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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풍루] 국민연금 보험료율 9∼15%로 올리는 대신 정부 지급보증 명문화에 기초연금 40만원 지급 개편안 곧 공개

○…국민연금 보험료율 9∼15%로 올리는 대신 정부 지급보증 명문화에 기초연금 40만원 지급 개편안 곧 공개. ‘급히 먹는 떡이 체한다’는 속담, 꼭 명심.○…유류세 15% 인하에도 자영 주유소 “재고 남았다”며 기름값 바로 안 내리고 미적. 올릴 때는 잽싸게, 내리는 건 최대한 꾸물대는 생리 어디 갈까?○…통계청 국민인식 조사에서 “결혼은 필수” 48%로 줄고 “동거 괜찮다” 56.4%로 절반 넘겨. 결혼 인식은 크게 바뀌고, 결혼 현실은 갈수록 어렵다는 증거.

2018-11-08 05:00:00

체육부장

[데스크칼럼] 사장님, 잘 지내고 계십니까?

얼마 전 고민 끝에 찾아간 병원에서 썩 달갑지 않은 진단을 받았다. 주먹을 쥐기 어렵고, 손가락을 굽혔다 펼 때 방아쇠가 딸깍거리는 듯한 마찰음이 나는 '방아쇠 수지'란다. 의사는 그냥 두면 잘 낫지 않아 수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병의 원인은 몇 달 전 시작한 골프다. 부부 공통의 취미를 갖자는 아내 잔소리에 평생 인연 없을 듯했던 골프채를 잡은 게 화근이었다. 누가 '목구멍으로 냉면이 넘어갑니까?'라고 깐족거려도 주먹 한 방 날리지 못할 처지가 되리라곤 생각도 못 했다.따지고 보면 국내 동호인 600만 명을 헤아리는 골프에 뭔 죄가 있으랴? 중년의 즐길거리로 시작해놓고선 죽기 살기로 덤빈 만용(蠻勇)이 문제다. 그립 잡는 기본도 익히지 않은 채 싱글 골퍼를 꿈꾼 이 철딱서니 없음이란….그런데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니 청와대의 조급증과 오만도 청맹과니인 나 못지않게 심각한 듯하다. 서민들은 먹고살기 힘들다고, 취업 준비생들은 고용 한파에 이번 생을 포기하고 싶다며 아우성인데 정책을 수정할 기미는 눈 씻고 봐도 없다.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오히려 "경제를 시장에만 맡기라는 일부 주장은 한국 경제를 더 큰 모순에 빠지게 할 것"이라고까지 목청을 높인다.이 정권의 허세인지 신념인지 모르겠지만, 심리학 용어 '더닝 크루거 효과'가 떠오르는 요즘이다. 능력 없는 사람이 잘못된 결정을 내려 부정적 결과가 나타나도 능력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의 오류를 알지 못하는 현상을 뜻한다.미국 코넬대 교수인 데이비드 더닝, 대학원생 저스틴 크루거가 학생들을 실험했더니 성적 낮은 학생이 되레 자신의 순위를 높게 예상했다는 것이다.'근거 없는 자신감'은 문재인 대통령도 못지 않은 듯하다. 문 대통령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씨를 뿌려 결실을 맺을 때까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도 했다.문 대통령이 느낀다는 책임감은 무엇을, 누구를 위한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제발 그 대상이 524 대북조치 해제,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가 아니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보자며 촛불 들었던 이들의 행복이길 간절히 바란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말한 '웅덩이를 채우고 바다로 흘러가는 물'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낙엽 떨어진 거리에 나서면 '임대' '권리금 없음' '폐업 세일' 같은 마지막 비명((悲鳴)을 내건 가게들이 부쩍 많이 눈에 띈다. 통계청이 7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노동비용 상승 등으로 한계에 이르러 문 닫는 자영업자가 급증, 비임금 근로자가 2013년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늦은 시간까지 일 하느라 술집에서 업무추진비로 식사한다는 청와대 사람들은 알 리 없겠지만 '사장님의 나라'에서 사장님들이 사라지고 있다.20년 전인 1998년 박세리는 그 유명한 '맨발 샷'으로 US오픈 골프대회 정상에 올라 외환위기로 신음하던 국민에게 희망을 줬다. 아직 트리플 보기만 해도 기쁘고 쿼트러플 보기, 퀸튜플 보기에 무덤덤한 나로선 흉내조차 못 낼 도전이다. 하지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절대로!

2018-11-08 05:00:00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노(NO) 플라스틱

한 해 국내에서 쓰이는 '플라스틱 백'(비닐봉투)은 모두 211억 개다. 이를 인구수로 나누면 1인당 414개 꼴이다. 유럽연합의 평균 사용량 198개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일회용 비닐봉투 구경하기가 어렵다는 핀란드(4개)와는 무려 100배 차이다. 상대적으로 사용 빈도가 높다는 그리스(250개), 스페인(120개)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이쯤 되면 '비닐에 중독된 한국'이라 불릴 만도 하다. 일회용 종이컵도 만만찮다. 연간 230억 개를 쓴다.얼마 전 별 생각 없이 비닐봉투를 쓰던 습관에 제동이 걸렸다. 집 앞 제과점에서다. 비닐봉투값으로 50원을 내라고 한다. 신문에서 일회용품 줄이기 캠페인을 본 터라 빵값과 함께 계산했다. 그 이후로도 가끔 장바구니를 깜빡해 봉투값을 치르기는 했지만 이제 부직포 주머니를 챙기는 게 버릇이 됐다.우리 일상에서 비닐봉투만 골칫거리가 아니다. 세탁소 비닐이나 '뽁뽁이'로 불리는 에어캡, 우산용 비닐, 일회용 비닐장갑, 포장용 랩 등 각종 비닐 제품이 넘쳐 난다. 거의 재활용 없이 버려져 환경오염을 부르고 그 폐해가 인간에게 되돌아오는 점을 생각하면 변화가 필요하다. 호주나 미국, 케냐, 인도 등 비닐봉투 사용금지 사례에 비춰 정부가 이달부터 비닐봉투 무상 제공을 금지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그런데 아직 제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이다. 무상으로 비닐봉투를 주다가 20원, 50원을 받으니 불만이 없을 수 없다. 종이봉투로 바꾸게 하거나 장바구니 사용을 유도하는 과정 없이 유상 봉투처럼 손쉬운 수단에 치중하다 보니 생긴 마찰이다. 정책 방향이 옳아도 과정이 미흡하면 자발적 호응의 폭은 제한된다.그렇지만 고작 20원짜리 비닐봉투 때문에 서로 얼굴을 붉히는 게 맞나 싶다. 1년에 단 하루 비닐봉투를 쓰지 않으면 6천700t의 이산화탄소가 줄고, 원유 95만ℓ를 아낄 수 있다. 플라스틱이 썩는데 100년이 걸리고, 비닐봉투 1장에 100만 개가 넘는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들어 있다. 비닐봉투나 플라스틱 컵, 빨대, 종이컵 등 우리 일상에서 멀리할 것이 아직 많다. 갈 길이 먼데도 사소한 일로 다툰다면 그 또한 우습다.

2018-11-07 05:00:00

[관풍루] 대통령 비서실장, '첫 눈 오면 놓아주겠다'며 사퇴 말린 탁현민 행정관에 '더 있어 달라 만류 중'이라 설명

○…대통령 비서실장, ‘첫 눈 오면 놓아주겠다’며 사퇴 말린 탁현민 행정관에 ‘더 있어 달라 만류 중’이라 설명. 외신, 한국 청와대 인사는 날씨에 달렸네!○…한국개발연구원, 국민 10명중 6명 정도는 정부 불신한다는 올해 조사결과 발표. 뭇 비리 관료, 국민신뢰도가 아직도 36%라니 믿기지 않는 나라군.○…대구시, 5일 대구문화재단 채용 관련 비리 여부와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 특별감사 착수. 시민, 설립 10년에 ‘문화’는 쏙 빠지고 ‘비리’만 가득 찼나?

