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장관 구인난'

"링컨 대통령 흉내 좀 내려고 김근태·정동영 씨를 내각에 기용했는데 재미가 별로 없었다. 비슷하게 하고도 인사 욕만 바가지로 얻어먹고 사니까 힘들다." 2006년 12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장관 인사를 두고 한 '폭탄 발언'이다. 두 사람이 여권 대선주자로서 적절치 않다는 의견 표현이자 정부를 공격하는 데 대한 섭섭함에서 나온 발언이었지만 장관 인사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노 전 대통령이 닮고자 한 링컨은 경쟁자는 물론 정적(政敵)까지 장관 등 요직에 임명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링컨을 고릴라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발언을 쏟아낸 에드윈 스탠턴이었다. 스탠턴을 전쟁 장관에 임명할 때 '내각에 왜 적을 임명하나'란 질문을 받은 링컨은 이렇게 얘기했다. "원수는 죽여서 없애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서 없애야 한다. 그를 기용하면 나는 적이 없어져 좋고 국민은 능력 있는 사람의 봉사를 받으니 좋다." 스탠턴은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링컨이 암살당했을 때 가장 슬퍼했다.문재인 대통령이 2기 장관 임명 파동으로 곤경에 처했다. "인사 욕만 바가지로 얻어먹고 사니까 힘들다"는 노 전 대통령 말을 문 대통령이 읊조릴지도 모를 일이다.문 대통령의 장관 인사는 원초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요인을 갖고 있다. 장관으로 쓸 만한 인사 100명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링컨처럼 통합에 중점을 두는 대신 문 대통령은 '코드'란 잣대를 들이댄다. 100명 중 절반가량이 코드가 안 맞아 배제되고 만다. 코드가 맞는 인사 50명 중 5대 인사 배제 원칙에 걸려 상당수가 또 도태된다. 남은 인사 중에서도 고사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청문회에서 만신창이가 될까 봐, 국정 운영이 대통령과 청와대 중심이다 보니 장관은 허수아비에 그칠까 봐, 정권이 바뀌면 '적폐'로 몰려 탈탈 털릴까 봐 손사래를 치는 사람이 줄을 잇는다. 남는 사람이 없다."왜 이런 사람을 추천했느냐"는 여권 질책에 청와대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코드에 맞는 사람만 고르다 보니 제대로 된 장관 후보자를 내놓기 어렵다. 탕평 인사를 하지 않는다면 장관 구인난과 인사 참사는 정권 내내 계속될 것이다.

2019-04-04 06:30:00

[관풍루] 국무조정실 '올해 안에 대구공항 통합이전 최종 부지 선정하겠다'고 분명히 약속

○…국무조정실 '올해 안에 대구공항 통합이전 최종 부지 선정하겠다'고 분명히 약속. 설마 이번에도 대통령이 나서서 또 어깃장 놓지는 않겠지!○…외교부, '발틱 3국'을 '발칸'이라고 썼다가 해당 국가 대사관 항의에 직면. 말레이시아어와 인도네시아어도 구별 못하니, 같은 '발'자를 틀리는 건 당연지사.○…경기 불황 속에서도 대구신세계 롤렉스 매장에 수천만원짜리 시계를 사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는 진풍경. 이래저래 없는 서민들만 서글픈 봄날이군….

2019-04-04 06:30:00

문경 기초의원 나선거구 서정식 당선자

문경 나선거구 한국당 서정식 후보 당선 확정·라선거구 한국당 이정걸 당선

4.3 보궐선거 개표가 완료된 기초의원 선거구 3곳 중 경북 문경시 나선거구에선 한국당 서정식 후보가 57.25%를 득표해 당선을 확정했고, 민주당 김경숙(11.93%) 후보가 2위를 기록했다.문경시 라선거구에서도 한국당 이정걸 후보가 62.03%로 당선됐고, 무소속 장봉춘 후보가 37.96%로 2위에 랭크됐다.전북 전주시 라선거구에선 민주평화당 최명철 후보가 43.6%의 득표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민주당 김영우(30.14%), 무소속 이완구(26.20%) 후보가 그 뒤를 이었다.

2019-04-03 23:29:13

이호준 경북부장

[데스크칼럼] 정부도 알았나

2017년 11월 15일. 포항 시민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다. 규모 5.4의 지진이 포항을 뒤흔들어 이들의 보금자리를 빼앗아 버렸다. 몸 누일 곳 없어진 이들은 이재민이라는 이름으로 체육관 등 대피소로 향해야 했다.발생한 이재민만 1만8천 명. 이들 중 200여 명은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흥해 실내체육관 등 대피소에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당시 지진으로 발생한 파손 시설만 주택, 공장, 도로, 항만, 학교 등 5만 건, 공식 피해액만 8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직간접적인 피해까지 합하면 3천323억원에 달한다.재산상 피해는 물론 포항 시민들은 공포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등 정신적인 고통도 겪고 있다. 그러나 지진이 인간으로선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해라는 생각에 지난 16개월 동안 어디 하소연 한 번 하지 못한 채 속으로만 삼켜야 했다.그런데 지난달 20일 '지열발전이 포항지진을 촉발했다'는 내용의 포항지진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이날 '촉발'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지열발전이 포항지진을 일으켰다는 말과 다름없었다. 포항지진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예방할 수 있었던 지진이었다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실제로 포항지진을 막을 수 있었던 기회와 경고는 여러 차례 있었다. 포항 지열발전소 건립 기술개발 초기 단계 당시 '지열발전이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의 사례와 경고가 있었지만 외면했다. 스위스 바젤은 규모 3.4 지진 발생 후 공사를 멈췄고, 연구·분석 후 지열발전소 건설을 중단했다.그러나 포항 지열발전소는 사업을 강행했다. 2012년 9월 착공해 2016년 6월 1차 설비 완공하고 시운전에 들어갔다. 그해 12월 두 차례에 걸친 땅속 물 주입 작업 후 규모 2.2, 2.3의 지진이 잇따랐고, 2017년 4월에도 이러한 현상이 반복됐지만 역시 무시했다.특히 2017년 4월 물 주입 후엔 스위스 바젤과 비슷한 규모의 3.1 지진이 발생했지만 바젤과 달리 포항은 이 경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포항지진 발생 3개월 전엔 물 주입 신기술까지 적용해 포항 땅속에 물을 넣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포항이 지진 발생 위험 지각 지진대에 속해 있어 충격과 자극을 줘서는 안 되는 지역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들의 무모함 앞에 포항과 포항 시민들은 마루타가 될 수밖에 없었다.여기서 더 크고 중요한 문제가 제기된다. 정부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냐는 것이다. 이러한 지진 위험성을 알고도 포항에 지열발전소를 세우기로 했고, 지진이 잇따르는 것을 알고도 계속 진행하도록 했다면 범죄자에 다름 아니다.물 주입 등 지열발전 실증시설 운영으로 지진이 발생할 경우 규모별로 보고받게 돼 있는 데도 이를 몰랐다면 직무 유기다. 보고를 받아 위험성을 알면서도 계속 진행하게 했다면 '지진 촉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방조한 게 사실로 드러난다면 석고대죄의 자세로 포항 시민 앞에 사죄하고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책임을 다 져야 한다. 포항지진보다 더 무서운 포항 민심이 폭발 위기에 직면하기 전에 말이다.

