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관풍루] 권영진 대구시장, 국방부에 군위군의 통합신공항 관련 요구 수용과 후속 조치 필요성 강조.

○…문재인 대통령, 지난해만 17번 들른 부산 6일 다시 찾아 '부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 갖고 "부산 꿈은 대한민국 꿈"이라 강조. 부산 아닌 16개 시·도민도 꿈꿀 줄 알거든요.○…한국당, 6일 의원총회 열어 새 당명(黨名) 논의했으나 결론없이 의견만 분분. 유권자, 아무리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지만 겉 다르고 속 다르면 말짱 도루묵!○…권영진 대구시장, 국방부에 군위군의 통합신공항 관련 요구 수용과 후속 조치 필요성 강조. 원칙대로 절차 밟으란 요구에 국방부가 고개 젓지 말란 뜻.

2020-02-07 06:30:00

최두성 경제부 차장

[청라언덕] 부동산 정책과 확증편향

확증편향(確證偏向)을 국어사전은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으로 정의한다.자신의 고집 때문에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더 나아가서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성향'으로 풀이하는데, 시쳇말로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도 이런 성향에 해당된다고 한다.'불통'과 연결되는 이 단어를 차용한 예는 대부분 부정적이다. 경계하고 멀리해야 할 말이지만, 부동산시장에서 "집값은 내려갈 리 없다"는 주장에는 어째 귀가 쏠린다.천정부지로 뛰는 집값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각종 규제를 쏟아붓는 정부 입장에서 이들은 확증편향자다. 19번의 대책을 냈고 모자란다면 더한 것을 꺼내겠다는데도 도통 듣지 않으려니 말이다.정부는 지난해 12월 16일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며 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 2% 안팎의 정체된 경제성장률 등에다 대출을 옥죄는 등의 정부 규제로 "이제는 집값이 내려갈 것이다"고 전망한 이들도 있으나 정책 발표 두 달이 다 돼가는데도 큰 울림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12·16 대책 이후 시장이 관망세를 견지, 우상향 그래프의 상승 폭이 다소나마 꺾였다는 시세표가 그나마 정부 대책의 약발이 미친 흔적.되레 고가 아파트를 누른 탓에 그 주변이 솟아오르는 '풍선효과' 사례가 이를 상쇄해버리는 듯한 모습이다.한 부동산 전문가는 "더는 오르지 못하도록 고가 아파트에 지붕을 씌워놨으니 가격이 정체된 중저가 아파트나 그간 가격 상승의 '단맛'을 보지 못한 지역은 이번 기회에 값을 올리라고 정부가 길을 터주는 것 같다"고 했다.그러는 사이 "결국 올해도 집값은 오른다"는 확신에 찬 주장이 많은 사람에게 신념처럼 굳혀져가고 있다.이들은 1%대 저금리, 부동산 외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1천여조원의 부동자금, 분양가 상한제발(發) 공급 축소에 따른 신축 또는 준신축 아파트 열기 지속, 자사고 폐지 등 고교 체계 및 정시 확대로 말미암은 학군지역 집값 강세, 각종 개발 이슈가 등장할 총선 등을 그 근거로 든다.물론 핵심은 부동산 정책 자체에 대한 불신이다. 역대 여러 정부도 투기 근절을 부동산 정책의 근간으로 내세워 왔다.박정희 정부는 잇단 인프라 개발로 일명 '복부인'들의 투기가 극성을 부리자 부동산 투기억제 특별조치법과 토지거래 허가제를 도입했다. 전두환 정부는 양도세 인하를 포함한 규제 완화와 부양책을 썼으나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투기과열지구 지정, 채권입찰제 등 억제 카드를 빼들었다.그 후로도 각 정부는 시장이 얼어붙으면 완화하고 뜨겁게 달아오르면 규제책을 내는 등 '냉·온탕'을 수시로 오갔다."정부만 믿고 따랐다 재산 증식의 수많은 기회를 날렸다"는 사람들은 "그때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고 말한다. 확증편향자가 되지 못했음을 땅을 치며 후회한다.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서민들이 대통령을 믿고 집 안 사고 기다려도 되느냐"는 질문에 "대답이 불가능한 질문이다. 강력한 의지라고 믿어달라"고 했다.'투기와의 전쟁'은 선포했으나 승리는 자신 못한다는 뉘앙스로만 들리고 "규제는 언젠가는 풀린다. 그때는 고가 주택이 더 뛰니 좋은 매물을 눈여겨보라"는 어느 부동산 중개사의 귀띔에 끌림이 더한 건 확증편향 때문일까.

2020-02-06 16:11:21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인포데믹

인간 사회를 위협하는 대규모 감염병이 한 지역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화하기란 쉽지 않다. 과거 감염병 통계나 예측 모델을 통해 성장률 감소 등 부정적 효과를 전망해볼 수는 있다. 최근 확산 중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 등 아시아 각국 기업의 휴업 장기화나 인구 이동 감소에 따른 급격한 소비 위축은 눈에 바로 보이는 경제 위기 현상의 하나다.감염병의 범위가 한 국가나 지역에 국한된 '유행병'(Epidemic)일 경우와 전 세계적 대유행을 일컫는 '팬데믹'(Pandemic)일 때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게 달라진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변수 중 하나가 '대중 심리'다. 과도한 불안 심리가 경기 위축이나 금융시장 혼란을 더 증폭시킨 사례는 2003년 사스(SARS)나 2012년 메르스(MERS) 사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이런 감염병 역사에서 보듯 인간의 불안 심리는 허위 정보나 과장된 루머가 촉발시키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세계적인 질병이나 경제 공황 등 위기의 직접적인 피해보다 '인포데믹'(Infodemic)에 따른 파장이 더 심각하다는 분석도 있다. '정보감염병'으로 풀이되는 인포데믹은 정보와 유행병의 합성어로 처음에는 금융 용어로 쓰였지만 유튜브·SNS 등 각종 대중 매체를 통해 잘못된 질병 정보가 급속히 퍼져나가는 현상도 포함한다.이 용어는 세계 1%의 권력층 집단을 분석한 책 '슈퍼클래스'의 저자이자 미국 클린턴 행정부 때 상무부 차관을 지낸 데이비드 로스코프가 2003년 처음 언급했다. 그는 정보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른 데다 특히 가짜 뉴스는 큰 피해를 낳게 된다며 인포데믹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그제 세계보건기구(WHO)는 '인포데믹'에 대해 우려하는 경고 메시지를 발표했고, 아시아 각국 정부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둘러싼 가짜 뉴스를 엄히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도 인포데믹의 폐해가 매우 큰 편이다. 영어의 '데믹'(~demic)의 어원이 그리스어로 '사람들'을 뜻하는 데모스(demos)로부터 나온 것에서 알 수 있듯 모든 질병과 위기의 중심에는 늘 사람이 있다.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게 확산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포데믹의 피해자 또한 사람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2020-02-06 06:3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 적은 인력 갖춘 감염병 방역 체계에 "늘 마음 아프다"고 걱정.

○…문재인 대통령, 적은 인력 갖춘 감염병 방역 체계에 "늘 마음 아프다"고 걱정. 취준생, 전처럼 세금 풀어 일자리 창출하면서 공무원 또 늘릴 정부 발표 곧 나오겠군!○…한국당 황교안 대표, "제 총선 행보는 제 판단, 제 스케줄로 해야 한다"며 출마지역 안 밝혀. 민주당, 여론조사 1위인 이낙연 전 총리가 나선 서울 종로는 싫다는 뜻(?).○…김영만 군위군수, 국방부가 정상적 법 절차 밟아 통합신공항이전지 선정 조치 않는다 비판. 국민, 아직도 한국이 법 따라 국가 정책 다루는 법치 국가로 착각하나요?