2018-11-07 05:00:00

김교성 경북본사장

[시각과 전망] 혼돈에 빠진 우리의 소원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어린 시절부터 부르고 들은 동요 '우리의 소원'이다. 북한에서 불리는 노래 제목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다.대한민국 정부 수립 전인 1947년 발표된 것으로 요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면 노랫가락이 예전만큼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얼마 전 TV 뉴스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경계초소(GP)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궁예 유적지인 태봉국 철원성에 대한 군 관계자의 설명을 듣는 모습을 봤다. 임 실장은 이날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 제거 작업 현장을 둘러본 후 이곳을 찾았다.얼른 채널을 돌렸지만, 그 모습이 머리 안에서 쉬이 지워지지 않는다. 한껏 폼을 잡은 임 실장의 모습에서 머리가 굵은 뒤에는 희미해진 한반도 통일이 무섭게 다가왔다. 이거 정말 '386세대' 운동권 주사파들이 그리는 고려연방제식 북남 통일이 추진되는 거 아니냐. 극우파들이 주장하는 대한민국의 공산화다. 쓸데없는 걱정이겠지만 임 실장의 이날 군 방문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로 군 서열 1위다. 대통령이 외유 중인 상황에서 국방부·통일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 등을 대동하고 군부대를 시찰한다는 건 대통령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의지다. 하기야 북한 김정일의 호칭도 비서였다.임 실장의 행동이 마뜩잖은 건 군 경험 때문이기도 하다. 그가 군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GP는 기자가 1980년대 중반 군 생활을 한 곳이다. 수색대대에서 소대 통신병으로 복무하며 GP 부근에서 수색·매복 작전을 했고, GP와 군사분계선 사이 추진철책 건설을 위해 지뢰 제거 작업을 했다. 지뢰탐지기가 아닌 긴 드라이브를 날카롭게 갈아 땅을 쑤시며 지뢰를 찾을 때 임 실장은 뭘 했나. 그는 알려졌듯이 북한 체제에 동조하며 반미 시위를 이끈 인물이다. 당시 다수의 수색 대원이 지뢰 제거를 하다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개죽음을 당했다.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군대에 가지 않은 임 실장은 궁예의 흔적을 바라보며 어떤 통일의 모습을 그렸을까. 궁예의 '관심법'으로 통일을 설계했을까. 첨예하게 맞선 분단국가의 현실에서 정상적인 군 복무를 한 사람이라면 임 실장과 같은 통일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극단적 진보주의자들의 통일관은 이상적이지만 위험하다. 북한을 지원해(퍼주기) 더불어 잘살면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고, 북한이 은밀히 감춘 핵무기로 핵보유국이 되는 시나리오다. 자부심이 느껴지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6·25전쟁 경험 세대를 비롯한 보수 세력들은 경제적, 군사적 우월감을 내세우며 우리나라와 미국이 주도하는 힘의 통일을 바라고 있다. 김씨 일가에 의한 세습 독재 체제인 북한의 몰락이다. 자유민주적인 통일이 아니라면 대치 국면의 현상 유지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많다. 지정학적 요인을 고려하면 외세는 한반도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 이를 외면하고 남북한이 어디까지 관계 개선을 할 수 있을까.정권에 따라 정치 논리로 통일을 추구하고 있으니 국민은 혼란스럽다. 외세의 이해관계를 반영해야 하고, 세대 간 간극도 커져 통일로 가는 길은 더 험난하다. 우리의 소원마저도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2018-11-06 18:09:53

[관풍루] 대통령·여야 5당 원내대표, 5일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첫 회의서 "초당적 협력" 합의

○…대통령·여야 5당 원내대표, 5일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첫 회의서 “초당적 협력” 합의. 학생, 작심삼일 말고 합의삼일(合意三日)이란 말도 외우는 것 아냐?○…여야 5당 대표, 5일 “연말까지 선거법 개정안 마련 노력” 합의. 국민, 얼마나 합의가 실천되지 않았으면 ‘노력’하는 것조차도 합의하는 지경이 됐을꼬!○…‘한국 영화의 별’ 신성일, 감옥살이 악몽 등 모두 잊고 4일 영면 후 영천에 안식처 마련. 대구경북인, 하늘의 별이 되어 생전처럼 고향 많이 아껴 주이소.

2018-11-06 05:0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국민이 걱정하는 정권

최근 신문에 나온 사진 두 장을 보며 대한민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생각했다. 하나는 미국을 방문한 박한기 합참의장에게 조셉 던퍼드 미 합참의장이 국방부 벽에 걸린 그림 '영원한 전우'에 대해 설명하는 사진이다. 이 그림은 6·25전쟁 최대 격전으로 꼽히는 장진호 전투 장면을 담았다.미 제1해병사단 1만5천 명은 1950년 11월 함남 장진군에서 중공군 7개 사단 12만 명에 포위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미 해병 4천500명이 전사하고 7천500명이 부상했다. 덕분에 군인과 민간인 20만 명이 중공군을 피해 피란하는 흥남철수작전이 가능했다. 장진호 전투는 한·미동맹의 근간이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북한에 관한 한·미 간 의견 차이가 벌어지면서 양국의 70년 동맹 관계가 위험에 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핵을 폐기하려면 두 나라의 공조가 필수이지만 오히려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한·미 공조가 잘 안 될 땐 북한에만 이득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한·미 간 마찰이 빚어지고 우리 정부가 북한에 경도됐다는 인식을 북한이 갖게 되면서 리선권의 '냉면 목구멍' '배 나온 사람'과 같은 막말이 쏟아지는 게 아닐까 싶다.다른 하나는 지난달 개통한 중국 강주아오 대교 사진이다. 총연장 55㎞에 이르는 세계 최장 해상다리 개통으로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마카오를 연결하는 인구 6억 명, GDP 1조4천억달러의 거대 경제권이 탄생했다. 중국 경제 성장을 웅변하는 또 하나의 랜드마크를 바라보는 마음이 착잡하다.한국을 배우려 중국이 안달하던 시절이 '있었다'. 철강, 조선, 반도체 등을 통해 단기간에 선진국 문턱에 도달한 우리를 부러워하던 게 중국이었다. 그때 우리는 정부와 기업, 노동자가 하나가 돼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뭉쳤다. 빵의 크기를 키워 모두 잘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것이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 이제는 빵 나눠 먹기에만 혈안인 나라로 전락했다.정권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국민이 걱정하는 정권, 국민을 걱정하는 정권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권을 이끄는 이들이 지금 정권은 어느 쪽인지 한 번쯤이라도 고민해보기 바란다.

2018-11-06 05:00:00

조향래 논설위원

[세풍] 동구<東區>의 항변<抗辯>

'능금꽃 향기로운 내 고향 땅은….'가수 패티김이 부른 '능금꽃 피는 고향'은 가슴속에 스며 있던 대구의 아련한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대중의 사랑을 흠뻑 받으며 대구를 알리는데도 커다란 기여를 한 노래이다. 대구 사람들은 아예 '대구찬가'라는 별칭을 붙여 야구장에서 응원가로 열창하기도 했다. '능금꽃 피는 고향' 노랫말에는 대구 사과와 함께 팔공산과 금호강이 등장한다. 모두가 대구 동구를 떠올리는 이미지들이다. 노래비를 아양철교 인근 금호강변에는 세운 이유이다.동구는 그렇게 대구의 상징이었다. 동구는 국제공항과 고속도로 나들목(IC) 그리고 복합환승센터가 있는 대구의 관문이다. 대구경북을 아우르는 영산인 팔공산이 드넓은 자락을 펼치고, 망우당공원과 동촌유원지를 보듬은 금호강이 낙동강을 향해 유장한 흐름을 이어가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니고 있다. 구(區) 단위로서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대구 동구는 지금도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곳으로, 산자락마다 강줄기마다 숱한 옛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봉무동의 이시아폴리스와 신서동의 혁신도시는 동구는 물론 대구의 경제를 견인할 명실상부한 자족도시로 성장할 것이라고 한껏 기대를 모았다. 연탄 가루 날리던 안심연료단지에 들어설 안심뉴타운 또한 주택과 상업시설이 새로운 면모를 갖추면서 혁신도시와 함께 동구의 새로운 부도심으로 도약할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그러나 막상 금호강을 건너 안심지역으로 들어서면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혁신도시에 실망한 민심은 안심뉴타운에도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모습들이다. "혁신도시가 수성구 집값만 더 올려줬지 뭐!" "안심뉴타운에도 초등학교가 없으면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겠어?" "여기 50평 아파트를 팔아도 수성구에서는 30평대도 못 사…."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오랜 자괴감이 배어 있는 말들이다.동구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은 열악한 교육 환경이다. 이시아폴리스 쪽에는 중학교가 부족하고 혁신도시 주변에는 이름 있는 고등학교가 없다. 그래서 자녀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든지 위장전입을 해 통학을 시키려고 한다. 가족과 함께 대구로 이주한 공공기관 임직원들도 아예 수성구 시지에 집을 마련한다. 그러니 아침저녁으로 출퇴근 차량과 통학 차량이 뒤엉켜 짜증만 더한다.혁신도시는 속빈 강정이다. 정주 여건이 낙제점 수준이다. 거주자들은 대부분 나홀로족이다. 월요일 오전에 내려와 숙소 주변을 맴돌다가 금요일 오후면 수도권으로 올라가기 바쁘다. 그러니 밤이면 유령도시처럼 썰렁하고 낮에도 적막감이 감돈다. 혁신도시는 대중교통의 외딴섬이다. 오죽하면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꾸려 마을버스 운영에 직접 나섰을까.특히 안심지역은 '찾아오는 동구'가 아닌 '떠나가는 동구'가 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사실 명문고의 유무가 아파트 가격을 결정하고 지역 발전을 좌우하는 시대이다. 주민들은 교육 환경의 격차가 낳은 불균형 발전의 피해를 언제까지 감수해야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낸다. "그동안 동구청은 무엇을 했고, 대구시와 교육청은 한 게 무엇이냐"는 항변이다.