2019-04-03 18:55:58

석민 선임기자

[석민 선임기자의 Focus On]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숨

지난 1일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에서 '지역 ICT 기업 간담회'가 열렸다. 올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2개월마다 간담회는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분위기는 자유로웠고 허심탄회했다. 더욱이 DIP 관계자뿐만 아니라, 대구시의 담당 주무관과 과장, 국장까지 모두 참석해 상당한 성의와 관심을 보였다. 올해부터는 뭔가를 해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듯했다.그러나 도시락 점심을 먹으면서 2시간 반 동안 오간 이야기는 20년이 더 지난 흘러간 레코드를 반복해 듣는 느낌이었다. 기업 대표와 공무원, DIP 직원의 얼굴이 바뀌었을 뿐, IMF 외환위기 이후 경제부로 발령 난 기자가 그 당시, 또 그 이후 간담회장에서 질리도록 들었던 말들과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지역경제의 침체와 위기가 결코 외부환경 탓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돌이켜보면 호불호와 독재자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만큼 긴 안목과 비전을 가지고 국가를 경영한 지도자는 없었던 것 같다. 대구경북을 위해 그(박정희)만큼 큰 유산을 남겨준 이도 없다. 우리는 얼마나 그 유산을 잘 지키고 가꾸고 발전시켰나?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못나도 이렇게 못난 후손들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박 전 대통령은 구미전자공단을 만들고 경북대를 전자공학에 특화했다. 대구경북민에게 100년 먹거리의 기틀을 마련해 준 셈이다. 그가 4차 산업혁명을 예견했을 리 없겠지만, 울산의 자동차와 창원의 기계산업은 ICT 없는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ICT는 산업의 한 분야가 아니라, '자동차' '로봇' '기계' '에너지' '물' 등 모든 전통 산업 및 신산업과 융합되어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원동력이다.아이러니하게도 ICT의 원조인 전자산업을 선점했던 대구경북의 현실은 참담하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삼성과 LG 등 대기업을 수도권과 해외로 다 빼앗기고, "이제는 남은 것이 없다"고 한탄한다. 자신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반성하지 않고 '남 탓'만 하는 것이 대구경북 지도자들의 모습이었다면 지나친 비난일까.'부자는 망해도 3대 간다'는 말이 있다. 대구경북의 ICT 산업이 그 모양새다. 정말 ICT 분야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광주조차 'ICT 융합 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제시하고, 나주혁신도시와 묶어 돌파구를 찾고 있다.아직도 한강이남 최고의 ICT 자원을 가진 대구가 '좌절'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는 아이 떡 하나 준다'는 식의 일회성 기업지원사업을 넘어 대구경제권 차원의 뚜렷한 ICT 비전과 목표, 그리고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야 떠나는 젊은이와 기업을 잡을 수 있다. 좋은 인재와 기업은 비전이 없는 곳에 남지 않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숨이 통곡으로 바뀌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이유이다.

2019-04-03 14:38:16

김교성 경북본사장

[시각과 전망] 상주는 좌절하지 않는다

지난 2008년 경상북도 신도청 이전지 선정 작업 때 최종 후보지에서 안동·예천에 고배를 마신 곳은 상주, 영천이다.세월이 흘러 도청 신도시 조성이 애초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흘러나오는 얘기 중 하나는 상주의 탈락 아픔이다. 도청 이전지 선정 작업 당시 실무진들을 비롯해 도청 공무원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신도시가 여전히 외딴 교통섬처럼 여겨지면서 고속도로가 사통팔달로 뚫린 상주의 장점은 더 부각되고 있다. 시간을 되돌려 안동·예천처럼 상주·의성이 공동 유치에 뛰어들었다면 신도청 위치도 달라졌을 것이다.상주는 신도청뿐만 아니라 혁신도시(김천), 경마장(영천) 유치전 때도 고배를 마셨다. '2등 징크스'란 말이 나올 만했다.때아닌 상주 타령은 인구가 10만 명 아래로 추락한 도시 위상에 안타까움이 들어서다.상주시 인구는 지난 2월 54년 만에 1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가장 많았을 때 상주시 인구가 26만5천 명(1965년)이었기에 시민이 느끼는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다.상주는 그러나 이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이다. 1천여 시 직원들이 근조 넥타이를 매고 문상객 차림으로 근무하는 등 눈물겨운 인구 늘리기 노력에 나섰고 구체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경북대 상주 캠퍼스와 고교 기숙사 학생 전입, 상주상공회의소 등 기관·단체 동참으로 지난 3월 다시 인구 10만 명을 회복했다.앞서 상주시는 2017년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을 사벌면에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조성 중인 경북농업기술원은 곶감, 양봉, 육계, 한우 생산량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농업 도시' 상주의 가치를 엄청난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청사와 연구시설, 도시민 체험시설, 산학 연구기관 이전·설립을 통해 인구 증가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이달 중 최종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하는 축구종합센터는 상주의 새로운 희망이다. 축구종합센터는 파주에 이은 '제2의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로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상주시는 경주시·예천군을 비롯해 김포·여주·용인시(이상 경기), 천안시(충남), 장수군(전북) 등과 경쟁하고 있다.국토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교통 장점과 프로축구 K리그1 상주 상무를 두고 있기에 상주시의 축구종합센터 유치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상주가 더는 아픔을 겪지 않기를 바라지만, 축구종합센터 후보지에서 탈락하더라도 상주시는 경상북도체육회를 유치해 스포츠 인프라를 통한 도시 발전을 꾀했으면 한다.앞으로 스포츠는 레저를 겸한 건강 지키기, 스포츠맨십을 앞세운 경쟁을 통한 욕망 분출, 타 지역과 국제 교류를 통한 문화 욕구 충족, 재활을 겸한 휴양 등 특화 산업으로 발전한다. 이런 관점에서 상주가 접근하면 스포츠 도시로 주목받을 것이다.지난 2008년 상주가 '2010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해 중국 하얼빈에 대규모 사절단을 보내는 등 안간힘을 쏟던 모습이 떠오른다. 당시 현장 취재를 하면서 비인기 종목의 작은 규모 대회에 많은 시민과 기관·단체가 나서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지역 발전을 바라는 상주시민의 간절함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황천모 시장, 김성환 체육회장 등 상주시민의 의지가 매섭게 느껴진다.

2019-04-03 06:30:00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숙청은 면죄부?

1937년 4월 멕시코에서 미국 철학자 존 듀이의 주재로 트로츠키의 재심 재판이 열렸다. 이는 자기를 옹호하는 좌파들의 성원을 바탕으로 트로츠키가 존 듀이에게 직접 요청한 것으로, 1936년 소련이 궐석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하면서 트로츠키에게 적용한 '국가전복 기도혐의'의 타당성 여부를 심사했다. 결론은 '그 혐의는 날조, 트로츠키는 무죄'였다.이 재판은 각국의 민간인들로 구성된 국제조사위원회가 마련한 것으로 법적 구속력이 없었다. 그러나 '무죄' 판결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트로츠키에게 전혀 가당치 않은, 혁명 러시아가 1인 독재체제로 타락하는 것을 막으려 스탈린에게 맞섰으나 패한, 불운한 혁명가라는 이미지를 입힌 것이다.재판 3년 뒤인 1940년 트로츠키가 망명지인 멕시코에서 스페인 출신 소련 비밀요원인 라몬 메르카데르에게 살해된 사건은 이런 희생자 이미지를 확대 재생산한 것은 물론 그를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의 상징으로 치켜세우는 희한한 유행을 낳기도 했다. 이들 모두 트로츠키의 실체와 전혀 무관한 상상력의 산물이었다.트로츠키는 숙청당했지만, 그것이 그가 스탈린 못지않은 폭력 숭배자이며 민주주의를 적대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정당화하지 않는다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그의 전기를 쓴 영국 역사학자 로버트 서비스는 그를 '권력을 잡지 못한 스탈린'으로 묘사한다. 그가 권력을 잡았어도 스탈린과 똑같았을 것이란 얘기다. 폴란드 출신 영국 철학자로 '마르크스주의의 주요 흐름'이란 방대한 저서를 쓴 레셰크 코와코프스키도 같은 의견이다.국가보훈처가 1일 개최한 '김원봉 독립운동 업적' 토론회에서 "북한 정권에 기여했어도 숙청 등으로 배제된 자들은 (독립운동) 공적을 평가해줄 필요가 있다"는 소리가 나왔다. 항일 무장 활동을 했지만, 해방 후 월북해 북한 정권 수립에 핵심 역할을 한 김원봉을 독립유공자로 지정하기 위한 자락 깔기다. 김원봉이 1958년 김일성의 연안파(延安派) 숙청 때 제거됐다고 그의 반(反) 대한민국 행적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숙청은 숙청일 뿐이지 면죄부가 아니다.