2020-02-06 06:30:00

이호준 사회부장

[데스크칼럼] 정말 공항을 원하는가

대구공항이 있는 대구 동구 지역은 지난 수십 년간 항공기 소음 피해에 시달렸다. 고도 제한 탓에 재산권 침해를 받았음은 물론이다. 이렇다 보니 '피해는 동구가, 득은 수성구가 본다'는 말까지 생겼다. 참다못한 동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군 공항 및 대구공항 이전 운동이 시작됐고, 최종 이전부지 선정을 앞두고 있다.공항 유치를 위한 경북 자치단체들의 경쟁은 치열했다. 과열 양상까지 띤 각축 끝에 군위 우보와 군위 소보·의성 비안 공동후보지 등 2곳으로 압축됐고, 지난달 21일 주민투표까지 치른 끝에 공동후보지로 판가름 났다.그러나 주민투표로 최종 이전부지를 결정하기로 한 대구시·경북도·군위군·의성군 4개 단체장들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군위군수가 우보를 이전지로 유치 신청하면서 공항 이전 사업은 올스톱 됐다. 공동후보지의 경우 군위와 의성에 걸쳐 있는 특성상 두 곳의 군수 모두 각각 유치 신청을 해야 하는데 군위군수가 소보는 하지 않고 우보만 신청했기 때문이다.군위군수는 '군민 뜻이 우보에 있음을 확인했고 이를 받들어 유치 신청도 우보로 했다'며 우보 신청 후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물론 군위군수로선 그럴 수 있다. 4개 단체장 간 합의가 있었다고 해도 찬성률 76.27%를 기록한 우보가 아닌 25.79%밖에 안 나온 소보에 대해 유치 신청을 하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그런데 군위군수와 군위군의 입장을 이해한다 해도 의아함은 남는다. 정말 원하는 게 공항이 맞는지 궁금해서다. 공항을 원하는 건지, 군의 발전을 위한 지원과 혜택을 원하는 건지 이쯤되니 헷갈린다. 공항이라는 애물단지를 끌어안고서라도 각종 지원과 혜택을 통해 군을 더 발전시키고 인구를 늘리려고 공항 유치에 나섰던 게 아니었던가 해서다.역설적이게도 이는 주민투표 결과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 결과 우보 단독후보지에 대한 찬성률이 투표에 참여한 군위 8개 읍·면 중 우보가 가장 낮았다. 86, 85% 등 80%를 넘은 곳이 3곳이나 있었지만 우보면의 찬성률은 59%에 불과했다.반대로 공동후보지인 소보에 대한 찬성률은 우보가 8개 읍·면 중 1등이었다. 이는 우보 주민 역시 '배후단지도 좋다'는 정서를 깔고 있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공항의 득은 보되 우리 지역에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속내도 투표에 투영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군위와 의성 모두 좀 더 냉정·냉철해질 필요가 있다. 오로지 공항 유치에 모든 걸 걸고 달려오느라 간과했던 것을 흥분을 가라앉히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던가를.공항이 들어서고 난 뒤 어느 지역이 더 득을 볼지는 모를 일이다. 그러나 공항을 받지 않고도 그만큼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지원은 최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말이다.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미선정 지역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도지사는 미선정 지역에 항공 클러스터 330만㎡ 조성과 사업비 8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는 선정 지역의 항공 클러스터 100만㎡ 조성과 사업비 2천500억원보다 더 큰 규모다.도는 미선정 지역에 민항 관계자, 산업 및 연구 종사자 등 2만 명을 수용하고 항공부품소재단지, 항공벤처연구단지, 항공전자부품단지 등을 조성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대구의 동구가 될 것인지, 수성구가 될 것인지 차분하게 꼼꼼히 따져 볼 일이다.

2020-02-05 17:01:09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미국 원정 한미훈련

독일과 소련은 1941년부터 1945년까지 피 터지게 싸웠지만, 1922년과 1923년 두 차례의 군사협력 조약 체결을 시작으로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1933년까지 10년 동안 군사적으로 긴밀한 협력 관계에 있었다. 그 이유는 독일은 1차 대전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소련은 공산주의 혁명 때문에 모두 국제적 '왕따'였기 때문이다.특히 독일의 처지가 처량했다. 베르사유 조약으로 적국에 대한 공격은 물론 자위(自衛)까지 어렵게 꽁꽁 묶였기 때문이다. 군의 규모는 장교 4천 명을 포함해 10만 명으로 제한됐고, 육군은 종류를 불문하고 전차의 개발·보유가 금지됐으며, 공군은 항공기를 보유할 수 없어 서류상의 존재로 전락했다. 해군 역시 보유 함정의 총배수량은 10만t으로 묶였고, 잠수함은 보유할 수 없었다. 이런 제약 조건하에서 독일은 신무기 개발이나 새로운 전략·전술의 개발·훈련은 꿈도 못 꿨다.이런 절망적 상황을 독일은 소련과 군사협력으로 헤쳐나갔다. 독일은 소련 장성들을 독일로 초청해 독일의 전략·전술 교리, 군사 경제와 병참 지원에 관한 '신사고'를 제공했다. 이에 앞서 소련은 독일에 무기 시험과 전술 훈련 장소를 제공했다. 모스크바 동남쪽에 있는 리페츠크에 공군 훈련장, 볼가강의 카잔에 탱크 학교, 톰카(현재 볼스크)에 화학전 훈련 단지를 세워 독일이 독일 땅에서는 어림도 없는 무기와 전술의 개발·시험·훈련을 할 수 있도록 했다.우리 군 당국이 육군 전차와 자주포 등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야외 훈련장으로 수송해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미 본토 훈련장 시설을 활용해 주한 미군 순환 배치 부대와 훈련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이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그러나 숨은 이유는 9·19 남북 군사합의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합의' 이후 최전방에서 포 사격 훈련을 하지 못하게 된 데 따른 궁여지책이란 것이다. 국방부는 이를 부인하지만 한미연합훈련의 규모가 크게 줄거나 중단돼온 사실을 감안하면 믿음이 가지 않는다. 1차 대전 후 독일군처럼 우리 땅에서 훈련도 하지 못하는 우리 군의 처지가 딱하다. 독일은 어쩔 수 없어 그랬다지만 우리는 '합의'라는 자승자박(自繩自縛) 때문이어서 더 그렇다.

2020-02-05 06:30:00

[관풍루] 대구청년, 전년보다 85% 는 1만2천명이 지난해 대구 떠나 수도권 취업난민 행렬.

○…민주당, 한국당 현역 대폭 물갈이설에 놀라 당초 4월 총선 후보 현역 의원 60% 무경선 공천 방침 변경. 국민, 야당만 무섭고 유권자 우습게 보는 여당의 오만이 빚을 결과는(?)○…KDI 경제잡지 1월호, 지난해 북한 경제활동 비교적 안정세 지속 분석. 정부·여당, 강한 대북 제재 속에도 잘 버티는 북한 배우려 그들과 잘 지내려 한다오.○…대구청년, 전년보다 85% 는 1만2천명이 지난해 대구 떠나 수도권 취업난민 행렬. 대구시민, 잘 나갈 때 앞날 준비는커녕 제 주머니만 챙긴 지도층 탓이니 미안할 뿐.

2020-02-05 06:30:00

조두진 편집부국장

[시각과 전망] 문 대통령, 주인인가 객(客)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신년사에서 "지난해 신규 취업자가 28만 명 증가해 역대 최고 고용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연말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는 "11년 연속 무역흑자라는 값진 성과를 이뤘다"고 했다. '국민과의 대화'에서는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확언했다.하지만 진실은 문 대통령의 말과 다르다. 지난해 경제 허리층인 30, 40대의 일자리 감소가 아주 컸다. 그나마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60세 이상의 단기 일자리가 큰 폭으로 늘어 일자리 증가로 나타났을 뿐이다.무역은 수출과 수입이 모두 쪼그라들었다. 교역 규모 감소로 유지한 흑자와 '잘해서 얻은 흑자'는 다른 이야기다. 우리나라 수출은 2018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4개월 연속 하강곡선을 그렸다.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경제가 튼튼하다"고 말했지만,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2%에 턱걸이했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최저치다. 그나마 성장의 4분의 3이 나랏돈(세금)을 퍼부어 견인한 것이다. 2019년 국내총소득(GDI)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1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집값이 안정화됐다'는 문 대통령의 말도 사실이 아니다.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1천216만원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중위가격이 3억원이나 상승했다.문 대통령이 한두 번도 아니고 끝없이 진실과 다른 이야기를 쏟아내자 세간에서는 '문 대통령의 현실 인식 능력이 떨어진다. 딴 세상에 사는 사람 같다'는 말들이 있었다. 하지만 근래에는 "문 대통령이 고의로 거짓말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16세기 이탈리아 정치가이자 사상가인 프란체스코 귀차르디니는 처세술 책 '리코르디'를 남겼다. 책에서 그는 '잘못을 감추고 싶다면 정면으로 부정하라. 부정한다고 잘못의 증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한테 그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다. 거짓이 들통나더라도 계속 거짓말을 해라. 어떤 자들은 그 거짓말로 얻게 될 물질적, 심리적 이익 때문에 믿고, 또 어떤 자들은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서 믿는다'라고 썼다.들판에 집이 한 채 있다고 하자. 그런데 지붕에 틈이 생겨 빗물이 샌다. 서까래가 썩어가고, 바닥에서는 습기가 올라온다. 집주인이라면 당장 수리에 착수할 것이다. 설령 밤잠을 설치고, 지붕에 올라가 일하느라 비를 맞는 한이 있더라도 상황이 악화하는 걸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며칠 묵다가 떠날 객(客)이라면 지붕 고치고, 습기 잡느라 단잠을 방해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잠시 묵었다가 떠나면 그만인 그에게는 자기 짐보따리가 중요할 뿐, 장차 집이 허물어지든 말든 관심 밖이다.나라 상황이 더 나빠져도 문 대통령은 진실을 말하지 않을 것이다. "낙관적이다. 많이 좋아졌다"고 일관되게 우기는 한 대깨문들(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는 사람들)은 심리적 위안을 얻기 위해 그 말을 믿을 것이고, 생업에 바빠 세세한 상황을 파악하기 힘든 국민들은 명색 대통령의 말이니 믿을 것이다.중국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세계가 난리다. 의사협회와 야당이 입국 금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는데도 문 정부는 '우한 체류 외국인 봉쇄'라는 뜨뜻미지근한 대책만 내놓았다. 총선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라는 '짐보따리'에만 열중하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그래서 나온다.지붕이 새든 말든, 서까래와 기둥이 썩든 말든 객은 떠나면 그만이다. 집주인이라면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2020-02-04 19:54:02