2018-11-06 05:0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걸맞은 이름을 불러다오

'와불상(臥佛像)? 거인상(巨人像)?'구미 금오산에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명물이 있다. 특히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구미 쪽으로 가다 보면 더욱 선명하게 나타나는, 산 정상부터 능선을 타고 아래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모습이다. 금오산 맞은편 낙동강 건너 구미공단에서 보면 더욱 인상적이다. 강변 동락공원이나 옛 LG의 한 건물 등 몇몇 장소는 사진을 찍기 좋은 곳으로, 구미에 들르는 손님들이 즐겨 찾곤 한다.그런데 이런 자랑할 만한 명물의 이름이 엇갈려 사람들이 헷갈리곤 한다. 옛날에는 '누운 부처 모습'이라는 뜻의 '와불상'으로 불렸으나 어느 순간부터 '거인상'이란 새 호칭이 나타나 대신했다. 이런 금오산 명물의 새 이름 등장과 관련, 불교색을 띤 이름에 대한 다른 종교(인)의 반감이나 옛 구미 지도자의 믿음에 대한 편견 등 여러 사연들이 나돌았으나 확인할 수 없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그런 까닭인지 올해 구미시의 담당 부서 업무보고에 나오는 표현도 '누운 부처'라는 말 대신 '거인 얼굴'의 금오산으로 되어 있다. 구미의 역사문화와 자연, 산업 등 자원을 관광에 활용하겠다는 사업 추진 내용에 나오는 문구다.그러나 우리의 오랜 역사와 문화, 생활 속에 밴 바탕에는 아무래도 부처(佛)의 불교색 영향이 큰 탓에 거인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낯선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구미시가 앞세우는 거인(상)이 어색한 까닭이다. 게다가 구미시는 그동안 200억원을 들여 도개면 도개리 등 일대에 옛날 고구려 승려 아도화상이 신라에 불교를 처음 전한 것을 기려 '신라불교초전지'라는 성지를 만들어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지 않은가.그렇다면 금오산 '와불'의 모습이 '거인'의 모습보다는 낙동강 건너 신라불교초전지에 더욱 어울리는 짝인 셈이다. 와불과 초전지는 역사와 문화가 맞물린 한 쌍의 관광 자원이 되기에 더없이 훌륭한 문화유산이 아닐 수 없다. 마침 지난달 30일 진보와 보수 진영을 두루 갖춘 구미시의회 의원들이 초전지를 찾아 구미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참에 종교와 정당, 이념을 떠나 금오산 명물에 걸맞은 이름을 불러주면 어떨지.

2018-11-05 05:00:00

[관풍루] 문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서 '세계가 우리의 경제성장에 찬탄을 보낸다'며 '자부심을 가질만하다'고

○…문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서 ‘세계가 우리의 경제성장에 찬탄을 보낸다’며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그런 한국 경제 만든 이가 누군지는 알고 하는 소리(?).○…경기 호황에 미국 민간 근로자 임금 전년 동기 대비 3.1% 올라 10년 만에 최대 폭 상승. ‘소득 주도 성장’ 아닌 ‘경제 주도 성장’의 힘.○…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 정책실장 동시 교체설 나도는데 후임 역시 소득 주도 성장론자들 물망. 그 나물에 그 밥이면 나라 경제는 뻔할 뻔 자.

2018-11-05 05:00:00

편집국 부국장

[매일칼럼] 레밍은 왜 집단자살을 하나

레밍(Lemming)은 북유럽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서식하는 들쥐다. 임신 기간이 약 20일에 불과한 데다 한꺼번에 2~8마리의 새끼를 낳고 두 시간 후면 다시 임신이 가능해 폭발적으로 개체 수가 증가한다.레밍이 유명해진 것은 폭발적인 번식력 때문이 아니라 '집단자살' 때문이다. 3, 4년마다 수만 마리의 레밍이 바닷가 절벽에서 떨어져 집단자살을 한다는 것이다.집단자살 이유로 '개체 수가 과도하게 불어나 먹이가 부족하면 늙은 쥐들이 후손을 위해 자살하는 것'이라는 추론이 한때 있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레밍이 '이성'(理性)을 가졌다는 결론이 나온다.그러나 학자들의 연구는 전혀 달랐다. 레밍은 지독한 근시라고 한다. 먹이를 찾아 이동하다가 벼랑 끝에 다다랐을 때 바다를 작은 호수로 알고 앞에 가는 녀석이 뛰어내리면 뒤따라가는 녀석들도 덩달아 뛰어내려 마치 집단자살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또 다른 연구 결과는 '과속'이 그 원인이라는 것. 레밍은 직선으로만 움직이는데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동 시 떼거리 본능이 있어 한 마리가 달려가면 다른 녀석들도 무조건 달라붙어 빠른 속도로 뒤따라간다고 한다. 그렇게 무리 지어 가다가 갑자기 벼랑이 나타나도 멈추지 못하고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레밍의 집단자살은 후손들을 배려한 행위가 아니라 '지독한 근시'와 '떼거리 본능에 따른 과속 질주'가 그 원인이다.요즘 '문재인 한국호'의 모습을 보면 레밍의 질주를 떠올리게 한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처리 방식이 한쪽에서는 국민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일자리와 대북·국방 분야에서 특히 레밍과 닮았다.지역 한 대학은 400명인 시간 강사를 250명 수준으로, 서울 한 대학은 1천200명인 강사를 내년 1학기까지 500명 감축한다. 내년 시행 예정인 '강사법'(고등교육법) 발효 여파로 대학가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각 대학은 전임 강사로 기존 시간 강사의 자리를 메꿔야 해 큰 재정 부담을 안게 되면서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이다.시간 강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마련한 법이 오히려 그들의 일자리를 뺏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 비정규직 교수 노조는 2만~3만 명의 시간 강사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 정부는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포용국가를 지향한다지만 정작 시간 강사는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최근 공공기관의 고용 세습과 내부자 거래를 통한 제 식구 채용은 문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맹목적 일자리 창출이 빚은 불포용적 국가의 모습이다. 구직자들은 보지 않는 지독한 근시와 속도전의 결과였다. 한국공항공사는 5천여 비정규직 가운데 매년 2천 명 정도는 순환이 되었다고 한다. 이들을 정규직화하면 수년간 일자리 문은 차단된다. 비정규직 축소는 맞지만 구직자들의 취업 문은 더 굳게 닫혀 버렸다. 이 또한 일부 구직자에겐 포용국가의 모습은 아닐 터이다.문 정부의 과속 질주는 대북·국방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미국 등 우리의 전통 우방들이 북의 비핵화 없인 제재 해제를 반대하고 있는데도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대북 제재 해제를 줄기차게 요구한다. 종전선언도 과속 질주다. 우방 국가들이 북의 비핵화가 선행조건이라는데도 북·중 편에 서서 종전선언에 매달리고 있다.문 정부는 20년간 집권하겠다면서 왜 옆은 보지 않고, 왜 그리 급한가? 기어코 레밍의 길을 따라가려는가.

