 존재가 됐다. 그러니 조명은커녕 아예 세월 속에 묻혔다. 게다가 올 3월 1일 뒤늦게 독립유공자로 서훈됐지만 또다시 코로나19로 세상과 대구 후배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는 슬픔을 겪어야만 했다.이런 '의의'(義醫)의 선배 후광인지 코로나19 속에 대구 의료인이 보인 희생적 활약은 빛났고 기릴 만하다. 이번 대구 의료인의 돋보인 행적은 저력의 의료 토양과 유구한 대구 의료사에 걸맞은 결과다. 오랜 한방과 낯선 양방의 동행 세월을 보낸 대구의 의료 앞날은 그래서 더욱 기대할 만하지 않겠는가. 코로나에 빛난 대구 의료인의 흔적은 두 선배 의인(義人)에 결코 뒤지지 않으리라.

2020-04-29 06:30:00

[관풍루] 질병관리본부 “코로나19 확진자 중 무증상 비율 매우 높고, 증상 발현 이전에도 감염력 강해 조심해야” 경고

○…질병관리본부 "코로나19 확진자 중 무증상 비율 매우 높고, 증상 발현 이전에도 감염력 강해 조심해야" 경고. 한마디로 '고약한' 신종 바이러스라 얕보다가는 큰코다친다는 소리.○…정세균 총리 "중3·고3 먼저 등교하는 단계적 개학 검토, 시기는 5월 5일까지 발표". 학사일정 급하다고 서두르다 방역에 허점 보이면 공든 탑 무너지니 조심 또 조심.○…3월 건강보험료 체납액 작년 같은 달보다 497억원 증가, 직장 가입자가 전체 70%인 350억원 체납. 코로나19로 실직자가 크게 늘었다는 말인데 앞으로가 더 걱정.

2020-04-29 06:30:00

[시각과 전망] 김정은 신변 이상설과 총선 사전투표 조작설

[시각과 전망] 김정은 신변 이상설과 총선 사전투표 조작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로 나라 안팎이 분분하다. 정치권과 유튜브뿐만 아니라 주류 언론에서도 갖가지 설(說)들이 추측 혹은 전문가 인용 형태로 보도된다.어떤 사람은 김정은이 심혈관 수술을 받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피신 중이라고 한다. 수술 실패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사람도 있고, 사망했다는 사람도 있다.설들이 난무하자 청와대는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김정은 사망설, 위중설'은 숙지기는커녕 더욱 정교한 '언어'와 '이야기'로 번지고 있다.'김정은 신변 이상설'이 번진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북한은 4월 10일로 예정돼 있던 최고인민회의를 12일로 연기했다. 연기한 회의에도 김정은은 참석하지 않았다. 거기에 북한 최고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4월 15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김정은이 집권 이후 처음으로 불참한 것이 '신변 이상설'에 기름을 부었다.각종 설(說)이 광범위하게 퍼지는 것은 그 설(說)을 무력화시킬 '확인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지난 11일 이후 17일이 넘도록 김정은의 행방이 묘연함에도 북한은 물론 우리 정부, 미국, 일본, 중국 등 어느 나라도 '이상설'에 대한 분명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만나기로 한 사람이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을 때, 의문을 갖는 것은 자연스럽다. 북한 김정은이 태양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터무니없는 음모론에 불과하다'고 무시하는 쪽이 오히려 비합리적이다.물론 김정은이 마치 사망한 양 가짜 영상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것은 억측을 넘어 망상이다. 하지만 그의 행방이 오리무중인데도 '특이 동향은 없다'며 일축하는 것 또한 비합리적이다. 김정은의 태양절 행사 불참은 '특이 동향'이 맞다.4·15 총선 사전투표 조작설이 확산되고 있다. 사전투표함 개표 과정에 통계 조작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몇몇 유튜브에서 제기한 의혹은 SNS를 타고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외 대학교수들까지 나서서 '인위적인 작동' 의혹을 제기한다.주요 내용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1천 개 이상의 동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사전투표 득표율이 총선 당일 투표 득표율보다 (거의 일률적으로) 10% 정도 높다. 그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날 확률은 1천 개의 동전을 동시에 던져 모두 앞면이 나오는 경우와 같다'는 것이다.이외에도 다양한 의혹들이 온라인상에 퍼져 있다. '터무니없어 보이는' 내용도 있고, '상당히 설득력 있어 보이는' 내용도 있다.21세기 대한민국 사회에서 선거 개표 부정이나 조작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어쩌면 망상일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완전무결하기에 선거 부정은 있을 수 없고, 개표 시스템의 보안 역시 100% 완벽해 누구도 위해를 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 또한 합리적이지 않다. 어쩌면 몽상일 수도 있다.김정은이 공식 석상에 나타나면 그의 신변 이상설은 일거에 해소된다. 4·15 총선 사전투표 조작 의혹을 털어버리는 방법 역시 간단하다. 의혹이 제기된 수도권 선거구 중 2, 3개 선거구를 샘플로 선정해 사전 투표함을 공개 수(手)재검표 하면 된다.상당수 사람들이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에 대해 제기한 의혹을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해버린다면 그 자리에 불신이 자라게 된다. 이는 우리 사회의 건강에 치명적 위해가 될 수 있다.

2020-04-28 17:57:06

[야고부] 탐관오리와 뒷배

[야고부] 탐관오리와 뒷배

2001년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가 과거 1천 년간 전 세계 가장 부유한 50인을 뽑았는데 의외의 인물이 선정됐다. 중국 청(淸)의 권신인 화신(和珅)이었다. 그는 18세기 전 세계 가장 큰 부자였다. 그의 집에서 압수한 백은(白銀)이 8억 냥에 달했는데 당시 청의 일 년 세수가 7천만~8천만 냥에 불과했다. 국고를 빼돌리고 매관매직을 일삼아 긁어모은 그의 재산이 20년치 국가 세입에 맞먹을 정도였다. 작년 우리나라 세입이 400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그가 축적한 재산이 상상을 초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흥미롭게도 화신은 처음엔 뇌물을 주어도 거절하는 청렴한 관리로 명성이 높았다. 그의 아들과 황제인 건륭제(乾隆帝)의 딸이 결혼하는 등 권세가 하늘을 찌르면서 탐관오리(貪官汚吏)의 길을 본격적으로 걸었다. 뇌물을 받은 것은 물론 드러내 놓고 횡령하거나 대낮에 빼앗기도 했다. 황제에게 진상된 지방 관리들의 상납품까지 가로챘다.탐관오리의 화신(化身)으로 꼽히는 화신이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것은 건륭제라는 '뒷배'를 둔 덕분이었다. 화신 한 사람 때문에 최강 제국인 청이 기울었다. 경국지색(傾國之色)이 아닌 '경국지-탐관오리'였던 셈이다.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해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하며 탐관오리를 거론했다. 검찰은 "유 씨가 직무 관련자들에게 금품을 수수했고 특히 청와대 감찰 이후 재차 고위직인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옮기고도 자중하기는커녕 계속 이전과 같은 행태를 보였다"며 "전형적인 탐관오리의 모습"이라고 했다. 21세기 대한민국 법정에서 탐관오리라는 사서(史書)에 나오는 단어가 등장한 것이 시선을 끈다.유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친노·친문 핵심들과도 인연을 맺었다. 그가 문 대통령을 '재인이 형~'이라고 불렀다는 것은 금융권·관가에 널리 퍼진 소문이다. 유 씨에게 든든한 뒷배가 없었다면 탐관오리 소리를 듣는 신세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권력을 뒷배로 해 잇속을 채우는 탐관오리가 유 씨 한 명뿐일까. 탐관오리 탓에 나라가 기울기까지 했는데 또 다른 탐관오리들이 없는지 문재인 정권은 살펴볼 일이다.