서광호 사회부 기자

[취재현장] 청년들의 귀환을 준비하자

청년이 대구를 떠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구의 청년 유출이 급증했다. 13년 만에 가장 많은 수가 대구를 빠져나갔다. 이들 중 대다수는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으로 향했다. 대학 진학도 있지만, 상당수가 일자리를 찾아서였다. 처우가 좋은 일자리가 많고, 취업을 위한 정보도 풍부해 '인(in) 서울'을 원하는 것이다. 희망을 품고 시작한 대구 청년의 서울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로 진학한 한 청년은 방값과 밥값, 등록금 등을 마련하려고 아등바등 생활했다.졸업한 이후에도 서울에 머물며 취업을 준비했지만 기대하던 성과를 얻지 못했다. 대구로 와서 옛 친구를 만나고 또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지만, 대구에는 갈 만한 기업이 없어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무엇보다 서울의 출향 청년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집값이다. 비싼 집값 탓에 주거 환경이 열악하다. 전세는 엄두도 못 내고, 허리를 휘게 하는 월세를 감당해야 한다. 밥값 등 생활비도 만만치 않다. 대구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고 일을 하더라도 풍요로운 여가 생활이 힘든 이유다. 학창시절 친구도 많지 않아 정서적으로도 외롭다.이 때문에 대구로 돌아온 청년들이 있다. 수년간 서울에서 쌓은 인맥을 포기하고, 대구로 귀환하고 있다. 이들은 급여가 조금 적더라도 대구 생활에 이점이 많다고 했다. 서울보다 집값 부담이 적고, 도시환경도 더 쾌적하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가족과 친구가 있다는 좋은 점이 있다. 귀향한 청년들은 서울에서 겪은 고생이 오히려 대구에서의 삶에 자양분이라고 했다.대구로 돌아오려는 '귀향 수요'는 적지 않다. 대구시의 2018년 청년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출향 청년 200명 중 42%는 귀향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나이별로 보면 25~29세의 귀향 의지가 가장 높았다. 또 여성보다는 남성이, 기혼보다는 미혼이 각각 더 많이 귀향을 원했다. 상대적으로 젊고 서울에 머문 기간이 짧을수록 귀향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대구시가 올해 '청년 귀환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출향 청년 현황을 정확히 조사해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처우가 좋은 지역의 중견기업과 출향 청년 인재를 적극적으로 연결하겠다는 복안이다. 청년 유출을 막겠다는 막연한 계획보다 '출향 청년의 귀환'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 점은 좋은 시도다.하지만 이에 앞서 귀향 청년들의 지적을 먼저 새겨들어야 한다. 이들은 당장 높은 연봉보다도 다양한 기회의 제공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취업에 한정하지 않고 창업 등 열린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물질적인 유인책뿐만 아니라 '삶의 질'과 같은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는 것.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분위기도 극복해야 한다.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조직 문화에서 벗어나 인격을 존중해달라는 것이 청년들의 요청이다. 지역의 기성세대가 가슴에 새겨야 할 지적이다. 정책 차원의 지원뿐만 아니라 청년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져야 한다는 호소다.희망을 찾아 대구를 떠났지만, 타향살이에 지쳐 돌아오는 청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귀환은 그저 서울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닌 힘을 다해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불안감과 좌절감으로 청년이 고개를 숙이지 않도록, 격려와 위로 그리고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청년에게 대구가 '기회의 땅'이 되도록 지역사회 전체가 준비해야 한다.

2020-02-04 13:46:35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북악산의 비서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감독과 주연배우는 영화에 정치색은 전혀 없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정치색이 매우 짙은 영화다. '죽은 권력'은 물론 '살아 있는 권력'에도 비수(匕首)를 날리기 때문이다.이 영화는 1979년 중앙정보부장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암살하기 전 40일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름이 바뀌었을 뿐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박정희 대통령, 차지철 경호실장,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등이 등장한다.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서" "난 군인이자 혁명가"란 대사를 쏟아내는 김재규는 나라 앞날을 고뇌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반면 박정희는 종신 집권에 집착한 졸렬한 인물로 묘사된다.김재규는 5·16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영화에선 '혁명 동지' 박정희가 권력에 취해 망가지는 것에 실망해 거사를 하는 것으로 나온다. 대통령 암살의 당위성을 부각하려는 장치로 읽힌다. 영화를 본 대다수 사람은 '죽은 권력'인 박정희와 그의 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적 인식을 갖지 않을 수 없다.'남산의 부장들'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은 대사는 여성 로비스트가 내뱉은 "세상이 바뀌겠어? 이름만 바뀌지…"라는 것이다. 영화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통렬한 일침(一針)이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청와대 감찰 무마 등 숱한 의혹에 휩싸인 문재인 정권의 청와대는 박정희 시대의 청와대·중앙정보부와 다르지 않다. 같은 편끼리의 끈끈한 유대, 치밀한 공작(工作)의 수준, 후안무치에서는 훨씬 앞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고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국정 운영을 하는 문 정권과 "탱크로 밀어버리자"는 박 정권이 어떤 차이가 있나.이름만 바뀌었을 뿐 제2, 제3의 김재규, 차지철이 활개를 치고 있다. 후보 매수, 하명 수사 등 총체적 선거 부정과 우리 편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리 인사를 비호한 청와대에서 두 사람의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남산의 부장들'은 서울 남산에 있었던 중앙정보부의 부장을 지칭한 은어였다. 후일 문 정권의 청와대 비서실을 다룬 영화를 만든다면 청와대 뒷산이 북악산인 만큼 '북악산의 비서들'이 딱 좋을 것 같다.