2018-11-04 17:08:08

박병선 논설위원

[야고부] 김용의 무협세계

1986년 한국 출판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책이 등장했다. 고려원에서 내놓은 김용(金庸·진융)의 '영웅문'이다. 만화방·대여소에서 저급한 무협 소설을 빌려 읽던 독자들은 이 소설에 열광했다. 3부작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를 18권으로 묶어 출간했는데, 800만 부 이상 팔렸다. '영웅문'은 한국 출판사에서 갖다 붙인 이름이고, 원래는 '사조삼부곡'(射雕三部曲)으로 불린다.재미있는 얘기지만, 한국의 무협 작가들은 김용보다는 대만 작가 와룡생(臥龍生)에게서 더 큰 영향을 받았다. 무협 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정파(正派)와 사파(邪派)' '9파1방' 구도를 만든 것은 와룡생이다.아직도 인터넷 무협 관련 게시판에는 '김용 작품 중 가장 무공이 센 주인공은 누구인가' 하는 논쟁이 벌어진다. '사조영웅전'에 나오는 화산논검(華山論劍)이 시발점이다. 당대 초고수 5명이 화산에서 7일 밤낮을 겨룬 끝에 천하오절(天下五絶)을 정했다. '사조삼부곡'의 각 주인공인 곽정, 양과, 장무기가 천하오절과 비교되고, '천룡팔부'의 소봉, '소호강호'의 동방불패 등도 유력 후보다.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수는 '천룡팔부'에 잠깐 등장하는 이름 없는 스님(無明僧)이다. 무명승은 초고수들을 모두 일격에 때려 눕혔으니 천하제일이라 할 만했다.김용에 대한 찬사는 수없이 많다. '칼과 검의 그림자가 번득이는 소용돌이에서도 인간성의 가장 순결한 애정을 표현하는 데 능하고, 웃고 떠들고 화내고 욕하는 것이 모두 문장이 됐다.' '뛰어난 역사 인식으로 칭기즈칸, 주원장 같은 역사적 인물을 무협 소설의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능력이 독보적이었다.'지난달 30일 김용이 사망함에 따라 양우생, 고룡과 함께 무협 소설의 세 거두가 모두 사라졌다. 강호제현(江湖諸賢) 모두 아쉬워할 만한 대목이다. 소설가보다는 언론인으로 불리길 원했던 김용은 생전에 대협(大俠)으로 통했다.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범했기 때문인데, 유명인이라면 배워둘 일이다.

2018-11-03 05:0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두 분, 잘하셨습니다

'경상도에서는 모든 혼례의 용구(用具)를 남보다 사치하기를 힘써서 가산을 허비하고 제도를 어기는 자가 있습니다.'(조선왕조실록, 성종 10년 5월 12일)'인륜의 큰일'로 보는 결혼에는 부담이 따랐다. 가진 부모나 그렇지 않은 부모 역시 한번(?)뿐인 결혼은 예사롭지 않았다. 자연히 사치도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오죽했으면 조정에서 임금(성종)과 신하(우승지 이경동)가 백성의 사치스러운 결혼 풍토를 두고 이런 걱정까지 했을까.신하가 '민가에서 다투어 사치와 화려함을 숭상해 이로 인해 혼기를 놓치는 사람도 또한 많다'고 거듭 지적하자, 성종은 '법을 맡은 사람이 스스로 법도를 따르면 법을 두려워하는 관리도 점차 사치스럽고 화려한 것을 고쳐서, 세월이 쌓이고 오래되면 저절로 규정을 따르게 될 것'이라 훈수했다.임금의 대책은 그럴 만했다. 백성을 다스리는 관리가 검소한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사치를 한 탓에 백성들조차 그러했으니 관리들이 모범을 보이면 될 것이라는 왕의 해석을 보면 알 만하다. 말하자면 법으로 막는다고 법을 만들고 맡은 관리는 앞서지 않는데 백성들의 결혼 사치가 없어질 것인가라는 왕의 지적은 알맞다.혼례의 사치는 사라지지 않았다. 박정희 정부가 1969년 '가정의례준칙에 관한 법률'를 만들었지만 성공적이지는 못했던 경험도 조선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최고의 결혼식'을 치르고자 하는 부모들의 입장은 그때와 별로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터이다.이런 결혼 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일상화되고 있다. 2012년 여성가족부의 '작은 결혼식' 분위기 조성도 한몫이다. 2015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작은 결혼식'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에서 '실속 있고, 소규모의, 당사자 주도' 결혼식에 80% 이상 동조한 까닭일 것이다.최근 두 사례도 이런 배경의 결과이리라. 한 퇴직 관리는 경북의 고향집 마당에서 두 집안 사람 50명씩 초청, 결혼식을 올렸다. 대구의 큰 기관의 책임자 역시 두 집안의 100명 이내 하객만 모셨다. 지금 두 사람은 '미처 알리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다닌다. 두 분, 잘하셨습니다.

2018-11-02 05:00:00

[관풍루] 영풍석포제련소, 중금속 오염 등 토양조사 보고서 놓고 소송까지 내며 한사코 공개 거부

○…영풍석포제련소, 중금속 오염 등 토양조사 보고서 놓고 소송까지 내며 한사코 공개 거부. 손바닥으로 잠시 해를 가릴 순 있어도 진실은 곧 드러나는 법.○…현대차 광주공장 유치 위해 ‘광주형 일자리’ 추진하자 민노총·현대차 노조 “나쁜 일자리” 반발. 대대손손 챙길 고연봉 밥그릇 건드린다니 뿔 날 만도 해….○…나카소네 전 외무상,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한국은 국가의 몸 못 갖췄다” 비하 발언. 그 잘난 나라에 제대로 상식 가진 사람 없으니 그게 더 걱정.

2018-11-02 05:00:00

경제부 차장

[청라언덕] '지방소멸', 정책 새 판 짜자

최근 후지산과 온천으로 유명한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2층짜리 별장이 1엔(약 10원)에 매물로 나와 세계 언론에 회자됐다. 이 집의 주인은 관리 비용이 부담스러워 수차례 매각을 시도하다 팔리지 않자 결국 공짜로까지 내놨지만 세금과 수리비 부담 때문에 이 집을 사겠다는 이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는 주인이 버리거나 세상을 떠나면서 생긴 빈집이 2013년에만 820만 채가 넘어 전체 주택의 13%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이런 뉴스는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초 이탈리아의 사르데냐섬의 작은 소도시 올로라이(Ollolai)시에서는 버려진 석조 주택을 단돈 '1유로'(한화 약 1천300원)에 내놨다. 인구 감소에 따른 유령 마을화를 막으려 시가 선택한 고육책이다. 이 외에도 이탈리아 라치오의 파트리카(Patrica), 토스카나의 몬티에리(Montieri), 시칠리아섬의 간지(Gangi) 등 9개 도시가 1유로 주택을 팔고 있으며, 영국 리버풀시도 2013년부터 '1파운드 주택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도 빈집이 수두룩한 대한민국의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시골의 소도시들은 이미 정착지원금까지 지급해가며 거주 인구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이다. 올여름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동향브리프 7월호에 실린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는 지방에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줬다. 228개 시·군·구 가운데 지방소멸 89개(39%), 지방소멸위험 1천503개(43.4%)로 분석됐다.하지만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자치단체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아무리 기를 써도 바뀔 기미조차 없다. 여전히 젊은이들은 서울로만 향하고, 지역에 뿌리내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대구 혁신도시로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하게 된 한 공기관 직원은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이 되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다시 서울로 가겠다. 모든 기회는 서울에 있다. 내 자녀가 더 많은 기회를 갖도록 해주고 싶다"고 했다. 입맛이 썼지만 이것이 지방이 처한 현실이다.이제는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구호로만 외치는 국토균형발전, '시혜성'으로 찔끔 던져주는 지방소비세 소폭 인상 등의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국정운영의 틀을 바꾸는 수준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일본은 2014년 우리와 마찬가지의 지방소멸 위험을 경고한 '마스다 리포트' 이후 이른바 '지방창생전략'이라는 국가 차원의 대책을 진행 중이다.젊은 세대의 도쿄 집중을 막고, 도쿄권에서 지방으로 이동하는 인구를 늘려 2020년에는 전입전출의 균형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 법인세 우대와 인재알선사업 등 유인책을 제시하고, 정부 관계기관의 지방 이전, 지방대학의 강화 등과 함께 젊은 세대에 매력 있는 지역 거점 핵심 도시를 만드는 정책도 함께 추진됐다. 이 정책은 현재도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2017년 20대의 25%가 지방 거주를 희망할 정도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한다.우린 언제까지 '지방소멸'을 남의 일로만 치부한 채 수수방관할 것인가?