2020-04-28 06:30:00

[관풍루] 일본 언론 “한국이 일본에 방역장비 인도적 지원 검토” 연일 군불 때고 몇몇 한국 신문도 동조

○…일본 언론 "한국이 일본에 방역 장비 인도적 지원 검토" 연일 군불 때고 몇몇 한국 신문도 동조. 신의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혐한 일본' 따위에 성인군자도 바로 고개 돌리는 법.○…'31번' 대구 첫 코로나19 확진자 68일 만에 퇴원, 국내 최장 입원 기록. 두 달 넘게 본인도 힘들었겠지만 시민은 엄청 비싼 학비 내고 물벼락까지 맞은 꼴.○…트럼프, 코로나 브리핑에서 "살균제 주입, 자외선 노출 검토하라" 황당 발언에 여론 싸늘. 불쑥불쑥 '신의 선물' 외쳐대더니 마침내 대선마저 위태롭게 하는 '신의 악수'.

2020-04-28 06:30:00

[세풍] 봄날은 간다

[세풍] 봄날은 간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가수 백설희의 데뷔곡 '봄날은 간다'는 대구에서 탄생했다. 6·25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53년 어느 봄날의 애상이다. 전쟁의 참상 속에서도 너무나 화사하던, 그래서 더욱 슬펐던 봄날의 역설이다.여가수의 낭랑하면서도 체념적인 목소리는 그렇게 전쟁의 상처를 껴안은 사람들의 한스러운 내면을 위로했다. 코로나 전염병 대란 속에 환란과 모멸을 감수하며, 설마했던 상반된 투표 결과에 고개 숙인 대구경북 사람들의 2020년 봄날 또한 그러할까. '봄날은 간다'에는 한국인이 공감하는 한(恨)의 정조가 스며 있다. 그래서 이 노래는 마흔 중반은 넘겨야 제맛과 멋을 낼 수 있다고 한다.농익은 가사와 구성진 가락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려면 그만한 세월의 숙성이 필요할 것이다. 한때는 독립운동의 성지였고, 6·25전쟁의 최후 보루였으며, 민주화와 산업화의 현장으로 역대 권력의 본산이었던 대구경북이다. 70년 전 전쟁의 폐허에서 그러했듯이 올봄 코로나 사태와 총선 후유증으로 피폐한 대구경북민의 가슴에 이만큼 짙은 서정과 깊은 공감으로 와닿는 노래도 없으리라.화려한 봄날에 배어든 회한의 정서, 그것은 정녕 가버린 세월을 한탄하는 정한만은 아닐 것이다. 끝자락에 선 봄날의 처연함이란 종말의 변주를 거쳐 또 새로운 희망을 머금는다. 봄날에 대한 애사(哀詞)와 절창(絶唱)은 시공을 초월한다. 당나라 시인 왕유는 송춘사(送春詞)에서 '기쁘게 서로 술잔 마주하고 있으니, 꽃잎 흩날린다고 아쉬울 게 무엇인가'(相歡有尊酒 不用惜花飛)라고 했다.성리학을 집대성한 주자(朱子)도 '연못가의 봄풀이 채 꿈도 깨기 전에, 섬돌 앞의 오동잎은 어느새 가을 소리인고'(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라며 세월의 무상함을 노래했다. 속절없이 가는 봄에 대한 애틋한 심사가 현대의 시인들이라고 다를 게 없다. 김소월은 '실버들을 천만사 늘여 놓고도 가는 봄을 잡지도 못한단 말인가'라고 탄식했다. 기형도 시인은 '봄날이 가면 그뿐, 숙취는 몇 장 지전(紙錢) 속에서 구겨지는데'라고 했다. 어느 시인은 '손님 없는 노래방에서 술에 취한 봄날이 간다'고 서러워했고, 어느 시인은 '알뜰한 맹세를 한 적은 없지만, 시들시들 내 생의 봄날은 간다'고 했다. 시인의 송춘(送春)은 계절과의 작별 그 이상일 것이다.'떨어지는 꽃은 뜻이 있어 흐르는 물을 따르지만, 흐르는 물은 무심히 꽃을 흘려보낼 뿐'(落花有意隨流水 流水無意送落花)이란 시구에서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경지를 읽는다. 어차피 가려고 오는 봄이다. 화려한 봄날일수록 더욱 허망하게 스러지기 마련이다. 부질없는 미련이 무슨 소용인가. 판소리 단가 사철가에는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보내는 아픔을 감내하고서야 더 성숙한 계절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그래서 이형기 시인은 '낙화'(落花)에서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했다. 알뜰한 맹세가 실없는 기약이 되는 슬픔의 봄날이 영욕의 민족사와 함께해온 대구경북민의 서정과 더불어 또 한 번 저물어 간다. 꽃다운 낙화일수록 더 농염한 술단지가 필요할 것이다. 격정과 굴욕을 감내한 나의 한 시절도 이렇게 결별을 고하려 한다.

2020-04-27 18:29:59

[관풍루] 정세균 총리, 26일 “우리가 걸어가면 새로운 길이 되고, 세계인이 따라온다”고 주장

○…정세균 총리, 26일 "우리가 걸어가면 새로운 길이 되고, 세계인이 따라온다"고 주장. 대통령의 '한번도 경험 못한 나라' 외침과 총리의 '새 길'도 좋지만 국민 살 길부터 내주소!○…미래통합당, 총선 참패 후 '김종인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 두고 갈등. 민주당, 집안 싸움에 바람 잘 날 없을 테니 우린 집권 20년 넘어 50년 계획 세울 일만 남았네.○…대구상의, 코로나19 고통분담 위해 국내 상의 중 처음으로 3개월 급여 반납 결정. 콩 한 알도 나눠 먹는 정신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 법인데 역시 대구답군.