2020-02-04 06:30:00

조향래 논설위원

[세풍] 당쟁의 추억

70년 남짓한 대한민국 정당 이름의 역사는 휘황찬란하다. '자유' '민주' '공화' '통일' '정의' '한국' '국민' '평화' '민중'이란 용어를 앞뒤로 뒤섞어 쓰다가 한계에 이르자 '나라' '누리' '우리' '미래'까지 등장시켰다. 그것도 모자라 '신' '새'라는 접두어를 붙이더니 '열린' '더불어' '대안' '새로운'이라는 수식어까지 나왔다. 지리멸렬한 정당사의 변화무쌍한 자취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감이다.4월 총선을 앞두고 또 천태만상의 이름을 내세운 정당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것이다. 범여권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고차원 방정식 같은 선거법이 이를 더 부추기고 있다. 이제는 신세대를 고려한 '헐' '짱' '개'라는 접두어가 등장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그리고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 당명은 100~2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가방 새로 바꾼다고 공부 더 잘하나….한국 정당의 변천사는 대부분 분열과 야합, 탈당과 합당의 무분별하고 몰가치한 이합집산의 귀결이다. 당쟁이 격화되었던 조선시대에도 지금처럼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당파를 오락가락하며 당명을 밥 먹듯이 바꾸지는 않았다. 동서남북 사색당파가 '노론·소론' '시파·벽파' '청남·탁남' '대북·소북' 등으로 분화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양당 체제의 틀을 유지했다.명칭뿐인가, 정치 행태는 또 어떤가. 조선시대의 당쟁도 저열한 권력투쟁이란 측면이 있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의명분을 내세워 이론적으로 싸웠다. 예론(禮論)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당쟁에도 도덕적인 의리와 유교적인 명분이 있었다. 철학적인 무장을 하지 않으면 논쟁에 끼어들지도 못했다. 오늘의 정치판처럼 도나캐나 달려들어 천지 분간도 없이 물고 헐뜯는 천박한 패거리싸움은 아니었다.적어도 당파 싸움 때문에 망했다고 역사와 조상을 탓할 염치는 없어졌다. 더구나 조선은 당쟁이 격심했던 숙종~영조에 이르는 50년 동안 오히려 민생이 안정되어 백성들이 살기 좋았던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망국의 길을 재촉한 것은 노론벽파 일당 독재에 이은 세도정치 탓이었다. 조선의 당쟁을 두둔할 생각은 결코 없다. 부끄러운 역사요 청산의 대상이었음이 분명하다.당쟁은 국론을 분열시켰다. 왜란과 호란의 와중에도 지도층의 의견 대립이 있었고, 해방 정국의 좌우 대립도 있었다. 그래도 지금처럼 온 국민을 분열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지는 않았다. 당쟁의 쓰라린 추억을 오히려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이름으로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갈라져 대립하며 서로를 척결의 대상으로 여기는 국론 분열의 종착역은 어디인가.정당정치가 핵심인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치적 의견 대립은 당연지사이다. 그런데 요즈음처럼 국론 분열이 심각한 위기의식으로 다가온 적이 있었을까. 그래도 반성하고 거듭날 줄 모르는 보수의 이기(利己)와 탐욕이 한심하다. 더 기가 막힐 일은 진보를 자처해온 세력들의 몰염치한 민낯이다. 도덕과 상식마저 내팽개친 그들의 무례와 오만은 '유체이탈' '내로남불' '후안무치' 그 이상이다.그들은 스스로 신주처럼 떠받들던 민주적 가치를 제발로 걷어차고 이른바 '좌파 독재'로 질주하고 있다. 그 결말은 조선의 망국과 남미 좌파 정권의 실패에서 유추할 수 있다. 보수의 분열과 노욕 또한 그 역주행을 돕고 있다. 식민사관의 궤변처럼 우리는 결국 '이것밖에 안 되는 민족인가'. 유사 이래 처음 이루어 놓은 경제 강국의 위업과 한류가 지구촌을 강타하는 문화민족의 자존도 이렇게 사위어가는가.

2020-02-03 21:06:45

[관풍루] 한국당, 4월 총선 겨냥 대구경북 최대 물갈이 공천 방침 발표

○…리얼미터 1월 28∼31일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민주당 지지도 동반 하락. 청와대·여당, 한국당도 떨어지고 광주·전라는 되레 올랐으니 뭇 악재에 선방(善防)한 셈이지요?○…정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중국 여행경보의 '철수 권고' 발표 뒤 '검토'로 오락가락 변경. 국민, 북핵 김정은 상전에 중국 눈치로 '한반도 운전자' 꽤 힘들겠군!○…한국당, 4월 총선 겨냥 대구경북 최대 물갈이 공천 방침 발표. 타 지역 유권자, 선거 때마다 몰표 주고 밥그릇도 못 챙기며 늘 당하니 착한 마음씨만은 노벨상감.

2020-02-03 18:04:16

[관풍루] 한국당 공천관리위, 당 텃밭 TK·PK 현역의원 공천배제 비율 타 지역보다 높여 50%이상 결정할 방침

○…한국당 공천관리위, 당 텃밭 TK·PK 현역의원 공천배제 비율 타 지역보다 높여 50%이상 결정할 방침. 고강도 물갈이로 당이 되살아난다면 다행인데 뚜껑 열어봐야 알 일.○…이해찬 민주당 대표, 확진자 허위 정보 공개했다가 "착각에 의한 실수"라며 정정. 가짜뉴스 비판하고는 제 입으로 가짜뉴스 퍼뜨리니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국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2일 기준 모두 15명으로 늘고, 3차 감염자도 2명 확인돼 방역 비상. 자주 손씻고 마스크 꼭 쓰고, 제 몸 스스로 지키는 수밖에 없네.

2020-02-03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호국 지워 평화 외치면…

"…그건 정말 눈물겨운 광경이었다. 장님의 아들이 군에 입대하는데 이웃 사람들이 전송을 나온 것이었다. 아버지가 앞을 못 보니 늘 길을 인도하던 아들이었다…눈먼 아버지는 대문을 나서는 아들을 도로 부르더니 마루 끝에 앉아서 아들의 얼굴을 손으로 만졌다…볼 수 없으니 아들의 얼굴을 손으로 만져 보는 것이다…'이 애비는 조금도 걱정하지 말고…잘 싸우래이…우째도 우리가 이겨야 하는 기라. 그래야 우리나라가 바로 서는 기라'…최인욱의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6·25전쟁으로 대구에 피란을 온 최인욱 작가는, 1951년 3월 9일 대구에서 처음 결성된 공군종군문인단의 덕산동 사무실로 가던 길에 본 장님 부자(父子)의 이별 장면을 잊을 수 없었고, 이는 뒷날 1983년 발간된 '한국문단이면사'에 실렸다. 부자의 재회나 후일담은 알 수 없지만 전쟁 속 대구 사람과 젊은이, 국민의 순수한 충정 사례가 될 만하다.이 같은 가슴 저린 사연이 장님 부자만의 일일까. 3년 전쟁에 휩쓸린 모두 이런 아픔과 고통이었을 터이다. 나라 기틀이 잡히기 전 기습적인 남침인 데다 미군 철수, 북한 도발 때는 '해주에서 아침, 평양에서 점심, 신의주에서 저녁을'이라 큰소리친 이승만 정부(신성모 국방부 장관)의 무책임과 무방비의 결과였다.특히 각료나 관료, 일부 정치인 연루의 전쟁 중 범죄, 즉 어린이 359명 등 주민 517명(뒷날 719명)을 총살한 거창 양민학살이나 5만 명(추정) 젊은이가 죽은 국민방위군 사건을 보면 국민적 희생은 거의 기적이다. 게다가 이런 치부를 감춘 정부가 외신 보도로, 마치 지난해 의성 쓰레기 산의 외신 전파로 대책에 나선 것처럼, 겨우 책임자를 추궁했으니 국민적 희생은 더욱 기릴 만하다.이런 국민적 희생 위에 일어선 나라가 올해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지난달 31일 '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를 꾸렸다. 위원회는 '기억' '함께' '평화'의 3개 분과로 할 일을 나눴다. 정세균 총리가 공동 위원장인 이날 행사를 알린 보도자료 제목이 '평화를 위한 도약'일 만큼 평화가 부각됐다. 그러나 명심할 게 있다. 나라 지킨 호국(護國) 정신 없는 평화는 신기루와 같다. 북한을 의식한 평화 강조겠지만 호국 희생자를 기리는 일은 무엇보다 앞선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2020-02-03 06:30:00

정창룡 논설주간

[매일칼럼] 이 판국에 공수처 속도 내라 한 대통령

'우한폐렴' 사태가 엄중하다. 세계보건기구가 신종코로나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중국으로 오가는 하늘길이 하나둘 막히고 있다. 중국 현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가동 중단은 마냥 길어지고 있다. 사스나 메르스의 전파 속도를 훨씬 능가한다는 바이러스의 확산은 그 자체로 공포다.그럼에도 한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인이 하루 1만 명을 넘는다. 미국은 중국을 방문한 외국 국적자에 대한 입국을 일찌감치 금지했다. 일본은 2주 내에 중국 후베이성에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북한조차 중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과 열차 노선 운행을 잠정 중단했다.국내적으로도 심각하다. 15명째 확진자가 나왔다. 의심 환자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공연은 연기됐다. 영화관은 텅 비었다. 주식시장은 요동치고 내수 경기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대로라면 가뜩이나 뚝 떨어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신종코로나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0.1~0.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우리는 이미 비슷한 경험을 두 번 했다. 2003년 발병한 사스는 우리나라 GDP 연성장률을 0.25%포인트 낮췄다. 또 2015년 국내에서만 186명의 환자와 38명의 사망자를 낸 메르스 사태도 GDP를 0.2%포인트 감소시켰다. 내수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신종코로나를 제때 다스리지 못할 경우 또 국민 삶이 얼마나 더 피폐해질지 가늠조차 어려운 것이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당연히 신종코로나 대응을 국정 제1순위에 두어야 했다. 그런데 정부는 우왕좌왕했다. 메르스 사태 때 '정부 무능이 빚은 참사'라며 전 정부를 공격했던 이들이 지금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다.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도대체 어디가 컨트롤타워냐는 말이 또 나온다. 우한 교민을 실어 나를 전세기 운항과 수용 지역을 두고 혼선을 빚더니 잠재적 의심 환자에 대한 관리도 허점을 드러내기 일쑤다. 2차, 3차 감염자까지 나온 상황도 판박이다. 일본에서 감염된 중국인 환자가 국내에 들어와 2주간이나 버젓이 활보하는 일이 벌어졌다. 누가 봐도 초동 대응에 실패했다. 정부가 뒤늦게 중국 후베이성 방문·체류 외국인 입국 전면 금지조치를 내놓았지만 후회막급이다. 정부가 선제적 조치들을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발 빠르게 시행하라던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 공허해졌다.엄중한 시기 문재인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주말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모아 공수처 설치를 독려했다. 최강욱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이 자신을 기소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향후 공수처 수사를 통해 범죄행위가 낱낱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던 그 공수처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를 "어디까지나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둘러댔다.국민은 지금 경제난에 이어 덮친 신종코로나 때문에 겹고통을 겪고 있다. 공수처니 검찰 개혁이니 하는 말은 사치다. 오히려 '권력형 비리 수사'에 칼을 들이댄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족을 자르고 수사를 방해하는 모습을 보며 검찰 인사와 공수처 설치에 분노하는 쪽이다. 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이 위하는 국민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 국민인가. 대통령은 공수처를 들먹일 것이 아니라 경제 부처 장관들을 불러 모아 신종코로나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를 고민했어야 했다.