2019-04-03 06:30:00

[관풍루] 북한을 옹호하는 듯한 언행 일삼아온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청와대가 임명 강행할 움직임

○…북한을 옹호하는 듯한 언행 일삼아온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청와대가 임명 강행할 움직임. 설마 북한의 전술 전략에 '감염된 좀비'는 아니겠지!○…정부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이달부터 밀어붙여 놓고는 정작 집중 단속은 안하겠다는 이율배반적인 행보. 그러게 지킬 수도 없는 법은 왜 만들었나?○…도로공사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운영 중인 '알뜰주유소'의 임대료를 올리는 바람에 유류 가격이 시중과 별 차이가 없다고. 그럼 이름이라도 바꿔야지….

2019-04-03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완장의 날들

'일제강점기…방우는 왜놈들과 어울려 다니더니 연락책(連絡責)이란 감투를 얻어냈다. 붉은색 완장을 차고 다녔다…그는 대단한 행세를 부렸다. 머슴살이 시절에 업신여김을 당했거나 조금이라도 서운하게 했던 사람에게 앙갚음을 시작했다. 심지어 없는 죄를 꾸미거나 부풀려서 일본 순사(巡査)에 일러바쳤다…평화롭던 시골이 온통 벌집을 쑤셔놓은 듯하였다….'(심성택, 『우리들의 봄날』, 2019년)'사농공상'(士農工商). 조선은 신분 사회로 백성은 완장을 찬 양반이 다스렸고, 양반은 과거시험으로 벼슬에 올라 감투를 쓰고 행세했다. 완장 두른 양반이 과거와 돈, 권력을 무기로 감투를 쓰면 대대로 영화를 누렸고 그들만의 삶을 이어갔다. 그렇게 양반의 완장과 감투는 이 땅의 신화가 됐다.이런 신화를 일제는 한민족 이간책으로 썼다. 높은 사람은 그들대로, 낮은 사람은 밀정과 헌병 보조원, 순사(보) 등 앞잡이로 완장과 감투를 준 일이다. 경상도 옛 머슴처럼 완장과 감투는 퍽 유용했다. 머슴은 일본을 믿고 온갖 횡포였고 다른 삶을 누렸다. 물론 광복이 되자 마을에서 그는 사라졌지만.완장과 감투 문화는 이어졌다. 자유당 말기가 배경인 이문열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초등학교 이야기도 다르지 않다. 힘으로 학교 '반장' 완장을 찬 엄석대가 담임을 믿고 학급을 주무르는 횡포도 같은 맥락이다. 담임이 바뀌고 반장 횡포도 끝나고 엄석대도 학교를 떠나지만 완장의 폐해는 어른 세계와 마찬가지다.완장과 감투 집착 모습은 오늘도 그대로다. 또 완장과 감투에 걸맞지 않으면서도 욕심이다. 최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 등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8명의 인사검증 실패 인물들도 그렇다. 모두 각종 의혹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일들이 들통나서다.머슴과 엄석대의 완장 피해는 한 마을과 한 교실에 그쳤지만 나랏일을 보는 자리 완장은 이와 다르다. 완장을 채우는 사람이나 완장 차고 싶은 사람 역시 스스로 자격이나 있는지부터 되돌아볼 일이다. 완장과 감투, 이제는 결코 아무에게나 주는 '떡'이 아니다.

2019-04-02 06:30:00

서종철 논설위원

[세풍] 초격차 사회를 이해하는 법

요즘 초연결이나 초격차와 같은 용어가 빈번히 쓰인다.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일이나 현상을 설명할 때 예상 범위를 넘어선다는 뜻에서 '초'(超)라는 접두사를 붙인 것이다. 초사회나 초예측, 초지능, 초고령 등도 같은 예다. 개괄하면 급속한 시대 변화나 과학기술의 진보가 파생할 사회·경제·문화적 트렌드를 일컫는 용어다.최근 국내 한 통신기업의 '앞으로의 시대를 초시대로 부르기로 했다'는 광고 카피가 눈길을 끌었다. 뒤집어 해석하면 '초시대를 열어가는 기업'으로 봐달라는 소리다. 이런 초(超)시대를 지탱하는 핵심은 독보적인 가치를 현실에 구현해내는 힘이다. 경쟁 상대와 명확히 구분되는 차별성이다.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남보다 앞서지 못하면 도태되는 게 현실이다. 초시대는 더할 것이다. 결국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은 초시대의 본질이자 생태계다.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정치인 등 사회 엘리트 계층은 이미 성공적인 초시대를 살아가는 부류다. 비록 제 욕심에 충실하고 국가·사회는 뒷전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을지언정 환경에 최적화했기 때문이다. 사회 지도층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감춰진 동선은 국민들을 탄복게 할 정도다.이런 초시대에는 보편과 상식, 양심과 윤리는 군더더기다. 남들과 똑같은 판단, 행동 양식, 체면만 따지면 손에 쥐는 게 없어서다. 뛰어난 순발력과 과감한 결단, 집요한 성취감만이 성과를 낳는다. 여러 채의 주택과 많게는 수십억원의 투자 차익, 탈세와 꼼수 절세가 수확물이다. 이쯤 되면 이들의 현란한 '전투'(錢鬪) 감각은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다.간혹 운이 없게도 말 등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조동호·최정호 장관 후보자가 그렇다. 그러나 똑같이 도마 위에 오른 나머지 5명의 장관 후보자는 건재하다. 한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날에도 향을 묻힌다'고 했다지. 또 어느 후보자는 학자와 장관은 신분이 다른 만큼 언어도 생각도 바뀔 수 있다고 우겼다. 거액을 대출받아 재개발지역에 투자했다가 문제가 되자 사표를 내고는 "나는 몰랐다"고 둘러댄 것이나 피차일반이다. 국민 눈높이나 정서와는 거리가 아주 먼 '초격차'의 실상이다.정쟁으로 치면 한국 정당들의 싸움 실력은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소통과 설득, 논리와 타협은 필요 없다. 상대를 물어뜯고 끌어내리는 기질과 내공이면 그만이다. 정치 발전이나 쇄신의 기준에서 보면 어디 내놓기가 부끄러운 수준이다. 여기에는 여도 야도 예외가 없다.'그래비티' '마더 나이트' 등 수많은 영화에 배경음악으로 쓰인 '거울 속의 거울'(Spiegel im Spiegel)이라는 기악곡이 있다. 에스토니아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가 1978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최소한의 선율과 리듬, 화성만 동원한, 매우 느리고 단조롭게 반복하는 미니멀리즘 음악으로 애청자가 꽤 많다.거울 안에 또 다른 거울이 있다면 피사체는 보는 각도에 따라 계속 반복해 나타난다. 소리나 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거울 앞에 선 사람은 배경을 보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런 함정에 빠져 있다. 나만 보고 남을 보지 못하는 초격차 시대의 함정이다. 그러나 이를 부끄러워하거나 고칠 생각도 없는 게 더 큰 문제다.

2019-04-02 06:30:00

[관풍루]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위선이 2030세대들의 '586 운동권'에 대한 반감을 다시 부채질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위선이 2030세대들의 '586 운동권'에 대한 반감을 다시 부채질. 이 또한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교육을 잘못 받은' 탓일까?○…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 낙마로 대구경북은 신공항 논의 변수를 우려하는데 부산은 희색이 만면. 국책사업이 무슨 '파전'인가, 수시로 뒤집게….○…대구 안지랑 곱창골목 상인들의 자치모임이 '번영회'와 '상인회'로 갈라진 채 '곱창축제'를 둘러싸고 반목과 갈등이 더 깊어진다고. 그 잘난 정치판을 닮았군!