2020-04-27 11:12:36

[야고부] 문 정권의 양모(陽謀)

[야고부] 문 정권의 양모(陽謀)

1956년 흐루쇼프의 스탈린 격하 연설은 마오쩌둥(毛澤東)에게 큰 정치적 위기를 안겼다.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에서 스탈린의 개인숭배 강요가 비판받은 이상 중국의 새로운 황제가 된 자신도 같은 처지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마오는 이런 위기를 타개할 묘책을 고민한 끝에 공산당 통치에 대한 지식인의 솔직한 비판을 독려하는 '백화제방'(百花齊放)을 내놓는다.이에 류사오치(劉少奇)나 펑전(彭眞) 등 공산당 핵심 인사들은 비판을 부추기면 통제 불능의 상황에 이를 수 있다며 만류했다. 하지만 마오는 "악마와 도깨비들이 기어나오도록 내버려 두라. 모든 사람이 그것을 똑똑히 보게 하라. 잡종들이 설치게 내버려 두라"고 했다. 백화제방은 '반동분자'의 '커밍아웃'을 유도해 일망타진하는 덫이었던 것이다.하지만 같은 수법의 1940년대 정풍(整風)운동의 흑역사를 기억하는 지식인들은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 이에 마오가 거듭 재촉을 하자 지식인들은 이번에는 진심인 줄 알고 1957년 4월부터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마오는 이를 잠자코 듣고 있다가 7월 1일부터 비판자들에 대한 대대적 역공(逆攻)에 나선다. 이른바 '반(反)우파 투쟁'이다.마오는 이런 계략이 '음모'가 아니라 '양모'(陽謀)라고 했다. "혹자는 이를 음모라고 하지만 우리는 양모라고 한다. 왜냐하면 '인민의 적'에게 다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좋은 목적으로 공공연히 꾸민 책략이란 것이다. 무려 50만 명이 넘는 지식인·전문가가 이 양모에 걸려들어 숙청됐다.고소득층에 '자발적 기부'를 재촉하는 문재인 정권의 긴급재난지원금 정책도 이와 비슷하다. 기부 여부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누가 기부를 했고 안 했는지 정부가 알려면 얼마든지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문 정권에 '비협조적'인 고소득층의 리스트도 만들어질 수 있다. 기부가 개인 정보 노출이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정부가 나서서 '자발적 기부' 운운하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 당사자가 외부의 부추김 없이 발원(發願)해야 자발적 기부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자발적 기부' 요구는 '자발적'이란 수식어를 단 관제 기부 운동일 뿐이다. 더 기막한 것은 그 대상이 정부라는 사실이다. 국민에게 기부받는 정부라니 참 별X의 정부도 있다.

2020-04-27 11:12:01

[매일칼럼] 경제 살리기, 탈(脫)‘탈원전’에서 시작해야

[매일칼럼] 경제 살리기, 탈(脫)‘탈원전’에서 시작해야

코로나19 사태가 망가뜨린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중 안타까운 것이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1호기 준공식이 무산된 점이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국내에선 '탈원전', 해외엔 '원전 수출'이라는 일견 모순된 정책을 펼쳤기에 '수출 원전 1호' 준공식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관심사였다. 그 메시지를 들을 기회를 날린 것이다.UAE는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산유국이다. 석유 부국이 중동 첫 원전을 짓겠다고 나선 것은 미래지향의 결과였다. 이는 원전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쌓아 온 우리나라엔 더없는 기회를 줬다. 한전과 두산중공업 등 '원전 팀코리아'가 프랑스를 꺾고 186억달러(22조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방사능 외부 누출사고 확률 0%에 도전한 한국표준형원자로(APR-1400)가 효자 노릇을 했다.이번에는 한국이 약속한 가격에 원전을 지어 가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한국은 보란 듯 공사를 마쳐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우리나라가 활발하게 원전을 짓고 운영하며 인력과 기술력, '부품 공급망'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바야흐로 세계 원전시장은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발주가 시작된 신규 원전이 158기에 이른다. 대부분 중국, 러시아, 프랑스 같은 원전 강국 몫이다. 그래도 아직 사업자를 정하지 못한 23기가 남아 있다. 최소 1천억달러(120조원)에서 1천200억달러(144조원) 시장이 주인을 기다린다.한국은 경수로형 원전 건설에 관한 한 세계 최고다. 그런 한국이 주춤하고 있다. 매년 수조원씩 흑자를 내던 한전이 전기료 인상을 고민하고 원자로 주기기를 공급하던 두산중공업은 수백 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할 정도다. 협력사들은 일감의 60%를 잃었다. 수십 년 원자력 산업을 일으켜 온 주역들이 휘청거린다. 그 사이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원전 안전성이 떨어지는 나라들이 세계 원전을 싹쓸이하듯 한다. 한국 원전이 외면받는 사이 세계는 더 위험해지고 있다. 부품 공급망이 무너지면 가동 중인 우리나라 원전 안전도 위태로워진다. 그야말로 탈원전의 역설이다.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한국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정부는 1, 2차에 이어 3차 추경을 예고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도 이야기된다.섣부른 탈원전으로 수천~수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부터 살펴야 한다. 원전 1기 건설 여부에 수천 개의 일자리가 생멸한다. 신한울 3·4호기 중단으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 두산중공업 노조가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 재개를 촉구하는 것은 원전산업 생태계를 되살려 놓으라는 뜻이다.UAE가 원전 건설을 발표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의문은 "산유국이 왜?"였다. 답은 '빈 사에드 알 막툼' 현 국왕의 말을 듣고 풀렸다."나의 할아버지는 낙타를 탔다. 나의 아버지도 낙타를 탔다. 나는 벤츠를 몬다. 나의 아들은 랜드로버를 타고, 그의 아들도 랜드로버를 탈 것이다. 하지만 그의 아들의 아들은 낙타를 타게 될 것이다."'오일 머니'의 유한함을 깨닫고 대책을 세우려는 지도자의 통찰이 담겼다. 따지고 보면 원전으로 우리 세대는 산유국에 다름없는 부를 일궜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IT 강국은 값싸고 질 좋은 전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우리가 그랬듯 후세대도 그래야 한다. 경제 살리기, 탈(脫)'탈원전'에서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2020-04-26 19:44:45