2018-11-01 19:43:17

박병선 논설위원

[야고부] 도지사의 눈물

울음이 흔한 세상이다. 남자는 일생에 세 번 운다는 말이 있지만, 걸핏하면 우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특히 정치인의 눈물은 진실인지, 위선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언론인 조갑제의 글이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한 장관의 장례식에 참석해 농담을 하고 있었다. 비디오 카메라가 자신을 찍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자, 클린턴은 갑자기 심각한 표정이 되더니 눈에는 금세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조갑제는 클린턴을 두고 "눈물을 흘려야 할 경우를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라고 평했지만, 한국인이라면 '연예인 같은 정치인'이라고 눈살을 찌푸리기 십상이다.클린턴 전 대통령은 뻑 하면 눈물을 흘려 진정성이 의심되는 대표적 정치인이다. 1998년 르윈스키 스캔들 때 TV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성관계도 없었고, 거짓말을 권유한 적도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나중에 특검 수사를 통해 밝혀지지만, '눈물 호소'는 새빨간 거짓이었다. 클린턴의 행동은 '악어의 눈물'(crocodile tears·거짓 눈물)의 전형이다.고 노무현 대통령은 눈물로 성공한 경우다. 2002년 대선 TV 광고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눈물을 흘려 '50만 표 득표' 효과를 얻었고, 대선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1월 '고 신영복 선생 1주기 추모식'에서 홀로 눈물을 흘렸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당명을 신영복의 '더불어 숲'에서 따올 정도로 존경했다고 한다.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달 26일 구미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39주기 추모식'에서 추도사 도중 세 차례나 눈물을 훔쳤다. 이 지사는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참석자들은 "이 지사의 진정성을 봤다" "박 전 대통령을 떠올리며 나라 걱정을 했다"고 호평했다. 일부에서는 "부모가 돌아가신 것도 아니고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 "기독교 신자의 눈물이라니 어울리지 않다"고 비꼬았다.정치인의 눈물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지지자에게는 진심으로 읽혀지고, 반대자에게는 가식으로 보여진다. 정치인의 눈물을 보면 '눈물보다 빨리 마르는 것은 없다'는 서양 속담이 생각나곤 한다.

2018-11-01 05:00:00

[관풍루]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 내팽개치고 새만금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태양광 발전 시설을 만든다고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 내팽개치고 새만금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태양광 발전 시설을 만든다고. ‘돈이 남아 돌면’ 무슨 일인들 못할까.○…영풍석포제련소, 행정처분 결정으로 조업정지 불가피하자 이번에는 집행정지 신청으로 시간 벌기 작전. 50년을 버텨왔는데, 그까짓 몇 년 쯤이야!○…‘청송 사과값 대납 사건’이 김재원 한국당 국회의원 연루 의혹과 함께 여`야 공방에서 검`경 갈등으로 확산. 사과는 ‘꿀맛’인데 사람이 ‘쓴맛’인게 문제.

2018-11-01 05:00:00

김수용 사회부장

[데스크칼럼] 책을 읽지 않는 세상

사물과 현상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관찰(觀察), 그것을 깊이 생각하고 연구하는 고찰(考察), 이를 토대로 사물과 현상을 꿰뚫어보는 통찰(洞察), 이런 과정을 거쳐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찰(省察). 인간은 살아가며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그것이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른바 '4찰(察)'은 그것을 완성해가는 단계다.하지만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지지 않는 이상 한 인간이 이런 단계를 하나씩 밟아나가며 깨달음을 얻기는 쉽지 않다. 책이 필요한 이유다. 한 권의 좋은 책에는 저자가 각고의 노력을 쏟아부은 관찰의 결과물과 그것을 고찰해 얻어낸 통찰의 열매가 담겨 있다. 좋은 책 한 권을 읽고 나면 스스로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다. 이런 훈련이 반복되면 사람은 충동적인 감정의 배출을 자제하게 된다.그런데 안타깝게도 갈수록 책 읽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20, 30대 청년층 10명 중 1명꼴로 1년 내내 책 한 권 안 읽을 정도라고 한다. 이유로는 책 읽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43.7%), 만화와 영상 등 다른 매체에 익숙해져서(36.9%)라는 답이 주를 이뤘다. 연간 독서량은 매년 감소세다. 청소년들에게 책은 교과서와 참고서가 전부다.책을 들었던 손에는 어느새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다. 거기서 세상을 본다. 원고지 서너 장 분량의 매우 짧은 뉴스, 길어야 5분 안팎의 동영상, 그것도 길다 해서 몇 장의 그림으로 표현한 카드 뉴스. 책 읽는 시간은 급격히 줄었고, 영상 콘텐츠 소비는 크게 늘었다. 국민 한 사람당 유튜브 사용 시간만 500분을 웃돈다. 한 시장조사 업체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 한국인의 유튜브 사용 시간은 257억 분이었다. 우리나라 인구를 5천만 명으로 볼 때 1인당 514분(8시간 34분)씩 시청한 셈이다. 전체 인구로 평균을 냈으니 이 정도다. 청소년만 대상으로 본다면 이보다 몇 갑절은 더 될 것이다.세상을 보는 눈도 매우 좁아져 버렸다. 뉴스에 즉각적이고 감정적으로 반응한다. '대구 50대 부부 폭행 사건'도 그렇다. 청년들이 50대 부부를 마구 때렸다고 알려졌던 뉴스는 결국 거짓이었다. 재판부는 쌍방 폭행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정식 재판이 열리고 최종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여론은 들끓었다. 차마 입에 담기 힘든 표현들로 가해자로 지목된 청년들을 욕했다. 이런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지극히 단편적인 정보를 통해 형성된 편견과 선입견은 이후 상당히 많은 양의 좋은 정보가 유입돼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사건에 대한 판단, 인물에 대한 평가, 정치적사회적 현상에 대한 분석도 마찬가지다. 다소 극단적인 표현을 쓰자면, 단세포적인 반응을 보인다. 관찰과 고찰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극과 반응이 있을 뿐이다.가짜 뉴스가 판을 치는 세상이 됐지만 안타깝게도 대중은 그것을 감별하는 능력을 잃고 있다. 가짜 뉴스가 뭔지를 두고 싸우는 세상이니 더 할 말이 없다.이념과 정파를 떠나 기득권 세력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우매한 민중이고,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현명한 민중이다. 갈수록 기득권 세력이 좋아하는 쪽으로 세상이 바뀌는 것 같아 두렵다. 흐름을 바꾸기에 너무 늦은 것 같아 무섭다.

2018-10-31 16:42:10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새마을의 수난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시골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 귀에 익도록 들은 '새마을 노래'이다. 새마을 노래는 박진감 있는 장단이나 사실적인 노랫말처럼 우리 농촌의 많은 변화를 이루어냈다. 주거 환경과 주민 위생 개선은 물론 농로 개설과 농업 기계화 등 많은 인프라가 구축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반세기에 이르는 세월 동안 풍파와 곡절 또한 적잖았다. 5공 비리 청문회에서 밝혀진 문제점으로 한동안 위축되었으나,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거듭났다. 새마을운동의 국제화도 그에 따른 한 양상이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 새마을운동을 배우고 있다. 중국에서도 이를 모방한 '신농촌운동'을 추진하기도 했다.그 유산으로 최고급 열차의 이름이 새마을호가 되었고, 새마을금고 또한 그렇게 생겼을 것이다. 행정 조직과 대학 학과에도 새마을과가 신설되었다. 그런데 구미시가 '새마을과'를 폐지하는 개정 조례안 입법을 예고하고, 내년부터 모든 행사에 '새마을' 명칭을 빼기로 했다. 안전행정국 산하 '새마을과'를 '시민공동체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새마을운동을 일으킨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에서 '새마을'을 없애버리면 그 역사성은 어디에서 찾을 것인지….1960, 70년대에는 최고 등급의 열차였던 새마을호도 KTX 고속열차의 등장과 함께 위상을 잃었다. 최근에는 하필이면 새마을금고를 대상으로 한 강도 사건까지 끊이지 않고 있어 새마을이란 단어가 거듭 수난을 겪고 있다. 새마을은 변화와 발전을 수반하는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담고 있다. 지역사회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바꿔 나가자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그 이름이 무슨 죄인가.새마을운동 또한 경제적 동기와 함께 정치적인 목적도 작용한 게 사실이다. 잘한 것은 계승하고 잘못한 것은 개선하면 되는 것이다. 반세기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새마을운동 관련 기록물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생명과 평화와 공경의 문화 및 운동을 지향하는 인류 공영의 가치이기도 하다. 이름을 지우는 게 능사일까.