2019-04-02 06:30:00

논설주간

[매일칼럼] 이런 장관후보들, 미국이었다면 어땠을까

미국의 인사청문회 역사는 230년이 넘는다. 1787년 연방헌법을 만들 때부터 대통령에게 연방정부 공직자 임명 권한을 주는 대신 상원엔 인준권(미 헌법 2조2항)을 줬다. 철저한 삼권분립에 바탕한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의회에 행정부 고위직에 대한 인준권을 안긴 것이다. 자칫 있을지도 모를 대통령의 독선과 독주를 견제해야 할 필요가 그만큼 절실했던 셈이다.대통령으로선 억울해도 함께 일할 장관 임명을 위해 상원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 이는 대통령이 인준 가능한 인물을 발탁하고, 상원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하는 전통으로 이어졌다. 1789년 이래 상원에서 장관 인준을 거부한 경우가 단 12차례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이를 웅변한다. 미국에 청문회 대상 고위직 공무원이 약 600명 정도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동안 대통령과 의회의 협조는 놀랍다.우리나라는 청문회 제도의 무늬만 따왔다. 미국식 청문회 제도를 처음 도입한 것은 2000년이었다. 20년이 안 된다. 장관 인사청문회는 이보다도 훨씬 늦다. 2006년에야 시작됐다. 부총리 내정자와 정부 고위직 인사들의 부동산 투기, 자녀 문제 등이 계속 불거지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먼저 국회에 인사청문회를 제안한 것이 계기였다. 청문회는 '인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제도였다.그러나 이름만 가져왔을 뿐 본질은 가져오지 못했다. 강남에 심은 귤을 강북에 옮겨 심자 탱자가 됐다. 미국의 인사청문회 제도는 철저한 검증 시스템이 근간이다. 검증 기간의 제약도 없다.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를 지명해 청문회에 올리기에 앞서 검증하고 또 검증한다. 백악관 인사국과 FBI, IRS(국세청), 공직자 윤리위가 각각 매뉴얼화한 시스템에 따라 후보자들을 후벼 판다. 검증은 철저하고 세밀하며 집요하다. 후보자 개인과 가족에 대한 배경과 과거 20년 전의 행적, 교통범칙금 납부까지 캐고 또 캔다. 한국에선 여권의 온갖 비협조 속에 야당이 하는 일을 미국에선 검증기관이 먼저 한다. 이 과정에서 '나는 몰랐다'거나 '기억이 안 난다'고 회피할 수 없다. '죄송하다'며 백번이고 머리를 조아릴 일은 더더욱 없다. 죄송한 일이 있으면 지명받을 수 없다. 이 과정에 최소한 6개월이 걸린다. 사전에 법적 도덕적 검증을 마쳤기 때문에 실제로 청문회에 올랐을 때는 정책 검증만 하면 된다. 상원 인준 거부율이 낮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우리나라에선 이에 소홀했다. 대통령은 청문회의 핵심 전제라고 할 수 있는 후보자에 대한 사전 검증에 소홀했고, 이를 대신 떠맡은 국회는 정책 청문 대신 약점을 직접 파고들어야 했다. 그렇다보니 정권마다 10명 안팎의 낙마자가 나왔다. 이명박 정부 때는 10명, 박근혜 정부에선 9명이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2년 남짓 사이 벌써 8명이 낙마했다. 낙마한 후보자들이나 장관 임명은 고유 권한이라며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들이나 결점 없는 후보자는 없었다. 부동산 투기에다 막말, 탈세, 거짓 증언, 자녀 문제 등 제기된 온갖 의혹을 해소하지 않아도 대통령이 슬쩍 눈감으면 그만이다. 대부분 후보자들이 미국이었다면 FBI나 IRS 조사 단계도 넘어서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미국 같았으면 청문회에도 오르지도 못했을 장관 후보자들을 두고 임명 강행을 고민해야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처지가 딱하다.

2019-04-01 06:30:00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기미상궁(氣味尙宮)

조선시대 왕의 죽음에는 유난히 독살설이 많다. 특히 국정이 혼미했던 조선 후기 국왕과 세자들이 젊은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 독살설에 힘을 실었다. 어느 시대건 권력자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과 의혹 속에는 어김없이 권력과 암투 그리고 음모와 배신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기 마련이다.조선 왕의 독살설은 성군 세종대왕의 왕위를 물려받은 문종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양대군이 권력을 찬탈해 세조로 즉위했을 때 형인 문종에게 잘못된 음식을 처방했던 의원의 이름이 공신 명단에 올랐던 것을 근거로 삼는다. 병자호란 후 청나라에서 볼모 생활을 하며 국제 정세를 두루 익혔던 소현세자도 석연찮은 죽음을 맞았다.조선의 개혁 군주 정조의 죽음은 독살설이 가장 유력하다. 수구 세력인 노론 벽파를 등에 업은 젊은 할머니 정순왕후와의 권력 투쟁은 TV 드라마로도 많이 소개되었다. 정조의 손자이자 순조의 아들인 효명세자의 죽음도 그렇다. 영특했던 효명세자가 뜻을 펴보기도 전에 세상을 뜨면서 조선은 세도정치에 이어 패망의 길로 접어들었다.당파 싸움과 권력 투쟁에서는 왕의 목숨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왕이 수라를 들기 전에 시좌하고 있던 상궁이 먼저 음식 맛을 보는 것이 의례적인 절차였다. 그것은 음식에 독이 들었는지를 살피는 일종의 검식(檢食) 과정으로 '기미(氣味)를 본다'고 했다. 그 역할을 담당한 상궁을 '기미상궁'이라 했다.현대의 권력자도 마찬가지이다. 독재자일수록 그렇다. 늘 암살의 공포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나치 독일의 총통 아돌프 히틀러는 수행비서에게 반드시 먼저 음식을 맛보게 했고,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도 여러 명의 검식관을 항상 대동하고 다녔다고 한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24시간 검식관이 동행하며 조미료까지도 검식한다고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 때 기미상궁 역할을 한 수행원들이 있었다는 소식이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다. 좋은 음식조차 맘놓고 먹지 못하고 뒤끝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독재자의 삶을 그래도 부러워해야 하나?

2019-04-01 06:30:00

[관풍루] 이낙연 총리, 의혹의 장관 후보자 2명 낙마에 앞서 "사실관계를 좀 더 따져봐야 한다"고 옹호

○…이낙연 총리, 의혹의 장관 후보자 2명 낙마에 앞서 "사실관계를 좀 더 따져봐야 한다"고 옹호. 총리, 낙마할 줄 알았으면 '당사자 스스로 거취 정할 문제'라 할 걸 아깝네!○…이해찬 민주당 대표, 보선 출마 후보 지원하며 "통영·고성만 이기면 적폐 세력 청산" 강조. 국민, 불과 1년짜리 보선 1명만으로 적폐 청산되니 적폐도 아니군.○…삼성, 대구의 증권·생명회사 건물 파는 자산 운용에 걱정스러운 대구시민. 삼성, 기업은 이익을 좇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세상 사는 이치를 영 모르셨군요?

2019-04-01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文대통령의 '잔인한 봄'

문재인 대통령에게 2019년 봄은 '잔인한 봄'으로 기억될 것 같다. 올해 신년사에서 천명한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려고 나름 애쓰고 있는 가운데 봄에 터져 나온 악재들로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문 대통령은 북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반대 여론은 거세졌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 칼끝은 청와대로 향하고 있고, 장관 후보자들 부실 검증에 대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책임론이 불거졌다. 버닝썬 사건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재직한 경찰 총경이 연루됐다. 설상가상으로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논란까지 터져 문 대통령으로서는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국내외 악재들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에 문 대통령의 앞날이 달렸다. 조기 레임덕에 빠져 국정 혼란이 갈수록 심해지느냐, 국정 동력을 회복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느냐 갈림길에 섰다.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사퇴했다.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선택이다.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엄중하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비롯해 하자투성이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 '김학의·장자연·버닝썬' 사건 수사를 지시할 때와 같은 결기를 문 대통령이 장관 임명에서도 보여줘야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다음 달 한미정상 회담에선 북한 비핵화 해법 찾기는 물론 흩트러진 한미 공조를 회복하는 것도 문 대통령이 힘써야 할 일이다.2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생산, 소비, 투자 등 3대 경제지표가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들 지표가 모조리 마이너스인 것은 경제 위기 때나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 경제가 올해 여러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등 문 대통령 말에 동의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 바닥으로 추락한 경제를 끌어올리는 것이 문 대통령 본인도 수렁에서 끌어올리는 길이다.