[야고부] 뉴노멀

[야고부] 뉴노멀

요즘 코로나 이후의 세계나 '뉴노멀'(New Normal)과 같은 용어가 화두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이전의 세계는 다시 오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시대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그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현대 인류에게 준 충격이 크다는 의미다.원래 경제학 용어인 뉴노멀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각된 표준을 뜻한다. 위기가 닥치고 그 위기의 결과로 만들어진 새 질서를 이르는 말이다. 코로나19 사태 과정에서 드러난 인간의 허약한 질병 대응력이나 경제위기, 양극화, 정치사회적 갈등은 21세기 뉴노멀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이 새 표준은 인간 문명의 본질인 정치·사회구조나 가치·인식의 변화, 질서의 재정립을 요구한다.진화생물학자이자 인류학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역사 이래 인류 문명을 뒤흔든 핵심 요소로 무기와 병균, 금속을 꼽았다. 코로나19가 소환한 뉴노멀도 여기에 해당한다. 그는 저서 '총, 균, 쇠'에서 '농경의 발생이 세균들에게 큰 행운이라면 도시의 발생은 더 큰 행운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간 문명과 세균의 생존·진화의 맥이 같다는 말이다.'독하고 고약한' 바이러스로 불리는 코로나19가 단지 백해무익한 병균으로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물의 입장에서 질병을 보면 병균도 자연선택의 산물이다. 인간에게 치명적인 코로나19가 '지구의 백신'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도시가 봉쇄되고 경제 활동이 중단되자 세계 곳곳에서 맑은 하늘이 드러나고 야생동물이 인간의 거주지에 발을 내딛는 등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인간은 지구에게 어떤 존재일까' 스스로 되묻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왜 인간은 자신만의 성벽을 쌓고 자연과 다른 생명체를 배제한 채 살아가는 유일한 생물종인지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이다. 뉴노멀을 촉발한 것은 코로나19가 분명하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의 시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변화의 동력이자 토양이다. 뉴노멀이 인류에게 축복이 되도록 인간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 뉴노멀은 노멀의 복제가 아니다.

2020-04-24 18:33:25

[야고부]  ‘최고 존엄’의 비만

[야고부] ‘최고 존엄’의 비만

2018년 9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만났을 때의 일화다. 애연가인 김정은에게 정 실장이 금연을 권유했는데 그의 돌발성 발언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딱 한 사람, 손뼉치며 반색하는 이가 있었다. 김정은의 아내 리설주였다. "평소에도 건강을 생각해 담배를 끊으라고 부탁하는데도 안 들어요."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이 나돌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심혈관 질환 수술 후유증으로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고, 수술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호전되고 있으며 지방에 체류 중이라는 우리 정부 발표도 있었다. 현재로서는 김정은이 TV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한 추측만 무성할 수밖에 없다.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이 숙지지 않는 것은 그의 심각한 비만 때문이다. 2011년 말 북한 최고 권력자로 올랐을 당시 그의 몸무게는 90㎏ 정도였는데 9년도 안 돼 120~135㎏(추정치)까지 불어났다. 170㎝인 키를 감안하면 심각한 초고도비만이다. 그는 할아버지 김일성의 후광을 얻고자 애써 몸을 불린 듯하다.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는 "김정은은 '많이 먹어서 관록을 붙여야 한다' '높은 사람이 가늘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을 했다"고 술회했다.김정은의 몸 상태는 고지혈증, 관절염, 당뇨 등 성인병들을 달고 다닐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그를 치료한 독일·프랑스 의료진은 "얼굴에 병색이 완연하고 내분비계 및 핵심 장기에 이상이 있다"고 자국 정보기관에 보고하기도 했다. 최고 권력자의 심각한 비만은 북한 체제에 심각한 우환일 수 있다. 안 그래도 김일성, 김정일의 사인도 비만 관련 질환이다. 그래서 북한에는 김정은의 비만 치료를 담당하는 특수 의료시설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의료진과 과학자 130명이 근무한다는데 김정은의 현재 몸 상태로 유추하건대 성과는 신통치 않아 보인다.100㎏을 웃도는 상태에서의 체중 감량에는 초인적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잔소리가 도움이 될 텐데 '최고 존엄'에게 다이어트를 독촉할 용자(勇者)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 북한 주민의 40%인 1천만 명이 영양실조 상태인 마당에 최고 지도자의 과체중이 체제 불안 리스크가 되는 상황이 참 역설적이다.

2020-04-24 06:30:00

[관풍루] 당정, 긴급재난지원금 전국민에 지급하되 고소득자는 기부 후 세액공제로 가닥 잡아

○…당정,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에게 지급하되 고소득자는 기부 후 세액공제로 가닥 잡아. "나는 10만엔 안 받겠다" 선언하고 조롱거리 된 옆나라 총리처럼 뒷골 당기는 일은 없겠지?○…여성 공무원 '성추행' 물의 오거돈 부산시장 전격 사퇴, 민주당 24일 윤리심판원 열어 제명 방침. 총선을 살짝 비껴간 운빨도 반복된 그릇된 행실 앞에서는 속수무책.○…경남지역 최대 5일장 창원시 진해 경화장에서 대구경북 상인들 코로나19 이유로 쫓겨나. 아무리 난전이라지만 상식도 예의도 모르는 현지 장사치들의 못된 심술.

2020-04-24 06:30:00

[청라언덕] 낭랑 18세

[청라언덕] 낭랑 18세

역시 '4월은 잔인한 달'인가 보다. T.S.엘리엇이 시 '황무지'에서 읊은 것처럼. 우리 과거만 돌이켜봐도 그랬다. 제주 4·3 사건, 세월호 침몰 사건 등 가슴 아픈 일들이 4월에 일어났다. 올해라고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우리 학교는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했다.엘리엇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참혹하고 공허한 현실을 마주했다. 삶의 의욕을 잃은 사람들의 모습과 봄을 맞아 만물이 잠을 깨고 화사해지는 세상을 비교하면 역설적이다. 그러한 4월의 현실을 두고 쓰라릴 만큼 잔인하다고 표현한 것 아닐까.사람은 주관적이다. 자기 앞에 놓인 벽이 남들보다 더 높다, 자기가 겪고 있는 고난이 더 힘들다고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다. 지금 삶을 대하는 태도와 현실 모두 엘리엇이 시를 썼을 때보다는 낫다 해도 마음이 아픈 건 매한가지다. 그래서 올해 4월도 참 잔인해보인다.세파에 시달리다 보면 고통에 대한 감각도 무뎌진다. 힘들지 않은 게 아니라 그러려니 한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니까. 하지만 사회에 막 발을 들였거나 사회 진출을 눈앞에 둔 세대라면 아픔이 더 크게, 어깨가 더 무겁게 느껴질 법도 하다. 만 18세 얘기다.18세 앞에는 '낭랑'(朗朗)이란 말이 종종 따라붙는다. '발랄한 18세 청춘'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은 발랄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이번에 만 18세까지 선거권이 확대돼 4·15 총선에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었던 정도가 긍정적 변화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는 이들의 삶도 뒤흔들었다.18세 고3은 초조하다. 대학입시가 코앞인데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 건지 불안하다. '온라인 개학'이 그런 마음을 달래주진 못한다. 대면 수업과는 질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18세 대학 1학년도 마찬가지다. 대학생활의 낭만 생각은 사치다. 온라인 강의로만 첫 학기를 보내야 할 판이다. 비싼 등록금 생각에 속이 더 쓰리다.그래도 희망은 보인다. 이들은 소극적이지 않았다. '낭랑 18세'의 노랫말처럼 저고리 고름 말아쥐고서 누구를 기다리지도, 버들잎 지는 앞개울에서 소쩍새 울 때만을 기다리지도 않았다. 이번 총선에서 이들은 보수보다는 진보를 택했다. 이 선택이 옳다는 게 아니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바라는 패기가 돋보인다는 의미다.이번 총선에서 전체 유권자 중 1.2%(54만9천여 명)가 만 18세였다. 이 중 14만여 명은 고3. 지상파 방송사 3곳의 총선 당일 출구조사 결과 비례대표 투표에서 이들 중 38.2%가 더불어시민당, 15.6%가 정의당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 지지율이 다른 세대보다 높다는 것도 눈에 띈다. 반면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17.2%에 머물렀다.보수를 표방한 제1 야당은 '공성'(攻城)에 실패했다. 촉 없는 화살을 날렸다. 이미 '제대로 된' 독재를 경험한 이들이 많은데 '독재 타령'이 먹힐 거라 생각했는지 의문이다. '온라인 개학'이 주요 이슈였는데 써먹지도 못했다. 최소한 준비 부족, 장기적인 대응 계획, 쌓여가는 노하우의 사후 활용 방안은 얘기할 수 있었다. 18세는 물론 학부모의 관심도 끌 수 있었다.제1 야당은 참패했다. 그런데도 '비례 정당 중엔 우리가 1등'이란다. 선거 직후 한 방송사 토론에서 야당 당선인 1명이 해맑게 웃으며 한 말이다. 어이가 없다. 첫 투표에 나선 만 18세도 안 찍길 잘했다고 느낄 만하다. 이들이 변화를 택한 패기를 잃지 않고 '낭랑'하게 잔인한 4월을 잘 견디길 빈다.