2020-02-02 19:32:35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비노'

비누의 역사는 수천 년이 넘는다. 고대인들은 몸을 씻거나 옷 세탁에 오줌과 재(灰)를 이용했다. 로마인은 묵은 오줌과 표백토를 섞어 비누 대신 썼고, 고대 한반도에서도 '오줌으로 손을 씻고 옷을 빨았다'는 문헌 기록이 전한다. 청결을 위해 고안한 수단이 더러운 오줌과 재라니 묘한 반전이다.값비싼 사치품이었던 비누는 19세기 중반 대량 제조법이 나오기까지는 그림의 떡이었다. 하지만 비누는 깨끗한 물과 함께 인간 수명을 크게 연장시킨 일등 공신이다. 꼼꼼이 비누칠을 한 다음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씻으면 세균을 거의 제거할 수 있다.비누는 우리말 '비노'가 변한 말이다. 조선시대 때 콩과 팥, 녹두 등을 갈아 빨래에 비벼서 때를 뺐는데 이를 '비노'라 했다. 숙종 때 간행된 중국어 한글학습서 '박통사언해'(朴通事諺解)에 '머리를 감는데 비노를 썼다'는 기록이 보인다. 조두(澡豆)나 석감(石鹼)도 옛사람들이 쓴 세정제다.고체 형태의 비누가 대중화된 것은 1790년 프랑스 화학자 니콜라 르블랑이 소금에서 소다를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하면서다. 조선말 파리 외방전교회 펠릭스 리델 신부가 '사봉' 비누를 가져온 것이 우리나라 비누의 시초인데 당시 비누 1개 값이 쌀 한 말(80전)보다 더 비싼 1원이었다.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이화여대 목동병원 남궁인 교수는 가장 효율적인 바이러스 예방법은 사람 많이 모인 곳에 가지 않고, 손을 잘 씻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손 씻기인데 손이 대부분 전염병의 매개이기 때문이다. 기침이나 재채기로 인한 비말(飛沫)이 어딘가 묻어 있다가 손으로 만진 후 몸으로 들어올 확률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이다.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급속한 전파와 별개로 불미스러운 사회적 현상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고민이다. 우한 거주 한국인 국내 이송·격리를 극렬 반대한 일부 지역의 반응이나 천정부지로 치솟은 마스크 대란 등은 과학적 사실보다 막연한 불안감과 공포심에서 비롯된 비이성적 감정 표출이라는 점에서 뒷맛이 쓰다.

2020-01-31 19:10:14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고부] 기득권 586

최근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이른바 '586세대'에 대해 날 선 발언을 퍼부었다. "단물만 빨아먹은 기득권 586은 다음 총선을 통해 국회에서 퇴출해야 한다." 발언 수위가 예사롭지 않다. 청와대와 정부, 국·공영 기업체 요직에 포진해 있다가 총선 시즌을 맞아 국회 입성을 꿈꾸는 586 정치인들에 대한 견제 발언으로 읽힌다.586세대는 19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50대를 가리킨다. 1960년대 출생자들이 1천만 명이나 되니 가히 우리나라의 주류 세대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들은 시대별로 386세대, 486세대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1990년대에 출시된 인텔 CPU(중앙처리장치) 80386·80486·펜티엄(80586)칩에서 따온 이름이다.이들은 독재와 맞서 싸운 민주화 운동 세대로 불린다. 정보통신기술의 상징어와 같은 인텔칩 이름이 붙여질 정도로 386세대에 대한 사회적 기대는 컸다. 수혜도 많이 받았다. 졸업정원제 실시로 대학에 수월하게 들어갔고 경제 고도 성장기에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상대적으로 취업난도 적게 겪었다. 2009년을 기점으로 486세대가 된 이들은 각 조직의 중견 간부로서 IMF 외환위기를 잘 극복해냈고 2000년대 초반 IT혁명을 주도했다.세월이 흘러 2019년을 기점으로 486세대는 586세대가 됐다. 그런데 586세대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 예전 같지 않다.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문제들의 근원이 됐다는 시선이다. 386세대가 사회의 주류가 되고나서는 자신들이 비판하고 저항했던 윗세대의 행동과 모순을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는다. 특히 '내로남불' 행보의 전형을 보여주는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부정적 인식 확산에 한몫했다.2029년 이후 586세대는 모두 60대가 된다. 이후에도 686세대 용어가 생명력을 갖고 사용되기는 어려울 듯하다. 공교롭게도 인텔 CPU 시리즈에도 80686은 없다. 인텔은 당초에 펜티엄2칩에 80686 이름을 붙이려 했으나 '숫자는 독점적 상표권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미국 법원 판결을 받고 사용을 포기했다. X86세대가 인텔칩 80686과 같은 길을 걸을지 예단키 어렵지만 이미지 개선은 난망해 보인다.

2020-01-31 06:30:00

[관풍루] 유권자들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마스크에다 악수도 꺼리면서 총선 예비후보자 얼굴 알리기 난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울산시장 선거개입 피의자로 출석하며 "국민 신뢰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검찰 비판. 검찰 걱정하지 말고 본인 걱정이나 하시지.○…이해찬 민주당 대표, 30일 "작년에는 (우리 경제가) 겨우 2% 성장했는데, 올해는 여러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고 걱정. 경제가 좋다고만 하더니 이제 정신이 드셨나?○…유권자들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마스크에다 악수도 꺼리면서 총선 예비후보자 얼굴 알리기 난감. 누구는 한숨 짓고, 한쪽에선 수돗물 틀어놓을 판이니 선거도 복불복?

2020-01-31 06:30:00

전창훈 사회부 차장

[청라언덕] 대학판 벚꽃 엔딩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할 겁니다."요즘 대학들을 다니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다. 이 말인즉,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대부터 차례로 도산할 거라는 자조 섞인 비유다. 씁쓸한 '대학판 벚꽃 엔딩'인 셈이다.수년 전부터 예고됐던 학령인구 급감의 쓰나미가 올해 대학가를 덮쳤다. 각 대학 입학처 관계자들은 2020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하면서 그 위력을 실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2019학년도까지는 그럭저럭 버텼는데 이번에는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대구경북에서는 2020학년도 입학 자원이 6천여 명 줄어들고 2021학년도에도 비슷한 규모로 감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대학마다 추가 모집을 진행하고 있는데, 상당수 학과는 정원 미달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이런 학령인구 급감 사태가 앞으로 수년간 이어진다는 점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0학년도 입학 자원은 2019학년도보다 4만6천여 명 줄어들어 처음으로 모집 정원보다 적은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런 추세는 수년간 계속돼 5년 뒤인 2024학년도에는 지금보다 입학 자원이 12만여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일반적으로 신입생이 3천 명 이상이면 대형 대학으로 여겨지는 점을 감안하면 5년간의 학생 수 감소 추세는 실로 어마어마하다.하지만 대학마다 이런 위기를 느끼는 온도차는 확연하다. 학령인구 감소로 서울지역 4년제대 입성이 과거보다 수월해지면서 고3 수험생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혹자는 지금의 위기는 지방대의 위기라고 지칭하기도 한다.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의 역할을 한 번 따져보자.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2015년부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해 대학들의 정원 감축을 유도해왔다. 그러나 획일적인 잣대로 인해 지방대의 정원 감축 규모가 서울지역 대학보다 4배 이상 많았다.대학교육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시내 대학 정원은 3.5% 감소(9만771명→8만7천572명)한 반면 수도권 이외 지역의 대학 정원은 13.6%나 감소(34만3천715명→29만6천835명)했다.지난해 8월 교육부가 대학 자율을 강조하면서 대학구조개혁 방향을 달리한다는 발표했지만 실상은 벼랑 끝에 몰린 지방대를 더욱 압박한다는 비판도 있다. 표면상으로는 자율을 내세우지만, 진단지표 가운데 '충원율' 비중이 확대돼 사실상 지방대 죽이기 정책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결국 충원율 경쟁에서 지방대는 수도권 대학을 이기기 힘들기 때문이다.우리나라의 대학 생태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애초부터 공정하지 않은 환경에서 대학들은 교육부가 제시한 일률적인 기준에 따라 무한 경쟁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없는 대학들이 퇴출되는 사례도 있었지만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지방대들이 지역적 한계 탓에 성장 동력을 잃는 부작용도 심했다.최근 교육부가 지역혁신 플랫폼 구축사업을 발표했다. 지방대와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협력해 지역의 미래 먹거리사업을 만들고 청년 일자리까지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6월까지 비수도권 3개 지역을 선정해 7월부터 내년 4월까지 시범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무엇보다 과거 지방대를 옥죄는 방식에서 벗어나 비수도권 대학을 지원한다는 관점에서 사뭇 기대된다. 부디 단발성이나 전시성 정책으로 그치지 말았으면 한다. 더 나아가 이번 정책이 교육부 '지방대 살리기 프로젝트'의 불쏘시개였으면 한다.