2019-03-30 06:30:00

박병선 논설위원

[야고부] 성추문과 정치

요즘 한국에는 온종일 섹스 스캔들로 시작해 그것으로 끝난다. '성 추문 사회'를 방불케 한다. 인터넷·방송 등에서 쏟아지는 것은 버닝썬·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장자연 사건이다.이들 사건에는 폭력, 몰카, 별장 동영상, 성 접대 등 말로만 듣던 추문이 모두 들어 있다. 거기다 가수, 배우, 전 법무부차관, 언론사 사장 일가 등 잘나갔거나 높은 지위의 인물이 대거 연루돼 있다. 높이 올라간 인사들이 추락하고 폭망하는 모습은 관객에게 즐거움을 줄지 모른다. 이 때문에 스캔들은 대중에게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필요악이란 말이 있는 모양이다. '너도 별 볼 일 없구나. 역시 같은 인간이었구나'는 생각과 함께.세 사건 모두 정치적 배경을 갖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예상 밖에 버닝썬 사건까지 정치권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버닝썬과 관련해 연예인 승리를 매개로 YG엔터테인먼트와 양민석 대표, 국정 농단의 차은택 감독, 조윤선 전 장관까지 연결된다"며 "이 사건의 최초 폭행자인 서현덕은 최순실의 조카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실체적인 진실인지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여당은 '제2의 최순실 게이트'라고 규정한다.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사건의 불똥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튀어 그 여파가 상당하다. 황 대표가 김 차관의 재임 시절 장관이었고, 곽 의원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점 때문인데, 제법 그럴듯한 그물망으로 보인다. 장자연 사건은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는 조선일보와 관련된 만큼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해도 검찰이 열심히 파헤칠 것이 분명하다.우연인지, 의도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세 사건 모두 현 정권 인사는 아무 관련이 없고, 야당 혹은 정권에 적대적인 인사뿐이다. 집권 세력이 유독 깨끗하고 도덕성이 있기 때문일까. 문재인 대통령까지 이례적으로 검경의 명예를 걸고 이들 사건의 진상을 밝히라고 지시했다. '정치적 음모설'에 기름을 붓는 지시였다. 성 추문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저급하고 정치 도의에 맞지 않다. 성 추문은 성 추문으로 놔두는 게 어떤가.

2019-03-29 06:30:00

[관풍루] 공직자 재산공개 결과 청와대 참모·국무위원·국회의원 상당수가 다주택자로 판명.

○…공직자 재산공개 결과 청와대 참모·국무위원·국회의원 상당수가 다주택자로 판명. "다주택 소유 폐단 알고 대책 세우려 그랬으니 그리 알고~!"○…문재인 대통령, 외국인투자 기업 경영자들에 "더 많은 성공 꿈꾸도록 항상 노력할 것" 약속. 국내 업체, 우리도 성공을 꿈꿀 수 있도록 '가끔' 노력할 거죠?○…대구경북 일부 대학, 강사 채용 조건으로 다른 곳에서 4대 보험 해결하라며 횡포. 집단지성의 전당인 대학, 과연 '상아탑' 맞나.

2019-03-29 06:30:00

석민 선임기자

[석민 선임기자의 Focus On] '앙꼬' 없는 찐빵, 대구?  

왠지 찜찜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구 방문과 올해 6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 그리고 한국물기술인증원 대구 유치에 관한 이야기이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9 세계 물의 날 기념식'에 참석, 대구 물산업클러스터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면서 "연구개발, 기술 성능 확인과 인증, 사업화, 해외시장 진출까지 전 분야에 걸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국비 2천409억원을 투입해 달성군 구지면 일대에 조성 중인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대구에 위치에 있지만, 국가 100년 대계를 바라보고 진행한 국책사업이다. 대구시는 2023년까지 2천429억원을 들여 ICT와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유량, 수질을 원격 관리하는 '스마트워터시스템' 조성에도 나설 계획이다.그런데 지역 경제인과 간담회에서 나온 뉘앙스는 좀 다른 느낌이다. "물기술인증원이 대구로 오도록 도와달라"는 경제인들의 요청에 대통령 대신 환경부 차관이 나섰다. "현재 (한국물기술인증원 입지)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고, 지역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은 얼핏 공정하고 중립적인 언급처럼 보이지만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한국물기술인증원 설립 주무부처가 환경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책임한 말이기도 하다.'클러스터'가 무엇인가? 단순 집적지가 아닌 클러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앵커' 시설·기관이 필요하다. 울산의 현대차를 중심으로 대구경북과 울산·부산으로 자동차부품 산업이 발전했고, LG디스플레이가 파주로 가면서 관련 기업이 집중돼 디스플레이 신도시가 형성됐다. 대기업이 클러스터의 앵커 역할을 한 것이다.세계적인 하이테크 연구개발단지인 미국의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TP)의 경우는 국립보건원 환경보건연구소, 환경보호청·보건후생부 산하 국립독성프로그램(NTP), 육군연구소 등이 앵커기관으로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국내 물산업(36조 344억원, 2018년)과 세계 물시장(약 1천조원, 2020년) 규모가 크지만 국내 산업 기반은 관련 업체의 66%가 10인 미만 영세기업일 정도로 취약하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앵커 기관은 한국물기술인증원이 될 수밖에 없다. 물기술인증원이 없는 물산업클러스터는 물산업클러스터가 아닌 셈이다. 환경부가 이런 사실을 모를까?10년 전 대구 신서혁신도시와 전북 오송이 첨단의료복합단지로 함께 지정되었을 때 유치 제안서 작성에 참여한 한 사람으로서 기자는 기쁨보다 우려가 컸다. 핵심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오송으로 갔기 때문이다.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언제까지 대구가 '앙꼬' 없는 찐빵 신세를 반복할지 걱정스러운 이유이다.

2019-03-28 16:59:37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울릉 대구경북 33선언

"한국의 이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항상 가난했기 때문에 경제공황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농장이나 혹은 다른 사람의 농장에서 나는 생산물에 의존하기 때문에 바깥세상은 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백인 여성으로는 1923년 처음 들른 뒤 1932년 다시 울릉을 찾은, 대구의 미국인 선교사 부해리(傅海利)의 부인 하복음(河福音)이 남긴 편지글이다. 1909년 울릉에 첫 교회가 생긴 뒤 전도를 위해 찾은 섬이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기억된 셈이다.11일 동안 머물며 총 72㎞, 많이 걸을 때는 하루 12㎞(30리)까지 다니며 5곳 교회와 2곳의 기도처를 도느라 몸무게가 2.7㎏이나 빠졌고 '산을 넘어 걷고, 산길을 오르락내리락해서' 울릉의 여러 마을(창형·천포·저동·도동·다동)을 누빌 수 있었다.이런 울릉은 고종 때 본격 재개척됐다. 1882년 6월 검찰사 이규원을 '비워둔 섬' 울릉에 보내 조사하고 그해 12월 개척령을 내리면서다. 이듬해 16가구 54명을 옮겨 살게 했고 이후 독도까지 거느린 울릉은 더욱 중요한 섬이 됐다.일제의 수탈 시절도 보낸 울릉은 1963년 종합개발계획 수립 뒤 섬 일주도로 공사 착공 등으로 다시 변화와 발전을 노렸다. 그러나 돈 문제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다 지난해 12월, 55년 만에 완전히 뚫렸다. 울릉 개척사의 경사다.게다가 이를 축하하고 더 빛낼 행사마저 이뤄지게 됐으니 울릉은 올해 특별한 3월을 맞고 보내는 셈이다. 29~30일 대구경북의 광역·기초자치단체 33곳 대표들이 처음 울릉에 모여 대구경북의 발전과 앞날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시간을 갖기 때문이다.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유독 대구경북은 정부 인사, 예산, 각종 정책 등에서 가뜩이나 홀대와 찬밥 신세인 즈음이라 이런 모임이 더 반갑다. 100년 전, 한민족 운명을 바꾼 민족대표 33인의 3·1운동 독립선언서 같은 그런 결과물도 기다려진다. 일주도로 개통으로 울릉의 모습이 달라지듯, 이번 33인 대표 모임에서 지금의 고립에서 벗어날 대구경북의 큰 그림도 그려지길 바라면 지나칠까.