2020-04-23 17:13:44

[야고부] 대구경북, 짐짝 신세

[야고부] 대구경북, 짐짝 신세

세상살이에 잘 맞는 짝을 만나는 행운은 복(福)이다. 사물도 제대로 짝을 이루면 안정감을 주고 사람 역시 같다. 그래서 세월을 넘어 짝을 잘 찾는 일은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평생의 동반자 짝을 찾는 일은 당사자는 물론, 부모에게는 인륜의 대사라고까지 했다지 않은가.우리가 역사에서 만나는 동반자로서 잘 맞은 짝으로 흔히 재령 이씨 이시명과 그의 두 번째 부인이 된 안동 장씨 장계향을 들 수 있다. 특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 맏딸 장계향을 첫 부인과 사별한 이시명과 짝을 맺어준 장흥효의 선택은 한편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사위와 딸, 외손자들 업적을 보면 어쩌면 천생배필의 결정인 듯도 하다.사위는 장인을 이어 학맥을 전승했고, 딸은 전처 맏아들에 자신의 여섯 아들까지 학자, 관료 등 당대 인물로 키웠고, '음식디미방' 같은 최초 한글 요리책도 남긴 데다 뒷날 '여중군자' 소리를 들을 만한 처신을 했으니 말이다. 아버지, 남편, 일곱 아들, 자신의 행적까지 호평이니 잘 만난 짝의 선례임이 분명하다.반대 사례도 있다. 조선 마지막 황제 고종의 아들 영친왕(이은)과 딸(덕혜 옹주)이 그렇다. 100년 전인 1920년 4월, 영친왕은 일본 왕족 여성과 짝을, 덕혜 옹주는 10년 지난 1931년 5월에 일본 귀족과 정략 결혼의 짝을 맺었다. 특히 일제는 이를 계기로 한일 백성 사이 결혼도 장려하며 피 섞는 정책에 나섰다.이런 흐름에 대구 출신 음악가 김문보도 1926년 일본 여성과 짝을 맺는 등 두 나라 사이 혼인도 늘어 1923년 245쌍의 한일 부부는 1939년 2천678쌍에 이르렀다. 겉으로는 혼혈의 결혼이 늘었지만 김문보 부부 이혼, 영친왕의 무기력한 삶, 덕혜 옹주의 이혼과 비참함처럼 한일 부부 짝은 맞지 않는 사례도 많았다.좋은 짝을 이루지 못한 불행한 결과가 사람만 그럴까. 대구경북과 보수 정치세력과의 짝 이룸과 그에 따른 후유증도 다르지 않다. 선거 때마다 표를 줬더니 신주처럼 모시기는커녕 되레 천대하니 말이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사실상 대구경북 25석 전 선거구를 석권한 미래통합당에서 대구경북 등 영남권 배제론이 나온다고 한다. 몰표에도 짐짝 신세이니 짝을 잘못 만난 것이 틀림없다. 아, 어쩌랴. 같은 일의 되풀이에도 짝을 바꾸지 않는 대구경북이니.

2020-04-23 06:30:00

[관풍루] 코로나 경기침체와 과잉 생산 탓에 국제 유가 사상 첫 마이너스, 계산상 원유 사면 현금도 챙겨받는 모양새

○…코로나 경기침체와 과잉 생산 탓에 국제 유가 사상 첫 마이너스, 계산상 원유 사면 현금도 챙겨받는 모양새. 아무리 유가 떨어져도 국내 기름값은 굼벵이라는 사실이 함정.○…트럼프 "한국이 제시한 방위비 인상안 거절했다"며 "한국이 큰 비율로 부담해야" 압박. 무슨 협상이든 다 때가 있고 정도가 있는데 기본을 모르는 자칭 협상 전문가.○…대구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15일 연속 한 자릿수, 경북 62일 만에 무확진 이어 22일 2명 기록.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 조금만 더 노력하면 코로나도 낯짝 있겠지?