2018-10-31 05:00:00

[관풍루] 감사원, 대통령비서실 등 11곳 업무추진비와 서울교통공사 등 4곳 채용비리 감사 결정

○…감사원, 대통령비서실 등 11곳 업무추진비와 서울교통공사 등 4곳 채용 비리 감사 결정. ‘감사(感謝) 소리’나 듣고 감사(監査) 시늉하면 촛불감 맞지?○…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 일본 기업 상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 양심적 일본인, “우리와 달리 사필귀정 증명한 한국 법원 만세이므니다!”○…배익기 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 “1천억원 줘도 국가에 안 준다”고 주장. 세종대왕 왈, 그래도 나를 봐서 부디 잘 보관해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전하라~.

2018-10-31 05:00:00

김지석 동부지역본부장

[시각과 전망] 언성 히어로 이규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박지성은 '언성 히어로'(unsung hero)로 통했다. 스포츠에서 자주 쓰이는 이 용어는 충분히 찬양받아야 함에도 찬양받지 못하는 '숨은 영웅'의 의미로 스타 대접을 받지 못해도 그 이상의 활약과 기여를 하는 선수를 가리킨다. 스포츠 외의 다른 분야, 그리고 지나간 역사 속에서도 많은 언성 히어로들이 있는데 석곡(石谷) 이규준 선생 역시 그러한 인물일 것이다.포항 출신의 이규준(1855~1923)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의 한의학자이자 유학자, 천문학자이자 문인이었다. 학문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적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림, 건축, 과학, 의학 등 다방면에서 큰 업적을 남긴 것처럼, 미국의 벤자민 프랭클린이 정치가, 외교관, 자연과학자로서 다채로운 삶을 산 것처럼 왕성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깊은 학문적 성취를 이뤘다.그는 한의학자로서 두드러진다. 황도연, 사상체질 의학을 주창한 이제마와 함께 허준을 잇는 인물로 꼽히며 이제마와 더불어 '근대 한의학의 양대 산맥'으로 통한다. 약물 356종을 집대성한 백과사전 '신농본초'(神農本草)를 저술했고 중국의 '황제내경'과 허준의 '동의보감'을 '소문대요'와 '의감중마'로 재정리했다. 그는 또 중국 한방과 배치되는 독창적인 이론, 모든 병은 양기를 북돋워줘야 낫는다는 '부양론'을 주창했고 이는 후학들에게 전승되었다.천문학자의 면모도 빼놓을 수 없다. 후학들은 서양 천문학이 아무리 발전했어도 수만년 후의 일월식을 다 맞히진 못하나 이규준의 수 계산법은 일월식 계산이 정확히 일치한다고 높게 평가한다. 빼어난 문장과 작품들을 남긴 유학자이자 문인이기도 했다. 유학자의 소양을 지닌 의학자라 해서 '유의'(儒醫)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기성 유학자들의 권위주의적인 허세·허식을 배척하며 유학이 근본이념으로 회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당시의 풍토에 일침을 가해 사문난적으로 배척당하기도 했다.삶의 발자취도 훌륭하다. 동해면 임곡리의 가난한 집에서 출생, 동해면 석리로 이주해 살며 낮에는 밭 갈고 밤에는 스스로 공부해 학문적 이치를 깨우쳤다. 그는 살던 지명을 따서 '석곡'이라는 호를 지을 만큼 소박했다. 나라 잃은 원인이 백성을 외면한 권력 때문이라고 지적했고 가난한 백성들과 다친 의병들을 치료하는 등 평생을 백성들과 함께했다. 그는 생전에 가난과 집안이 변변치 못해 스승을 얻지 못한 것, 혼란기에 태어난 것을 자신의 삶에 다행스러운 세 가지로 꼽았다. 어려운 여건을 오히려 삶의 동력으로 삼을 만큼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였다.이규준은 오랫동안 잊혔다가 포항의 향토사학자 황인 선생과 이규준의 일대기를 책으로 펴낸 포항 출신의 동화작가 김일광 등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포항시도 최근 '석곡 인문학 축제'를 열어 향토 출신의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인물을 널리 알리고 기리고 있다. 어려운 시대를 진정한 지식인으로 살다 간 이규준은 우리 역사에 등장하는 많은 위대한 인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하다. 앞으로 포항을 넘어 전국적으로 더 널리 알려져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

2018-10-30 17:48:47

석민 선인기자

[세사만어] 기회의 땅, 아프리카  

한국 경제의 위기 상황이 심상치 않다. 조선자동차 등 주력 산업은 이제 급속히 경쟁력을 잃었고, 모바일반도체 호황도 곧 끝나는 게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기업 협력업체가 중심인 지역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정도이다. 청년의 일자리도 더불어 사라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한 신의 직장에서 일자리 대물림을 하고 있는 신의 가족들에게 분노가 쏠리는 것을 어떻게 가짜 뉴스 프레임으로 막을 수 있을까.이런 상황에서 "가자, 아프리카로!"를 외친다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 만도 하다. 가난, 기아, 전쟁, 에이즈…, 기껏해야 동물의 왕국, 타잔, 원주민, 대자연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곳이 아프리카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디피 주한 가나 대사 초청 '가나-한국 관계와 공동의 이해 증진' 토론회가 대구경북연구원에서 열리기 전까지 필자가 아는 아프리카 역시 그냥 단편적인 이미지의 아프리카였다. 대구의 더위를 빗댄 '대프리카'라는 말이 친근감을 더해 줄 뿐이었다.이런 아프리카가 사면초가에 빠진 지역 중소기업과 청년들의 내일을 열어 줄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건 '아프리카는 우리가 아는 그런 단순한 곳이 아니다'는 사실의 확인에서 비롯되었다.아프리카는 54개 공식 국가와 9개 비공식 국가(속령)를 포괄하는 거대한 대륙이다. 유럽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크다. 2000년 이후 연평균 GDP 성장률 5%로, 세계 다른 어떤 지역보다 높다. 더욱이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인구의 25%가 아프리칸이다. 인구의 절반이 여전히 가난하지만 상류층(5% 정도)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절망의 땅'에서 '희망의 땅'으로 혁명적 변화를 겪고 있는 셈이다.대구는 수출입의 0.3%, 경북은 1.3%가 아프리카와 이루어지고 있다. 아주 미미한 편이다. 그러나 2000년 이후 교역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10년, 20년 후 아프리카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아프리카가 아닐 것이다. 중소기업과 청년들이, 그리고 대학과 지방정부가 아프리카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이다. 오늘을 준비하는 자(者)에게 10년 뒤의 기회는 주어질 것이다. Go, Africa!