2019-03-28 06:30:00

[관풍루] 대구시 새 청사 건립 공론화위원회 4월초부터 활동 시작해 연내 최종 부지 확정한다고

○…대구시 새 청사 건립 공론화위원회, 4월 초부터 활동 시작해 연내 최종 부지 확정한다고. 인구 급감 시대에 넘치면 허세, 모자라도 문제이니 균형 잘 맞추기를….○…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주총에서 이사 연임 저지돼 20년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최대 800억원 퇴직금' 주장이 맞다면 뒤돌아볼 필요 없겠네.○…피우진 보훈처장 "김원봉, 북한 정권에 기여했으나 독립유공자 서훈 가능" 언급.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기보다 통일 후로 결정 미루는 것도 한 방법.

2019-03-28 06:30:00

[시선] '사랑의 고백'이 꽃말인 튤립

'꽃말'의 유래는 아라비아에서 시작됐다. 유럽에는 18세기 초 러시아와 전쟁에서 패한 스웨덴 칼12세가 터키로 망명했다가 귀국하면서 전했다고 한다. 이후 유럽에서는 '연인에게 사랑의 고백이나 기분을 전하고자 할 때 꽃말에 따라 꽃을 골라 전하는 전통이 생겼다'고 전한다. '사랑의 고백'이 꽃말인 튤립은 풍차와 함께 그려지는 네덜란드의 상징이다. 4, 5월이면 우리나라 전역에서도 축제가 열리는데 그중에서도 충남 태안 튤립축제가 유명하다.

2019-03-27 17:30:00

배성훈 디지털국장

[데스크칼럼] 뉴스사막 만드는 네이버 제국주의

지난달 19일 오전 7시 11분쯤 대구시 중구 포정동 대보 사우나 4층 남탕에서 불이 났다. 대구의 대표언론 매일신문은 오전 8시 14분 당시 긴박한 상황을 묶어 가장 먼저 인터넷에 속보를 내보냈다. 연합뉴스의 1보(8시 19분)에 비하면 매일신문 기사가 5분 정도 빠른 셈이다. 현장을 누비던 사회부 캡(경찰팀장) 등 취재진의 노력으로 알찬 기사를 신속하게 독자에게 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포털에서 매일신문 기사는 메인은커녕 검색에서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름도 생소한 온라인 매체와 서울 언론들이 연합뉴스를 거의 베끼다시피 한 기사를 내보냈기 때문이다. 이후 매일신문 기사(9시 49분 현장 영상, 9시 54분 2보, 9시 56분 현장 영상)는 검색 순위 뒤로 밀리면서 포털에서 사라졌다.지난달 28일 부산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러시아 대형 화물선이 광안대교에 충돌하자 부산의 언론들은 속보와 동영상을 재빨리 입수해 온라인에 올렸다. 하지만 네이버 등 포털의 뉴스 배치는 서울 언론과 인터넷 매체 일색이었다. 현장 상황을 자세히 다룬 부산의 대표적 언론 부산일보나 국제신문의 기사는 포털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온라인 뉴스 시장에서 네이버는 독점적 지배권을 가지는 사업자이다. 네이버 등 포털 업체들은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화면에 전진 배치하는 방식으로 '뉴스 장사'를 해오면서 성장했다. 하지만 이들 포털에서는 지역 기사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지역 뉴스는 여론의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다. 지역 현안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한 토론의 장인 지역 뉴스가 포털에서 보이지 않는 현실은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자치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정책에도 위배된다.한국 뉴스 시장은 포털과 모바일을 통한 뉴스 유통 비중이 월등히 높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8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포털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이용했다는 응답은 76.0%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인터넷 포털이 언론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62.0%로 '언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 23.4%보다 배로 높았다. 이 같은 뉴스 유통 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네이버의 지역 뉴스 배제는 디지털 뉴스 시장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틀어막는 조치나 다름없다.요즘 같은 모바일시대에 지역민이 지역 언론의 기사를 쉽게 접할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되었다는 것은 여론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위기이자, 지방자치에 대한 위협이다. 이러다가는 미국의 경우처럼 지역신문이 아예 없거나 1개의 신문만 발행되는 '뉴스의 사막지대'(news deserts)가 확산될 위험마저 안고 있다. 뉴스 사막의 확산이 가속화되면 건강한 공동체를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공동체가 직면한 현안에 대해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한 토론의 장이었던 지역신문이 사라지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타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위기로까지 이어진다.네이버에 요구한다. 지역 언론들이 현장을 뛰고 취재해 제대로 쓴 지역 기사들이 올바른 평가를 받아 검색 상위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하라. 아울러 네이버 뉴스 메인에 지역 뉴스 코너를 신설, 독자들의 지역 뉴스 접근성을 확보해 주어야 한다. 지역민에게 뺏은 뉴스 선택권을 지역민에 돌려 달라.

2019-03-27 14:45:53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월경(越境)

공항은 한 국가의 관문이자 국경이다. 정상적인 여권이나 입국사증을 가지면 누구든 절차를 밟아 통과할 수 있다. 종종 허술한 감시를 틈타 입국 심사대를 뛰어넘어 불법 월경하는 사례도 없지 않다. 하지만 공항은 항만·육상 등에 비해 통제가 잘 되는 국경이다.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터미널'(2004년)은 '경계선'으로서의 공항의 상징성을 잘 보여준다. 크로코지아라는 동유럽의 한 가상국가에서 뉴욕으로 여행 왔다가 공항에서 발이 묶인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여행 도중 자국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신분 상황이 복잡해지면서 오도 가도 못 하는 처지가 되자 공항 터미널을 집 삼아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앵글에 담았다.이 같은 스토리는 비단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공항에서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최근 언론에 조명된 인천공항 1터미널 46번 게이트에서 70여 일째 머무르고 있는 콩고 출신의 앙골라인 일가족 6명의 사연은 영화보다 더 절박하다. 콩고 출신에 대한 앙골라 사회의 박해를 피해 부부와 네 아이가 지난해 연말 관광비자로 인천에 도착했지만 입국이 거부되면서 공항 터미널에 갇히는 신세가 된 것이다.현재 인천공항 내 난민인정심사 대기실이나 송환 대기실에 머무는 사례는 훨씬 더 많다. 법무부 자료에 입국이 거부돼 송환을 기다리고 있는 대기자만도 74명에 이른다. 몇 해 전 입국 거부 조치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내고 터미널에서 200일 넘게 체류한 사례도 있다.성범죄 의혹 사건으로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의 내사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주말 인천공항을 통해 방콕으로 몰래 빠져나가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를 확인한 법무부의 긴급 출국 금지로 탑승 게이트 앞에서 월경이 무산됐지만 국민 뒷맛이 쓰다. 잘못을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하는 공직자나 범죄 혐의자의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어서다.긴급 출금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논란도 없지 않다. 그러나 도피로 책임을 덮으려는 그의 행동에서 지도층 인사의 윤리 수준을 보여준다. '본인이 아닌지, 맞는지'는 다시 조사해 밝히면 될 일 아닐까.

2019-03-27 06:30:00

[관풍루] 정부, 26일 일본의 독도 왜곡 강화 초교 교과서 검정 승인에 "강력 규탄하며 즉각 철회" 촉구

○…문희상 국회의장, 26일 의원 간담회에서 "미국 가보니 국회가 의회 외교 잘하고 있나 없나 걱정 됐다"고 토로. 국민, 실컷 놀고도 억대 연봉 나오는데 굳이 잘할 것 있나요?○…정부, 26일 일본의 독도 왜곡 강화 초교 교과서 검정 승인에 "강력 규탄하며 즉각 철회" 촉구. 일본, 적폐 청산정쟁에 날 새느라 바쁘실 텐데 관심 끄시죠!○…대구의 국가기관장 17명, 25일 대구 근대골목 관광하며 '대구경북 발전에 힘 모으자' 의기투합. 시민들, 정부와 달리 귀(貴) 기관만큼은 우릴 차별·홀대 마세요.