2020-04-23 06:30:00

[데스크 칼럼] 함께 살아간다는 것

[데스크 칼럼] 함께 살아간다는 것

#1. 어느 날 갑작스레 할아버지로 '승격'되었다. 당연히 아내는 할머니가 되었고 미리 예상하고 준비하지 못했던 일이라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자식의 일이니 받아들일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2월 말이었나. 서울 사는 딸이 전화를 했다. 제 집에 있던 고양이 두 마리를 갑자기 돌볼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와서 '애들'을 좀 데리고 가라는 거다.가긴 가야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대구가 한창 어수선하던 때라 서울길이 조심스럽기만 했다. 도둑고양이 부뚜막 들어가듯 주말 저녁 어스름에 살며시 '잠입'했다가 다음 날 아침 일찍 남이 볼 새라 도망치듯 돌아왔다.난데없이 '손주'들이 생기게 된 사태 앞에서 어찌해야 할지 막막했다. 똥오줌은 어찌 처리하며, 밥 시중은 어떻게 할 것인가. 고양이 털이 온 집 안에 날리게 될 것도 걱정 중의 걱정이었다. 곳곳에 철망을 치고 스크래치 방지 필름을 붙였다.그렇게 시작된 반려묘들과의 동거가 두 달 가까이 되었다. 애들과도 많이 친해져 이젠 녀석들이 슬쩍 다가와 먼저 스킨십을 하기도 한다. 잠옷 사이에 박힌 털도 아무렇지 않게 되었다. 그래, 살아 보니 살게 되는가 보다.#2. 시각장애인이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당선인이 되자, 그의 안내견이 국회에 들어가는 문제를 둘러싸고 잠시 논란이 있었던 모양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개가 국회 본회의장이나 다른 회의장에 들어간 적이 없었다고 한다.시각장애인에게 안내견은 눈이나 마찬가지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을 텐데, 그게 왜 논란거리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우리나라 국회는 안내견의 출입을 금지해왔다고 한다. 그 사실이 오히려 더 놀라웠다. 출입 허용이 '헌정 사상 최초'라는 말도 부끄럽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벌이는 '이전투구'를 개가 보고 놀랄까 봐 그랬던 건…?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않고도 잘 살아왔는데 이제 와서 삶의 방식을 바꾸려니 뭔가 불편할 것 같다는 점은 이해가 된다. '함께 살기'가 처음엔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어색함, 불편함 때문에 언제까지 '외면'해서야 될 것인가. 살다 보면 살게 된다.#3. 코로나19 사태 속에 대구에서는 학교 비정규직(교육 공무직) 직원들과 교육청 간에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조리사 등 6개 직종에 대해 교육청이 강제 휴업 명령을 내리자, 이들이 출근 허용을 요구하며 저항하고 있다.근무한 일수만큼만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공무직 직원들은 코로나 사태로 개학이 연기되고 출근을 하지 못하면서 당장 생계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겨울방학 동안 급여가 거의 없었는데, 3, 4월까지 출근을 못하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이 인원이 3천500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휴업수당으로 70%를 보전해준다고는 하지만, 원래 액수가 많지 않은 급여라 30% 삭감은 넉넉지 않은 살림에서 큰 손실일 수밖에 없다. 당초 총액 연봉 보장을 약속했던 교육청이 방침을 바꾼 게 이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온라인 개학으로 학생들도 없는데 출근해도 할 일이 없다는 교육청과의 입장 차이는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엔 언론의 관심에서도 멀어진 것 같다. 양보와 타협을 통한 함께 살기가 여기선 통하지 않는 걸까, 대구에서만. '먹고사는' 문제인데.

2020-04-22 17:30:37

질병관리본부 “코로나바이러스 실내온도 22~25℃에서 5일간 생존, 계절에도 큰 영향 안 받는다” 확인

○…질병관리본부 "코로나바이러스 실내온도 22~25℃에서 5일간 생존, 계절에도 큰 영향 안 받는다" 확인. 코로나 조기 소멸 바라기보다 사람이 먼저 바뀌고 적응하는 게 더 빠를 듯.○…미 CNN "김정은 건강 위중설" 첩보 보도에 국내 주식시장 큰 폭 하락하고 환율 급등. 코로나 사태로 '동학개미운동' 나선 투자자들, 북한 변수에 머리가 지끈.○…정부, 미국·영국·필리핀·태국 등 22개 6·25 참전국에 코로나19 보건용 마스크 우선 공급. 어려울 때 도와준 은인에 70년이 지나도 잊지 않고 보답하는 결초보은.

2020-04-22 06:30:00

[시각과 전망] 집권 여당이 TK 인사를 배려해야 하는 이유

[시각과 전망] 집권 여당이 TK 인사를 배려해야 하는 이유

20대 국회 때 대구경북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찾은 국회의원 방은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실이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여당 간사인 그의 방은 예산철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면담 요청이 줄을 이었다. 심지어 지역의 미래통합당 국회의원들도 홍 의원에게 의지할 정도였다. 21대 총선 다음 날 서울에 있는 기자에게 전화를 한 대구시 고위공무원은 "홍 의원 낙선으로 대구 현안을 누구와 의논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고 하소연했다. 김부겸 의원도 마찬가지다. 당선됐다면 집권 여당의 5선 중진에다 대권후보 반열에 올라선 그의 무게감은 남달랐을 터.두 사람의 낙선에 대해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기업인들도 걱정을 많이 한다. 정부 여당과의 창구가 없어져버린 까닭이다.일사불란하게 뭉쳐서 정권을 창출하고 지지하는 호남. 지역 발전을 위해 기가 막힐 정도로 절묘한 투표를 하는 충청강원권.반면 대구경북은 대쪽 같다. '못살아도 좋다. 본때를 보여주자'는 정권 심판에 대한 결기가 이번 선거를 지배했다. 소득주도성장,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한 각종 경제정책들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대구경북 경제를 더 악화시켜버렸다는 판단에서다. 주요 정부 부처와 5대 사정기관 등에서 대구경북 출신 고위직 찾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자연스럽게 정권과 지역의 고리도 끊어졌다. 이런 것들이 선거를 정권 심판으로 연결짓게 했다.이걸 대구경북만의 잘못으로 규정할 수 있을까. 그래서 정권은 대구경북을 '버리는 땅'으로 간주해야만 할까.아이러니하지만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대구경북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본다. 민주당은 역대 어느 총선과 달리 이번에 대구경북 25개 모든 선거구에 후보자를 냈다. 자신감의 산물이다.비록 의석을 건지진 못했지만 총선 결과는 매일신문·TBC대구방송의 여론조사 결과와 거의 일치했다. 집권당이 이번 선거에 주목해야 할 점은 TK의 20~40대 동향이다. 여론조사는 25개 선거구 중 10개 선거구에서 20~40대가 통합당이 아닌 민주당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통합당의 승리는 50대 이상의 몰표에 기인한 것이다.대구경북도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지지율을 높일 수 있는 곳이며, 향후 그럴 가능성이 엄청 높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조사다.앞으로 김부겸·홍의락 의원이 당선되던 때의 분위기가 조성되지 말란 법이 없다. 실제 지난 지방선거 때 대구경북에서 민주당 기세는 매서웠다.그러려면 집권 여당이 사람을 키워야 한다. 대선주자 반열에 올라 있는 김부겸 의원은 충분한 자생력을 갖추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니다. 홍의락 의원만 하더라도 4년간 잊힌다면 다시 이런 류의 사람을 만들어내기가 불가능해진다. 정부 각료든, 국회 사무총장이든 일정한 역할이 주어져야 TK민주당이 살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진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국회의장 시절 정무수석을 한 이승천 대구동을 민주당 후보는 정 총리와 독대할 수 있는 대구경북의 거의 유일한 인물이다. 이헌태 대구 북갑 후보는 민주당 주요 당직자, 포항의 오중기·허대만 후보는 청와대 핵심 참모들과 소통이 가능한 대구경북의 자산이다.민주당이 이런 인물들을 발탁하고 중용하면서 대구경북도 소중한 지역으로 여긴다는 판단이 들면 TK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유도해낼 수 있다.