2018-10-30 08:09:23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존슨의 능금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능금'은 대구의 명물로 통했다. 도심 곳곳에 '능금의 고장, 대구'라는 표지판이 크게 눈에 띄었다. 작곡가 길옥윤이 1971년 발표한 '대구찬가' 첫머리에도 '능금꽃 향기로운~' 노랫말이 나오듯 대구 하면 능금을 먼저 떠올렸다.엄밀히 말하면 능금과 사과는 다르다. 능금은 야생 사과나무의 열매 즉 재래종 사과다. 열매가 작고 맛도 시고 떫다. 12세기 초 고려 의종 때 '계림유사'에 능금에 관한 최초의 기록이 보인다. 17세기 신품종의 사과나무가 중국에서 들어왔다는 기록도 있다. 이런 능금과 100여 년 전 대구에 뿌리를 내린 서양 사과는 비록 내력은 다르지만 같은 존재다.대구 사과의 출발은 초대 동산병원장인 우드브리지 존슨이 1899년 미국에서 들여온 72그루의 사과나무다. 남산동 자택 정원에 처음 사과나무를 심었다. 이후 금호강과 가까운 칠성동 침산동 동촌 반야월 등지로 퍼졌다. 특히 1910년대부터 팔공산 자락 금호강 북쪽의 '동촌'(東村)에 과수원이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불로천을 끼고 평광동과 도동, 불로동 등에 사과 벨트가 만들어졌다.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홍옥' 사과나무를 볼 수 있는 곳도 평광동이다. 1935년에 100여 그루를 심었는데 한 그루가 살아남아 80년이 넘도록 대구 사과의 맛을 전한다. 1960년대 대구는 전국 사과 재배 면적의 83%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구 사과의 명맥만 겨우 잇는 처지다.기후 변화가 대구 사과의 퇴조를 불렀다. 1980년대 이후 인구 증가와 도시 팽창 때문에 도심 외곽의 과수원이 하나둘 사라진 것도 대구 사과 쇠락의 원인이다. 현재 국내 사과 생산량은 15개 품종에 45만t이다. 반면 대구 사과는 224농가, 3천여t이 전부다. 이마저도 2030년쯤 대구가 재배 가능지에서 제외된다는 관측이다.다행한 것은 사과 재배 기술의 발전이다. 주 재배지가 경북과 강원, 충북 등지로 옮겨갔지만 이 땅에서 사과가 사라지지 않는 한 대구 사과의 명맥은 계속된다. 이 모두가 대구 사과의 흔적이어서다. 시민의 애정과 관심이 존재하는 한 대구는 사과의 본령이자 모태다.

2018-10-30 05:00:00

정경훈 논설위원

[세풍] 문 정부의 애완견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한다. 그런 루스벨트도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려 했다. 이른바 '대법원 재구성 계획'으로 연방 대법원을 장악하려 했다. 당시 대법관 수는 9명으로 이 중 6명이 70세 이상이었다. 루스벨트는 이들 수만큼 대법관을 추가로 임명해 대법관 수를 15명으로 늘리려 했다.그 목적은 대법원을 자신의 정책을 밀어주는 '헌법적 거수기'로 만드는 것이었다. 당시 대법원은 뉴딜정책 관련 법률을 번번이 위헌으로 판결했다. 루스벨트는 자기 입맛에 맞는 대법관을 추가로 임명하는 방법으로 이런 난관을 넘고자 한 것이다.루스벨트가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은 헌법상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헌법에는 대법관 수에 대한 구체적 규정이 없다. 미국 건국 이후 100년 동안 대법관 수가 수시로 바뀌었던 이유다. 루스벨트의 '계획'은 헌법의 이런 허점을 파고든 것이었다.이런 사실(史實)은 민주주의라는 제도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말해준다. 어떤 헌법도 완벽할 수가 없다. 헌법도 인간의 설계물이고 인간은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헌법은 악용의 가능성에 항상 열려 있다. 이는 민주주의 체제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노골적인 헌법 '살해'가 아니어도 헌법의 빈틈을 이용해 헌법을 어기지 않고도 민주주의 원칙을 무력화할 수 있다.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의 '공정한'(!) 재판을 위해 특별재판부를 설치하려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계획도 이와 같다. 사법권 독립이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우회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별재판부'라는 명칭부터 그런 의도를 잘 보여준다. 우리 헌법은 '특별법원으로 군사법원을 둘 수 있다'(제110조 1항)고 규정하고 있다. '특별법원'이 아니라 '특별재판부'로 헌법을 우회하는 것이다.더 근본적인 문제는 특별재판부 설치 의도이다. 여야 4당은 '공정한' 재판을 위해서라고 한다. 사법농단 사건의 압수수색 영장 기각률이 90%나 되고 이 사건을 담당할 가능성이 있는 판사 다수가 의혹 당사자여서 일반 법원의 재판은 보나마나라는 것이다. 일견 그럴듯하지만 이런 주장은 사법농단 사건은 무조건 유죄라는 단정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여야 4당의 '공정한'은 '유죄 판결'의 동의어라고 할 수밖에 없다.이런 의도로 설치된 특별재판부가 그런 의도와 상관없이 글자 그대로 '공정한' 판결을 할 수 있을까. 일반 법원의 판결은 공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당과 야 3당이 낙인찍어 놓은 이상 쉽지 않을 것이다. 특별재판부 설치 계획에 결론을 내려놓고 재판을 한 스탈린식(式) 전시(展示)재판이 오버랩되는 이유다. 이런 식으로 '특별'이 설치면 사법권 독립이라는 대원칙은 무너지고 본래 의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사멸된다.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것이다.루스벨트의 '계획'은 무산됐다. 야당인 공화당은 물론 여당인 민주당도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민주주의는 더욱 강건해졌다. 행정부 견제라는 의회의 기본 책무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교수인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렛은 최근 국내에도 번역 소개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이런 입법부는 '감시견', 그렇지 않고 권력에 순종적인 입법부는 '애완견'이라고 했다. 특별재판부를 설치하려는 여야 4당은 '감시견'일까 '애완견'일까?

2018-10-30 05:00:00

[관풍루] 내달 1일부터 전년대비 9.7% 증가한 470조원 슈퍼 예산안 심사 시작

○…내달 1일부터 전년대비 9.7% 증가한 470조원 슈퍼 예산안 심사 시작. 의원님들, 다른 지역 예산 다 늘었는데 대구경북만 팍 깎인 한 좀 풀어 주오.○…문재인 정부 들어 첫 국회 국정감사, 여야간 대치만 하다가 별다른 성과없이 29일 종료. 이를 두고 ‘진흙탕 속 개싸움’(泥田鬪狗)이라고들 하지.○…공영버스 보조금 횡령 의혹 수년간 지적받고도 울릉군 후속 조치 한번도 안해. 가재가 게편 든 건가 아니면 처음부터 초록동색이었나.

2018-10-30 05:0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500원의 양심

"내 돈 아까 500원짜리 줬는데 나머지 줘요." "네가 잘못 생각했다. 나는 500원을 받은 적이 없다."50여 년 전, 10년 넘게 한 경북 예천의 우망초교 뒤 작은 초가집 문구점의 어느 날 아침, 주인과 학생이 주고받은 대화다. 1원, 5원, 10원짜리 동전이 쓰일 때고 500원짜리 동전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물건을 산 학생은 500원짜리를 주었다는데, 주인은 받지 않았다고 했으니 결국 학생은 '시멀큼하게'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그날 저녁, '돈 통을 쏟아서 미직 미직 깐주리는데 500원짜리가 한 개 나왔다.' 공책 한 권이 100원 정도 할 때니 '아이들 돈으로는 제법 큰돈'이었다. 주인은 '큰일 났구나' 했으나 그 학생을 기억할 수도, 찾을 수도 없었다. 1, 2년쯤 지나 주인 가족은 대구로 이사했고 이사 전까지 그 학생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으니 말이다.올해 86세의 류우순 할머니가 지난 세월 가슴속 회한의 옛 사연의 글을 고향 소식지에 올렸다. 최근 나온 향토지 '낙동춘추' 제3호에 이를 실은 할머니는 '지금은 한 50여 세 조금 더 되지 않을까' 짐작될 '코흘리개 학생'의 '어린 것이 얼마나 상처가 크고 깊었을까' 하며 '지금까지 아파하고' 진심의 사과와 함께 학생의 연락을 바랐다."그 학생이 누구인지 혹시라도 알게 되거든 전화라도 한 번 주세요. 그때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열 번, 백번 사과할게요. 정말 미안해요."할머니의 가슴 저린 사연과 회한 잔뜩한 '참회록'이 더욱 돋보이는 까닭은 지금 우리 사회를 휘젓고 다니는 나랏돈 빼먹기와 판을 치는 세금 도둑 소식이 끊이지 않아서다. 이런 흐름에는 공사(公私)가 한 몸이다. 환경부 출신으로 환경공단을 점령한 '환피아'처럼 관료 퇴직자가 나랏일을 좀먹는 뭇 이름의 '피아'가 강시처럼 배회하고, 유치원 비리가 말하듯 어긋난 백성들도 사복(私腹) 채우기 바쁘다.조선의 문인 이옥의 말처럼 '어디를 가든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고, 누구와 함께하든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는 우리 강산의 이 가을에 류 할머니와 같은 따뜻한 마음과는 사뭇 다른 사람들이 어찌 이리도 많을까. 할머니의 바람이 꼭 이뤄지길 빌 따름이다.