2019-03-27 06:30:00

이춘수 동부지역본부장

[시각과 전망] 포항을 볼모로 한 신기술시도

포항 시민들은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강진은 의심할 나위 없이 천재(天災)인 줄 알았다.지열발전소가 유발한 '촉발지진'이었다는 정부연구조사단의 최근 발표 내용은 그래서 더 충격적이다. 2016년 9월 규모 5.8 경주지진 이후 우리나라 관측 사상 두 번째로 컸던 포항지진이 인재(人災)였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정부조사단이 지난 20일 1년간 조사 끝에 내놓은 포항지진 원인조사 결과에 대해 포항 시민들은 충격과 함께 울분을 금할 수 없다.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은 발생 초기부터 국내 학계 일각에서 제기됐고 지난해 4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도 실렸다.지열발전소는 2010년 정부가 공모한 메가와트급 지열발전 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당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정부와 기관은 지진이나 안전, 환경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이는 국가기관의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범죄행위다. 그뿐만 아니라 사업자는 지열발전소 물 주입 후 소규모 지진이 수십 차례 있었다는 보고를 했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추가 지진 우려에 따른 특별한 후속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고 시인했다.이미 4년 전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가 지진으로 중단됐고, 2010년엔 이 사실이 국내에도 알려진 뒤였다.포항지진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연기시킬 만큼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냈다. 주택, 공공건물, 학교 등이 피해를 입어 62명이 부상당하고 1천53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금까지 집계된 잠정 피해액이 522억원에 달한다. 아직 대피소를 떠나지 못한 이재민도 200여 명이다.포항지진의 원인이 밝혀진 만큼 이제 포항의 분노를 진정시킬 후속 대책에 집중할 때다. 가동 중단 상태인 포항 지열발전소는 신속하게 폐쇄하고 부지를 정리해야 한다. 특히, 정부 및 지열발전 상용화 사업 참여 기관은 손해배상 논의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이미 시민단체는 지난해 10월 국가를 상대로 유발지진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진 위험지역이라는 오명을 쓴 포항지역의 경기 활성화 대책도 필요하다.정치권의 '네 탓 공방'은 포항 시민을 모욕하는 처사다. 이명박 정부 때 시행된 사업이지만 포항 지열발전소에 물을 주입한 후 지진 발생 전까지 2년간 소규모 지진이 63차례나 발생했다는 보고도 있었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향후 친환경 에너지 기술 개발사업의 졸속 추진을 방지하는 반면교사가 돼야 한다.목민심서 '애민'(愛民) 편엔 '구재'(救災: 재난 구제)가 있다. "환난을 생각하여 예방하는 것이 이미 재난이 발생한 후에 은혜를 베푸는 것보다 낫다.(思患而預防 又愈於旣災而施恩)" 다산 정약용은 다양한 사례를 예시하면서 위정자와 목민관은 재난의 조짐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현대사회는 위험사회다. 편익에 따른 어느 정도의 위험은 받아들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더라도 위험이 편익보다 훨씬 크거나 편익을 받는 자와 위험에 처한 자가 다르다면 수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사실을 감춘다면 범죄다.재해를 입은 사람은 생업과 일상이 파괴되어 버린다. 책임 규명과 적절한 보상, 그리고 확실한 재발 대책만이 포항지진의 피해자를 위무할 수 있다. 정치권의 네 탓 공방, 희생양 찾기, 이념 덧칠로 끝나서는 곤란하다.

2019-03-26 18:56:55

조향래 논설위원

[세풍] 증오의 정치

뒤주에 갇힌 채 죽어 간 사도세자의 비극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이 충격적인 조선 왕가의 참상이 추악한 당쟁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도 웬만하면 안다. 그런데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 다름 아닌 부인 혜경궁 홍씨와 장인 홍봉한이었다면…사도세자는 우리가 사극이나 영화를 통해 알고 있는 것처럼 비행이나 일삼은 정신병자가 아니었다면… 또한 그것이 영조가 아들을 죽게 한 이유도 아니었다면….역사학자 이덕일이 펴낸 '사도세자의 고백'은 당쟁의 최대 희생자였던 사도세자의 객관적인 목소리에 접근한다. 가해자들의 변명일 수도 있는 '한중록'의 내용과는 다른, 어쩌면 성군의 자질을 지녔을 사도세자의 참모습을 통해 당쟁의 비정함과 참담한 실상을 폭로한다. 당쟁에서 백성과 국가는 안중에 없었다. 오로지 당파와 가문의 안위만 종교처럼 뿌리내렸다. 상대편 박멸이 우선인 증오 정치의 최전선이었다.오늘도 한국 사회에는 증오 정치가 만연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선거도 국민을 위해 펼쳐야 할 정책도 '선악(善惡)의 전쟁'이라는 프레임 속에 갇힌 채 이판사판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정권이란 교체되는 것이 당연하다. 선거 또한 질 수도 있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우리가 지는 것을 천사가 악마에게 지는 것'으로 여긴다. 정의와 양심으로 포장한 이념과 선동의 이면에는 증오의 대물림이 꿈틀거린다.강준만 교수는 '증오 상업주의'라는 저서에서 "좌우를 막론하고 정치에서 소통을 어렵게 만드는 건 늘 '순수주의자들'"이라고 했다. 이들은 가능성을 추구하는 정치를 이상향을 좇는 종교의 도그마처럼 여긴다. 타협이 있을 수 없다. 강경파가 득세하고 극단주의가 횡행하는 까닭이다. 특히 진보주의자들은 타협을 추악하게 생각한다. 전체주의적 발상이다.당파성과 진영 논리를 앞세운 정치 세력은 국민의 관점에서 우선시해야 할 민생 문제보다 소수 열성파의 피를 끓게 하는 이념적·파당적 이슈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정치적 화법이나 정략적 언어조차 천박하고 자극적이다. '빨갱이' '쥐박이' '만주국 귀태'라는 독설도 그래서 나온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의 모습과 정치인의 행태는 시정잡배보다 못하다.지층만을 의식한 막말과 망동이 난무할 뿐이다. 그럴수록 열렬 지지 세력은 박수를 보낸다. 악의 세력 척결이 우선인데 방법이나 과정상의 오류나 무리는 신경 쓸 일도 아니다.'All or Nothing'의 제로섬 게임이다. 반대편은 모조리 쓸어버려야 직성이 풀릴 기세다. 그쪽에는 내 조부모와 형제자매 그리고 아들딸이 있을 수 있다. 친구와 동료도 있을 것이다. 그들을 모두 없애고 나면 아름다운 세상을 이룰 수 있을까. 정권이 바뀌어도 걱정이다. 이번에는 좌파 독재의 폐해 청산에 국력을 낭비할 것이고, 야당으로 전락한 진보 세력은 다시 온몸으로 저항하며 국정을 마비시킬 것이다. 이런 나라에 미래가 있는가?증오를 줄여야 한다. 증오를 악용하는 정치인도 문제이지만 이념과 당파에 매몰된 지지자들도 안목을 넓혀야 한다. 민주사회에서 여야와 좌우 세력은 공존해야 할 상대이지 척결해야 할 적군이 아니다. 정치 언어의 품격부터 높여야 한다. 그리고 공생과 통합의 정치를 지향해야 한다. 선거제도를 바꾸고 정치 변혁을 시도하는 것도 그런 차원에서 필요한 것이다.

2019-03-26 06:30:00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과잉 경호

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된 1914년 6월 28일 오스트리아-헝가리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부부 살해는 암살 가능성에 대한 페르디난트의 무신경과 허술한 경호 대책이 초래한 비극이었다. 페르디난트가 살해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사라예보 방문 날짜부터 적당하지 않았다. 6월 28일은 '성 비투스의 날'(St Vitus'day)로, 1389년 이날 코소보 전투에서 세르비아 연합군이 오스만터키에 패배한 이후 '민족 부흥'을 염원하는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에게 가장 성스러운 날이 돼왔다.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이 '수복'할 땅으로 여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합병한 오스트리아-헝가리 황태자가 하필 이날 방문한다는 것은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에게 큰 모욕으로 비쳤다. 세르비아 민족주의 테러단체인 '흑수단'(黑手團)이 이날을 거사(擧事)일로 잡은 이유다. 방문 날짜가 불길하다는 우려가 현지에서 나왔으나 페르디난트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경호 대책도 엉망이었다. 페르디난트 부부가 탄 무개차가 군중이 밀집한 대로를 지나가도록 동선(動線)을 잡아놓고도 도로 양측에 경비병을 배치하지 않았고, 경호대도 대원 대부분을 페르디난트가 처음 도착한 철도역에 머물게 한 채 경호대장만 방문단에 동행했다.흑수단의 1차 폭탄 암살이 실패한 뒤의 대처는 더 한심했다. 1차 암살을 모면한 뒤 동선을 급히 변경했으나 운전사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 그 바람에 페르디난트를 태운 차는 처음 동선대로 움직이다 변경된 경로로 급히 우회전해야 했다. 이는 그 주변에서 기다리던 19세의 가브릴로 프린치프에게 하늘이 준 기회였다. 그가 발사한 권총탄 한 발은 황태자의 목 정맥을, 또 한 발은 그 아내의 위장 동맥을 끊었다.문재인 대통령이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했을 때 청와대 경호원이 방아쇠에 손가락을 댄 채 기관단총을 노출해 '과잉 경호' 논란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의 민생 현장 방문 때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 하필 문 대통령 지지도가 낮은 대구에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은 대구를 '위험지역'으로 보기 때문이 아니냐는 소리도 나온다. '해프닝'인지 '기획'인지는 청와대만 알 것이다.