2020-01-30 18:41:25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한 딸이 지니, 한 딸이 뜨네!'…대구의 두 딸

'한 딸이 지니, 한 딸이 뜨네!'대구에서 몸을 받아 한 공간에 나온 인연에서는 두 딸이 닮았지만 자란 환경과 삶의 길이 달랐다. 1952년생 딸은 군인을, 1958년 태어난 딸은 세탁소 주인을 아버지로 두었다. 뒷날 서로 다른 정치 진영에 기대 40대와 30대에 여의도 국회에 입성했다. 그리고 50대에 각각의 진영과 이념을 대표하는 당 조직의 꼭지까지 이른 점은 또한 같다.옛날이면 인생을 갈무리할 60대에 이른 뒤 두 딸 앞의 삶은 또 다른 높은 곳을 향한 꽃길이었다. 그리고 모두 멋진 60대를 출발했다. 한 딸은 2013년 한 나라의 통치자로 더 오를 곳이 없는 데까지 이르렀고, 다른 딸은 올해 법무부 장관에 발탁됐다. 인생의 긴 여정에서 뜻있는 60대를 맞았으니 그 소회는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다.그러나 알 수 없는 게 삶이고, 새로운 것도 없다지만 변하지 않는 일 또한 없다는 세상인 탓에 두 딸 앞에 열린 길은 얄궂었다. 아버지처럼 대통령이 된 딸은 2016년 국회 탄핵안 가결로 이듬해 3월 물러남도 모자라 곧 구속돼 지금까지 3년 가까이 감옥에서 옥살이를 하고 있다. 게다가 고향 대구에서도 찬밥 신세이니 이를 알면 기가 막힐 만하다.지난 2013년, 태어난 대구 중구 삼덕동1가 5의 2 생가터를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됐다. 손을 들고 웃는 표정인 얼굴 모습도 곁들인 간판이었다. 관광객이 사진을 찍곤 했던 곳이 됐다. 아버지 생가터인 구미 상모동 초가집처럼. 하지만 2016년 탄핵 뒤 훼손되자 철거됐다 2019년 또 세웠으나 올해 누군가에 의해 손상돼 최근 사라졌고 오늘도 없다.반면, 다른 한 딸은 장관 취임 이후 검찰과 힘 겨루기로 늘 화제를 몰고 다니는 초점의 인물이 됐다. 정부 여당과 함께 검찰, 정확히는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한판 승부를 벌이며 성가를 올리지만 지지 진영의 성원 건너편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크다. 특히 출신 여고 총동창회 명의로 떠돈 비난 성명서의 진위 논쟁까지 겹쳐 그의 성가는 높아만 간다.대구 두 딸의 뜨고 지는 일을 지켜보는 고향 사람의 심경도 부침(浮沈)인 노릇이라 마음이 착잡한 요즘이다. 특히 삶은 꽃길과 가시밭길이 서로 어울리는 법이라 더욱 그런지도 모를 일이다. 두 딸 앞에 남은 길 또한 어떨지 궁금도 하지만 걱정도 된다.

2020-01-30 06:30:00

[관풍루] 우한 교민 격리수용 장소 결정 소식에 진천·아산 주민들, 농기계로 길 막겠다며 반발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교수에 대해 서울대 "정상적 직무수행 어렵다"며 직위해제. 시간 많아질 조 교수의 트위터질로 세상 더 시끄러워지겠군.○…우한 교민 격리수용 장소 결정 소식에 진천·아산 주민들, 농기계로 길 막겠다며 반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불안감 충분히 이해되지만 동포한테 너무 야박하진 마시길.○…총선 앞두고 공천권 눈도장 찍으려는 무소속 도의원 1년새 5명 입당하면서 '도로 한국당'된 경북도의회. '동종교배' 정당 구도로 정치 다양성도 도루묵.

2020-01-30 06:30:00

최병고(경제부장)

[데스크 칼럼] 대통령의 워딩과 현실 인식

'워딩'(Wording)이란 단어를 검색해보면 '자기의 생각이나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언어 표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시중에선 생소할 법한 이 단어를 기자들은 자주 쓴다. 기자는 말을 좇는 직업이다.유력 정치인 같은 공인의 말 한마디는 기사가 되고 특종이 된다. 말은 해석이 따르고, 그 과정에서 진의 논란이 일기도 한다.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이 '그렇게 말한 적 없다'고 말을 주워 담거나, '그런 말은 했지만 그런 뜻은 아니었다'고 우기기도 한다. 그럴 때 기자들은 "그래서, 정확한 워딩이 뭐였지?" 하고 되짚는다.언론이 가장 주목하는 워딩의 주인공은 단연 대통령이다. 국민은 담화나 회견 등을 통해 최고 국정 책임자의 철학과 현실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워딩들은 꽤 우려스럽다. 자화자찬만 늘어놓거나, 말과 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있어서다.문 대통령은 이달 7일 신년사에서 "일자리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신규 취업자가 28만 명 증가해 역대 최고 고용률을 기록했다"고 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경제 허리계층인 30, 40대의 감소가 두드러진 반면, 재정 투입 일자리로 분류되는 60세 이상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초단시간 일자리 취업자는 역대 최대로 늘었다. 일할 능력이 있지만 '그냥 쉰다'는 인구(취업포기자) 역시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취업포기자 중에는 한창 일할 나이인 20대와 30대가 가장 많다. 이게 현 고용시장의 적나라한 모습이다.지난해 1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는 부동산 관련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장담했다. 많은 국민들이 귀를 의심했다. 남의 나라 얘기인가. 그러고는 한 달 만에 역대 초고강도라는 12·16 규제를 전격 발표했다.경실련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전국 땅값이 2천조원가량 올랐다. 역대 정부 최고 수준이다. 이 정부가 실시한 총 18번의 규제는 오히려 부동산을 과열시키는 불쏘시개가 됐다. '집값주도성장' '세금주도성장'이란 비아냥이 나온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현 정부의 집값 폭등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애틋함을 나타냈다. 불과 한 달 전 국민과의 대화에서는 "많은 국민들에게 갈등을 주고 분열하게 한 것은 정말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과연 연초 검찰 인사에서 조국 및 청와대 관련 수사를 담당하던 검사들이 대거 좌천되거나 물갈이됐다. 대통령의 진심을 짐작할 법하다.문 대통령은 지난 26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세 번째 확진자가 국내에서 나오자 "정부를 믿고,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마실 것을 당부"했지만, 바로 다음 날 네 번째 확진자가 나오자 우한에서 입국한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뒤늦게 지시했다. 최근 14일 이내 우한에서 입국한 이들은 3천 명으로 추산된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안일하다는 비판이 곧장 쏟아져 나왔다.올해부터 문 대통령은 본격적인 집권 후반기로 접어든다. 정부로선 여러 정책 성과에 대한 중압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국민은 듣고 싶다. 듣기 좋은 소리, 남 탓만 하는 얘기 말고 부족한 점은 인정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대통령의 솔직한 워딩을.