2020-04-22 06:30:00

[야고부] 文의 운(運), 나라의 운

[야고부] 文의 운(運), 나라의 운

용장(勇將), 지장(智將), 덕장(德將)을 뛰어넘는 게 운이 따르는 운장(運將)이다. 더불어민주당 압승으로 끝난 4·15 총선 결과를 보고 문재인 대통령이 운이 좋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됐다.문 대통령은 선거 등 정치적 고비마다 운이 좋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적 자산(political asset)을 물려받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가 궤멸한 뒤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을 실현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하루 전 열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힘입어 대승을 거뒀다.총선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문 대통령에게 악재가 될 것으로 보였으나 결과적으로 호재가 됐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수가 크게 감소하는 등 사정이 호전된 것이 총선 승리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할 정도였다. 일본 주간지 '주간문춘'(週刊文春)은 "'문 정권은 정말로 운이 좋다'는 말도 들린다"고 보도했다."운도 계속 좋으면 실력"이라고 했다. 운이라는 것도 기회를 포착하고 노력한 자에게나 효과가 있는 법이다. 코로나 사태만 하더라도 중국발 입국 전면 금지를 않는 등 초기 대응 실패로 국가적 재앙이 됐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견강부회(牽强附會)와 자화자찬으로 정권의 공(功)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면서 문 정권은 이 방면에서 탁월한 실력(?)을 갖고 있다.앞으로도 문 대통령에게 운이 계속 따를지는 두고 볼 일이다. 입법 권력까지 틀어쥔 문 대통령은 '우리 이니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 더는 야당이나 전·전전 정권 탓으로 돌릴 수도 없게 됐다.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실정(失政)을 거듭하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비판·반발·도전을 받을 수밖에 없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국가 지도자가 운이 좋은 것이 나라의 운과 들어맞으면 축복이다. 그러나 지도자의 운이 국가의 운과는 별개이고, 심지어 나라에 재앙이 된 사례도 역사에서 숱하게 많았다. 문 대통령이 자만하지 않고 자신의 운을 나라와 국민의 운으로 만들기를 기대한다. 운이 따르는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운도 상승시키고 나라를 융성시키기를 바랄 뿐이다.

2020-04-21 21:05:13

[취재현장] 대구 자영업자, 앞으로 한두 달이 고비다

[취재현장] 대구 자영업자, 앞으로 한두 달이 고비다

"하루 매출보다 전기세가 더 나갈 정돕니다. 한두 달 버텨보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가게 문을 닫으려 합니다."대구 중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서 캘리그래피와 그림을 그려 기념품을 만들어 팔던 A씨는 그동안 꾸려온 가게의 폐업을 고민하고 있었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지난달까지 가게에서 발생한 매출은 29만9천원으로 같은 기간 전기 사용료 56만원의 절반 수준이었다.신한카드가 최근 대구시에 제공한 '코로나19에 따른 대구광역시 소비 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에서 발생한 신한카드 매출액은 9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 줄었다. 매달 임차료와 직원 인건비, 재료비로 인한 고정비용이 평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적잖은 점을 감안하면 자영업자들의 실제 수익 감소 폭은 이보다 훨씬 큰 상황이다.지역에서도 최근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자동차부품, 기계, 섬유 등 제조업도 문제지만 자영업자 대책이 시급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만난 한 지역 경제 전문가는 "제조업의 경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그동안 교역 단절로 늦춰진 설비투자나 납품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자영업자들에게는 그런 희망조차 없다"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근로자 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평년 수준까지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실제로 상당수 대구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발생할 '보복소비'도 남 얘기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시민들의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지역 영세 가게가 아닌 백화점, 호텔로 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식당이나 카페 등 음식을 팔거나 마진을 남기지 않고 박리다매식으로 파는 자영업자 가게들은 사실상 매출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지역 자영업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데도 불구하고 이들을 위한 지원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도 어려움을 더한다. 실제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작년 기준 대구 자영업자 비중은 전체 취업자 중 23.1%에 달하지만 코로나19 긴급대출 등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소상공인진흥공단 지원센터는 이달 초만 해도 전국에서 가장 적은 6곳에 불과했다. 피해 자영업자는 많은데 지원센터는 부족해 대출을 받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자영업자가 속출하는 등 논란이 일면서 소진공은 부랴부랴 16일과 20일 경북 영주센터와 대구 서부센터를 개소했지만 이미 때를 놓쳤다는 얘기가 많다.벌써부터 매출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자영업자도 속출하고 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경북에서 감소한 취업자 수는 11만2천 명으로 이 중 6만 명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과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취업자였다.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산다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소비심리가 회복될 향후 한두 달이 고비다. 최근 대구 신규 확진자가 진정세에 접어들며 시민들이 조금씩 거리로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작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0~30% 적은 상황이다. 매출 감소 폭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만이라도 지원이 절실하다.그래서 대구시가 자영업자를 비롯한 시민들에 대한 생존자금을 본격 지원하는 등 경제 방역에 집중하기로 한 점은 반가운 얘기다. 긴급생계자금과 소상공인 생존자금, 특수형태근로종사자·프리랜서 지원 등 지원 예산이 이달부터 5월까지 줄줄이 풀릴 예정이다.대구시도 곳곳의 아낀 예산을 끌어모아 지원을 결정한 만큼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이들에게 지원이 돌아가야 한다. 두꺼운 외투를 껴입은 채 소상공인지원센터 앞에 줄을 섰던 자영업자들은 한시가 급하다.