2018-10-29 05:00:00

[관풍루] 대구미술관, 연간 작품 구입비는 고작 10여억 원에 불과

○…건립비 1천400억원 넘게 들어간 대구미술관, 연간 작품 구입비는 고작 10여억원에 불과. 겉은 명품으로 치장하고 라면으로 겨우 끼니 때우는 꼴.○…유은혜 교육부 장관 “유치원도 폐·휴원 시 학부모 사전동의 받도록 지침 개정” 언급. 방치하다 일 터지니 사후약방문, 그마저도 제대로 될까 걱정.○…11월 ‘예산 국회’ 앞서 여당 ‘민생평화 예산’ 강조하자 야당은 ‘선거용·퍼주기 예산’ 외치며 맞불. 알맹이 없어도 작명 잘하면 50점 먹고 들어간다?

2018-10-29 05:00:00

정창룡 논설실장

[매일칼럼] 내 삶은 나아졌습니까

올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 제목은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였다. 기자회견장에 내걸린 '내 삶이 달라집니다'란 큼지막한 표어가 인상적이었다. 대통령은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롭고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삶'을 다짐했다.내 삶의 질은 나라가 좌우한다. 옛 성현들은 그 조건으로 국태민안(國泰民安)을 꼽았다. 공자는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스스럼없이 '식량이 풍족하고 군비가 튼튼하면 백성들은 정부를 신뢰한다'고 했다. 그렇다.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가 되려면 '안보와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먼저 경제다. 사방에서 경고음이 요란하다. '퍼펙트 스톰'이 다가온다는 말까지 나왔다. 초대형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의미다. 공단마다 매매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공단 주변 식당가의 불황은 더 깊다. 동성로 같은 핵심 상권에서도 '임대' 쪽지를 보기가 어렵지 않다. 대부분 '임대' 쪽지는 빛이 바랬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에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한국 경제가 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는 시그널이다. 반기업 친노동정책에 지친 기업들이 엑소더스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남은 기업들도 몸을 사리긴 마찬가지다. 설비투자가 줄지 않을 수 없다. 전기 대비 4.7% 줄었다. 같은 기간 일본의 설비투자가 3.1%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일자리가 생길 리 없다.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자랑하던 일자리 전광판 이야기는 슬며시 사라졌다. 대신 정부 기관에 '두 달짜리 단기 일자리'를 만들라고 닦달한다. 소득주도성장을 표방해온 정부다. 그런 정부가 비정규직의 전형이라 할 단기 일자리를 만들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전 정부의 채용 비리가 적폐였다면 현 정부 들어 불거진 고용 세습 시비는 신적폐다. 그래도 수사한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좌절하고 괜찮은 일자리는 가진 자들이 대를 이어 받으니 또 절망한다. 빈부 격차는 더 벌어졌다. 한번 흙수저는 영원한 흙수저다.정부는 대북 억지력을 허무는데 매몰돼 있다. '북 비핵화'는 어느새 '한반도 비핵화'로 바뀌었다. 한미연합훈련은 중단됐다. 유사시 북핵 미사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킬 체인 등 3축 체제는 손발이 묶였다. 8천600만원이면 된다던 남북연락사무소 리모델링엔 98억원을 쏟아부었다. 국민 세금이 얼마나 들지도 모를 판문점선언 비준안을 국회에 던져 놨다. 북핵은 그대로 둔 채 남북 협력 과속은 아찔하다. 안보 불안은 국민 마음속 평화와 거리가 멀다.남북문제에 매달려 경제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발끈했다. 청와대에서 매일 아침 경제 현안과 관련해 보고받고 토론한다고 반박했다. 차라리 무심했다고 시인하는 것이 나을 뻔했다. 매일매일 보고하고 토론한 것이 이 정도라니. 문 대통령은 '양질의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남북 평화의 시대가 왔다고도 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은 확증편향의 결과는 아닌지 의심해 본다.경제는 곤두박질치고 안보 불안은 커지는데 환히 웃는 이들은 대통령과 대통령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떠드는 이들밖에 없다. 나라는 정권 입맛에 맞는 이들의 놀이터가 됐다.올 해도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 반추해 본다.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가 되었나. 내 삶은 나아졌는가. 행여 그들의 삶만 나아진 것은 아닌가.

2018-10-29 05:0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대통령의 시선

한국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연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며 문재인 대통령 취임 때보다 더 떨어졌다. 기업 투자는 얼어붙었고 고용지표는 최악이다. 미국'중국 경제는 호황이라도 누린 뒤 정체하고 있지만 우리 경제는 침체를 헤매다 더 나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더 걱정되는 것은 위기를 돌파해야 할 정부의 철학'능력 부재다. 정부는 땜질식 처방만 남발하고 있다. 며칠 전 내놓은 고용대책이 대표적이다. 국민 세금으로 1~2개월짜리 단기 일자리만 쏟아냈다. 1천 명에 이르는 국립대 에너지 절약 도우미는 빈 강의실에 전등을 소등하는 게 일이다. 정부가 단기 일자리로 고용지표를 끌어올리려는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이 쏟아진다.현장 목소리를 안 듣는 독불장군식 행태도 개선 기미가 없다. 최저임금 인상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총궐기 국민대회까지 열었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자영업자는 전국에 560만 명이나 되지만 동질성이 떨어져 조직화하기 어렵다. 조직화한 노동자나 교사처럼 자영업자들이 하나로 뭉쳐 정치적 입장을 표출한다면 정부가 이렇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경제가 어려워지는데도 문 대통령과 청와대 관심은 남북문제에 쏠려 있다. "경제 현안에 대한 대통령 보고 일정을 잡기가 힘들다. 대통령의 외교'안보 관련 보고 일정이 워낙 빡빡하게 잡혀 있어 빈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청와대 한 경제 참모 발언이 한 신문에 보도됐다. 대통령이 경제 현안에 쓰는 시간이 적다면 분명히 문제다.대통령이 어디를 바라보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국정의 힘이 거기로 결집해 해결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시선은 이제 경제로 향해야 할 때다. 그래야 경제 위기 돌파 첫 단추를 끼울 수 있다. 대통령이 경제부총리와 장관, 청와대 참모를 모아 매일 경제 현안을 점검하고 대책을 내놔야 한다. 남북 화해 못지않게 경제에 문 대통령이 올인해야 할 상황이다.

2018-10-27 05:0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아! 박정희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박정희 대통령이 청와대 출입 기자들에게 자주 한 말이다. 야당의 격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같은 산업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쏟아진 비난을 자신이 모두 감수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진보학자 누군가는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라고 했지만 박 대통령의 이 말은 국가 지도자가 지녀야 할 신념과 의지를 표출해 두고두고 회자할 만하다.영국 신문 더 타임스는 1951년 사설에서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하기를 기대하느니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바라는 것이 더 낫다"고 했다. 그런 모욕을 받던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모범 국가가 됐다. 한강의 기적으로 일컬어지는 경제 발전도 이뤄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렇게 단기간에 성취한 나라는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산업화와 민주화는 불가분의 관계다. 경제 발전이 민주주의 토양이 되기 때문이다. 먹고사는 게 해결되지 않는 한 민주주의는 요원하다는 사실을 많은 나라가 증명하고 있다.산업화=보수, 민주화=진보라는 등식이 어느 정도는 성립한다. 산업화를 일군 박 대통령은 보수의 근간이다. 보수주의자를 자처하는 많은 사람이 박 대통령의 리더십과 정신을 흠모하고 있다. 박정희란 존재는 풍비박산이 난 보수를 다시 일으키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 50년 집권론을 펴는 진보 진영에서는 박 대통령에 타격을 가해 보수를 궤멸시키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박 대통령 고향인 구미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이 예사롭지 않다. 민주당 소속 장세용 구미시장이 새마을과를 없애고 내년부터 행사에 새마을 명칭을 빼기로 했다. 박 대통령 추모식과 탄신제에 시장이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박 대통령 생가 옆에 건축 중인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명칭에서도 박정희 이름을 뺀다고 한다.오늘은 박 대통령이 서거한 날이다. 고향이자 정성을 다해 키운 구미에서 자신의 흔적이 지워지는 것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박 대통령은 어떤 심경일까. 김재규가 쏜 총탄을 맞고 마지막으로 했던 말을 되뇌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괜찮다"라고.

2018-10-26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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