2020-01-29 16:21:42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중국 공산당에 대한 환상

국내 진보·좌파들은 공산 중국에 끈끈한 연대감을 갖고 있는 듯하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베이징대 연설은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문 대통령은 마오쩌둥(毛澤東)의 대장정(大長征)을 언급하며 여기에 김산이란 조선인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김산은 미국 기자 님 웨일즈가 붙여준 가명으로 본명은 장지락이다. 이 연설을 통해 문 대통령은 마오와 조선을 연결시킨 것이다.이를 두고 반민중적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 정권을 패퇴시키고 공산혁명을 성공시킨 마오와 대장정에 대한 경외심이 그 바탕에 깔렸다는 소리가 나왔다. 문 대통령이 이런 경외심을 실제로 가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기자의 경험에 비춰 국내 진보·좌파는 대부분 그런 경외심을 공유한다는 것이다.청와대가 27일 '우한 폐렴' '코로나바이러스' 등으로 사용하던 병명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일괄 정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주요 외신들은 여전히 'Wuhan virus'(우한 바이러스)로 쓰고 있는 사실에 비춰 중국의 국격 추락을 염려한 것이 아니냐는 거다.국내 좌파가 중국 공산당에 환상을 갖게 된 데는 에드거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 영향이 크다. 장제스의 토벌을 피해 근거지인 장시성(江西省)을 출발해 산시성(陝西省) 옌안(延安)까지 370일 동안 9천600㎞를 주파한 과정을 감동적으로 묘사한 이 책을 통해 서구의 좌파는 중국 공산당이 매우 도덕적이며 민중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혁명세력이라고 믿게 됐는데 국내 좌파도 예외가 아니었다.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중국 공산당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를 증명하는 가장 비극적인 예가 국공내전 중 마오가 명령한 '창춘(長春) 봉쇄'이다. 1948년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계속된 이 작전으로 12만~15만 명(국민당 추산 65만 명)이 굶어 죽고 병들어 죽고 얼어 죽었다. '창춘을 죽음의 도시로 만들라'는 마오의 명령대로 된 것이다.스노의 저작에는 이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다.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사람이 안다. 중국 공산당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날 때도 됐다.

2020-01-29 06:30:00

[관풍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불안감 커지면서 덩달아 마스크 시중 가격 고공비행.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불안감 커지면서 덩달아 마스크 시중 가격 고공비행. 아무리 메뚜기도 한 철이라지만 사람 목숨 가지고 한몫 챙기려는 장삿속 한번 사납소.○…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 "단물 빨아먹는 특권·기득권층인 586 얼치기 운동권 국회서 퇴출해야" 맹공. 컴퓨터 용어에 '686' 없으니 퇴출은 시간 문제 아닐는지.○…'좌뇌' 건물만 있던 한국뇌과학연구원, '우뇌' 건물 하반기 착공한다고. 좌뇌는 논리, 우뇌는 감성을 관장한다 했는데 그간 뇌과학연구원 잘 안 풀린 이유가 반쪽 뇌 탓?

2020-01-29 06:30:00

최정암 서울지사장

[시각과 전망] 조원진·유승민과 보수대통합

우리공화당 공동대표 조원진 국회의원(3선)과 새로운보수당의 창업주 유승민 국회의원(4선). 대구 출신인 두 사람은 우리나라 보수계를 대표하는 정치인이지만 서로 엄청 싫어하는 사이다. 유 의원은 조 의원을 무게감이 떨어지는 데다 '건너야 할 탄핵의 강'을 가로막고 있는 친박 세력의 잔당쯤으로 분류한다. 그는 우리공화당이 포함되는 보수통합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 반면 조 의원은 'TV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치인 중 퇴출돼야 할 3인의 정치인 중 1인으로 유 의원을 꼽았다.조원진 의원은 수구꼴통으로 통했다. 촛불 정국 이후 탄핵은 정당화됐고, 조원진과 태극기부대들은 '교주 박근혜'를 추앙하는 소수 극우집단 취급을 받았다. 일부 참석자들의 적절치 못한 행동이 전체 태극기부대원들을 양식 있는 시민에게서 더 멀어지게도 했다.그러나 요즘 조원진 의원에 대한 평가는 많이 달라졌다. 그는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교류를 등한시하지 않는다. 사소한 약속도 지킨다. 지역의 주요 행사도 적극적으로 챙긴다. 집회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던 일부의 행위도 과감하게 정리해버렸다. 문재인 정권의 실정이 계속되면서 태극기부대에 참여하는 인원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당원 증가 속도가 기존 정당 중 최고라고 자평한다. 대구뿐만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다른 건 몰라도 남자다' '의리가 있다' '만나 보니 괜찮더라'는 얘기가 퍼지면서 그의 주가는 상승 국면이다.유승민 의원은 개혁 보수를 대표한다. 박근혜 정권 때부터 바른말 하는 이미지로 그려졌다. 대학생들을 찾아 특강도 자주 다니고 발언도 개혁적이다. 국회의원 8명에 불과한 '꼬마 정당'의 창업주이지만 그의 파괴력은 상당하다. 그래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에 큰 방점을 둔다. 이를 알기에 유 의원은 자신의 요구 수위를 높여가며 통합을 자신의 의도대로 끌고 가려 한다.하지만 대구경북에서 유 의원은 여전히 심판의 대상자로 찍혀 있다. 어떤 정당의 간판을 달아도 대구경북에서 유승민에게 따라다니는 것은 '배신' 이미지이다. 이 때문에 결국 개혁 이미지가 먹힐 수 있는 수도권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많이 나온다.이는 유 의원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그는 많이 신중하다. 가까이 해야 할 지역 언론과의 접촉은 가능하면 삼간다. 대구경북 국회의원들 중 유 의원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2주 전 저녁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있었던 '재경대구경북민 신년교례회'에도 약속과 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상황이 변했다면 알려주는 것이 도리인 데도 주최 측이 행사 직전 확인 전화를 하자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다"고 비서진이 알려줬다.유 의원의 불참 소식에 대다수가 "보수통합을 원하면 보수적 유권자가 다수 모이는 자리에 오는 것이 도움이 될 터인데…"라며 많이 아쉽다는 반응들이었다. 이런 모습들이 유 의원의 능력과 진정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많다.보수 유권자가 절대다수인 대구경북민들은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만이 보수대통합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태극기 집회를 통해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끊임없이 거론하고 마침내 이를 여론화시킨 세력도 보수대통합의 당당한 일원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지금 시점에서 보수 지지층의 목전 바람은 총선 승리이지 대선주자 선출이 아니다.

2020-01-28 18:48:42

박상구 경제부 기자

[취재현장] 대구 전기차생산, 좌절하긴 이르다

지난달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에서 전기 화물차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대차가 '포터2 일렉트릭'을 출시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6일 기아차도 '봉고3 EV'를 내놨다.작년 5월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제인모터스가 1t 전기 화물차 '칼마토' 양산을 시작하며 국내 최초 전기 화물차 생산 도시라는 타이틀에 들떠 있던 대구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격, 최대 주행거리 등 비교 항목 상당 부문에서 칼마토가 포터2 일렉트릭, 봉고3 EV 등 경쟁 차량보다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대구시와 제인모터스는 완성차 업체와의 정면 승부를 피하는 분위기다. 제인모터스는 특장차 분야와 전기 경운기 등 틈새시장 공략으로 방향을 틀었고, 대구시도 올해 들어 자율주행차산업 육성, 자동차 튜닝을 비롯한 대체부품산업 활성화 등 다른 분야 지원을 확대하는 모양새다.그럼에도 대구 자동차부품업계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오히려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 화물차 양산으로 기존 협력업체였던 곳들은 수주 물량 증가를 예상하는 곳도 적잖다. 대기업에서 전기 화물차 생산에 뛰어든 것이 대구 경제 전반의 악재는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품목 전환을 모색하던 업체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대구시가 전기차 생산에 손을 놓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달성군 소재 한 자동차부품업체 대표는 "대구에서 전기 화물차 생산을 한다고 하더라도 기업 규모가 크지 않고, 차체를 현대차 포터 그대로 쓰다 보니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오히려 전기차 저변이 넓어지면 대구 자동차부품업체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여전히 대구 주력 업종이 자동차부품인 만큼 전기차 생산에 대한 지원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실제로 완성차 생산까지는 아니더라도 대구 주요 협력업체들은 전기차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삼보모터스는 전기차 시장이 막 생겨나던 2015년 감속기 사업부를 신설해 지금까지 양산하고 있다. 평화오일씰공업은 수소차 전기발생장치인 스택에 들어가는 부품 '가스켓'을 개발해 현대차에 단독 납품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업체들 얘기대로 여전히 대구 대표 산업은 자동차부품 업종이다. 전기차와 더불어 대구 미래차 육성 업종의 한 축인 자율주행차 부문에도 유망 기업이 많지만, 상당수가 IT기업으로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그런 의미에서 작년 대구시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경창산업과 업무협약을 맺어 원천특허기술인 차세대 전기모터기술을 이전키로 한 것은 고무적이다. 내연차 시장 부진으로 지역 업계에서 '상장폐지 위기'라는 얘기까지 나왔던 경창산업 입장에서도 오히려 전기차 시장 확대의 기회로 삼을 수 있게 됐다.전기차 생산에서도 선도 도시가 되겠다는 대구시의 목표는 아직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이를 위해선 자체 연구역량을 갖춘 곳보다 당장 어려움을 겪는 2, 3차 협력업체들에 대한 지원이 급선무다. 전기차 경우 배터리·모터 등 핵심 부품을 제외하면 생산구조가 내연차에 비해 단순해 기술력이 떨어지는 업체들도 뛰어들 여지가 충분한 시장이다. 자율차 육성에 나서되 수천 곳에 달하는 대구 자동차부품업체들이 고사하지 않도록 기술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