2020-04-21 16:47:19

[세풍] ‘현민’(賢民)인가 ‘우중’(愚衆)인가

[세풍] ‘현민’(賢民)인가 ‘우중’(愚衆)인가

총선이 여당의 압승으로 끝나자 보수 언론과 지식 분자들이 미래통합당을 두들겨 패는데 정신이 없다. 수구(守舊)이고, 냉전사고의 포로이며,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불감증에 갇혔다고 입에 거품을 문다. 총선 직전까지 문재인 정권을 두들겨 패 놓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영혼을 팔아넘긴다.이렇게 싸구려로 전락한 영혼은 여당에 갖은 찬사를 늘어놓는다. 국내 유수의 한 일간지는 그 대표격이 될 만하다. 민주당이 '이타적 공감 능력을 갖췄다'라느니 '남북 화해와 사회적 약자 보호 정책은 유권자 다수가 동기를 이해했다'라느니 보는 이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한다. 이 정권의 '묻지마 퍼주기'를 '이타적 공감 능력'으로, '북한에 저당잡힌 안보'를 '남북 화해'로, '후대에 빚을 떠넘기는 당대의 도덕적 파탄'을 '사회적 약자 보호'로 둔갑시키는 언어의 타락 아닌가.총선에서 국민이 집권 세력의 국정운영 결과를 평가하는 '회고적 투표' 대신 미래를 바라보는 '전망적 투표'를 했다는 해석도 마찬가지다. 일견 그렇게 보인다. 경제 파탄을 초래한 '소주성', 에너지 수급 교란을 몰고 올 탈원전, 대북 유화정책과 그 결과물인 북한의 사실상 핵보유국화, '평등·공정·정의'를 외치면서 뒤로는 그 반대로 갔던 위선 등이 '결과적'으로 심판받지 못했으니 말이다.과연 그런가. 개탄스럽게도 문재인 정권과 그 추종자는 그렇다 쳐도 반문(反文)과 보수를 견지해온 지식 분자들까지 그렇게 믿는다는 사실이다. 대중이 어떤 결정을 하든 '위대한 국민의 현명한 뜻'으로 떠받드는 속물 민중주의이다. 이렇게 우리 사회는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존재들로 멍이 든다.잘 보자. 지역구에서 민주당은 163석, 통합당은 84석을 얻었다. 더블 스코어 차이다. 그러나 득표율을 보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민주당은 49.9%, 통합당은 41.5%로 격차는 8.4%포인트이다. 작지 않지만 그렇다고 큰 격차도 아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문 정권의 실정에 대한 심판과 속물 민중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야당 심판'이 길항(拮抗)하고 있었다는 얘기다.그런 점에서 '전망적 투표' 어쩌고저쩌고 하는 해석은 통합당의 41.4%를 허수(虛數)로 뭉개버린 편의적·소망적 해석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루쉰(盧迅)의 '아(阿)Q'식 '정신 승리'라고 비웃고 싶은가? 분명히 해 두건대 기자는 '회고적 투표'가 이겼다고 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 결과를 '전망적 투표'로 몰아가는 게 아전인수이며 '야당 심판' 못지않게 '정권 심판'을 갈망한 국민도 많았다는 것이다.그러나 진 것은 진 것이다. 그게 보통선거 민주주의이다. 이는 언제든 중우(衆愚)정치로 전락할 수 있다. 보통선거의 주체인 '민'(民)은 '현명한 국민'이 되기도 하지만 '어리석은 군중'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나라를 망친 정치 세력들이 선거로 집권하거나 선거 이외의 방법으로 집권한 뒤 선거로 그 정당성을 추인받은 현대 민주주의 역사가 말해주는 바다. 이 나라의 민은 어느 쪽일까. 앞으로 문 정권이 어떤 길을 가느냐가 결정해줄 것이다. 지난 3년과는 반대로 가면 '결과적'으로 현명한 국민, 그렇지 않으면 어리석은 군중이 될 것이다. 참 처량하게 됐다. 어느 쪽이 될지 가늠케 하는 '신호'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여당의 비례대표 정당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당신의 거취를 묻는다"고 하고, 조국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범여 비례대표 정당 당선자는 검찰과 언론을 향해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고 한다.

2020-04-21 06:30:00

[관풍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놓고 “소득 하위 70%” “전국민 대상” 여야 계속 엇갈린 목소리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놓고 "소득 하위 70%" "전 국민 대상" 여야 계속 엇갈린 목소리. 명색이 '긴급지원금'인데 계속 밀고당기다 어디 코로나 사태 끝나기 전에 결정 나겠어?○…미래통합당, 총선 끝나고 닷새 지나도록 비상대책위 구성 등 수습책 놓고 신경전. 불난 집에서 정신 똑바로 차리기가 무리이지만 돌아가는 꼴 보니 참패한 이유가 보이네.○…국토부, 고객으로 가장해 서비스만족도 조사 응답한 코레일 직원 무더기 적발하고 검찰 수사 의뢰. 성과급 몇 푼 더 받겠다고 조작·왜곡하는 대한민국 공공기관의 수준.

2020-04-21 06:30:00

[야고부] 품앗이

[야고부] 품앗이

사람 인(人)자가 서로 기댄 형상인 것처럼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혼자서는 살기 어렵다. 선사시대부터 인류는 서로 힘을 모으지 않으면 사냥을 하는 것도, 농사를 짓는 것도, 집을 짓는 것도, 외침을 막아내는 것도 어려웠다. 그래서 공동체를 만들고 나라를 세웠을 것이다. 현대인이라고 다를 바 없다. 알게 모르게 타인의 도움을 받고 또 남을 도우며 살아간다. 인생은 품앗이인 것이다.품앗이는 인본주의 정신이 담긴 우리의 미풍양속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빛을 발하는 오랜 상호부조의 문화이다. 특히 노동력 수요가 집중되는 농촌 사회의 봄가을 농번기가 그랬다. 이웃의 일손을 빌리지 않고는 무슨 일이든 해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서로의 노동력을 빌려쓰고 또 되갚는 방식의 품앗이가 생긴 것이다. '품'은 일을 뜻하고 '앗이'는 교환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경북도가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돕기 위한 농산물 팔아주기가 큰 호응을 얻었다. 이른바 '농산물 품앗이 완판 운동'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판매 현장에 직접 뛰어들고, 모든 공공기관이 동참했다. 경북도 쇼핑몰인 '사이소'에서 할인 판매를 하고, 유튜브 채널 '보이소TV'에서도 농산물 완판 운동을 펼쳤다. 깊어가던 농어민들의 시름이 많이 해소되었을 것이다.'달빛동맹' 병상 나눔으로 광주에서 치료를 받던 대구 코로나 확진자들이 지난주 초 모두 퇴원했다. 코로나 확진자 폭증으로 대구에 병상이 부족하다는 소식에 광주의 여러 기관단체가 대구 환자들을 받아들여 치료한 지 40일 만이었다. 집으로 돌아간 대구 환자들은 광주에 감사의 메시지를 남기고 참외를 선물로 보냈다. 광주에 어려움이 닥치면 대구가 또 그렇게 할 것이다. 영호남 품앗이에 다름 아니다.정치도 품앗이다. 무한한 여당도 영원한 야당도 없다. 여야가 서로 건설적인 비판은 하되 국민을 위한 상생의 정치를 한다면, 여야의 입장이 뒤바뀌어도 사생결단의 대립은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가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그렇다. 코로나 전염병 대란 속에 모처럼 불꽃이 되살아난 영호남 달빛 품앗이 정신이 보수와 진보, 야당과 여당, 동쪽과 서쪽으로 극명하게 갈린 정치판에 사그라들까 걱정스럽다.

2020-04-20 19:3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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