2019-03-26 06:30:00

[관풍루] 포항지진 여야 책임 공방에 이어 소송 문제 놓고 시민단체들 참여 인원수 싸움하며 갈등

○…포항지진 여야 책임 공방에 이어 소송 문제 놓고 시민단체들 참여 인원수 싸움하며 갈등. 서로 바짓가랑이 붙들면 넘어야 할 숱한 고개, 근처라도 가보겠나.○…문경시 기초의원 보궐선거 유세에 자유한국당 대표 포함 지도부 총출동.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 앞서 미리 지역 민심도 떠보고 좋은 예행연습 기회?○…영국 국민들 "갈팡질팡 브렉시트(EU 탈퇴) 정부와 의회에 못 맡긴다"며 100만 명 대규모 거리 집회. 우리나 거기나 대표 잘못 뽑으면 국민이 고생.

2019-03-26 06:30:00

박병선 논설위원

[계산동 스케치] 벚꽃은 피기 시작했건만…

이맘때가 되면 벚꽃이 피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기자는 30년 넘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뒤편 퍼걸러 옆에는 오래된 벚나무 한 그루가 있다. 비흡연자에게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곳은 기자의 흡연 장소다. 퍼걸러에 앉아 담배 한 대 물고 벚꽃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은 다시 없는 즐거움이다.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을 보기 위해 1년을 기다렸건만,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주일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개화를 기다리고 있지만, '일본에서 유래된 꽃'이라 마음 한쪽에 찜찜함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저어하는 '친일'(親日)의 원죄 의식을 완전히 걷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벚꽃을 위한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벚꽃도 군국주의의 희생자다. 벚꽃은 그저 아름다운 꽃일 뿐, 사무라이 정신과 군국주의와는 연관이 없었다. '보이는 곳/ 마음 닿는 곳마다/ 올해의 첫 벚꽃.' '밤에 핀 벚꽃/ 오늘 또한/ 옛날이 되어 버렸네,' 에도시대 하이쿠(俳句단시)에서 보듯, 서민들이 좋아하는 밝은 이미지의 꽃이었다.1930년대 군국주의 광풍이 불면서 벚꽃은 일왕과 국가를 위해 아름답게 희생하는 상징이 됐다. '흩어지고 흩어진다고 해도/ 꽃의 고향 야스쿠니신사/ 봄의 가지에 피어 만나자'〈동기(同期)의 벚꽃〉. 가미카제(神風) 특공대원들이 출전을 앞두고 부른 군가다. 군국주의자들이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기 위해 벚꽃의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일본 영화·애니메이션에는 사무라이가 꽃비를 맞으며 할복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지만, 이것도 허구다. "일본에는 '꽃은 벚꽃, 사람은 무사'란 말이 있다. '꽃은 질 때 산산이 흩날리는 벚꽃이 아름답고 사람은 벚꽃처럼 죽을 때가 아름다워야 가장 훌륭한 무사'라는 말이다. 무사들의 미학이다. 여기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 꽃잎이 한꺼번에 떨어지는 벚꽃은 왕벚나무다. 무사들이 한창 활동하던 시기에는 왕벚나무가 흔치 않았다. 이 감상은 왕벚나무가 보급된 후에 '연출된 것'이다."〈이나가키 히데히로, 식물도시 에도의 탄생〉부언하면 이 책의 왕벚나무는 소메이요시노(染井吉野)다. 이 수종은 에도시대 말기에 출현해 메이지시대 이후 일본 각지로 퍼졌고, 오늘날 일본 벚나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오히려 에도시대에는 순식간에 지는 특성 때문에 가문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까 싶어 벚꽃을 가문의 문양으로 삼은 무가도 없었다.벚꽃의 굴곡진 역사를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는 요즘 우리 것만 내세우고 남의 것은 인정하지 않는 극단적인 민족주의가 횡행하는 탓이다. 현 정권에 반대하거나 일본·미국을 두둔하면 '매국노' '친일극우세력' '토착왜구'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분위기다. 물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반민특위' 발언은 무지의 소치이니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정권 차원에서 역사를 해석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 해방 7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대통령이 '친일 잔재 청산' '민족정기'를 운운하니 허탈한 느낌마저 있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외교를 챙기고 국민통합에 나서야 할 대통령이 앞세울 구호는 아니다. 국민이 실력을 키워야 '극일'이 가능하지, 시대에 뒤처진 '구호정치'는 한국의 고립만 부를 뿐이다. 박근혜 정권도 국사 교과서에 손대려다 파국을 맞은 전례가 있듯, 역사를 정치에 이용해선 안 된다.시절이 하수상한 탓에 벚꽃을 좋아한다고 '친일파'로 몰리지 않을까 하고 살짝 고민하지만, 1년 만의 호사인지라 꿋꿋하게 즐기겠다. 늘 인간이 문제이지, 자연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글로벌 시대에 원산지가 일본이면 어떻고, 미국이면 어떤가.

2019-03-25 18: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박영선·유시민의 입

그리스 신화 속 영웅 테세우스가 처단한 악당 중 프로크루스테스가 있다. 거인인 그는 여인숙을 차려 놓고 손님이 들어오면 쇠 침대에 눕혔다. 쇠 침대는 큰 것과 작은 것 두 개였다. 키가 큰 사람에게는 작은 침대를 내주고 작은 사람에게는 큰 침대를 내줬다. 키가 침대보다 커서 밖으로 튀어나오면 침대의 크기에 맞게 머리나 다리를 톱으로 잘라내고 작으면 몸을 잡아 늘여서 죽였다. 테세우스는 똑같은 방식으로 프로크루스테스를 침대에 눕혀 밖으로 튀어나온 머리를 잘라서 죽였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을 가르쳐 주는 신화다.말 잘하기로 이름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이 한 말로 말미암아 곤경에 처했다. '맹자'의 '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간다'는 말처럼 두 사람이 뱉은 말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2016년 국회에서 박 후보자는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씀씀이를 비판했다. "조 장관의 씀씀이 유명하죠. 연간 5억, 문화부 장관 되기 전에 여성부 장관 시절에는 연간 7억5천." 이번엔 박 후보자가 이번 주 청문회에서 자신의 씀씀이를 해명해야 할 처지가 됐다. 최근 5년 동안 박 후보자와 배우자가 신고한 소득은 약 33억원, 같은 기간 늘어난 재산은 9억9천여만원이다. 23억원가량이 어딘가에 쓰였다는 말이다. 자유한국당은 1년 평균 생활비가 4억6천만원에 달하는 '내로남불 씀씀이'라고 공격하고 있다.유 이사장은 2015년 마약 투약 혐의가 적발된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사위에 대해 "마약 복용은 차고도 남는 이혼 사유다. 매우 흐뭇하게 이 사건을 보고 있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조카인 영화감독 S씨가 대마초 밀반입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수감 중인 데 대해 별다른 얘기를 않고 있다. 알릴레오 홈페이지엔 "남의 도덕성 비판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보라" "내로남불 끝판왕" 등의 댓글이 달렸다.자업자득에서 업은 나쁜 업을 일컫는다. 가장 많이 저지르는 업이 말로 하는 것이다. 타인에게 뱉은 말이 자신을 향하는 비수(匕首)가 된다는 사실을 말 잘하는 박유 두 사람이 잘 보여주고 있다.

2019-03-2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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