2020-01-28 16:01:16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경자년 서생원

쥐와 인간의 역사는 애증의 쌍곡선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쥐처럼 상반된 이미지와 캐릭터를 지닌 동물도 드물다. 인류가 좀 더 원시적인 동물이었을 때는 쥐와의 관계가 적대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별 위험 부담 없이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식량 자원이었다. 그런데 인류가 한데 머물며 농사를 짓고 생산물을 저장하기 시작하면서 쥐는 도적으로 변했다.인간과 유사한 잡식성으로 인간의 생활권을 맴돌며 주로 양곡과 음식물을 훔쳐 먹고 살아온 것이다. 땅밑 음습한 곳을 본거지로 살아가는 야행성 동물이어서 각종 질병의 매개체가 되었다. 중세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몰고간 페스트 역시 쥐가 주범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유해조수인 쥐를 박멸하기 위해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적인 쥐잡기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그러나 쥐가 인간에게 유용한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생명공학의 시대를 선도하는 실험용 흰쥐는 질병 연구와 신약개발에 긴요한 동물이다. 더구나 아프리카산 쥐는 지뢰 제거에 각별한 능력을 발휘하는가 하면, 인명 구조 훈련에도 참여하고 있다. '미키마우스'나 '톰과 제리'는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20세기 최고의 애니메이션 캐릭터이다. 조선시대에는 서생원(鼠生員)이란 명칭으로 품격있는 대우를 받기도 했다.극단의 이미지와 오지랖 넓은 속성 때문에 한국인의 생활 속에는 쥐와 관련된 속담이 숱하다. '독 안에 든 쥐' '쥐뿔도 모른다' '쥐 잡듯하다' '쥐 죽은 듯'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서생원의 지상천국은 인도에 있다. 까르니마따라는 힌두교 사원은 쥐를 신(神)의 사자로 추앙하며 신성시한다. 평생 먹을 것을 주며 상전으로 받든다고 하니, 그곳에 태어난 쥐들은 또 무슨 인연의 결과일까.인간 사회에서 쥐는 여전히 애증이 교차하는 동물이다. '쥐새끼'라는 천대에서 '서생원'과 '십이지신'(十二支神)의 첫 번째 대우에 이르기까지 쥐는 '도적, 탐욕, 간신'의 이미지에서 '지혜, 예지, 신성'의 상징이라는 극단을 오간다. 명실공히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쥐의 단점보다는 서생원의 장점과 이미지가 부각되며 국정 혼란과 국운 쇠진을 다스리고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증진하는 한 해가 되기를 빌어본다.

2020-01-28 06:30:00

[관풍루] 북한 평양 외곽 산음동 미사일 생산공장서 차량 활동 포착, 미사일 시험 준비 가능성.

○…북한 평양 외곽 산음동 미사일 생산공장서 차량 활동 포착, 미사일 시험 준비 가능성. 무슨 짓을 해도 '평화'만 강조하는 문 정권있으니 딴 걱정일랑 붙들어 매고.○…불출마 선언했던 임종석 전 청 비서실장, 검찰의 권력형 비리수사 무력화 되자마자 민주당 정강·정책 방송연설자로 컴백. 누가 그랬나 '문 패밀리들 제 세상 만났다'고.○…사외이사 6년 임기 명시한 상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로 대기업 상장사들 사외이사 모시기 비상. 제 편 자리를 기업 경영의 자유와 맞바꾸는 한국은 참 이상한 나라.

2020-01-28 06:30:00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지난 27일 오후 서울 경복궁을 찾은 관람객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세풍] 역병(疫病)의 추억

본능적으로 인간은 아픈 기억을 잊고 싶어 한다. 1918~19년 전 세계에 창궐한 스페인독감이 그랬다. 스페인독감은 6억 명에 이르는 감염자와 최소 2천500만 명, 최대 1억 명으로 추산되는 사망자를 발생시킨 전대미문의 대역병(大疫病)이었다. 스페인독감이 휩쓸고 지나간 곳은 목불인견의 지옥도가 펼쳐졌다. 이 병에 걸린 사람은 폐가 피에 잠겨 고통 속에 죽었다. 대혼돈 속에 망자(亡者)들은 최소한의 예우조차 받지 못하고 버려졌다. 그 장면을 봐야 하는 산 자가 죽은 자를 오히려 부러워했다고 전해진다.하지만 불과 100년 전에 일어난 일인 데도 스페인독감에 관한 역사적 기록은 놀라울 정도로 적다. 14세기 유럽을 덮친 흑사병(페스트) 등과 견주어 봐서도 매우 이례적이다. 인류는 너무나 끔찍했던 스페인독감의 참상을 기억에서 애써 숨겨 놓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잊고 싶다고 해서 쉬 잊히는 것이 인간사인가. 끔찍한 대재앙의 기억은 인류 의식 깊은 곳에 강한 트라우마를 남겨 놓았다.이후 1세기가 지나는 동안 에이즈(AIDS)와 에볼라 바이러스(Ebola virus), 사스(SARS), 메르스(MERS) 등 여러 종류의 신종 바이러스가 등장했고 인류는 그때마다 스페인독감의 공포를 떠올렸다. 신종 바이러스들 대부분은 가축이나 야생동물들을 매개체로 삼아 잠복해 있다가 변이를 일으켜 사람 몸에 침투했다. 갑자기 들이닥친 신종 바이러스는 그에 대한 면역체계를 갖추지 못한 인류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여러 신종 바이러스가 출몰했지만 다행히도 스페인독감과 같은 대재앙급 사태는 재발되지 않았다. 국제화가 1세기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활성화됐기에 자칫 통제가 안 됐다면 스페인독감 때와 같은 대재앙이 일어날 수 있었지만, 의료기술이 발달했고 개인위생 환경이 개선됐으며 보건당국이 기민하게 대응한 덕분이다.그런 가운데 인류를 위협하는 신종 바이러스가 하나 더 출현했다. '우한 폐렴'이라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다. 정확한 발생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의 수산시장에서 식용으로 취급하는 야생 박쥐로부터 사람에게 옮겨졌다는 설이 유력하지만, 우한에 있는 생화학세균연구시설에서 누출됐다는 설 등 추정만 분분하다. 향후 추가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현재로서는 전파율과 치사율 면에서 사스와 메르스 중간 정도인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27일 현재 중국에서 80명의 사망자가 났고 우리나라에서도 네 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스와 메르스도 극복해냈듯 우한 폐렴 역시 수습 가능한 전염병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걱정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다. 우한 폐렴의 경우 증세가 발현되지 않은 잠복기의 감염자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에 확인돼서 그렇다. 역대 여느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없던 특징이다.항간에서는 중국인의 우리나라 입국 자체를 막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있고 의사협회조차 같은 주장을 펴고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국제법으로도 문제가 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효과가 없다며 권장하지 않기에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해야 할 조치이다. 무엇보다도 정부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응하는 것이 옳다. 개인은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되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지금 인류는 우한 폐렴이 조기에 진압되느냐, 세계로 확산하느냐 기로에 서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우리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2020-01-27 18:34:13

[관풍루]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대구경북 현역 국회의원 70% 물갈이' 엄포…

○…조국 사건은 대검 반부패부장과 중앙지검장이 뭉개고, 유재수 비리 수사는 동부지검장이 방어. 검찰(檢察) 요직에 검사는 없고 정치꾼 뿐이니, 이 참에 간판을 '정찰'(政察)로 바꾸는게...○…자유한국당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대구경북 현역 국회의원 70% 물갈이' 엄포에도 당사자들은 요지부동. 그런 '똥배짱'을 진작 써먹었으면 지금처럼 초라하진 않을텐데...○…경북대 의과대학이 2020년 의사국가고시에서 합격률 90.4%로 전국 최하위권 추락. 과거의 명성이 무색한 최악의 성적표에 불러야 할 노래는 오로지 '아! 옛날이여~'

2020-01-2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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